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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갈길 바쁜 전북 정치공방으로 발목 잡지 말라

6.3지방선거가 정책 공방이나 비전, 대안 제시보다는 네거티브 선거로 치닫고 있는 건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경선을 앞둔 ‘내란방조’ 의혹 논란과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들 간 ‘표절시비’ 등이 거의 한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원택 의원은 전북자치도가 작성한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에 따른 긴급 대처상황’ 문건을 근거로 “김관영 지사가 윤석열 내란을 방조했다”고 직격했다. 이에 김관영 지사는 발끈하며 해명·반박 자료를 제출하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 등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확인과 검증의 영역에 있어야 할 사안을 내란 프레임으로 단정해서 몰아가는 행태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고, 전북자치도공무원노조는 “내란 동조는 일선 공무원들이 가장 잘 아는데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정치공방만 벌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북청년미래연도 “선거를 위해 계엄이라는 국민적 트라우마를 꺼내는 게 과연 전북을 위한 정치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북노동연대는 “정치공세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김 지사는 내란 방조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전북엔 지금 현안이 많고 갈 길도 멀다. 피지컬 AI,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 RE100 산단 유치,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일자리와 청년‧여성‧복지·교육정책 및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 또 이재명 정부 들어 균형발전과 행정통합이 화두로 제시된 지금 완주전주 통합 무산에 따른 후속 대책과 대안, 전북 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책 등의 해법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민주당 도지사 경선은 김관영, 안호영, 이원택 3자 구도다. 이들이 전북 현안을 진단하고 대안과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유권자들이 원하는 선거의 순기능일 것이다. 전북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시기에 네거티브 정치 공세에 몰두한다면 전북의 발목을 잡는 선거가 되고 만다. 전북은 정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균형발전과 전북발전의 기회를 살리고 정치 에너지를 극대화해야 할 때이다. 지금부터라도 전북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처방하면서 누가 적임자인지를 놓고 침 튀기는 경쟁을 벌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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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08 14:58

[사설] 전북교육의 미래,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정당의 단체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전북에서는 예비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거세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선거가 네거티브 공세에 묻히게 되면 정책 경쟁을 실종시키고, 정치혐오와 내부 편가르기를 부추겨 결국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하게 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유권자와 지역사회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그런데 더 우려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유권자들의 무관심이다.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줄어들면 후보들은 정책 경쟁보다 지지층 결집과 자극적인 공세에 더 의존하게 된다. 결국 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공론의 장이 아니라 맹목적 지지층 간의 싸움, 진영 대결로 축소될 위험성이 커진다. 최근 전북교육감 선거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선거판이 후보자의 역량과 교육철학 검증, 그리고 정책대결이 아닌 ‘묻지마식 진영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가 이번에도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지만 유력 후보자의 상습 표절 논란 속에 후보 검증 절차도 거치지 못한 채 무산됐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나 책임있는 해명은 없었다. 그렇게 단일화 과정이 어물쩍 마무리되면서 유권자들에게 또 다른 불신을 남겼다. 애써 필요성을 강조하며 떠들썩하게 추진한 단일화 과정에서 큰 논란이 생겼다면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게 마땅하다. 정치적 중립을 전제로 하는 교육감 선거에서 매번 되풀이된 후보 단일화 전략이 결국 진영대결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유력 후보의 표절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이런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후보를 평가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정책과 학교운영, 교육환경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다. 지역교육 발전과 학생들의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전북교육의 방향과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소적인 무관심이나 진영논리가 아니라 후보자의 인물과 도덕성, 정책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과 철저한 검증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08 14:57

[전북칼럼] 대한민국 AI 전환(AX)의 심장, 새만금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과 함께 대한민국의 찬란한 독립운동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 인연이 있다. 독립운동의 전개 과정에서 50여 년간 대를 이어 온 백범과 안중근 가(家)의 인연이다. 동학농민전쟁 당시 19세 백범의 생사기로를 도운 안중근 아버지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이후 두 가문의 공조로 이어져 한국독립운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지난달 새만금에 1991년 방조제 공사로 시작된 한 기업과의 인연이 35년 만에 다시 이어져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9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자동차 산업의 경계를 넘어선 ‘미래 산업의 집약’에 있다.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생산에서 시작해 청정수소 수전해 설비 구축, AI 데이터센터, AI 로봇 생산, 그리고 AI 수소 시티 구현으로 이어지는 세계 유일의 지산지소형 혁신 생태계로 거듭나게 됐다. 이미 이차전지 특화단지로서 차량 등 배터리 소재에 특화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새만금은 현대차그룹의 로봇 제조와 AI 기술이 만나 세계 최대 규모의 ‘미래 이동수단 메카’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는 개별 기업의 성장을 발판 삼아 연관 산업군 전체가 새만금을 중심으로 동반 성장하는 클러스터 효과의 극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또 주목할 점은, 새만금에 들어설 현대자동차그룹의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전기를 소비하고 데이터만 저장하는 ‘창고’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기서 AI 데이터센터는 데이터를 원료로 자율주행과 로봇을 움직이는 ‘지능(Intelligence)’을 생산하는 ‘AI 팩토리’이다. 막대한 차량 및 제조 데이터를 이곳에서 학습시켜 초격차 수준의 AI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강조한 ‘5층 케이크 모델’처럼, 가장 밑단의 에너지와 데이터센터라는 탄탄한 기반을 갖춤으로써 그 위의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이 진정한 경쟁력을 발휘하도록 해 준다. 새만금은 이렇듯 청정에너지와 신산업을 결합한 미래 청사진을 실현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상태양광 1단계 발전사업의 적기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으며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실질적 기반을 만들었다. 글로벌 RE100 목표 달성을 돕고,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수전해 설비를 통한 청정수소 생산 체계가 결합하면, 새만금은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산업과 도시를 움직이는 미래 도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새만금개발청은 현대자동차그룹과 공동 구상한 AI 수소 시티를 실현하기 위해 새만금을 피지컬AI(로봇) 핵심 사업지구로 육성하고자 한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AI 시티를 조성하고, 국정과제인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를 통해 규제 없이 혁신 기술을 마음껏 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로봇이 도시 곳곳을 활보하며,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도시 인프라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미래가 시작됐다. 이제 새만금은 과거 식량 생산을 위한 옥토를 넘어, 미래 대한민국 인공지능 전환(AX)의 심장이 될 준비를 마쳤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혁신의 걸림돌은 과감히 치우고 성장의 동력은 아낌없이 지원하여,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AI 수소 시티의 표준을 이곳 새만금에서 완성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08 14:53

