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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 상담] ‘병역명문가’ 선정 기준과 신청 방법

병역명문가란 3대(代) 가족(조부와 백부·부·숙부 그리고 본인·형제·사촌형제 등 조부의 직계비속 남성 모두) 모두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합니다. 다만, 3대째에 남성이 없고 여성이 군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경우도 해당합니다. 병역명문가 선정 기준 중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이란 3대 남성 모두가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장교, 준사관, 부사관 또는 병으로 입영하여 현역(전투·의무·해양경찰, 경비교도대원, 의무소방원, 상근예비역 포함) 의무복무기간을 마쳤거나,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병역명문가 선정‧취소 기준 및 절차」에 따른 복무기간을 마치고 계속 복무 중인 사람입니다. 또한 비군인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람, 한국광복군, 독립군 등 국가보훈부에서 인정한 독립유공자도 선정 대상에 포함됩니다. 단, 방위병,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복무를 마친 사람이 있거나, 병역면제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선정대상이 아닙니다. 병역명문가 신청은 병역명문가 신청서(병무청 누리집 → 민원서식 → 신청서/구비서류 → 병역명문가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3대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상세) 등을 준비하여 병무청 누리집(병무민원포털 → 병역명문가 → 병역명문가 신청) 또는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 방문, 우편, FAX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연중 가능하며, 선정 결과는 신청한 다음 달 20일 이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에게는 병역명문가증, 증서 등을 교부하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병무청 누리집「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게시됩니다. 또한, 병무청과 예우 협약이 체결된 병역명문가 예우시설에서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병역명문가와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은 병무청 누리집 공지사항, 병무민원상담소(1588-9090), 관할 지방병무청 운영지원과를 통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 오피니언
  • 기고
  • 2026.02.26 19:42

[사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격차, 해법은 ‘광역화’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은 생색내기용에 그치고 있다. 최근 3년간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인원 2747명 중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채용은 108명으로, 전체의 약 3%에 그쳤다. 전북 인구가 비수도권의 6.9%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전북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2곳 가운데 실제 지역인재 채용이 이뤄진 기관이 3곳뿐이라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일정 규모를 유지했지만, 연구·관리 중심 기관 비중이 높은 구조 속에서 채용 총량 자체가 작다. 법정 비율을 채웠다 하더라도 숫자가 적으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는 712명을 채용해 전국의 25.9%를 차지했다. 한국전력이 올해 약 1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할 경우 300명 이상이 해당 권역에서 채용된다. 이는 전북 1년 전체 채용 규모를 훌쩍 넘는 수치다. 동일한 의무비율을 적용해도 기관의 기능과 채용 규모에 따라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한계를 돌파할 현실적 대안이 ‘채용 광역화’다. 전북은 전남·광주와의 권역 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진전이 안되는 상황이다. 충청권은 2020년부터 대전·세종·충남·충북을 하나로 묶어 51개 기관에 교차 지원을 허용했고, 대구·경북도 권역 통합을 통해 채용 접근성을 넓혔다. 광역화는 권역 단위로 인재 풀을 공유해 채용 변동성을 줄이고, 직무 미스매치를 완화하며, 형평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용 기관에게도 필요한 전략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국토교통부에 광역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자체 간 이해관계의 장벽에 막혀 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광역화를 강제하거나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행정 구역이라는 낡은 칸막이에 갇혀 인구 대비 절반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작금의 불합리한 구조를 혁파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균형 발전의 시작이다. 이제는 정치권과 정부가 응답해야 할 차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25 19:45

[사설] 전북 ‘금융중심지’, 이제 속도가 관건이다

전북이 대한민국 금융 지형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북 금융허브’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다. 지역 균형발전, 산업 고도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함께 풀어갈 전략적 프로젝트다. 기반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전북은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약 1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소재한 지역으로,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꾸준히 금융중심지 지정에 공들여 오면서 전북혁신도시 일대에 금융기관을 집중 유치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금융기관 16개사가 들어섰고, 국내 첫 핀테크 육성지구도 지정했다. 지난달 말에는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 들어서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전북혁신도시 금융허브 구축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추진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신한금융그룹은 24일 ‘신한금융그룹 전북 금융허브 출범식 및 개소식’을 열었다. 또 지난 23일에는 김관영 전북지사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 조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향한 전북의 행보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방향은 정해졌고 명분도 충분하다. 이제는 속도로 말해야 할 때다. 정책의 진정성은 속도에서 드러난다. 금융은 신뢰와 타이밍의 산업이다. 계획이 반복되고 실행이 지연되면 기업과 인재는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 논의가 아니라 실행의 가속화다.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금융생태계는 몇몇 기관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지원조직이 함께 모이는 집적화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사 및 관련 기관 이전과 안착을 뒷받침할 실질적 인센티브 마련, 규제 특례 정비, 전문인력 양성 체계 강화가 급하다. 또 금융인력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에 과감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신속한 결단이 요구된다. 연기금·자산운용 특화 모델의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서둘러 국가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25 19:44

[오목대] 새만금 웅비의 상징 ‘현대차그룹’

