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9 03:30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국가하천 '동진강'은

동진강은 만경강과 함께 농도 전북을 대표하는 국가하천이다. 유역면적과 유로연장 등에서 이들 두 하천보다 규모가 훨씬 큰 금강섬진강의 경우 전북지역 동부 산간지방에서 발원하지만 큰 물길은 충청도 및 전남지역에 두고 있다.동진강 수계의 유역면적은 1124.14㎢로 남한의 하천 가운데 10번째 규모다. 유역면적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10대 하천에 포함되는 셈이다.또 강 하구(부안군 동진면 안성리)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물길(발원지)은 정읍천 상류인 정읍시 내장동 내장산 까치봉(해발 717m) 북동쪽 계곡이다. 이 곳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정읍과 부안김제를 지나 서해 새만금지역으로 흘러 들어가며 간선 유로연장은 51.03km다.동진강 수계는 강 본류를 비롯, 제 1지류인 정읍천과 고부천원평천 등 4곳의 국가하천 구간과 84개의 지방하천으로 구성돼 있다. 강 지류인 지방하천 중에는 신평천두월천 등이 규모가 큰 편이다. (국토해양부, 한국하천일람)그러나 동진강에 대한 현황은 각 기관과 문헌에 따라 그 기록에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난다.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간한 '한국지리지'는 동진강 최장 유로를 '강 하구에서 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까지 약 41km'라고 기술했다. 정읍천을 지류로 보고, 강 본류쪽인 정읍시 산외면에서 발원지를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또 한국지리지에 따르면 동진강 수계의 물자원 이용률은 30~40%로 높은 편이다. 이 중 90% 이상이 농업용수로 이용된다. 물 자원의 '농업용수'이용비율은 동진강이 우리나라 하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최대의 평야지대와 강 하구 연안 간척지에 관개용수를 공급해야 하는 동진강의 역할과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한편 전북지역의 국가하천은 동진강 수계 4곳을 포함해서 모두 11개이며, 지방하천은 461개소에 이른다.

  • 환경
  • 김종표
  • 2010.07.05 23:0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④동진강 발원지 논란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개발사업'의 4대강이란 표현을 빌려 '전북의 4대강'을 꼽는다면 금강과 섬진강만경강동진강을 들 수 있다.이 중 만경강과 동진강은 전북지역 안에서만 흐르는 하천이다. 동고서저의 지형적 특색을 갖는 전북에서는 섬진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하천이 동부 산간지대에서 발원, 서부 평야지대를 거쳐 황해로 이어진다.동진강이라는 이름은 바로 강 하구에 위치한 부안군 동진면의 동진(동쪽 나루터)이라는 지명을 따서 붙인 것이다.전북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동진강은 남한에서는 10번째 규모의 하천에 해당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유역면적 1,124㎢, 유로연장 51km, 연평균 유출량 9억㎥, 연평균 강수량은 1,224㎜다.한반도 최대의 곡창지대를 적시고 있는 이 강의 발원지에 대해서는 각 기관과 문헌의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다. 일제시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대규모 치수사업으로 물길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면서 정확한 발원지 규명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즉, 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연수계를 제치고 인공수계쪽이 사실상 강의 본류를 형성함에 따라 원류와 발원지에 대한 시각 차이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동진강의 발원지에 대해서는 문헌과 자료에 따라 ▲정읍 산외면 종산리 묵방산 남쪽 계곡▲정읍 내장산 까치봉 북동쪽 계곡 ▲정읍 산외면 상두산 ▲정읍 산외면 목욕리 촛대봉 남동쪽 계곡 등으로 제 각각 기록돼 있다.강이란 실개천이 모이고 모여 시냇물을 이루고 그것이 다시 폭을 넓히면서 천과 강을 이루는 것인데 사람들은 굳이 여기에서 발원지, 즉 하천의 시작 지점을 찾고 동시에 본류를 규정하고 싶어한다. 