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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완주·전주 통합, 이대로 끝낼 일 아니다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완주·전주 통합이 주춤해졌다. 일정은 촉박한 데 어물어물 시간만 보내고 있다. 반면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완주·전주 통합은 이대로 끝낼 일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어려운 주민투표는 물 건너 갔지만 지방의회 의결은 아직도 가능하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와 양보를 통해 성사시켰으면 한다. 설령 통합이 안 된다 해도 완주군의회는 찬반 입장을 분명히 해야 옳다. 완주·전주 통합은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미팅’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라는 대형 호재 속에 묻혀버린 가운데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전북의 3중 소외를 언급하며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완주·전주 통합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현장 질의 과정에서도 통합 관련 질문은 공식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그동안 세 차례 무산된 바 있는 완주·전주 통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견지하던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이 2월 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급진전 되는 듯했다.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성윤 최고위원이 함께 했으며 김윤덕 국토통일부 장관도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군의회가 명분을 두고 혼란에 빠지면서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장은 타운홀미팅 하루 전인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 등으로부터 6·3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압력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승적으로 결단할 때가 다가왔다.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이 행정통합이 될 때를 생각해 보라.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이차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파격적인 4대 인센티브를 받아 도약할 때 전북은 기초통합도 못해 뒷걸음칠 것인가.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완주·전주 통합이 침체된 전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기차 떠난 뒤 손 흔들면 무엇하나.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03 19:56

[사설] 부산시 ‘전북 금융중심지’ 흔들기 중단하라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들이 잇따라 전북에 자산운용 거점을 마련하면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부산시가 딴지를 걸고 나서 논란이다. 최근 부산시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관련해 ‘나눠먹기식 정책으로, 그간 축적해온 부산 금융중심지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국회를 찾아 건의문을 전달하며 야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금융거점 분산 저지와 부산 금융중심지 위상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의 강력한 견제로 금융중심지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물론 부산지역에서는 또 다른 금융중심지 지정으로 기존 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금융중심지는 ‘제로섬’ 구조가 아니다. 지역 대립, 경쟁 구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전북과 부산의 경쟁이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미래 전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국제 금융도시들은 각기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공존하며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전북 금융중심지는 자산운용과 농생명, 기후에너지 중심이다. 해양과 파생금융에 특화된 부산 금융중심지와는 역할과 방향이 다르다. 오히려 기능 분화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될 수 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어느 지역의 기득권을 침해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 국민연금이라는 국가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전략이다. 이를 ‘나눠먹기식 정책’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몰이해이자, 기득권만을 앞세운 주장이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글로벌 위상은 아직 제한적이다. 서울에 집중된 구조를 다극체제로 전환하고, 각 지역이 특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전북이든 부산이든, 궁극적 목표는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여야 한다. 지역 간 소모적 공방은 국가와 지역,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는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도 제3금융중심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한 청사진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03 19:56

[오목대]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사이

군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일용직 노동과 식당일로 4남매를 뒷바라지 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꿈을 접었다. 대신 선택한 길은 간호사였다. 부모님의 고생을 덜어드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대학을 포기하고 간호학원에 등록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건물 옥상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척추를 다치고 하반신은 마비됐다. 후유증은 컸다. 1년 반 동안 세 번의 수술과 고통스러운 재활 치료를 이겨냈지만 그는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됐다. 그의 나이 스무 살이었다. 장애인 핸드사이클과 노르딕스키 국가대표인 전북 출신 이도연 선수 이야기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다. 마흔여섯, 세 딸의 엄마였던 그의 도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가 출전한 종목은 7개. 9일 동안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경기와 혼성계주 등 7차례 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쉼 없이 달렸다. 그러나 메달은 없었다. 게다가 순위도 모두 10위권 밖이었지만 그는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남긴 선수였다. 그가 달린 거리는 모두 53.63km, 시간으로는 4시간에 가깝다. 메달은 없었지만 모든 경기를 완주해낸 이도연의 도전과 의지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네는 인간 승리였다. 이도연은 본래 핸드 사이클 국가대표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은메달과 인도네시아 아시안 패러게임 금메달이 그 결실이다. 한 종목을 정복하기도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그는 다시 겨울 종목인 노르딕스키에 도전했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를 설원으로 이끌었다. 이도연의 도전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메달 대신 기록보다 큰 의미를 갖는 완주를 남겼고,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는 핸드사이클 3관왕을 거머쥐었다. 한동안 잊고 있던 이도연의 이름을 다시 만났다. 지난 2월에 열린 전국 장애인 동계체육대회에서다. 전북 대표로 출전한 이도연은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4개 경기에서 모두 동메달을 땄다. 1972년생, 쉰넷의 나이로 20~30대 선수들과 겨루어 얻어낸 결실은 빛났다. 마침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이 개막했다. 한국 대표 선수단 명단에 그의 이름이 있을까 찾았으나 아쉽게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그의 이름은 언제까지 기억될까 궁금해진다. 패럴림픽은 언제나 올림픽 뒤에 열린다. 그래서 관심도 박수도 늘 한 발 늦다. 그러나 그들의 시간은 결코 뒤에 있지 않다. 올해도 저마다의 고난과 역경을 견뎌낸 선수들이 또다시 메달을 향해 달릴 것이다. 그들의 도전은 곧 그들이 지켜낸 삶의 무게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순위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시간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3.03 19:55