중국 로봇 선두주자인 유니트리(=위수커지)는 최근 고성능 네발 로봇을 공개하며 산업·재난 대응 분야 공략에 나섰다. 강아지처럼 민첩하게 뛰는 네발 로봇은 최대 15㎏ 짐을 싣고도 13㎞ 이상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재난 구조, 산악 수색 등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발 앞선 우리나라는 소방관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대형 화재 현장에 먼저 진입하는 ‘무인 소방로봇’이 활동 중이다. 지난 24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기증했는데 소방청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공동 개발했다고 한다. 새로 개발된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무인 차량인 ‘HR-셰르파(Sherpa)’에 화재 진압 기능을 더한 형태다. 가장 큰 특징은 소방관이 접근하기 힘든 고열과 짙은 연기 속에서도 투입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온, 유독가스, 붕괴의 위험이 있는 지하 터널 화재나 대형 공장, 물류 창고에서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기증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회사로서, 제조업 기계를 만드는 회사로서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전북 출신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일단 3년 동안 50여 대를 투입하되 최종 100대까지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 한 대당 가격은 약 2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무인로봇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었던 것은 정의선 회장의 뚝심과 재난에 대한 관심 덕분이라고 한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때마침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10조원대 투자 방침을 밝혀 비상한 관심을 끈다. 대기업이 새만금에 투자하는 첫 케이스다. 현대차가 인공지능(AI), 수소, 로봇 사업 육성에 나서기로 하면서 벌써부터 도민들은 “현대차가 새만금 웅비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장밋빛 희망을 갖는다. 오는 27일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협약식에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경영진이 총출동하며, 정부측 주요 인사와 도내 자치단체장 등도 대거 참석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25조2,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으로 새만금에 일단 10조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AI, 수소, 로봇 등이 새만금의 유력한 투자 분야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산업 등에 50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새만금 투자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는 거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미래 핵심사업으로 로보틱스를 제시한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서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하는 것도 꿈만은 아닌듯하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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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2.25 19:43

[의정단상] 윤석열 내란 판결, 사법 단죄의 시작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이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내려진 사법의 단죄이다. 아직 1심 선고이긴 하나, 계엄 선포와 국회 점거가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이고 그 주동자가 윤석열임을 못 박았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 재판부 판단의 핵심 근거는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었다. 국회는 헌법이 정한 국가기관이며 형법 91조 제2호는 국헌문란에 대해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형법 제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에 군 병력을 투입하고,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를 체포하여 “국회의원들이 토의하거나 의결하지 못하게 하고,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 한 것은 분명한 국헌문란이자 내란인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가 사법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영국 국왕인 찰스 1세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찰스 1세는 의회의 결의문에 분노해 의회를 무력으로 해산시켰고, 결국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처형됐다. 설령 왕이라 할지라도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의회를 공격하는 행위는 반역죄에 해당하므로 대통령의 국헌문란 행위도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과 윤석열 측 모두 항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확정된 판결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로 유죄 판결한 자체는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 최고 권력자의 친위 쿠데타를 민주적 사법질서 내에서 즉각 판결한 첫 사례이자 그 어떤 권력도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국민주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명확한 이정표를 남겼다. 다만, 재판부가 윤석열을 내란 우두머리로 인정했다고는 하나,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석연치 않은 몇 가지 의문이 남아있다. 기계적으로 덧붙이는 양형 사유인 ‘초범, 공직 경력, 고령’을 내란 우두머리에게도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비상계엄 선포 준비 기간이 3일에 불과하다거나 물리력을 자제하려 했다는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나, 폭력이 더 크게 번지지 않은 것은 피고인 윤석열이 의도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직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처럼 “군경의 소극적 임무”와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시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다. 지난 1월, 한덕수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판결에서도 서울중앙지법은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무엇보다도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물리적 피해가 최소화된 것을 양형 사유에 반영하지 않았다. 윤석열 내란 재판은 단순히 윤석열 개인의 범죄에 대한 판단을 넘어, 우리 민주주의가 어떠한 원칙과 질서 위에서 지켜지고 있는지를 재확인하는 역사적 과정이다. 최후의 보루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시민을 위해서라도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로운 판결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으로 내란을 청산하는 역사적 마침표가 되길 바란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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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5 19:43

[타향에서] 은행 이익의 관계경영학(關係經營學)

지난 2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이 17조9588억원으로 전년의 16조4205억원보다 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기록으로 이자 이익이 뒷받침하고, 주식 투자 열풍 속 증권 거래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42조9340억원으로 2.5% 늘었다. 은행을 핵심 계열사를 두고 있는 4대 금융그룹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까지로 제한하는 지난해 6.27대책 이후 연이은 가계 대출 규제책에 ‘이자 장사’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는 데도 모두 이자 이익이 1~2%대 늘었다. 은행을 주축으로 한 금융그룹의 이익이 10%대로 성장했다는데 기쁘지 않다. 은행 이자 이익 증대가 썩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은 경제적 약자다. 약자를 상대로 거둔 이익이기에 정서상 유쾌하지 않다. 은행은 예금을 받거나 유가증권이나 채무증서를 발행하여 불특정다수인에게서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한다고 은행법에 명시돼있다. 은행 주식은 1인이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10(지방은행 100분의 15)을 초과하여 보유하지 못하도록 해서 은행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있다. 경제에서의 돈은, 사람에게서의 피(血)와 같아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재화다. 그러기에 은행이 특정인에게 좌우되지 않고 여러 사람이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은행 업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정부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다. 은행경영자에게 도덕적해이는 금물이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더 많이 받으려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은행은 여신수요자의 신용 상태를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은행은 돈을 빌려 간 사람으로부터 만기일에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회수하여야 한다. 이를 받지 못하면 부실채권이 된다. 부실채권이 많아 부실률이 높아지면 은행의 신용도는 추락하고 결국은 망하게 된다. 은행이 망하면 예금을 돌려주지 못한다. 은행 도산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크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경영부실로 약 1300여개 금융회사가 구조조정 되면서 168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은행의 방만한 경영은 천문학적 사회비용을 치르게 한다. 은행 경영은 특정한 사람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는 조직이다. 오로지 시스템과 규정에 의해서만 운영되어야 할 조직이다. 그래서 엄격한 내부통제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국민이나 국민 인기에 의존하는 정치인은 은행 이익에 대하여 달갑지 않게 여긴다. 경제가 좋지 않거나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은행은 돈장사만 한다고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은행은 태생적으로 돈장사를 해야만 하는 조직이다. 은행은 사회사업단체가 아니다. 돈장사에 부실을 발생시키면 안 되는 경영체이다. 철저한 경영으로 부실 비율을 낮추면 대출이율도 낮출 수 있다. 은행원들의 고액 연봉에 대하여 사회적 여론도 있다. 내부자들의 합리적 대우와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저신용자의 신용회복 재원 출연이나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활동 등 찾으면 많이 있다. 이런 활동을 적극 전개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은행이라는 인식을 높여야 은행의 높은 이익에 대하여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삼성전자 최대 이익에 대하여 국민은 박수를 친다. 왜일까? 은행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황의영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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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5 19:43