일반적으로 하천의 발원지는 '하구로부터 가장 먼 곳의 물길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발원지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그 하천의 본류로 규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동진강은 정읍천, 태인천(현재의 본류), 고부천, 원평천, 신평천 등이 주요 지류이며, 이 중에서 하구로부터 먼 쪽에 위치한 정읍천과 태인천은 지형도를 놓고 비교해보면 그 길이가 엇비슷하여 일반인들이 눈짐작으로 발원지를 규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동진강은 최장 길이가 51km로 되어있고 하구로부터 가장 먼 곳은 정읍시 내장산 까치봉(717m) 아래 북동쪽 계곡의 이른바 '까치샘'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증보문헌비고'에는 '동진강은 정읍 내장산에서 발원, 정읍천으로 흘러 이평평야에 이르고 태인천은 상두산에서 발원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국가기관에서도 동진강의 발원지에 대해서는 하구로부터 가장 거리가 먼 지점인 정읍천 상류, 즉 내장산 까치봉 아래 계곡 쪽으로 규정했다. 다만, 본류를 정읍천 대신에 태인천으로 정하였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운암제(현재의 옥정호)를 건설한 후 섬진강 수계에서 유역변경식으로 물을 공급받게 된 태인천의 풍부한 수량을 감안한 결과일 것이다.하천의 발원지와 본류는 일반적으로 일치하는 데, 동진강의 경우 섬진강 수계와 연결되는 인위적 상황으로 인해 이처럼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본류에 대한 논란은 별로 없지만 발원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기준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그 기준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발원지 규정도 본류 기준처럼 하구로부터의 길이뿐만 아니라 유량을 감안하여 태인천, 즉 지금의 강 본류 쪽으로 정하자는 주장이다.하지만 태인천 발원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나뉜다.첫째로 옥정호 운암취수구를 통해 농업용수가 배출되는 정읍시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마을로 정하자는 안이다. 현실적으로 태인천에 공급되는 옥정호의 풍부한 수량을 감안한 주장이다.둘째로 산외면 묵방산 자락 남쪽에 위치한 여우치마을 부근이다. 셋째로 산외면 목욕리 내목마을 안쪽 깃대봉 아래, 넷째로 상두산에서 이어지는 국사봉 아래 산외면 상두리 구장마을 안쪽 등으로 요약된다.섬진강의 수자원을 끌어들이면서 그 모습이 크게 바뀐 동진강의 특수성을 감안할 경우 굳이 하천의 본류와 발원지를 일치시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하천의 발원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대체로 본류와 발원지는 일치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발원지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 또한 자연스럽지는 않다. 바위를 만나면 채워서 넘기고 장애물을 만나면 비켜 지나가는 강물처럼 순리대로 풀어갈 일이다./박래철(정읍중학교 교사)※ 공동기획: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 환경
  • 전북일보
  • 2010.07.05 23:0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道·임실군 이주대책은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으로 40여년만에 다시 수몰민 신세로 전락한 옥정호 주변 주민 상당수는 아직도 새 보금자리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1960년대처럼 수몰민 이주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에 따른 이주 대상 수몰민은 임실군 운암면신평면신덕면강진면, 정읍시 산내면 등 옥정호 주변 208세대에 이른다. 당초 실태조사에서 259세대 757명으로 집계됐지만 이후 자연감소했다는 설명이다.전북도는 수몰민이 가장 많은 임실 운암면소재지(쌍암리)에 지난 2008년 10월부터 새 이주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약 13만㎡에 이르는 이주단지 조성사업에는 국비 100억원 이상이 책정됐다.운암면소재지 마을(106세대)을 바로 옆으로 그대로 옮겨 놓을 계획인 이주단지는 당초 올 연말까지 택지조성과 상하수도 및 도로 등 기반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2011년 4월께로 완공시기가 늦어질 전망이다.수몰예정지역 주민들은 1965년 준공된 섬진강댐 축조과정에서 정부의 잘못된 이주대책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삶터를 옮기지 못하고 40여년 동안 댐 저수구역내 국가소유 유휴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당시 수몰민들은 물이 들어오지 않는 댐 저수구역내에서 임시거주를 시작했다가 당국의 장려와 지원정책으로 아예 정착했다. 물론 거주지의 토지와 옥정호 주변 농지는 모두 국가소유였고, 건물 증축이나 신축도 제한을 받아야 했다.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08년 12월 임실 운암면사무소에서 현장 조정회의를 열어 수몰예정지역 주민들의 이주 보상비를 논의, 민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전북도와 임실군이 농지개간비 및 영농손실비농기구 매각 손실비를 보상하고 이주 택지 분양단가를 낮춰 주도록 조정, 주민들과 합의를 성사시켰다는 설명이다.