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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시를 쓰게 한 ‘그리움’…찬 계절을 깨우다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순자 시인이 두 번째 시조집 <501호, 그 女子>(이미지북)을 펴냈다. 지난 1997년 <한국시>에 시조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순자 시인은 첫 시조집 <집 없는 음표들을 그려놓고>를 통해 삶의 그리움을 담아냈다. 이번 시조집에서는 시인이 시를 쓸 수 있도록 해준 그리움의 여러 얼굴을 살펴본다. 시인은 그 과정에서 독자와 그 그리움의 감성을 공유하고자 한다. 해설을 쓴 오종문 시인은 이순자 시인의 두 번째 시조집에 실린 시편에 대해 그리움의 대상은 어느 것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색깔과 이미지로 나타나는데, 시인이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면서 채굴한 사물들을 그리움으로 꽃 피우면서 공감의 길로 나아간다며 일상의 지역 말씨, 즉 방언을 시어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의 꿈과 욕망, 삶의 모습을 맛깔스럽게 표현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여자 가슴 속에는, 그 바람 부는 곳으로, 아무리 길이 멀어도, 어느새 꽃물이 든다, 겨울이 내게로 온다 등 총 5부로 이뤄진 이번 시조집에는 과거의 그리움에서 내일의 자유로 나아가기 위한 이순자 시인의 속마음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것도 그리움이고 엄니의 하소연도 그리움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찬바람 부는 계절, 나만의 그리움을 떠올리며 책장을 한 장 두 장 넘기게 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8:03

“화합하며 더 활기찬 전북여류문학회로 성장하길”

1985년 창립한 전북여류문학회가 동인지 <결>의 서른한 번째 이야기를 펴냈다. 전북여류문학회(회장 배순금)는 지난 11일 전주 백리향 3층 루비홀에서 회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회 전북여류문학상 시상식과 동인지 <결> 제31호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선자 김환태문학사업이사장이 축사를 했으며 전북여류문학상 수상자인 윤현순 시인과 조미애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전북여류문학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제17회 전북여류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수상자인 윤현순 시인에게 상금 100만원을 수여했다. 조미애 심사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현순 시인은 그의 시집 <중심꽃>처럼 언제나 중심꽃으로 시를 써왔다며 앞으로도 꽃 속에서 아름다운 시를 피어 올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에 윤현순 시인도 아주 작은 목소리이지만 자분자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이제 참으로 느긋이 설 때가 됐다. 작은 손길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문학회 정기총회와 더불어 동인지 <결>의 제31호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로 풍성하게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아리아 클래식 기타 앙상블의 기타연주와 유나영 시인의 시 낭독을 감상하며 화합을 다졌다. 배순금 회장은 인사말에서 결 마당 후원에 고요히 여울지는 서른한 번째 메아리가 울렸다며 언제나 오늘처럼 어깨를 토닥이고 두 손을 마주잡아 더 활기찬 전북여류문학회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7:58

2019 제9회 신무군산문학상 대상에 최일걸 시인

최일걸 시인(왼쪽)과 윤규열 소설가 전국 문인을 대상으로 공모하는 제9회 신무군산문학상 대상에 전주 출신 최일걸 시인(53)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군산편지. 본상에는 군산 출신 윤규열 소설가(62)가 소설 <어머니의 바다>로 기쁨을 안았다. (사)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회장 신성호) 신무군산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철규)가 주관하는 신무군산문학상은 군산을 소재로 작품을 공모하며, 올해 9회를 맞았다. 올해는 시소설수필동화 부문에 100여 편이 접수됐으며, 안도 시인과 전정구 전북대 교수가 본심을 맡아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대상작 군산편지에 대해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릿한 생을 소금기 짙은 바람에게 내어주고 달빛 위에서 쓴 군산 편지의 시적 전개, 그리고 언어와 문장을 통한, 혹은 그러한 글쓰기-시창작의 방식으로 접근한 군산의 내면풍경은 시인의 분신인 화자가 더 이상 군산의 이방인이 아님을 확신케 한다고 평했다. 또 본상작 <어머니의 바다>에 대해서는 소설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가독성의 측면에서 독자와의 소통에 필요한 서사의 일관성과 통일성이 돋보인 작품이다고 밝혔다. 최일걸 시인은 3년이 넘는 나의 투병기는 군산 앞바다에 펼쳐져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런 힘든 시기가 있었기에 오늘 당선 통보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열심히 글을 쓰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 믿는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됐으며, 타 일간지 신춘문예 희곡시소설 부문에서도 당선됐다. 한국해양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7일 오후 5시 군산 정선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13 17:58

