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2 15:24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헬로 조용필'

조용필의 새 앨범 '헬로(Hello)'가 화제다. 유례없이 음반시장이 들썩인다는 소식이다. 세대를 초월한 음악팬들이 환호하는 덕분이다. 정규앨범으로 열아홉 번째, 10년 만의 새로운 도전은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한 음반유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출시 당일에만 2000장 넘는 음반이 팔려나갔다고 한다. 놀라운 흥행(?)이다. 뿐만 아니다. '헬로'를 발매하기에 앞서 공개한 신곡 '바운스'는 음원차트정상에 올랐고, 모두가 부담 없이 부를 수 있는 팝적인 성격이 강한 타이틀 곡 '헬로' 와 함께 싸이와 1,2위를 다투는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다시 돌아온 가왕 조용필 열풍이다. 올해 나이 예순 셋, 새롭게 등장하는 아이돌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까지 그의 귀환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를 탈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명쾌한 답이 거기 있다. '정상에 있어도 늘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의식'이 조용필의 오늘을 있게 한 힘인 것이다. 생각나는 공연이 있다. 8년 전 SBS가 광복 60주년 특별기획으로 추진한 '조용필 평양 2005'다. 그때 공연 참관단으로 참여한 덕분에 평양에 갔다. 조용필 공연이 열린 유경 정주영 체육관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꾸준히 추진해왔던 대북사업의 결실이었다. 공연장은 1만2000석을 갖추었지만 객석 상당부분을 무대로 활용하는 바람에 객석은 7천석으로 줄었다. 그래도 7천석 객석이 만만한 규모는 아니어서 객석이 다 찰까 의문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객석은 공연 시작 30분전에 완전히 찼다. 나중에 듣기로는 당시 북한에서도 조용필은 '모나리자'로 인기가 높아 그의 공연에 엄청난 액수의 고가 암표가 나돌았다고 한다. 그날 공연은 말 그대로 남과북 가슴 설레며 환호하는 만남의 현장이었다. 첨단의 영상자료를 활용한 무대장치와 강렬한 록비트의 조용필 공연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물론이고, 남쪽에서 함께간 참관단들에게도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 모든 열정을 다 쏟았던 그의 도전이 가져온 성과였다. 이제 다시 새로워진 그의 노래를 듣는다. '혁신'이 따로 없다. 대부분 낯설기 만한 곡들이지만 가슴을 '바운스 바운스'하게 하면서 조용필의 새로운 음악에 다시 익숙해지게 할 것이다. 낯선것을 익숙하게 하는 그의 힘이 언제나 반갑다. 헬로 조용필!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3.04.26 23:02

아름다운 인생

인생오계론(人生五計論)이란 말이 있다. 중국 송나라 사람 주신중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계획이 분명해야 한다며 내놓은 인생 조언이다. 주신중이 주장한 오계는 생계(生計), 신계(身計), 가계(家計), 노계(老計), 사계(死計)다. 생계는 인생 설계도다. 인간은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난다. 대부분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나지만 유복자, 사생아도 있다. 상당수는 평생 출생 비극 속에서 살아간다. 하여튼 그 누구나 일정 기간은 부모(또는 보육 기관 등)의 양육 속에서 세상사는 지혜를 익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홀로서야 한다. 도처에 함정과 맹수가 도사리고 있는 정글에서 살아남으려면 계획을 잘 세우란 말이다. 신계는 뭔가. 아무리 좋은 인생 설계를 세웠다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날카로운 지혜, 탁월한 능력, 엄청난 부와 명예도 부질없다. 가계는 화목한 가정, 경제적으로 독립한 가정을 이룰 계획을 세워 실천하라는 말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내 주변이 어지러운데 어찌 바깥일을 상관한단 말인가.노계는 은퇴 후의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라는 것이다. 은퇴는 영어로 'Retire'다. 100세 인생을 끝까지 달릴 새 타이어로 갈아 끼우는 작업이다. 당신의 새 타이어는 얼마나 튼튼하며 멋진가?사계는 죽음도 계획을 세우라는 말이다. 사람은 본의 아니게 태어난다. 하지만 생을 마감하는 일은 계획을 세워 멋지게 할 수 있다. 아름다운 퇴장이다. 나의 가족과 친지, 친구 등에게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소중한 생명체로서 세상을 살아갈 권리와 의무가 주어진다. 자신이 행복할 권리도 부여받는다.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겸손해야 할 의무도 함께 부여받는다. 통계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2012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부부는 11만4300쌍으로 전년 11만 4000쌍과 비슷했다. 최근 3년째 비슷한 흐름이다. 이혼한 부부는 평균 13.7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혼인기간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건수가 3만2000건에 달했고,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8600건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했다. 한 번쯤 인생오계를 고민해 볼 일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3.04.25 23:02