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에도 불구, 늦어도 2011년까지 새 삶터를 찾아야 하는 수몰민들에게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주택의 토지와 농지가 국가소유인 까닭에 이주 보상금이 극히 적다는 데 문제가 있다.임실군에 따르면 수몰민 대다수는 주택을 포함한 지장물과 영농보상 등을 포함, 가구당 평균 6000만원~8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게다가 이 보상금에는 세대당 4인기준으로 3500만원 정도인 이주정착금 및 이주정착지원금생활안정지원금이 포함돼 있다.그러나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에 따르면 이주정착지원금생활안정지원금 등은 지정된 이주단지(이주정착지)에 입주하지 않는 자유 이주 주민에게만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다.이에따라 운암면 주민들이 마을 인근 이주단지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3500만원 가량인 이 지원금을 반납해야만 한다. 그러나 전체 보상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이 지원금을 포기하고 이주단지에 입주할 주민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다.운암면 상운리 최문성 이장(47)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마을 인근 이주단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주정착지원금 등을 받지 못하고 이주단지에 들어갈 경우에는 수천만원의 빚을 내서 땅사고 집을 지어야 할 형편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최이장은 또 "댐 저수구역내 국유지라는 이유로 주택 증개축과 신축이 제한돼 감정평가에 따른 보상금은 극히 적다"면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 이주단지로 입주하는 수몰민들에게도 이주정착지원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도가 임실군 운암면에 이주단지 조성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3000만원이 넘는 이주정착지원금 등을 반납해야 한다면 이 곳에 입주할 주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환경
  • 김종표
  • 2010.06.21 23:0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3)옥정호와 동진강(하)

우리나라 다목적댐의 효시인 섬진강댐이 재개발된다.현재의 댐 관리수위를 상향 조정, 수자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댐 주변지역의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은 댐 준공(1965년 12월) 40여년만인 지난 2007년 10월 '섬진강댐 재개발 기본계획 변경고시'와 함께 본격화됐다. 사업기간은 당초 2011년 말까지로 계획됐지만 물문화관 및 친환경공원 등 주변지역 환경개선사업을 포함해서 2013년 11월까지로 연장됐다.명칭은 재개발사업이지만 사실상 '댐 정상화사업'이라는 게 한국수자원공사측의 설명이다.1965년 12월 섬진강댐 준공 이후에도 당시 주민 이주대책의 문제점으로 인해 댐 만수위선내에 수몰민들이 거주, 40여년동안 댐을 정상 운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이에따라 임실군 운암면 등 섬진강댐(옥정호) 저수지역내 주민들을 이주시킨 후 댐 운영수위를 현재보다 5m 높여 당초 설계됐던 상시만수위(196.5m)와 계획홍수위(197.7m)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재개발사업의 목적이다.국비와 지방비를 포함, 2599억원이 투입되는 재개발 사업은 전북도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각각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전북도는 수몰민 보상 및 이주 업무와 도로시설 보강 사업을 맡았다. 또 수자원공사에서는 댐 비상여수로 설치시설보강 등 치수능력 증대사업과 주변지역 환경개선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댐관리단에 따르면 재개발사업으로 연간 6500만톤의 저수량이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늘어난 저수량은 대부분 섬진강 본류쪽으로 내보낼 계획이다.현재 섬진강댐에서 섬진강 본류로 흘려보내는 수자원은 하루 평균 7~8만톤, 연간 2900만~3000만톤 정도다.이에비해 섬진강댐에서 운암도수터널과 섬진강댐수력발전소(칠보발전소)를 통해 동진강으로 방류되는 수자원은 영농기(4월~9월)의 경우 초당 최대 30~40톤에 이른다.물론 비영농기에는 유역변경을 통한 방류량이 크게 줄어들지만, 섬진강댐에서 동진강 수계로 끌어내 농업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수자원은 연간 3억5000만톤에 달한다. 