[김종표의 모눈노트] 떠나간 학교, 원도심 거점공간 이대로 방치할텐가

# 철거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옆 옛 전라중학교. 드나드는 사람 한 명 없이 적막하다. 주인은 진작 떠났다. 전주 에코시티에 건물을 신축하고 2024년 이전 개교했다. 학교 이전은 2020년 학생과 학부모·교직원들의 찬반 투표로 결정됐다. 당시 도교육청은 전라중 부지에 전주교육지원청과 영재교육원·특수교육지원센터 등 교육지원시설을 배치해 원도심의 교육행정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후 서거석 전 교육감이 전주교육지원청 대신 미래교육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부지 활용 방향이 바뀌었다. 그리고 2023년에는 전라중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7월 개관을 목표로 미래교육캠퍼스 건립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설은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이달 중에는 착공식을 열 계획이라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그렇더라도 당초 약속했던 올 7월 개관은 물건너갔다. # “주민들이 눈물지으며 삶터를 등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지난 2023년 초 군산시의회는 ‘군산초에 이어 동산중학교까지 떠나면 원도심은 쇠락을 넘어 소멸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학교 이전부지 활용대책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그해 3월 원도심에 있던 군산 동산중은 신도심인 지곡동으로 이전했다. 그리고 지금 시의원들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교육청은 지금껏 학교부지 활용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앞서 이 지역에서는 지난 2019년 군산초등학교가 지곡동으로 옮겨갔다.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의 이전 사례로 관심을 모은 가운데 원도심 학교 부지에 전북교육박물관 건립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끝내 무산됐고, 지금은 교육기록원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 중이다. 옛 학교 건물과 운동장은 8년째 빈 공간으로 남아있고, 미래도 알 수 없다. 교육청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런데도 주민·학부모, 그리고 교육단체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아니 관심이 없다. 명판을 떼어내 신도심으로 옮겨간 새 학교에만 관심이 쏠렸다. 원도심에 버리고 간 학교 공간 활용 방안은 애초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수의 힘을 내세운 신도심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급했을 것이다. 원도심에 수년째 방치돼 있는 옛 학교가 이를 방증한다. 원도심 학교의 신도심 이전 계획은 줄줄이 이어진다. 올해 군산 내흥초등학교에 이어 내년 3월에는 군산 남중과 군산 상일고가 이전 개교한다. 그리고 2028년에는 전주 미산초와 전라고가 에코시티로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분교장으로 활용하기로 한 미산초를 제외하고는 학교부지 활용계획이 확정된 곳은 없다. 논의만 무성할 뿐이다. 시의원들은 지자체가 활용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떠난다. 사람이 먼저 떠났고, 학교가 따라간다. 그리고 학교마저 사라진 마을, 주민들이 또 떠나간다. ‘이전’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폐교’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교육부가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내세워 학교 신설을 제한하면서 지역교육청이 ‘학교 이전’이라는 해법을 찾은 것이다. 빈자리가 크다. 지역공동체의 중심공간이었던 학교가 떠난 자리에 새로운 활력을 채워넣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학생이 떠났어도 학교는 ‘도시의 기억’이자 도시재생, 공동체 복원의 중심공간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이 의미 있는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3.03 19:55

[새벽메아리] 의대에 미친 나라, 바로 잡으려면

1983년 5월. 우리와 미수교 상태였던 중국의 민항기(KS651)가 불시착했다. 당시 필자는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부상당한 승객들을 치료하며 승무원이던 왕영창, 왕배부 말고도 중국 대표단이던 ‘심도(沈圖)’ 민항총국장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심도는 매우 당당했다. 개발에 뒤진 나라에서 온 사람 같지 않았다. 그의 당당함은 1986년 미국 대학에서 만난 중국 국비 유학생들에게서도 볼 수 있었다. 끼니를 겨우 이을 정도의 소박한 도시락과 낡은 신발에도 꽉 찬 자긍심으로 밤낮없이 연구실을 지키던 그들은 덩샤오핑의 뜻을 받드는 ‘과학기술 구국’의 주역이었고 명문 대학의 과학기술 중시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 세계 기술 패권을 다투는 지금의 중국을 있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을 보자. 1980년대 우리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산업화의 영웅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했다. 그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았다. 과학기술이 국가를 구한다는 믿음은 와르르 무너졌다. 이후, ‘안정’을 지향하는 의대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의대에 미친 나라가 돼 왔다. 한국 의료의 부정적 민낯은 통계에서 드러난다. 2025년 OECD 보건통계를 보자. 한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12.6개로 OECD 평균(약 4.3개)의 3배가량이다. 압도적 세계 1위다. 단순히 병상만 많은 게 아니다. 국민 1인당 외래진료횟수는 연간 15.7회로 OECD 평균(5.9회)을 굉장히 앞지른다. 가히 ‘과잉 진료’와 ‘과잉 병상’의 나라다. 우려스러운 것은 소위 ‘빅5 병원’의 탐욕이다. 빅5는 이젠 병원이라기보단 거대 기업이다.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매출액 기준으로 500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이다. 생명을 구하는 인술의 전당이어야 할 병원이 경영 효율과 수익 극대화를 좇는 거대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빅5는 매출 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도쿄대학교 병원이 감히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다. 필자가 1994년 근무했던 도쿄대병원은 치료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외양엔 별 차이가 없다.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이 있다. 이미 비대해진 빅5가 수도권에 총 6000병상이 넘는 분원을 추가 설립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아마도 지역 의료를 고사시키는 결정타가 될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방의 필수의료인력이 거대 블랙홀인 수도권 빅5로 빨려 들어가고, 지방 환자들이 빅5라는 브랜드를 찾아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를 이동하는 ‘의료 유목민’이 돼 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병상 하나를 더 늘린다거나 수익성 높은 검사 건수를 한 건 더 올리는 일이 아니다. 망가진 의료 전달체계를 바로잡고, 인재들을 다시 기초과학 현장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일이다. 또 기초과학 투신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또 있다. 수도권 거대 병원의 확장은 저지해야 하고, 지역의료의 가치는 회복시켜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전국 어디서나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6·25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마땅한 의무이기도 하다. 혹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전후방이 없이 전국 각지 공립병원들은 야전병원이 될 것이다. 의대에 미치지 않고 지역의료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03 19:55

