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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야당아닌 여당" '당정-전북' 공조 전략 시동

전북정치권과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이제 야당이 아닌 여당 소속 선출직으로 입장에 변화가 생긴 만큼 ‘전북발전에 대전환기’를 마련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26일 도와 전북 국회의원들은 이날 아침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의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면서 당정과 전북도정 공조에 시동을 걸었다. 윤석열 정부 때 전략은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국회 의석수를 기반으로 한 ‘대여(對與)투쟁’이었다면 이재명 시대의 복안은 당정과 전북정치권의 공조체계 확립이 핵심으로 부상했다. 같은 날 점심에 진행된 전북연고의원 정책협의회에서도 같은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북정치가 변방이 아닌 주류로 우뚝 서면서 이 기회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실제 전북정치권은 이재명 정부 들어 그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전주갑 김윤덕 의원은 당 운영과 정책에 핵심인 사무총장을 5번이나 연임했으며, 익산갑 이춘석 의원은 전당대회 준비위원장과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은 데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까지 내정됐다. 익산을 한병도 의원은 예산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예산결산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국회뿐만 아니라 내각에는 전주병 정동영 의원이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정 의원은 장관 업무 외에도 전북에 AI 산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물밑 활동에 전념을 다 할 생각이다. 연고 의원 중에선 익산에 뿌리를 둔 원조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과 전주 출신 한준호 최고위원 등이 정권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전북 국회의원과 연고 의원 그리고 김 지사가 대선 공약 점검과 내년도 예산 확보 상황을 넘어 도정 세부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배경이 기인한다. 지난 정부에선 대통령실과 주요 부처에 핫라인이 부족했다면 지금 정부에선 다양하게 퍼진 전북의 인적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또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에 이춘석 의원과 윤준병 의원이 최전방에 배치되면서 내년도 예산 반영전략에 전환기를 맞았다는 게 전북정치권과 도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다만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들이 기존의 관행을 떨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내달 중 수립 예정인 국정 100대 과제 500개 세부과제에 전북 현안을 최대한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선 국정위와 대통령 정책실이 같이 가동되고 있는 만큼 투트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 정책실과 국정위 키맨들을 공략하기 위한 정보공유도 이뤄졌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위원장은 “새정부 국정과제에 전북의 건의과제가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 실무협력 체계를 긴밀하게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지사는 “이제 전북은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갈 시점”이라며 정치권에 전방위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06.26 18:48

이성윤 국회의원, 전북특별법 실효성 제고 위한 정책간담회 개최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국회의원(전주시을)은 26일 전북연구원(원장 이남호)과 '전북특별자치도 입법 아젠다 정책간담회'를 열고, 전북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입법과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북의 백년 미래를 설계할 5대 핵심 아젠다로 △지방세 및 국세 감면을 통한 조세 감면 특례 △전북형 인구 유치를 위한 이민비자 특례 도입 △대도시권 수준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통혼잡도로 개선 △전북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할 의료용 헴프 산업 진흥 △지역사업의 발목을 잡아온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개선이 제시됐다. 이 의원은 “제주는 세금을 깎고, 광주는 법을 바꾸는 동안 전북은 여전히 ‘제3의 국민’ 취급을 받아왔다”며, “전북특별자치도는 이제 ‘이름만 특별한 제도’를 넘어 ‘내용이 특별한 법’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지속 가능한 설계가 필요하고, 전북은 그 중심에 서야 한다”며, “전북은 이미 100년 뒤쳐졌고, 이대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입법 아젠다는 전북이 대한민국에 다시 기획을 제안하는 첫 문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남호 원장은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국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고, 연구원은 정책을 발굴하고, 국회는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핵심 아젠다에 대한 타당성과 논리를 보강하기 위한 후속 연구 과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국회·정당
  • 백세종
  • 2025.06.26 18:48

‘변화의 10년’ 토대로 시민과 함께 ‘도약의 1년’