섬진강 본류로 내보내는 수자원의 10배가 넘는 셈이다.이처럼 옥정호 수자원의 대부분을 동진강 수계로 끌어냄에 따라 섬진강 본류의 물부족 현상이 심각, 하천 수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전남도 관계자는 "섬진강은 하천 유지용수가 적어 용수난은 물론 하류쪽에서는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염분피해가 심각, 재첩과 다슬기 등 고유생물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섬진강댐의 강 본류쪽 방류량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실제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은 섬진강 본류쪽 방류량을 확대, 하천 유지용수를 늘리고 광양제철소 공업용수와 주변 도시 생활용수를 확충하기 위해 계획됐다. 이에따라 재개발 사업으로 댐 저수량이 늘어나도 동진강 수계 방류량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댐관리단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은 댐 구조물을 높이는 공사가 아니고, 당초 계획된 만수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상화사업이다"면서 "사업이 마무리되면 섬진강 본류쪽 방류량이 현재 하루 평균 약 8만톤에서 18만톤 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 환경
  • 김종표
  • 2010.06.21 23:0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생명의 강 동진강, 역사·문화자원에 관심을"

어린 시절 틈만 나면 나갔던 놀이터 중 한 곳이 바로 정읍천이다. 이 곳을 예전엔 '방천'이라 불렀는데, 요즘 사람들은 '천변'이라 부른다. 여름이면 시시때때로 친구들과 어울려 물속에 들어가 더위를 잊고 물고기도 잡았던 놀이터였다. 그야말로 어린 시절 추억이 짙게 배어있는 곳인데, 지금은 추억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그 모습이 바뀌어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자주 지역사회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된다. 정읍 시내를 관통하는 하천의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천변'이라고 대답한다. 정읍천 또는 내장천이라는 정식 명칭 대신 '천변'이라는 말을 하천의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아이들은 정읍천이라고 하면 오히려 생소하게 느끼고, 또한 이곳 정읍천이 동진강 상류의 지류라는 사실까지 꺼내면 더욱 놀란다.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정읍시민 상당수는 정읍천과 동진강을 별도의 하천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정읍시민들의 상수원인 옥정호가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 수계에 속한다는 사실을 말하면 더욱 놀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 부족과 제도적인 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이같은 문제의식에서 필자는 지난해 시민단체가 기획한 동진강 탐사에 참여했다.지리학을 공부한 죄(?)로 탐사의 안내자 역할을 담당했고, 나름대로 열심히 자료집도 만들었다. 역시 '가르친다는 것은 배운다는 것'이라는 말처럼 탐사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이 배우고 느꼈다고 생각한다.앞으로도 '동진강 살리기'를 주제로 다양한 사업이 펼쳐질 것이고, 그 궁극적인 목적은 동진강 수계에 몸담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하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게 하는 데 있을 것이다.이번 동진강 기획은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생명의 강 동진강 유역에 풍부한 역사문화적 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고, 나아가 '지속 가능한 개발'의 모델도 그려 보았으면 한다./박래철(정읍중학교 교사)

  • 환경
  • 전북일보
  • 2010.06.14 23:0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2)옥정호와 동진강(상)

