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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관은 어디일까. 전북대학교다. 그 이유는 지난 8년 동안 구성원들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대 중반 무렵 전북대는 교수들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지 않고 일부 교수들이 연구비나 횡령하는 학교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실력 있는 학생들이 유입되지 않고 설령 입학했어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학 해가는 추세였다. 거점국립대학이란 칭호가 무색할 정도로 학교 위상이 곤두박질 쳐 40위권도 벗어났다. 서거석 총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전북대는 달라졌다. 취임초 서 총장이 내걸었던‘국내 10대 세계100대 대학’이란 목표가 달성될지 모두가 의아해 할 정도였다. 하지만 서 총장 자신부터 강도 높은 개혁작업을 벌이면서 학교 위상이 지난해 말 12위로 껑충 뛰는 쾌거를 달성했다. 전북대는 올 10월 총장을 공모제로 선출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의 편입학이 보편화 돼가고 있는 추세하에서 어떻게 학교 위상을 고수해 나갈지 고민스럽다.교수회와 총장 선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지만 타 대학과 같이 전북대도 결국에는 간선제로 총장을 뽑아야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교수를 총장으로 뽑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지금 10명 후보가 자신이 적임자라고 외쳐대지만 학내외 여론을 종합하면 빅3 정도로 압축된 분위기다. 선택 기준은 첫째로 대학 본연의 기능이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므로 전공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이룬 학자인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래야 총장이 된 이후 영이 서서 거대한 조직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덕목은 경영 마인드다. 국가예산을 어떻게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 그 능력 여부다. 지금 정부를 상대로 한 국가예산 확보는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국회나 행정부에 인맥이 없으면 국가예산을 마음 먹은대로 확보할 수 없다. 후보 가운데는 욕심만 많지 서울 지리가 서툰 것은 물론 도내 국회의원들조차 소통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예산 확보하는데는 지역을 뛰어 넘어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과도 긴밀한 협조관계가 구축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인적네트워크가 종횡으로 잘 구축된 후보를 선택해야 옳다.차기총장 때는 학령인구 저하에 따라 신입생 확보부터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또 계속된 구조조정에 따른 피로감 확대로 학내 자율성이 훼손될 우려도 안고 있다. 오랜동안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전북호를 구하려면 전북대 총장을 잘 뽑아 전북대가 명불허전임을 보여 주면 될 것 같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참여정부 때 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낸 부안 출신의 최석식 상지영서대 총장은 한때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을 좌지우지하던 인물이었다. 행시(19회) 출신으로 과학기술부 연구개발국장과 과학기술정책실장,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한국과학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그가 차관 시절 한 얘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경상지역 대학교수들은 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 사업이 확정되기도 전에 찾아와 과학기술 예산을 내놓으라고 다그치던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전북의 대학들은 그런 일이 없더라.” 정보에 어두워 예산을 흘려보낸 사례를 지적한 것이다.공무원들도 중앙부처에 인맥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서기관 시절 “전북출신 공무원을 창 밖에서 손짓으로 불러내 예산서류를 전달하곤 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부처에 전북출신이 없다 보니 드러내 놓고 로비할 상황이 아니었던 탓이다. 반면 경상도 지역은 상공회의소 등이 마련한 ‘윤활유성 비축물량’까지 싸들고 다니며 로비를 벌였다고 한다. 도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느끼는 정서도 비슷하다. 경상도 지역 매체는 부처에 고위 관료들이 많다 보니 정보량도 넘쳐나고 찾는 발길도 북적댄다. 그런데 전북은 그렇지 못하다. 박근혜 정부의 1기 내각 장·차관급 116명 중 전북 출신은 고작 4명(3.4%)뿐이었다. 지난주 장·차관급 13명에 대한 인사가 단행됐다. 이른바 2기 내각이다. 그런데 전북 출신은 단 한명도 끼지 못했다. 행정 부처는 17부 3처 18청이다. 장·차관급 자리가 38개에 이르는 데도 전북 출신이 한명도 없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물부재? 아니면 아예 씨앗을 말리겠다는 의도? 헤아릴 길이 없다. ‘전북 무장관 무차관’의 2기 내각은 ‘송하진 도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농업·관광·탄소와 새만금 등 쉬운 게 하나도 없다. 모두 정부 예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중앙부처가 돕지 않으면 헛바퀴만 돌릴 수 있다. 예산과 사업 등 일은 사람이 한다. 고위직에겐 정보력과 의사결정권이 있다. 장·차관 인사에 관심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영남 중심의 편중인사가 지속되다 보니 향후 차관에 오를 인재마저 씨가 말라 있다는 사실이다. 공무원들의 한탄이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도 전북 정치권은 화 낼 줄도 모른다. 과거엔 안 그랬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미치지(狂) 않으면 미치지(及) 못한다! 세상에 의미 있는 일치고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학문이나 예술은 물론 사랑까지도 온전히 자신을 잊는 오랜 몰두가 있어야만 빛나는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 황동규 시인은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광기의 열정과 헌신이 전제되어야만 우연에 기대는 것도 가능하다. 이 미치광이들에게는 아무리 어려운 현실적 조건이라도 장애가 될 수 없다. 정상적인 사람들에게는 좌절과 절망을 불러일으킬 여건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분발을 촉구하는 자극제일 뿐이다. 밀턴은 시력을 잃고도 <실낙원>, <복낙원> 등 위대한 서사시를 썼으며 베토벤은 청력을 상실하고도 합창 교향곡, 장엄미사, 후기 현악사중주 등 인류 최고의 유산을 남겼다. 상업화, 산업화에 저항하며 독특한 환상의 세계를 시와 그림으로 그려낸 영국 최고의 낭만시인 블레이크는 아예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다. 