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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수필과 비평' 12월호 출간

수필문학의 문학적 성취를 추구하고 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하는 창작정신을 위해 매호 다양한 기획을 선보여온 월간 문예지 <수필과 비평>이 올해 마지막 호를 출간했다. 통권 제218호. 특집으로 수필가들이 뽑은 올해의 수필을 기획했다. 허상문, 강돈묵, 장미숙, 구활, 황진숙, 강천, 양일섶, 구수현, 유병근, 고연숙 등 작가 10인의 글을 실었다. 내년부터는 수필문학의 질적 향상을 위한 일환으로 해마다 수필 문학 발전에 기여한 작품을 수필가들이 뽑은 올해의 수필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 상은 1년 동안 <수필과 비평>에 글을 수록한 필자들이 추천위원이 돼 뽑은 작품을 취합해 최종 선정한다. 제218호 신인상 당선작으로는 김두봉의 두 바퀴로 전하는 바람 소리, 배만식의 지네, 신명숙의 은행나무, 윤미옥의 만병초가 이름을 올렸다. 기획연재로는 △송명희 교수의 트렌드 읽기 82년생 김지영, 과연 젠더 이슈인가 △수필가가 감동한 이 한 편의 수필- 강돈묵 <폐선> △미래를 여는 도구-동아시아 역사학을 위하여 등을 수록했다. 이밖에도 다시 읽는 이 달의 문제작 3편과 월평 풍자와 사랑에 담긴 진정성의 윤리를 읽어볼 수 있다. 한편, <수필과 비평>은 삶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수필을 사랑하는 공동체를 슬로건으로 1992년 창간했다. 한국수필의 세계화를 목표로 삼고 수필 본연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위상을 밝혀가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11 18:08

수고한 그대에게 선물하는 마법 같은 순간들

어떤 모습이나 어떤 말은 구들장처럼 따뜻하고 모과처럼 향기로와서 추위와 외로움과 쓸쓸함과 차고 긴 밤을 이겨내게 합니다. 절망과 좌절과 옹졸함과 막막함을 털어내게 합니다. 박성우 시인이 소품아티스트 허선재 씨와 손잡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그림사진 에세이집 <뭐든 되는 상상>(창비교육)을 펴냈다. 짧고 유쾌하지만 묵직하고 따스한 감성문구를 소품아트와 함께 담아, 응원이 필요한 이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우는 책이다. 책상에 널브러져 있던 집게들이 춤을 추고, 바나나를 낙하산 삼아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마법 같은 순간들. 이 책은 상상의 힘을 믿는다. 상상하다 보면 평범한 일상이 아름답게 바뀔 수 있고, 그렇게 뭐든 하다 보면 뭐든 이루어질 것이라고. 박 시인은 책을 여는 말에서 상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상상한다는 것은 바닥을 기던 마음을 수직 상승시키는 것. 솟구치고 솟구쳐서 너의 창가를 비추는 별이 되어 반짝반짝이는 것. 상상한다는 것은 허탈하고 기운 빠지는 하루를 기쁘고 설레고 빛나는 하루로 바꾸는 것. 망했다고 말하던 내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 책에는 별빛일까, 달빛일까, 사랑이 온다, 춤출까, 달릴까, 잠이 달콤하다, 미움일까, 그리움일까, 그저 답답하다, 아픔일까, 외로움일까, 오늘도 힘들다, 주저앉을까, 일어설까, 나를 넘어서다 등 총 5부에 걸려 59편의 작품이 실렸다. 박 시인은 지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 잠>, <웃는 연습> 등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허선재 소품아티스트는 대전대에서 경영학, 산업광고심리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 입 베어 문 붕어빵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1000개가 넘는 소품 아트를 완성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2.11 18:08

눈으로 맛보는 ‘세계의 전통음식’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사무총장 금기형, 이하 아태센터)가 유네스코 인가 단체인 ICHNGO FORUM의 온라인 저널 헤리티지얼라이브(#HeritageAlive)와 공동으로 <리빙헤리티지 시리즈 - 전통음식> 편을 출간했다. <리빙헤리티지 시리즈>는 무형유산 특정 종목에 대한 지역, 국가별 전승 및 보호 현황을 다룬 책. 주제별 다양한 지역의 무형유산 소개를 통해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문화 다양성을 유지하고 그 가치를 가시적으로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발간하고 있다. 아태센터는 지난 2017년 <리빙헤리티지 시리즈 - 전통 의술> 편을 시작으로, 2018년 <줄다리기> 편을 출간한 바 있다. 세 번째 시리즈 주제로 전통음식을 선정했으며, 올해 공모를 통해 수집된 총 16개국의 다양한 전통음식과 관련된 원고를 엮었다. <전통음식>편에서는 한국의 폐백 음식, 터키의 의례 음식, 인도의 신성한 음식과 함께 시리아, 멕시코콜롬비아 캐나다 등 세계 곳곳의 전통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북한 내에서 사라져가는 향토음식이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에 의해 나라 밖에서 전승되는 모습, 이러한 활동이 남북한 이민사회에서 화합의 매개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음식유산 사례연구도 포함돼 있다. 아태센터는 국내외 무형유산 관련 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며, 아태센터 홈페이지(www.ichcap.org)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2.11 18:08

