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늘 낮은 곳으로 흐르며 생명을 키운다. 부드럽지만 강하고, 겸손하지만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닌 존재가 바로 물이다. 오늘날 지역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우리는 물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경제는 물과 같은 생명력을 필요로 한다. 물이 생명을 키우고 살리듯 경제도 생명력을 불어넣는 방향으로 흐를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물의 특징 가운데 주목할 점은 포용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힘이다. 물 분자 사이에는 수소결합이 형성되어 안정된 구조를 유지한다. 그래서 물을 끓이려면 100℃라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과정에서 물은 자신들끼리의 결합을 내려놓고 다른 물질을 품는다. 예를 들어, 소금(NaCl)을 물에 넣으면 물 분자가 자신들끼리의 결합을 양보하고 나트륨(Na)과 염소(Cl) 이온을 감싸서 용해시킨다. 생명체 내부에서도 단백질, DNA, 효소, 당질, 비타민, 무기질 등 수많은 분자들이 물에 의해 용해되어 생명 활동을 이어간다. 이는 생명체내의 물이 끼리끼리의 결합을 양보하고 다른 분자를 감싸기 때문에 생명력 발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리더의 길과 지혜).
경제도 마찬가지다. 물이 다름을 거부하지 않듯 건강한 경제 역시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공존 속에서 성장한다. 산업과 기업, 지역과 사람이 연결되고 협력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물은 또 멈추지 않고 흐른다. 작은 물줄기는 모여 강을 이루고 결국 바다에 닿는다. 지역경제 역시 단기성과에 집착하기보다 꾸준한 산업 육성과 지속적인 투자,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또한 물은 늘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는 겸손과 협력의 가치를 상징한다. 경쟁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 물은 어떤 그릇에 담겨도 모양을 바꾸듯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지역경제 역시 새로운 기술과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더 나아가 물이 강과 바다를 연결하듯 산업과 산업, 도시와 농촌, 기업과 연구기관이 연결될 때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전북경제의 미래 방향도 분명해진다. 전북은 오래전부터 농생명산업의 중심지였다. 이제 여기에 미래 산업을 더해 생명산업과 미래산업이 공존하는 경제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분야가 바이오와 AI 융합 푸드·헬스테크다. 식품과 건강, 바이오와 디지털, AI기술이 결합된 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미래 산업이다.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경제, 생명산업과 미래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구조, 그리고 ‘푸드·헬스테크의 심장부 전북’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표면 아래의 물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생태계를 지탱하고 생명을 키우는 힘을 지니고 있다. 지역경제 또한 눈앞의 성과만이 아니라 사람과 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상선약수의 지혜는 단순하다. 경제는 경쟁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연결하며 미래를 키울 때 지속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전북경제가 물처럼 포용하며 생명력을 불어넣는 경제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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