[기고] AI시대, 농업의 위상은 높아간다.

요즘 트렌드는 AI를 이용하여 업무도 효율적으로 하고, 심심할 때는 유희적으로 사용하는 인공지능 시대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피지컬AI 산업의 기반을 통하여 세계시장 진출까지 소망하고 있다. 인간을 대체하여 노동과 생각을 하여 물리적 세계에 풍족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구 곳곳에서는 선두로 나서려는 뉴스가 종종 보도가 된다. 모든 산업에 인간보다 효율성이 높은 작업 능력과 시간의 제한이 없으며, 극한 자연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기에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상위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대신하여 먹고, 놀고, 농촌체험도, 사랑도, 다음세대 유지 등을 하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보존하고, 존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사람은 생명체로 에너지의 공급과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을 충족해야 살아갈 수 있는 유기체이다. 이중에도 빈도가 높은 것은 먹는 것을 첫째로 꼽을 수 있다.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 생존을 위한 음식 섭취보다 개인의 취향과 입맛과 고급 식재료로 만들어진 밥상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상기상으로 인하여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안정적으로 원하는 수확량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시대에 쉽지 않다는 것을 뉴스 보도를 통해서 느낀다. 특히, 집중호우, 태풍, 봄철 저온 등으로 인하여 사과 생산량이 감소하여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시설하우스 단지에 하루밤 사이에 큰 물이 덮어서 수박 수확작업을 포기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상으로 농산물을 안전하게 생산하기 어렵다.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을 위하여 영농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연구와 함께 신기술 보급 시범사업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경영안정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농업의 부가가치를 늘리고자 농업농촌에 있는 부존자원인 농촌경관, 농작물 생산과정, 힐링을 주는 농촌체험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소규모 농산물 가공품 생산 등이 농업현장에 잘 정착하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병오년 새해에도 56사업 235개소에 95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스마트팜 농업기술 고도화, 시설하우스 외부환경 측정 정밀화,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구축, 농식품 가공사업장 품질 향상, 농산물 소득조사 분석 및 컨설팅 등 시범사업도 진행한다. AI 시대에 고품질 농산물 안정생산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의사결정에 큰 도움과 시간을 단축시킬 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시의성 있는 농작업으로 고품질 먹거리 공급과 안정적으로 농산물 수확량 확보는 국가적으로 큰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제도와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모든 농작물 생산과정에 투입되기에는 부족하여 자가 노동력을 집중 투입하니 근골격계 질환이 대다수 고령 농업인에게 나타난다. 인공지능 시대에 최적의 판단과 방향 및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은 가능하나 농산물을 생산에 순간순간 진행되는 농작업은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에서 이루어지는 부분의 영향이 크기에 농업이 중요하다. 이상기상의 빈도가 많아지는 기상환경에도 먹거리 생산을 위하여 겨울철 저온, 여름철 폭염에도 묵묵히 영농현장을 지키시는 농업인을 응원합니다. /권택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자원경영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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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5 19:25

[사설] 현대차 새만금 10조 투자 기대크다

마침내 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10조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수소, 로봇산업 거점 확보를 추진한다.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 수소, 로보틱스 사업 육성을 위해 전북 새만금에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전북도민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년에 걸쳐 올인해도 10조원이 될까말까한데 단 한번에 그것도 글로벌 기업 현대차가 직접 투자한다는 것에 크게 고무됐음은 물론이다. 오는 27일 새만금 현장에서 열리는 현대차 투자행사에는 기업 총수는 물론, 경영진이 총출동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정부에서도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전북도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도 비상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과거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무산되기도 했던 쓰라린 기억을 안고있는 전북으로선 마침내 현대차가 나서면서 미래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우뚝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산업 중심의 낮은 부가가치로 인해 낙후를 거듭하고 있는 전북으로선 이번 투자가 첨단산업 분야 육성을 통한 지역 산업 구조의 대전환을 이끄는 일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제조 중심에서 AI·에너지·로봇 중심으로 지역 산업구조가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것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현대차의 투자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세부적인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거다. 각종 인프라 확충은 말할것도 없고 전반적인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면서도 쉽게해야만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 MOU에서는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인허가·용지·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을 지원하는 것 등을 담을 방침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새만금에서 데이터와 수소, 로봇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한국’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차는 물론, 로봇, 에너지 등으로 주력 산업을 확장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새만금에 들어선다면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등 지능형 산업 전반에 걸쳐 탄력이 붙게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 핵심은 얼마나 빨리 성사되는가에 달려있다. 현대차가 새만금에서 다시한번 도약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24 19:04