1500년 전 호영남 교류의 상징, 전북가야를 읽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이 경북 고령 대가야박물관(관장 신종환)과 함께 학술도서 <전북에서 만난 가야>를 펴냈다. <전북에서 만난 가야>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북지역의 가야문화를 소개하고, 그 중요성과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4편으로 구성됐다. 전북지역의 가야세력이 본격적으로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기 전 당시 한반도 남부의 정치적 상황을 설명하는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의 5~6세기 한반도 남부지역 정세와 가야, 전북지역의 가야문화가 고령지역의 대가야문화와 유사성이 깊다는 것을 고총(古塚, 거대한 옛 무덤)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조영현 대동문화재연구원장의 대가야와 그 이웃들의 고총이 실렸다. 또한 최근 들어 활발하게 조사되고 있는 고고학 자료를 이용하여 전북지역 가야 사람들의 흔적을 보여주는 곽장근 군산대 교수의 고고학으로 밝혀낸 전북의 가야문화, 과거의 거대한 무덤이 갖는 고고학적 의미에 대해 알려주는 김대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의 기념물로서의 가야 고총을 엮었다. 김왕국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 책은 1500여 년 전 한반도 남부 동서교류의 주축을 담당했던 전북가야의 모습을 보여주고, 향후 지속적인 연구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며 앞으로 전국 국공립도서관을 비롯해 관련 연구기관에 무료로 배포되어 시민에게 전북 가야문화를 알리는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2.11 18:08

호남과 영남, 시낭송으로 지역화합 노래하다

호남과 영남이 시낭송공연을 통해 지역화합을 노래한다. 재능시낭송협회 전북지회는 대구지회, 서울중앙회와 함께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리는 시낭송 콘서트 유리(琉璃)를 꾸민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주최하며,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이번 콘서트에는 전주의 정천모 시낭송가와 대구의 이기철 시인이 출연한다. 재능시낭송협회 전북지회 관계자는 생명의 근원과 태초로 돌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노래하는 이기철 시인의 시와 이를 낭송해 온 정천모 시 낭송가의 만남으로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천모 시낭송가는 시낭송회 동서공감, 논개따라 삼백리, 시가 흐르는 전라도길, 전주찬가, 익산찬가 등 다수의 공연에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로 있는 이기철 시인은 한국어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시집 20권을 발표하고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특별한 축하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장, 최진영 무용가, 원초적음악집안 이드가 시낭송 공연에 이색적인 즐거움을 더할 계획이다. 한편, 재능시낭송협회는 시낭송가와 시낭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사랑운동을 펼치는 모임이다. 1993년 설립했으며 국내외 10여개 지회를 두고 시낭송공연, 시낭송교실, 시사랑회지 발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 대한 문의는 전화 02-3011-2178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11 18:0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유석 시인 - 기명숙 시집 ‘몸 밖의 안부를 묻다’