산으로 부식해 그린 동판에 직접 채색을 하여 오랜 공정을 거쳐 어렵게 찍어낸 그의 시그림은 그 내용도 혁명적이지만 그 생산방식도 광적인 열정의 몰입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의 것이다. 이들에게 현실에의 순응은 죽음일 뿐이다. 습관, 인습에 젖는 것은 진부함(cliche)을 용납하는 것이요, 이런 상투성이야말로 예술 생명의 포기에 다름 아니다. 하여 이들은 항상 우리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이방인이요 아웃사이더다. 버림받아 외롭고 고독하고 가난한 이들은 때로 저주받은 존재, 추락한 천사로 불리기도 한다. 길에서 죽은 포우나 그를 떠받들던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처럼.문제는 이것이 먼 나라의 옛날 얘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중심인 한옥마을, 슬럼화한 이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지켜온 미치광이들! 이 문화예술 공예인들의 광기어린 열정 덕분에 이 마을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었다!그런데 이제 이들이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선지자들처럼. 돈의 논리만이 횡행하는 이 거리에서 예술혼을 들먹이는 일은 미치광이의 넋두리, 상업성에 휘둘리면 민원이 가장 많던 옛 슬럼가 시절로 다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해보지만 이미 황야를 맴도는 선지자의 허한 울부짖음 취급이다.하기야 어느 역사에 죽은 시인의 사회 아닌 시절이 있기나 했나?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전주의 구도심은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더디긴 하지만 거리는 새로워지고 있고, 옛 주인들이 떠나간 자리는 새 주인을 맞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는 가게들이 있다. 중앙동 옛 전북도청 근처에 있는 태고당도 그 중 하나다. 태고당은 옛 물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렀을법한 오래된 골동품 가게다. 골동품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은 지 이미 오래, 골동품 거래가 성했던 전주의 명성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사실 전주의 번성했던 골동품 가게들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폐업을 하거나 더러는 다른 동네로 이전해 문을 열었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팔고 살 물건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었다. 물건은 나오지 않는데 가격은 예전만 못한 현실은 골동품 가게의 급격한 위축을 가져왔다. 우리의 옛 물건이 놓였던 자리에 중국의 값싼 물건이 놓이기 시작했던 것도 그즈음이었다. 한때 시내권에서 이주한 골동품 가게들이 완산동 용머리고개 인근에 하나둘 문을 열면서 그 일대가 골동품 거리로 주목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 자취도 희미해졌다.태고당은 1983년 문을 열었다. 당시 전주에서는 운학당이나 고려당, 만물상 등 이름난 골동품가게들이 뒤를 이어 문을 닫고 있을 때였다. 역시 예전 같지 않은 골동품 경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간상인으로 일정한 공간 없이 돌아다니며 골동품을 사고팔았던 태고당 주인은 시대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게를 차린 후, 전주에서 가장 큰 골동품 가게로 번창시켰다. 부침이 심한 골동품 경기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리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길을 온전히 지켜온 덕분이었다. 태고당은 30여 년 동안 골동품 마니아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었다. 지금도 이 공간에는 삼국시대 토기부터 오래된 음반까지, 일상에 존재했던 모든 것이 제 가치를 알아보아주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가게 안을 채우고도 넘쳐 밖으로 나온 오래된 물건들은 여전히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오래되고 작은 것일수록, 일상 속에서 친숙한 것일수록 애잔함도 진하고 호흡도 깊다. 이 세상에 쓸모없거나 버려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 공간은 가르쳐준다.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넘쳐나지만, 정작 전주가 지켜온 가치 있는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그래서인가. 태고당의 존재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최근 건설협회 전북도회가 300억 원대 농협 전북통합본부 신축공사 참여 확대를 위해 동분서주한 것이 어느 정도는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농협본부 신축공사에 도내 업체가 30% 이상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그동안의 요구가 수용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농협의 건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NH개발은 설계와 시공을 일괄 발주하는 턴키방식 입찰을 전격 취소했다. 그리고 앞으로 지역업체들이 농협 대형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전북 건설업계는 300억 원대 전북농협통합본부 신축공사와 관련, 지역 업체들의 참여 지분 확대를 요구했다. 낙찰 대기업이 30% 이상을 지역업체에 하도급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농협 거래 중단, 농협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했다. NH개발은 원칙을 내세우며 거부했지만 결국 지역 건설업계의 강도높은 압박에 애초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농협지역본부 통합청사 신축 입찰은 충남과 충북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NH개발은 지난달 턴키입찰을 진행했고, 충남통합본부를 제외한 전북과 충북은 유찰됐다.당시 충남통합본부 입찰의 낙찰 업체는 계룡건설이다. 계룡건설은 충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건설 대기업이다. 계룡건설은 입찰시 지역업체와 40%의 공동도급을 하기로 약속했다. 만약 전북 연고의 1군 건설업체가 있었다면, 계룡건설처럼 지역업체 참여를 대폭 확대한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서류를 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 건설협회 전북도회가 NH측에 무리한 압박을 가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북에는 계룡같은 업체가 없다.전북은 몇 년전부터 1군 건설업체가 전무한 상황이다. 건설시장이 무너지면서 줄줄이 좌초됐다. 전북혁신도시는 요즘 건설경기가 한창이다. 하지만 지역건설업체들은 쥐꼬리 공사만 하고 있다. 규모가 큰 공동주택 대부분은 타지업체인 호반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LH 등이 지었다. 지역 건설업계가 혁신도시 노른자위 땅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이에 외지업체들이 엄청난 돈벌이를 하고 지나갔다. 요즘 정부는 복지에 매달려 SOC를 축소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의 타지역 진출은 거의 없다. 전국 대비 2% 경제권에서 나눠먹을 파이는 뻔하다. 결국 지역 건설업계는 농협 청사 하청에 목매는 신세가 됐다.