“앞으로의 1년은 지난 10년의 연장이 아니라,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첫 해입니다.”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는 정헌율 익산시장이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완성한다는 일념으로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26일 민선 8기 3주년 브리핑에서 그는 민선 6기부터 8기까지 지난 10년간 지나온 발자취를 복기하며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마무리가 아닌, 더 큰 익산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의 마지막 1년을 미래의 기틀을 다지는 새로운 시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익산의 미래를 든든히 이날 정 시장은 혁신과 안정의 조화를 통해 익산의 미래를 든든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국정 기조에 발맞춰 주요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전략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지역 정치권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익산의 미래를 바꿀 대규모 국가사업들은 단순한 구상을 넘어 현실의 기반 위에 초석을 놓는 중요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식품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식품박물관은 현재 기본구상 용역 단계로, 시는 식품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담은 종합문화공간을 건립해 식품 수도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재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재난안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재난안전산업 클러스터 조성은 앞으로 관련법 개정과 타당성 확보 용역을 통해 국비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왕궁 자연환경 복원 프로젝트와 산재의료안전망 구축을 위한 전북권 산재전문병원 건립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전북권역 생활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전북권 광역철도 구축은 대광법 개정으로 정책적 물꼬를 텄다. 그간 추진해 온 익산역 광역환승체계 구축과 동물헬스케어 클러스터 조성,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구축,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등 역점 사업도 정 시장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을 기반으로 멈춤 없이 이어나간다. △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도시로 시는 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도시로 변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정주 여건 개선에 행정 역량을 집중해 왔다. 주택 정책은 정 시장이 그려 온 그림의 핵심이다.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를 공급하며 시민의 주거 수요를 충족시켰고,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주택 구입자금 지원사업 등을 통해 주거 불안정을 해소했다. 도시 중심부 주차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져 왔다. 번화가 일대마다 공영주차장을 확충했고, 익산역 인근으로는 1100여 면 상당의 주차 구역을 확보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대상 주차장의 위치와 요금, 잔여 면수, 주차면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요금 결제까지 하는 스마트 주차장 사업도 도입했다. 특히 열차표 소지 시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익산역 공영주차장에서는 만차 시 대리주차 서비스를 제공해 다급한 일정의 열차 탑승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도 눈에 띈다. 지역화폐 다이로움의 성공은 코로나19로 침몰하던 지역경제를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했다. 전국의 수많은 지역화폐 중에서도 가장 빨리 안착한 성공 사례로 평가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특례 보증 지원 등 내실 있는 서민 금융 지원책을 통해 일자리, 복지, 소비, 금융까지 아우르는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일상을 즐기는 도시로 거듭나다 시는 기후 위기 대응과 생태 환경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부터 추진해 온 500만 그루 나무 심기는 조경사업을 넘어 도시 미세먼지 저감, 온도 조절, 녹지 네트워크 확충 등 실질적 환경 복원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힘입어 익산은 이제 1000만 그루 나무 심기에 도전하고 있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민간특례공원은 익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녹색 정책이다. 마동·모인·수도산공원 등이 새롭게 조성돼 도심 한가운데 부족한 녹지 공간을 확장하고 생활 속 휴식 공간을 확보하며 시민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왕궁 축산단지의 현업축사 매입은 장기간 문제로 지적돼 온 악취 민원을 해소하고 도시환경 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한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왕궁은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환경 복원 사업으로 새로워지게 될 전망이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보는 관광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기억하는 관광으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촬영 명소로 알려진 교도소세트장부터, 다이노키즈월드를 중심으로 하는 왕궁보석테마관광지 등이 현장 체험형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지역 고유의 역사 자원을 활용한 문화유산 야행은 백제왕도 익산의 매력을 다시 조명하고 있다. 이처럼 이제 익산은 문화와 자연, 생활과 휴식이 어우러져 일상을 즐기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시민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행정 시는 시정 운영 전반에 걸쳐 ‘시민과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단순한 민원 수렴에서 벗어나 시민이 시정의 동반자가 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100인 원탁회의를 통해 주요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했으며, 시장이 직접 읍면동을 찾아가는 주민과의 대화는 단순한 의견 청취를 넘어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시민 참여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제안된 사안들은 정책이나 예산에 반영되는 등 시정 반영률이 높아지며 시민 신뢰를 쌓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노력의 결과 시는 5년 연속 공약이행평가 우수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도 설문조사, 토론회, 시민소통마당, 시민설명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 의견을 반영해 시민이 공간의 설계자이자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참여형 공공건축의 모델을 제시했다. 정헌율 시장은 “남은 임기를 마지막이 아닌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면서 “시민 여러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완성한다는 일념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익산
  • 송승욱
  • 2025.06.26 18:45