정치인의 통합 방정식

반대측 완주군민들이 2세들의 장래를 걱정하면 통합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찬성측이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통합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 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된다. 과거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임정엽군수가 통합에 찬성하고 나선 게 통합의 분수령을 이뤘다. 임 군수가 자신을 내려놓고 통합에 적극성을 띠었기 때문에 찬성측이 힘을 얻었다. 큰 틀에서 보면 도가 중재자로 나섰고 전주시와 완주군이 각각 상생사업을 추진해 통합의 물꼬는 일단 터졌다. 그렇다면 통합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최규성 국회의원이 문제다. 최 의원도 임군수처럼 자신을 내려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최의원이 선거구 재편을 의식하고 구렁이 담 넘어 가는 태도를 견지하면 절대 안된다. 최 의원은 그간 통합의 큰 걸림돌이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찬성입장을 밝혀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정치적으로 살 수 있다. 김제·완주 국회의원 선거구는 게리멘더링적 요소가 다분하다. 생활권 경제권 문화권이 같은 것도 아닌데 인구를 기준삼아 하나의 선거구로 만든 게 원천적으로 잘못이었다. 전주 완주 통합을 계기로 잘못된 이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김제는 과거에 인접 부안과 선거구를 함께한 적이 있어 다음번에 선거구를 다시 획정하면 그런 방향으로 가야 옳다. 선거구 획정 못지 않게 전주시가 완주와 통합해서 새만금 배후도시기능을 맡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주시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다. 통합이 이뤄지면 낙후돼 있는 전북을 견인하고 장차 새만금 배후도시 기능을 수행하면서 통합시가 광역도시로 발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간 정치인들이 자기 앞에다 큰감 놓을려다가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를 종종 놓친 적이 있었다. 완주군민들도 더 이상 정치인들의 잘못된 판단에 볼모로 잡히지 말고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견지해 나가야 한다. 정치인들은 지역민과 지역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종국에는 입신양명하기 위해 그 같은 제스쳐를 쓰는 것이다. 지금 중앙 정부로부터 홀대 받는 전북이 그나마 자력갱생할 수 있는 방안은 스스로가 전주 완주를 통합시켜 나가는 길 밖에 없다. 김완주 지사 최규성·김춘진·유성엽의원 송하진 시장 임정엽군수 등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각기 통합셈법이 다르다. 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기존 정치 질서를 파괴시킬 수 있는 빅뱅이 전북에 올 수 있다. 백성일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3.04.24 23:02

유성엽을 밀어야 할 이유

정세균 민주당 상임 고문은 작년 총선 때 정치 일번지라는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겼다.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더 큰 물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지역의 여론도 있었고, 대선을 앞둔 포석의 성격도 강했다. 위험도 따랐지만 당선됐다. 그러나 대선 경선에서는 문재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때 정세균은 전북에서 26.53%(1만1556표)로 2위에 그쳤다. 문재인은 37.54%를 얻어 1위를 했다. 참여정부 시절 호남인사 배척과 호남비하 발언 때문에 호남에서 인기가 없었던 문재인이 1위를 한 것은 아이러니다. 친노세력의 응집력과 그들의 높은 정치참여도(度), 문재인의 역량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치는 정파성을 띤다. 하지만 지역주의 의식도 강하게 작용하는 게 정치다. 그래서 전북출신인 정세균이 전북에서 1위 하지 못한 걸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세균이 뭘 해줬느냐고 묻기 전에 똘똘 뭉쳐 지역출신을 밀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걸 탓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의장 두번·원내대표· 정책위의장·산자부장관 등 스펙도 다른 후보에 뒤지지 않았다. 그런 배경엔 이른바 실리론이 깔려 있다. 개인의 호·불호(不好)를 떠나 '지역이 하나로 뭉쳐야 홀대받지 않는다', '자기 지역 출신도 지지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지역이 발전하길 바랄 수 있느냐'는 정서가 그것이다. 그래야 전북을 우습게 보지 않고 우리 몫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북은 정치적 응집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듣는다. 응집력과 정치력은 비례한다. 응집력이 없으면 정치력도 분산되기 마련이다. 파워가 나올 리 없다. 전북역할론도 있다. 전북은 민주당 충성도가 높다. 당원은 36만4000명으로 전체(198만명)의 18.4%에 이른다. 전남(14.9%), 광주(9.7%)보다도 훨씬 높다. 따라서 이에 걸맞는 역할을 전북이 당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실리론이나 역할론 모두 선거 때 빛을 발해야 한다. 민주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 7명 중 전북의 유성엽 의원이 호남 유일 후보로 분투하고 있다. 이춘석 도당위원장이 지난 주말 "당내에서 전북 몫을 챙기기 위해선 지도부 입성이 필요하다."며 유성엽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지금 전북엔 이런 화끈하고 호방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3.04.23 23:02

서울시장실 '이야기' 의자

'호화 벽지'와 비뚤어진 책장으로 유명한 서울시장실에는 독특한 사연을 담은 12개의 의자가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준다. 의자는 보통 편안함이나 건강, 혹은 권위를 염두에 두고 선택하게 마련인데 이곳의 것들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마련되었다. 회의용 의자에도 시정의 방향과 철학을 담은 것이다.이들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서울의 전통과 흔적이 담긴 것 다섯 개, 사회적 모범을 보인 시민들이 사용하던 의자 4개, 시정운영의 철학을 상징하는 것 3개. 북촌한옥마을의 장인이 30년 넘게 사용하던 의자가 있는가 하면 400여년 동안 20여대에 걸쳐 서울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 후손이 평생 썼던 것도 있다. 옛 서울역을 추억하기 위해 그곳 폐기 목재를 활용하여 제작하기도 했고 마을 주민이 쓰다 버린 것을 수리하기도 했다. 순직한 소방관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때 앉아 사용했다는 의자나 중증장애인을 돌보던 복지재단 이사장의 휠체어를 일부 보수한 것까지 구해다 놓은 점도 퍽 인상적이다."이 의자는 사회적 약자, 서민 등을 주로 변론하여 인권의 변호에 힘썼던 故 조영래 변호사 가족이 기증한 것입니다. '한 나라의 인권상황은 인권을 지키고 증진시키려는 그 나라 시민의 노력과 결의에 달려있다.' 故 조영래 변호사의 인권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 의자의 등받이 뒤편에는 이런 소개글이 새겨져 있다.단순히 스토리텔링만의 얘기가 아니다. 철학과 진정성이 문제다. '호화 벽지'만 해도 그렇다. 선거 당시 보내온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메모지로 벽 한 면을 온통 장식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의 정성을 하나하나 모은 것이니 '호화판'이라 할 수 있다. 당선되고 나면 헌신짝 취급하기 일쑤인 것을 잊지 않겠노라는 시위하고 있다. 언론홍보용이라는 비아냥이 오히려 어쭙잖아 보인다. 책장을 똑바로 세워놓지 않는 것에도 철학이 담겨있다. 그 포스트모던한 발상이 눈길을 끌고 궁금증을 유발한다. 자연스럽게 질문을 유도하며 '평행선으로 맞서기만 하는 사회풍조를 염려하여!'라는 답을 듣도록 해준다.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파일과 책장 곁에서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 상추까지! 방주인의 철학과 내공이 곳곳에 스며있다.이 방 주인이 최근 은평신타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실을 그곳으로 옮긴다 하여 또 언론을 탔다. 또 주목끌기라며 빈정대겠지만 그 신선한 파격이 반갑다. 서울시민이 참 부럽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13.04.22 23:02