전북대가 혁신을 통해 학교위상을 확실하게 살려냈다. 지난 2007년 서거석총장이 취임하기 이전만 해도 전북대는 대학평가에서 43위를 기록, 거점국립대학중 가장 경쟁력 없는 대학으로 낙인 찍혔다. 70 80년대는 SKY대학을 부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전북대에 지역 인재들로 북적였다. 74학번 때는 법학과와 행정학과에서 사시와 행정고시에 10여명 이상이 합격할 정도로 명성을 날렸다. 타 시도와 경제여건이 비슷했던 80년대 중반 무렵에는 가난한 인재들이 전북대에서 청운을 꿈을 꿨다. MB 때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사시 행시 양과에 합격했고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권춘기씨와 박성일 완주군수 등이 행시에 합격했다.서울공화국이 형성되면서 전북대도 예전처럼 우수한 학생들이 유입되지 않고 서울로 빠져 나가 침체의 늪을 거듭했다. 연구에 전념해야할 교수 가운데는 연구비에 눈 멀 정도로 잿밥에 관심이 많아 사법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연구해야 할 교수 가운데는 유흥음식점과 골프장을 전전긍긍하는 바람에 지역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논문 한편 제대로 안 써도 월급 나오는 철밥통 대학이 되다 보니까 학교 위상이 곤두박질 쳤다. 그런 분위기가 지속되다 보니까 우수한 학생들이 전북대로 유입된다는 건 연목구어나 다름 없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북대는 비전 없는 암울한 대학이 돼 도민들로부터 외면당했다.그랬던 대학이 서 총장이 취임하면서부터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 총장은 먼저 교수채용 기준을 강화했고 시간만 지나면 승진했던 승진요건을 확 뜯어 고쳤던 것. 교수 승진요건을 종전보다 4배로 강화했던 게 주효했다. 처음에는 교수들의 저항이 심했지만 워낙 서총장의 개혁의지가 확고해 이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 결과 2013년도 공시 기준으로 전임교원의 1인당 SCI 논문수면에서 거점국립대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전북대가 거둔 성과는 땀의 결정체다. 총장 자신부터 자기 혁신을 가져온 게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서 총장 취임 당시 내건 ‘국내 10대 세계 100대학’이란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구성원부터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올해 대학특성화사업 분야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향후 5년간 350억의 국비를 지원받고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평가로 인구수와 경제규모로 영향 받는 평판도를 제외하면 전국 12위에 랭크돼 있다. 가장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만든 전북대 구성원 모두에게 도민들이 박수 보내면 어떨까.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가스미가세키(霞關)’는 일본 도쿄의 중앙 관청가를 이르는 말이다. 외무·대장·건설·문부·후생·법무·통산·농림 등 중앙정부의 관청이 몰려 있다. 100년이 넘는 지방자치의 역사를 가진 일본도 예산과 인사, 조직운영 등의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다. 때문에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장들은 비행기를 타고 수시로 도쿄로 몰려가 가스미가세키에 상주하면서 로비를 벌여야 한다. 각종 보조금 등 중앙 정부 예산과 사업들을 따내기 위한 이른바 세일즈맨 역할이다. 또 민간 기업의 CEO들과 만나야 할 일도 많다. 우리나라도 ‘반쪽 지방자치’라는 비판을 듣기는 마찬가지다. 국세와 지방세 배분구조는 8 대 2이다. 그래서 ‘2할 자치’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국가와 지방사무의 비율도 7 대 3이다. 재정과 국가사무를 지방에 넘겨줘야 건실한 자치를 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제대로 지방자치를 할려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6 대 4로, 국가와 지방사무 비율도 5 대 5 정도로 조정돼야 마땅하다. 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올해 50.3%로 13.2% 포인트 악화됐다. 전북도와 14개 시군 재정자립도 역시 평균 22.9%로 전년 25.7%보다 2.8% 포인트나 떨어졌다. 재정자립도가 10%도 채 안되는 시군이 10곳이나 된다. 반면 국고보조사업에서 국비비율은 2007년 68.4%에서 지난해 60%로 낮아졌다.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됐지만 중앙 예속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자치는 커녕 중앙정부가 재정과 인사, 조직 권한을 틀어쥐고 있다. 그러니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내년도 국가예산 성안 시즌이다. 이달말부터 최종 심의를 벌인 뒤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17개 광역단체장과 전국 기초단체장 226명이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해 분주히 활동해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 전북의 기초단체장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기사 방안퉁수 단체장도 있긴 있었다. 어느 기초단체장은 예산 로비차 중앙부처를 방문했지만 만나주지 않자 친구하고 사우나만 하고 돌아왔다는 일화도 있다. ‘반쪽 자치’일 망정 일할 때는 치열성이 있어야 한다. 임기 내내 행사장이나 찾고 악수나 하고 돌아다니면 지역이 피폐해 진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아무도 십자가를 지려하지 않으니 저희라도 지어야지요! 세월호십자가순례를 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8반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와 누나 이아름(25)씨, 그리고 2학년 4반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52)씨의 탄식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출발한 이들은 전남 진도 팽목항(7월31일 예정)을 거쳐 8월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여기서 23일 동안 짊어지고 걸었던 십자가를 교황에게 전할 예정이다. 그만큼 실망이 컸다는 얘기다. 그 만큼 절망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었다는 것이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에게 기댈 수밖에 없을 만큼.