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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관객 20편이 250만관객 1편보다 낫다"

"250만명 영화 한 편보다 10만∼20만명 영화 10∼20편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21일 오후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열린 포럼 '독립영화, 어디로 가는가'에서 '워낭소리'를 배급한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가 한 말이다. '워낭소리'의 상업적 성공은 어느 곳보다 독립영화계에 큰 충격을 줬다. 독립영화계는 이후 '워낭소리'가 미친 영향과 독립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를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만들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사회자인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과 패널로 참석한 곽 대표, '낮술'의 노영석 감독, '할매꽃'의 문정현 감독, 영화평론가 맹수진씨는 '워낭소리'가 독립영화 인지도를 높였다고 전제하면서도 독립영화 전체의 발전이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인 케이스라는 데 입을 모았다. 조 위원장은 "독립영화가 1만명을 돌파할 때면 '조영각 파티'를 여는데 지난해 파티를 딱 한 번 열었다"며 "'우리는 액션배우다'였는데 그마저도 1만2천명으로 끝났다"고 소개했다. 관객 1만명이 들면 제작사와 배급사의 손에 쥐어지는 것은 3천만원이다. 독립영화라도 총 제작비가 1억원은 되니 1만명이 들어도 적자다. 그러나 독립영화인들은 1만명만 넘어도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는데, 그나마 1년간 1번에 그쳤으니 관객 가뭄을 잘 보여주는 예다. 조 위원장은 이를 "우스운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평론가 맹수진씨는 "익숙한가, 익숙하지 않은가의 문제인데 지난 10년간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점점 협소화했다"며 관객들이 점점 독립영화를 어렵고 재미없게 느낀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관객이 멀티플렉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부 상업영화들에 더 자주 노출됐고, 그런 영화만 계속 보다보니 다른 영화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양성영화로 불리기도 하는 독립영화가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비슷한 이야기만 반복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포럼 참석자는 "독립영화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느냐"고 물었고 조 위원장은 "독립영화를 하는 세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 비슷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영화제에서 원하는 영화가 그런 영화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진정한 독립영화란 무엇이고 어느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독립영화에 대한 정의도, 해법도 모두 패널들마다 모두 달랐다. 문 감독은 다큐멘터리 작가로서 "길에 서 있어야 독립영화"라며 "현장에서 고민하고 기록하고 그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영석 감독은 "영화제에서 잘 통한다는 의식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들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장르적으로 다양한 독립영화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배급하는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상영환경이 중요한데 독립영화만 계속 트는 곳은 인디스페이스가 유일하다"며 상영공간 확보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10만∼20만명 영화 10∼20편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23 23:02

"웃고 싶은 사람 모여라"…오키나와영화제

"세계가 경제 위기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 영화제를 통해 세계 곳곳에 웃는 얼굴과 마음의 평화가 널리 퍼져 나가길 기원합니다. 나흘동안 실컷 웃어봅시다."예술 영화의 독무대이던 국제 영화제에서 코미디 영화가 이렇게 호강을 누려본 적이 있었던가? 코미디 영화로 특화된 국제 영화제인 제1회 오키나와 국제영화제가 지난 19일 개막해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본 남단 오키나와(沖繩)현의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열렸다. 영화제의 슬로건은 '웃음과 평화'(Laugh & Peace). 부실행위원장(한국의 부집행위원장)인 에노모토 요시노리씨가 개막식에서 말한 대로 '실컷 웃어보자'가 영화제의 콘셉트인 셈이다. 콘셉트 그대로 상영작은 대부분 코미디 영화로 가득 차 있다. 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과 코엔 형제의 '번 애프터 리딩', 일본 영화 '크로우즈 제로2' 등 코미디 영화들이 상영작 목록에 대거 포진했으며 찰리 채프린의 '황금광시대'나 청룽(成龍)의 '취권' 등 코미디의 고전들도 선보였다. 