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께서는 진안공고에서 재직하시는 동안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열과 성을 다해 진안공고를 명문 특성화고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이 크므로 이 패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립니다.”
교사 한 명에게 동문 전체가 나서서 주는 평범치 않은 공로패의 내용이다. 공로패를 받은 주인공은 송현진(52) 전 진안공고 교무부장.
송 교무부장은 지난 2014년부터 진안공고에서 6년간 재직하다 근무 만기가 도래해 지난 1일 다른 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지난 2월 하순 진안공고 동문 회원 다수는 간단한 송별회 자리를 마련하고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패를 전달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별다른 특징 없던 우리 학교를 일약 ‘스타’ 고등학교로 만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줘 감사하다.”
진안공고는 지난 2018년 국방부로부터 ‘군(軍)특성화고’ 지정을 따냈다. 군특성화고는 국방부가 지정하는 부사관 양성 고등학교다.
군특성화고에 대해 송 부장은 “고교 3년 동안 군특성화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이 신체검사와 졸업인증을 통과하면 별도의 필기시험 없이 부사관이 될 수 있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대 첫 시기엔 1년 6개월을 현역 사병으로 근무하고, 그 다음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48개월 사이의 기간을 선택해 부사관으로 복무가 가능하며, 48개월 복무 완료 후엔 장기복무도 지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송 부장은 “지난 2014년 진안공고에 부임할 당시, 입지 여건이 열악하고 별 다른 특징 없는 진안공고가 가까운 미래에 자칫 존폐 위기에 몰릴 위험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돌파구에 대해 고심하던 중 2015년부터 군특성화고 추진을 결심하고 강력히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8년부터 진안공고는 명문 특성화고로 우뚝 섰다. 도내 대부분의 특성화고가 입시 미달 사태로 곤욕을 치러야 함에도 진안공고만은 아니었다.
군 특성화고 지정을 위해 혼자서 애썼다는 일각의 치사에 대해 송 부장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당시 권태순 교장 선생님과 교직원들의 협조 덕분에 가능했다”며 “특히 매듭 푸는 일에 발 벗고 나서 주신 김두흠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동문 여러분이 안 계셨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진안공고는 신생 군특성화고지만 모범적 운영을 선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국방부로부터 종합 우수학교로 인정받아 정경두 장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송 부장은 지난 1일 교감으로 승진해 무주 안성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진안공고를 ‘군(軍)특성화고’로 만든 것은 큰 보람”이라며 “아직 추진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남겨두고 떠나려니 미안한 생각이 앞선다”고 전했다.
“우리는 만날 때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는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그는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시 ‘님의 침묵’을 읊조리며 해맑게 웃었다. 안성중에서 만기근무가 끝나면 3년 후 진안공고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기약의 웃음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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