벌써 100일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때같은 자식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된 지. 그렇게 자식을 묻은 가슴이 숯이 되고 눈물샘마저 말라버린 지가 하 세월인데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참사의 원인도 오리무중이고 갈팡질팡하기만 한 구조과정의 이유도 석연찮기는 마찬가지.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특별법 제정도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차일피일 세월을 넘기고 있다.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 그래 걷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삽자가 하나 들고 뙤약볕으로 나선 것이다. 집단살인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기만 한 정부와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그냥 나선 것이다. 그것이라도 해야 이 답답함, 이 죄스러움, 이 분노와 절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나마 죄 닦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그들은 우리들 모두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이 시대의 골고다 팽목항을 향해 걷고 있다. 그것이 안타깝고 고마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기도 하고 음료수나 수박을 제공하기도 한다. 힘내라며 손수 키웠다는 산양삼을 가져온 농부도 있고 부어오른 발목과 발바닥을 치료하기 위해 달려온 한의사도 있다. 모두가 박성우시인 말로 내 걸음 보태 그대 걸음 줄여준다는 마음이겠지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누가 그 고행의 십자가 순례걸음을 대신해줄 수 있단 말인가? 다만 곁에서 기도할 뿐이다. 그들의 참으로 소박한 소망인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최소한 이것 정도는 해주어야하지 않은가? 그 엄청난 비극에 대한 속죄의 의미에서라도! 그래서 함께 외쳐본다! 응답하라 2014 세월호여!이종민 객원논설위원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은 2000년대를 통틀어 독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음식만화다. 만화를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한 경우가 없지는 않으나 ‘식객’처럼,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에도 성공하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일본의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간돼 10만부 이상 판매되는 등 다른 영역의 콘텐츠로 확장되어 사회적 영향을 크게 미친 경우는 드물다. ‘한국만화의 쾌거이자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원복 교수), ‘방송대본의 콘티를 능가하는 대사와 화면구성을 가진 작품‘(소설가 이윤기), ’광범위한 문제의식과 능숙한 드라마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국 만화사에 영원히 남을 것‘(미스터 초밥왕의 작가 데라자와 다이스케), ’우리음식문화의 길잡이‘(역사학자 이이화) 등의 찬사 또한 괜한 공치사가 아니다. 그만큼 ‘식객’의 미덕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한국음식에 대한 발견’이 아닐까 싶다. 한국인들도 몰랐던 팔도강산의 온갖 음식과 식재료, 채 알려지지 않았던 숨어있는 맛집의 발굴은 ‘식객’의 가장 빛나는 성과다. ‘식객’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의 옛 피맛골 자리에 들어선 ‘식객촌’이다. 식객촌은 ‘식객’에 등장했던 맛집 중 9개가 입점해있는 이른바 테마식당가다. 이중에는 전국의 영화촬영장을 누비며 이름을 알린 전주밥차도 있다. 만화 속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관심은 온전히 만화 속 스토리와 음식의 맛에 닿아 있다. 식객촌이 만들어진 장소의 역사성도 흥미롭다. 피맛골은 조선시대 말을 타고 다니는 고관들을 피해 서민들이 다니던 길이다. 자연히 그 주변은 선술집이며 국밥집 등 음식점이 번창했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된 도심재개발로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식객촌은 일부 남아 있던 피맛골의 거리와 함께 공간의 역사를 재현해내는 의미를 갖고 있다. 스토리의 힘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덕분인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도 식객촌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변 직장인들이 주 고객이지만,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 거리는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 되고 있다. 식객촌은 성공을 예단하기에 아직 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식객촌’은 스토리텔링의 시대, 문화콘텐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주와 전북사회가 성격상 묘한 대목이 있다. 60살이 넘어도 물 당번을 못할 정도로 어른들로 층층시하를 이룬다. 왜 그럴까. 고령화사회가 형성되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지만 그보다는 전통을 숭상하는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 삼강오륜 중에서 유독 장유유서가 깔려져 있다. 나이가 벼슬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사회다. 경험을 존중하자는 말 같지만 비효율적이며 역동성이 떨어진다. 지역사회가 건강하려면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하지만 전주사회는 그렇지 않아 유감이다.세월호 참사 이후에 근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도내도 예외가 아니다. 전북은 민선6기 출범을 전후해서 분명하게 시대를 구분 지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패배감에 젖어 자존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잘한 것은 계승 발전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잘라내야 한다. 더 이상 지난날에 연연해선 안 된다. 미래지향적인 사회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유임시켰거나 새로 뽑았으면 그에 걸맞은 인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관에 있는 산하기관장만 방 빼라는 얘기가 아니다. 