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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 노인요양원 총파업…밤새 차량에 방치된 노인 숨져

입소 노인 79명 타 시설로 긴급 분산 이송
89세 치매환자, 이송차량서 숨진 채 발견

진안군 복합노인복지타운 노인요양원(이하 진안군노인요양원)에 근무 중인 요양보호사 등 노조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나 하루도 안 돼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파업으로 진안군노인요양원의 노인 환자 한 명이 다른 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진안군노인요양원의 요양보호사 등 노조원 30여명은 △원장 및 국장 교체 △요양원 운영 (현 위탁 법인에서)군 직영으로 전환 △정년 (현 60세에서) 65세로 연장 △징계위원회 구성 (현 사측 5명에서) 사측 3명, 노조측 3명으로 조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 3일 오전 8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이 시작되자 요양원 측은 79명의 노인 환자들을 전주 소재 4개 요양병원 등으로 신속하게 이송 조치했다. 이에 대해 요양원 측은 장기파업이 예고됐고 돌볼 사람이 없어 기능이 마비된 상태였다며 노인 환자를 타 시설로 이송 조치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5시께 불쑥 파업 철회를 통보하고 복귀 의사를 밝혔다. 사측과 협상 타결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환자를 모두 이송한 상태에서 노조원들이 복귀 의사를 표명하자 사측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노조원들의 진의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파업 당일인 지난 3일 전주 소재 A 요양병원으로 이송됐던 89세 노인 B 씨가 하룻밤 사이에 숨진 채 발견됐다. 치매 약을 복용 중이던 B 씨는 3일 총파업이 강행되자 응급 이송차량에 실려 A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A 병원 주차장에 도착한 후 병실로 이동 조치되지 않고 하룻밤 동안 차량 안에 방치됐다. B 씨는 이송 다음 날인 4일 오후 2시께서야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 A 병원은 진안군노인요양원으로부터 33명을 인계받아 이송했지만 인원 파악을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소식을 접한 한 주민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애꿎게 숨진 어르신의 억울함은 어디서 풀어야 하나”라며 탄식하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사회 한 의료 종사자는 “노조원인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개선 주장도 중요할 수 있지만, 이는 입소 노인 환자들의 ‘돌봄을 받을 권리’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파업에 들어갔던 노조원들은 사측과 협상 타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 당일인 3일 오후 5시께 불쑥 파업 철회를 통보하고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원들의 갑작스러운 파업철회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진의 파악에 나선 상태다.

노조 대표 C씨는 하루도 안 돼 총파업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 “군청과 단체협상이 타결돼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안군은 “군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며 노조의 단체협상 대상은 오로지 요양원 경영진”이라고 말했다.

진안군에 따르면 현직 노조위원장과 함께 사실상 파업의 핵심 역할을 해온 2명의 요양보호사들은 지난해 10월 입소 노인을 학대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바 있다. 이들 2명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를 주장했고, 지난해 12월 기각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불복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였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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