[열린광장] 숲을 만드는 마음으로

숲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그루의 나무만으로는 결코 숲이 될 수 없다. 서로 다른 나무들이 각자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의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숲은 형성된다. 계절의 변화와 거센 바람, 긴 장마를 함께 견디며 숲은 점점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겉으로는 각각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기대고 연결되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 공직 사회도 다르지 않다. 부서가 다르고 직급이 다르며 맡은 업무가 세분되어 있을 뿐, 우리가 향하는 목적은 같다. 시민의 삶을 지키고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때때로 “내 업무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협업의 흐름을 막는다. 문제 해결보다 소관을 먼저 따지고, 책임을 나누기보다 경계를 나누는 순간 조직은 숲이 아니라 고립된 나무로 남는다.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은 분절되어 보이고, 신뢰는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숲을 이루는 나무들은 서로의 크기를 비교하지 않는다. 큰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숲의 온도를 낮추고, 작은 나무는 땅을 붙잡아 토양을 지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무들은 수분과 영양분을 나누며 서로를 살린다. 떨어진 낙엽조차 흙이 되어, 또 다른 생명을 키운다. 어느 하나 불필요한 존재는 없다. 각자의 역할이 모여 균형을 이루고, 그 균형이 곧 숲의 힘이 된다. 행정 역시 마찬가지다. 제도와 절차는 기본이지만, 행정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태도다. 부서 간 책임을 구분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는 자세, 시민의 불편을 ‘우리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공동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협업은 단순한 업무 분담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판단을 함께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과정이다. 재난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같은 과제는 어느 한 부서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서로의 역량을 연결할 때 정책은 비로소 현장에서 힘을 갖는다. 시민이 기대하는 것은 누가 맡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지다. 행정의 평가는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결과로 돌아온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지만,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연결할 때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공직사회와 지역사회는 서로를 연결해 지역발전을 만들어간다. 현장의 요구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정책이 다시 현장에 반영될 때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 결국 정책은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책이 단순히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행정 과정 전반에 현장 참여와 피드백이 있어야 할 것이고 조직간, 팀원 간 신뢰를 통해 협력과 도움 주고받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조직은 더욱 단단해지고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홀로 선 나무로 남을 것인가, 함께 숲을 이룰 것인가. 그 선택은 거창한 제도보다 우리의 일상적인 태도에서 시작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한 번 더 세심히 살피며, 진심으로 협력하는 마음. 숲을 조성하는 마음으로 일할 때 행정은 더욱 단단해지고, 시민의 신뢰는 깊어진다. 결국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터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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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8 14:52

[기고] 무엇을 위한 내란 프레임인가?

나는 선거를 몇 차례 치러본 사람이다. 직접 후보로 나서기도 했고 옆에서 도와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그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북은 예부터 민주당 텃밭이어서 당내 경선이 본선보다 중요한 지역이다. 같은 당원으로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치르는 것이 당내 경선이다. 그런데 지금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금도를 넘어선 경악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자당 유력 후보를 향해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12.3 계엄이 온 나라를 휩쓸고 간 지 1년여가 지났다.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대구, 대전, 부산, 전북을 표본 점검해 ‘특이사항 없음’으로 종결처리했다. 그런데 경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갑자기 ‘내란동조’ 프레임을 씌우는 이유가 뭘까?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성명에서 밝힌 것처럼 ‘정책 경쟁을 회피하고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전략’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계엄 선포 당시 김관영 지사는 의혹을 제기한 해당 의원에게 전화해 “빨리 국회로 달려가서 계엄 해제를 의결해야 한다”고 긴급하게 부탁까지 했다고 한다. 12월 4일 자정 경에 개최한 간부회의 자리에서는 “계엄과 끝까지 싸울 것이니 도민들을 잘 다독여달라”는 당부의 말도 했다. 이는 회의에 참석한 간부가 행안부 조사에서 직접 진술한 내용이다. ‘청사 폐쇄’도 일상적인 수준의 ‘야간 출입통제’였다. 김 지사는 청사로 달려오는 도중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계엄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계엄 반대를 분명히 밝혔다. 전국 단체장 가운데 그 시각에 공식적으로 계엄 반대 인터뷰를 한 사람은 김관영 지사가 유일하다. 만일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김 지사는 가장 먼저 숙청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긴급하게 작성된 내부 문건의 몇몇 단어를 꼬투리 잡아 ‘내란 방조’니 ‘계엄 행정’이니 하는 짜맞추기식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도청의 해당 부서는 처음 맞는 황당한 계엄 사태 앞에서 만약에 대비한 나름의 선제조치를 취한 것뿐이다. 35사단 동향을 알아야 도민을 보호할 수 있고, 예산 의결을 앞둔 시점이니 만일에 대비한 차선의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내란 동조로 몰아가는 것은 견강부회이자 아전인수격인 해석이다. 내란 동조라는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에 맞는 단어만 추려낸 것에 불과하다. 18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도지사의 첫 번째 책무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계엄군이 쳐들어온다면 ‘옥쇄’의 각오까지 하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천명한 도지사를 내란 동조로 몰아세우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내란 프레임의 최대 피해자는 도민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에서 ‘동학의 후예’ 전북도민을 매우 존경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내란의 고장으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돼버렸다. 아무리 이기는 것이 선거의 목적이라지만, 상대방의 진의를 왜곡하고 2만여 공무원의 인격을 말살하면서까지 권력을 거머쥐려고 하는 것은 금도를 넘어서는 일이다. 지금 전북은 현대차 9조원 투자, 현대로템 3천억 투자로 모처럼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마음 한뜻으로 미래를 향해 달려가도 모자랄 판에, 오직 이기겠다는 욕심 하나로 거짓 프레임을 씌워 지역을 구렁텅이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선거는 짧지만 전북이 갈 길은 멀다. 지금이라도 선의의 정책 경쟁으로 전북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도민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점이다.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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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8 14:29