전주영화제의 추억

이제 '추억'이 가능한 연륜이 되었다. 하기야 열 네해면 웬만큼 역사가 쌓일법한 나이이기도 하다. 전주영화제가 처음 열렸던 2000년 4월. 그해 봄은 유난히 찬란했다. 봄꽃과 함께 찾아온 전주의 축제 행진에 영화제가 가세했을 때, 전주는 잊혀진 문화사를 다시 만났다. 전주는 한국영화사의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는 또 하나의 축이었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1940년대 말, 본격적으로는 50년대와 60년대, 전주는 서울 충무로와 함께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영화가 제작됐던 도시다. 한국 전쟁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골''아리랑'이 만들어졌으며 최초의 컬러영화 '선화공주'와 '애정산맥''성벽을 뚫고''애수의 남행열차''붉은 깃발을 들어라' 등 당대의 흥행작 여러 편이 제작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던 작은 도시 전주가 영화제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 그러나 반응은 냉담했다. '왜 전주에서 영화제를 여느냐'는 것이 가장 큰 벽이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국영화사의 소중한 흔적을 안고 있는 전주영화사가 우리 앞에 놓이자 그 벽은 비로소 허물어졌다. 전주영화제의 출발은 '전주'스러웠다. 외형적 화려함에 마음 주는 대신 영화의 진정한 가치와 미래를 주목한 전주영화제는 영화를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산'에 방점을 놓았다. 화려했던 영화사의 40년 단절을 잇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첫길에 '생산'이라는 과제를 선택한 것이다. 그 첫해 전주영화제가 채택한 '생산' 프로그램은 전주영화제의 지향성을 대표하는 '디지털영화'의 몫. 세 개의 독립된 프로그램이 전주영화제의 '생산' 대열에 섰다. 디지털 삼인삼색과 디지털 워크숍, 40년대부터의 전주영화사를 복원(?)하는 다큐멘터리 '지역영화사-전주'가 그것이다. 오늘에 이르러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영화제의 상징적 결실이 됐고, 변영주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한국영화사의 잃어버린 고리, 전주의 영화역사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열 네 번째 맞는 올해 영화제가 4월 25일 개막한다. 돌아보니 그 세월위에 놓인 궤적의 굴곡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전주영화제가 겪어야 했던 갈등의 후유증 또한 여전히 짐스럽다. 그런데도 올해 영화제의 면면을 톺아보니 전주문화의 소중한 역사성과 영화제의 정체성이 오히려 더 굵고 빛나 보인다. 숱한 갈등과 어려움을 딛고 준비해온 전주영화제 식구들의 의지와 열정이 가져온 결실일터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3.04.19 23:02

화가 박남재

상(賞)은 누군가가 큰일을 이뤘을 때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수많은 상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상은 노벨상이다. 노벨이 사망한 후 5년째인 1901년 12월10일부터 수여되고 있는 노벨상이 가장 큰 상으로 널리 인정되는 것은 걸린 상금이 크다는 점도 작용한다. 금메달, 상장과 함께 수여되는 상금이 한화 약10억원 정도다. 노벨상의 가치는 이처럼 큰 상금을 넘어선다. 가장 높은 지적 성과 등을 거둔 인물에게 수여되기 때문에 아무나 넘볼 수 없다.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평화상)이 유일하다. 하지만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학상, 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등은 수상자가 전무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노벨문학상 부문에서 군산 출신의 고은 시인이 두 번 정도 거론된 적이 있다. 모두가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안타깝게도 수상자 명단에 나오지 않고 있다. 유명한 문인이자 지성으로 통하는 고 시인이지만 아직 노벨상 인연은 엇갈린다.사실 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욕심이라는 단어에 부정적 뉘앙스가 있지만, 욕심은 인간의 내면에 움추린 지적 갈망을 더욱 격렬하게 하고, 결국 용출시킨다. 상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는다. 수상자가 속해 있는 가족과 가문, 조직과 나라의 가치와 명예를 드높인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말없이 자기 분야에서 정진을 거듭하며 꿈꾼다. 전북에 화가 박남재가 있다. 85세인 그는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자신의 집 2층 화실에서 붓을 놀리며 논다. 대개 화가의 작업실이 그렇듯 박 화백의 화실도 어수선하다. 전시회를 몇 번 다녀온 듯한 대형 작품들이 벽에 기대어 있고, 화백은 세수하는 것도 잊고 그림을 그린다. 팔순의 나이지만 청바지를 입고, 가끔씩 야외에 스케치 나갔다가 맛집을 찾는 것도 즐긴다. 화가로서 높은 수준에 올라 있지만 그는 지금도 "고흐, 이중섭의 그림, 그런 그림을 그릴 겁니다. 그러면 열심히 해야지 별 도리 있습니까"라며 캔버스 앞에서 앉는다. 박남재 화백이 최근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박 화백의 열정을 이제 알아주는 모양이다. 그의 수상은 전북 출신 예술인 가운데 서정주(시, 1967년), 고은(시, 2008년), 노경식(희곡, 2012년)에 이어 네번째다. 전북지역에서 활동한 예술인으로서는 처음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3.04.18 23:02

