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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오늘은 밀가루를 가지고 맘껏 놀아볼까?"아이들이 볼에 담긴 밀가루를 만져보고, 체에 쳐보고, 손장난을 하면서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부들부들 해요" "눈이 내린 것 같아요"이윽고 밀가루에 찬물과 미지근한 물을 섞어 반죽하더니, 손가락에 달라붙는 밀가루 반죽을 비교한다. 어떤 것은 퍽퍽하고, 또 어떤 것은 미끌미끌하다고 했다.끈적끈적하고, 말랑말랑한 밀가루가 시간이 흐르자 굳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 하는 모습도 보인다. 밀가루의 어떤 질감이 좋았고, 어떤 조리과정이 기억에 남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는 셈이다.이렇듯 밀가루 하나만 가지고도 아이들은 오감(五感) 만족의 다양한 체험을 한다.요리를 통한 학습 '아동요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최근 유아교육과 요리에 관한 전문지식을 지닌 아동요리지도사가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지도사들은 아동들의 연령에 따라 창의력, 학습,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해 지도한다. 최근엔 요리를 통해 논술, 수학, 과학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들의 흥미를 극대화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아동 요리'의 장점은 비만 아동이나 편식아동의 식습관을 잡아주는 데도 한 몫 한다는 점이다.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재미를 붙이게 되면, 패스트 푸드 보다는 직접 해먹으려고 하기 때문. 또한 자신이 만든 요리가 맛있다는 평가를 듣게 되면 그때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요리를 하겠다고 직접 달려든다. 심지어 부모에게 자랑하겠다고 집으로 가져가는 사례도 발생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가족간 대화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또한 '아동 요리'는 몸의 정밀한 동작을 자극·강화하는 기능도 발달한다. 각종 식재료를 보고, 만지고, 냄새 맡으면서 오감을 향상시킨다.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맛과 냄새를 구분하는 감각을 익힐 수 있게 된다.똑똑하고 감성도 풍부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아동 요리'에 관심을 기울여봐도 좋을 것 같다. 입시위주 성적 올리기에 요즘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늘 안고 산다. 그러다 보니 자기감정을 조절을 잘 못해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이 많다. 스스로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여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감성이 풍부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이다. 요리를 통해 오감을 풍부하게 표현할 줄 알게 되면 아이들도 자신을 개방할 줄 아는 긍정적인 아이로 성장해 나간다.현재 한국아동요리지도자협회 전북지부 주최로 아동을 대상으로 전주평생학습센터와 홈플러스에서 아동요리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문의 063)241-1123, 249-8005./박예분(여성객원기자)
올해로 세 번째 맞은 한중문화교류 공연을 선두에서 이끌어온 사람이 있다.사단법인 열린문화 김영배 단장. 4박 5일 빡빡한 일정의 중국 공연을 마친 뒤 전주에서 잠시 짬을 내어 그를 만났다.연길 공연 이후 베이징으로, 또 귀국해서는 서울·대전으로 뛰어다니며 바지런한 문화길잡이로서의 역할을 다하다보니 미리 약속을 잡지 않고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그다.4일 만난 그에게 이번 중국 공연을 마친 소감을 물었다."올해는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임실 필봉 농악단 양진성 단장이 찾아와서 가자고 하니 별 수 없어 다시 하게 됐죠."김단장과 필봉농악단원들의 열정만으로 이뤄진 공연이라는 말이다.물론 가끔 마음 좋은 후원자들이 나타나 연길 아이들에게 줄 아동복을 선물로 내놓기도 하고, 많지 않은 돈을 기부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고, 김단장이 발품 팔고, 필봉농악단 단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경비를 마련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필봉농악단원들이 비행기 값을 내고, 현지 체류 경비는 김영배 단장이 조달하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연 한 번 더 기획하자면 무수히 많은 시간과 공력을 들여야 한다.그래서 그는 "매해 여름이 찾아와도 선뜻 나서서 공연을 준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 먼저 공연을 떠나자는 양진성 단장의 제안만이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다.김단장은 올해 중국 공연이 예년만큼 잘 치러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예년에는 조선족 마을을 찾을 때 워낙 호응이 좋아서 공연했던 악기도 나눠주고,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기도 했죠. 하지만 올해는 주민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었어요. 