[기고] 완주-전주 통합 무산과 피지컬 ai의 실종,누가 책임질 것인가

전북의 심장부이자 자족도시의 꿈을 키웠던 완주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최근 완주·전주 행정통합 논의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래산업의 핵심인 피지컬AI와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논의가 완주·전주 축이 아닌 새만금 권역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완주군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만금이 전북이라는 점이다. 준비되지 않은 밥상에는 선물은 없다. 지난달 27일, 전북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도민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지역발전을 견인할 파격적인 선물보따리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했다. 정부는 전북에 대한 지원의지를 밝히면서도 정작 완주가 그토록 갈구해온 핵심 현안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했다. 그 원인은 명확하다. 지역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국가 예산을 받아낼 그릇인 행정 통합 조차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두고 내부 갈등만 양산하며 자중지란에 빠진 지역에 어느 통치자가 국가적 자원을 집중하겠는가. 특히 1조원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거론되던 피지컬AI실증센터 부지 논의에서 완주이서 지역이 소외되고 있는 현상은 치명적이다. 당초 통합을 전제로 그려졌던 미래 설계도는 갈기갈기 찢겼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묵도하고 있는 것이다. 피지컬 AI의 중심이 새만금으로 이동했다. 피지컬 AI와 로봇제조, 수소에너지를 결합한 거대 경제권 형성이 통합 무산으로 제동이 걸리자, 정부와 기업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준비된 기회의 땅 새만금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새만금에는 현대차그룹의 9조원 규모 투자등 AI와 수소를 결합한 혁신 거점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완주가 보유한 수소 인프라와 제조업 기반이 전주와 통합되어 시너지를 냈다면 전북의 중심축은 당연히 완주·전주 메가씨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 무산으로 인해 완주와 전주는 새만금의 배후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논리에 매몰되어 거시적인 산업 지형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결과는 참혹하다. 완주가 주도권을 쥐고 피지컬ai 메카가 될 수 있었던 기회는 이제 새만금으로 넘어갔다. 이는 단순히 행정구역의 문제를 넘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먹거리를 통째로 놓친것과 다름없다. 완주미래세대의 기회를 버린 것이다. 정치권의 보신주의와 행정의 무능속에 완주의 청년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피지컬AI와 같은 첨단 산업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우리 자녀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닦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통합논의를 공전시키는 동안 완주의 백년대계는 무너저 내리고 있다. 이제 군민들은 물어야 한다. 통합 무산으로 인해 날아간 수조원대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피지컬 AI산업의 주도권 상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역의 미래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우선시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완주의 운명을 맡길 수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을 보라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이 이재명정부의 정책에 소외되지 않으려고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보라. 이제라도 완주의 정치인들은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군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당장의 안위만을 챙기는 정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군민이 뜻이라는 방패뒤에 숨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뿐이다. 국가는 준비된 곳에 투자한다. 통합을 통해 인구 100만급의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정부에 강력한 지원을 요구 했어야 했다. 지금처럼 파편화된 행정체계로는 거대 자본과 국가 프로젝트를 담아낼 그릇이 되지 못한다. 새만금으로 이동하는 발전의 축을 다시 완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통합을 향한 담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역사는 오늘 우리가 내린 선택이 완주의 비상이었는지, 아니면 몰락의 시작이었는지를 엄중히 기록할 것이다. 김정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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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3 19:55

[사설] 현대차 새만금 투자 차질 없어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약 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북도 역사상 단일 기업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다. 실로 감개무량하다. 희망고문만 계속되던 새만금에 드디어 빛이 보이는 듯 하다. 로봇 제조부터 AI 데이터센터, 수소생산, 재생에너지 발전까지 5개 사업을 새만금 일원에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은 듣기만 해도 가슴 벅차다. 지난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수소AI 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은 정부부처, 광역지자체, 민간기업이 단일 투자 건에 공동 서명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도민들 앞에서 엄숙하는 약속하는 성격을 띄었다. 현대차그룹은 2027년부터 착공, 2030년까지 5개 사업에 걸쳐 약 9조 원을 투자한다. 약 16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 7만 1,0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는 현대차 부회장의 설명은 믿음직하다. 하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가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실증하는 국가 대표 테스트베드로 공인한 만큼 실행력과 속도전이 관건이다. 대기업이 제아무리 들어오고 싶어도 관련 부처에서 제대로 화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SK 새만금데이터센터다. 2020년 말 최태원 회장이 직접 새만금 투자유치 협약식에 참석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선언했으나 흐지부지된 상태다. 다시는 그와같은 우를 범해선 안된다. 대통령까지 참석한 자리에서 약속한 사항이 지연되는 등의 일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대기업이 통크게 결단한 만큼 이젠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특히 지역사회에서도 화끈하게 현대차를 밀어줘야 한다. 정주영 선대 회장이 추진했던 새만금 간척사업이 손자인 정의선 회장대에 이르러 화려하게 꽃피우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02 18:56

[사설] 전북 타운홀미팅,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야

이재명 대통령과 전북 도민이 함께 지역의 미래를 논의한 ‘전북 타운홀미팅’이 지난달 27일 전북대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학수고대해 온 만큼 미래 비전 제시 등 성과도 컸으나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을 비껴가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지능형 산업 혁신과 에너지 대전환으로 여는 미래 전북’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관계부처 장관과 지역 국회의원, 도민 등 2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전북의 미래산업 혁신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전북 도민들이 느끼는 3중 소외감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통한 지역 발전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4개 부처 장관이 제시한 전북의 미래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또 미진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전북 도민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지역 현안에 대해 호소할 기회도 가졌다. 하지만 이러한 행사는 장밋빛으로 그쳐선 안 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전국에서 열 번째로 열린 전북 타운홀미팅은 1부 미래 성장 전략과 부처별 청사진 제시, 2부 도민 목소리, 정책 무대에 오르다 등으로 나눠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 4개 부처 장관이 나서 전북의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은 낙후된 전북의 산업 생태계를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좋은 계기여서 기대된다. 2부 토론에서는 청년세대와 정읍, 부안, 무주 지역주민들의 농업 분야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또 이 대통령은 35년을 이어져 온 새만금 사업에 대해 더 이상 희망 고문을 하지 말고 실현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안을 찾을 것과 전북의 동학혁명과의 인연 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전주·완주 통합이나 하계올림픽 유치 등 민감한 현안은 비껴갔다. 이 대통령의 언급을 손꼽아 기다려 온 관계 도민들로서는 허탈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전북 타운홀미팅은 끝났고 이를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천할 것인가가 남았다. 전북의 전략 과제들을 국가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성과로 이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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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02 18:56

