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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이경옥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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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양이꼭지의우연한외출-표지

“사람들이 다 나쁜 것은 아니었어.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동안 꼭지를 보면서 세상에 가짜 고양이가 없다는 것도 알았어. 어디에 살든 고양이는 고양이야. 우린 모두 그냥 고양이야.”(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중에서)

꼭지는 원래 아픈 상태로 버려진 고양이었다. 다행히 보호자가 생겨서 다 마련된 환경에 익숙해졌다. 꼭지가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된 계기는 길고양이 사월이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꽃구경 갈래?”

꽃구경은 처음은 아니다. 처음 혼자 나갔다. 꼭지는 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엄마와 하람이 대신 꼭지 곁에는 호의적인 사월이, 경계하는 단비가 함께 한다. 집과 먹이를 그날그날 구해야 한다. 길고양이 방식을 따라야 한다. 꼭지는 그들과 소통의 통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걷는다.

우리는 흔히 집고양이와 길고양이로 분류한다. 보호와 비보호의 경계로 구분 짓는다. 다름으로 구분된다는 것이 곧 차별이다. 단비의 닫힌 문은 좀처럼 열지 않는 이유다. 차별로 받은 상처는 편견과 적개심을 낳는다. 자기 구역에 발을 딛지 못 하게 하는 네로 패거리의 공격. 꼭지는 맞섰다. 그런데도 네로 패거리를 절대 비난하지 않는 단비를 꼭지는 이해되지 않는다. 단비는 다름을 분명히 인정하는 고양이다.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과 그를 무작정 비난하는 이들이 서로 맞서는 모습을 본다. 싫거나 좋거나 하는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 충돌하곤 한다. 나는 유기견과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이를 키웠다. 거기다 공사장에 묶여 지내던 아이를 또 입양했다. 그 아이에게 적응하는 데는 더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보살핀다는 명목하에 ‘안돼’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그 말은 매 순간 간섭이었다. 강아지들과 소통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쌀 떨어져 집에 먹을 것이 없으면 어떻게 할래?’ 물었을 때 바로 답이 있었다. ‘그러면 라면 끓여먹음 되지?’ 라는 물정 모르는 말. 경험 못 해 가진 편견은 큰 착각을 가져온다. 꼭지와 사월이 그리고 단비 사이는 편견을 벗고, 인정하면서 거리가 좁혀진다. 그리고 각자 자리로 돌아간다. 그들의 연결고리로 사월이의 아픈 새끼는 꼭지와 함께 살게 된다.

이 동화를 완성하기까지 많은 관찰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단순한 고양이 이야기가 아니다. 관계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칫하면 오해와 편견을 만들기 쉽다. 그 타래를 풀려는 소통의 의미와 마주하게 만든다. 

이경옥의 작가는 의인화 동화를 통해 사회를 유지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의 필요를 말해준다. 다른 사이에 소통을 위해선 이해와 배려, 인정 그리고 자신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전한다.

“아니, 세상에 가짜는 없어. 살아가는 방법이 다를 뿐이야.”

틀린 것이 아닌 다를 뿐인 것,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동화를 소개한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 수상했다.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출간.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출간했다.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출간하고, 현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글 놀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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