머나먼 고려인의 땅서 건져온 따듯한 이야기

새벽에 일어나 김현조 시인의 시 몇 편을 읽습니다. 새로운 노래를 부르는 일, 마지막이듯 사랑하는 일(비둘기의 봄)을 읽으며, 좋다. 참으로 좋다라고 혼잣말을 하고서 또다시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갑니다. 동터 오는 해를 마주하며 짧은 탄성에 눈물이 섞여 나온다. 시인은 허기진 봄날에 배고픔을 통해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는 지혜를 터득한 것입니다. - 문화사학자 신정일. 시인이자 문화사학자인 신정일 (사)우리 땅 걷기 이사장이 세상을 밝혀 주는 등불 같은 시,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소금 같은 시를 남기기를 원한다며 주목한 김현조 시인. 김현조 시인이 산문시집 <당나귀를 만난 목화밭>(천년의 시작)을 펴냈다. 시인은 자신이 체험한 이주민의 삶을 이주 한인들이 갖는 정서와 동일시한다. 그래서 시집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 한인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결국 민족적 정체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 이른다. 김 시인은 적막함을 살아가는 자지러지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당나귀 귀가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오랜 생활은 지나온 중앙아시아 편린에 불과하겠지만 그게 무엇이든 귀한 족적을 다듬어 본다고 했다. 시집에는 5부 104쪽에 걸쳐 63편이 실렸다. 시는 한 단락 또는 두세 단락으로 이뤄진 산문시들. 차성환 시인은 해설 사막에서 길어 올린 힘줄을 통해 낯선 타국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주 한인의 문제는 뿌리 뽑힌 채 정신적인 방황을 하는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며 머나먼 고려인의 땅에서 보내온 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손은 한층 더 따듯해진다고 했다. 정읍 출신인 김 시인은 지난 1991년 <문학세계>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사막풀>, 편저 <고려인 이주사>, <고려인의 노래>, 번역서 <이슬람의 현자 나스레진>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이며 금요시담 동인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13 17:58

김도수 시인 동시집 '콩밭에 물똥'

김도수 시인이 동시집 <콩밭에 물똥>(푸르사상)을 펴냈다. 마치 한 폭 그림처럼 자연의 평화로움과 따스함이 한껏 담긴 동시집이다. 친구네 콩밭에 실수를 하고 콩잎으로 살짝 덮어 놓았다는 표제작 콩밭에 물똥을 비롯해 똥시계, 꼬마시인, 별똥별, 올챙이, 반딧불이와 같이 자연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평화롭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작품마다 햇빛과 바람, 물과 흙을 양분으로 삼아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아이들도 꿈을 갖고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시인 마음이 녹아 있다. 동시집에는 전주군산완주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 28점도 함께 실렸다. 김 시인은 봄이면 종달새, 뻐꾸기 계속 따라오며 노래 불러 주던 등하굣길의 용쏘 강변길 잊히질 않아 가끔 걸어 본다. 돌이켜 보니 산골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아름다운 선물을 많이 받고 살았다며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어울려 많은 추억을 쌓아 보라고 권한다. 문신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김도수 시인이 산 너머에 일군다는 비탈 밭에는 고추나 열무 대신 막 눈을 뜬 동시 모종이 푸르게 펼쳐져 있을 것만 같다. 한두 편의 동시를 얻기 위해 열 개도 넘는 씨앗을 심어 놓고 나머지는 응원하는 씨앗(참깨 심기)이라고 말하는 그의 동시법을 알고 나니 그의 동시를 읽는 일이 씨앗 한 줌을 손에 쥐고 그 씨앗의 꿈을 응원하는 것처럼 가슴이 마구마구 설렌다고 밝혔다. 동시집은 제1부 엉덩이에 똥시계, 제2부 후루룩 쩝쩝, 제3부 통통통 떼구루루, 제4부 곡괭이 든 해님 등 4부 50편 104쪽으로 구성됐다. 김 시인은 임실 섬진강가에서 태어나 깨복쟁이 친구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직장 따라 오랫동안 객지의 삶을 살다가 퇴직한 뒤 밭농사를 짓느라 가족들과 함께 고향의 집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고 있다. 저서로는 산문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 시집 <진뫼로 간다>가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06 17:41