[팔도 핫플레이스] ‘다시 시간을 걷다’ 익산 솜리근대역사문화공간

한때 ‘솜리’로 불렸던 거리. 평동로를 따라 이어져 있는 익산 남부시장 인근 인화·주현·갈산동 일원 주단거리와 바느질거리. 익산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이 일대는 숨겨진 시간의 서랍이다. 골목골목마다 오래된 건물과 간판들이 저마다의 정취를 안고 아련한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 광복 이후 오랜 시간 말없이 이 거리를 지켜 온 주단집·바느질집에서 사람들은 옷을 지어 입었고 삶의 중요한 절기마다 함께 웃고 울었다. 당시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이 일대는 보존과 활용 가치가 높다고 인정을 받아 지난 2019년 ‘익산 솜리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지금은 화려했던 영광을 뒤로하고 시간의 흐름과 도시의 변화 속에서 속절없이 낡아버린 모습이다. 그런 거리에 다시 숨결이 불어넣어지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기 위한 익산시의 꾸준한 노력과 민·관이 함께하는 도시재생 등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멈춰 있던 거리에 향긋한 커피향이 퍼지고 발걸음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오늘이 만나는 거리 갈대숲에 숨어 있던 작은 마을 ‘솜리(솝리)’. 고작 10호 남짓의 민가가 전부였던 이 마을은 1914년 동이리역이 생기고 열차가 오가면서 상업도시로 성장했다. 1914년 당시 이리역 통계를 보면 승하차 인원만 16만 명에 이르고 오고간 화물은 약 28톤에 달한다. 호남 최고의 도매상들이 몰리면서 미곡부터 잡화, 신문, 여관, 장신구, 화과자 등 일대는 근대 문물이 가득한 최고의 상업지역이 됐다. 최근 익산시는 근대기 상업과 생활, 저항과 생존이 응축된 살아있는 유산과 흔적을 잘 정비해 ‘솜리마을’을 새로 조성했다. 이를 통해 일대는 역사적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쓰임을 더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는 단순한 전시형 공간이 아닌, 원도심의 역사적 자산을 기반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머무르고 체험하는 참여형 공간이다.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100년 된 흔적들 솜리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근대 건축물을 적극 보존·활용해,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같은 공간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 운영 중인 공간 대부분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 형성된 건축물로, 오래된 공간이 새 숨결을 품고 있다. 1954년 형제상회로 쓰였던 ‘이사도라주단’ 건물은 이제 천연비누를 만들며 감각을 일깨우는 체험 공간으로 변신했다. 시간의 주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곳은, 근대 상가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당시 지어진 건물 간 연결 흔적이 남아 있어 이 지역 상업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이사도라주단 건물과 연결된 곳은 바로 옆 ‘새시대 양품점’의 다락이다. 한때 최고의 잡화점이었던 이곳은 이제 ‘속리카페’가 됐다. 향기로운 커피와 이야기가 흐르는 북카페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복 바느질로 번성했던 바느질거리의 흔적을 간직한 ‘포에버 매듭공방’도 있다. 당시 생활사와 거리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곳으로, 이곳에서는 끈기를 담아내는 매듭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오래된 골목 끝에는 독특한 감성의 숙소 ‘리스테이 익산’이 자리한다. 근대 문화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일식 목구조 건물로 내부 바닥 장마루, 천장이 원형대로 남아 있다. 마당의 프라이빗 풀과 야외 테이블은 반전 포인트다. △작은 박물관이 된 금융조합 1920년대 지어진 옛 리금융조합 건물은 묵은 때를 벗고 새 옷을 입었다. 건축 당시 유행했던 근대 건축의 전형적 모습과 현대 과학기술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이곳의 이름은 ‘솜리문화금고’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금융기관으로 건립된 건물은 해방 이후 1957년부터 등기소로, 1969년부터는 전북은행 이리지점으로 사용됐다. 지금도 중앙 현관 출입문에는 옛 전북은행 로고가 남아 있다. 옛 금융기관 건물이 간직한 역사성을 적극 활한 금고는 상시전시실과 금융미디어 창구, 시간이 보관된 금고, MR 체험(매직월), 열리지 않는 금고, 고지도 속 익산 시간여행, 내 얼굴 찍힌 지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이 금고는 실제 이곳에 살았던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주민들은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옛날 돈이나 통장, 월급 명세서, 흑백 졸업 앨범, 오래된 카메라와 타자기, 자라며 듣고 본 경험 등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과거의 숨결 위에 새로운 삶을 입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솜리문화의 숲’은 창업과 관광, 문화가 어우러지는 살아있는 역사 도시재생 모델이다.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은 1층 북카페와 2층 전시관·소극장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가와 시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1층은 시민들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며졌다. 책을 읽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책다방’과 소규모 모임과 주민들의 소통 공간 ‘삼삼오오 홀’,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가족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2층은 익산 예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솜리 화랑’과 연극·무용·영화 등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솜리 소극장’이 들어섰다. 이를 통해 예술인에게는 창작활동의 장을,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고품격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가 운영을 맡아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문화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항일운동 역사 되새겨보는 공간 익산 4·4만세운동이 활발히 펼쳐졌던 남부시장 인근 옛 대교농장 자리에 있는 항일독립운동기념관(옛 익산 중국학교 및 강당)은 원래 1948년 설립된 화교 교육기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것으로, 지역의 항일운동 역사를 기념하는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다. 내부는 익산 이규홍 의병장 일대기가 포함된 항일운동관과 일제강점기 수탈관, 4·4만세운동관 등 총 3개관으로 조성됐으며 항일의병투쟁부터 익산의 독립운동인 4·4만세운동까지 각종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는 익산시민들의 긍지를 드높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익산
  • 송승욱
  • 2025.06.26 18:37

김제시 2025년 2차 추경 1조2310억 원 확정

김제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총 1조 2314억 원의 2025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이 4억 1500만원 감액된 1조 2310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김제시의회는 26일 제290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끝으로 올해 첫 정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정례회 주요 의결 사항으로는 김제시 365일 24시간 아이돌봄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안 등 19건의 조례안과 2024회계연도 결산승인안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및 각종 관리기금 운용계획 변경안 등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동의안 등 4건을 심의·의결했다. 2024회계연도 결산승인안의 경우 김제시의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 현액은 총 1조 4039억 원이며 이 중 1조 2261억 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제3차 본회의에서는 의원들의 활발한 의정활동도 이어졌다. 오승경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논콩 병해충 방제약제 지원사업의 시행을 촉구하였고, 문순자 의원은 김제시 특화형 치매관리 정책을 제언했다. 또한, 전수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담배 제조물의 결함 인정 및 사회적 책임 촉구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채택됐다. 서백현 의장은 “동료 의원들께서 제안하신 다양한 의견과 대안들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 김제시의 주요 정책과 사업이 보다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제=강현규 기자

  • 김제
  • 강현규
  • 2025.06.26 18:37

[사설] 전북교육 더 이상 표류해선 안된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끝내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거석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 교육감 개인은 물론이고, 전북교육 이라고 하는 큰 틀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학령인구 감소, 교육계 안팎의 갈등 심화, 갈수록 취약해지는 경제력, 수도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지역교육의 열악한 현실 등을 감안하면 매우 유감스럽고 또한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실 서 교육감은 지난 3년간 끊임없이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면서도 고집스러우리만큼 학력 신장, 학생 인권과 교권의 조화, 수업 혁신 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그는 끝내 사법리스크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과거는 차치하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앞으로 전북교육청은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앞서 서 교육감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차기를 준비하는 이들이 맹렬하게 뛰기 시작했고, 이곳저곳에서 레임덕 현상이 나타났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강력한 개혁과 리더십 발휘가 현실적으로 힘들었고, 공직 사회에는 복지부동 현상이 만연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문제는 더 이상 전북교육이 표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내년 6월 3일 지방선거까지 1년 가까이 전북교육을 총책임지는 사령탑의 부재 현상이 현실화 한 만큼 공백으로 인한 폐해를 줄여야 한다. 누가 차기 교육감이 되더라도 학력신장이나 교권보호, 미래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은 놓칠 수 없는 핵심과제다. 일부 교육단체 등이 "전북교육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기초학력과 교권, 미래교육 정책은 계승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자칫하면 지금부터 일선 교육현장이 크게 혼란스러워지거나 무사안일 풍조가 판을 칠 수가 있다. 전북교육 가족들의 역량과 열정을 감안할 때 그럴리가 없겠으나, 조타수가 없을 경우 운항중인 배가 표류하기 쉬운게 세상사 아니던가. 학생, 교직원, 학부모는 물론 각종 교육관련 단체들이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제역할을 하는게 작금의 위기를 타개하는 첩경이다. 차기 교육감 선거 입지자들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교육계의 갈등을 심화시키거나 혼란을 부채질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언행에 한번 더 신경 써 주길 거듭 당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6.26 18:34

