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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전통과 현대의 경계 위, 제 색 찾다’⋯이해원무용단 이해원 대표

이해원무용단 아움 ‘단오장’ 전통과 현대 절묘하게 결합, 깊어진 예술적 색채
이해원 대표 지역의 잊힌 문화와 서사 무용으로 재해석하는 창작 철학 강조

이해원 씨

2022년 초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단오장’은 한층 깊어진 완숙미를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작품을 이끈 이해원(49·군산) 대표는 “지나간 작품을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건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큰 축복”이라며 “특히 전주문화재단의 공연예술지원으로 관객 앞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재공연에서 가장 중점을 둔 변화로 ‘본질로의 회귀’를 꼽았다. 초연 당시에는 영상과 무대장치 등 시각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이번 공연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춤 자체가 가진 선과 호흡, 움직임의 힘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연에서는 무대에 여성 무용수만 올랐지만, 이번에는 남성 무용수를 ‘제사장’의 이미지로 참여시켜 음양의 조화를 무대에서 구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무용계에서는 이번 ‘단오장’을 두고 “담백함을 넘어선 독창적인 색채가 드러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자신만의 ‘색’을 묻는 말에 “전통과 컨템퍼러리(동시대)를 넘나드는 균형”을 이야기했다. 그는 “전통 하는 사람이 컨템퍼러리를, 컨템퍼러리를 하는 사람이 전통을 제대로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며 “두 장르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지점을 찾는 것이 나만의 색이자 이번 작품이 주목받은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전통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하는 데에는 창작자로서의 책임감도 크다고 했다. 그는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동초 수건춤, 강강술래, 부포 등 전통 요소를 가져오되, 이를 현대적 언어로 다시 해석해 녹여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너무 현대에 기울면 한국무용인지 모호해지고, 전통을 많이 담으면 표현의 폭이 좁아진다”며 “그 사이 지점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다”고도 했다.

‘단오장’에는 전주 단오제라는 지역적 맥락도 깊게 배어 있다. 그는 “젊을 때는 개인적인 철학과 고민을 작품에 담았지만, 이제는 지역의 문화·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팔복동 여공 이야기 등 지역의 잊힌 서사를 무용으로 되살려낸 작업 역시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공연예술지원사업 선정의 의미에 대해 그는 “지원금 그 자체보다 ‘작품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준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지역이 내 작품을 인정해 줬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고, 그 힘은 다시 도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작품 지원도 좋지만, 기존에 사랑받았던 작품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은 예술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해원무용단 아움이 앞으로 추구할 방향에 대해 그는 “관객과 진짜로 소통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지역의 숨겨진 문화와 역사를 몸으로 다시 이야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북대학교에서 무용학 학사와 무용학 석사를 취득하고,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일반대학원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사)대한무용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 이사이자 전주시지부 부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전북대학교·진주교육대학교·전주교육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호남살풀이춤’ 이수자로서 전통 춤 전승에 힘쓰고 있으며, 예술전문단체 널마루무용단 부단장과 이해원무용단 아움의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창작 및 무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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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동시대 #경계 #이해원 #무용단 #단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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