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소작답 296㏊ 정부 고시가격 평당 1881원에 양도
고창군은 11일 심원면 궁산저수지에서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 기념탑'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번 제막식은 농민운동 참여자와 관내 기관단체장, 인근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7주년 고창 소작답 양도 기념행사와 함께 진행됐으며, 고창소작답양도기념사업회(회장 이성규)가 주관했다.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은 1950년대 토지개혁 과정에서 제외된 삼양사 소유의 고창 간척지를 되찾기 위해 1985년부터 1987년까지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조직적으로 벌인 투쟁이다. 약 3년간 심원면 궁산마을 김재만 씨를 비롯한 지역 소작농들은 궁산저수지 둑에서 시위를 시작해 카톨릭 농민회와 기독교 농민회, 고려대학교 농활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로 상경해 삼양사 본사 점거 농성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저항을 펼쳤다.
이 투쟁은 1987년 9월 11일 삼양사가 소작농들에게 소작답 296㏊를 정부 고시가격인 평당 1881원에 양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고창 소작농들의 승리로 기록되며, 이후에도 충남 서산, 전남 영암, 경기도 평택 등 여러 지역에서 토지 분배를 요구하는 농민운동이 있었으나 고창 양도투쟁만이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고창군은 이 투쟁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농민운동의 정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심원면 궁산저수지 입구에 기념탑을 건립했다.
기념탑은 농민, 학생, 지역사회를 상징하는 세 조각의 조형물이 투쟁의 결실과 농민들의 땀방울을 상징하는 물방울과 함께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으며, 땅에서 익어가는 밀알은 황금색으로 표현해 농민운동의 성과를 형상화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오늘 건립된 기념탑은 우리 지역의 농민운동 역사를 기록하고 후대에 전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증표가 될 것”이라며 "이번 기념탑이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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