몇 번을 적었다 지워낸 칠판처럼 하늘에 백묵가루 떠다니는 세밑이다. 이맘때의 들길 더는 아무런 생각 없이 몇 줄 기러기 안동하고 걷는다. 익은 발씨가 모처럼 서툴다. 가지런한 길이 조금 굽어보이고 사람의 마을이 어떤 경계처럼 새 떠 보이는 곳까지 헤맨다. 이윽고 한 곳에 오래 서 있는 듯한 느낌이 오면 과연 가슴속이 텅 비는 것이다. 그 다음, 맨 먼저 오는 말간 생각이 있다. 기러기 울음에 실리던지 그 기슭을 찰랑거리는 허공으로 오던지. 홀연 절절해지는 생이 있다. 자기연민이든 애증이든 무슨 소용인가. 그 순간 내 것이 아닌 삶이 내 안에서 텃새부리거나 엄살을 떨거나, 무방하게 내버려둘 때가 있다. 인생이 뭐냐 주책없이 묻고 싶을 때 황송하게도 <몸 밖의 안부>를 묻는다. 내 것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필경 내 것이었던 뒤안길이 고스란히 들길을 밟으며 단색판화 같은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아직 한 번 더 돌아보고 싶은 순간들은 얼마나 절절한가. 주어진 것이던 남몰래 훔쳤던 것이던, 막연한 희망사항이었던 박쥐의 생태를 답습하였든 스스로 열렬했다면 그의 생은 사실이다. 그 기억은 당연히 솔직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은 대체로 세 종류로 살아간다. 법적인 인간, 도덕적인 인간 그리고, 양심적인 인간이 그것 일 터이다. 그 중양심적이다함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나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마음의 본질을 이름일 거다. 시의 본질이 그에 따른다 치면 시인은 양심적인 부류에 속한다. 그래서 늘 혼자 괴롭다. 깊은 밤 등불을 끄지 못하고 갈등하는 애꿎은 짐승일 터. 저녁마다 지워지는 그 아름다운 실패작덧없이 되풀이하는 생을 맨 앞에서 자백한 처녀시집은 이 한 문장으로 족할 수 있다. 주관과 객관 사이에서 공명하던 생을 자기만의 업業인 듯 수줍게 중얼거리는 시인의 자화상에 페이소스가 짙다. 그 기록은 낯설지 않으면서 또한 미답未踏이다. 익숙한 것이 고개를 갸웃하게 할 때가 새로운 법, 첫눈이 내릴 듯한, 첫눈을 기다리는, 그 첫눈 위에 한 사람의 발자국과 희디 흰 눈빛을 겹치고 싶다. * 김유석 시인은 김제에서 출생해 농사 지으며 살고 있다.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고 이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활동 해 왔다. 그 동안 <상처에 대하여> <놀이의 방식>, 두 권의 시집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2.11 18:06

최명희·유기수·하근찬 소설가 삶과 작품세계 재조명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11일 오후 4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전북 작고 문학인을 기념하는 세미나를 연다. 올해 주목한 문학인은 전주 출신인 최명희(19471998), 유기수(19242007) 소설가, 유년부터 청년까지 전주와 익산에서 자란 하근찬(19312007) 소설가다. 최명희는 전주와 남원을 배경으로 쓴 장편 <혼불>을 비롯해 전주천과 소리꾼을 테마로 한 장편 <제망매가>, 경기전을 공간으로 삼은 단편 <만종> 등 전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의사와 문학인의 삶을 살았던 유기수는 196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호로 박사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민족통일문학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평생 통일 지향 문학에 매진했다. 소설 <수난 이대>로 유명한 하근찬은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지만, 익산과 전주에서 자랐다.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궁벽한 농촌을 배경으로 민족의 비극과 사회의 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작품을 주로 발표했다. 문학박사 김승종변화영장윤준 씨가 세 작가에 대해 각각 발제를 맡았다. 김승종 전주대 교수는 최명희 소설 <혼불>의 장소성과 전주정신 정립을 주제로, 꽃심이 전주 정신의 핵심이 된 과정과 의의를 살펴본다. 변화영 박사는 유기수가 남부군 핵심 간부들의 증언을 토대로 쓴 장편소설 <빨치산>을 분석하고, 장윤준 박사는 하근찬의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성과 민중의 모습을 다룬다. 토론에는 문신 우석대 교수, 신귀백 익산민예총 회장, 최명표 문학평론가, 한정훈 문학박사가 참여한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장은 작고문학인세미나는 학술적으로 작가와 작품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의미보다 최명희유기수하근찬 세 작가의 이름을 다시 부르며 삶과 작품을 기억하고 전라북도 문학의 힘을 느끼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은 2007년부터 신석정(19071974), 박동화(19111978) 등 삶과 글이 진실했던 작고 문학인을 기념하는 세미나를 진행해왔다. 이 자리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문의는 063-284-0570.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2.10 17:37

[신간] 시와 그림을 한눈에 읽어보는 ‘감성의 바다’

시와 그림을 한 눈으로 읽어보는 미술문화 칼럼집이 나왔다. <시와 그림, 감성의 바다>(열린출판)를 펴낸 이승훈 시인은 현재 군산 대성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다. 이번 책은 지난 2014년 펴낸 미술문화 칼럼집 <감성, 그 시간 속으로>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다. 이승훈 시인은 서문에서 화가와 그의 작품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책을 펴낸다며 화가들의 그림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의 졸시를 덧붙여 놓아 미리 내 느낌을 시로 밝혔으니 그림을 시와 함께 읽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시인은 이번 감성의 바다를 완성하기 위해 시와 그림을 총 34편에 나눠 배치했다. 그림을 감상하기 전에 화가의 이름과 시 한편을 소개하는 구조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 작가약력, 그림에 담긴 심상을 들여다봄으로써 복합적인 미술문화 감상을 가능케 했다. 이 책에 대해 김선태 미술평론가는 비타민 같은 미술사가 담겨 있어 다른 서양미술사 서적과는 구별된다며 위대한 미술작품의 탄생 배경과 역사를 중시하면서도 작품이 담고 있는 일화와 미술작품에 대한 감성적 접근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시인은 지난 20056년 <대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벚꽃백일장 장원, 전국아이올리브문학상 백일장공모 최종 차하당선, 마한문학상 수상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지평선 동인, 전북작가회, 대한문학작가회, 전북회화회, 전북수묵화회 회원으로서 지역 문학과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책은 익산문화관광재단의 2019 다이나믹 익산 아티스트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8:31