[오목대] 돈은 오는데 길이 끊긴다

미소는 지었지만 활짝 웃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6일 장수군에서 ‘제1호 농어촌 기본소득 전달식’을 열었다. 정부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통해 장수와 순창 등 전국 인구감소지역 10곳의 주민들에게 매달 1인당 1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2년간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정부 공모사업에 전국적 관심이 쏠렸고, 주민들의 기대도 컸다. 지난달 말 정부의 전달식과 함께 기다렸던 기본소득을 처음 수령한 장수군민들은 쉽게 웃을 수 없었다. 길이 끊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전북 동부권 산악지대인 무주와 진안‧장수군을 오가는 시외버스를 운행해 온 전북고속과 전북여객이 3월부터 이 지역 운행을 대폭 줄이겠다는 휴업계획서를 지난달 전북특별자치도에 제출했다. 이유는 역시 적자 누적이다. 앞길이 막막하다. 업체에서는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적자분의 80~90%를 지원해 온 지자체에서 100% 손실보전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단 3월 초 파국은 막았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업체가 협의를 2주간 연장하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시간만 잠시 늦췄을 뿐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도 업체 측과 조율해 운행 축소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수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때 대폭 감축된 농어촌 시외버스가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운행 횟수는 더 줄고, 배차 간격은 길어지고, 막차 시간은 한참이나 앞당겨질 것이다. 이동권은 우리 국민에게 당연히 보장된 사회적 기본권이다. 장애인단체처럼 투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소도시 주민들이 부지불식간에 이동권을 빼앗기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에서 대중교통은 이동 수단일 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 노인복지 등 공공서비스 전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 인프라다. 병원 진료시간에 맞춰 이웃 큰 도시로 나가는 유일한 길이고, 자녀가 학교를 오가는 통로이며, 장터를 잇는 생계선이다. 버스 운행 간격이 길어지거나 노선이 끊겨 시간을 맞추지 못하게 되면 익숙한 삶의 방식이 통째로 무너질 수 있다.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서도 적자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지자체가 버스업체에 주는 재정지원금도 한계가 있다. 2월 말 첫 지급된 농어촌 기본소득은 지역을 떠나지 말라는 신호, 농어촌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통장에 찍힌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집을 나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권리,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함께 보장될 때 정책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돈은 도착했다. 그런데 위태롭던 길이 다시 끊어질 판이다. 인구감소 지역을 살리려면, 길부터 열어놓아야 한다. 지자체에 맡길 일이 아니다.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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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6.03.02 18:55

[문화마주보기] 장수 트레일레이스와 ‘산촌 산업혁명’

장수군의 험준한 산맥과 굽이치는 능선은 오랫동안 ‘단절’의 상징이였다. 하지만, 지금 장수의 능선은 수천 년의 시간이 축적된 가야 문화의 숨결과 태고의 원시림을 잇는 가장 뜨거운 ‘기회의 길’로 변모하고 있다. 18세기 증기기관이 기계의 힘으로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다면, 21세기 장수는 인간의 정직한 발걸음을 동력 삼아 새로운 형태의 ‘산촌 산업혁명’을 준비 중이다. 이 혁명의 중심에는 오직 달리기에 미친 젊은 청년의 도전이 있었다. 모두가 고개를 저을 때 장수의 거친 지형을 지역 소멸의 원인이 아닌, 세계 어디에도 없는 ‘천연 자산’으로 통찰했다. 그가 일궈낸 ‘장수 트레일레이스’는 2022년 9월 첫 대회 이후 4년 만에 대한민국 아웃도어의 판도를 바꿨다. 매년 신청 개시 수 분 만에 3,000명의 유료 참가자가 매진되고, 연간 1만명 이상의 유동 인구가 장수를 찾는다. 세계 최고 권위인 UTMB 인덱스 대회로 공인받으며, 이제 장수의 길은 전 세계 트레일러들이 열광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길 중에 하나가 되었다. 이는 모타니 고스케가 이야기한 ‘산촌 자본론’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외부의 거대 자본에 의존하는 대신, 지역의 숲과 물, 그리고 ‘시간’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모델이다. 특히, 최근의 건강지능(HQ)의 시대는 장수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한다. AI가 지능과 감성을 대체하는 시대에, 현대인들은 역설적으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날것의 감각’에 열광한다. 자신의 근육이 비명 지르는 소리에 집중하고, 흙 내음을 맡으며 건강 지능을 높이려는 욕구는 장수의 험준한 산악 지형을 가장 비싼 체험 상품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이제 장수군은 이 레이스의 성공을 실질적인 ‘산촌 산업혁명’으로 연결해야 한다. 스페인 ‘제가마’가 트레일 레이스를 마을 모두의 연례 행사로 준비하며, 1등만이 아닌, 마지막 선수가 들어올 때 샴페인을 터트리고, 축제가 시작되듯이, 장수군 모두의 축제로 준비해야 한다. 또한, 산업적 측면에서는 프랑스의 ‘샤모니’가 UTMB를 통해 노스페이스, 살로몬 등 글로벌 브랜드의 R&D 거점이 되었듯, 장수 역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선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내외 유수의 업체들이 장수를 주목하는 지금이 적기이다. 대기업과 아웃도어 실증랩을 통해, 장수의 지형을 테스트베드 삼아 웨어러블 기기와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연구소와 스타트업 단지를 유치하고, 장수형 K-바이오 푸드를 통해 장수 레드 푸드를 스포츠 영양학적 관점의 고기능성 에너지 젤 및 헬스 케어 음료로 고도화 해야 한다. 또한 로컬 웰니스 스테이 특구를 조성하여,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1년 내내 트레일러들이 머물며 훈련하고, 재활할 수 있는 전문 캠프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관계 인구를 정주 인구 수준의 경제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장수가 주도하는 산촌 산업혁명은 기계 문명에 지친 인류에게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지역 소멸의 위기를 돌파하는 로컬 비즈니스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 장수의 산등성이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겁고 건강하게 고동치는 심장이다. /이수영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특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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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2 18:55