한국 영화로는 2007년 개봉했던 김수미ㆍ임채무 주연의 '못말리는 결혼'(감독 김성욱, 제작 컬처캡 미디어)이 유일하게 초청돼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코미디와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영화제는 분위기에서부터 다른 점잖은 영화제들과 전혀 다르다. '수호천사'라는 제목의 일본 영화에 출연한 한 뚱뚱한 남자 배우는 영화의 콘셉트대로 천사의 날개를 양 어깨에 달고 레드카펫에 등장해 웃음과 함께 박수를 이끌어냈으며 개막식 사회자들은 서로 칭찬도 하고 구박도 해가며 만담(漫談)을 펼쳤다. 인기 코미디언들이 출연하는 만담 토크쇼가 부대 행사로 열려 흥을 돋웠으며 코미디언들이 직접 연출한 무성영화들이 일본 국내외 영화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격식을 벗어던지고 나니 관객과 스타들 사이의 관계는 한층 좁아졌다. 스타들이 익살스러운 몸짓과 표정을 지으며 팬들과 안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드문 풍경도 이곳에서는 흔한 일로 보였다. 마음을 열고 잔뜩 웃을 준비가 돼 있는 관객들은 영화제의 또다른 무기다. 스타들을 보려고 레드카펫 주변에 몰려든 팬들도, 극장에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관객들도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영화팬인 오시로 사유리(22ㆍ여)씨는 "코미디 영화의 팬인데 코미디 영화들이 대거 상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제에 왔다"며 "실컷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키나와 영화제처럼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제는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들다. 여성이나 환경, 노동, 동성애 등 주제의 측면에서 특화된 영화제는 많지만 장르로 세부화된 경우는 판타스틱 영화제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 같은 독특한 콘셉트의 영화제가 탄생한 배경에는 바로 영화제를 주최하는 일본 최대 예능 매니지먼트사 '요시모토 흥업'(吉本興業)이 있다. 요시모토 흥업은 일본 TV의 예능 프로그램을 독점하다시피 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회사다. 소속 연예인들의 수만 해도 800명에 이르며 연습생만 1천명이 넘을 정도다. 연간 2천700여편의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영화 제작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준다는 회사의 목표에 맞게 영화제를 기획한 것"이라며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영화제이지만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시킬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첫해 행사를 열며 이제 막 돛을 올렸지만 영화제는 곳곳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다. 상영작들의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며 여기에 '웃음'이라는 작은 주제를 '평화'라는 거대한 담론으로 어떻게 끌어올려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한 일본 기자는 "영화를 보며 실컷 웃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니 영화제가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홍보를 강화해 일본 국내외에서 낮은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23 23:02

[마춘자 여사의 귀향-리뷰]막힘 없는 진행방식

20세기 유력한 독일어권 극작가인 프리드리이 뒤렌마트의 '노부인의 방문'을 원작으로 한 '마춘자 여사의 귀향'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었다. 전통적인 연극 구조인 처음, 중간, 끝을 3막으로 구성함으로써 서사 진행방식에 무리가 없으며, 장면 연결도 무난했다. 특히 언어를 연극의 중심 질료로 삼았고, 갈등의 서사라인에 따라 감정의 집중이 단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교적 깔끔했지만 다소 단조롭기도 한 무대였다.원작자인 뒤렌마트의 연극적 관심은 사회나 세계보다 한 개인에 밀착되어 있다. 그에게 세계는 개인적 삶의 총체적 방식의 집합개념인 셈이다. 원작에서 크게 이탈되지 않은 이번 공연작 역시 개인적 자아로서 인간의 존재방식에 대한 탐구라 할 수 있다. 쇠락한 도시에 40년 만에 귀향한 거부 마춘자의 출현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술렁거린다. 개인의 출현이 사회의 내적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마춘자의 귀향은 본격적으로 연극세계를 가동시키는 엔진 역할을 한다. 아울러, 시장과 시민에게 '정의'를 사는 대가로 1조원을 기부하겠다는 마춘자의 제안에 시장과 시민들의 반응 그리고 마춘자와 시민들의 초점인물인 오태균의 대응방식이 일종의 '맥거핀 효과'를 이루면서 연극은 차근차근 오태균의 행동적 귀결점으로 향한다.인물을 시야의 중심에 놓고 볼 때, 마춘자, 오태균 그리고 시민들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연극은 각자 자기욕망의 동선긋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관객은 인물들의 주어진 상황을 대응해 나가는 방식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젊은 날, 오태균이 마춘자에게 가했던 훼손된 사랑과 증인을 매수한 비겁함, 이에 배신감을 안고 그녀는 고향을 떠나버린다. 배신의 칼날을 별러 다시 찾은 고향에서 그녀의 복수, 같은 시민으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오태균에 대한 배신 등 사건의 한복판에는 물질이 자리하고 있다. 