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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전주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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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모습.

들썩이고 바쁘고 축제 같았던 5월이 지나갔다. 5월 초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가 한창이었고, 도서관에서는 처음으로 제 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중순부터는 도시 전체가 지방선거의 소음들로 가득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손 흔들며 인사하는 후보들을 봐야 했고 듣기 싫어도 들리는 트로트송 메들리를 들어야했다. 한 달여 동안 도시는 시끄러웠고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듯 보였다. 위드 코로나는 다른 지역민들의 발걸음도 전주로 이끌었다. 조용한 주택가에서 운영하는 작은 책방에도 관광객이 찾아왔고, 영화를 좋아하고 그림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한 달 내내 이어졌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도, 책방도 오랜만에 마주하는 모습이었다. 그 사이 지방선거가 끝났고 곧 새로운 리더들이 우리 지역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내건 공약들이 앞으로 잘 지켜질 것인지,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질 것인지 앞으로의 전주의 변화가 궁금하다. 전주에서 태어나 살면서 이 도시를 후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겨주고 싶은지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요즘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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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도서관 외부 모습.

‘온전할 全’을 쓰는 전주는 그 동안 이름답게 큰 자연 재해 없이 온전한 모습을 잘 지켜내며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아끼는 문화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김승수 시장은 ‘책의 도시 전주’를 내세우며 문화도시로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도서관을 동네 곳곳에 만들고 독서 정책들을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덕진공원이 새로운 모습을 맞으며 ‘연화정도서관’이라는 이름의 한옥도서관이 연못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연잎이 푸른 6월초에 진행된 연화정도서관 개막식에서 김승수 시장은 전주가 짓는 것은 도서관이 아니라 삶이라며 시장보다 시인이, 예술가가 더 많은 박수를 받는 곳이 전주라며 인사말을 던졌다. 문화도시로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한 전주시의 다양한 면면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김승수 시장이 곧 그만둠으로써 앞으로의 전주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지에 대해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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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 도서관 내부.

문화예술이라는 것이 소위 자본력을 갖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며, 경제논리와는 상반되는 도서관 사업 역시도 다음 전주를 계획하는 분들께는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독서 정책들이 이제야 정착하고 있어서 변치 않았으면 하는 바람인데 새로운 공약을 보면 기존의 전주와는 모양새가 굉장히 많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다. 슬로우 시티를 표방했던 전주의 모습에서 벗어나 더 빠르게 발전의 속도를 높이고 싶어하는 공약들은 지하터널, 고층빌딩, 쇼핑센터, 케이블카 등 그 동안의  전주가 추구해왔던 것들과는 이질감이 드는 단어들이 많다. 자본이 오가는 역동적인 도시가 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젊은 청년들이 좀 더 이 도시에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제안이 있었으면 한다. 그러나 어떠한 발전적인 시도가 도시의 환경과 경관을 헤치면서까지 만들어지는 것에는 반대한다. 또한 전주가 전주다움을 잃고 다른 지역과 비슷해지는 것에는 경계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 곳곳의 관광지마다 코스처럼 있는 케이블카를 아중호수와 한옥마을을 잇는 경로로 설치하는 것이 과연 맞을지 깊이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케이블카 말고 전주를 전주답게 하는 역사와 문화적 관광요소를 찾아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했으면 좋겠다. 타지역 사람들이 전주를 찾는 이유는 전주만의 것을 보기 위해서지, 어느 지역을 가도 있을 법한 전망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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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모습.

전주의 소리, 전주의 맛, 전주의 공간, 전주의 역사들을 깊이 있게 탐구해야 한다. 이미 갖고 있는 자산을 탐구하고 연구해서 그것들을 세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했으면 한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도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콜라보들이 찾아보면 많을 거라고 분명히 생각한다. 그런 생각의 장을 젊은 세대에게 열어주는 기획도 마련해보면 어떨까. 이렇게 지역 색을 키우는 일이 비슷비슷한 관광카테고리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여행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가끔 도시의 오래된 골목길들이 사라지고 난개발이 된 관광지들을 보면 서글프기 짝이 없다. 말은 천년고도지만 실제로 천년고도의 길은 남아있지 않은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볼 때 더더욱 그렇다. 향후 전주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이 지역에서 자립하기 위해서는 관광사업에 대한 의존 보다 전망 있는 기업의 유치가 더 필요해보이며, 기술을 배워 써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삶의 터가 필요해 보인다. 지속적으로 문화예술의 도시로 컨셉을 잡을지 새로운 도시의 컨셉이 탄생할지는 모를 일이나 전주 시민들이 원하는 전주의 모습과 비전은 어떤지 조사도 진행했으면 좋겠다. 진짜 좋은 도시는 낯선 이방인들에게 좋은 도시가 아닌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행복한 도시여야 한다고 들었다. 살고 있는 우리가 원하는 도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도시의 모습이 어떤지, 지역을 이끌 새로운 리더들이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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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잘 익은 언어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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