그게 못내 아쉽군요"스스로 주머니를 털어서 마련한 공연이라도 욕심만큼 제대로 치러내지 못하면, 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공연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다.이어 내년 공연 일정을 물으니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뜻을 함께 해줄 든든한 후원자가 나타난다면 모를까, 벌써부터 내년까지 계획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나.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관에서 주도하는 문화공연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관에서 주도하면 경제적으로는 넉넉해질 수는 있지만, 이런 저런 제약으로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우리 음악과 문화를 전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전국 곳곳 문화소외지역을 돌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선공연을 해왔던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여름 다시 중국 연길에 있는 조선족을 만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을 상상을 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기도 하다. 그는 평생을 그것을 낙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5일 연길시 근교 조선족 자치구 마을 공연이 있던 날이다. 방문단은 잠시 짬을 내어 연길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한 용정에 도착했다. 용정은 한민족이 중국으로 건너와 가장 먼저 터를 잡은 도시. 사방으로 뻗은 한국식 기와 모양을 한 집, 한글로 된 간판 등 곳곳에 조선 사람의 흔적이 묻어났다. 특히 이곳은 인근 비암산의 작은 정자 '일송정'과 '해란강'을 비롯해 윤동주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윤동주 생가를 방문하기 전 길잡이로 나선 조선족 과학관 장성주 부관장이 일행에게 대뜸 질문했다."윤동주는 조선족입니까? 한국인입니까?""윤동주 시인이 태어날 즈음엔 조선족이다 고려인이다 따로 구분이 없었으니, 그저 조선 사람이겠죠"그 시대에 조선족, 고려인, 한국인, 북한인 이런 구분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 답했더니 장 부관장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뿌리가 같은 한민족 아니냐는 것이다.장 부관장은 "연변에서 먹고 살만한 사람은 절대로 한국에 가지 않는다"는 뼈아픈 말을 던졌다. 연변에서도 자식들 교육시키며 충분히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그러면서도 한국인들이 조선족보다 행복지수는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순간 한국인들이 이들을 상대로 사기 등으로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이 떠올라 부끄러웠다.공연단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연길시 의란진 춘흥촌 조선족 마을.다른 조선족 마을에 비해 부촌에 속하는 동네다. 방문단이 도착했을 즈음 이미 마을 사람들은 회관으로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알록달록 꽃무늬 블라우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나온 시골 아낙의 모습은 마치 장 서는 날 옷장 안에서 고운 옷을 꺼내 입고 나들이 나서는 우리네 시골 어머니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곧바로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첫 공연은 임실 필봉농악단 사물놀이.윤정희씨(중국 연길시·51)는 "조선의 악기와 사물놀이는 처음이지만, 왠지 낯설지 않고 흥이 나서 좋다"며 연신 웃어댔다.조선족 무리 쪽에서 '잘한다~'는 추임새도 이어졌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조선 사람의 피를 가졌기 때문일까. 풍물을 통해 내면에 숨겨져 있었던 흥과 신명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단원들도 신이 났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기는 커녕 공연에 더욱 몰입했다.공연을 지켜보던 박영순씨(중국 연길시·64)는 "딸 둘이 한국으로 시집을 갔다"며 "풍물을 취해 있으려니 시집간 딸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이어 클래식 기타연주 라이브 공연, 판소리 등 공연 끝으로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신경혁 춘흥촌 촌장은 "이번 공연은 기대 이상으로 대단히 좋았다"며 "앞으로 조선 풍물 공연을 자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공연 이후 뒤풀이까지 함께 하지 못했지만, 공연단과 조선족 마을 사람들 사이의 한 민족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공연을 통해 보여지는 성과물 보다 한 핏줄이라는 소통의 공감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이지현(여성객원기자)
'전북여성긴급전화 1366'이 상담원을 모집한다.대상은 가정폭력방지법 또는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원으로 1년이상 상담원 경력이 있는 자, 사회복지사 3급 이상 자격을 가진 자로서 1년 이상 경험이 있는 자.상담원들은 여성폭력피해자들에게 긴급상담, 보호, 서비스연계 등 위기개입 서비스를 제공한다.신청기간은 19일까지. 모집인원 1명. 우편 접수만 가능하다.자세한 문의는 여성긴급전화 1366. www.baro1366.or.kr.