[사설] 최경식 남원시장, 불출마로 끝낼 일 아니다

최경식 남원시장이 지난 23일,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북지역 현직 지자체장 중 처음이다. 최 시장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남원시 관내 23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2026 시민 공감 소통 한마당’ 을 진행하는 등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던 참이어서 의외라는 시각이 크다. 하지만 최 시장은 그동안 학력 논란에서부터 인사 비리 의혹, 시민단체 고발사건, 남원 테마파크사업 빚 폭탄 등 자치단체장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여왔다. 이번 불출마 선언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거운 책임감과 남원을 향한 변함없는 진심을 담아, 다가오는 제9회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서 규정한 어떠한 중대 범죄나 징계 이력 없이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면서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기각이 결정됐다. 더 큰 남원을 위해 멈춰 서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의 불출마 선언은 남원 시정을 둘러싸고 일어난 각종 잡음과 사법 리스크에다 춘향테마파크사업 대규모 배상 판결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시장의 행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없지 않다. 특히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업의 경우 전임 이환주 시장과 공동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대법원의 지난달 29일 판결에 따르면 남원시는 대주단 배상금 405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포함해 50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남원시 재정에 엄청난 부담이다. 남원시는 2025년 예산이 1조가량으로 자체수입은 800억 원 남짓한 수준이다. 재정자립도는 8.98%로 전국 최하위다. 그런데 이 사업으로 한 달 4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남원시민들에게는 날벼락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대법원이 지난해 판결한 470억 원대의 용인 경전철 사업을 들어, 구상권 행사를 거론한다. 최 시장의 경우는 30년이 넘는 지방자치의 역기능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지자체장이 조자룡 헌 칼 쓰듯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단 이는 남원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옷을 벗는다고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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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4 19:04

[오목대] 사법의 시간, 유권자의 시간

2014년 3월, 브라질에서 대규모 반부패 조사가 시작됐다. 주 대상은 브라질 연방 정부와 국영기업, 작전명은 ‘세차 작전(Operation Car Wash)’이었다. ‘부패척결’을 내세운 정당한 법적 조치였지만, 대대적으로 진행된 이 수사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유가 있었다. 부패척결 수사의 집중적인 타깃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패 척결 수사의 표적이 된 사람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었다. 2002년부터 두 차례 연임으로 브라질을 이끌며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받았던 그는 대대적으로 펼쳐진 수사로 한순간에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추락했다. 뇌물수수 혐의였다. 실형을 선고받고 피선거권까지 박탈된 그의 정치생명은 끝난 듯 보였다. 그러나 2021년 3월, 브라질 대법원은 그의 모든 혐의를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2022년 말 치러진 39대 대통령 선거에서 브라질 국민은 그를 다시 선택했다. 위기에 처했던 브라질 민주주의의 시간을 기록한 영화가 있다. 2019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감독 페트라 코스타)다.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와 국민적 지도자 룰라가 어떤 정치적 메커니즘 속에서 탄핵되고 몰락하는가를 추적한 이 영화는, 부패 척결을 내세운 수사가 어떻게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오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세차작전’을 이끌었던 세르지우 모루 검사의 편향 논란, 이를 확대 재생산한 언론, 정치적 계산 속에서 증폭되는 갈등이 이어지는 장면들은 한 나라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법의 정치화라는 풍경은 우리에게도 낯익다. 오늘의 한국 정치 역시 사법과 정치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묻는 시간 위에 서 있지 않은가. 한 정치인의 몰락과 복귀는 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완벽해서 유지되는 체제가 아니라 위기를 견디며 지켜지는 체제다. 그러니 결국 남는 질문은 민주주의의 회복력이다. 룰라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청와대로 복귀한 이후 국빈으로 맞은 첫 해외 정상이다. 정치적 탄압을 겪고도 다시 대통령이 된 룰라와 이 대통령이 손을 맞잡고 웃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그 장면은 한 정치인의 복권을 넘어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한때 사법의 심판대에 올랐던 정치인이 다시 선택되는 과정은, 정치의 시간이 법정의 시간과 같지 않음을 말해준다. 판결은 중요하다. 그러나 판결이 정치의 끝은 아니다. 사법의 판단이 곧 정치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주의에서 최종 판단은 언제나 유권자의 시간 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시간을 건너고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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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6.02.24 19:03