나이는 숫자 개념에 불과하므로 혁신할 의지가 없으면 젊어도 노인이나 다름없다. 나이가 들었어도 혁신하겠다는 에너지로 충만하면 그건 바로 청춘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혁신을 요구한다. 이 혁신이란 내면을 충족시키려면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임무교대가 이뤄져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어른들은 뒤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젊은층이 리더그룹으로 바꿔져야 한다. 어른들이 전면에 나서서 커나가야 할 젊은 세대들의 기회까지 빼앗으면 곤란하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오늘날 이 같은 사회를 이루기까지는 어른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전주와 전북사회가 역동성을 잃고 침잠해 있기 때문에 뭔가 사회를 이끄는 리더 그룹을 새롭게 재편해야 할 것 같다.일단 지사와 전주시장이 젊어진 것은 다행스럽다. 지역을 새롭게 혁신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이 잘 살려면 내발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행정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도민과 시민들이 뒷받침 안 해주면 성공할 수 없다. 이제 나이 드신 어른들은 건강을 위해 맘 비우고 자신을 내려놓는 게 순리다. 큰 어른으로서 지혜와 경험을 젊은 세대에 물려주면 그만이다. 그래야 어른들이 존경 받을 수 있다. 60살이 넘어도 물 당번을 못한다면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각 분야에서 끼리끼리 편 나눠 해먹는 전북병을 고쳐야 전북이 산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노자는 예(禮)를 묻기 위해 자신을 찾아왔던 공자를 떠나 보내면서 한마디 충고를 던졌다. ‘자기 몸을 위태롭게 하는 자는 남의 잘못을 발설하는 자요, 남의 신하된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철학자 답게 물처럼 처신하는 것이 세상 사는 슬기라고 가르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 중기부터전국시대 초기까지 살았던 노자의 시대는 계급 질서, 생산 관계, 세계관 등이 급격하게 변하던 혼란의 시기다. 자기를 낮추고 호박처럼 둥굴둥굴하게 처신하라고 충고한 데엔 이같은 시대적 배경이 있다. 그런데 이런 처세술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결단을 빨리 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엔 맞지 않는다. 행정, 정치, 기업 어떤 조직이든 토론과 직언문화가 살아 있어야 실수를 줄일 수 있고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다. 조직의 수직· 수평 라인이 크로스체크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할 때 부가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관료조직이 혼란스럽다. 단체장이 바뀐 자치단체 공무원 조직이 특히 그렇다. 어떤 자치단체는 살생부가 작성됐다는 설이 나돌고 이를 반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 일부 자치단체는 사업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리에 충성파를 배치했다. 선거 기여 세력에 대한 보은인사다. 이런 사람은 언론과 사법당국의 꾸준한 감시 대상이 될 것이다. 가장 혼란스런 곳은 익산시다. 간부들이 ‘예스맨(yes man)파’와 ‘소신파’로 나뉘어 내홍을 겪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박경철 시장에게 무조건 ‘예, 예’ 하며 충성하는 ‘예스맨 간부’들이 있는가 하면, 사리에 맞지 않으면 ‘노(no)’라며 직언하는 ‘소신 간부’들이 서로 흰 눈을 들이대고 있다. 충돌할 바엔 좀 더 치열하게 격돌했으면 한다. 토론과 직언, 비판과 대안 모색 끝에 나온 민주적 의사결정은 곧 조직의 힘이 되고 집행의 정당성도 담보된다. 그럴 때 조직도 살아난다. 반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현실화된 조직은 미래가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정을 맞을 망정 직언은 해야 되고,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참다운 역할이다. 굳은 소신을 갖고 일해 온 다수의 ‘영혼 있는 공무원’들이 ‘영혼 없는 공무원’들에게 내몰리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의과대학 실험실에서의 얘기다. 파리, 모기 등 곤충들의 다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그 절지동물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시험시간. 한 학생이 얼굴을 찡그리며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포기하고 일어난다. 백지답안지를 제출하고 나가려 하자 교수가 제지하고 나선다. 학생, 이름이 무엇인가? 그러자 문을 향하던 학생이 돌아보지도 않고 바지를 걷어 올린다. 이 다리 보고 제 이름 알아맞혀보세요!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개얘기다. 그러나 쓴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함축이 읽히기도 한다. 시험을 위한 시험! 지나치게 미시적인, 그래서 부분만 보고 전체는 놓치는 분과학문의 한계를 돌아보게도 한다.중등학교 국어시험 시에 관한 문제 중에는 그 시를 지은 시인도 풀지 못하는 게 있다. 그야말로 문제를 위한 문제, 시의 이해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억지 문제다. 하도 많은 시험을 치르다 보니 중복을 피하기 위해 어렵게 짜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이런 억지춘향을 감내해야 한다. 문제는 대학에 가서도 이런 엉터리 평가가 지속된다는 거. 미시적 분과학문의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절름발이 지식을 가지고도 당당히 전문가로 행세한다. 아니 존경까지 받는다. 4대강사업에 도움을 준 많은 교수와 전문지식인들.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다는 사실은 전문적 수련이 필요한 지식이 아니라 그냥 상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복잡한 전문 지식과 논리를 내세워 이 평범한 상식마저 호도해버린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문제만 해도 그렇다. 강물이 흐르지 못해 썩어서 생긴 것인데도 잘난 전문가들은 미시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4대강사업에 도움을 준 토목, 건축, 지질 전문가들도 여전히 자기 분야에만 매몰되어 그것이 초래한 총체적 부작용에는 애써 눈을 감아 버린다. 