[경제칼럼] 바이오기술 융합 : 전북을 푸드·헬스테크의 심장부로

산업 경쟁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의 성장이 대규모 설비와 생산량 중심의 ‘양적 팽창’이었다면, 이제는 기술 간 경계를 허물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질적 융합’이 생존의 열쇠다. 특히 바이오기술(BT)과 디지털 기술(IT)의 결합은 산업을 넘어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북특별자치도는 ‘바이오융합 푸드·헬스테크’를 미래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며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중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바이오기술은 생명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유용한 물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술이다. 바이오융합산업은 농업·식품 중심의 그린바이오산업, 보건·의약·의료 중심의 레드바이오산업, 바이오 연료와 친환경 소재를 다루는 화이트바이오산업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이 결합하는 디지털바이오는 그린·레드·화이트바이오를 가속·정밀화시키는 촉매 역할하기에 그 확장성은 더욱 커진다. 특히 AI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기능성식품과 신약을 설계하고, 스마트팜이 기능성 작물을 생산하는 ‘바이오융합 푸드·헬스테크산업’은 미래 헬스케어산업의 핵심 분야다. 산업의 성패는 결국 수요에 달려 있다. 건강, 장수, 뷰티 분야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 때문이다. 이제는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삶의 질이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노화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려는 흐름 속에서 건강과 자기관리는 개인의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프리미엄 헬스케어 서비스와 기능성 식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전북은 이러한 수요를 산업으로 연결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생물, 발효, 약용식물 등 풍부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농생명수도로서, 원료 생산부터 가공까지 지역 내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 여기에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정읍첨단방사선연구소, 국가식품클러스터진흥원 등 핵심 연구기관과 대학, 산업화 지원기관이 집적돼 연구–실증–생산이 연계되는 소위 ‘골든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 사례는 바이오 융합의 파급력을 분명히 보여준다. 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메디콘 밸리’는 그린바이오와 레드바이오를 융합한 대표적 클러스터다. 이곳에 기반을 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비만 치료제 하나로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 규모는 작지만 실제 생활 데이터(디지털 라이프 로그)와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장벽을 허문 공동 연구 인프라가 성공의 핵심이었다. 전북이 지향하는 모델 역시 ‘연구–실증–산업화’가 한 공간에서 작동하는 클러스터 전략이다. 메디콘 밸리의 사례는 전북의 바이오융합 푸드·헬스테크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전북 역시 노보 노디스크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고,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바이오 융합으로 푸드·헬스테크 산업을 키워야 한다.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 영양 식품과 맞춤형 헬스케어를 선점하고, 농진청·식품연·대학 간 칸막이를 허무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계를 통해 연구 성과가 즉각 산업 현장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전북이 선택한 ‘바이오융합 푸드·헬스테크’ 전략은 식품 자원을 바이오 기술과 결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고도의 경제 전략이다. AI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정밀 영양 메디푸드, 디지털바이오 치료제 등 산업의 확장성은 크다. 전북의 풍부한 생물자원과 연구 인프라, 그리고 새만금을 포함하는 산업현장 이라는 기회의 공간이 결합할 때 전북은 ‘K-바이오융합 푸드·헬스테크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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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2 18:54

[기고] 창업중심사회의 전초기지 익산, k-푸드의 내일을 열다

작년 한 해 가장 인기 있던 콘텐츠를 뽑으라면 단연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일 것이다. 케데헌 주제곡 ‘골든(Golden)’은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케데헌은 또 하나의 글로벌 유행을 탄생시켰다. 김밥, 라면 등 영화 속에 나온 한국 음식들이 전 세계에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한국 음식은 단순히 맛보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거대한 식품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식품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국가 식품 산업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전초기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경제의 주역이 되는 ‘창업중심사회’를 국정 기조로 선포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청년들의 도전이 국가 경쟁력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것은 익산시 이러한 창업중심사회의 가장 구체적이고 역동적인 실천 현장임을 확인해 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김 총리는 현장에서 “k-푸드는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를 상징하는 핵심산업”이라며 익산을 중심으로 한 식품 산업 고도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의 이러한 의지는 익산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기인한다. 첫째, 익산은 청년 창업가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인큐베이터’다. 국내 유일의 국가식품클러스터에는 160여 개의 기업과 12개의 전문 지원 시설이 집적되어 있다. 창업자가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면 연구개발(R&D)부터 시제품 제작, 마케팅,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완벽한 ‘테스트베드’를 갖추고 있다. 둘째, 익산은 식품을, 산업을 넘어 문화와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국립식품박물관’ 건립은 K-푸드의 역사와 정신을 보존하고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정신적 지주가 될 것이다. 여기에 체험과 휴식이 어우러진 ‘푸드파크’ 조성 사업이 더해지면, 익산은 전 세계인이 찾는 식품 관광의 메카이자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셋째, 사통팔달의 교통망은 익산의 가장 큰 자산이다. KTX 익산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2시간대로 잇는 물류망은 신선한 원료 수급과 신속한 제품 유통이 생명인 식품 산업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익산에서 생산된 혁신적인 식품들이 군산항과 공항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K-푸드 루트’가 이미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 익산은 과거의 전통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배양육, 대체식품, 스마트 패키징 등 첨단 푸드테크(Food-tech)를 통해 식품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대통령이 강조한 창업중심사회의 비전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실시간으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익산시의 혁신 행정, 그리고 도민들의 성원이 하나로 뭉친다면 익산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는 식품 산업의 유니콘 제조기가 될 것이다. 전북의 자존심인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5대 식품 클러스터로 도약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청년들이 꿈을 요리하고, 그 맛이 전 세계인의 식탁을 사로잡는 도시. 창업중심사회의 롤모델로서 ‘K-푸드 창업도시 익산’이 그려낼 찬란한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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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2 18:54