[새벽메아리] 소설 리플리가 창조한 리플리 증후군

‘리플리’는 미국 여류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에 발표한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의 주인공 이름이다. 선망하는 삶을 살기 위해 본받고자 하는 사람 행세를 하며 거짓말과 사기, 살인까지 저지르는 인물이다. 책은 자신이 만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리플리 증후군’을 창조하였다. 창조보다 발견이란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지만.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재능 있는 리플리』를 필두로 1970년 『지하의 리플리』, 1974년 『리플리 게임』, 1980년 『리플리를 따라온 소년』, 1991년 『심연의 리플리』까지 5부작으로 장장 3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20세기 후반을 관통하며 속칭 관종으로 기능한 이 캐릭터의 등장 배경은 무엇인가? 완간 이후 리플리라는 존재는 어떻게 되었는가? ……. 이는 추적 대상이라기보다 인간 욕망의 한 축임을 인정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두 편이다. ‘알랭들롱’의 출세작 <태양은 가득히. Purple Noon, 1960>와 ‘맷 데이먼’이 열연한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1999>가 그것이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각각 원작과 거리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거부의 아들 ‘디키’는 이탈리아 나폴리 남쪽 ‘봉지벨로’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젊음을 소비하고 있다. 이 아들을 집에 데려오면 후사하겠다는 아버지, 심부름 가는 인물이 ‘리플리’다. ‘돈 벌 필요 없이 그저 쓰기만 하면 되는, 외양을 예술(디키는 그림, 여자친구 ‘마지’는 작가 지망생)로 포장하고 유난을 떠는 이들. 주눅 들고 지질한 삶을 살아온 리플리는 이들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지며 부러움과 환멸 사이에서 갈등한다. “디키를 복제해서 내가 가져야지.” 갖은 감언이설과 충성에 감복한 디키는 서서히 리플리에게 곁을 내준다. 백번을 따라 하면 복제가 된다고 했던가. 디키의 옷을 꺼내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서서 그를 흉내 내는 리플리. 일상의 말과 동작까지 연습한다. 이를 목격한 디키가 사정없이 나무란다. 겸연쩍어하는 리플리 뒤에서 검은 마수가 뻗치는데……. 급기야 디키를 죽이고 여권과 사인까지 위조한 후 그토록 원하던 디키로 둔갑한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는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만 존재할 때 제작했다. 사람을 둘이나 살해한 리플리를 단죄하는 구성에 반해, 이후에 나온 소설들과 1999년에 나온 영화 <리플리>는 살인자 리플리는 크게 괘념치 않는 눈치다. 그의 기행에 경도된 독자와 관객의 감정선을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할지도 모를 일. 여하튼 영화 리플리에서 경찰관과 탐정이 범인을 쫓을 때 대부분 관객은 잡히지 않기를 바라며 가슴 조인다. 리플리에 감정이입 되는 관객의 심리는 무엇일까? 세상의 모순에 대항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고통의 무게를 비교하면서 영화 <기생충>을 보았듯 말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레이디 두아>는 명품보다 더 화려한 삶을 사는 30대 여성을 그린다. “화려한 우울.”, “그 사람의 가치를 알려면 가진 것보다 없는 것을 봐야 한다.”라는 전제가 가열하다. 소설과 영화는 말했다. “초라한 현실보다 멋진 거짓이 낫다.”라고.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리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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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4 19:03

[위병기의 화룡점정] 전북지선 명-청 대결 대리전 펼쳐질까

복싱계에 유명한 F4가 있었다. Fabulous 4의 약자인데 슈거레이 레너드, 로베르토 듀란, 마빈 해글러, 토마스 헌즈를 지칭한다. 80년대 웰터급~미들급에서 활약한 이들 4인의 천재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전혀 다른 스타일의 복서였으나 결국 최후의 승자는 레너드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복서 F4들이 지금도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는 화려한 기량 못지않게 세기의 라이벌을 피하지 않는 진정한 승부사로 살았다는 거다.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서도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소위 3김시대는 1970년 초부터 무려 30년 넘게 계속됐다. 3김이 정계의 주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가 최고 권좌에 있었으나 때론 투옥되고, 때로는 맞으면서도 끝내 살아남아 승자의 자리에 서게된다. 과연 누가 3김시대 최후의 승자인가 하는 것은 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 6월 3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마다 막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의 한복판에 있는 전북에서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기에 후보들 간 영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 와중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대리전 양상이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라는 말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뿐 현실 세계에서는 각 정파의 각축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편에선 야권이나 언론의 ‘이간책’ 이라며 대통령과 당 대표는 일심동체일뿐 대립이나 갈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황을 보면 이미 차기 전당대회와 차기 대권가도를 향한 F4들의 경쟁은 시작된 것 같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와 달리 전북도지사 선거전에서 이러한 정황이 확연하게 감지된다. 정청래 당 대표와 김민석 총리가 최근들어 자주 전북을 방문하는 것은 심심해서 그냥 하는게 아니다. 짧게는 오는 8월 전당대회, 길게는 차기 대권가도를 향한 행마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민석 총리는 김관영 지사와 자주 회동하고 있고, 정청래 대표는 이원택 의원과 동행하는 빈도가 늘고있다. 상대적으로 안호영 의원은 김 총리나 정 대표와 전북에서 동행하는 경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총리로서 국정을 챙기는 차원의 전북 방문이고, 당 대표로서 지역민심 청취와 당내 행사 참석 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역정가에서는 “명-청 대결이 본격화하는 느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다소 김민석 총리에게 쏠리고, 정청래 대표와는 모종의 대립각이 세워지는게 아닌가 하는 세간의 관측이 좀 과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전혀 허무맹랑한 추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실 지사뿐만 아니라 시장,군수도 같은 값이면 내사람으로 심는 것이 훗날을 위해 두터운 포석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기에 유력한 당권또는 대권 주자들이 음으로 양으로 공천 과정에 개입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이게 지나쳐 지방선거가 자칫 중앙정계 실력자들의 각축장이 되고, 이들의 대리전 양상이 될까 심히 우려된다. 화룡점정=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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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2.24 19:03