[사설] 왜 지사경선판을 내란프레임으로 흔들어대는가

기가 막힐 일이다. 지역살림을 책임질 전북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정책과 비전, 도민의 삶의 질은 오간데 없고 오직 갈등과 분열, 혐오와 적개심만 번뜩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가 극한대결을 벌이는 전국단위 대통령선거라면 몰라도 전북도지사 선거, 그것도 이념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민주당원들끼리의 경선과정에서 급기야 내란동조세력이라는 극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12.3계엄이 발생한지 무려 1년도 훨씬 지난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적폐논란은 그 의도와 배경이 어디에 있든 금도를 넘어섰음에 틀림이 없다. 후보들간 유불리나 승패는 별개로 하고 제아무리 막가는 정치판 이라고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금도가 있을진대 그 선을 넘은게 분명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승자와 패자가 갈리겠으나 그 앙금은 두고두고 남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결국 최근 진행되는 민주당 도지사 경선 과정을 보면 왜 전북이 낙후됐고, 분열을 거듭하면서 쇠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타 시도와 달리 유독 전북 선거에서만 내란 논쟁이 화두가 되는 것을 보면 전북 정치의 후진성과 이념적 편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급기야 시민사회단체나 노조 등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후보들끼리 싸우더라도 이건 아니라는 거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5일 성명에서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내란 프레임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 ‘내란 방조·동조’ 등의 표현은 도민사회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심각한 언어 남용”이라며 "전북의 선거에서 네거티브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분열과 혐오가 아닌 품격과 책임의 언어로 선거가 치러져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공무원노조 또한 5일 성명서를 통해 “내란의 밤에 동조가 있었는지는 일선 현장을 지켰던 우리 공무원들이 잘 안다”며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왜 소모적인 정치적 공방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반헌법적, 반국가적 의미를 가진 표현을 정치 공세로 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도민들은 이제 흑색선전, 선동이나 네거티브 정치에 식상해 있다. 지금이라도 지역 살리기, 민생 안정과 같은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서 마음을 얻어라.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05 18:48

[사설] 전북 보훈의료 공백, 언제까지 방치할 텐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예우하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그중에서도 의료복지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의 삶의 질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다. 그런데 전북지역은 여전히 보훈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북권 보훈병원 설립의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지자체에서 수차례 의지를 밝히기도 했지만 수년째 진전이 없다. 이 때문에 지역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은 광주나 대전 등 타 지역 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다니고 있다. 고령의 유공자들이 장거리 이동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의료 접근권의 제약으로 이어진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국가가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의료서비스가 지역에 따라 차별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보훈병원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들의 진료 공백을 줄이자는 취지로 ‘준보훈병원’ 제도를 도입해 오는 8월부터 운영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보훈병원이 없는 지역의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을 지정해 보훈진료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전북은 또 빠졌다. 국가보훈부가 우선 강원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시범사업 대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추후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보훈의료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전북권 보훈병원 설립 계획은 제자리걸음이다. 부지 선정과 예산 문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되지만, 결국은 정책적 의지의 문제다.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결정을 미루는 사이 국가유공자들의 삶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상당수 유공자들이 이미 고령에 접어든 상황에서 보훈의료 인프라 구축을 더 미루는 것은 사실상 예우를 뒤로 미루는 일과 다르지 않다. 보훈은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 지원으로 완성된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더 이상 논의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 국가보훈부는 ‘보훈의료·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국정과제로 정했다. 전북권 보훈병원 건립은 단순한 지역 숙원사업이 아니라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가의 책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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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05 18:45