[사설] 지자체, 장례·봉안시설 관리·감독 강화해야

전국 곳곳에서 장례·봉안시설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화장장·봉안당(납골당) 등 ‘장사(葬事)시설’ 부족 문제가 심각하지만 기피시설에 대한 주민 반대 등의 이유로 시설 확장과 신설이 쉽지 않은 상태다. 전국 주요 도시의 봉안시설이 빠르게 포화되면서 장사시설 부족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경영권 분쟁 등 민간 시설을 둘러싼 논란도 이곳저곳서 불거지고 있다. 특히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면서 장기화되는 기존 시설을 둘러싼 분쟁은 그 피해가 고스란히 유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전주에서도 사설 봉안시설인 자임추모공원이 전·현 소유주간의 법적 분쟁으로, 시설이 폐쇄되면서 유족들이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봉안시설과 관련된 복잡한 사정과 법적 분쟁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게 된 유족들은 당장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는 봉안시설 설치신고 수리권자이자 감독자이기 때문에, 전주시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해당 재단법인 설립과 관련해 전북특별자치도의 책임도 분명하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전주 자임추모공원 납골당 문제와 관련해 ‘해당 법인 설립부터 소유권 분쟁까지 전북특별자치도가 허가 및 감독 책임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소송을 불사하는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도민 다수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이를 지도·감독해야 할 행정관청은 법적 분쟁 등을 이유로 소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질타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봉안시설은 일회성이 아닌 서민들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관리가 부실하거나 시설이 폐쇄될 경우 집단 민원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해당 지자체에서 사설 봉안시설의 공공성과 안정성에 대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초고령사회, 장례공간도 도시 인프라의 일부다. 지자체가 허가 단계에서부터 민간 장사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유족들의 피해가 없도록 살펴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 수요를 예측해 공설 봉안당과 공설 화장장 등 장사시설 확충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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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6 18:34

[청춘예찬] 나쁜 친구, 생성형 인공지능

얼마 전에 챗지피티 등의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아무 사진이나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는 것이 유행이었다. 지브리의 작품을 보면서 어린 시절 보내고 성인이 되어서도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의 작품을 사랑하는 나는 이 유행이 아주 역겨웠다. 지브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나, 창작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특히 보기 힘들었다. 그것들은 지브리 스타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악했다. 다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보기는 한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내가 좋아한 지브리의 작품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얼굴의 묘사를 어설프게 흉내 내고 누런색 필터를 씌운 그림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이런 걸 만들어서 SNS에 올리는 게 도대체 뭐가 즐거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인공지능을 위해 소모되고 있는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이 아까웠다. 유행이 지나가고 분노가 식어도 이때의 경험은 계속 생각해야 할 주제로 남았다. 저작권과 창작에 관한 문제들이었다. 너무 빨리, 너무 쉽게, 너무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조차 쉽고 빠른 소비문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또 어떤 방식이든 계속 창작을 해 나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창작의 입지가 계속 좁아지고 있는 것 같아 슬펐다. 특히 지금 쓰고 있는 시를 계속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미 좋은 시를 써나가는 사람이 있고 아마 그들의 시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나보다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쉽게 그렇게 좋은 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인간이, 자신이 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계속 생각해야만 했다. 그러다 우연히 샹바오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그 인터뷰에서 샹바오는 인공지능이 권위 있는 목소리의 모방을 대신해 주는 기계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인터뷰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지만, 다 읽고 나니 인공지능이 쓰는 문학은 스스로 열화되어 조악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많은 고민이 해소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의 글쓰기는 권위를 가진 글을 더 세련되게 모방하고자 하는 힘과 기존의 세계를 끊임없이 거부하고 반대쪽으로 튀어 나가려는 힘의 줄다리기였다. 그런데 그 모방을 이제 누구나 아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 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그 모방을 위하여 글을 읽고 여러 생각을 흡수한 것과 그 과정들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생각에 도달하자 나를 사로잡았던 답답함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졌음을 느꼈다. 하지만 왜 만드는지에 대한 고민을 아직 포기하면 안 될 것 같다. 불편하고 두렵더라고 만들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항상 곁에 두려고 한다. 모든 것이 과잉 생산되는 오늘날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 조금이라도 의미를 가지기 위해 이 고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슷하고 무난한 것은 이제 아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강한 적개심으로 이 글을 썼다. 그것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아주 쓸모없는 곳에 퍼붓는다. 그러면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런데 이 혼란만이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주는 유일한 좋은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이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지 시험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부디 괜찮은 미래가 있기를 빌어본다. 천기현 시집책방 조림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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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6 18:33