[신간] 우리 것을 지켜내는 힘겨움, 동화에 담다

우리 토종 삽살개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된 요즘,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아로새길수 있는 동화가 나왔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땅에 최적화된 것들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꾸준히 동화를 써온 이경옥 작가가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동화 <달려라, 달구!>(아이앤북)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전쟁 물자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삽살개를 군용 모자와 의류 재료로 쓰기 위해 무분별하게 포획한 과정을 꼬집는다. 그 과정에서 조선의 토종개를 멸종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본이 조선 땅에 들어와 곡식을 수탈해 가고, 전쟁을 일으켜 청년들을 징집해 가는 것을 보고 자란 여명은 집에서 키우던 삽살개 달구와 함께 아버지의 독립자금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일본은 전쟁 물자가 부족해지자 조선에 대한 약탈을 점차 확대한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죽여 씨를 말리는 행동까지 감행하는데, 결국 달구도 일본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여명이와 친구들은 달구를 찾아나서고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다녀왔던 적이 있던 시골 마을에 삽살개들이 모여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간 그곳엔 삽살개들을 가둬 놓은 창고가 있었다. 달구와 삽살개들을 그렇게 도망가던 중 몇몇은 뒤쫓아 오는 일본 경찰의 총칼에 맞아 죽는다. 여명이는 달구의 엉덩이를 세차게 치며 일본인들에게서 멀리멀리 도망가라고 외친다. 그렇게 달아난 달구는 돌아오지 않고, 여명이는 달구를 그리워하며 지낸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달구가 새끼를 가진 상태로 나타나 우리 토종 삽살개의 명맥을 이어준다는 이야기다. 가까운 이웃 나라이면서도 끊임없이 외교와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관계의 현실을 통해 보면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어린 아이의 눈과 입을 통해서 주권 국가의 입지가 중요함을 말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큰 울림을 준다. 이경옥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독서와 논술을 지도하면서 많은 동화책을 읽고, 직접 동화를 써왔다. 지난 2018년에는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 번째 짝이 당선되는 기쁨을 안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8:07

[신간]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

10년 전 내 건강을 걱정하던 아내가 생일선물로 건네준 자전거는 인생 후반전에 접어들던 나에게 최고의 보물이 됐다. 국토종주, 전국 자전거길 완주, 제주에서 자전거 한달 달리기, 50일간 3500km 전국 해안선 달리기 등 이형수 씨가 자전거와 함께 한 이력은 화려하다. 그가 300쪽에 달하는 여행기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신아출판사>을 내고 자전거를 타고 혼자 떠났던 여행 이야기를 소개한다. 새만금 방조제, 섬진강, 내장사, 선유도 등 전북 산하의 아름다운 풍광도 만나볼 수 있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바다가 좋아서 군 복무도 해군으로 마쳤다는 이형수 씨는 10년 전 암 수술을 한 뒤 인생을 크게 되돌아봤다고 했다. 해오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건강을 돌보던 중 아내에게 선물 받은 자전거를 운동 삼아 타기 시작했다고. 자전거 라이딩은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어서 50대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고 한다. 이형규 씨는 넓고 푸르른 바다를 실컷 보노라면 행복감이 느껴지고, 두 다리를 움직여 막힘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성취감에 힘든 줄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 책을 내기 전부터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전거 여행기를 소개해왔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며 느꼈던 감상과 다채로운 풍경을 비롯해 일상, 가족 소식, 완주이야기를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난 배낭여행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다시 떠나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비롯해 로키, 그랜드 캐니언, 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도 사진과 함께 기록했다. 날이 풀리는 내년 봄에는 부부가 함께 하는 라이딩도 계획하고 있다. 때로는 기차와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쉬어갈 수도 있겠지만 함께 바라볼 풍경이 더 없이 기대된다고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7:29