[신간] 독립운동가 ‘마명 정우홍’의 생애를 조명하다

정읍 태인 출신의 독립운동가 마명 정우홍 선생의 문학논설조선불교사화가 신아지역작가총서 4권에 담겼다. <마명 정우홍 전집>(신아출판사)은 계간 <문예연구> 편집위원으로 있는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엮었다. 마명 정우홍(馬鳴 鄭宇洪, 18971949) 선생은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혁명가, 작가, 언론인, 재가불자로서의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민족해방운동에 나서면서도 창작에 매진했다. 마명은 불자가 되어 한국 불교사를 정리, <조선불교사화>라는 옥고를 집필해 장기간 신문에 연재하기도 했다. 내장산록에 자리를 튼 구암사에서 박한영을 만나고 나서 인도의 고승 마명의 삶을 닮겠다는 의지로 법명 겸 필명을 마명으로 자호했다. 해방 후 마명은 서울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며 조국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각종 논설을 썼다. 재가불자들의 모임인 거사림을 조직해 불교대중화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같은 혁혁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자들로부터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일부 학계에서는 대구 출신으로 요절한 아나키스트 마명(馬明)과 그를 혼동하기도 했다. 게다가 다량의 문학작품을 창작한 작가인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마명 정우홍 전집> 제1권은 정우홍이 남긴 문학 관련 작품인 시와 소설, 수필, 서평 등을 한데 모았다. 제2권에는 그가 발표한 논설을 싣고 제3권에는 그가 생전에 강조했으며 해방 후 직접 출판했던 재건주의와 완전변증법과 관련한 글을 모아 엮었다. 제4권은 그의 저서 조선불교사화를 통째로 묶었다. 이번 전집의 엮은이 최명표 씨는 평소 전북지역의 문학자료를 정리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마명의 운동 이력을 추적한 덕분에 식민지 시대의 사상운동과 노동운동을 지도하던 전북지역 출신의 운동가가 되살아났다. 더욱이 마명은 많은 문학작품을 발표한 작가로, 전집 발간을 통해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과정이 한국근대문학사의 한 국면을 담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명표 씨는 마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기존에 전집을 발행한 소설가 이익상과 박열이 연결되는 전북지역의 아나키즘운동사를 집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06 17:27

[신간] ‘존폐 위기’ 농어촌 작은학교의 현실과 가능성을 구하다

30여 년간 김제에서 농촌학교 교사로 근무한 남궁윤 씨가 작은 학교의 실제를 담은 책을 발간했다. <농어촌 작은 학교의 현실과 가능성>(무명인)에는 현재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적은 학생수 뿐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 짓게 될 교육현실을 보며 적잖은 걱정과 위기를 느꼈다고 전한다. 남궁 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중학교의 학생들이 어떤 현실에 놓여 있는지 깨달은 후, 교사들이 대부분 기피하는 방과후 돌봄교실을 4년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학부모, 교사관리자가 좌충우돌해야 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더불어 4년에 걸친 활동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고 농어촌 작은 학교 정책의 현황과 함께 정부와 전북교육청의 정책적 한계를 지적했다. 향후 농어촌 학교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 책을 통해 농어촌의 작은 학교가 처해있는 현실과 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저자의 활동을 돌아보노라면 농어촌 작은 학교의 가능성이 떠오른다. 동시에 독자에게 다양한 문제의식을 일깨우면서 현재 한국사회에서 교육의 가치는 무엇이고 교사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남궁윤 씨는 김제 출신으로, 공주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인 만경읍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농어촌교육발전특별위원장, 전북교육청 농어촌교육희망찾기 TF 위원, 전북교육청 민관협력위원회 농어촌교육활성화분과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만경중학교 교사이자 기업 후원형 돌봄 학습클리닉 프로젝트와 쉼터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전북교육연구소 소장, 전북교육청 민관협력위원회 운영위원장 역할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06 17:27

[신간] 생명을 유지해나가는 본질, 상실 딛고 집에 가 닿을까

부안 출신의 강민숙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둥지는 없다>(실천문학사)의 발간과 함께 상실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강 시인은 1990년대 중반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를 통해 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렸다. 그리움을 낳아 기른 슬픈 시인의 사랑을 노래했다는 평도 받았다. 나이 서른에 남편의 사망신고와 아이의 출생신고를 동시에 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은 둥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 앞에 시인을 서게 했다. 둥지가 없다는 사실은 상실을 의미하며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상실을 떠올리게 한다. 둥지를 잃고 몽골과 티베트를 거쳐 인도, 히말라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둥지를 찾아 떠나는 그의 여정은 끝이 없다. 바람의 구두가 된 시인은 지구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자신이 보고 듣고자 했던 실체에 대해 생각한다. 마침내 시인은 애초부터 인간에게 둥지는 없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인식하면서 궁극적인 실존에 질문을 던진다. 치열한 몸부림을 치는 것이야말로 뭇 생명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도전이자 사명(使命)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제 떠나지 않고도 만나는 인연이고 싶다는 시인의 말이 그렇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생명을 영위하는 방법이 각기 달라도 생명을 받아 유지해나가는 본질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54편의 시편에 배어 있다. 신경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어둡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온 강민숙 시인은 두려움 속에서 날개를 접고 어둠을 응시하며 떠는 새의 연약한 모습에 자신을 비유하곤 했다며 그에게 시는 어둠을 이겨내고 일어서는 버팀목이 됐는데, 만약에 시가 아니었다면 그는 어둠속 그림자로 묻혀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등단한 강민숙 시인은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10여 권의 저서를 펴냈다.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06 17:2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길상 시인 - 최일남 소설집 ‘국화 밑에서’