(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성매매예방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마련한다.22일부터 내달 8일까지. 대상은 여성인권기초과정 수료자, 성교육 관련 강사 경력자, 여성단체 활동가. 모집인원 10명.성산업 현황과 성매매 피해실태, 성매매 방지법에 대한 이해, 성매매예방교육 등을 내용으로 한다. 참가비는 2만원. 문의 063)283-8297.
전주 YWCA(회장 조숙진)가 다문화 강사 양성· 파견 교육을 실시한다.필리핀· 중국 등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11일부터 내달 29일까지 매주 금요일(오전 9시30분∼낮 12시30분)에 실시된다.장소는 전주 YWCA회관.문의 224-5501. 016-635-8567.
전북 YWCA협의회(회장 조숙진)가 제13회 여성주간 기념행사를 가졌다.16일 전주고용지원센터에서 열린 기념행사의 주제는 '세상을 살리는 여성 행복충전 한마당'. 여성의 돌봄과 배려의 문화가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자리다.이날 행사엔 군산·남원·익산·전주 YWCA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은경 세종리더십 개발원장의 '여성의 건강한 리더십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를 주제로 한 특강, 웰빙 떡 만들기 행사 등이 열렸다.
다문화가족 정착을 위해 유관기관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다문화가족 정착지원 실무 워크숍'이 16일 무주리조트에서 열렸다.전북도 주최로 열린 이날 워크숍은 이현선, 이지훈, 이정주, 채옥희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장, 김수연 도교육청 교육연구사가 참석한 가운데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운영 실태와 활성화 방안, 이주여성 인권실태 및 개선방안 등 5가지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운영 실태와 활성화방안다문화사회의 정책 목표가 다양성, 사회통합적인 정책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이현선 장수지원센터장은 "피상적이고 중복되는 사업이 많다”며 "정부 추진체계를 일원화하고, 정책수립을 위한 TF팀을 마련해 '다문화사회 종합계획'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한 저임금· 무보수로 활동하고 있는 센터 직원들의 인건비를 보장하고, 운영비를 현실화해서 이민자가족지원사업 운영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말했다.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협의회, 전북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협의체 등을 통해 네트워크와 연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주여성 인권실태 및 개선방안이주여성 남편의 물리적·정서적 폭력, 시어머니와의 갈등 등으로 이루진 인권 피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인권 실태를 진단하고, 올바른 개선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이지훈 전주지원센터장은 "가정내 이주여성 인권 피해를 줄이려면 남편이 될 사람의 병력·범죄사실 여부 등 개인정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며 "남편과의 갈등이 고부간 갈등·문화적 충격 등과 연관돼 또 다른 부적응 상태를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센터장은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등을 통해 언어와 문화교육이 수반돼야 하며, 남편이나 가족들도 배우자에 관한 문화적 이해를 돕기 위해 의무적인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다문화가정 관련 법령 문제점과 개선방향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이 한국사회에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관련 법을 만들고, 구멍이 뚫려있는 법은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이지훈 센터장은 "가정폭력 관련 법으로만 이주여성의 피해를 다루기보다 '이주민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다양한 인권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한 이센터장은 "이주여성이 합법적인 체류 지위가 상실되면 불법체류자로 분류돼 시설에 들어가지 못한다”며 "귀책사유가 양 당사자 또는 내국인 가족원에게 발견될 경우 보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폭력 혹은 성격 차이에 의한 협의 이혼 등 혼인생활이 어려운 경우 영주권 자격과 국적취득 기회가 확대돼야 하며, 이민자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법무부 자체 내에서 검증해야 한다고도 말했다.이정주 김제지원센터장도 "이들에겐 3년 한도 단기 체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귀화나 영주권 취득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는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부정확한 정보 제공·다단계 결혼중개업 등을 근절하기 위해 결혼중개업법의 처벌을 강화하고, 위반시 형사처벌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결혼이민자의 자녀양육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문제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언어장애나 학교부적응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채옥희 익산지원센터장은 "이주여성들이 자녀를 직접 양육하면서 가장 먼저 꼽는 어려운 점은 언어로 인한 의사소통 장애”며 "이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어·문화적응교육부터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와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정주 김제지원센터장은 "외국인 자녀 학교입학절차가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19조에 