최근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수자원 개발 계획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 지역의 수자원을 확충활용하겠다는 취지다.한반도의 곡창 호남평야를 품에 안고 있는 전북은 만경강동진강 등 지역 하천의 유량이 크게 부족, 일찌감치 농업용수와 생활용수의 상당량을 금강섬진강에서 끌어쓰고 있다. 각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물 프로젝트와 맞물려 전북이 '물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농업용수 공급을 주 목적으로 축조된 섬진강댐(옥정호)의 수자원은 도수터널(정읍 산외면)과 섬진강수력발전소(정읍 칠보면)를 통해 유역변경, 동진강으로 흘러든다. 동진강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섬진강과 만나게 되는 이유다.정읍시 칠보면 시산리에 위치한 섬진강수력발전소는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유명하다. 물론 전력 생산에도 목적이 있지만 이 발전소는 섬진강 상류의 수자원을 동진강으로 방류, 호남평야를 적시는 농업용수 공급 기능이 우선이다.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을 유역변경, 호남평야 농업용수로 활용한 수자원 개발의 역사는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하천 개수(改修)와 저수지 축조 등 동진강 유역 근대 농업개발사업은 1925년 동진수리조합(현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 동진지사)에 의해 본격화됐다.관련 문헌에 따르면 당시 동진수리조합은 부족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1925년 섬진강 상류인 임실군 강진면에 댐을 착공, 1928년 운암제(雲岩堤섬진강 구댐)를 준공했다. 동진수리조합은 운암제 축조로 형성된 임실 운암면의 인공 호수(옥정호)에서 정읍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 인근 계곡까지 길이 759m의 도수터널을 뚫어 섬진강 물을 동진강 상류로 끌어냈다.또 1945년에는 섬진강수력발전소가 준공됐다. 칠보발전소로도 불리는 이 발전소는 섬진강 상류인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에 중력식 콘크리트댐을 축조, 정읍 칠보면 시산리까지 6.2km의 터널을 뚫어 섬진강 물을 동진강에 방류하는 유역변경 방식이다. 남쪽으로 흐르는 섬진강 물이 섬진강수력발전소에서 물길을 서해로 바꾸게 되는 셈이다.이에앞서 1931년 정읍 산외면 종산리에 운암발전소가 건립돼 발전과 농업용수 공급 기능을 담당했지만, 1985년 그 역할을 섬진강수력발전소에 넘기고 문을 닫았다.1960년대 들어서는 동진강 유역 종합개발사업으로 섬진강수력발전소의 시설용량이 크게 늘고 평야지대 관개시설도 대폭 정비됐다.또 1965년 12월에는 기존 운암제 아래에 섬진강 다목적댐이 준공돼 현재의 옥정호(玉井湖)를 만들어냈다. 지금도 가뭄으로 옥정호의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면 섬진강 옛댐인 운암제의 흔적을 볼 수 있다.임실군 강진면 옥정리와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를 연결하는 높이 64m, 길이 344.2m의 섬진강댐은 우리나라 다목적댐의 효시다.섬진강 수계인 옥정호의 수자원은 영농의 필요성에 의해 동진강 수계로 물길을 변경, 일제시대 이후 지금까지 호남평야를 흠뻑 적시고 있다.호남평야를 곡류하던 동진강은 이처럼 일제시대 이후 계속된 직강공사와 도수로 시설 등 대규모 치수 사업으로 하천의 모습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또한 일제시대부터 진행된 동진강 종합개발사업으로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함에 따라 강 하구에서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돼 김제 광할면(1949년 진봉면에서 분할)등 새로운 평야지대가 형성되기도 했다.새만금 사업에 따라 또다시 대규모 간척사업의 역사를 기록하게 된 부안 계화도 역시 1965년 12월 준공된 섬진강댐과 인연이 깊다.당시 지도를 바꾸는 국내 최대규모의 간척사업(1963년~1978년)으로 추진된 계화도 간척사업은 섬진강 다목적댐 건설에 따른 수몰민 이주 목적에서 계획됐다.동진강 하구 계화간척지를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계화미'의 산지로 탈바꿈시킨 농민들이 바로 섬진강댐 수몰지역 이주민들이다. 간척지 평야가 옥토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인근에 축조된 청호저수지(부안군 하서면)의 풍부한 수자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 대규모 인공 저수지를 채운 수자원은 섬진강수력발전소에서 동진강도수로를 통해 흘려보낸 옥정호의 맑은 물이다.※ 공동기획 :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 환경
  • 김종표
  • 2010.06.14 23:02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1)역사·문화·생명 담는 새만금의 물길