[금요칼럼] 종소리가 외치는 삶의 우선순위

지난달, 모교에서 고위정책 과정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KTX와 광역버스,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여유 있게 움직이다 보니 예상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강의 장소에 도착했다. 여유 시간에 옛 추억이 어려있는 모교의 복도를 천천히 걷다 보니 장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학생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복도 한쪽에는 옛 스승들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 있었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참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편이 뭉클해졌다. 70년대 초,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국토계획과 환경정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학자들이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성, 여성의 평균수명은 각각 80.6세, 86.4세이다. 인생 2라운드를 사는 필자도 새삼 ‘세월이 참 빠르구나’ 생각을 하면서 ‘무엇이 진짜 중요한 일인가?’에 대해 곰곰이 숙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 있는 천문시계 ‘사도들의 행진’을 본 적이 있다. 매시 정각이면 성 비투스 대성당 앞에 있는 시계탑에서 인형들이 나오는데 관광객들은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 그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4개의 조각상이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 조각상이 종을 울리는 줄을 당기면, 그 옆에 있는 ‘탐욕’, ‘허영’, ‘쾌락’을 상징하는 세 조각상이 나와서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장면이다. 죽음을 경고하는 종소리에 아랑곳없이 자신의 욕심에 집착하는 모습이 필자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어쩌면 우리도 시계탑에 있는 네 개의 조각상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건강, 의미 있는 삶, 가치 있는 행동 등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뒤로 미루고 당장 눈앞에 있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종소리는 ‘너의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해라.’라는 충고의 말처럼 필자의 가슴을 두드렸다. 일단, 내게 주어진 귀한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적절히 관리하며 의미 있게 사용하는 지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건강한 생각으로 시작하고 작은 일이라도 시간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집중하고 난 후 휴식하며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지만 ‘오늘 하루를 잘 보냈어!’하는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고 싶다. 또, 내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지금까지는 나 중심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아내, 가족, 친구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배려해야 할 시간이 왔다. ‘내가 좋으면 그들도 좋은 것’이라는 일방적 행동이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라도 알게 되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일이다. 읽지 않는 책, 입지 않는 옷, 무의미한 교제 등 욕망으로 끌어안고 있던 짐들을 하나하나 덜어내야겠다. 정작 필요하지 않지만 언젠가 쓰겠지 하고 쟁여놓았던 물건, 언젠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 했던 관계, 나의 경직된 프레임으로 만들어 놓은 고민들. 훌훌 버려야 진정 자유롭고 가벼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남은 하루는 의미 없게 낭비하는 1년보다 훨씬 귀하다.’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가 필자에게 해준 말이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지금도 가슴 깊이 남아 있다. 삶의 끝이 언제일지 아무도 알 수 없기에 매일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오늘을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다. 오랜만에 방문한 모교에서의 기억은 필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마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한자리에서 마주한 듯한 시간이었고, 그 속에서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프라하 천문시계 조각상처럼 내게 들리는 종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 일상을 돌이켜보며 정돈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매일의 일상을 보내면서 유한한 인생임을 자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정돈하는 그 시간. 즉, ‘삶의 우선순위’를 정돈하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나 자신이 되고자 한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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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6 18:33

[오목대] 서울시니어스포럼, 이건희 안목

고창에서 19-21일 열린 제1회 서울시니어스포럼은 장수학 연구와 관련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노인의료·면역학과 노인복지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모여 노화(aging) 연구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다각적인 대응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나아가 노화라는 세계적 과제를 노인인구가 40%를 넘는 인구 소멸지역에서 논의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물론 이번 포럼을 주최한 서울시니어스타워(주)가 서울 등 전국 6곳에 시니어타운을 운영하고 있고, 이중 고창웰파크시티가 대규모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컨벤션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포럼은 ‘노후의 삶과 비전(Life and Vision in Later Life)’을 주제로 세계적인 학자들이 참여했다. 노인의료·면역학 분야에선 브라이언 케네디 교수(싱가포르 국립대), 발리 폴렌드란 교수(미국 스탠포드대), 서유신 박사(미국 컬럼비아대), 박상철 연구석좌교수(전남대) 등이다. 또한 노인복지분야에선 호르스트 오파쇼브스키 교수(독일 함부르크대)를 비롯해 옌스 당샤트 교수(오스트리아 비엔나대), 로빈 스톤 박사, 다그마르 베르그스 빙켈스 교수(독일 베를린대), 데니스 버넷 교수(미국 버지니아대) 등이 기조 또는 초청강연을 펼쳤다. 이번 포럼에서 노인복지와 관련해 인상 깊은 두 주제를 소개한다. 먼저 미래학자 오파쇼브스키 교수의 ‘100세 시대, 새로운 삶의 단계’. 그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인생은 창조하는 기쁨”이라면서 “타인을 돌보는 사람은 더 오래 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노인들에게 7가지를 조언했다. 1. 마음을 젊게 유지하고 열정을 포기하지 말 것 2. 재정적인 안정 3. 건강 유지를 위해 스스로 기분좋게 살 것 4, 가족은 삶의 상수이므로 지속가능한 관계 유지 5. 친구와 이웃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 구축 6. 퇴직 후에도 해야 할 일을 가질 것 7. 좋은 삶과 장수에 대한 믿음 등이 그것이다. 또 2001년 수원에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 CCRC(은퇴자 마을) 삼성노블카운티를 조성한 이건희 회장의 사업이념도 돋보인다. △노인만 살게 해서는 안된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고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려야 한다 △입주자들이 지역사회와 고립되지 않도록 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해야 한다 △가족이 자주 찾아올 수 있도록 시설을 가족들도 이용하도록 하고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땅이 좁은 나라이므로 시설을 고층화하고 기능을 복합화시켜야 한다. △삼성이 하는 시설이므로 국제적 명품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봐도 탁월한 안목이다.(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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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25.06.26 18:33