오태균이 마춘자를 배신한 것도, 시민들이 오태균의 죽음을 담보로 마춘자의 기부금을 받으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돈의 위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물질이 없으면 마음도 없다고 했던가. 개인의 엄청난 재력으로 세계의 질서를 지배하려 드는 마춘자나 그런 그녀의 출현이 지독한 가난을 제거할 기회라며 이웃인 오태균을 살인하는 모습 등은 물질 앞에서 가차없이 실종되는 인간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는 오태균을 위하는 척하지만, 속내는 그를 제거해 기부금을 받고자 하는 존재의 부조리성. 이런 면에서 뒤렌마트는 2차 대전 이후 이오네스코나 베케트보다 한발 앞서 부조리극의 씨앗을 뿌렸다고 할 수 있다. 귀향 모티브를 통해 인간의 부조리한 존재방식을 묻는 공연작은 물질 앞에서 정신은 한없이 왜소해질 수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성찰적인 주제를 견고한 구조와 안정감 있는 인물 설정이 효과적으로 뒷받침되어 설득력 있게 공연되었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우선 연극이 반드시 언어 중심으로 전달되어야만 하는가라는 점이다. 21세기 들어 세계연극은 표나게 이미지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연극은 보고 듣는 맛이 있어야 한다. 배우들의 절묘하고 심오한 대사는 말할 것도 없고 소리나 음향, 음악 요소 등 청각기호와 배우의 몸짓, 움직임, 표정, 동선 그리고 무대장치의 구성 등 시각기호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더라면, 주제가 보다 연극적이고 심도있게 구현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이원희 (극작가·연극평론가 / 한국사이버대학교 교수)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3.23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②영화제 탄생과 성장-(2)성장

2000년 1회 영화제부터 2008년 9회 영화제까지, 전주국제영화제를 굳이 성장곡선에 따라 나눠본다면 1∼3회 태동기와 도입기, 4∼6회 성장기, 7회∼9회 안정기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모든 것들의 처음이 그러하듯,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초창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1회 영화제 프로그래머였던 김소영 정성일씨가 2회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사임하면서 전주영화제 앞길에 가장 큰 위기가 닥쳐온다. 이는 2001년 3월 2회 영화제 상영작 발표회에서 최민 조직위원장이 "최악의 고비를 넘기고 상영작 발표를 하고 있는 지금, 말할 수 없는 마음 속의 떨림이 있다"고 말한 것만 보아도 전주영화제가 어떤 처지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파행' '갈등' '진통' '내홍'이란 수식어로 따라붙던 상황에서 2회 영화제를 치러내며 '기사회생'한 전주영화제. 10년을 맞는 지금, 전주영화제는 '대안영화·디지털영화·인디영화 소개', '시민들에게 문화적 욕구충족 기회 제공', '영화를 통한 문화교류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 정관에 나와있는 개최 목적을 비교적 잘 수행하고 있는 듯 하다.한국 최초의 국제 영화제로, 세계 영화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시아 영화의 중심'이라는 컨셉의 차별성과 일관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2007년 12회를 폐막한 후 외적 성장을 따르지 못하는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실있는 영화제가 돼야 한다는 비판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기 시작했다.성공한 영화제인 부산영화제가 스스로 노출하고만 문제점들은 전주영화제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전주 역시 주류에 대항하는 비주류를 주목한 영화제로 필름이 아닌 디지털이란 매체를 주목, 컨셉의 차별화와 일관성에 성공했지만 9회를 치른 시점에서 프로그램 외적인 면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10년을 기점으로 전주영화제를 바라보는 눈과 기대 역시 한층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1∼3회 : 전주영화제 탄생과 시련1회 영화제는 '대안영화, 디지털영화, 아시안 인디 포럼'을 내세우고 주류 영화들과는 영화미학이나 영상기술 면에서 전혀 다른, 특별하고 새로운 영화들을 선보였다.1회 영화제는 시작단계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였다. 7일동안 영화제 참여 관객은 12만명. 조직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유료객석 9만4000석 중 85% 이상이 판매됐으며 상영작의 80% 이상이 매진됐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관객이 들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주장했던 성과주의는 할 말을 잃었으며, 당초 예상을 넘어선 관객수는 궁극적으로 전주영화제에 힘을 실어주는 기반이 됐다. (1회 영화제 유료관객은 7만5200명. 이는 9회 영화제 동안 가장 많은 숫자다.)전주영화제는 첫 해부터 '잠재된 영화 관객 발굴', '영화학도들의 새로운 문화창구', '독특한 색깔과 고집을 가진 영화인들에 대한 배려' 등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고 '프로그래머 동반 사퇴'로 표출됐다. 최민 조직위원장은 "영화제가 지나치게 프로그래머들의 사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발언을 했으며, 김소영 정성일 프로그래머는 "조직위의 의사결정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반발했다. 