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시이성인是以聖人
將慾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下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故物或行或隨, 或歔或吹, 或强或羸, 或載或隳. 是以聖人, 去甚, 去奢, 去泰.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하득이. 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고물혹행혹수, 혹허혹취, 혹강혹리, 혹재혹휴. 시이성인, 거심, 거사, 거태.> 앞글은 노자 도덕경 중 29장의 문장으로 한글로 풀어 말하면 "만일 천하를 취하고자 억지로 도모한다면 나는 그것은 반드시 불가능하다고 볼 뿐이다. 천하는 神이 만들어 놓은 신묘한 그릇이기에 억지로 도모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도모하고자 억지로 행하는 자는 실패하게 될 것이요 붙잡고자 억지로 행하는 자는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렇게 세상만사는 앞서 가기도하고 뒤에 쳐져서 따르기도 하며, 들여 마시는 것이 있으면 내뿜는 것이 있고, 강한 것이 있으면 약한 것도 있다. 북돋아 오르는 것이 있으면 무너지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지나침을 버리고, 사치함도 버리며, 과분함을 버리는 것이다."란 글이다. 글과 함께 전통에서 그러한 뜻과 의지를 다지는 음악이 있으니 그것은 궁중정악 "수제천"과 민속음악 "시나위"이다. 수제천이 내포하는 주제 의미는 국가의 태평과 민족의 번영으로 노자의 도덕경처럼 절제와 포용, 협치의 상생을 이루고자 하는 뜻이다. 화평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건임으로 수제천은 그러한 의지를 다지고 다양한 음악적 표현 방식을 통해 탄생하였다. 수제천의 아명은 정읍사이기도 하다. 백제가요로 전라북도 정읍이 곡의 배경이 되고 있으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극진한 마음이 표현된 가사가 특별하다. 만인이 바라는 사랑의 진실이 내제되어 있으니 그 안에 공경과 애정의 마음은 도덕경과 같으리다. 민속음악 "시나위"를 살펴보자. 시나위는 기본적인 틀은 있지만 고정된 선율이 없고 유동적이며 즉흥적인 선율이다. 하지만 절대로 흩어지지 않는 규율을 갖고 있으며, 음악의 흐름 속엔 화합의 원칙이 존재한다. 서로를 범하지 않으며 포용하는 온전함으로 지나침과 과분함을 조화롭게 이룬다. 마치 도덕경의 한 구절처럼 음악의 한음 한음은 선인의 고언과도 같다. 시대를 움직이던 옛 명인들의 가르침은 지금도 우리에게 남아 삶을 지탱하게 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특별한 유산이 되었다. 또한, 우리 선조의 음악도 마음을 움직이며 의지를 다지는 선율이 되었으니 고결한 선인의 명언처럼 잊지 못할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과하지도 지나침도 없는 세상. 조화로움으로 우리의 삶이 더욱 아름답게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며 잠시 선조의 어록과 음악을 돌이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