[기고] 단속이 아닌 신뢰로 만드는 건전한 종자유통질서

종자는 농업의 출발점이자 국가 식량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자원이다. 아무리 우수한 품종이 개발되더라도 종자의 유통 과정에서 적법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농업인의 피해는 물론 종자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 아래 「종자산업법」은 종자·묘의 생산·유통 전 과정에 대한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국립종자원은 법의 취지에 따라 건전한 종자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국립종자원은 종자업 및 육묘업의 적법한 운영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종자·묘 유통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종자·육묘업 등록, 품종의 생산·수입 판매 신고, 보증 및 품질표시사항 준수, 과수 묘목의 규격묘 사용 여부 등을 점검하며, 관련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불법·불량 종자가 유통되지 않도록 사전 예방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 등 다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해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 단속 중심에서 벗어나 현장 지도·홍보를 강화함으로써 종자의 생산·유통단계에서 적법한 종자유통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 이행의 주체들 간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종자와 묘를 생산하는 생산업자, 이를 유통하는 종자판매상, 최종 소비자인 농민, 그리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이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인식하고 상호 신뢰를 쌓아갈 때 건전한 종자유통 질서는 지속 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다. 생사자는 품질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판매자는 정확한 정보 제공에 힘써야 하며, 농민은 건전한 종자의 가치를 인식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공공기관 역시 단속과 처벌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제도 개선과 지원을 병행하는 신뢰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 단위의 체계적인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립종자원 서부지원은 전라북도 내 6개 시·군(익산시, 전주시, 군산시, 김제시, 완주군, 부안군)을 관할하며, 지역의 농업 구조와 종자·묘 유통실태를 반영한 유통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관할 지역내 일부 종자 생산·판매 과정에서 종자업 등록이나 생산·판매 신고, 품질표시 사항 등 종자유통 관련 법과 제도를 잘 몰라서 적발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익산시는 고구마의 대표적인 주산지로, 고구마 종순의 생산과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구마는 품종과 종순의 품질에 따라 생산량과 상품성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작물인 만큼, 생산업체의 적법한 종자업 등록과 우량 종순 생산, 상품에 대한 정확한 품질표시는 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립종자원 서부지원은 종자·묘 유통관리를 단순한 법 집행이 아닌, 제도의 취지가 현장에서 올바르게 이해되고 자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향후 현장 밀착형 유통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현장에서 수렴된 다양한 의견과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또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여 종자산업법 준수 문화를 확산시켜 종자·묘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건전한 종자유통질서를 확립함으로써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책임 있게 뒷받침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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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4 18:57

[사설] 탐방객들이 앞장서 국립공원 살리자

적어도 국립공원을 찾는 이들이라면 자연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행을 하다가 눈에 띄는 쓰레기 하나만 봐도 바로 주워서 가져오는 이들은 보면 자연에 대한 무한한 긍지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에선 국립공원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이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제 며칠 있으면 3월이 된다. 겨우내 움추려 있던 이들은 모처럼 국립공원을 찾아 곧 다가올 봄 내음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일부 탐방객들은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고 있다. 사과나 귤 껍질 같은 것은 그나마 애교로 봐줄 수 있을지몰라도 페트병이나 물병, 비닐봉지 등 많은 시간이 지나도 오염원이 제거되지 않는 것도 부지기수다. 요즘 크고작은 산불도 자주 발생하는데 심지어 담배꽁초도 가끔 눈에 띈다. 결론은 법이나 규제가 아닌 탐방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외엔 해결방법이 없다는 거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전북 국립공원의 구체적 사례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간 지리산, 내장산, 덕유산, 변산반도 등 도내 국립공원 4곳에서 총 174건의 쓰레기 무단투기가 적발됐다. 내장산 국립공원에서 81건, 덕유산 국립공원에서 35건,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31건의 무단투기가 적발됐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경우 전체 적발 건수는 139건에 달했으나, 이 중 전북 권역에 해당되는 수치는 27건에 이르고 있다. 웅장하고 광활한 국립공원에 사실 이 정도 쓰레기 무단투기는 별것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환경은 한번 오염되면 다시 회복되기 지극히 어렵다. 적발되지 않은 실제 투기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기에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지난해 약 4331만 명이며 전북지역 국립공원 방문자 수는 지난해 433만 여 명이나 된다. 극히 일부가 쓰레기를 버린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탐방객 수를 감안하면 이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국립공원 전역을 순찰하면서 단속을 펼치고, 무단투기 신고 등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탐방객 개인들의 높은 시민의식이 우리 산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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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3 19:10

[사설] 이 대통령 타운홀미팅, 실천으로 답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전북을 찾아 취임 후 10번째 타운홀미팅을 갖는다. 지난해 6월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들어 울산과 경남에서 가진 바 있다. 전북에서는 그동안 왜 우리 지역 방문이 늦어지나, 학수고대했다. 짝사랑이 아니었나 의구심을 가질 정도였다. 이번에 열리는 타운홀미팅은 제목 그대로 ‘전북의 마음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 들을 게 아니라 속 시원히 구체적인 실천으로 답해주었으면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생명의 땅,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뵙겠다”고 밝히며 전북도민의 참석을 요청했다. 여기서 전북을 K-푸드, 농생명 바이오, 피지컬 AI, 재생에너지, 새만금 등 “식량안보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국가 과제를 동시에 책임질 잠재력을 지닌 곳”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 강점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 지역 활력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며, “청년이 떠나지 않고 기업이 뿌리내리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 정부가 전북을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의 핵심축으로 세우겠다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정확한 상황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대선 당시 전북이 수도권에 밀리고, 영남에 치이고, 호남권 내에서도 소외돼온 이른바 ‘3중 소외’를 반드시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도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82.65%라는 압도적 표로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전북의 소외와 낙후를 해결해 달라는 눈물겨운 호소였다. 이번 타운홀미팅에서는 새만금 RE100 국가산업단지 조성, 전주·완주 행정통합,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등 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참석자들의 입을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10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I(인공지능), 수소 허브, 로봇 생산기지를 3대 축으로 전북의 산업 지형 자체를 뒤바꿀 대형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경청하고, 책임 있게 답하며, 실행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민들은 이 대통령의 실천 의지와 능력을 믿는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명쾌한 실천으로 화답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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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2.23 19:10