통합의 걸림돌

전주 완주 통합문제가 6월 찬반투표를 앞두고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그간 추진했던 열기가 지금은 분위기면에서 상당부분 상승돼 있다. 예전 같으면 완주군 찬성측이 의사표시도 제대로 못했지만 지금은 노골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다. 일부 마을서는 공개적으로 주민들이 찬성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 정도로 적극성을 띠고 있다. 그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지금 완주군민들은 반대측이 과거에 내건 3대 폭탄설 등이 거짓이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특히 반대측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군수나 지방의원에 출마할 사람들이 주민들을 볼모로 잡고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마치 통합되면 완주군이 무슨 큰 피해라도 입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사실을 알려 주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입력시켜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있을 뿐이다.민주당도 뭣이 주민을 위하고 지역을 위하는 길인가를 분명하게 정리해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 통합반대를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려 해서는 큰 코 다친다. 세상인심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 같으면 민주당이 나서서 쥐락펴락 했지만 지금은 어림없다. 민주당에 등 돌리는 이유가 다른 게 아니다. 주민들을 옳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다. 이 시점서 민주당이 지역발전을 위해 발벗고 나서면 그나마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다.전주 완주가 통합되면 국회의원 선거구는 개편된다. 현재 3석인 전주 국회의원수가 4석으로 된다. 단지 잃을 것은 군수 자리다. 이 문제는 지역발전을 위해 치러야 할 최소한의 희생이다. 국회의원과 군수자리 보전때문에 통합이 안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 최규성 국회의원이 계속해서"통합은 주민 스스로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어정쩡한 입장을 견지하는게 지역구 국회의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맘 비우고 모든 걸 내려 놓는 자세로 통합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간 도민들은 김제공항 건설때도 줄곧 반대해온 최의원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정치적 감각없이 자신 앞에다 큰감만 놓으려는 최의원의 무사안일한 태도에 몹시 비위가 상해 있다. 그래서 민주당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3.04.17 23:02

벚꽃 단상(斷想)

상춘지절(常春之節). 산마다 등산객들로 넘친다. 지난 토요일 모악산 주차장엔 그 넓은 공간에 차 한대 쑤셔박을 틈이 없을 정도로 산행차량이 몰렸다. 산에는 지금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어우러져 피어 있다. 개나리는 끝물이지만 훈풍에 삭풍이 섞인 날씨 탓인지 아직도 질 줄을 모른다. 천변의 버드나무 잎새도 어느덧 연녹색의 춘향을 내뿜고 있다. 봄꽃 중 화사하기로는 벚꽃이 제일이다. 새하얀 모시 적삼을 곱게 차려 입은 아낙네의 빼어난 자태를 연상시킨다. 얇은 꽃잎이 하나하나 꽃비처럼 흩날리듯 떨어지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활짝 피었다 금세 사라지는 특성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대표 격이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덧없음도 함께 느끼라는 뜻일까. 인생의 여정으로 비유한 시도 있다. …꽃 분분 /눈 분분/ 눈물이 나도록 만개하고/ 터질 듯 눈부신 네 모습은/ 차라리 북받치는 설움이다. 꽃들은/ 열화같은/ 그리움으로/ 마지막 가는/ 여정을 한껏 불태운다(박형보의 '벚꽃행렬') 그런데 벚꽃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일본 국화(國花)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 식물학자 코이즈미 겐이치는 1933년 제주도가 벚꽃의 원산지라 주장했고, 식물학자인 박만규 박사도 1962년 진해의 왕벚나무 자생지가 일본에는 없지만 한라산에는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진해시는 벚나무를 보식하고 가꾸며 진해를 제일의 벚꽃 관광지로 만들었다. 벚꽃이 일본 국화로 비친 것은 '확 피었다 지는' 이미지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때 '국가를 위해 벚꽃처럼 확 피었다 확 사라지라'는 뜻에서 벚꽃을 강조했고,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라는 에도시대(江戶. 1603∼1912) 상징어도 벚꽃의 이미지와 사무라이 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곳곳에서 벚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수입을 올리는 데도 일정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는 길이 막히고 회차에 애를 먹거나 주차공간이 태부족해 상춘객들의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천변이나 도로변에 듬성듬성 비어 있는 벚나무들도 많다. 수천만원씩 쏟아부으며 놀자판 먹자판 잔치마당만 펼칠 게 아니다. 보식도 하고 시민 서비스 향상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매년 겪는 일인 데도 자치단체 책임자 눈에는 이런 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3.04.16 23:02

남경학살기념관

20세기 초 일본은 아시아 일대에서 연속적인 침략전쟁을 일으켜 곳곳을 피빛으로 물들인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남경대학살이다.1937년 12월13일, 당시 중국의 수도 남경을 점령한 일본군의 만행은 특히 잔혹했다. 중국군 포로는 물론 무고한 시민들 까지도 검도 연습의 제물이 되었다. 산 채로 매장되거나, 구덩이에 던져져 기름을 뒤집어쓰고 불타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학살은 이듬해 2월 초까지 6주 동안 계속된다. 도륙당한 희생자 수가 무려 30여만 명!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다. 그 교훈은 과거를 되새기며 이로부터 배우려는 사람에게만 가치 있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남경대학살은 일본과 중국 모두에 의해 은폐되어 왔다. 가해자야 당연히 숨기고 싶었겠지만, 피해자 역시 외침에 수도가 유린된 이 수치스러운 사건을 되새기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러한 양국의 '공모'는 아이리스 장이라는 젊은 저널리스트의 열정적인 활동에 의해 와해된다. 그녀의 유명한 책 [남경 대학살]에 의해 그 실상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모르쇠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은폐 음모는 계속되지만 중국의 태도는 급반전한다. 이를 추모기념하기 위한 대대적인 사업이 기획된 것이다. 그 결과물이 남경학살기념관이다. 2007년 확장 재개장된 이 기념관은 크게 실내기념관과 야외기념관으로 구분되는데 그 생생하고 방대한 자료가 우선 압도적이다. 또한 전시기법도 최신의 것들을 맘껏 활용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역사의 현장에 와 있다는 느낌을 절감하게 해주고 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이 기념관의 모토다. 용서하기 위해서는 그 진상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기본 작업조차 예산타령 등으로 게을리 하며 이로 인해 반목과 원한의 역사를 되풀이 하고 있다. 가까이는 용산참사, 광주항쟁, 그리고 동학농민혁명까지! 우리 민족민주운동의 뿌리인 동학농민혁명! 그 기념사업은, 엉뚱한 인사들에 의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기념재단의 운영 실태만큼이나, 엉성하다. 그 중심인 전주에는 기념공원 하나 없다. 민관합치의 모범을 보였던 전라감영 선화당의 복원 전망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내년 2014년 두 갑자를 이렇게 맞이할 수는 없다. 제대로 기리는 역사가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라도 서둘러 추스를 일이다. 시와 도의 전향적 태도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종민 전북대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13.04.15 23:02