여전히 현미경으로 곤충 다리만 살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의욕에 찬 민선 6기 단체장들이 전임과 다른 성과를 급하게 내기 위해 엉터리 전문가들에게 기대는 꼴이. 오랜 세월 다양한 논의를 통해 겨우 방향을 잡은 사업까지 원점에서 다시 살피겠다!고 나댄다. 그 뒤에는 분명 그 논의에서 소외됐던 몇몇 전문가의 불만 섞인 문제제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웃자고 한 우스개얘기에 너무 죽자고 덤빈 것은 아닌가, 나무에 매달려 숲은 보지 못한 채?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술의 역사는 깊다. 나라마다 그 역사를 담아내는 대표적인 전통주가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국적으로도 이름난 전통술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통술의 자리를 맥주나 소주, 양주나 와인이 차지하고 있는 동안 전통주는 멸실되었거나 그 맥이 단절되어버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에서 전통주가 복원되고 있다. 집안 대물림 되어 오던 가양주의 부활은 특히 반갑다. 전주에는 알게 모르게 입소문난 가양주가 있다. 권오표 시인의 과하주다. 시인의 술담기는 20년 가까운 경력을 갖고 있다. 워낙 나누어마시기를 즐기는 덕분에 시인의 과하주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10년 전 쯤에는 전주술박물관에서 시연회를 갖기도 했다. 과하주(過夏酒)는 여름을 건강하게 넘기는 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시인은 어머니로부터 과하주 기법을 물려받았다. 손맛이 특별히 빼어나셨던 시인의 어머니는 해마다 솜씨있게 술을 빚어냈다. 그러나 시인의 아버지는 술을 즐기지 않았다. 그 덕분에 맛좋은 과하주는 많은 지인들에게 안겨 즐거움을 주었다. 시인 또한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과하주를 어쩌다 맛 본 지인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때가 되면 과하주 맛보기 를 원하는 일이 잦아지자 과하주를 스스로 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깨너머로 배운대로 하면 될 듯 싶었지만 어머니의 감수 없이는 쌀과 누룩의 양을 맞추는 일조차도 쉽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가 작고하신 첫 해에 혼자 힘으로 담았던 과하주는 실패였다. 시인 부부가 정성으로 키운 매화 꽃봉오리가 터지는 시기에 맞추어 시작됐던 과하주 한잔의 연례행사는 그해 깨끗이 중단됐다. 그때 담았던 술의 양과 그 술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아직도 비밀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부터 실패는 없었다. 그가 터득한 것은 가양주의 비법이 따로 없다는 것. 기다림과 정성에 답이 있었다. 시인의 술담기는 대략 10월 하순경. 분량도 입소문에 따라 점점 늘어났다. 권시인표 과하주는 특히 문인들 사이에서 인기인데 전북지역은 물론 다른 지역의 적지 않은 문인들이 해마다 그의 과하주를 기다린다. 술을 담기 시작하면서 그의 생활은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술을 나누면서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기쁨 또한 커졌다. 시인은 정작 그 행복을 온전히 갖게 되는 것은 바로 나라고 말한다. 여름의 한중간, 아직 시인의 과하주 한잔 소식은 없다. 생각해보니 몇 해 거른 것 같다. 나누는 기쁨에 동행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탓일게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한 후 대한민국에서 도덕성이 함께 침몰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경영진이 일본에서 폐품처리하는 여객선을 들여와 과도하게 개조하고, 관계 당국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과적하고, 선장 등 선원들이 침몰 여객선과 승객을 버려두고 자신들만 탈출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해경은 제대로 근무를 하지 않았고, 근무일지도 위조했다.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승객 구조업무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가증스러워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든 불법과 탈법, 로비와 뇌물 등이 관행의 이름으로, 끼리 끼리 해먹기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오죽했으면 문제의 정부 관료 및 조직을 두고 ‘관피아’ ‘해피아’ 라고 부르겠는가. 대한민국에서 도덕성은 침몰돼 물고기 밥이 돼버렸다. 꼭 누구 하나만을 탓할 수 없는 지경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온통 ‘불감증’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졸전 끝에 참패했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의리’지키기에만 급급했다. 감독 사퇴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나 부회장의 사퇴도 없었다. 한 달 전 6·4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들어 단체장과 의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한결같이 열심히 일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들이 머리에 걸친 명예가 우스꽝스러운 경우도 눈에 띈다. 지난 2011년 일이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홈플러스가 입점했을 때다. 전주시 효자3동이 지역구인 박현규 의원의 누나가 홈플러스측과 커피숍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황당무계한 것이, 당시 전주시의회는 지역상권 붕괴를 막기 위해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했고, 당시 조지훈 의장은 104일동안 천막농성을 벌였다. 이 때문에 당시 박현규 의원이 홈플러스 입점을 위해 홈플러스나 그 관계사 등과 어떤 모종의 관계하에 행동했을 것이란 시민단체 등의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박현규 의원은 4선에 성공했고, 최근 전주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법도 도덕도 실종됐다. 또 있다. 전주시는 서부신시가지 중심상업지구권에 공동주택 건축을 대거 허가했다. 술집과 모텔 등이 운집한 중심상업지구에 아파트를 허가한 것은 넌센스다. 애초 세웠던 원칙은 내동댕이 쳐버렸다. 이것이 바로 전주 사회다.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도덕 불감증이 만연하면 결국 망할 수 있다.