당시 프로그래머들의 사퇴와 조직위의 대응은 단순한 의견차이를 넘어 감정적인 대립으로 비춰졌던 게 사실이었으며, 전주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 지 우려와 걱정이 많았다.전주영화제는 2001년 3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영화제 상영작 발표회를 연다. 프로그래머는 문화평론가 서동진씨가 맡게 됐으며, 서씨는 최위원장과 함께 2002년 3회까지 영화제를 이끌게 된다.2회 영화제는 '대안, 독립, 디지털'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급진영화'를 주제로 정했다. 서프로그래머는 당시 영화제 공식 카달로그에서 "급진영화란 이름은 영화의 미래를 향한 선언도, 영화를 분류하는 명칭도 아닙니다.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영화, 그런 뜻에서 영화의 새로운 존재를 모색하는 물음을 던지는 영화가 아마 급진영화일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3회 영화제는 역시 '대안, 독립, 디지털'이란 영화제의 정체성을 한결 다듬고 뿌리내리는 것을 주요 방향으로 하면서 영화가 지닌 '사회적 기억의 힘'에 주목했다.▲ 4∼6회 : 전주영화제 성장4회를 기점으로 전주영화제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2기 조직위원회를 구성하며, 대안이나 디지털의 개념이 어렵다는 여론에 따라 새롭게 '자유, 독립, 소통'을 컨셉으로 설정했다.집행위원장 체제를 도입했는데, 위원장을 맡게 된 민병록 동국대 교수는 4회 영화제를 앞두고 한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안'이 상징하는 의미가 전주영화제의 정체성과 매우 잘 맞아떨어진다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렵다는 선입견이 컸다. '대안'이 강조됐던 자리에 '자유, 독립, 소통'을 들여놓으면서 현대영화의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할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배치했다. 개인적으로 '처음'이라는 사실이 많은 부담을 갖게 했고 그동안 축적한 성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한 바 있다.프로그래머에는 정수완 김은희씨가 선임됐다. 두 프로그래머는 "2003년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고 넓은 의미의 실험적 시도를 하는 영화의 다양한 진보적 흐름을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4회 영화제는 '마니아만을 위한 영화제'라는 지적을 수용,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민위원장이 전주영화제를 맡게되면서 이전보다 관객 끌어안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영화제 기간도 열흘로 늘려 원활하고 짜임새 있는 영화제 운영을 기했다.5회 영화제는 메인섹션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포럼'이 '인디비전'으로 변경되고,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저예산 혹은 독립영화들로 확대됐다. 아시아에서 세계로 문을 연 것은 아시아에서 개최되고 있는 다른 영화제들과 경쟁해 필름을 수급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한 몫한 것으로 알려졌다.'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을 신설해 영화제의 산업적 기능에 대한 모색을 시작했지만, 22%나 하락한 객석점유율과 상영취소를 비롯한 홍보전략의 부재, 운영상의 미숙함 등은 무거운 과제로 다가왔다.6회 영화제는 지난 영화제들에 비해 관객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 '어린이 영화궁전'을 '영화궁전'으로 새롭게 구성해 중·장년층도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을 포진시켰으며 개·폐막식을 제외한 모든 영화의 상영장과 부대행사를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거리 내에서 진행해,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언론에서도 '정체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7∼9회 : 전주영화제 안정기7회부터 전주영화제는 전반적으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마니아층은 더욱 확대됐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늘었다. 전주영화제가 1회때부터 직접 제작하고 배급해 온 '디지털 삼인삼색'은 국내외적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그러나 전주영화제의 성격을 강고하게 했던 '디지털'에 대한 근본적이고 생산적인 고민이 요구됐다. 1회 영화제가 시작할 단계만 해도 새로운 실험을 가능케 할 매체로 영화계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던 디지털이 보편화됐기 때문. 전주영화제는 "디지털은 전주국제영화제의 태생적 한계이자 현재의 근심거리인 동시에 미래의 비전이라는 이 이상한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자문했다.영화제의 지역 내 역할에 대한 기대는 '로컬시네마 전주'와 '전주지역 중·단편 영화 제작 지원작' 등의 신설로 부응했다.8회 영화제는 평균 객석점유율이 80%에 이른다. 그러나 운영면에서는 오히려 무력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8회는 한국영화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띄는데, 독립영화 감독들을 지원하는 '디지털 숏!