[기고]범사에 감사하고 과욕부리지 말고 분수에 맞는 언행을

우리 인간은 한시라도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숨 쉬는데 감사한 마음을 갖지는 않는다. 마치 하늘 같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것처럼. 삶이 그렇다. 우리는 범사에 감사할 줄 아는 인생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면, 받은 것에 대해 겸손하고 불평보다 이해와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은 삶을 영위한다. 또 온유함과 겸손함으로 이어져 조화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뭇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되고 마음이 아름답고 평화 롭다. 또 본인 자신은 정신건강과 신체가 강건하고 삶의 만족도가 증가되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욕심이란 무엇을 탐내거나 분수에 맞지 않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욕심(慾心)의 글자를 파자하면, 무엇을 얻거나 하고자 하는 욕구의 욕(欲) 자와 마음 심(心) 자의 결합이다. 인간은 본디부터 욕기(欲氣)와 욕념(欲念) 등으로 인하여 욕심을 갖는다. 이러한 욕심이 과욕으로 변하면, 본인이나 사회와 국가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하여 대인 간의 갈등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욕심을 잘 관리하고 절제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욕심은 우리 인간에게 목표 설정과 달성을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준다. 또 혁신과 창의성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욕심으로 인하여 개인의 도덕적 기준을 저버리게 만들고, 타인에게 지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강하다. 욕심은 사회적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기에 과욕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은 혼자 정치적 권력을 독점할 목적으로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불법 도청을 자행했다. 그는 미국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대통령 직에서 중도하차했다. 이는 정치적 과욕으로 인한 오점을 남긴 사건으로 역사에 길이 남아 있다, 이처럼 과욕은 반드시 화를 부른다. 큰 욕심을 부리면 큰 벌을 받는다는 것이 상식이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거나 오히려 해가 된다고 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되새겨야 한다. 여기에서 우선적으로 과욕을 억제하고 절제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우선 목표를 세울 때 이상향에 도취된 목표가 아니라 실현가능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추진해야 한다. 목표의 기준은 타인과 비교 하지 말고 자기능력에 맞게 할 것이며 큰 성취만을 쫒기보다 일상의 작은 성취에 만족한다면 어느 정도 과욕을 억제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절제와 균형된 중용지덕(中庸之德)을 견지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요즘 세태를 보면, 나만 좋으면 그것이 정의라고 착각하고 다른 상대방의 기본적인 욕구마저 탈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정치적 상황을 보면, 일부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주위와 상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순리와 관행을 내팽개친다. 근시안적으로 눈앞의 이익만을 위하여 나만이 우리만이 정의다 라고 외치며 막말과 비인격적인 언행이 난무한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협조와 협치의 정치적 기본 덕목을 찾아볼 수 없는 혼란한 세태가 하루속히 사라지고 밝은 사회가 이룩되길 학수고대 한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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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6 18:32

[병무상담] 일주일 후 합격자 발표가 있는데, 지원서 접수 취소가 안됩니다. 왜 취소가 안 되나요?

모집병지원 후 접수를 취소하려면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 해야 합니다. 취소 가능 시기는 1차, 2차 구분 선발할 경우는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입니다. 다만 지원서 접수가 마감된 후에는 1차 합격자 발표일까지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1, 2차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할 경우는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 하여야 합니다. 지원서 마감하면 지원서 수정은 불가하며, 중복 지원 시 군별 선발 희망순위 변경은 최종합격자 발표일 7일 전까지 가능합니다. 만약, 최종 선발된 이후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으면 취소할 수 있습니다. 첫째 질병 또는 심신장애로 2주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거나 잠복결핵 치료중인 사람이 치료를 계속 원하는 경우, 둘째 본인의 직계 존·비속, 배우자, 형제자매, 또는 세대 구성원의 위독·사망 등으로 본인이 아니면 가사 정리가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셋째『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자연재난·사회재난과 천재지변(재난)으로 인하여 일부 또는 광범위하게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쳐 본인이 아니면 이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넷째 입영판정검사 결과 서류보완 또는 정밀검사대상으로 입영일까지 병역처분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최종선발자 발표일 전날까지 각 군에서 모집하는 장교·부사관·병에 지원하여 수험결과를 기다리고 있거나 선발시험에 합격한 경우 또는 상근예비역으로 선발된 경우, 다섯째, 취업맞춤특기병 선발자로서 기술훈련을 계속할 수 없거나 입영할 수 없어 그 선발의 취소를 원하는 경우, 여섯째, 18세 현역병지원 신체검사 결과 신체등급 4급으로 판정된 사람으로서 현역병으로 최종 선발된 이후에 신체 등급 4급 판정 사유로 그 선발의 취소를 원하는 경우(신청횟수 1회로 제한)입니다. 지원서 접수취소, 선발취소 모두 병무청 누리집에서 신청가능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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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6 18:32

북전주세무서-무주군 통합민원실 8월 개시

북전주세무서가 무주군과 손잡고 국세와 지방세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합민원실을 운영한다. 북전주세무서(서장 최은경)와 무주군(군수 황인홍)은 26일 무주군청에서 국세·지방세 통합민원실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무주군민들은 지방세 업무는 무주군청에서, 국세 업무는 도보로 12분 거리에 위치한 북전주세무서 무주민원실에서 따로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왔다. 특히 무주군은 고령자 비율이 높아 두 기관을 오가며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기존 무주민원실은 일반 개인 건물에 입주해 있어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고, 군청에서 떨어진 위치로 인해 이동 부담도 컸다. 그동안 군청 내 가용 가능한 장소가 협소해 세무서가 입주할 면적 확보가 어려워 통합민원실 운영이 지연됐지만, 이번에 두 기관이 적극 협의해 무주군에서 확장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공간 문제가 해결됐다. 양 기관은 7월 중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해 군청 민원봉사과 2층에 국세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무주민원실을 이전한다. 8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주요 업무는 각종 세무 증명서 발급, 사업자 등록, 신고서 제출 접수, 신고 기간 중 대면 신고 창구 운영 등이다. 최은경 서장은 "이번 협약으로 무주군민들이 국세와 지방세 민원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고, 군청과 세무서를 따로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해소되는 등 납세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체감하고 만족하는 납세자 중심의 세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제일반
  • 김선찬
  • 2025.06.26 17:37