대처리즘과 'yBa'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지난 8일 사망했다. 세계적인 신보수주의 혁명을 이끌었던 그는 영국이 경제난에 빠져있었던 1979년 취임한 이후 자유시장과 자유경제를 옹호하며 신자유주의의 시장친화 개혁을 밀어붙였다. 재정긴축과 민영화, 금융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하는 그의 정책은 거센 반발에 부딪쳤지만 대처는 "There is no alternative-더 이상 대안은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대처리즘'은 그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1990년까지 집권하는 동안 일괄되게 추진했던 정책을 이른다. '대처리즘'은 물가안정과 경제성장, 금융산업 육성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한편으로는 제조업의 몰락과 실업자 양산, 양극화 심화라는 후유증을 몰고 왔다. 대처의 공과가 여전히 논쟁이 되는 이유다. '대처리즘'은 영국사회를 크게 변화시켰다. 예술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미술분야에서 이루어졌다. 1980년대 이전까지 영국 작가들의 사회적 지위와 작품의 경제적 가치는 평론가와 미술관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처의 신정책으로 국영기업은 민영화되고, 생산성이 낮은 산업은 문을 닫았으며 복지와 교육문화예산은 축소됐다. 그 결과 공공성은 위축되고 미술시장은 활성화됐다. 예술과 자본이 직접 연결된 시장의 논리는 미술계의 관습과 체제를 재편했다. 작가의 성공은 미술시장이 좌우했다. 작가들은 스스로 시장의 생리에 맞게 살길을 찾아야했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yBa'(young British artists)의 등장이다. yBa는 1980년대 말 이후 나타난 영국 미술가들을 지칭한다. 한국 미술계에도 친숙한 작가로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해골작품으로 유명해진 '데미안 허스트'나 조각가 '안토니 곰리'가 있다. yBa는 영국 뿐 아니라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면서 세계적인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시장경제의 신자유주의 체제로 접어들던 영국사회 전환기의 '적자'로 꼽힌다. 그래서 '대처의 아이들(Thacher's Children)'이라는 별명이 붙여져 있다. 사실 미술시장과 손잡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넘나들었던 yBa 작가들의 태도에 대한 평가는 고르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급성장한 영국 미술시장의 동력이 바로 이들 yBa에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미술시장과 작가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3.04.12 23:02

연예인 전자발찌 1호

인기 가수에서 미성년자 성폭행범으로 전락한 룰라 출신 연예인 고영욱씨가 결국 5년간 교도소에 격리되는 신세가 됐다. 그는 전자발찌 착용(10년)과 신상정보 공개(7년) 명령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 성지호 부장판사는 10일 성폭행과 강제추행 혐의(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법원은 고영욱에 대한 혐의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명 연예인의 지위를 이용해 사리분별력이 미약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검찰 조사가 진행중인 과정에서도 범행을 저지르는 등 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됐고, 자제력도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일부 책임까지 떠넘기고 있어, 초범이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도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자발찌 착용 명령에 대해 "재범 위험성이 높고, 범죄 수단과 방법이 유사한 점에 비춰볼 때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지 않으며 습벽과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고씨는 2010년 7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13세와 17세의 미성년자 3명을 모두 4회에 걸쳐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강제성이 없었다며 부인했지만 법은 인정하지 않았다. 과거 개그맨 출신 방송인 주병진과 배우 이경영, 개그맨 권영찬 등이 성 관련 범죄로 기소돼 법정 다툼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고씨에게도 두 번의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번 법원의 판단은 뒤집히기 힘들고, 연예계 복귀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사실 연예인과 방송사 PD, 연예기획사 대표 등의 성 범죄 혐의 사건은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탤런트 박시후씨가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2월 피소된 상태다. 박씨는 강제성이 없는 성관계였다고 항변하지만, 경찰은 강간,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연예인 지망생이 유명 탤런트를 상대로 장난을 친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연예계 성 관련 사건의 본질은 강제적인 성관계 시비 외에 또 있다. 연예계 관련 인사들의 부도덕한 성의식 문제다. 연예인을 선망하는 어린 학생과 연예인 지망생들을 성적으로 유린하고, 연예인들을 접대부처럼 하대시하는 연예계 주변의 지저분한 문화 말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3.04.11 23:02

이상한 통합셈법

전주 완주 통합은 뜨거운 감자다. 20여년 이상 찬반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기 때문이다. 찬성측은 이번 기회야 말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 반면 반대측은 실익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쪽이 설득력이 있을까. 찬성측 주장이 맞다. 전주 완주 통합은 양측간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간 전북은 새만금에 엄청난 기대를 걸었지만 정권적 이해관계 때문에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집권세력의 확고한 개발의지가 없는 한 새만금은 헌만금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민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전주 완주 통합 밖에 없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전주 완주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확대돼 나갈 것이다. 생활권과 경제권이 하나이어서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까지 받으면 전주는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큰 터전이 만들어 진다. 지금 전북의 경제적 상황은 전국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을 정도로 안좋다. 이를 탈피해야 한다. 그간에는 흡수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지만 지금은 상생 방안이 만들어져 그 어느때보다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렇다고 낙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문제는 주민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문제를 지역정치권서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발목잡고 있기 때문이다.최규성 국회의원부터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본인은 그간 '완주 전주 통합은 전적으로 완주군민 의사에 따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해왔다. 지역의 핫 이슈를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최의원은 무슨 배짱으로 이같은 입장을 견지하는지 모르겠다. 국회의원은 입법활동도 잘 해야 하지만 지역의 가장 큰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태도 표명을 유보한채 나몰라라 하는 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최의원은 김제공항 건설문제 때도 자신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반대했다. 민주당 완주군 읍면협의회장 일동으로 내건 통합반대 플래카드도 최의원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입지자들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최의원과 정치적 태도를 함께 하기 때문이다.아무튼 국회의원 군수출마예정자 지방의원 입지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전주 완주 통합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그들이 져야 한다. 민주당이 이 같은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다 보니까 도내서도 안철수 신당론이 나오는 것이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3.04.10 23:02