[오목대] 네거티브 선거와 피해 회복 비용

점입가경(漸入佳境). ‘갈수록 점점 재미 있어진다’는 긍정적 의미와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이라는 부정적 비유를 함께 담고 있는 말이다. 긍정적 의미의 표현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 스포츠 경기 등에서 주로 등장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감이나 긴장감이 고조될 때 사용된다. 반대로 부정적 비유는 정치나 사회 이슈에 등장한다. 선거나 사회 스캔들의 논란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치달을 때 풍자적으로 쓰인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등장한 ‘내란 방조’, ‘내란 동조’ 논란은 막장 선거의 점입가경이다. 오죽했으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5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내란 프레임’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까지 냈을까 싶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전북 도민은 편가르기가 아닌 책임 있는 정책 경쟁을 원한다. 정책과 실력,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공정한 경선 관리 책임을 다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선거는 ‘축제와 전쟁’의 극단으로 표현된다. 중앙선관위는 선거를 시민이 즐겁게 참여하는 놀이·문화·이벤트처럼 만들면 민주주의가 건강해지는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선거는 축제다”는 공식 슬로건을 사용한다. 이에 반해 언론은 선거를 전략·전술이 총동원되는 전투에 비유해 “선거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선거 보도에서 ‘격전지’, ‘총력전', ‘혈투’ 같은 단어를 사용해 비판받는다. 선거가 축제가 아닌 전쟁이 되면 분열과 갈등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주민들의 이익을 대표할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국가 간 싸움을 의미하는 전쟁으로 변하면 그 과정에서 유권자의 존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유권자는 선거에 나선 후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하는데 정작 후보는 자기의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나쁜 이야기를 먼저 한다. 상대방은 너무 잘 알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정치인이다. “네거티브와 마타도어(흑색선전)는 비겁하고 야비한 구태정치입니다. 남이 잘못 돼 반사적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제가 더 잘해 시민의 인정을 받겠습니다. 경쟁자의 약점을 들추기 보다 보듬어 안아 함께 화합하는 통 큰 선거를 하겠습니다. 오직 정책과 비전, 실천적 고민으로 선거를 채우겠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국회의원(울산 남구갑)은 지난달 울산시장 선거 출마선언에서 ‘네거티브 선거’ 대신 ‘포지티브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내용은 없고 조직만 만들어 선거에 나서는 구태정치 대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분열과 혐오의 언어로 치러지는 네거티브 선거는 승패를 떠나 갈라진 민심을 치유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청구한다. “경쟁자의 약점을 들추기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김 의원 같은 정치인이 더 많이 등장해 대한민국의 선거문화가 혁신됐으면 좋겠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3.05 18:44

[청춘예찬] 대치동이 아니어도 괜찮은 전북을 바란다

얼마 전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친구에게서 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결혼 전만 해도 자녀들을 학업 스트레스 없이 키우겠다던 대학원 동기들이, 막상 자녀가 학교 갈 때가 되자 약속이나 한 듯 수도권 학군지 입성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친구는 전북이 좋다면서 전북에서 자녀를 키우겠다고 했지만, 내년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는 본인도 장담하지 못했다.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 앞에서 소신은 쉽게 흔들린다. 학군지는 도대체 어떤 힘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일까. 학군지의 힘은 유명 학원의 밀집에만 있지는 않아 보인다. 입시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재생산되는 거점이라는 데 본질이 있다. 또한 그 안에서 형성되는 면학 분위기와 학업 습관, 비슷한 목표를 가진 또래 사이의 인적 네트워크는 쉽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무형의 자산이다. 아무리 역량 있고 뛰어난 학업 성취 경험이 있는 부모라 하더라도, 주요 학군지의 촘촘한 교육 인프라를 상대하기란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인재전형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같은 실력을 갖추고도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면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 수 없다. 지역의 인재가 전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꿈의 크기를 제한받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균형추가 필요하다. 다만 입학의 문턱을 낮추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지역 안에서 정보와 지혜가 선순환하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먼저,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인적 자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북에는 은퇴 후 정착한 다양한 직종의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학습 습관을 잡아주고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멘토들이다. 이들의 경륜을 지역 교육 현장으로 끌어들인다면, 학군지의 속성 교육이 결코 줄 수 없는 깊이 있는 배움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입시 기술을 단기간에 주입하는 학군지의 방식과는 결이 다른,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동시에 빠르게 변하는 입시정보를 지역에서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야 한다. 학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일 마주하는 일선 교원들이 입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수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수도권 입시 전문가 초청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학부모들이 굳이 대치동으로 향하지 않아도 입시 제도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각 학교가 졸업생 네트워크를 체계화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선배들의 멘토링은 대개 명문대 합격생이라는 상징성에 치우친 일회성 강연에 그친다. 학생 개개인의 꿈과 목표 대학이 다름에도 천편일률적인 성공담만 들려주는 식이다. 이제는 학생이 목표로 하는 진로를 선택한 다양한 선배들이 전북에서 어떤 정보와 자원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가감 없이 나누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교육은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열쇠이자 지역 사회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다. 우리가 구축해야 할 교육 생태계는 환경의 격차가 개인의 가능성을 가리거나 억누르지 못하게 하는 든든한 보루가 되어야 한다. 지역인재전형이라는 제도적 토대 위에, 시니어들의 지혜와 전문가의 정보, 선후배 간 유대가 결합한 연대가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이른바 ‘대치동’이 아니어도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며 머무는 전북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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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5 18:44