[신간] 남원 출신 정경룡 시인, 고향 그리움 담은 시집 '석양에 서서' 출간

전주 용소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후 꾸준히 시 공부를 해온 정경룡 시인이 첫 시집 <석양에 서서>(기획출판 반딧불)를 출간했다. <문예사조> 2019년 8월호에서 시 석양에 서서, 어부, 숨비소리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처음으로 펴낸 책이어서 의미가 깊다. 남원 출신으로, 전주교육대학교와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정 시인은 고향과 가족, 부모님,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시로 써왔다. 뻐꾸기 우는 내 고향 뒷동산 밭가에 산딸기 익어 가면 등을 떠밀지 않는 강물 따라 부끄럼 없이 살라하네 별을 따라가겠지 등 고향과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시인의 감성이 느껴지는 시편들이 담겼다. 이번 시집에 평설을 쓴 안도 문학평론가는 정경룡 시인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묘사하는데 발군의 감각을 보인다며 그의 시를 읽으면 깊고 고요한 평정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으며 마치 시 속에 펼쳐진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흥을 준다고 말했다. 교직을 떠난 후 10년여 시간 동안 노을에 혼을 담는 시작(詩作)으로 시의 꽃을 피우고 싶었다는 정경룡 시인은 자신이 쓴 시가 망초 꽃처럼 소박하고 매화꽃처럼 은은하고 누구나 편안히 오를 수 있는 산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 시인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음 번에도 시집을 만들게 된다면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2.04 17:29

전주 지역문화의 가치 재조명, 문화정책 길을 탐색하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지역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주다운 문화정책을 탐색하는 <전주문화비평> 제2호를 출간했다. 이번 호는 전주종합경기장과 여성과 창작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과 20세기 전주문화 조명, 전주문화예술 생산의 젊은 현장, 지역문화예술과 여성인권 등에 대한 특별기고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글을 엮었다. 먼저 전주종합경기장 섹션에서는 박태건 시인의전주종합경기장 아카이브와 20세기 전주문화, 신귀백 영화평론가의 전주종합경기장의 기억과 기록, 전주시의회 김남규 의원의 전주,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도시, 김형미 시인의 도시를 바꾸는 인문학, 이경로 전북타임스 논설위원칼럼위원의 전주권 문화예술의 다양한 집약을 문화재생으로!, 김철규 작가의 어머니의 주름을 그리다 - 삶의 흔적 주름 그 찬란함에 대하여 등이 실렸다. 여성과 창작 섹션에는 유순희 시네마테크 시네필전주 프로그래머의페미니즘과 영화의 조우, 임인자 독립기획자의 보이지 않는 것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에 묻다, 최진영 영화연출가의 도시의 장소성과 일상성을 담은 영화적 기록, 김은혜 문학박사의가부장제를 뚫고 나온 그이들의 목소리등이 수록됐다. 정정숙 대표이사는 이번 전주문화비평 제2호는 사람과 품격을 중시하는 전주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통찰력을 통하여,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와 함께 전주가 진정 발전할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한다며, 전주시민이 제시한 실천적 비판을 발전시켜, 전주의 품격을 높이고 모든 시민이 존중받는 지역문화를 만드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문화비평> 제2호는 전주문화재단 누리집(http://www.jjcf.or.kr)에서 읽어 볼 수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2.04 17:2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혜원 시인 - 정양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알려져 있는 정양은 판소리나 한시에도 정통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문학 연구자이다. 정양이 판소리에 애정을 가졌던 것은 판소리가 민중의 전통 구비 장르로 이름 없는 민중의 창작물이었기 때문이다. 판소리는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는 듯하지만 이면으로는 그 지배층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공역이긴 하지만 한시 번역서를 출간하기도 했던 정양의 한시에 대한 애착이 언뜻 수긍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판소리와 달리 한시는 한자로 쓰인 기록 장르로 주로 양반들이 향유했던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공무도하 公無渡河 저 임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공경도하 公竟渡河 임은 그예 그 물을 건너셨네. 타하이사 墮河而死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당내공하 當奈公何 가신 임을 어이할꼬. (정병욱 번역) 공무도하 公無渡河 물 건너가지 말라니까 공경도하 公竟渡河 끝내 건너가더니 타하이사 墮河而死 저렇게 빠져 죽었네 공장내하 公將奈何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 (정양 번역) 그러나 백수광부의 꿈 실린 한역시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번역을 보면, 한시 번역 작업을 통해 추구한 정양의 문학관을 짐작할 수 있다. 정양의 번역을 그 유명한 정병욱의 번역과 비교해 보자. 정병욱의 번역에는, 백수광부의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임이라는 존칭어와 건너지 마오, 건너셨네, 돌아가시니의 높임법이 사용되었다. 정양의 번역에는 존칭어도 높임법도 보이지 않는다. 뱃사공일로 먹고사는 이 시의 주인공 내외는 분명 일반 하층민이다. 더구나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격식 있는 언어가 사용될 리 없다. 건너가지 말라니까/끝내 건너가더니, 저렇게 빠져 죽었네,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에는 민중의 언어가 육성처럼 옮겨져 고스란히 살아 있다. 민중의 삶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번역한 공무도하가처럼, 정양은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에서 여인을 뿌리치고 강물을 건널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 가장 백수광부의 현실적 고통을 통해 사회사적 감동을 복원해 내고 있다. 몸조심 하느라 건너려 하지 않는 강물을 목숨 걸고 건넜던 백수광부를 권력자들이 금기시한 저항 정신을 실천한 비극적 영웅으로 보고 그 백수광부를 우리 역사 속에서 소환하여 백수광부의 꿈이 모든 지배와 억압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인간을 회복하기 위한 꿈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될 물 건너 마을을 인간 해방의 공간으로 보았다. 물론 인간 해방의 실현이라는 이 유토피아적 시공간이야말로 정양이 그의 산문집 전편을 통해 보여준 정양의 꿈과 노래였다. * 김혜원 시인은 문학과 사진을 전공했다. 지난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먼지가 당선됐고, 지형과 환경에 대한 사진 작업과 함께 시와 사진의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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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4 16:38