[법률 상담] 음주운전, 면허도 잃고 차도 뺏깁니다

내담자는 상기된 얼굴로 찾아와“안 되는 줄 알면서도 맥주 1잔 정도는 괜찮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을 했다가 벌써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잘못했으니 당연히 처벌은 각오하고 있었는데, 경찰에서 이번에는 음주운전 한 차량이 몰수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음주운전 했다고 내 차를 뺏어갈 수 있는 게 맞는 거냐?”고 말하며 처음과 달리 음주운전 한 자신보다 국가를 더 탓하며 화를 내고 있었다. 음주운전 처벌뿐만 아니라 차량 몰수 위기까지 처한 내담자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사고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한편으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국가 탓을 먼저 하는 내담자의 모습에 우려도 컸기에, 이번 기회에 법적 책임의 엄중함을 깨달아 다시는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운전을 반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차량 몰수 제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드렸다. 결론적으로 경찰의 말이 맞다. 이미 ‘재범방지’ 필요성을 근거로 ​차량 몰수​를 선고한 사례가 다수 있다. 특히 법원은 음주운전에 사용된 차량은 통상 ​‘범죄행위에 제공한 물건’​으로 몰수 대상으로 보면서, 몰수 여부는 비례의 원칙​에 따라 반복·상습 음주운전, 무면허 결합, 단기간 재범, 동일 차량 반복 사용, 사고·도주 등의 사정이 있으면 ① 범행에서 차량의 중요성, ② 소유자 책임, ③ 법익침해 정도, ④ 재범 위험, ⑤ 차량 가치·생계 영향 등을 종합해 몰수를 판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수사기관(검찰과 경찰) 또한 중대한 인명 피해 사고, 음주 뺑소니, 상습 음주운전 등의 특정기준에 해당하면 차량 압수와 법원 몰수 구형 등의 강력한 처벌로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음주운전은 단순히 벌금이나 면허 정지․취소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나 자신은 물론,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이며, 본인의 소중한 재산인 차량까지도 국가에 몰수당할 수 있다. 그러니 단 한 잔의 술이라도 마셨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고,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것이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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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2 18:54

[오목대] SNS와 선거, ‘16세’의 엇갈린 시선

학생들에게 공부 이외에는 할 게 별로 없던 시절이 있었다. 고작 TV에서 중계되는 국제 축구경기와 고교야구 등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 후반 전자오락실이 등장하면서 공부 이외에도 할 게 생겨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반부터 PC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게임은 집안으로 들어왔다. 공부 이외에 할 게 많아진 것의 절정은 휴대폰의 등장이다. 손 안으로 모든 게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휴대폰은 이제 국민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도구가 됐다. 전화는 물론 쇼핑, 금융, 업무 처리 등 생활 전반에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됐다. 특히 사회적 관계 형성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순기능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결합한 SNS의 역기능이 심화되면서 규제가 시작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금지시켰다.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캐나다·체코·덴마크·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14~16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미성년자 SNS 이용 차단 이유는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유해 콘텐츠 노출 때문이다. 온라인 중독과 무분별한 SNS 사용으로 인한 불안·우울증 증가, 사이버불링, 성범죄 유혹 등의 피해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5시간 반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 조작된 영상과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확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은 1187명으로 전년 대비 24.7% 급증했는데, 채팅앱(42.2%)과 SNS(38.7%) 경로가 대부분이었다. 오픈채팅에서 만난 초등학생에게 나이를 동갑이라고 속인 성인이 신체 사진을 요구한 뒤 협박한 사례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중고생 3명 중 1명(36%)은 SNS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5명 중 1명은 불안·초조를 겪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SNS 사용 규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3월 1일부터 초·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청소년의 SNS 이용 관련 이슈가 세계적 관심사가 된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하향 조정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10대와 20대의 보수화 경향을 염두에 둔 ‘미래 세대 공략’ 차원의 제안이라는 해석과 함께, ‘교실의 정치화’를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교가 선거판이 되어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학습 분위기가 저해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호주를 필두로 청소년의 SNS 이용 규제에 나선 나라들의 선거권 연령은 우리나라와 같은 만 18세다. SNS와 선거권 연령, 미래 세대인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한 과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2.26 19:43

[사설] 전북 타운홀 미팅 결과를 주목한다

우여곡절 끝에 27일 전북 타운홀 미팅이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후 10번째로 열리는 지역순회 소통 행사인데 5극3특의 각축속에서 도약과 침체의 기로에 선 전북특별자치도로서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과연 전북이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축’으로 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변방에 머물며 가속화하는 소멸위기에 신음하게 될지 일대 전기가 됨은 물론이다. 저변의 민심을 귀담아듣고 책임있게 답변하고, 확실하게 실행에 옮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을 믿는 지역민들은 대통령의 확실한 언급을 예의주시하고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단정적인 언급을 하는게 부담스런 일이겠으나,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은 확실하면서도 희망을 심어주는 타운홀미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국정 운영과정에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으나 우리는 지역과 관련한 몇몇 사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분명하면서도 강한 의지가 뒷받침된 청사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우선 ‘5극 3특’ 체제 속에서 과연 전북의 위상을 어느 정도로 자리매김할지가 관건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라는 현실속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만 도민들이 희망을 갖게됨은 물론이다. 전북이 강점을 가진 K-푸드, 농생명 바이오, 피지컬 AI, RE100 산단 등에 대해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켜야만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지역사회의 현안에 머물다가 중앙정부로 공이 넘어간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문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확실한 로드맵과 비전이 제시돼야만 이번 타운홀미팅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사령탑을 맡아 진두지휘하기를 기대한다. 전북 타운홀미팅과 관련, 현대자동차가 10조원을 새만금에 투자키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 새만금개발의 가속화를 향한 시발점이 돼야만한다. 전주-완주 통합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으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보장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이번 타운홀미팅을 통해 전북도민들이 희망을 갖고 활기차게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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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3