[금요칼럼] 국가 균형발전은 교육으로부터

국가 균형발전은 단순한 지역 지원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성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 전략이다. 수도권 집중의 효율을 넘어 각 지역의 산업·환경·지리적 특성을 연결해 국가 전체의 회복력을 높여야 하는 시대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놓여 있다. 근대사를 돌아보면 교육은 국가 흥망을 좌우해 왔다. 독일은 체계적 직업교육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했고, 일본은 근대적 공교육 제도를 정비하며 국가 체질을 바꾸었다. 우리 역시 해방 이후 문해 교육과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통해 산업화를 이뤄냈다. 공자가 말한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기쁨”은 개인의 수양을 넘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플라톤이 지적했듯, 국가의 방향은 교육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오늘날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인재 양성, 첨단산업 육성, 지역혁신 중심 대학체계 강화 정책 역시 이러한 맥락에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와 연구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균형발전이 완성되지 않는다. 모든 지역 전략 사업에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구조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시설을 세우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발전시킬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다. AI와 자동화 기술은 제조·조선·건설·물류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단순 기능 중심 교육은 한계에 직면했다. 데이터 이해력, 현장 문제 해결 능력, 안전 관리 역량을 갖춘 실무형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독일의 이원화 직업교육처럼 기업과 교육기관이 함께 과정 설계에 참여하고,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 체계는 참고할 만하다. 성인 재교육과 전환 교육을 제도화해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경험을 축적한 인적 자산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직업 군인은 인력 운용상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전역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위기관리와 조직 운영 경험을 갖춘 인력으로 평가된다. 이는 특정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인적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순환·재배치할 것인가의 과제다. 지역 안전, 재난 대응, 산업 안전 교육 등 분야에서 일정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경험을 재교육과 연계해 지역사회에 환류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한편 균형발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윤리와 신뢰를 쌓는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 국가사업이 특정 집단이나 지역 카르텔의 이해관계에 좌우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정책의 정당성은 크게 약화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 기획·선정·평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충돌 방지와 공공윤리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공공 리더십·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산 집행자와 참여 기관이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는 구조도 필요하다. 핀란드가 공교육을 통해 시민 신뢰 문화를 축적해 온 사례는 시사점이 크다. 제도적 장치와 함께 시민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는 교육이 병행될 때 사회적 신뢰는 강화된다. 균형발전은 단순한 예산 배분이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 설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 대상 예산 이해 교육과 정책 참여 프로그램 확대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는 반복하는 것을 통해 우리가 된다”고 했다. 균형발전 역시 반복 학습과 점검을 통해 완성된다. 자격증 취득에서 끝나는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 실습과 단계별 숙련 인증, 윤리 교육을 포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결국 균형발전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산업 정책, 안전 정책, 행정 정책 속에 교육과 신뢰 구축 시스템을 내재화할 때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축을 확보할 수 있다. 교육이 곧 균형발전의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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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5 18:44

[금요수필] 지렁이도 치매인가?

나이 들어 피하고 싶은 병이 치매가 아닐까? 지난 세월의 생사고락을 까맣게 잊고 자식도 몰라보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 존경을 받아야 할 인생 끝자락에서 의미 없는 황혼은 측은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요즘 맨발 걷기를 하면 심폐기능을 높여주고 혈액순환도 도움이 되어 치매 예방에도 좋다기에 인근 학교 운동장을 갔다. 거친 모래 때문에 발바닥이 따끔거려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걷는데 젓가락만 한 지렁이도 힘겹게 꿈틀대며 몸을 움직인다. 몸통에 달라붙은 모래는 아교 풀로 붙인 듯 떨어지지 않는다. 살갗으로 호흡하는 지렁이는 피부가 건조해 숨이 가빠 괴로운 듯하다. ‘분명 길을 잘못 들었다’는 안쓰러운 마음에 손에 든 부채로 조심스럽게 떠서 풀밭으로 옮겨줬다.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지렁이를 보았다. 기어 나온 흔적을 보니 고작 두 뼘도 안 되었다. 그 역시 많은 모래 위를 기고 있다. 나는 순간 ‘지렁이도 이제 살 만큼 산 것인가?’ 하다 문득 ‘지렁이도 혹시 치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살피는 순간, 작은 개미들이 그 옆을 바쁘게 오가고 있어 위험해 보였다. 요즘처럼 흔한 요양원 하나 없던 옛날, 우리 마을에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있었다. 다리가 약해 걸을 수 없는데도 자꾸만 길로 나오셨다. 젊은 시절 그 고운 모습은 어디로 가고 비녀도 없이 헝클어진 머릿결과 노쇠한 육신을 바라보니 무척 애처롭다. 힘이 없어 걷지도 못해 길바닥을 엉덩이로 밀며 자꾸만 집 밖으로 나오니 며느리가 기저귀를 채워줬고, 엉덩이 부분에 옷감을 덧대어 두툼하게 해줬다. 자동차 길이라 위험하기도 했다. 이웃 사람들이 반워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하면 “응, 장에 간다고? 하며 엉뚱한 말로 답변했다. 아들 며느리가 논밭으로 일하러 나가면 집에 혼자 있는 것이 갑갑한 모양이다. 평범한 일상을 잊어버려 참 안타까웠다. 젊은 시절엔 부지런하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여인이었다. 설날 세배하러 가면 정성 들인 음식들을 내놓았고 웃음 섞인 덕담도 잘해주셨다. 시부모님 모시고 자식들도 잘 키웠다. 동기간 도우애가 좋아 화목했다. 그런데 그는 지금 그 기억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동네 사람들도 아예 ‘치매 환자’로 인정했다. 그는 이제 함께 이야기 나눌 사람조차 없고 혼자 본능적 행동으로 몸을 유지할 뿐이었다. 노인성 치매는 뇌의 활력이 떨어져 인지능력(認知能力)과 기억력(記憶力)이 사라진 병이다. 출생아보다 노인 인구가 더 많아지는 요즘 우리 사회의 시급한 선결 과제다. 더욱이 의료 혜택이 적은 농촌에선 매우 심각한 문제다. 누구나 살아온 삶은 위대하다. 숭고한 삶의 끝자락에 이웃과 가족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할 텐데 모든 인격이 무너지고 빈껍데기처럼 취급받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건강한 생활을 위해 주기적 건강체크와 치매 검사는 필수적이다. 원인을 조기 발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지름길이다. Δ신팔복 수필가는 중등교사로 퇴직하여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전북문협 회원, 진안문협 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수필집 <마이산메아리> <내 생활의 좌표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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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5 18:43

[세무 상담] 로또 당첨금, 세금 떼면 얼마일까?