유은희 시인, 두 번째 시집 ‘떠난 것들의 등에서 저녁은 온다’

불통과 불화의 세계 인식을 거쳐 더 나은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는 시적 사유. 유은희 시인의 시가 품고 있는 서사는 어둡고 언어적 질료 또한 언뜻 보면 하강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듯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궁극적으로 희망을 노래한다. 지난 2010년 (주)국제해운(대표이사 윤석정)과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대표 이운룡)이 시상한 국제해운문학상 대상을 받은 유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떠난 것들의 등에서 저녁은 온다>(천년의시작)를 펴냈다. 유 시인은 이 세계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하는 대신, 그 반대쪽의 풍경을 언뜻언뜻 내비치면서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이번 시집에는 유 시인의 이러한 이야기가 가지런히 담겼다. 읽는 이로 하여금 옛 기억을 소환해 정서적 환기를 가능케 하는 시들, 연민을 넘어 궁극적으로 화해와 소통, 공존과 상생을 꿈꾸는 시들이 반갑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을 통해, 유 시인의 시는 추억의 감염력이 사뭇 높으며, 추억을 통해 보여 주는 그것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으로 바라보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고 했다. 매미 울음 받아내기 위해 / 느티나무는 그늘을 펼치는 것이다 / 깊이 꺼내 우는 울음 / 다 받아주는 이 있어 / 그래도 매미 속은 환해지겠다 / 느티나무 발등 흥건하도록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 전생을 쏟아야 하는 슬픔인 것이다 / 어깨가 넓은 느티나무 그늘은 / 울기 참 좋은 곳이어서 / 언뜻언뜻 하늘도 눈가를 훔친다 -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좋은 곳이다 중. 신달자 시인은 표사에서 유 시인의 시는 세상을 열어 보이는 큰 문이며 무르고 허물어지는 인간의 마지막 자존을 따뜻한 시선으로 열어 보이고, 물오른 대추나무처럼 단단하면서 싱그러워 독자들을 시적 사유의 장으로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유 시인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원광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주익산에서 인문라이브러리, 시 교실, 청소년독서회 등에서 강의하며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첫 시집은 <도시는 지금 세일 중>. 한편, 유 시인은 28일 오후 6시 30분 익산 이리중앙교회 옆 하늘정원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 낭독회 찻잔 속의 시를 연다. 그의 절절한 시어를 만날 수 있는 자리, 기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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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 2019.11.27 17:18