의해 간소화되긴 했지만, 이주여성이 불법체류자가 되면 그 자녀는 학교 입학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전월세 계약서, 이웃 거주확인 보증서 제출로 입학은 가능하더라도, 그 실효성은 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자녀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향김수연 도교육청 교육연구사는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다문화지원센터의 역할이 강화 돼 중장기적인 교육지원 대책이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사회나 국어과목에서 단일민족 중심의 교과내용이 아니라 다문화교육요소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 입학 초기부터 학교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은 가해자뿐만 아니라 아내, 아이들까지 가족구성원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것이어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들이 겪는 모든 폭력과 어려움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북여성긴급전화 1366' 함미화 소장(53).지난 2002년부터 1366의 소장으로 각종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고 있는 함 소장이 가정폭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0여 년 전부터."주변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분들을 도와줄 방법이 달리 생각나자 않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가정법률 상담소에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가정법률 상담소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피해 여성을 돕던 함 소장은 지난 2000년 여성긴급전화가 생기면서 상근 상담사로 일을 해오다 2002년 소장직을 맡아 현재까지 1366을 이끌어 오고 있다.1366을 통해 폭력의 피해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을 볼 때 가장 많은 보람을 느낀다는 함 소장. 그렇지만 긴급전화를 걸어왔을 때 그 여성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도움을 주지 못할 때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말한다."새벽시간 등 급하게 전화를 걸어와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하곤 전화가 갑자기 끊기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 있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전화를 받게 되면 걱정이 돼서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고요."함 소장은 이런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해 자치단체와 경찰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한다."가정폭력 상담을 받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다보면 가끔 '폭력'을 '폭격'이라고 쓰는 경우가 있다"는 함 소장은 "가정 폭력은 그 가정을 파탄의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폭격을 맞는 것과 다름없어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함 소장은 따라서 "가정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을 위한 활동은 물론 폭력을 당해 1366을 찾는 피해자들이 폭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군복을 입은 어린 손님이 눈에 띄었다. 나이를 물으니 아들과 동갑이다. 괜히 가슴 한 쪽이 아파지면서 목소리가 떨리는 듯했다.큰 아이가 군대에 갔다.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다. 입대하던 날, 부대 앞까지 따라가서 눈물로 수건 하나를 다 적시고 온다는 여느 엄마들과는 달리 나는 따라가지 않았다. 아빠와 작은 아이만 보내고는 가게에 남았다. 예약 손님이 있어서기도 했고 부대 앞에서 눈물 흘리는 모습이 어째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그런데 며칠 전 소포가 도착했다. 아이가 입고 간 옷과 신발, 소지품들이 담긴 상자... 나도 역시 엄마인가 보다. 아이의 체취가 채 가시지 않은 옷 위로 눈물이 뚝 떨어졌다. 가만히 가슴에 안아보았다. 내가 내 아이를 이렇게 안아준 게 언제였을까?아이의 짐을 갖다 두기 위해 아이의 밤에 들어갔다. 아이가 군대에 간 후 아마 처음 들어온 것 같았다. 늘 깨끗하게 정돈해놓던 침대 위에 입던 옷가지가 널려 있었다. 옷을 들어올리니 툭 떨어지는 아들의 편지....대학입학시험 당시, 지금 가장 간절히 생각나는 게 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다른 아이들은 '이 학교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답할 때, '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떨며 기다리실 엄마가 걱정돼서 빨리 가보고 싶다'던 속 깊은 아이... 엄마는 제게 줄 수 있는 걸 다 주려고 애를 썼는데 저는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다고... 고생하며 제 뒷바라지 한 엄마를 생각하면 아무리 힘든 훈련도 웃으며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편지에 담겨있었다.유난히 살가웠던 아이... '엄마는 가슴이 차가워'라고 가끔 얘길 하던 아이가 군대에 갔다.나는 사남매 가운데 막둥이 외동딸이었다. 큰 오빠와는 아홉 살 차이가 나는데, 오빠가 군대에 가던 때가 기억난다.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는데, 다녀온 오빠 주머니가 두둑했다. 그 주머니가 부럽고도 심술나있는데, 불쑥 내게 주머니 속의 돈들을 내놓는 것이었다. 군대 가면 필요 없으니 갖고 싶은 것도 사고 요긴하게 쓰라는 말과 함께였다. 오빠가 군대에 가니 좋은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내 방이 생겼고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는 간섭이 줄었다. 그래서 나는 은연 중에 작은 오빠도 어서 빨리 군대에 가길 바랐다. 그랬으니 오빠들을 군대에 보내며 어머니가 눈물 흘리던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런데 이제 내가 그 어머니가 되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불 끈 방에서 아이의 물건을 만지며 눈물 흘리는 어머니가 되었다.아이가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 훈련소 이야기들, 잘 지내고 있노라는 인사와 함께 그린 그림. 얼굴과 팔이 까맣게 탄 훈련병 하나가 편지지에 그려져 있었다. 아차, 아이의 짐에 썬크림을 넣지 않았었다. 필수품이라고 하던데 어미가 이리 무심했다니...아이의 퇴소식에는 꼭 가리라 마음먹는다. 검게 그을린 아이 앞에 서면 나도 눈물이 날까?