[오목대] 섬마을 학교의 기억, 고군산군도

뭍에 나가는 게 소망인 섬마을 작은 학교의 아이들이 서울 나들이를 꿈꾼다. 서울에서 온 젊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서울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학부모들을 끈질기게 설득한다. 우여곡절 끝에 자동차·기차는 물론 바퀴 달린 것은 구경조차 못 해본 섬 아이들이 별천지에 도착해 낯선 도시 속 현대문물을 접하면서 좌충우돌 웃지 못할 일들을 겪는다. 1969년 개봉한 유현목 감독의 영화 ‘수학여행’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경제개발시대, 현대문명과 단절된 낙도(落島)로 그려진 섬,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군산 선유도다. 인기 코미디언 고(故) 구봉서 씨가 주연을 맡아 선유도를 외딴섬의 대명사로 세상에 알린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선유도의 어머니’로 불린 당시 선유도초등학교 배처자 교장이다. 배 교장은 섬마을 아이들의 안목을 키워주기 위해 인근 16개 섬 800여명 아이들의 서울여행을 성사시키고, 아이들의 체험담을 담은 여행기 ‘소라의 꿈’을 펴냈다. 그리고 이 책이 알려지면서 영화의 소재가 된 것이다. 영화 개봉 후 반세기를 훌쩍 넘긴 지금, 모든 게 달라졌다. 이름 그대로 신선이 노닐던 섬, 선유도(仙遊島)는 이제 낙도가 아니다. 2017년 새만금방조제에서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 등 4개 섬을 잇는 고군산군도 연결도로가 개통되면서 자동차로 들어갈 수 있는 섬이 됐다. 여기에 올 상반기에는 말도~명도~방축도 등 고군산군도의 숨은 5개 섬을 연결하는 ‘고군산 섬잇길’이 완전 개통될 예정이어서 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서울로의 수학여행은 없다. 이 섬에서 수학여행을 떠날 아이들이, 학교가 사라져버렸다. 영화에서 섬마을 학교를 대표했던 선유도초등학교는 2024년 문을 닫았다. 또 선유도초등학교와 한 울타리를 쓰면서 초·중 통합학교로 운영됐던 선유도중학교도 마지막으로 남은 학생 1명이 지난달 후배 없는 졸업식을 하면서 정식 폐교 절차(3월 1일자)를 앞두고 있다. 육지와 연결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정작 광복 직후부터 운영됐던 이 섬의 학교는 80년 만에 명맥이 완전히 끊어지게 됐다. 군산시 옥도면에 속한 고군산군도에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신시도·선유도·어청도·개야도초등학교 등 학교 7곳이 운영되거나 휴교상태로라도 남아있었지만 2024년 이후 모두 폐교되고, 이제 무녀도초등학교 한 곳만 남게 됐다. 그나마 이 학교도 학생수 10명 미만의 통폐합 대상 학교로 분류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섬마을 학교는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니었다. 세대와 세대가 만나는 공동체의 중심으로, 등대와 함께 섬을 지켜온 불빛이었다. 도로가 연결되면서 고군산군도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떠오른 섬, 무녀도에 마지막 불빛으로 홀로 남게 된 무녀도초등학교가 이 섬마을의 꺼지지 않는 빛으로 남아 반짝이기를 바란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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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6.02.23 19:09