최일남 소설에 자주 보이는 방언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비교적 최근작인 <국화 밑에서>에도 방언과 비속어, 사어(死語) 및 한문 투 표현이 여전히 많다. 한문 투나 비속어가 태반인 소설은 읽기 불편하다. 현대적이거나 쉬운 말로도 작가가 지향하는 세계나 가치를 담아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면 이미 작품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물론 현대적 언어의 사용이 소설이나 시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관행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모국어의 표현 가능성을 극대화한 이런 소설들은 어느 사이 쑥 들어가고 말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구호 아래 말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문화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만, 공동체적 가치관이 사라지고 간편 장례 혹은 맞춤 장례라는 미명 하에 행해지는 요즘의 병원 장례의식은 윤리의식의 마비와 비인간성을 넘어 문화적 질병에 이른 수준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대 장례 풍습의 문제점을 여러 인물들의 대화와 해학적 진술을 통해 제시한다. 그 신랄한 비판은 국화 밑에서의 아냐 영안실이 비좁기 때문에 바깥에도 따로 천막을 치던 시절이었어. 빈터에 가마솥을 걸고 고향에서 가져온 쌀로 어머니의 솜씨를 본떠지었다고 했는데 밥맛이 어떻게나 입에 달던지 고인의 유언에 따른 거랬어. 문상 오시는 분들에게 절대로 밥장사 밥을 드리지 말라고 일렀다는 그 어머니의 따뜻한 뜻과 유족의 정성에 감복할 밖에라는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들이 자주 쓰는 방언들은 사라져가는 이런 풍습과 문화를 복원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개심심한, 하냥, 아사리판, 께복젱이, 들이당짝, 듬성드뭇하다, 어금버금, 칙살스럽다, 호도깝스럽다, 헤실바실, 가년스럽다, 심심파적, 어지빠른. 이 소설집의 또 다른 한 축은 노년의 죽음에 대한 관심사가 반영된 물수제비다. 표면적으로는 먼저 떠난 아내의 죽음과 그 추억을 주제로 취급하고 있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작중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도중의 침묵이다. 죽음은 세상 너머의 일이다. 죽음을 앞 둔 노인에게 여러 가지 상념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에 따른 침묵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과 너무나 느슨한 삶에 대한 자성으로서의 침묵이 아닐까. 그 침묵 속엔 그의 정신적 재생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정신적 여유를 찾고 매사 진지하게 삶에 복무한다는 것은 어쩌면 노년에 되찾은 삶의 여유이면서 생과 사를 초월하는 행위인 것이다. 박교장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란 말을 한 것도 노년에 이르러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소설에서 여러 장례 풍습과 노년의 삶이 방언, 비속어 및 사어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주 출신인 최일남 소설가가 구사하는 전라도 방언들을 쏠쏠히 만날 수 있는 점도 이 소설집의 잔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 이길상 시인은 2001년 전북일보와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으며, 시와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06 17:16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⑫ 유재 송기면의 한시…유연(悠然)한 도(道)의 세계, 깨어 있는 민족의식의 시편들