숏!숏!'을 신설해 전주에서의 촬영을 유도하는 동시에 영화제의 생산적 성격을 강화했다. 또한 비경쟁이었던 '한국영화의 흐름'을 부분경쟁으로 전환해 한국독립영화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9회 영화제는 유료관객(6만5209명)·좌석점유율(82.4%)·매진횟수(147회) 등에 있어 역대 영화제와 비교, 대박을 터뜨렸다. 프로그램이나 운영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10회 행사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놓았다. 봉준호 감독은 "곧 전주영화제가 부산영화제를 추격하는 재밌는 양상이 벌어질 것 같다"며 전주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그러나 해외작품을 상영하는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을, 영화제 상영작 관련 국내외 관계자들간의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하는 '인더스트리 데스크'와 저예산 독립영화들의 쇼케이스 '워크 인 프로그레스'로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필름마켓으로는 자리잡지 못해 영화제의 생산적 기반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또한 일부 상영관 시설이 낙후되고 숙박업소들의 바가지 상혼 등은 여전해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상근 스탭 숫자가 적고 자원봉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 또한 장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20 23:02

'똥파리' 도빌아시아영화제 대상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가 15일 폐막한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대상과 국제평론가상을 수상했다.영화제 조직위 측에 따르면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똥파리'는 이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대상(Le Lotus du meilleur film)과 함께 국제평론가상을 차지했다.이로써 한국 영화는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가 대상과 평론가상을 받았던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대상과 평론가상을 휩쓸었다.양익준 감독이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맡은 '똥파리'는 저예산 독립영화로, 어린시절 되풀이되는 아버지의 폭력 속에 성장한 '상훈'이 사고로 여동생과 엄마를 잃고거친 삶을 살아가던 중 우연히 만난 여고생에게서 가족애를 발견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똥파리'는 지난 1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도 그랑프리인 타이거상을 수상한바 있다.올해 도빌아시아영화제에는 양 감독의 '똥파리' 외에 백승빈 감독의 '장례식의 멤버'도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었다.또한 이날 시상식에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도 액션 아시아 부문의 로터스상을 수상했다.액션 아시아 부문에는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도 초대됐었다. 비경쟁부문인 파노라마 부문에는 유하 감독의 '쌍화점'과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가 진출했었다.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과 이윤기 감독의 회고전이 열려 이창동 감독의 '초록 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등 4편이, 이윤기 감독의 '여자,정혜' '러브 토크' '아주 특별한 손님' '멋진 하루' 등 4편씩이 소개됐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17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현황

▲1999년 4월 :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구성-8~9월 : 전주국제영화제 기본계획 수립-2000년 4월 : 법인설립 인가 - (재)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2000년 4월28일~5월4일 :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조직위원장 최민, 사무국장 민성욱, 프로그래머 김소영 정성일-상영작 21개국 184편, 유료관객 7만5200명, 예산 21억2000만원▲2001년 4월27일~5월3일 :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조직위원장 최민, 사무국장 김정수, 프로그래머 서동진-상영작 28개국 202편, 유료관객 5만4800명, 예산 23억5000만원▲2002년 4월26일~5월2일 :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조직위원장 최민, 사무국장 민성욱, 프로그래머 서동진-상영작 32개국 265편, 유료관객 4만3600명, 예산 20억8000만원▲2003년 4월25일~5월4일 :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집행위원장 민병록, 사무국장 민성욱, 프로그래머 정수완 김은희-상영작 36개국 171편, 유료관객 5만5600명, 예산 22억5000만원▲2004년 4월23일~5월2일 :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집행위원장 민병록, 사무국장 이승환, 프로그래머 정수완 김은희-상영작 30개국 286편, 유료관객 4만5000명, 예산 21억5000만원▲2005년 4월28일~5월6일 :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집행위원장 민병록, 사무국장 김건, 프로그래머 정수완 유운성-상영작 31개국 176편, 유료관객 5만2000명, 예산 22억원▲2006년 4월27일~5월5일 :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집행위원장 민병록, 사무국장 김건, 프로그래머 정수완, 유운성-상영작 42개국 194편, 유료관객 5만9000명, 예산 23억원▲2007년 4월26일~5월4일 :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집행위원장 민병록, 사무국장 김건, 프로그래머 정수완 유운성 조지훈-상영작 37개국 185편, 유료관객 6만1500명, 예산 25억8000만원▲2008년 5월1일~5월9일 :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집행위원장 민병록, 사무국장 김건, 프로그래머 정수완 유운성 조지훈-상영작 40개국 195편, 유료관객 6만5209명, 예산 29억원* 제4회 영화제부터 집행위원장 체제가 도입됐으며, 3회까지 슬로건이었던 '대안, 독립, 소통'을 '자유, 독립, 소통'으로 바꿨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13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영화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지역 영화·영상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해 온 저자들이 공동집필한 「전북영화사」(2007)에 따르면, 영화제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상영되고 유·무명의 감독과 배우들이 초빙된 가운데 심포지움에서 필름마켓까지 각종 이벤트가 개최되는, 영화에 관한 영화인들에 의한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축제다.'필름 페스티벌(film festival)'로, '영화상 시상식(award ceremony)'이나 '쇼케이스(showcase)'와는 다르다. 영화산업의 협조 하에 이루어지되 마켓처럼 상업성을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상제도를 실시하지만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축제로서 영화제를 정의하자면 영화인, 관객, 영화가 한자리에서 만나 한시적으로 만들어내는 영화 해방구와 같은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제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치단체들을 포함, 여러 단체들이 영화제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왔다.전주영화제는 2000년 제1회 영화제가 개최됐는데, 부산과 부천에 이어 한국에서는 세번째로 만들어진 국제영화제였다.전주시는 1994년부터 꾸준히 영상·문화산업에 대한 정책들을 추진해 왔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1997년 영상산업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같은 해 '영상예술과 첨단기술과의 만남'을 주제로 '전주영상축전'을 개최하기도 했다.전주영화제에 대한 관심은 1998년 8월 대종상영화제 전주유치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이후 1998년 11월 연극영화과를 두고 있는 우석대학교가 1955년 전주에서 제작돼 흥행에 성공한 영화 <피아골>의 이름을 딴 '피아골영화제'를 제안하면서 영화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우석대학교는 1950∼60년대 전주와 전북이 한국영화 생산에 있어 중요한 기지였음을 강조하며, '피아골영화제'를 통해 전북지역의 영화사를 복원하자고 주장했다.1999년 2월 전주시는 전주영화제 개최명분을 확인하고 방향과 성격 설정을 위한 '전주영화제 방향설정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동시에 전북일보는 1999년 한 해 동안 '전주, 21세기 한국영화의 푸른꿈'을 연재하며 전북영화사를 정리하고 영화제 개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형성했다.마침 전주시가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2000∼2020)에 의해 '문화영상특성화도시'로 지정된 것도 호기로 작용됐다. 전주시는 국내외 다른 영화제와 차별성을 갖고 추진한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2000년 제1회 영화제 개최를 확정지었다.전주가 국제영화제를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시민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우선 시민들에게 영화제의 개념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또한 전주에서 영화제가 가능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시켜야 했다. 부산이나 부천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 이미 국제영화제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감내해야 했다.전주가 후발주자로 영화제를 시작하면서 잡은 컨셉은 '디지털' '대안' '독립'. 당시 전주에서는 매우 낯선 개념들이었다. 영화인들은 이것이 바로 '좋은 영화'라고 했지만,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것에 익숙한 전주 관객들에게는 그저 '어렵고 난해한' 것일 뿐이었다.'