우범기 전주시장 "지방채 6000억, 미래 위한 투자로 봐달라"

우범기 전주시장은 민선 8기 지방채 발행 증가 등 재정 건전성 우려에 대해 "대부분 자산으로 바뀌는 부채"라며 "미래를 위한 투자로 봐달라"고 밝혔다. 우 시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주시 재정 여건에 대해 설명하며 "빚은 빚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볼 때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매입하지 않을 순 없었다. 결국엔 도시 개발, 관리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시 부채가 자산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 시장의 발언은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 통합 반대 측이 전주시의 재정 악화를 문제 삼는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기준 전주시의 지방채 규모는 6083억원으로 2022년 2552억원보다 3531억원 늘어났다. 6083억원 가운데 2965억원(48%)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매입, 3195억원(52%)은 일반 재정투자사업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보면 지방채 절반은 그동안 미뤄온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매입에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6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효 시기가 도래한 만큼 도심 녹지 확보, 난개발 방지를 위해선 매입이 불가피했다. 이러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매입을 제외하면 민선 7기와 민선 8기 지방채 규모는 100억원 수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실제로 민선 7기 지방채 규모는 장기미집행 680억원, 일반 재정투자 1479억원 등 총 2159억원이었다. 민선 8기 지방채 규모는 장기미집행 2285억원, 일반 재정투자 1585억원 등 총 3870억원이다. 이 밖에 민선 8기 일반 재정투자사업으로는 육상경기장·야구장(441억원), 실내체육관(251억원), 탄소산단 도시숲(80억원), 복합스포츠타운 주차장(78억원) 등이 있다. 우 시장이 부채를 자산 측면에서 강조하는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다. 빚이 늘어난 만큼 부지 확보, 시설 건립 등 자산 규모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우 시장은 "부채 증가에 따른 모라토리엄(지급 유예)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전주시 재정에 큰 부담이었던 장기미집행 시설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며 "현재 전주시 공유재산 규모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7위, 자산 규모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11위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에는 신규 지방채 발행 억제, 순세계 잉여금 발생 시 조기 상환, 저금리 차환을 통해 지방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채 발행 등 전주시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 데 대해서는 세입 감소, 세출 증가 현상을 원인으로 들었다. 특히 사회복지, 폐기물, 대중교통 등 필수경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우 시장은 "세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 세입이 감소한 측면도 있으나, 역사상 유례없는 국세 수입 감소로 자주재원인 지방교부세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러한 세입 감소에도 세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지난해 자주재원 결산액은 2022년보다 1353억원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필수경비 결산액은 2022년보다 1715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재정 악화는 전주시의 경제산업, 인구구조 등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입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도시 성장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완주·전주 통합을 비롯해 산업 고도화, 산업 기반시설 확충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자치·의회
  • 문민주
  • 2025.06.26 17:36

분수령 앞둔 완주·전주 통합...향후 절차는?

전주·완주 행정통합 논의가 법적 절차상 중요한 분기점을 앞두고 있다. 새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 인준과 임명이 이뤄지면 정부 차원의 공식 통합 결정 방식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향후 법적 절차 및 일정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는 시·군·구 통합은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1/50 이상)의 건의로 시작되며 지방시대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통합 타당성을 검토하고 통합 방안을 마련한다. 완주·전주 통합의 경우 지난해 6월 6152명의 완주군민 건의가 도에 넘겨졌고, 김관영 도지사가 이를 위원회에 건의했다. 이후 위원회는 검토를 거쳐 지난 4월 통합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논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법에 따라 행안부 장관은 통합 여부를 주민투표 또는 지방의회 의결 중 하나로 결정할 수 있다. 두 방식 중 무엇을 택할지는 장관의 판단이다. 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법적으로는 사실상 장관 결정만을 남겨둔 셈이다. 주민투표로 결정될 경우,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라 해당 자치단체장은 이를 지체 없이 공표하고, 공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선거는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게 되며, 찬반 양측 대표의 방송토론회 1회 이상을 포함해 주민설명회·공청회 등 공론화 절차가 법적으로 의무화된다. 도는 제도적 요건에 따라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정이 촉박하지만 앞서 청주·청원 통합 사례처럼 3개월 내 투표까지 마무리한 전례도 있다. 특히 도는 국무총리 인준안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총리의 제청을 거쳐 신임 행안부 장관 임명이 즉각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8~9월로 전망하는 주민투표 일정도 추진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현장 소통을 예고했지만 여전히 완주군에선 완주·전주통합 반대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완주에서 군수를 포함, 여론조사로 통합을 결정하자는 주장이 나오자 김관영 도지사는 “(여론조사로)통합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며 “도지사로서 선관위가 검증한 찬성 서명부에 따라 법과 제도에 근거한 절차를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합 논의의 정당성과 절차적 합리성을 고려할 때, 행안부 결정이 주민투표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완주군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까지도 통합 반대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고 김 지사 방문 당시 의원 10명 전원이 삭발식을 벌이며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도내 한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이 논의는 완주군민 6000여 명이 통합 찬성 서명부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지역 내 찬반 여론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군의회의 반대만으로 전체 민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주민 주도로 제기된 사안인 만큼 행안부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주민투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강한 대립과 갈등 속에서 주민투표가 치러질 경우, 찬반 양측이 그 결과를 순수하게 수용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전북 정치권과 도지사, 단체장,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은 사전에 주민투표 방식과 수용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통합 논의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06.26 17:29