성평등과 소외된 여성 약자에 대한 20년을 돌아보고, 진보적 여성운동이 나가야 할 길을 묻다.10일 전북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전북지역 여성운동의 길을 묻다' 토론회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최명희 문학관에서 마련된다.이날 주제발표에는 김성숙 전북여협 정책위 위원장과 조순경 이화여대 교수가 주제 발제에 나선다.김위원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전북 여성운동의 20년을 되돌아본다. 진보적 여성운동체 전북민주여성회의 출범과 함께 다양한 영역에서 성차별, 성폭력, 성인지적 역사를 써온 다양한 여성단체들을 조명하는 기회다.이어 조순경 이화여대 교수가 앞으로 진보적 여성운동이 나가야 할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는다.토론엔 김진연 대전여민회 사무처장, 도세란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 박종훈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고문, 허명숙 전북일보 편집위원등이 참여해 성평등 사회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한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회장 배종순)가 9일로 창립 9주년을 맞았다.도내 여성 전문 경제인의 정보교류와 상호협력 등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 여성 기업인들의 사회 진출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나, 넘어야 할 문턱은 여전히 높다.배종순 회장은 "전북 여성경제인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여성 경제인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전북지회는 1999년 노군자 초대회장에 의해 발족됐다.건설·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여성 경제인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을 무렵 노 회장은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여성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여겼다.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석재공장을 운영하면서 어려움과 고통들을 겪었던 그였기에 여성이 쉽게 창업할 수 있고, 창업 이후에도 현장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자 했다.그러나 여성 기업인들의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나빠졌다. 특히 지난해 폐지된 조달청의 소액 수의계약은 여성경제인들에게 큰 타격이 됐다.1999년에 마련된 소액 수의계약은 분야별로 여성기업인들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 조달청은 분야별로 추정가격 전문 공사는 1억원, 전기·정보통신 공사 등은 8000만원, 용역·물품·제조는 5000만원 등을 지원해왔다.하지만 지난해 이 법이 사라져 여성 기업들의 도산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여성기업인들이 물건을 만들어도 소비해 줄 수 있는 기업이 없기 때문. 105명까지 됐던 회원들도 86명까지 줄어들었다.지난해 조달청이 나라장터(G2B)를 통해 입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것만으론 역부족이다. 제도를 악용하는 무늬만 여성기업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작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성기업인에 대한 지원은 줄고 있다.게다가 지역의 유력 산업분야인 자동차·조선 부품 등에는 여성기업인의 진출이 아예 없다. 주력 산업에 진출 자체가 없다 보니, 전북 여성기업인들이 남성기업인들만큼 성장하기가 어렵고,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여성기업인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여성들 스스로도 기계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잘 모르다 보니, 경영을 보조하는 쪽에 머물고 있는 것도 여성 스스로가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또한 다른 지방에 비해 건실한 중·장년층 여성기업인들이 적고, 영세 소규모의 젊은 층 여성기업인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도 경제 하부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방증이다.서울·경기, 부산, 경북 지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60∼70대 여성경제기업인들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타격이 적은 편이다."힘들때 마다 여성경제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했던 1대 노군자 초대 회장님을 떠올린다”는 배 회장은 "전북 여성경제인들이 더 많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전북지회는 이날 오후 6시 30분 전주 코아호텔에서 김완주 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박인숙 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기념식을 열어 여성경제인 및 유공자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격려했다.