좋은 영화를 알아봐 주는 눈이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영될 수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명제지만, 가장 실천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좋은'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시대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르며, 또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아 결국 다수의 의견에 타협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올해 10년을 맞는 전주영화제도 부침의 세월을 지나왔다. 초창기에는 '좋은 영화'를 두고 정체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많은 혼란을 겪었지만,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정체성은 꿋꿋하게 지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된 것이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13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JIFF 한국단편경쟁작 확정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리는 '2009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단편 경쟁 섹션이었던 '한국단편의 선택 : 비평가 주간'을 완전 경쟁 섹션인'한국단편의 경쟁'으로 바꿔 본선 진출작 12편을 발표했다. '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감독 이경원)''경적(감독 임경동)''기후변화(감독 김혜지)''남매의 집(감독 조성희)''뉴스페이퍼맨-어느 신문지국장의 죽음(감독 김은경)''달세계 여행(감독 이종필)' '여행극(감독 윤성현)''연착(감독 강성연)''우유와 자장면(감독 최형락)''유랑시대(감독 김보라)''자가당착(감독 김곡 김선)''잠복근무(감독 이정욱)'.올해 출품작 수는 599편으로, 지난해에 비해 154편이 줄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출품작 규정을 지난해 11월 이후 작품으로 제한, 비평가들로부터 검증받은 작품보다 새로운 작품을 소개·발굴하고자 의지를 반영했다.1차 예심을 거친 총 12편 작품은 본선 심사를 거쳐 KT & G 상상마당상이 수여된다. 폐막식에서 상금 각각 300만원, 200만원으로 총 500만원이 상패와 함께 시상될 예정.본선 심사위원엔 클레르 몽페랑 단편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인 로제 고냉씨과 배우 김혜나씨, 영화 '기담'으로 국내·외 호평을 받은 감독 정식·정범식씨가 참여한다.한국단편예심위원회는 "올해 출품된 600여편 작품이 지난해에 비해 두드러진 기술적 완성도를 보였다"며 "장르화가 가속화되고, 정치·사회적인 이슈, 폭력 문제, 소외된 계층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 순간의 성찰이나 미학적 결실을 담은 영화가 상대적으로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고 말했다.한편,'2009 관객평론가'엔 나윤석 박규택 박진희 정현욱씨가 선정됐다. 지난 2월 20일까지 총 76명이 접수해 19대 1라는 역대 최대 경쟁률이 기록됐다. 관객평론가는 영화제 기간 한국영화 경쟁 섹션 상영작에 대한 평론을 제공하고,'2009 전주국제영화제 관객평론가상'의 수상작을 선정한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3.12 23:02

"현실에 가까이" 여성영화제 105편상영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취지로 시작돼 올해 11회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내달 9일부터 8일간 신촌 아트레온에서 23개국에서 초청한 영화 105편을 소개한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0일 오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좀 더 현실에 밀착된 이슈들, 일하고, 먹고, 살고, 늙는 문제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여성노동과 가난' 특별전에서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불안정한 삶으로 내몰린 여성들의 노동 문제를 조명한 3개국 5편이 상영된다. '지구화시대 빈곤과 여성노동'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도 열린다. '천 개의 나이듦'은 고령여성의 성과 사랑, 기술 정보로부터의 소외, 고령 장애인, 새로운 도전 등 나이듦을 둘러싼 화두를 밝히는 8개국 13편을 소개한다. 개막작은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과 인종, 성적 소수자인 주변인물들을 통해 사람들의 불안감을 그린 제니퍼 팡 감독의 '반쪽의 삶'이며 폐막작은 '아시아 단편경선' 수상작이다. 세계 여성감독의 경향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물결', 10대 여성 감독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걸즈 온 필름', 성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퀴어 레인보우', 남성 감독의 시각을 이해하기 위한 '오픈 시네마' 등 상설 섹션도 준비됐다. '아시아 단편 경선'에는 여성으로서 시각 뿐 아니라 영화적 상상력, 미학적 고민이 보이는 4개국 18편이 진출해 메리케이 최우수상(상금 1천만 원), 우수상(2편 각 500만 원), 관객상을 놓고 경쟁한다. 사전제작 지원을 받는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에는 경순 감독의 '레드 마리아'가 선정됐으며 올해 영화제에서는 지난해 수상작인 '레즈비언 정치도전기'(홍지유, 한영희)가 공개된다.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에서는 다문화 가정 부부 4쌍이 연출한 7편이 소개된다. 