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실무진 발굴 내용으로 각 의원 과제 맡아
기존 도정과 특별자치도정 차별성 전무
전북정치권 "특례 지원요청 방대한 과제만 있고 구체성 결여"
전북도가 전북 국회의원들에게 전북특별자치도 관련 분야의 특례입법과 특례발굴 전담과제를 전달한 가운데 특례입법의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전북정치권에 따르면 전북도가 국회의원 11명(정운천 포함)에게 필수 요청사항으로 내민 제도개선 특례 내용이 기존 도정의 연장 선상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북도가 기획한 특례발굴 및 특별자치도법 개정 계획은 과거 민선 6~8기 동안 해온 과제들을 특례로 간판만 바꾼 모습이었다.
전북 국회의원들에게는 최소 3건에서 최대 7건까지 총 50건의 과제가 배부됐다. 이들 과제는 상임위와 지역구를 고려해 담당 의원을 지정했고, 국회의원들은 특례 통과를 위해 실무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일반도와는 달리 자치권을 확보해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 걸맞는 권한을 확보하는 게 궁극적 목적임에도 지금의 특례는 법무부가 가지고 있는 이민승인 권한 이양 등을 제외하면 중요 도정 현안의 끼워맞추기식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처 권한 이양 문제는 전북도지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권한과 국가통치 구조 등을 고려해 치밀하게 구성돼야 한다. 특별자치도가 벗어날 수 없는 상위법에 맞춰 국비와 권한 이양받을 기본 시스템부터 확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북은 특례발굴 문제를 도 실무진에게 모두 떠넘기면서 전북특별자치도 특례 요청 사안이 눈앞의 도정 과제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비전도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북은 ‘글로벌 생명경제 도시’를 목표로 특례발굴과 특별자치도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화려한 겉포장보다 직관적인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높다는 게 정부 부처와 정치권의 공통된 주장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핵심이 규제완화와 개발촉진인 만큼 전북도 선택과 집중할 과제를 선정하고, 단계별에 맞춰 큰 시스템의 확립을 마치고 미시적인 개별과제들로 역량을 모으라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있었다.
전북에서 가장 중요한 새만금 개발 특례는 포함된 만큼, 이를 구체화해 전북도가 기업을 직접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부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특례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장관이 지닌 국가산단 요청 권한도 확보했다. 기업유치가 지상최대 과제인 전북 역시 산단과 산업진흥과 관련해선 장관급의 권한을 이양받을 필요성이 높다.
국제도시의 필수조건인 국제학교 특례도 빠졌다. 국제학교 유치는 금융중심지나 혁신도시 공공기관 정주여건과도 직결되는 현안이다.
또 권한 가운데서 정부와 협의해 특례를 해석하거나 적용하는 임의조항도 경계해야한다는 게 전북 정치권의 우려였다.
권혁남 전북대 명예교수는 특별자치도에 대해 “내용물은 같고 상호만 바꾸는 중식당 신장개업처럼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청년시절 집 앞에 있던 중국집 상호가 북경반점으로 시작하더니 홍콩반점, 사천성으로 바뀌었다. 이름만 바뀌고 내용은 변하지 않아 폐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또한 일종의 신장개업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별자치도는 간판만 교체해선 안 된다. 내용물도 혁신한 이명실상부한 특별자치도로 출범해야 하기 위한 특례발굴에 전력을 쏟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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