[문화마주보기] 인공지능 시대, 예술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이미지는 넘쳐난다. 몇 개의 단어만 입력하면 인공지능은 순식간에 그럴듯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속도는 놀랍고 결과는 정교하다. 알고리즘은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형상을 추출한다. 우리는 그 기술의 편리함과 효율성에 감탄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항상 질문이 남는다. 그렇게 생성된 이미지는 과연 ‘예술’일까. 내달 초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김병종의 드로잉: 그럼에도》는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드로잉은 단순한 선(線)이 아니라, 오랜 사유와 반복된 몸짓이 겹겹이 스며 있는 시간의 흔적임을 보여준다. 일필휘지로 그어진 한 줄의 선은 순간의 번뜩임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십 년에 걸친 수행과 숙련의 세월이 응축돼 있다. 그것은 계산된 결과가 아니라 사유의 깊이를, 속도가 아니라 밀도를 드러낸다. 나는 오래전 한 평론에서 드로잉을 “몸이 기억하는 언어”라고 쓴 적이 있다. 생각이 완성된 뒤에 그려지는 선이 아니라, 그리는 과정 속에서 사유가 형태를 얻는 행위라는 뜻이었다. 손은 머리의 지시만을 따르지 않는다. 축적된 시간과 감각이 손끝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다. 그래서 한 줄의 선에는 주저함과 결단, 망설임과 비약이 동시에 스며 있다. 그 복합적인 시간의 결이 화면 위에 고스란히 남는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조합해 이미지를 산출한다면, 인간의 손은 체험과 감각, 망설임과 결단을 거쳐야만 작품을 남긴다. 화면에 남은 미세한 압력의 차이, 호흡의 흔들림, 멈칫한 흔적들은 완벽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생생하고 가치 있다. 그 불완전성은 오류가 아니라 살아 있음의 증거다. 예술은 데이터의 축적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예술은 손의 밀도가 켜켜이 스며든 자리에서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이른바 ‘손맛’이 살아 있는 작품에는 한 인간이 살아온 시간의 층위와 감각의 온도가 담겨있다. 그 온도는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켜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을 주고, 때로는 위로와 치유를 안겨준다. 감동을 주지 못하는 예술은 아무리 형식이 완결되어 있어도 생명력이 없다. 생명력이 있는 예술만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우리 내면의 결을 다시 다듬는다.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인간의 표현 방식을 모방한다. 그러나 예술의 출발점은 여전히 인간의 몸에 있다. 손끝의 감각은 계산될 수 없는 생명의 떨림을 만들고, 그 떨림은 단순한 형상을 넘어 생기를 획득한다. 닫히지 않은 형상은 미완이 아니라 생성의 과정이며, 여백은 결핍이 아니라 가능성을 품은 사유의 장이다. 이는 채움보다 비움을 통해 본질에 다가가려는 한국적 미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물론 기술을 거부할 수는 없다. 알고리즘은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예술 은 언제나 동시대 매체와 호흡해왔다. 인공지능은 붓이나 물감처럼 예술가가 다루는 또 하나의 창작 도구일 뿐이다. 백남준이 당대의 보편적 기술이던 영상과 텔레비전을 새로운 예술언어로 전환했듯, 예술가가 디지털 시대는 디지털 기술을 인공지능 시대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예술가가 동시대의 기술로 창작에 임할 때 동시대의 삶과 당면 문제를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술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예술의 출발점이다. 예술은 계산에서 비롯되는가, 아니면 몸짓과 사유가 축적된 손의 밀도에서 시작되는가. 인공지능이 아무리 정교한 이미지를 생산할지라도, 한 줄의 선에 깃든 인간의 떨림까지 재현할 수 있을까.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김병종의 드로잉: 그럼에도》는 ‘생명의 화가’ 김병종의 드로잉을 통해 예술의 기원을 다시 묻는다. 예술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그 시작은 속도나 계산이 아니라 시간과 사유가 켜켜이 쌓인 손의 밀도에 있음을. 그리고 그 한 줄의 선이야말로 존재의 깊이를 드러내는 자리임을 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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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3 19:09

[경제칼럼] 전북특별자치도, 대한민국 ‘조달 자율화_2026’의 닻 올린다

2026년 올해 전북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행정사에 기록될 거대한 실험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지난 1월 5일, 조달청이 선포한 ‘지방정부 조달 자율화’ 시범 사업의 대상지로 경기도와 함께 전북특별자치도가 선정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의 변화를 넘어, 70여 년간 이어져 온 중앙정부 중심 공공 조달의 패러다임이 ‘지방 분권’과 ‘수요자 중심’으로 대전환하는 역사적 모멘텀이다. 그동안 각 공공기관은 국가 예산의 투명한 집행과 효율성, 공정성을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 일정 금액 이상의 물품을 구매할 때 의무적으로 조달청을 통해야 했다. 조달청이 단가계약을 하고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하면 모든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지역의 특수성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신속한 구매를 저해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었다. 획일적인 기준이 때로는 지역 기업의 진입 장벽이 되거나, 긴급한 지역 현안에 대응하는 속도를 늦추는 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조달청은 올해부터 ‘공공 조달 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수요기관의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는 자율화 정책을 경기도와 전북특별자치도에 시범 도입하였다. 이번 시범운영 기간 전북도청을 비롯한 시군은 컴퓨터, 냉난방기, 가전제품 등 지역 수요가 많은 전기·전자제품 118개 품명에 대해 조달청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예전처럼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한 구매도 여전히 가능하다. 바로 지방정부에 공공 조달의 다양한 구매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자율화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수의계약 등 모든 조달 절차와 정보의 실시간 공개, 비리가 적발된 지방정부는 일정 기간 조달청 이용 의무화, 사회경제적 약자 기업 지원 실적의 상시 점검과 공개 등 제도적 보완 장치 또한 마련되었다. 자율화 정책은 지역 기업에 닫혀 있던 문을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신속한 유지보수나 지역 맞춤형 서비스가 강점인 우리 지역 기업에는 확실한 호재다. 예를 들어, 전주 시내 학교에 납품된 컴퓨터가 고장 났을 때,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보다 지역 업체가 훨씬 빠르고 세심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지역 밀착형 서비스 경쟁력이 빛을 발할 기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문이 열린 만큼 전국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전북 시장을 노리고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지역 업체를 이용해 달라’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냉정한 시장 논리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기술개발과 철저한 품질 향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북지방조달청은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방관자’가 아닌 ‘조력자’로 남을 것이다. 조달청이 가진 방대한 가격 데이터와 계약 노하우를 지자체와 공유하여 자체 구매가 시행착오 없이 안착하도록 돕겠다. 또한, 자율화가 지역 토착 비리나 예산 낭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하면서도, 지역 기업들이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자체 담당자들을 위한 실무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고, 기업에는 변화된 제도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북에서 시작된 이 날갯짓은 내년 이후 대한민국 전역으로 퍼져나갈 ‘조달 자율화’의 표준이 될 것이다.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준비된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전북의 기업과 지자체, 그리고 조달청이 원팀(One-Team)이 되어 이 변화를 ‘전북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자.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공공 조달의 미래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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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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