교사에게 학생을 가르치는 일만큼 중요한 과제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일일 것이다. 그림책을 통해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행복한 선생님들이 있다. 전북 행복한 그림책 읽기 모임 '동화 홀씨'의 교사들이다.이 모임은 도서관 직무연수를 계기로 2006년 11월부터 14명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유치원, 초, 중, 고 교사 22명의 회원이 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6시 전주에서 정기적으로 모여서 학생들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공부한다.수많은 책 중에서 왜 그림책을 읽어주는지를 물었다. 이 모임 대표인 황정원씨(43·서곡초 교사)는 "아이들이 글자를 안 읽고 보고 들으니까 편안해 하고 좋아한다. 그림책은 아이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 역할을 하며 때로 학급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그림책으로 도움을 받기도 한다. 또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들도 차분해 지고 생활지도에도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그림책은 어린 아이들만 읽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많은 선생님들이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이 모임 회원 중에는 고등학생에게까지 그림책을 읽어주는 교사도 있다. 전주신흥고에서 근무하는 장형진씨(40)는 유일한 남자 회원. 장씨는 학생들에게 기회가 닿는 대로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그림책을 선별해서 읽어준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관심 있게 들으며 좋아한다. 또한 아이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교직에 있는 동안 함께 나눌 수 있는 책인 그림책을 계속 읽어주고 싶다"고 했다.그림책 읽기 모임의 교사들은 그림책의 독자는 0세부터 100세까지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있다. 오늘도 그림책을 들고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행복한 선생님들이 있다.
전주시 인후동 안골에서 낯꽃이 좋기로 소문난 야쿠르트 아줌마 류정순씨(39). 그의 단정한 모습과 상냥한 미소는 그야말로 백만 불짜리다. 기관이나 가정에 음료전달 판매를 시작한지 올해로 13년째. 그의 얼굴엔 항상 행복의 꽃이 피어 있다.고생을 사서 한다고, 그는 노인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노인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가거나 길을 물으면 직접 오토바이로 목적지까지 태워다 드려야 직성이 풀린다. 덕분에 '야쿠르트 아줌마'가 할아버지들한테 '친절한 아가씨' 소리를 듣기도 한다.오랫동안 한 구역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음료전달을 하는 각 가정의 소소한 일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모른 척 해야 하는 일은 되도록 상처가 되지 않게 덮어주는 신뢰감을 주기도 한다. 늘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그는 "사람들이 스스럼 없이 마음을 열어줘서 좋고, 길을 가다가도 반갑게 인사해주는 고객들을 만날 때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부모가 성실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서 인지 두 아이(고1, 중3)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줘 행복하다"며, 무엇보다 남편이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일하기가 한결 수월했고, 부부가 서로 힘을 합치니 내 집 마련도 빨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에게 직업의 귀천이란 없다. 자신의 마음이 행복한 일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 "욕심을 안 부리니까 걱정이 없어서 좋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손수레를 끌고 열심히 달리다보니 "바라던 꿈이 절로 이뤄졌다"고. 베테랑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영업실적이 좋아서 일본 연수도 다녀왔다. 친절한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S그룹 모 지점장의 권유로, 그 회사의 직원들에게 친절을 주제로 한 그녀의 삶을 이야기하기도 했다.요즘은 부모도 부모 자격을 필요로 할 만큼 자격증시대다. 그가 가진 자격증은 '친절'과 '따뜻한 마음'이다. 폭우가 쏟아지고 눈발이 날릴 때 음료를 전달하러 가면 "이 비에 뭐 하러 왔느냐, 이렇게 눈이 많이 올 때는 오지 않아도 된다"며 고객들이 그를 가족처럼 걱정하고 챙겨줄 때 느꼈던 그 따스함을 잊지 못한다.독거노인을 방문해서 청소도 해주고 사랑의 김장 나누기도 하지만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게 항상 마음이 걸린다며 "앞으로는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위해 좀 더 마음을 쓰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그는 현재 약 2백여 가구에 음료를 전달하고 있다. 그가 끄는 수레의 무게가 늘어갈수록 마음은 더없이 가볍고 행복하다. 힘이 닿는 날까지 일을 계속해서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며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행복의 꽃이 활짝 피었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전주시가 후원하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여성인권 워크숍'이 개최된다.이번 워크숍은 여성인권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또 성매매 예방교육 전문 강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다. 여성인권 기초과정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전주시 자원봉사센터에서 화·목요일에 열리며, 한국이주여성의 인권·성매매경험여성의 자활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신청기간은 14일까지이다.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는 전주시 경원동 여성인권지원센터에서 여성성매매예방교육 강사 양성과정이 열린다. 문의는 전화 283-8297, 이메일 jb-stop@hanmail.net로 하면 된다.