'전주판 도가니'

광주 인화학교의 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는 묻힐 뻔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 기폭제 역할을 한 영화다. 청각 장애학교로 부임한 교사는 우연히 여자화장실에서 비명도 아닌,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그곳에 가보니 공포에 떨던 아이가 있었고 아이는 교장과 행정실장 등 학교 관계자들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교사는 사회단체 간사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이 학교의 성폭행 사실은 교직원의 제보가 계기였다. 2005년 6월 장애학생 8명 이상이 상습 성폭행 당했다는 제보가 장애인 성폭력상담소에 들어왔다. 26개 시민단체로 대책위가 결성됐고 그해 11월 전 행정실장과 재활교사 등 두명이 구속됐다. 국가인권위도 임원 해임을 권고하고 추가 가해자 6명을 고발했다. 그러나 적반하장. 재단은 2007년 성폭행 혐의로 직위해제됐던 교직원을 복직시켰다. 대책위 참여 교사들을 파면 및 임용 취소하고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먹였다. 사태를 처음 외부에 알린 보육사도 해임시켰다. 징역 5년이 구형된 성폭력 전임 교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아 '자유인'이 됐다. 행정실장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2011년 9월 개봉된 영화 '도가니'는 모순 투성이의 이 사건을 도가니로 몰고갔다. 장애인 인권유린과 우월적 지위자의 인면수심, 솜방망이 처벌을 고발했다.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재수사를 끌어냈다. 최근 도내 한 장애인 시설의 여성장애인 9명이 성폭력 당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지난 연말 사건이 터졌던 그 시설이다. 그런데 경찰이 지적 장애인의 구증(口證)을 구증(具證)하는데 애를 먹는 모양이다. 하지만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만지고, 옷 벗고…, 집어넣었어요. 안할라고 했는데 끝끝내 무섭게 하면서…. 배에 올라탔어. 바지 벗었어."지적 장애인들은 상담사 한명이 한달 정도 같이 생활하면서 친숙해져야 비로소 입을 연다. 그런 뒤 현장을 찾아 구증(口證)한 내용을 확인한다. 이런 식으로 구증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 힘겹다. 경찰이 인내하면서 의지를 갖고 수사해야 할 대목이다.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가 전북경찰청 앞에서 이어지고 있다. 수사가 어리벙벙했다간 자칫 '전주판 도가니'로 번질지도 모른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3.04.09 23:02

화학조미료

전주 음식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왜 그렇까. 값싼 식재료를 사용한데다 너무 화학조미료에 의존한 탓이 크다. 대형 업소들 가운데는 상당수 업주들이 음식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주인이 음식을 만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만든 방법 정도는 알아야 제맛을 낼 수 있다. 지금은 좋은 음식 맛보려고 전국 어디나 찾아 나서는 식도락가들이 많다.전주를 대표하는 비빔밥과 콩나물 국밥도 문제가 많다. 담백하고 진한 맛이 안난다. 너무 화학조미료에 의존해서 맛을 내기 때문에 그렇다. 화학조미료 MSG의 풀네임은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이다.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발효조미료라고 부르는게 맞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로 고기가 맛 있는 게 다 글루탐산 때문이다. 보통 다시마와 고기 생선 등의 단백질과 양파 토마토 등에 들어 있다.보통 음식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음식을 조리해서 손님에게 내 놓아야 하기 때문에 화학조미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육수는 천연조미료 등을 사용해서 사전에 만들어 놓지만 거기에도 화학조미료를 넣는다는 것. 그간 어렷을적부터 화학조미료에 맛들여져 MSG가 들어 가지 않으면 음식 맛이 없는 걸로 생각한다. 천연조미료만 고집해서 쓰는 업주들은 억울하게 생각할 수 있다. 비싼 천연조미료를 썼는데도 고객들이 그 맛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콩나물 국밥은 국물이 생명이다. 담백한 국물 맛을 제대로 내려면 천연조미료만 써서 육수를 내야 한다. 하지만 전주시내 콩나물국밥은 거의가 화학조미료에 의존해서 그 맛을 내고 있다. 술꾼들의 속을 확 풀어 주지 못한 것도 화학조미료를 너무 많이 쓰기 때문에 그렇다. 50년 가까히 음식점을 직접 경영하는 한 업주도 이렇게 말한다. 음식 맛을 내려면 화학조미료를 안쓸 수 없다는 것이다. 화학조미료를 안넣으면 손님들이 음식이 맛 없다고 당장 불평한다는 것이다.MSG는 언제부턴가 우리 머릿속에 몸에 좋지 않은 것, 나쁜물질, 우리 몸에 하등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돼 왔다. FDA나 식약청 등지에서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발표했지만 일반인들은 너무 많이 먹으면 해로운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예전의 전주 음식맛을 지켜내는 게 중요하다. 제발 화학조미료를 안쓰거나 덜 사용했으면 한다. 백성일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3.04.08 23:02