퍽퍽한 삶 헤쳐나가는 지혜와 용기 담아

천리는 돌고 도는 것이니 한번 넘어졌다고 반드시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아침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면 일생을 망칠 뿐이다. 18년 유배 생활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다산 정약용 선생. 다산 선생의 사람 그릇을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퍽퍽한 현실을 헤쳐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남원 출신 진규동 다산정신실천연구소장이 펴낸 <다산의 사람 그릇>(레몬북스). 저자는 다산 선생이 언제 사약이 내려질지 모르는 공포와 초조, 절망과 분노, 시련과 고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또 다른 원동력으로 승화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봤다. 그것은 저술과 자연과 시이다. 다산 선생은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하면서 자신의 울분과 한을 묻었다는 것이다. 특히 아들들에게도 순간의 분노와 화를 다스리라고 가르쳤다. 책은 금수저의 황금시대, 무너지는 건 한순간, 자연만이 그를 감싸주네, 사색과 위민의 시간, 그리움과 사랑의 속삭임,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 다산의 꿈, 다산학의 산실, 다산초당 등 총 7장, 272쪽으로 구성됐다. 진 소장은 날로 복잡하고 힘든 시기, 다산의 지혜를 통해서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의 여정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고 했다. 전주대를 졸업한 진 소장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석사, 숭실대에서 우리나라 평생교육학 박사 1호 학위를 받았다. KBS 전주방송총국에서 근무했고, KBS 인재개발원 부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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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 2019.11.27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 - 박두규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살면서 더러 아, 이러려고 그랬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에 온 거였어., 이 얘기를 들으려고 오늘 하루가 그랬군.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될 때. 한 해의 끝자락이 보일 즈음에 다다라서야 그간 나도, 주변도 살뜰히 보살피지 못했다는 자책이 날카로운 바람 끝처럼 할퀴었기 때문이리라.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에 닿게 된 것은. 시집 속에는 아직도 오만 가지의 생각들이 모두 지나가야 하루가 저무는(「낙숫물의 파문-백운천 일기 3」) 한 사내가 산다. 초겨울의 저녁은 그냥 두어도 청승맞은데/ 중년의 사내 혼자서 저녁밥을(「어느 초겨울의 저녁」) 짓고, 빨래에 대한 시를 쓰려다 그만두고 툇마루로 나와 강물을 바라(「시를 쓰려다가 그만두다- 백운천 일기 1」)본다. 그이는 매일매일 순간순간 가슴 떨리는 경이로움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유혹(「경전을 읽고 난 어느 날씨 좋은 날」)을 느끼고, 세상을 경이롭다고 말할 수 있는(「세상이 경이로운 건」) 존재들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경이로운 존재와 가여운 나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간극이 있을까. 전라도 말 중에 구다보다라는 표현이 있다. 들여다보다라는 뜻이다. 가여운 나를 보살피는 것도, 경이로운 존재의 출현을 발견하는 일도 응시의 힘에서 비롯된다. 한 존재가 갖는 존엄과 고독을 집요하게 구다보는 시인의 눈. 파편처럼 박혀 있던 외로움도 회한도 황홀했던 시간도/ 모두 투명한 침묵이 되어 풀잎에 매달려 있(「축시丑時의 숲」)음을 감지해 낸 그는 그리하여 숲길에서 꽃 한 송이에 걸음이 멈추면/ 나는 그 꽃입니다. // 밤하늘 바라보다 별 하나 눈 마주치면/ 나는 그 별입니다.// 세상의 어떤 슬픔 하나 마주쳐도/ 나는 그 슬픔입니다.(「그렇게 그대가 오면」)하고 노래하는 경지에 이른다. 맹렬한 들끓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그대가 오면 나는 그대일 뿐입니다. 이렇게 담담히 고백할 순간을 시인과 함께 그려본다. 툇마루에 앉아 강물을 바라본다. 의심도 없이 그대를 좇아온 세월은 아직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그대의 환영幻影을 노래한 시詩들은 은어의 무리처럼 거침없이 따라 오른다. 이승의 시간이 다하기 전, 그대를 한번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이 생각만이 아직도 늙지 않았다. 나는 이미 강의 하구에 이르렀건만 지금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이 허튼 생각만이 남아 가여운 나를 위로한다.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전문) 내 안을 구다보고 자꾸만 바깥을 살피게 하는 우리의 허튼 생각이 우리를 위로한다. 마침내 경이로운 그대를 만나게 할지니.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팔복예술공장 운영지원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시집 <골목의 날씨>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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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7 17:08

[신간] 시인 교사 복효근 씨, 교육에세이집 '선생님 마음사전' 펴내

시인이자 중학교 국어 교사인 복효근 씨가 동료 교사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새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사전>(지식프레임)은 상처받은 교단에 건네는 성찰과 치유의 언어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거울에 비춰본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과 학부모 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교사의 권위와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 즈음, 나는 가끔 교사라는 내 뿔이 온전하게 박혀 있는지 비춰보는 것이다. (자존감 중에서)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교사가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겪는 여러 감정에는 보람이 되는 긍정적인 기운도 있지만 상처가 되는 일도 허다하다. 교직을 떠나는 많은 교사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통계가 그 사실을 입증하며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위치에 대해 짐작케 한다.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강요받는 이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이뿐만이 아니다. 복 교사는 오늘날 대중들이 잘 모르고 있었던 교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정을 나타내는 여러 단어를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하지 않고 교사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따뜻한 삽화도 실었다. 복 교사는 이번 책에 대해 사회 내에서 교사의 권위가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이라며 여러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료 교사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꿋꿋하게 자기 정체성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남원 출신의 복효근 시인은 1991년 <시와 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따뜻한 외면> 등 10여 권과 청소년 시집 <운동장 편지>가 있다. 국어 교사로서 지리산 아래 살면서 아이들과 함께 글 읽기, 글쓰기로 산처럼 푸르고 깊은 삶을 가꾸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책에 실린 글은 온갖 풍파를 헤치고 나온 교사들이 전하는 실수와 극복의 족적이다. 한때 미끄러지고 넘어져 후회하고 아쉬워했지만 그런 기억의 편린이 모여 오늘날을 만들었노라고 말하는 자기고백에 가깝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7 17:03

