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 월급 일부를 문화예술인 지원에 기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보내는 이들 추천을…나눔 동참도 환영”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문화예술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따뜻한 나눔 실천이 지역사회에 온정을 더하고 있다.
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는 올 봄, 세달 치 월급의 일부를 문화예술계 지원을 위해 썼다. 그는 “문화판에서 오래 일해온 사람으로서 열심히 하려는 문화예술인들의 사정을 잘 알기에, 작은 도움을 보탰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화예술계 코로나19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제 3~5월 월급의 30% 가량을 지원금으로 내놓는다”면서 “지금까지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 문화예술인 6명에게 280만원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고생하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추천해줄 것과 나눔과 지원활동에 동참할 뜻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매우 어렵고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다보니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게 됐죠. 솔선수범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월급을 나눠주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고요. 제 나눔이 조금이라도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저에게도 큰 힘이 될 겁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몇 차례 도움을 전달했다. 유학길에 오른 제자들과도 연락이 닿았다. 미국 버클리음대로 음악공부를 하러 떠난 한 제자는 학업을 마치고 앨범 작업을 준비했지만, 최근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끊기는 등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오래 알고 지내던 제자인터라 오랜만에 소식이 닿아 반가웠던 마음이 앞섰지만 타국에서 견뎠을 어려운 생활을 짐작해보니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공연이 모두 중단되면서 어려운 시기에 놓인 연주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왔다. 완주에 귀촌했다는 한 연주자는 최근 공연이 모두 취소되면서 무대에 설 기회가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 교수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며 사정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지원하는 금액이 그들의 생활에 큰 변화는 못주더라도 당장의 마음의 여유는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주변에 당신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용기 잃지 말라고요. 열심히 하려는 그 기운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죠.”
그간 받은 사랑과 도움을 고향과 지역사회를 위해 내어놓겠다는 마음도 컸다. 30년 넘게 전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완주군인재육성재단, 전주시 지혜의 반찬사업 등에 장학금과 후원금을 기탁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누군가 구심점이 되어서 그들에게 용기를 전해준다면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이라도 주변을 챙기는 사회가 될 거라고 믿어요. 제 역할은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도움을 전하려는 분들을 연결해주는 일이죠. 그렇게 문화판에 젊은 일꾼들이 계속해서 명맥을 이어나가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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