오수역과 춘포역

2004년 7월 15일 전라선 개량화 2단계사업이 마무리 되면서 문을 닫아야 했던 오수역의 마지막을 취재한 적이 있다. 오수역 폐쇄는 전라선에 합류해있던 역사 중 마지막 이주였다. 당시 오수역은 면단위 역 중에서는 그나마 과거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었던 몇 남지 않은 역중의 하나였다. 오수역의 과거는 화려하다. 교통의 중심 거점 역할을 했던 오수의 지리적 여건 덕분이다. 오수역은 고려 이래 전북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고려는 전국에 걸쳐 역로를 22도(지금의 선)로 나누고 그 밑에 5백 25개의 역을 두었는데, 전라도권의 4개 도 중 하나이자 12개 역을 관할하는 남원도의 중심역이 바로 오수역이었다. 조선 후기까지도 오수역은 전라도 안에서 경양역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역은 추억의 상징이다. 그 역이 시골의 낡은 역사라면 낭만과 서정은 더 깊어진다. 지금은 없어진 풍경이지만 시골의 낡은 역사에 기차는 이별하거나 만나는 순간을 내려놓고 떠났다. 역은 고향을 떠나려 서성이는 사람들을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출구였으며,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는 통로였다. 그러나 오늘날 화려하게 변신한 역들에서 그러한 추억을 돌이키는 일은 어렵다. 아름다웠던 낡은 역사는 폐쇄됐으며 대부분의 역사는 새집을 얻어 옮겨갔다. 공식적인 기록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차역인 춘포역(1914년)을 역사 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키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간이역인 춘포역은 지난 2005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승객이 줄어들면서 무인역이 된지는 이미 오래, 운영난을 이기지 못한 전국의 수많은 간이역들이 그랬듯이 춘포역도 지난 2011년 5월에 폐쇄됐다. 춘포역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는 특별하다. 간이역은 낭만과 서정, 추억의 상징이지만 그 역사를 들여다보면 한반도가 겪어야 했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철도가 일제강점기 수탈의 통로였다면 간이역은 그 전초기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의 간이역'을 펴낸 건축비평가 임석재교수는 간이역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것을 주문한다. 임교수는 "아픈 역사를 배우고 그 아픔에 동의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의외로 즐김이 유용할 수 있다. 즐기고 놀되 역사를 반추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에 느끼는 서정성은 한층 단단하고 성숙한 것이 된다"고 말한다. 춘포역을 문화공간으로 재생하는 작업에 꼭 담아둬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3.04.05 23:02

중동호떡

군산 사람들에게는 추억이 하나 있다. '중동호떡'을 사먹던 기억이다. 모내기를 하거나 보리베기, 벼베기 등 농사일을 하던 중 새참으로 중동호떡이 단골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중동호떡집은 군산터미널에서 내항과 째보선창 쪽으로 약300m 떨어진 군산시 중동의 한 골목에 있는 조그만 호떡집이다. 예전 가게는 허름했지만, 몇년 전 코앞에 신축 개업했다. 호떡은 싸고 맛있어서 대중들이 편하게 사먹는 길거리 음식이다. 반죽에 흑설탕을 넣어 철판에 익혀 낸 동그란 호떡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한다. 만들어 판매하기가 손쉽기 때문에 포장마차에서도 팔고, 일반 상점에서도 판다. 전주 시내 중심가에도 80년대까지 '장미호떡'이라는 유명한 호떡집이 있었다. 장미호떡같은 호떡집은 전국 어디에나 많았다. 하지만 80년대를 지나면서 호떡집이 크게 줄었다. 겨울철이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호떡을 판다. 그마저도 찾기가 힘들다. 많은 이익을 내기 힘든 탓이다. 게다가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호떡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제과점이 채웠다. 대기업 탓도 있다. 요즘 길거리 곳곳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빵집이 즐비하다. 서민이 호떡으로 승부하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중동호떡의 유명세는 대단한 것이다. 오늘날 호떡집 치고 전국적 유명세를 타면서 택배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곳은 중동호떡이 유일한 것 같다. 중동호떡의 경쟁력은 일반 호떡과 차별성에 있다. 일반호떡이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호떡을 익히는 반면 중동호떡은 철판에 기름을 전혀 두르지 않는다. 밀가루 반죽을 미리 기름칠한 후 뜨거운 철판에 올리는 것도 아니다. 호떡에 기름이 묻지 않았으니 먹기도 좋다.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더해지니 더욱 인기를 끄는 요인이 됐다. 철판에 기름을 두르지 않은 채 태우지 않고 호떡을 구워내는 비결은 '반죽 기술'에 있다. 음식 비결은 자식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기름을 두르지 않고 철판에서 구워내는 중동호떡집의 반죽'은 중동호떡집의 3대째 비결이다. 사실 중동호떡집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요즘처럼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았다. 준비한 반죽이 떨어지면 문을 닫았다. 가게를 찾았다가 허탕 치는 손님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허탕칠 일이 없다. 대신 호떡을 사기 위해 번호표를 뽑은 후 몇시간도 기다려야 한다. 군산 중동호떡집엔 매일 불이 난다. 김재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3.04.04 23:02