[신간]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조선 직장인 열전'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내야 하는 직장생활 10년 차, 직장인이라면 한번 쯤 해봤을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조언을 건네는 역사책이 나왔다.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조선 직장인 열전>(국민출판)이다. 후대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역사속 위인들도 당대 힘든 직장 생활을 이겨냈던 인생선배라는 사실이 큰 위로를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신동욱 씨는 서울대 국사학과 재학 시절 역사학도의 길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덕에 취업으로 방향을 정한 후 삼성계열사에 입사해 8년간 재무업무를 담당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그룹 입사시험인 SSAT(현재 GSAT) 출제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네이버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역사책을 쓴 것은 어렵기만 한 직장생활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위인들의 삶과 행적을 현대 직장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독자들의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위한 흥미롭고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500년 동안 왕이라는 CEO를 모시며 직장동료인 신하들과 함께 조선이라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갔던 이들의 이야기를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해보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상사와의 소통으로 사내정치를 잘 하는 방법, 겸손으로 약점을 메우는 미덕, 멘토와 함께 하며 기회를 찾는 길 등 조선의 선배 직장인들에게 배우는 자세를 주제별로 담았다. 그런가 하면, 비운의 직장인이라는 주제로 지나친 욕심과 조직이기주의, 말실수 등 사회생활시 경계해야 할 언행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신동욱 씨는 책머리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과, 과거를 살았던 직장인 간의 대화를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오늘 하루도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던 마음을 다시 부여잡고, 나의 가정을 그리고 나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직장 생활을 견디는 이 땅의 모든 작은 영웅들, 직장인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7 17:03

[신간] 힘든 사춘기 여정 동행해 줄 든든한 친구같은 사전

어렵기만 한 사춘기를 준비하고 성장하는 길을 안내해주는 사전이 나왔다.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등 아홉 살 사전 시리즈로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박성우 시인이 신작 사춘기 사전 시리즈로 10대 독자들의 감성을 두드린다. 이번 시리즈는 <사춘기 준비 사전>, <사춘기 성장 사전>(창비) 등 전 2권으로 출간했다. 이번 책에는 10대 청소년이 겪는 여러 경험과 감정을 간결하면서도 유머있게 펼쳐놓았다. 다가오는 사춘기에 대한 미리 보기를 제공한 셈이다. 감성적인 시인의 문장을 따라 읽다보면 으레 중2병이라고 칭하며 증상처럼 치부했던 사춘기 시절을 다시금 곰곰이 들여다보게 된다. 동시에 일상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발견하고 한껏 누릴 수 있길 바라는 시인의 응원도 느껴진다. 박성우 시인은 아홉 살 사전 시리즈의 후속으로 사춘기 사전을 준비하며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춘기 하면 떠오르는 말, 듣기 좋은 말과 싫은 말, 자주 쓰는 표현, 스스로 사춘기라고 느낄 때 등 총 236명의 목소리를 책에 녹여냈다. 이번 책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애슝의 그림이 더해져 낱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채롭고 흥미로운 색을 입혔다. 1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단어의 뜻을 새로운 각도로 풀이해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사춘기 성장 사전>에 수록된 단어의 난도는 <사춘기 준비 사전>보다 조금 더 높아졌다. 예컨대 찾다는 알지만 유사어는 잘 모를 경우 모색하다를 새로 익힐 수 있다. 어른이 되어 무슨 일을 하며 살지 꿈을 찾아보는 상황, 달달 외우기만 하던 공부 방식을 바꾸어 보려고 궁리하는 상황이 함께 제시돼 낱말의 뜻을 쉽게 이해하고 쓰임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10대의 실제 생활 속에 대입해 말뜻을 풀어내니 더욱 선명하고 실감나게 읽힌다. <사춘기 준비 사전>이 다가올 사춘기를 가뿐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운동이라면, <사춘기 성장 사전>은 사춘기를 제대로 말하기 위한 말하기와 글쓰기 연습법이라고 할 것이다. 힘든 사춘기의 여정을 동행해줄 든든한 친구로 삼을만 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7 17:0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