골프는 6~7분 간격으로 티업을 하기 때문에 제때 제때 홀을 빠져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뒷팀이 경기에 지장을 받게 된다. 앞팀이 바로 바로 치고 나가야 경기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리듬을 탈 수 있다. 하지만 큰 내기를 하는 사람들은 한타 한 타에 신중을 기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 뒷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 종종 생긴다. 골프는 심리적 요인이 그대로 반영되는 멘탈게임이라서 앞뒷팀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방빼는 건 비단 골프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각 자치단체별로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돼 있다. 특히 단체장이 바뀐 지역은 조직개편을 통한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어서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공무원들에게는 올 여름이 가장 뜨겁고 숨 가쁜 계절이 될 것 같다. 관가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금과옥조처럼 나돌고 있다.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자기 스타일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이다.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송하진 도지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9월께나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도 산하의 공기업 출연기관장과 임기제 공무원들의 인사여부다. 이미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송지사는‘정해진 임기가 있다’‘더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내년 4월15일까지가 임기인 전북발전연구원장이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 관계로 사표를 냈다. 전임 김완주 지사 때 산하기관장을 반강제적으로 방을 빼게 한 일도 있었다. 최근 부산광역시 산하 기관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냈다.산하 기관장 중에는 오직 지사에게 충성심 하나만으로 버텨온 사람이 있다. 자신의 업무는 제쳐두고 지사 한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전시행정을 일삼은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자기 PR하려고 출입기자에게 보도자료 보내기에 바쁘다. 도 산하기관장은 임기가 2~3년이고 연봉도 1억 전후다. 거의가 퇴직한 후 그 자리를 꿰찬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산다. 도내서는 그만한 자리가 거의 없다. 명예는 말할 것 없고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 임기가 남아 있는 기관장들이 별 생각 없이 뭉그적거리고 있는 것 같다. 임기가 남았어도 일단은 사표를 내는 게 도리다. 재신임을 받아야 영이 서서 제대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염려스러운 건 인사교체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선피아를 기용하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가 새 현안으로 부상해 있다. 작년 6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 미래비전 공동 성명 발표 이후 연말 한·중 경제장관 회의에서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던 사안이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투자협약(MOU) 체결을 기대했지만 무산됐다. 뜸 들이는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 한·중경협단지는 양국이 개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공동 수행하는 공동 경제구역이다. 1994년 중국과 싱가포르 합작으로 조성된 중국 ‘소주(蘇州) 공업원구’가 모델이다. 이곳은 현재 인구 31만명에 1만5000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중은 1992년 수교 이후 20여년 동안 교역규모는 34배, 인적교류는 53배나 증가했다. 시진핑 주석이 동맹국인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할 만큼 양국 관계는 지금 최상이다. 이런 호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새만금 한·중경협단지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전북 차원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기업인과 다문화가족, 신(新) 화교들이 늘어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없다. ‘소주가(蘇州街)’라는 현판만 붙어있는 전주 차이나타운, 방치된 전주시 동서학동의 관성묘(關聖廟=관우 사당), 척박한 중국 문화자원 등은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엔 부끄러울 정도다. 도내 15개 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은 작년 10월말 기준 2956명인데 이중 중국 유학생이 2242명(75.8%)이나 된다. 이들 공동체를 뒷받침할 정책도 찾아보기 어렵다. 관광과 투자를 유인할 저변 확대에 너무 무관심한 탓이다. 전홍철 우석대 교수(공자아카데미 원장)는 “전북 속에 있는 중국을 아껴야 하고 전북도 차원의 중국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전북은 환황해권과 대 중국 전진기지라고 늘 강조해 왔다. 하지만 무얼 해야 그들의 관심을 끌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국한테 관광과 투자만 요구할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엔 별 관심이 없다. 결연지역인 중국 강소성에 공무원 몇명 보내는 것이 교류는 아니다. 오히려 민간인을 전문화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전북에 과연 중국정책이란 것이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이제는 성숙이요 품격이다. 고도성장을 해온 대한민국만의 얘기도 아니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지역 거점대학만의 얘기도 아니다. 자그만 매실 밭 가다듬으며 곱씹어 보는 화두다. 나무 그루수가 늘어나면서 수확량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처음 열댓 그루에서 몇 십 킬로를 땄을 때만해도 그 양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쉰 그루가 넘어가고 오백 킬로 이상을 딸 수 있게 되자 그 양에 신경을 쓰게 되고 급기야는 천 킬로 수확이라는 꿈같지 않은 꿈까지 꾸게 된다. 무엇에 어떻게 쓸지 고민하지도 않고 무조건 생산량 늘리는 데 골몰하게 된 것이다. 그 일 톤을 넘기면 무슨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나 그 양을 넘긴지 몇 년 되었지만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해야 할 일만 늘어나 손과 발, 어깨와 허리까지 뻐근하다. 감히 전원생활까지는 아니래도 여유 있는 시골살림살이 정도는 기대를 했었는데 수확량 증가에 현혹되어 애초의 바람을 놓치고 말았다. 급기야 수확량이 급증한 올해에 이르러서는 즐거움이 아니라 무거운 짐이 되어 마음까지 억누르게 된다. 벗어나야 한다, 이 성장의 숫자놀음에서. 신새벽에 톱과 낫을 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수확량 늘리기 위해 여기저기 심은 나무들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기왕의 감나무를 위협하고 새로 심은 이팝나무의 성장도 방해한다. 