전북의 길

예나 지금이나 전북이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어 지역발전이 안되고 있다. 그나마 DJ와 노무현 정권 때가 절호의 찬스였지만 인접 광주 전남 출신 정치인들이 강하게 태클을 걸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다만 일부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만 등 다숩고 배불렀다. 지금은 어떤가. MB 정권 연장선상이다. 무장관을 기록할뻔 했지만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유임돼 체면치레를 했다. 임실 출신인 김장관은 북중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고등학교와 육사를 나와 35사단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자랑스런 전북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방부장관이라는 업무의 특수성은 있지만 전북 출신 고위공직자 모임인 삼수회 회장을 맡고 있어 어느 정도는 통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지금 전북은 중앙과의 소통 창구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그리고 정부측에 전북 출신이 없어 전북의 이익을 대변할 길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 과거 DJ 정권 때는 청와대와 정부 요로 곳곳에 전북 출신들이 박혀 있어 전화 한통화 만으로도 끝났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좋은줄 몰랐는데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아! 옛날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난다. 공직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사업가들도 인맥이 잘 구축돼 사업하기가 쉽고 편했다.지금은 불통이 아니라 아예 먹통이다. 서울 올라가서 아무리 주변을 살펴봐도 맥이 안 닿는다. 중간에 사람을 끼워 넣어야 가능할 정도니 그 만큼 일하기가 어렵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달리 방법이 없다. 국회의원들을 상머슴 부리듯이 하면 된다. 7명이 초선들이라서 길 설고 물 설은줄 알지만 가르쳐서라도 부려 먹어야 한다. 국가예산 확보하는 방법을 김완주 지사가 가르치면 된다. 김지사는 단체장만 20년 가까히 해 어떻게 해야 국가예산을 잘 확보할 수 있는지 그 길을 제일 잘 아는 귀신이다. 이미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전북도 관련 예산이 각 부처에 계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예산을 확보하는데는 몇단계가 있지만 우선 정부 예산안에 편성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도 당국은 민주당은 물론이지만 새누리당에 더 매달려야 한다. 당사 문턱이 닳도록 쫓아 다녀야 한다. 등소평 말대로 쥐 못잡는건 고양이가 아니다. 아무튼 도내 국회의원들은 전북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한 사람들인 만큼 예전보다 두세배 더 노력해야 한다.백성일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3.04.03 23:02

정당공천의 경쟁력

"공천을 '인질' 삼아 온갖 것을 요구하는 행태가 유괴범의 악행과 무엇이 다릅니까?" 2006년 재선에 성공한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공천권을 끝까지 쥐려하는 중앙당과 국회의원을 '유괴범'에,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정치적 포로'에 고약하게 비유했다. 공천을 앞두고 수억원을 내라는 중앙당 고위 당직자의 요구를 거절하고도 당선된 그였다. 황 군수는 당시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를 위한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였다. 국회의원들이 미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투표권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국회원들을 움직여야 한다는 뜻에서 서명운동을 벌인 것이다. 그는 3선을 한 뒤 작년 총선에서 국회의원(민주당=장흥 강진 영암)이 됐다. 국회의원이 된 뒤 입장 변함이 없는지 궁금했다. "지금도 국회내 '지방자치 포럼'을 통해 정당공천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주엔 광주 KBS와 MBC 토론, 그리고 지역신문 칼럼에서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폐지를 주장했다. 전북 국회의원 중엔 유성엽 의원(민주당=정읍)이 기초단체장· 의원 정당공천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정당공천 폐지 사유는 대략 네가지다. 돈과 시간, 충성심, 약속이 그것이다. 공천을 받으려면 과다한 비용이 들고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는 지자제의 기능이 아닌 불필요한 낭비다. 또 주민에게 쏟아야 할 충성심이 공천권자에게 바쳐져선 안되고, 공천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풀뿌리 지방자치가 제대로 될려면 중앙정부와 중앙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건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정당공천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자금과 조직을 보장해 주는 '밥그릇'이란 인식 때문이다. 과거에 정당공천을 없애는 공직선거법개정안이 제출됐지만 국회는 깔아뭉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 또다시 기초단체장과 의원들 사이에 정당공천 폐지 요구가 일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오히려 정당공천이 폐지되면 토호세력이 발호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기득권 내려 놓기가 참 어려운 모양이다. 공천을 인질 삼은 악행이 벌어져선 안된다. 이젠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물어 폐지 반대자 명단을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할 것 같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3.04.02 23:02

박근혜 정부와 '헌만금'

새만금사업이 갈수록 '헌만금'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박근혜 정부들어 더욱 그런 느낌이다.새만금사업은 오랜 세월 동안 진행되면서 '임자 없는 사업'처럼 돼버렸다. 1991년 노태우 정부때 방조제 기공식을 가진 이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6명의 대통령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야무지게 틀어잡고 내 일처럼 하는 정부가 없었다. 자신의 임기동안 성과가 확실히 드러날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그 중에선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나았다. 코드가 맞아 떨어진 탓인지 대운하(4대강), 국제비지니스벨트사업과 함께 국정 3대 중점사업으로 추진했다. 정부 출범 초반 청와대 홈피에 보면 왼쪽 상단 배너에 이 3대 사업이 떡 버티고 있었다. 그만큼 역점을 두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종합개발계획(MP)을 마련하고 특별법 개정안도 통과되었다. 예산 배정에 인색하다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았으나 어쨌든 예산도 상당폭 늘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관심을 놓아버렸지만, 지금 보면 구관이 명관인 셈이다.새만금사업은 박근혜 정부들어 또 다시 찬밥 신세다. 그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원론적·추상적인 얘기에 그쳤다. 가장 구체적인 게 지난 해 10월 23일 새누리당 전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언급한 것이다. 박 후보는 당시 첫째 새만금이 중국의 특구들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국가차원에서 해결할 것, 둘째 현재 6개 부처로 나눠진 새만금 업무를 한 곳에서 총괄토록 하고 동서와 남북 2축의 내부 도로망 건설, 동서횡단철도의 조기 착공으로 동서(영남과 호남) 동반 성장을 이끌어 낼 것, 셋째 새만금이 더 크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신항만 배후에 물류항만 복합단지를 만들어 전북 경제를 확실히 일으킬 것을 약속했다. 이 가운데 둘째 일부만이 새정부 정책에 반영되었을 뿐이다.그리고 전북을 들뜨게 했던 '임기(5년)내 조기완공'은 황우여 대표의 립서비스였다. 이 말대로 하면 2020년 완공의 1단계사업이 2017년으로 앞당겨지고 해마다 국비만 1조4000억 원이 투자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추세로는 3년을 앞당기기는 커녕 2020년 완공도 다행이다. 또 9월 설립 예정인 개발청의 경우 대통령의 의지가 실리지 않아 과연 얼마나 제 역할을 할지 미지수다. 새만금이 자꾸 '헌만금'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조상진
  • 2013.04.01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