누구나 한 번쯤 ‘복권 1등에 당첨된다면?’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TV 앞에 모여 앉아 번호를 맞추는 설렘은 고단한 일상을 버티게 하는 작은 활력소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막상 당첨이 되었을 때 내 손에 실제로 들어오는 돈이 얼마인지, 그리고 우리가 낸 복권 구매 금액이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아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로또에 담긴 세금과 공익적 가치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가장 궁금해하실 세금 이야기입니다. 우리 세법은 복권 당첨금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합니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200만원 이하의 당첨금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5등(5천원), 4등(5만 원)은 물론이고 3등 당첨자도 세금 없이 당첨금 전액을 수령합니다. 하지만 금액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3억 원 이하까지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22%를 세금으로 떼고, 3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33%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1등 당첨금이 20억 원이라면, 3억 원까지는 22%, 나머지 17억 원에 대해서는 33%를 세금으로 공제한 뒤 나머지를 받게 되는 식입니다. 이 세금은 다시 국가 재정으로 환원되어 우리 이웃을 위해 쓰입니다. 우리가 로또 한 게임을 사기 위해 지불하는 1000원은 단순히 종이 한 장의 가격이 아닙니다. 이 금액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약 500원은 당첨금으로 쌓이고, 약 90원은 판매점 수수료와 운영비로 쓰입니다. 그리고 약410원(41%)은 ‘복권기금’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재정에 적립됩니다. 국가가 복권을 발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조세 저항 없이 공익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복권은 소리 없는 기부라는 말도 여기서 나옵니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법에 따라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에 최우선으로 사용됩니다. 복권은 과도하게 몰입하면 독이 되지만, 소액으로 즐긴다면 일상의 작은 활력소가 됩니다. 내가 산 복권 한 장이 비록 당첨의 행운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 금액의 절반 가까이는 누군가의 집이 되고, 누군가의 따뜻한 한 끼 식사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정권세무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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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5 18:43

[사설] 무주 항공우주 기지, 안착 위한 정교한 후속책을

전북특별자치도가 국내 방위산업의 대표 기업인 현대로템㈜으로부터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전북 동부권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3일 전북도와 무주군, 현대로템이 체결한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 협약(MOU)은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전북 산업 구조 전환을 알리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동부권이 첨단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약의 핵심은 무주군 일원 약 23만 평 부지에 유도무기와 우주발사체 엔진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향후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자해 초음속 덕티드 램제트 엔진 등을 생산하는 첨단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양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종합 항공우주 생산기지로 구축된다는 점에서 무주가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미래 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전북특별법을 통한 규제 완화와 전북자치도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기업의 투자 의지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동안 무주를 비롯한 전북 동부권은 뛰어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산업 기반 부족과 인구 유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겪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로템과 같은 글로벌 방산기업의 입성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부가가치 연구개발 중심의 산업이 자리 잡으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 인구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관련 부품기업과 협력업체가 함께 유입되면서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협약 체결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34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전북자치도와 무주군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전문 인력 양성과 정주 여건 개선, 산업 클러스터 형성 등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현대로템 또한 이번 투자가 기업의 성장을 넘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동행’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무주의 하늘 아래서 미래형 항공우주 엔진이 만들어지고, 그 힘을 동력 삼아 전북 동부권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낙후의 대명사였던 동부권이 첨단 방산의 성지로 거듭나는 기적이 현실이 되길 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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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04 18:54

[사설] 교통 과태료 지방세입 전환하는게 맞다

대한민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달 24일 ‘교통안전 강화와 지방재정 형평성 확보를 위한 무인교통 단속 과태료‧범칙금 지방세입 전환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다. 쉽게 말하면 무인교통 단속장비의 설치와 유지관리 비용에 지방재정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칙금과 과태료는 전액 국고 일반회계로 귀속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거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인데 교통 과태료를 지방정부로 넘겨주면 원활한 시설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극히 타당한 주장이다. 당장 지역에 전액을 넘기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일정 비율이라도 넘기는게 합리적인 방안이다. 우선 현행 체계를 보면 무인 교통단속장비 설치 비용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과태료는 국고로 귀속되면서 지방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총 2335대의 무인 교통단속장비가 설치돼 있다. 예전엔 무인 교통단속장비 설치 업무를 경찰이 전담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맡고있다. 일선 자치단체는 열악한 여건속에서도 교통단속장비 설치를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2021~2025년)간 교통단속장비 설치에 투입한 예산은 전주시가 58억 여원, 군산시 55억 원, 익산시 30억 원 등이다. 그런데 교통 관련 과태료 수입은 전액 국고 일반회계에 귀속되는 모순점이 있다. 전북의 경우 무인 교통단속장비를 통해 지난해 592억 원, 2024년에는 626억 원, 2023년에는 591억 원, 2022년에는 491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지방에 직접 귀속되는 수입은 전무했다. 결과적으로 일선 자치단체는 교통안전 시설 확충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크고작은 교통안전 시설 민원은 급증하고 있으나 막상 재정이 열악해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교통단속이 지방사무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수익 구조가 중앙집권적 체계에 머물러 있는 현행 방식은 자치분권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제주도의 경우 관련 법 특례를 통해 과태료 수입을 지역 교통안전에 재투자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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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04 18:54

[오목대] 설설 끓는 휴화산 ‘민주당 익산갑’