무성한 가지와 잎은 채소에게 돌아갈 응분의 햇볕과 바람까지 가로막는다.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痛)이 따르게 마련. 고도성장으로 인한 공해, 상태파괴, 공동체 해체 등의 대가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이 그렇고, 실적 위주의 연구를 위한 연구, 취업을 위해 영혼까지 팔겠다는, 비인간화한 대학이 그렇다. 그래서 막 출발한 의욕 충만의 민선 6기 단체장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제 성장의 경제지표가 아니라 품격의 삶의 질을 고민하자고. 관광의 일시적 성취가 아니라 문화와 생태의 지속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자고. 무엇(목표)이 아니라 어떻게(방법과 과정)에 더 주목하자고. 말을 타고 달리는 인디언들은 중간에 자주 쉰다고 한다. 뒤처진 영혼이 따라붙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성장과 속도를 내세우면서 놓친 것은 무엇인지, 이제는 뒤돌아봐야 한다.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망가지기 전에, 진정 바람직한 사회나 대학, 지자체나 시골살림살이가 무엇인지, 되짚어봐야 한다. 매실나무 베어내며 가시에 찔린 상념들이 갈팡질팡, 아프게 서걱거린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제 2차세계대전 이후 고도성장기를 맞은 일본의 지방도시들은 도시발전의 동력을 얻기 위해 나섰다. 그들 대부분이 선택한 전략은 도쿄에 본사를 둔 대기업의 지점을 유치해 지점경제도시로 성장하거나 단순한 생산기능만을 갖는 기업도시, 혹은 콤비나트(kombinat) 도시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외부의 힘을 빌어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이 전략은 경우에 따라서는 운좋게 도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그 대부분이 지역의 독자적인 문화 전통과 자율적인 기반을 잃어버리는 도시로 전락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도시들과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곳이 있다. 내발적 발전 이론의 본고장인 창조도시 가나자와다.가나자와의 내발적 발전의 동력 역시 순조롭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1962년 일본은 신산업 도시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가나자와시도 정부의 정책에 맞추어 석유와 콤비나트 등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개발 전략을 재빨리 기획했다. 자본력이 부족한 지방도시로서는 신산업 도시로 지정받는길만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 리더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일본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가나자와에 굴뚝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는 공장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가나자와는 신산업도시로 지정받는데 실패하자 도시의 중심 산업이었던 섬유산업을 통해 내발적 발전의 기틀을 다져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위기에 직면했지만 내발적 발전의 전략은 가나자와를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내발적 발전의 핵심은 지역에 있는 고유한 기술 인재가 서로 결합해 탄탄하게 지역 안의 시장을 확대하는 것, 거대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사람들과 자원과 시장을 소중하게 지켜나가면서 내발적인 가치의 힘을 소중하게 키워가는 것이다.하나의 사례. 가나자와와 가까운 도야마는 도쿄 등 대도시로부터 자본을 들여와 급속하게 성장한 도시다. 그러나 외부 자본이 빠져나가자 심각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급속한 성장정책이 남긴 환경파괴의 심각한 후유증이 남았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는 시점, 다시 내발적 발전을 내세운 자치단체들이 있다. 새롭진 않지만 반가운 풍경이다. 그런데 그 바탕을 들여다보면 내발적 발전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 적지 않다.대규모 지역개발이 있어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인식의 시대는 끝났다.
지난 1일 통합 청주시가 공식 출범했다. 1946년 분리된지 68년 만에 합쳐졌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한 청주시는 인구가 84만 118명에 달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통합 창원시(106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면적도 엄청나다. 940.3㎢로 전국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 중 두 번째로 크고, 서울 면적 605.2㎢보다 1.6배나 넓다. 그 만큼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청주시 통합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앞둔 1994년 인접 시·군을 단일 행정구역으로 하는 도·농 통합을 추진했다. 당시 도내에서는 군산시·옥구군, 이리시·익산군, 김제시·김제군, 정주시·정읍군, 남원시·남원군이 통합했다. 그러나 전주시와 완주군은 무산됐다. 청주시도 1994년 통합에는 실패했다. 이후 진행된 2005년과 2010년 통합추진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12년 6월27일 실시된 청원군민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우세, 통합이 확정됐다. 주민 투표로 행정구역이 통합된 경우는 청주시가 헌정사상 처음이다. 2010년 7월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한 창원시도 주민투표는 없었다.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보니 출범식에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청주시의 발전을 응원했다. 이승훈 시장은 기념사에서 “통합시는 정부정책에 부응한 결과물”이라며 정부를 향해 윙크했다. 또 “오창산업단지, 오송생명단지, 청주공항 등이 더욱 생명력을 갖게 돼 청주가 머지않아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중심기지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부의 눈길을 끌 만한 발언이다. 청주시는 새 청사 건립비 1560억 원, 중부고속도로 서청주나들목 이전비 429억 원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가 모른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발전이 기대된다.같은 시기에 통합을 추진한 전주·완주는 주민 반대로 실패했다. 그 결과는 가혹해 보인다. 단적인 예로, 전주시와 완주군은 통합을 추진하면서 시내버스 요금을 전주시내권 요금으로 단일화 했는데, 통합 무산 후 원래 요금제로 돌려놓았다. 완주 주민들의 충격이 컸다. 운주 대둔산 지역 주민들은 예전처럼 왕복 요금 1만4,200원을 내고 전주를 왕래해야 한다. 전주는 먼 이웃이 됐다. 1일 취임한 박성일 완주군수는 전주-완주 시내버스 단일요금제를 추진, 군민 불편을 덜겠다고 말했다. 통합 추진의 불씨를 당기겠다는 것인가.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새만금 웅비의 상징 ‘현대차그룹’
전북은행장, 지역이해도 높은 내부 발탁을
전북 ‘금융중심지’, 이제 속도가 관건이다
‘뭉쳐야 산다’ 5극 3특 시대, 통합을 움직이는 힘은 결단과 책임이다.
이순신 장군의 사생활 엿보기
땅값 폭등한 완주지역 허가구역 묶어야
전북지사·전주시장 3선 출마 여부, 객관적 평가가 우선
‘공직자 줄서기’ 악습, 이번엔 뿌리 뽑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