유재 송기면 초상화. 홀로 근심 안고 새벽까지 앉아서(獨抱幽憂坐達晨) / 하늘과 땅에 빌고 신에게 또 빌었네.(拜天禱地又祈神) / 어느 누가 부드럽게 덕을 품고 베풀 수 있어(何人能施柔懷德) / 온 세계를 녹이고 따뜻한 봄 오게 할 수 있을까.(四海融融各得春) -丙申元朝 전문 유재(裕齋) 송기면(宋基冕, 1882-1956)이 1956년 75세 설날 아침에 쓴 시이다. 평생 도를 구하고 학문을 하는 본뜻이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한다면, 그 해답은 위의 시에서 찾아지리라. 잠도 이루지 못하고 새벽까지 홀로 앉아 천지신명께 세계평화의 봄을 간구하는 마음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본바탕인 성(性)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실천하는 도학자의 본보기를 만나게 된다. 송기면의 본관은 여산(礪山)이며, 자는 군장(君章), 호는 유재이다. 그는 김제군 백산면 요교리에서 부친 송응섭과 모친 전주 최씨 사이의 4남 1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 응섭공은 통정대부 승정원 좌승지에 증수되었으며, 효성이 지극하여 여러 차례 천거되었다. 유재가 5세일 때 부친이 타계하여 모친이 그 뜻을 이어 가르치게 된다. 모친은 1894년 전주에서 거처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대문호 석정 이정직(1841-1910)을 집으로 모셔와 유재를 가르치게 하였다. 유재는 석정을 통하여 시문과 서화, 예술 이론, 천문과 지리, 역산(曆算)과 의학 등 실용적 지식을 포함한 박학적 학풍의 진수를 전수받으며 20세 무렵 명성을 크게 떨치게 된다. 1910년 스승 석정이 타계하자 그의 학문을 계승한 유재는 요교정사(蓼橋精舍)에서 석정을 대신하여 수많은 후학을 가르치게 된다. 1920년, 30대 후반의 유재는 세상의 혼란을 피하여 계화도에 머물고 있는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를 찾아가 예를 갖추고 사제의 연을 맺는다. 이후 유재는 도의(道義)에 뜻을 두고 이치를 궁구하는 데 전념하여 성리학의 체계를 확고히 세우게 된다. 아울러 옛것을 중시하면서도 수구론에 빠지지 않고 유신론을 강조하여 구체신용설(舊體新用說)을 정립하였고, 의(義)와 이(利)의 조화를 통한 효용을 중시하였다. 박완식의 역(譯)으로 발간된 『유재집』(2000년)에는 276제 368수의 시가 실려 있고, 이 중 180여 수가 교유시(交遊詩)다. 교유시가 많은 것은 두 스승 문하에서 수학하고 많은 제자를 둔 그의 이력과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유재의 성품에서 비롯한 것이리라. 또한 그의 시에는 경륜, 지조, 절의 내용이 뚜렷한바 그의 문학은 경세적(經世的), 실학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개화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 해방공간, 남북분단의 격변기를 살면서 부당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올곧은 삶을 관철시킨 힘은 바로 선비정신에서 비롯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근대문학이 정립되면서 문학의 주도권이 한문에서 국문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한문학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한문학이 소멸되는 끝자락에서 유재는 수준 높은 한시를 창작한바, 유재는 그의 글씨와 유학에 못지않은 한시를 남겼다. 그의 시는 크게 사회시와 서정시로 나눌 수 있는데, 사회시는 우국, 상시(傷時), 절의, 저항, 애민, 교유, 교육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견훤의 묘를 지나며와 노량진, 사육신의 묘에서 두 편을 감상한다. 저무는 산마루에 올리는 술 쓸쓸하고(一杯寂寂暮山頭) / 서풍에 만고 시름으로 지팡이가 머무네.(住杖西風萬古愁) / 싸움터 묵은 벌판에 가을풀이 이울고(百戰荒原秋草沒) / 들녘의 무심한 노인 누렁소를 풀어 놓네.(無心野老放黃牛) 사육신의 죽음을 한탄하지 말라(莫恨六臣死) / 죽었어도 길이길이 아름다워라(死惟百世休) / 영령은 해와 달처럼 빛나고(靈應懸日月) / 백골은 산악처럼 무겁다네(骨亦重山岳) / 저녁 새 빈 골짜기에 울고(夕鳥號空谷) / 봄꽃은 강물에 떨어지네(春花落上流) / 내 일생 통한의 눈물(平生一?淚) / 노량나루터에 흩뿌리네(灑向鷺梁頭)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직후, 화자는 나그네가 되어 후백제의 왕 견훤의 묘를 마주하게 된다. 해 저무는 가을 쓸쓸한 날, 옛 영웅 앞에 술 한잔 올리며 옛 시절을 떠올린다. 과거 싸움터였던 들녘, 시들어가는 가을풀과 누렁소를 풀어놓는 노인의 무심한 풍경에서 화자는 무상감을 느끼고 있다. 우국의 정서를 자아내면서 동시에 달관한 인생의 한 경지를 엿보게 한다. 아울러 화자는 1920년대에 한강변 노량진에 있는 사육신 묘를 찾았다. 망국민의 비애가 사육신의 높은 절의와 만나니 그 감회는 걷잡을 수 없다. 도의를 지키고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사육신의 높은 뜻 앞에서 새도 울고, 꽃도 울고, 슬프게 흘러가는 강물 위에 망국민으로서 화자 역시 솟구치는 눈물을 흩뿌린다. 유재는 일찍부터 세속의 명리에서 벗어난 삶을 살았다. 1906년 25세 때, 조정에서 박사과 과거를 실시하여 이에 응시하고자 했으나, 시험이 문란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을 알고 응시를 포기하였다. 다음의 시 만조(晩眺)는 관직을 포기하고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의연한 태도를 새의 비상을 통해 잘 보여준다. 곱게 물든 저녁노을에 하늘의 반이 물들었고 / 물 위의 맑은 안개는 희미하게 사라지려 하네. / 저녁노을 비치는 산 위로 새 한 마리 날고 있나니 / 내 몸은 아직 긴 강물 그림 속에 머물고 있네. 유재는 평생 인격수양에 노력하고 명상을 하며 도인으로 살았는데, 사람을 대할 때는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였다. 자신이 진리라고 믿는 것은 어떤 압력에도 굽히지 않았다. 일제도 유재의 성품을 알고 있었기에 창씨개명 같은 신민화정책을 강요하지 못했다. 다음 시는 왜경(倭警)이 칼을 들고 삭발을 강요할 때 단호하게 호통을 치고 돌아와 쓴 시다. 의를 품고 살아가는 유재의 기개를 엿볼 수 있다. 음산하게 비가 내려 앞산이 어두운데 / 무수리의 요망함이 도둑떼처럼 나타나네. / 아무리 칼로 위협한다 해도 / 내 가슴속 의리를 어찌 자르리오. 유재는 마음보다 성(性)을 더욱 존중하는 간재의 성사심제설(性師心弟說)을 계승하였으며, 방법론으로는 구체신용설(舊體新用說)을 강조하였다. 새롭게 한다는 것은 옛것으로써 본체를 삼고, 옛것은 새로운 것으로써 작용을 삼는 것이다. 본체가 보존되어 있음으로써 그 작용이 무궁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새롭게 한다는 것은 옛것을 계승함이니, 유신(維新)이란 옛것을 계승하여 새롭게 함을 말한다. 유재의 이러한 주장은 그의 시 제요교정사의 원래 우리 도는 일정한 형체가 없고 / 순리를 따르면 어디서나 넉넉하리.라는 표현과 맥이 통한다. 그러나 자신의 본래 심성을 잃지 않으면서 상황에 맞게 처신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다음 두 작품은 유재가 추구하는 도의 세계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한다. 못난 듯 사노라니 마음에 누(累)가 없고 / 번거로운 일 줄이니 꿈자리도 편하구나. / 한가하게 때로 홀로 걸으니 / 산수가 옷자락에 비쳐오네.(偶題), 하나도 가슴속에 누된바 없어 / 사람과 하늘 이치 본래 하나임을 알겠네. / 항상 맑은 기운 이 몸에 머무르니 / 내 마음 절로 담담하여 허공과 같네.(詠歸亭 일부) 『유재집』에는 시 외에도 편지와 각종 문집의 서문, 묘비명과 행장(行狀) 등 많은 글이 실려 있고, 『유재집』에 수록되지 않은 유고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당대 호남의 지성사(知性史)를 복원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유재는 천하와 더불어 그 예(禮)를 같이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천하의 지공(至公)이다.라고 하며 예의 실천에 지극하였다.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자의 대의(大義)를 항일로 주를 삼고, 시에서 망국민의 아픔을 다수 형상화한 것도 예의 실천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유재는 유신론에서 주장한 것처럼 삶의 본체인 성리(性理)를 떠나지 않으면서 현실 상황을 끌어안는 시적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의 한시는 유연(悠然)한 도(道)의 시학을 담고 있으며, 어느 국문 시가보다 민족의식의 각성을 보여주었다. 일제 말기, 그는 시 온양온천을 통해 성(性)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넓은 품을 보여준다. 온양온천은 우리나라의 으뜸이라. /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공이 있네. / 어떻게 하면 본성 잃은 자까지 치유해 / 한 세상 태평성대로 편하게 할까. 당대 본성을 잃은 자는 일제를 말함이 아니겠는가.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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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6 17:13

