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추진해오던 일 가다듬을 기회”
“미술관 명소화사업 실시설계 공모 예정”
“도민과 접점 다각화하는 프로그램 확대”
지난 2017년 9월 취임한 전북도립미술관 김은영 제4대 관장의 임기가 2020년 8월 31일까지 1년 연장됐다.
그간 김 관장이 추구해온 가치와 운영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면서, 미술관장 교체냐 연임이냐를 놓고 지역 미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웠었다. ‘뚝심 있는 운영’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있었지만, ‘듣는 마음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이는 1년. ‘전북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인 도립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김 관장을 만나 들었다.
- 1년 연임이 시작됐습니다. 소회를 들려주시죠.
“미술관 리모델링 계획이 전북도정의 문화관광 정책 면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확보했고, 미술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인력 증원과 팀 신설로 조직 확충을 이루어낸 시점이어서 이제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전북도에서 십분 인식해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북 지역과 미술인들을 많이 알게 되고 정도 들어서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아 기쁘고, 또 지금까지 추진해오던 일들을 좀 더 펼치고 가다듬을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지요.”
- 지난 2년간의 운영 성과를 말씀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미술관 리모델링 계획을 구체화하고 도정과의 접점 확대를 이뤘고, 교육문화팀의 신설과 인력 증원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따른 콘텐츠 관리 기반을 만든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구요. 아시아지역 작가들의 교류를 넓힌 ‘변방의 파토스_인도네시아현대미술’, ‘북경발 전라특급’, 전라도정도천년과 3.1운동백주년의 기념사업이었던 ‘전라굴기전’, ‘바람부는날은 장미동’전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네요. 소장품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구입 116점에 기증 64점으로 총 180점을 도립미술관의 귀중한 소장품 목록에 더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도민 접점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역미술인을 위한 ‘아티스트 네트워크 포럼’, 관람자의 미술이해 증진을 위한 ‘도슨트 양성 미술강좌’, 미술관 지지층 육성을 위한 ‘굿데이 미술관토크’로 향후 도립미술관의 교육문화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 취임하시면서 ‘미술관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셨는데요. 미술계의 반응은 온도차가 있습니다.
“제가 부임이래 세심한 진단을 거쳐 제안한 미술관 리모델링은 벌써 수년간 쇠락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도립미술관의 상황에서 향후 20년 미래 기반을 만드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작년에 기본구상안 연구용역을 마쳐 기본적인 그림이 나왔습니다. 애초에 야외 정원과 건물 파사드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제대로된 기능과 건축구조상 전시갤러리공간 확충과 1층 이용자 시설들을 새로이 복합적인 기능을 수용할 수 있게 변경시키는 안으로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전북도정 차원에서도 미술관 리모델링과 모악산 관광지구 내의 연계 활성화 방향을 권고하고 있어서 실제 계획을 정리하고 구체화하는 일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곧 실시설계 공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탄탄하고 내실있는 리모델링이 된다면 ‘새만금시대’의 문화적 상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미술관 소장품 활용에 대해서도 강조하셨습니다. 소장품 수집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소장품 수집의 중요성은 당연하지만 이게 사실 어렵고도 복잡한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공립미술관들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지요. 원론적으로는 소장품 수집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목표와 목적, 방법, 효율성 측면에서 제대로 논의되거나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북 미술의 지형, 한국미술사적 가치, 활용 가능성, 작품의 수월성, 재정 가용성 등의 측면에서 분명한 목표와 전략을 갖고 현실적이고도 의미 있는 방식을 정책화하는 일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을 얻어 점층적으로 예산을 확대해가야할 것입니다. 단순히 작가들에게 주는 기회의 공평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보다 한정된 자원으로 지역미술관으로서 중요한 의미와 철학이 담긴 소장품수집 정책이 구체적으로 계발되어야 하지요. 가까운 시일내 미술관 학예직과 지역미술인, 외부전문가들과의 협력으로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정책 연구를 거쳐 좀 더 진보되고 효율적인 방향을 잡아나가려고 합니다.”
- 조직 운영에 있어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많은 미술관에서 흔히 일어나는 조직 내 소통 문제의 바탕에는 사람들 간의 관계의 논리 외에 미술관과 그 업무에 대한 관념과 정의가 너무 제각각이며 이 분야가 전문화 체계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미술관 문화와 역사의 문제가 깔려있습니다. 이로부터 불필요한 소모적인 갈등에 이르는 것을 자주 보아왔는데 미술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직원들끼리 많이 교류하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합니다. 타 미술관 사례를 참고하고 전문직들과의 교류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프로젝트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소통의 면을 확대하고 두텁게 하는 일이 저와 미술관 학예직원들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 연임 기간 서둘러서 추진할 사업, 꼭 마무리하고 싶은 사업을 꼽으신다면.
“역량있는 학예인력 확보, 미술관 리모델링 추진 사업을 안정된 궤도에 올려놓는 것, 교육문화팀의 사업과 역할의 기초를 다지는 것, 소장품 정책의 일환으로 심도있는 소장품 분석, 작품관리시스템구축, 전북미술사 연구 등 일련의 사업의 큰 틀을 짜고 착수하는 것, 마지막으로 내년에 예정된 큰 전시가 있습니다. 해외 팝아트 작가의 전시이고요 미술전문인들과 일반 대중들 모두에게 호평받는 성공적인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전북도립미술관은 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지역민에게 한말씀 해주시죠.
“최근 십 년 사이에 우리나라 미술관 환경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일반인들 특히 젊은 층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여가 욕구 등이 달라졌습니다. 이에 발맞춰 도립미술관은 도민과의 접점을 다각화한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미술관 즐기기에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은영 관장은 - 미술학·미술관·문화관광정책 지식 풍부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은 미술학·미술관·문화관광정책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은 ‘미술관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존에프케네디대 미술관학 석사, 경기대 문화관광정책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원으로 시작해 서울시립미술관·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교육정보서비스팀장 등을 지냈다. 뮤지엄 운영 이론 및 정책 연구와 함께 다양한 미술관 관련 단체와 현장에서 자문·협력 등의 실천을 병행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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