도내 여성기업인 3명이 중소기업 관련 기관과 단체, 여성경제인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여성경제인의 날 기념식에서 우수 여성기업인으로 선정돼 정부 표창을 받았다.이날 제일직업전문학교 이현순 대표는 취약계층에 대한 직업 교육 활성화에 대한 공로로 교육인적자원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성실시공 및 안전시공으로 타의 모범을 보인 (유)유송건설 조은주 대표는 조달청장 표창, 꾸준한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은 ㈜제이엠테크놀리지 김선진 대표는 특허청장 표창을 받았다.여성경제인협회 안윤정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여성기업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힘이다'라는 행사 슬로건처럼 우리 경제의 미래는 여성경제인의 무한한 잠재력 발휘에 달려 있다"며 "우리 여성기업이 존경받고 사회를 선도하기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여성정책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배려하는 복지정책보다는 '여성의 일자리 만들기' 등 경제정책에만 편향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3일 대전시청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13회 여성주간 기념 이명박정부 여성정책 토론회'에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여성정책 공약을 보면 주로 '여성 CEO만들기', '여성을 위한 좋은 일자리 150만개 창출' 등 경제분야에만 집중돼 있고 성평등 인식 제고와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복지 정책은 결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권미혁 상임대표는 "단순히 여성의 능력을 개발한다고 해서 여성의 노동시장에의 참여율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여성들의 근로조건을 해소하고 고용상의 성차별을 예방하는 등의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그는 "이명박 정부의 여성 정책을 보면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거의 없다"며 "여성의 인권향상을 위해서는 가정폭력.성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등의 성인지적 관점의 여성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도 우리사회에 소외된 여성들이 많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하지만, 이런 문제에 여성들이 무관심한 게 더 큰 문제인 것 같아요. 문제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벌써 1년이 넘었다. 전북여성운동연합 자원봉사활동가 하영숙(24·전주대)씨.전주대 e복지관 여성복지팀에 소속된 영숙씨는 여성복지팀 친구들 5명과 함께 1년째 이곳에 몸담고 있다.2일 전주시 경원동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실. 영숙씨는 두번째 맞는 여성주간 행사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홍보자료 제작하랴, 영화 필름 상태 체크하랴, 점심 식사 준비까지 바쁜 모습이었지만, 웃음은 밝았다.영숙씨는 "이곳을 알게 된 게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관심을 갖지 못했던 비정규직, 성매매 여성 문제가 이젠 피부에 와 닿는다는 것.취업을 앞두고 보니, 자신도 비정규직 KTX 여자 승무원처럼 하루 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언니'를 보니, 그들의 고통에 같은 여자로서 너무 속상하다고도 했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결코 고민해보지 않았을 이야기라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갈등도 생긴다. 여성의 권리와 목소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기 주장이 강해져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 때론 남자친구와 다투기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영숙씨는 "전북여성운동상·디딤돌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고 미약하게나마 도움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박영숙 이윤애 조선희)이 올해 '전북여성운동상'에 엄영애 전 전북여성운동연합상임의장을 선정하는 등 '디딤돌' '걸림돌' 수상자를 선정했다.