전북현대 '복덩이' 강상윤 첫 태극마크⋯동아시안컵 추가 발탁

다음 달에 열리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녀 축구 국가대표팀 엔트리가 기존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되면서 홍명보호와 신상우호가 추가 발탁을 진행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6일 EAFF의 결정으로 동아시안컵 엔트리가 확대됨에 따라 강상윤(전북현대모터스FC),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모재현(강원FC)이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중 강상윤과 모재현은 2025시즌 소속팀에서 눈에 띄게 활약하면서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특히 전북현대 유소년팀인 U15(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금산중), U18(전주영생고)을 거쳐 프로까지 데뷔한 '복덩이' 강상윤은 2025시즌 전북현대 선두 일등 공신으로 여겨질 정도로 활약 중이다. 홍명보호는 다음 달 3일 오후 소집돼 경기 성남종합운동장에서 동아시안컵 대비 훈련을 진행한다. 남자 대표팀은 7월 7일 오후 8시 중국, 11일 오후 8시 홍콩, 15일 오후 7시 24분 일본을 상대한다. 경기장은 모두 용인미르스타디움이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김민지(서울시청), 이민화(화천KSPO), 이은영(창녕WFC)를 추가 발탁했다. 김민지는 대표팀 최초 발탁이다. 신상우호는 오는 29일 오후 소집, 강원 원주종합운동장에서 담금질에 들어간다. 여자 대표팀은 7월 9일 오후 8시 중국, 13일 오후 8시 일본, 16일 오후 7시 30분 대만전을 치른다. 중국과 대만 경기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일본 경기는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펼쳐진다.

  • 전북현대
  • 박현우
  • 2025.06.26 17:25

“내 죽음, 내가 선택하겠습니다”...전북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급증

“내 죽음은 내가 선택하겠습니다.” 전북 지역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가 급증하고 있다. 26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전국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는 총 271만 9185명이다. 이 중 전북 지역에서는 16만 1171명(5.9%)이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은 19세 이상 인구 대비 10.7%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전국 1위의 비율을 보였다. 이어 충남이 9%로 2위를 차지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환자가 건강할 때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혀두는 문서다. 쉽게 말해 생존가능성이 희박할 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등을 원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사전에 등록해 두는 제도다. 서류 작성 이후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면 임종 과정에서 담당의사와 전문의의 판단 하에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등의 절차가 진행된다. 또한 의향서는 언제든지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향서 작성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전연명의향서 등록기관인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에서 의향서를 작성한 건수는 2022년 851건, 2023년 775건, 2024년 3000건, 2025년(6월 기준) 961건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기준 도내 사전연명의향서 등록자 수는 14만 6682명으로 불과 6개월 만에 1만 4489명이 증가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 늘어난 이유는 홍보 강화와 인식 변화가 꼽힌다. 먼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은 찾아가는 상담소와 노인일자리 사업에서의 홍보를 추진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현장을 찾아가 홍보를 진행함으로써 관심도를 높였다는 것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측의 설명이다. 완주에 거주하는 이모(80대·여) 씨는 “계속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자식들에게 힘든 짐을 지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내 죽음은 내가 선택하고 싶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관계자는 “생애의 마지막 죽음을 본인이 결정한다는 인식이 많이 확산돼 등록자들의 숫자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노인분들이 기동성이 떨어지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찾아가는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6.26 17:22

[식자재마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법 운영' vs '소비자 편익' 갑론을박

전북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확산되고 있는 식자재마트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대형마트 규제를 우회한 편법 운영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편법 운영 속 지역경제 잠식 식자재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의 허점을 악용해 대형마트 수준의 규모로 운영하면서도 각종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은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3000㎡ 이상)와 준대규모점포(1000㎡ 이상 3000㎡ 미만)에 출점 제한,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을 부과한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법적으로는 1000㎡ 이하 소매점으로 신고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대형마트 규모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한다. 대표적인 수법이 '분리 운영'이다. 두 개 동의 건물을 내부 통로로 연결해 하나의 대형 매장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각 동의 면적은 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계산대는 하나로 통합 운영된다. 이러한 편법이 만연한 배경에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 운영이 있다. 사업자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해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건축법상 건물 간격을 조금만 띄워도 별개 건물로 인정받아 규제 회피가 용이하다. 지자체 역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식자재마트를 규제할 경우 발생하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관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무분별한 식자재마트 확산으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이 생존 위기에 처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 상인들의 소량 구매와 달리 식자재마트는 대량 구매와 전국 네트워크를 통한 물량 순환으로 절대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지역경제 공동화도 심각하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수익은 지역 내 재소비로 이어지지만, 광주 등 타지역 업체인 식자재마트는 수익을 본사로 유출시키며 지역경제 순환구조를 훼손한다. △합리적 가격과 편의성으로 소비자 호응 식자재마트의 장점은 경제적 부담 완화다. 물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에게 기존 유통업체 대비 저렴한 가격은 가계비 절약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품질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전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공급 시스템은 일정한 품질을 보장한다. 전통시장의 불안정한 재고와 품질 편차와 달리, 체계적 품질관리와 냉장·냉동 시설로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식당 운영자들에게는 필수 식자재의 안정적 공급이 큰 강점이다. 신선식품부터 냉동식품까지 원스톱 구매가 가능해 시간 절약 효과가 크다. 과거 특정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던 특산품과 특수 식자재를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경제 관점에서 식자재마트 성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사업할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소비자 선호를 단순 규제로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논리다. 편의점 급성장 당시처럼 시장 경쟁 낙후를 이유로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반박이다. 대형마트와 달리 개인 사업자 운영이어서 정부 규제 방법도 제한적이다. 주식회사 형태의 대형마트와 달리 사유재산 영역에 속해 정부 개입 권한이 한정된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이유로 규제 방안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1차 식품 판매에서 밀리며 의류, 신발 등 공산품 중심으로 매장을 재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직접 경쟁이 감소해 지역 상권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측면도 생겼다는 분석이다.

  • 경제일반
  • 김선찬
  • 2025.06.26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