전북시인협회, 5일 제20회 전북시인상 시상식

김대곤 시인. 전북시인협회(회장 조미애)가 5일 오후 4시 전주 웨딩팰리스 웨딩홀에서 제20회 전북시인상(운영위원장 정운기) 시상식을 연다. 올해의 수상작은 김대곤 시인의 책갈피. 소재호임명진 심사위원은 수상작 책갈피에 크게 공감했다며 그 공감의 폭은 거리 조정이 여타 시적 장치들과 긴밀하게 조응하는 데서 넓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한 바 있다. 남원 출생의 김대곤 시인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과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저서로는 시집 <기다리는 사람에게>, <그 도시의 밤안개>, <겨울 늑대>, <가방 속의 침묵> 등이 있다. 김사은 전북원음방송PD의 사회로 진행으로 열리는 이날 시상식에서는 신정혜 피아니스트 초청 음악회가 함께 열릴 예정이다. 신정혜 피아니스트는 선화예고, 경기예고, 백석대학교 콘서바토리 출강중이며 Ensemble UI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신정혜 피아니스트는 시상식에 앞서 쇼팽의 즉흥환상곡강아지왈츠, 리스트의 라 탐파넬라, 편곡 아리랑 등을 연주해 늦가을의 정취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초청음악회는 (주)나래코리아 김생기 대표가 후원한다. 시상식에 이어 3부 행사에서는 심봉석 시, 신귀복 작곡의 얼굴과 하중희 작사, 김강섭 작곡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을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는 시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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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 2019.11.04 17:49