엄씨는 1977년 국내 최초 여성농민운동 조직인 한국가톨릭농촌여성회의를 만들어 초대총무를 지냈다. 또한 전북민주여성회, 전북여성운동연합 출범 등 지역여성운동에 앞장섰던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여성농민운동가들을 인터뷰하는 등 3년간 열심히 발품 판 자료를 모아 지난해 7월엔 「한국여성농민운동사」를 발간해 고통받은 여성농민들의 삶을 조명하기도 했다.'전북여성운동 디딤돌' 엔 '익산 아기 스포츠단 지킴이'·전 전주 MBC 이진영 아나운서가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익산 아기 스포츠단은 지난해 영유아 보육법을 근거로 보육시설 부적격, 예산 적자 등 이유로 폐지 결정이 내려졌던 곳. 이에 지킴이는 시의원·시민단체 회원 등을 대상으로 부당함을 호소하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보육의 공공성을 주장해왔다. 결국 지난 5월30일 스포츠단 분반 편성 운영이 받아들여져 그 공로가 인정됐다.공영방송 아나순서였던 이진영씨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해 말하기 어려운 입장에도 불구하고, 3년 10개월동안 피켓시위·대시민 홍보 등을 진행하며, 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힘썼다.'걸림돌' 수상은 전북 교육청 소청심사위에 돌아갔다. 전북교육청 소청 심사위는 전북교육청 청소년 성폭력 예방교육 담당자가 청소년 성매수를 시도했고, 가족·학교에 협박해 여러 차례 성폭력을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여성 주간을 맞아 여성영화를 통한 소통의 창구가 마련된다.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박영숙 이윤애 조선희)이 '전북여성한마당' 행사의 일환으로 '喜 Her 樂樂 여성영화이야기'를 준비했다.4∼5일 전주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여성한마당 행사에서 여성영화제 외에 여성인권향상에 공로가 큰 '전북여성운동상'과 '디딤돌'과 '걸림돌'상 시상식도 열린다.'희허락락' 영화제는 비정규직·성매매여성 등 소외됐던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깊은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자리.개막작에는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우리는 KTX 승무원입니다' 와 탈성매매를 선택한 여성들의 눈물겨운 투쟁기 '언니'가 초대됐다.영화 '우리는 KTX 승무원입니다'는 고된 노동, 임금착취에 이어 해고통보를 받았던 서효정·공현숙·옥유미씨 등 KTX 여성 승무원들의 낯선 투쟁길을 조명한다.성매매 현실을 사실감 있게 그린 영화 '언니'. '언니'는 성매매에서 빠져나온 여성들이다. 남성 한 명이 지불하는 성매매 금액은 겨우 5만원. 결국 이것 저것 떼고 나면 빚더미에 앉기 십상인 애처로운 현실을 담았다.제3회 여성인권영화제 출품공모 당선작이었던 '라라 선샤인', 반다 감독의 '잘 있어요, 이젠' 등도 선보인다.씻을 수 없는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로 괴로워하던 두 여인의 복수와 자기 구원을 다룬 '라라 선샤인'과 남성 직장 동료에게 성폭력을 겪은 지적장애 여성 이야기를 다룬 '잘 있어요, 이젠'을 통해 억압받는 여성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부대행사로 여성영화제에 관한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적어 나무에 거는 '소원나무'와 '촛불띄우기' 행사도 이어진다.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소외된 여성들이 많다"며 "영화제를 통해 여성들의 현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이들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다양한 소재와 내면을 살피는 작품 다수…글을 끌고 나가는 힘 아쉬워”
전북문학관, ‘문화가 있는 날’로 따뜻한 감동 전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윤일호 ‘거의 다 왔어!’
[리뷰] 팔복동 여공들의 청춘 그린 창작극 ‘J에게’
전북여협, ‘2025 사랑의 성금 전달식’ 개최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총 1927편 접수
제10회 전북불교문학상에 신해식 시인
‘새벽강에는 은자가 산다’⋯30년 전주 문화의 삶 건져 올리는 ‘은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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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가득…김명자 첫 시집 ‘광야를 사랑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