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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함구령 내리고' 아들 결혼 시킨 진안군의원

이명진 의원, 청첩장 돌리지 않고 아들 결혼식 치러
10여 년 전 경리계장 때 딸도 비밀리에 결혼식 올려
공직시절 청백봉사상 수상⋯퇴직 해외여행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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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진안군의원

“나부터 꽃 피면, 너도 꽃 피고 그들도 꽃 피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될 것입니다.”

진안군의회 이명진 군의원이 최근 ‘비밀리’에 장남 결혼식을 치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공직자 시절부터 이어져 온 그의 청렴성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25일 토요일 낮 12시 아들 A(32)군의 결혼식을 전주 소재 한 유명 예식장에서 치렀다. 오래 전에 결혼날짜를 받고 예식장을 예약했지만 “남들 모르게 극도로 조심하라”는 함구령을 가족들에게 내리고 그 누구에게도 청첩장이나 문자 등을 일절 보내지 않았다. 

심지어 이 의원은 시골지역에선 제법 큰 교회의 장로지만 목사 등 교인들에게마저 아들 결혼식을 비밀에 붙였다. 

이 의원 슬하 5자녀(4녀 1남) 가운데 넷째로 알려진 A군의 결혼식에 참석한 신랑측 하객은 이 의원 내외와 직계가족을 포함 고작 10명가량이었다. 

A군은 준수한 외모를 가진 신랑감이었지만 부친 뜻을 거스르지 못해 ‘비밀결혼식’을 치를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A군의 ‘비밀 결혼식’은 혼례 후 교회 모임이 있고 나서야 알려지게 됐다.

비밀 결혼식을 치른 것에 대해 이 의원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 결혼식에 하객을 초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군의원이라는 직함 때문에 형편 어려운 주민들이 ‘억지춘향이 식’ 하객으로 올 수 있는 소지가 있는 데다 부정한 축의금을 받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 보여서”라고 밝혔다. 이어 “축의금 명목의 부정한 금품을 받지 않기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의 지인 B씨는 “지방의원 자녀의 결혼식이라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 억 원에 달하는 축의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포기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선출직 공직자에게 표상이 될 법한 존경스러운 일”이라고 평했다.

아들 A군의 ‘무 청첩’ 비밀결혼식이 치러지자, 10년 전 있었던 이 의원 딸 B양의 결혼식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B양이 결혼을 할 때도 이 의원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혼례’를 치렀다. 

당시 이 의원은 진안군청 경리계장(6급)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 업체와의 계약을 조율하는 경리계장은 소위 ‘잘 나가는 자리’다. 그때도 청첩장을 내지 않았다. 이유는 이번 아들 혼사 때와 동일하다. 부정한 금품을 경계했다는 것.

자녀 다섯을 키우는 동안 가족들이 헌옷을 구해 입어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정도였지만 B양 결혼 당시에도 그는 청첩을 내지 않았다.

공무원 시절 받은 제35회 청백봉사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지난 2020년 정천면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했으며 퇴직 당시 수백 만 원의 군비를 지원받아 부부간에 다녀올 수 있는 ‘퇴직 해외여행’을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에는 군의원들이 당연직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자격으로 다녀온 제주도 연수도 불참해 화제가 됐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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