강(江)은 생명이다. 다양한 생명체가 태동하는 원천이고, 인간 삶터를 만들어내는 기본 요건이 된다.강은 역사다. 도시와 농경문화 발달의 촉매제 역할을 해냈고, 그 속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내고 있다.전북지역에 물길을 둔 크고 작은 하천은 금강과 섬진강만경강동진강전주천정읍천 등 국가하천 11개와 지방하천 461개에 이른다.이 가운데 전북의 역사와 문화생명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는 하천을 꼽는다면 역시 동진강과 만경강이다.동진강은 만경강과 함께 농도(農道) 전북을 상징하는 하천이다. 전주와 익산군산 등 도내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만경강에 비해 주로 한적한 농촌지역에 물길을 둔 동진강은 그동안 도민들의 관심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동진강이 담고 있는 역사문화적 자산은 만경강에 비할 바가 아니다.정읍과 김제부안 등 도내 3개 시군을 거쳐 서해로 흘러드는 동진강은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를 흠뻑 적셔내야 하는 지리적 임무를 떠안고 있다. 그러나 하천의 유량이 턱없이 모자라 자연상태에서는 이 같은 역할을 감당해 내기에 버거운 형편이다.이에따라 강 유역에서는 일제시대부터 하천 개수와 저수지 및 보(洑) 축조 등 농업용수 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섬진강댐(옥정호)에서 동진강 상류로 물길을 끌어내고 있는 것도 부족한 수자원 확보 대책이다.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의 물을 동진강으로 유역변경, 농업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동진강의 본류와 지류는 192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일제의 하천 개수공사로 직선화 돼 인공하천이라 할 만큼 그 모습이 크게 바뀌었다.강 유역의 역사문화자산도 풍부하다.곡창 호남평야를 적시는 동진강은 옛부터 우리 나라 농경의 역사를 대변해왔다. 특히 삼국시대에 축조된 김제 부량면 '벽골제'는 우리나라 수자원 개발의 효시로 평가받으며, 이 곳이 한반도 도작문화의 발상지임을 알린다.또 최치원과 정극인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정읍 칠보태인의 유교문화는 종종 경북 안동과 비교된다. 이와함께 19세기말 사회 부정과 외세에 항거한 동학농민혁명의 뜨거운 외침도 강물에 녹아 흐르고 있다.21세기에 들어서면서 동진강은 새만금 수질문제와 맞물려 또 다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방조제 개통과 함께 '물의 도시'를 선언한 새만금의 청정 수원이 바로 동진강이다.농경사회를 지나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관심밖으로 밀려났던 평야지대의 작은 하천이 21세기 환경과 보존의 시대, 다시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셈이다.동진강과 만경강의 수질환경은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는 핵심 열쇠다.이에따라 정부는 '만경동진강 하천종합정비사업'을 새만금 개발 동력이 될 5대 선도사업에 포함시켜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국토해양부는 지난해 7월 '만경동진강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에 들어갔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준하는 하천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용역기간은 올 12월까지다. 하천종합정비 마스터플랜 수립 대상에는 동진강 본류와 그 지류인 정읍천고부천원평천 등이 포함됐다.이와함께 전북도는 올초부터 주민참여 프로그램인 '새만금 물사랑 실천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유입하천인 동진강만경강에 대한 수질개선 실천 방안을 마련,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하천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의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지역 시민단체인 정읍의제21추진협의회는 지난해 시민들과 함께 '동진강은 살아있다'를 주제로 하천 역사문화생태탐사를 진행했다. 동진강 유역에 삶터를 둔 주민들이 강의 역사와 문화생태환경을 직접 조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시민과 함께하는 생태 프로그램을 발굴하자는 취지의 하천 탐사활동이다.전북일보 취재팀이 창간 60돌을 맞아 다시 동진강을 찾는다. 지난 2000년초부터 1년 6개월여에 걸쳐 실시한 '만경동진강 대탐사'와 2005년 7월~2006년 5월까지 연재한 '만경강 이야기'기획을 잇는 하천 프로젝트다.'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 민관학협의회'및 '정읍의제 21'과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탐사에서는 강과 함께 흘러온 전북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사는 이야기를 촘촘하게 꺼내 놓을 예정이다. 또 전문가들과 함께 하천의 수질과 식생생태환경 등을 세밀하게 조사, 물의 도시 새만금의 미래도 엿볼 요량이다.환경과 문화, 보존과 복원의 시대를 맞아 동진강의 속살과 그 곳에 기대어 살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다 밀도있게 들여다보자는 취지다.※ 공동기획 :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 환경
  • 김종표
  • 2010.06.01 23:02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