[사설] 디지털 선거운동, 여론조작 규제 강화해야

선거운동의 장이 손 위의 스마트폰, 디지털로 옮겨진 지 오래다. 선거운동은 거리의 유세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여론은 클릭과 댓글, 알고리즘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은 참여의 문턱을 낮췄지만, 동시에 조작의 문턱도 낮췄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공정한 선택’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왜곡될 위험성이 커졌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핵심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가짜 계정과 익명 계정을 활용한 조직적 댓글 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몇몇 예비후보들의 SNS 게시물을 들여다보면 특정 후보를 과도하게 치켜세우거나 경쟁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댓글이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계정 상당수가 이른바 ‘유령 계정’으로 실사용 여부가 불분명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 정황도 엿보인다. 게다가 날로 발전하는 딥페이크 기술은 후보자의 말과 행동을 정교하게 위조하기도 한다. 디지털 공간의 허위정보는 사실 확인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뒤늦게 사실관계가 알려져도 이미 굳어진 인식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철저하게 조작된 온라인 반응은 선거에 무관심했거나 지지 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민주주의 확장의 수단이어야 할 디지털 공간이 조작과 왜곡으로 얼룩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여론 조작에 대한 규제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선 명확한 법적 기준 마련과 처벌규정 정비가 필요하다. 디지털 선거운동 시대, 현행 공직선거법이 시대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선거운동과 여론 형성 행위는 이미 기존 법체계의 예상을 넘어섰다.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선거운동에 대한 구체적 정의와 위법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합법적 의견 표현이고, 무엇이 인위적 조작 행위인지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더불어 처벌 규정도 현실화해야 한다. 특히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허위 정보를 대량 생산하거나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범죄로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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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3

[청춘예찬] 들어가 보면, 어떤 쓸모가 있는 곳과 낯설 ‘것’

공간은 수많은 목적들로 설계되어 있다. 편의점은 일상의 작은 결핍들을 즉각적으로 메워주고, 카페는 마시는 연료와 일시적인 부동산을 공유한다. 미용실과 옷 가게는 겉모습을 제안하고, 시청은 행정과 서류로 교류한다. 그렇다면 미술관은 무엇을 제공하는 걸까? 손에 잡히는 수확물도, 즉각적인 기능이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오늘날, 미술 전시장에 방문하고 나면 꼭 ‘모르는 것’ 들이 있다. 명화나 전통적 조각 등 교과서에서 보았다고 할 수 있는 익숙함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는 원재료를 그대로 노출한 아카이빙 작업, 영화보다 길고 더 어렵기도 한 영상 작업, 혹은 형체를 알 수 없는 설치 미술 등이 미술관에서 ‘작품’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세계는, 동시대는 개인이 감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에 살아서- 있을 뿐이지, 이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고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는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로. 바깥의 시대는커녕 내 몸 안의 노화조차 인지하기 어렵고 당황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일 당연함 속에 산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하루들. 아침엔 해가 뜨고 차는 도로에서 달리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전기와 물이 매일 나오는. 어쩌면 지루한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열심히 유지하는 고정된 ‘아는 맛’ 인 일상을 보완하며 살아간다. 그러한 단단한 일상들 내에서 미술은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너머에 있는 것들을 드러내고(reveal), 기존의 고정된 관념들을 들어낸다(remove). 러시아의 비평가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Chklovski)는 이를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 명명했다. 사물을 아는 대로 인식하는 ‘자동화된 지각’을 방해하여, 관람자가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게 함으로써 지각과 인식을 곤란하고 길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관에 간다면, ‘일상’의 너머에 있는 삶들을 기대하자. 거기에는 꼭 ‘모르는 것’ 들이 있다. 공부가 부족하거나 교양이 없어서 ‘모르는’ 것이 아닌, 예술가가 열심히 공부해서 계속 ‘낯선 것’ 들을 찾아내고 있다. 조금 주관적인 기준에서, 작가는 ‘자기 연구’ 등으로 표현되는, 고유한 ‘시각 언어’ 등으로 불리는 ‘시선’ 이 있다. 무엇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기준, 사회 보편과는 조금 빗겨져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정의하는 기준들이 있다. 그러한 기준들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견고히 뒤덮인 사회의 표면을 벗겨내는 작가도 있고,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해,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그렇게 살고 싶다는 개인적 태도를 관철하며 기존의 관습들을 덧씌우는 작가들도 있다. 작가들은 그렇게 변화하는 세계를 관찰하고, ‘어떠한’ 관점으로 ‘무엇’ 들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입장과 주장 사이에서, 연구하고 관찰한 기록들 사이에서 우리는 세계를 읽어낼 낯선 예시들을 받아볼 수 있다. 만약 모르는 것을 만난다면 전시장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갤러리에서 쭈뼛거리며 당신을 힐끔힐끔 쳐다본다면 그 사람은 대개 작가 본인이다. 그곳에 있는 ‘모르는’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그와 함께 시대를 쫓고 곤란한 시간을 들어-내 보기를 바란다. 어떤 쓸모가 될지는 모르는 낯설어야 하는 것 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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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3