제5회 부안문학상 수상자에 박갑순 시인

수필가이자 아동문학가인 박갑순 시인(54)이 제5회 부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문인협회 부안지부(회장 김영열)는 최근 부안문학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작품 수준, 참여 및 기여도, 작품집 발간 등을 기준으로 3명의 후보자를 심사한 결과 박갑순 시인을 제5회 부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영 심사위원은 박갑순 시인은 부안문인협회의 창립에 앞장서서 열정을 쏟는 시인으로 지금은 고향을 떠나 살지만 고향 문학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특히 그의 시집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는 아무리 지치고 힘들지라도 슬픔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선언이다. 누구라도 마음을 기대고 싶은 작품집이다라고 평가했다. 박갑순 시인은 때 이른 감기몸살을 칭칭 감고 쉬고 있을 때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다며 부안에서 비둘기문학동인을 결성해 퇴근 후 바삐 움직였던 시절이 생각난다. 주산부면장이셨던 고 고관석 선생님, 배금자, 김기찬, 양정숙, 전안숙 선생님 등등. 그때는 겁 없이 쓰던 시절, 시가 되는지 되지 않는지 일단 써서 동인을 이끌어주시던 김기찬 선생님과 함께 합평을 하면서 한 편 한 편 쌓아갔던 시절이 오늘의 영광을 가져온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부안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고향 부안문인협회에서 주는 상을 수상하게 되어 한없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박갑순 시인은 지난 1998년 <자유문학>과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시인과 수필가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으로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 수필집 <꽃망울 떨어질라>, 투병기 <민머리에 그린 꽃핀>, 동시집 <아빠가 배달돼요>가 있다. 월간 <소년문학>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글다듬이집 주인으로 있다. 시상식은 8일 오후 3시 부안 부안컨벤션 웨딩홀 3층에서 부안문학 제25집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03 17:54

“동시집 읽고 끝말 이어 재미난 동시 써보세요”

끝말이 이어지면서 상상의 세계가 생겨난다. 어린이를 위한 끝말잇기 놀이가 동시를 만났다. 박성우 시인의 새 책 <끝말잇기 동시집>(비룡소)에는 시 짓기 원리에 쉽게 접근함으로써 아이들이 폭넓은 어휘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동시 40편을 재미난 만화와 함께 실었다. 이 책의 탄생기는 이렇다. 끝말잇기 놀이를 가지고 더 재미있고 신나게 노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던 중 끝말에 어울리는 낱말을 이어 끝말잇기 동시 쓰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박성우 시인은 초등학생인 딸에게 숙제 검사를 받듯 보여주고 아이가 재미있어하던 것으로 골라 넣었다고. 초등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 소개된 말 잇기는 아이들이 다양한 어휘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끝말과 끝말을 이어 누구나 재미난 시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지 새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 실린 만화는 <눈물바다>, <커졌다!>, <간질간질> 등 다양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온 그림작가 서현 씨의 작품이다. 정읍 출신인 박성우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서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과 동시집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 <동물 학교 한 바퀴>, <박성우 시인의 첫 말 잇기 동시집> 등을 펴냈다. 이밖에도 청소년 시집, 산문집, 어린이책, 그림책 등 청소년을 위한 여러 책을 쓰고 있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30 16: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김형미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아침에는 겨울의 찬 기운이 코끝을 간질이다가도 한낮이 되면 여전히 땀이 은근하게 맺힌다. 날씨처럼 도통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날, 시집 한 권을 펼쳐 들었다. 시인의 시에는 저마다의 향기가 짙게 묻어났다. 다양한 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지금, 이 계절에 딱 읽어야 할 시집이 있다. 김형미 시인의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이다. 시집을 넘기고 있으면 찬바람을 맞으며 헛헛해진 속이 따뜻한 다독임을 받는 것 같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김형미 시인의 시집을 펼쳐보시라. 시집은 자꾸만 지나간 것을 곱씹어보게 한다.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더 시를 향수(享受)하게 된다. 바다는 끊임없이 출렁이는 진한 소금 내가 난다. 짠 내를 걷고 나면 붓의 진한 묵향이 휘감고 지나간다. 빗소리가 들리는 바닥에 피는 꽃은 비를 맞은 것들의 향기가 난다. 시원한 바람 분다고 여름이 다 간 것은 아니야 / 꽃이 지고 말랐다 해서 그 나무가 죽은 건 아닌 것처럼(입추(立秋) 中)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자꾸만 떠나며 잊은 것들에 대한 기억이다. 다 지나갔다고 해서 내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것처럼. 시인의 시는 후각으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인이 마주한 향기가 독자의 눈앞에 펼쳐진다. 조기 떼 우는 소리를 듣습니다 / 서해 바닷가 하늘 한 귀퉁이 물고 / 해가 집을 잡아 들어가는 게 보입니다 / 다 두고 돌아와 / 온 산이 욱신욱신 단풍 들어가는 것도 / 사나흘 안으로 큰 비가 오려는 것이겠지요(수성당 中) 시인의 시어는 자꾸만 오감을 예민하게 만든다.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마치 이전에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게 낯선 풍경들을 따라 시인의 기억을 쫓으면 어느새 독자는 마음 가장 안쪽까지 도착할지도 모른다. 속절없이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책을 닫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무엇에 쓰겠다고 당장 그리도 많은 것들을 붙잡고 싶었는지. 딱 한 가지만 떠올리며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딱 한 가지씩만 용서하며 살고 싶다(가을 中)라고 하면서도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시월 中)하고 바라던 시인의 마음처럼. * 최아현 소설가는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분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공저로 <천년의 허기> 등이 있다. 현재는 꿈다락 일상의 작가 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30 16:12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체험기 '배낭 메고 따르릉'