며칠 전 지역 정가에서 눈에 확 띄는 장면 하나가 있었다. 지난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투자협약식은 정의선 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행사에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주요 장관, 지역 국회의원, 시장 군수는 물론,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런데 유독 눈길을 끈 사람은 다름 아닌 익산갑 이춘석 의원이었다. 지난해 8월 본회의장에서 주식 차명거래를 하는 장면 하나가 국민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히면서 민주당을 탈당해야만 했고, 사실상 정치생명에 종지부를 찍은게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던 그였다. 만일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기에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현 정권하에서 탄탄대로를 걸었을 거다. 자본시장법·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까지 받는 이춘석 의원은 물론 익산에서 열리는 크고작은 행사에 가끔 얼굴을 보이기는 했으나 당분간 대중의 시야에서 좀 멀어지고, 조금은 잊혀지는 세월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통령 행사에 그가 등장한 것은 어쨋든 좀 의아하기는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지난 3일 안호영 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이 도지사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관위 참조) 1위 김관영, 2위 이원택, 3위 안호영, 4위 정헌율 등 크게 보면 1강, 2중, 1약 상황속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던 정 시장은 중도사퇴하는 것으로 마감했다. 그런데 항간에서는 오래전부터 정헌율 익산시장이 익산갑 지역위를 노린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춘석 의원이 탈당하면서 사실상 무주공산인 이곳에서 내후년 총선을 노린다는 것이다. 정 시장은 지난해 총선 출마설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저는 지방선거에 나갈 사람”이라면서 “여기저기 어중간한 태도로는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쉽게말해 도지사에 뜻이 있을뿐 차기 총선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지역정가에서는 “말이 그렇지 뜻이 그런거냐”고 반문했다. 도지사 출마는 차기 총선을 위한 몸불리기 차원이라는 거다. 실제로 차기 총선때 익산갑에는 고상진 익산발전연구원장, 김수흥 전 국회의원, 여운태 전 육군 참모차장, 이춘석 국회의원, 정헌율 익산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물론 현재 민주당 익산갑지역위원장은 송태규 전 원광중고 교장이나 그는 총선 출마 의지가 강하지는 않은 관리형이다. 그는 한병도 익산을 위원장의 복심이라는 말도 들린다. 당에서는 지역위원장으로 김수흥, 이춘석 계열이 아닌 전혀 제3의 인물을 일단 관리형으로 두고 있다는 얘기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익산시장은 물론, 익산갑 소속 도의원, 시의원 공천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한병도, 이춘석, 김수흥, 정헌율 등 지역내 잠룡들중 과연 누가 자기 세력을 많이 심게될까. 이래저래 익산갑은 폭발 잠재력이 큰 휴화산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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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3.04 18:53

[기고] 산불 예방, “나하나 쯤”이 아닌 “나부터 먼저”

최근 우리는 지속되는 가뭄과 한파, 그리고 강력한 강풍으로 인해 급격히 변화한 기후위기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겨울철 내내 눈이나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날씨 속에 한파가 이어지면서 화기 사용 빈도는 높아졌고, 작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대형 산불로 번지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고 2026년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하루 2~3건의 산불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봄철이 시작되기도 전인 겨울철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고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과제 50년간 산불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2013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평균 529건의 산불로 인해 14,470ha의 소중한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2025년 영남 지역에서는 고온·건조·강풍이라는 악조건 속에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한 대형 산불이 6건이나 발생하며 인적·물적 피해가 최고치에 달했다. 이에 산림청은 위기대응을 위해 예년보다 11일 앞당긴 1월 20일부터 5월 15일까지를 ‘본철 산불특별대책기간’으로 설정했다. 행정안전부 대책지원본부와 합동으로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중수본)’를 24시간 가동하며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중수본 내에는 ‘국가산불대응상황실’을 설치하여 행정안전부·소방·군·경찰·기상청·국립공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전국 단위의 진화자원을 효율적으로 이동·배치하고 있다. 특히 초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4단계였던 대응 체계를 3단계로 축소하여 산림청장이 보다 신속하게 현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지형이 험준한 우리 나라 산림 특성상 헬기의 역할이 결정적인 만큼, 산림청(41), 지자체(83), 군 및 유관기관(191) 등 총 315대의 가용헬기를 배치하여 즉시 출동태세를 갖췄다. 이러한 유관기관 공조 체계를 통해 헬기 투입 ‘골든타임’을 기존 50분에서 30분으로 대폭 단축했다. 또한 야간 및 험준지 산불에 특화된 정예진화 인력을 확충하고, 산불확산예측 및 항공지원시스템 등 7종의 첨단 장비를 탑재한 지휘차를 투입해 통합지휘본부 중심의 총력 대응을 펼치고 있다. 통계적으로 전체 산불의 67%가 봄철에 집중된다. 올봄 역시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어 산불 대응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한 봄철에는 작은 불씨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어 진화에 장기간이 소요될 위험이 크다. 최근 들어 입산자 실화보다는 불법소각, 건물화재 비화, 작업장 실화, 연소재취급 부주의 등 최근 산림 외부에서의 불씨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 발생 원인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우리 개개인이 일생생활에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신속한 신고와 초기 대응 자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온스의 예방은 1파운드의 치료만큼 가치가 있다는 말이 있다.” 는 명언이 있다. 사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이후에 닥칠 거대한 피해와 비용을 막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한순간의 방심이 수십년간 가꾼 소중한 숲을 앗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산불 예방은 ‘나 하나쯤’이라는 안일함이 아니라, ‘나부터 먼저’ 실천하는 안전의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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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4 18:53