[금요칼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보훈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이제 곧 삼일절이다. 이날이 되면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내걸리고, 아마도 어느 기념식장에선가는 추모(追慕)의 대상으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함께 호국영령(護國英靈)이 불릴 것이다. 그런데 삼일절에 호국영령을 추모해도 되는 걸까?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알고 쓴 것은 맞을까? 사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익은 말이지만, 말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참고로 서울지방보훈청이 2019년에 펴낸 ‘알기 쉬운 보훈행정용어집’을 보면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기 위하여 항거하다가 순국한 사람”을 뜻하고, 호국영령은 “전쟁터에서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분들의 영혼”을 뜻하는 말이다. 즉, 순국선열은 삼일절의 추모 대상이고, 호국영령은 육이오기념일의 추모 대상인 셈이다. 이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역사적 맥락에 따라 말뜻과 지시 대상이 다르다.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봐도 삼일절은 “국권 회복을 위해 민족자존의 기치를 드높였던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1919년의 3·1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민족의 단결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제정한 국경일”로 되어 있다. 즉, 삼일절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날인 것이다. 따라서 삼일절 기념식장에서 호국영령을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말뜻을 몰라서 언급하게 된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BIGKinds)’에서 1990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삼일절’과 ‘육이오전쟁일’, ‘현충일’이 포함된 기사의 연관어를 검색하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의미에 맞지 않게 사용되는 사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일절 관련 기사에 호국영령이 등장하는가 하면, 육이오전쟁기념일 관련 기사에 순국선열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의 원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말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를 교양인의 언어로 착각하는 비정상적인 언어관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고, 상대가 내 말의 뜻을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언어습관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을 쓰면 품위 있어 보인다는 잘못된 생각이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순국선열’을 ‘독립유공자’로, ‘호국영령’을 ‘전쟁유공자’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어떨까? 자신의 지식을 과시할 목적이 아니라면, 말뜻을 이해하기 쉬운 말을 놔두고 굳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독립유공자’라는 말은 누구나 그 뜻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고, ‘전쟁유공자’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운 한자어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깊은 추모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7년 국민의례 규정을 개정하여 행사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외에 묵념의 대상을 임의로 추가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 규정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희생된 민주화 유공자, 그리고 화재 현장이나 재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경찰관 등 공무 중에 순직한 공무원도 공식적인 묵념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그들 모두 우리가 마땅히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국가유공자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한 희생이 전쟁터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추모의 언어도 특정한 방식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추모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과거를 더 넓게 이해하는 일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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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2

[금요수필] 쪽진머리

친구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고향에 갔다.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혼례를 치르려면 관광버스를 대여하고, 전날 음식을 마련해 하객들을 접대하는 것이 보통이다. 서울까지 가니 일찍 출발해야 한다. 시간 맞춰 차에 오르니 낯익은 시선들이 눈에 띈다.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중간 차창 쪽에 자리 잡았다. 차가 출발하자마자 아주머니 한 분이 떡과 닭튀김, 바나나, 귤, 땅콩 등이 들어 있는 비닐봉지를 하나씩 준다. 이것이 요즘 시골 결혼 풍속도다. 얼마나 달렸을까? 중간 중간 버스가 멈추고 몇 사람이 타는데 “이 사람, 누구야?”하며 깜짝 서로 반긴다. 모자를 쓰고 옅은 색 안경에 하얀 수염이 수북한 채 올라오니 처음에는 낯설다. 한 마을에 살다 객지로 나가 사는 사람들이다. 젊어서 기타도 잘 치고, 노래도 잘 불렀는데 어느새 백발이 무성한 친구도 만났다. 비록 모습은 달라졌지만 사람 변화시키는 데는 수염과 머리가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남자나 여자들의 머리 모습이 변하면 그 사람의 마음도 변화가 있는지 의심해 본다. 이유인즉 머리는 자꾸 빠지고, 수염은 잘 자라다 보니 귀찮아서 기르거나 모자로 가려보지만 세월을 이길 장사는 없다. 우리 어머니는 지금도 ‘쪽진 머리’다. 새마을운동을 하던 무렵 파마머리를 권유해도 시집올 때부터 했던 쪽진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마을 여자들이 뽀글머리로 볶아주려 애를 써보았지만 ‘쪽진 머리’를 끝까지 지켰다. ‘쪽진 머리’는 예로부터 깔끔하게 빗어 넘기고 한복을 입어야 격식을 제대로 갖춘 참모습을 드러낸다. 모임이나 파티 등에 어울리는 단아한 머리 모습이 ‘쪽진머리’다. 그 모습을 지키려면 공이 들고 어렵다. 이른 아침이나 머리를 감지 못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경우도 있다. 가운데로 가르마를 타면 깔끔하고 우아한 여성미를 느낄 수 있다. 동생들이 어머니께 파마 머리를 권해보지만 이제는 늦었다며 거절하셨다. 우리나라 미혼 여성 머리는 대개 묶은 머리나 땋은 머리다. 그러다 결혼하면 쪽진 머리나 얹은 머리를 주로 했다. 고려시대 여자는 얹은 머리, 쪽진 머리, 땋은 머리를, 남자는 중발머리, 상투를 했다. 조선시대 결혼한 여자는 얹은 머리나 쪽진 머리를 했고, 미혼녀는 땋은 머리를 했다. 쪽진 머리로 남과 다른 머리 모습을 하신 우리 어머니에겐 일화가 있다. 명절에 살구나무 밑 확독 옆에서 전을 부치고 있었단다. 그때 전형적 한국 여인 모습이라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가면서 5천원 지폐 한 장을 주고 갔다. 그런데 그 사진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어머니는 새댁 때부터 새벽마다 정갈하게 빗은 쪽진 머리에 은비녀를 꽂고 물을 길어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들과 군대 간 아들의 무병장수를 빌었다. 지금 내가 건강히 무사하게 지내는 것도 쪽진 머리 우리 어머니 덕이라 생각하니 무척이나 존경스럽다. 식구들의 건강과 성공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의 주름진 손을 가만히 잡아본다. Δ김종윤 수필가는 <대한문학> 등단했다. 전북수필문학회 이사, 행촌수필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영호남수필문학회, 대한문학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수필문학상과 행촌수필문학상을 받았으며 수필집 <시나브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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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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