여행은 걷기보다 빠르고 자동차보다 느린 자전거가 제격이다. 여행지의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고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끝없이 이어진 자전거 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고 달리는 기쁨을 아는가. 여기 자전거와 함께라면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는 에너지가 있다. 자신의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체험기를 담은 책 <배낭 메고 따르릉>(신아출판사)을 펴낸 오동표 씨는 자신을 자전거와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 라이더라고 칭한다. 시간만 있으면 산악자전거를 타고 길 위에서 땀을 흘렸다는 오 씨는 미치도록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를 그냥 지나친다면 얼마나 아까운 손실인가 생각했다며 자전거와 함께 천리길을 달리며 보고 느낀 생각을 기록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국토종주 자전거길 633㎞ △4대강 자전거길 538㎞ △그랜드슬램 자전거길 606㎞ 등 3부로 나눠져 있다. 13차에 이르는 라이딩을 통해 만난 전국 곳곳의 풍경 사진도 함께 실어 여행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그동안 여행 중 겪은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담을 비롯해 다양한 여행노하우를 꼼꼼히 메모해온 덕분에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담긴 책이 완성됐다. 부록으로는 즐거운 자전거 여행을 위한 준비물과 행동요령을 비롯해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센터 안내도를 수록했다. 오동표 씨는 은퇴 후 자기계발과 도전정신을 위한 값진 경험을 채우고자 25년간 꾸준히 도전해온 백두대간 그랜드슬램 종주 산행을 마무리했다. 그 과정에서 다져진 체력 덕분에 자전거 페달을 자신 있게 밟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오동표 씨는 1956년 전남 화순 출신으로 전북일보 총무관리국장으로 3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쳤다. 전주에서 생활하며 방화관리 대상, 신문협회 대상, 에너지절약 전북도지사 표창, 한국도로교통안전공사 교통안전 감사패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30 16:12

잊혀져가는 공존의 가치 회복을 꿈꾸며

기억이 인간을 만든다. 기억을 지우면 그 존재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가 형성한 인간관계도 그가 꾸었던 꿈도 그가 경험한 세상의 모습도 하나도 남지 않기 때문에. 황준 시인의 첫 시집 <기억의 바다>(지성의 상상 미네르바)에는 기억을 주제로 지은 시가 자주 등장한다. 세월호 청문회장에서 / 울분을 삭히지 못해 / 일침을 가하던 잠수사가 / 기억의 바다로 떠났다 - 기억의 바다 중. 그의 시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것들을 소환하고, 그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운다. 황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사랑과 절망, 욕망을 자극하는 한줄기 빛이 되어 어둠이 깊어질수록 꺼질 줄 모르른 불꽃, 시는 인간을 불타게 한다며 삶의 이야기를 모아 시집 <기억의 바다>에 싣고 푸른 영혼의 섬을 향해 출항 신고를 한다고 밝혔다. 시집은 1부 감꽃 필 때, 2부 어머니의 강, 3부 겨울밤의 이야기, 4부 꽃을 위한 관음 등 4부 114쪽으로 구성됐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황준 시인은 상실과 결핍을 벗어나기 위해 점점 사라져 가는 공존과 사랑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한다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시의 특징이고 장점이다고 평했다. 전주에서 태어난 황 시인은 지난 1988년 시 세계 동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변호사 황선철 사무소에서 일하며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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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 2019.10.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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