[의정단상] 전북의 마음을 듣고, 희망으로 답하다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이 되어야 한다. 희망은 말이 아니라 변화에서 비롯된다. 국민의 삶 속에서 변화가 체감될 때 비로소 정치에 대한 기대가 살아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지표에는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섰고,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를 보이며, 국가 성장률 또한 반등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달 27일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북을 찾았다.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이 그 첫 일정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9조 원 규모의 미래 산업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9년까지 인공지능(AI)과 로봇, 수소 산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새만금이 미래 산업 거점으로 구체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은 일자리로 이어지고, 일자리는 인구와 지역 활력으로 연결된다. 전북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를 풀 실질적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이어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에서는 각 부처 장관들이 전북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200만 메가시티 구상과 교통망 확충 계획을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북형 피지컬 AI와 새만금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 육성 전략을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K-푸드와 농생명 산업의 전진기지 구상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허브 구축을 강조했다. 도민들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와 요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청년 일자리와 공공의료, 송전망 갈등, 농촌 정착과 기본소득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전북 방문은 산업 투자와 정책 비전을 넘어 전북의 미래를 보다 선명하게 그려낸 자리였다. 실행 계획과 도민과의 대화를 통해 변화의 방향이 구체화됐고, 농생명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북의 정체성과 인공지능(AI), 금융특화도시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비로소 희망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치는 결국 마음을 얻는 일이다. 성과는 숫자로 설명될 수 있지만, 신뢰는 귀 기울이는 과정에서 쌓인다. 국민의 마음을 듣고 그 마음에 실행으로 답할 때, 정치는 비로소 희망이 된다. 필자가 이어온 ‘토방청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읍·고창 37개 읍면동을 토요일마다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해 왔다. 작은 건의가 예산으로 반영되고 제도로 이어질 때, 정치는 비로소 삶에서 느껴지는 변화가 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해 왔다. 지금은 전북의 마음을 모아 전북의 미래를 열어야 할 때다. 흩어진 의견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고, 그 방향을 예산과 정책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아울러 다가올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역 행정의 안정성과 정책 추진의 동력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필자는 전북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으로서 전북의 미래 전략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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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4 18:52

[타향에서] 모래밭에서 꽃피운 도전, 새만금에서 다시 시작하다

“마음 같아서는 손자 회장님을 등에 업고 한 바퀴 돌고 싶다.” 전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 현장에서 나온 이 한마디는 의전의 수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산업의 방향을 읽은 사람의 직감이자, 시대의 전환을 감지한 현장의 언어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만금을 울산 이상으로 키우고 싶다”고 밝힌 대목 또한 단순한 투자 유치의 표현이 아니다. 이는 숫자의 뉴스가 아니라 방향의 뉴스다. 어디에 공장을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의 다음 좌표를 어디에 찍느냐의 문제다. 정주영은 모래밭에서 조선소를 보았다. 아무것도 없던 울산의 백사장에서 세계 최대 조선 강국의 씨앗을 읽어냈다. 오늘 정의선은 갯벌을 메운 새만금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의 미래를 본다. 정부 역시 그 미래가 수도권의 한복판이 아니라 새만금이라는 빈 캔버스 위에서 그려질 수 있음을 천명했다. 이 장면은 지역 개발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의 새 장이다. 정주영의 시대가 철과 콘크리트, 강철선으로 국가의 속도를 끌어올린 제조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데이터와 전력, 알고리즘이 산업의 심장을 이루는 지능의 시대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로봇·AI·수소 결합 모델,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플랜트, 재생에너지 기반 스마트시티 구상은 새만금을 단순한 공장 부지가 아니라 전력·데이터·제조·도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실험장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변방이 아니라 표준, ‘먼저 실험 해보는 곳’이 ‘먼저 이기는 곳’이라는 선언이다. 수년간 AI 제조 전환과 피지컬 AI 선도를 주창해온 정동영의원(통일부 장관)은 기술과 제도, 인재와 자본을 ‘순창고추장으로 비벼낸 전주비빔밥처럼’ 한 그릇에 담아내는 새만금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언은 언제나 쉽고 실행은 어렵다. 원스톱 인허가와 명확한 시간표가 없다면 어떤 비전도 신기루로 끝난다. 전력 계통 확충과 안정적 재생에너지 공급, 초고속 통신망 구축, 산업용 용수 확보, 환경 심의의 예측 가능성, 배후 주거·교육 인프라까지 통합 로드맵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전북은 본디 소외의 땅이 아니었다. 해방과 건국의 격랑 속에서 이 지역 출신 인물들은 헌정 질서와 공화국의 기틀을 세우는 데 깊이 참여했다. 한때 대한민국 인구의 10분의 1이 전북에 살았다. 산업의 주소지가 농업에서 제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의 체감이 쌓였을 뿐이다. 그렇기에 오늘의 새만금은 단지 산업단지가 아니다. 전북이 다시 국가의 약속 안으로 들어오는 관문이다. 새만금을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각오는 국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아시아와 세계의 표준이 되어야 한다. 세계가 배우러 오고, 기업이 시험하러 오며, 청년이 꿈을 들고 모여드는 곳, 그곳이 진정한 성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북인이 먼저 변해야 한다. ‘무(無)’에서 ‘함께’로. 행정은 더 빠르고 더 공정해야 하며, 지원은 특혜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비용이라는 인식 아래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논문을 넘어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하고, 지역 기업과 청년에게는 성장의 사다리가 실질적으로 놓여야 한다. 170만 도민과 350만 국내 출향 도민, 80만 해외 동포까지 600만 전북인의 힘이 모일 때 이 도전은 구호를 넘어 현실이 된다. 전북인들이 정주영과 정의선의 담대한 방향을 새만금에서 이어갈 때 모래는 비로소 땅이 되고, 전북은 ‘삼중소외’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무’에서 함께로, 그리고 세계로. 곽영길 전북도민회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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