부대행사로는 11∼12일 다양한 공연을 모은 '열린 광장 열린 무대', 10일 밤 클럽 파티 '퀴어 나잇'이 마련됐으며 10∼16일 오전 11시∼밤 9시에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맡기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놀이방'이 열린다. 이혜경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여성영화제는 IMF 금융위기로 어려웠던 시기에 시작됐지만 관객들의 열띤 반응으로 성장했다"며 "2008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져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 있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티켓은 5천원(개ㆍ폐막식, 심야상영 1만2천원)이며 24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wffis.or.kr)에서 예매하거나 내달 9일부터 아트레온 현장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11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아~그때 그 주인공' JIFF서 다시 만나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국내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단숨에 젊은 영화인의 표상이 된 류승완 감독, 일상적이고 평범한 장소에서 비현실적이고 이질적인 느낌을 포착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서늘한 풍자를 심어놓는 특유의 감각을 지니고 있는 봉준호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발견한 감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004년 전주영화제 폐막작이었던 스페인 영화 '노벰버'는 예술이 갖는 축제성과 즐거움을 보여주며, 개막작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지난해 최고인기상을 받은 '우린 액션 배우다'는 액션스쿨 8기 동기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다큐멘터리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올해 10년을 맞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9년 동안 상영한 영화는 총 1858편. 주류 보다 비주류, 상업 보다 독립영화를 주목하며 디지털·독립·대안영화가 지닌 자유·독립·소통의 정신을 실천하는 시간들이었다.'2009 전주국제영화제'가 그동안 상영된 영화들 중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을 선정, '10주년 기념상영' 섹션을 마련했다.감독의 데뷔작을 재상영하는 '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 전주영화제 수상 감독들의 신작을 상영하는 '수상자의 귀환', 관객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영화들을 다시 상영하는 '다시 보고 싶은 JIFF'. 작지만 그 안에서도 또렷한 목소리를 내며 전주만의 색깔과 개성을 형성하고 영화계는 물론, 동시대에 영향을 미친 작품들이다.▲ 전주에서 뜬 '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에선 전주영화제를 통해 데뷔작이 소개됐던 감독들의 작품을 다시 보여준다. 지금은 유명감독이 됐지만, 전주에서 세계적 감독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이들. 1회때 상영된 류승완 감독의 액션 릴레이 무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감독 중 한 명인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데뷔작 '지루한 삶',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이 된 봉준호의 첫 장편 '플란다스의 개'가 재상영된다.이외에도 2001년 전주영화제 최고상인 우석상을 수상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오의 낯선 물체',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 작품마다 평단의 호평과 찬사를 받는 장률 감독의 장편 데뷔작 '당시' 등 총 8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수상감독들의 신작 '수상자의 귀환''수상자의 귀환'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전주영화제에서 상을 탔던 감독들의 장편 신작을 공개하는 섹션이다.2007년 '다른 반쪽'으로 우석상을 수상한 잉량 감독의 '호묘', 2006년 '카트 끄는 남자'로 인디비전 부문에서 특별언급된 라민 바흐라니 감독의 '굿바이 솔로'가 소개된다. 각각 지난해 브리스번영화제, 베니스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2006년 우석상을 수상한 드니 코테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해 로카르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과 '하늘, 땅, 그리고 비'로 2008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호세 루이스 토레스 레이바 감독의 신작 '트랜스(1-10)'도 상영된다.▲ JIFF 최고 인기작 '다시 보고 싶은 JIFF''다시 보고 싶은 JIFF'는 지금껏 상영된 작품들 중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최고 인기 영화 5편을 재상영한다.2004년 상영됐던 '노벰버'와 '요시노 이발관', 2006년 상영됐던 '하바나 블루스'와 '비르와 자라', 2008년 상영됐던 '우리는 액션배우다'. '하바나 블루스'는 음악영화며, '비르와 자라'는 전형적인 발리우드 마살라 영화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1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