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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에 범저(范雎)라는 유세가가 있었다. 그는 진나라에서 재상을 하며 진나라를 강성하게 키웠다. 범저는 위나라 소왕 밑에서 일할 때 제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제나라 왕이 그의 변론이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선물을 전했다. 그는 거절하고 함부로 받지 않았다. 하지만 위나라 재상 위제는 '위나라 비밀을 누설한 대가'라며 매질한 뒤 빈객들이 오줌을 누도록 했다. 범저는 사지에서 탈출, 진나라로 갔다. 1년 후, 범저는 진나라 소왕에게 유세, 중용된다. 범저는 당시 진나라 소왕의 외척으로 재상 지위에 올라 위세를 떨치던 양후(穰侯)가 멀리 제나라를 치려하는 계책에 대해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와 우호관계를 맺고 이웃 나라를 치는 것이 제일 좋다"며 그 부당함을 지적한다. 또 "왕이 간사한 신하의 아첨에 빠져 깊은 궁궐 안에서 평생 미혹에 사로잡혀 현명한 신하와 간사한 신하를 가려내지 못한다면 종묘가 망한다"며 직접적으로 양후를 모함했다. 결국 소왕은 양후 등 외척들을 내쫓았다. 범저는 봉토를 받고 재상 응후(應侯)가 되고 위제에 복수도 한다. 소왕은 응후의 계책을 받아들여 위나라에 이어 한나라를 쳐서 승리하고, 이어 조나라 군대를 장평에서 크게 깨뜨렸다. 장평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 백기는 응후의 모함을 받아 죽고 만다. 안팎으로 승승장구하던 응후도 어느 순간 삼족을 멸하는 죄를 짓고 사지에 몰렸다. 그의 측근들이 전투에서 패하고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왕은 그를 모두 용서하고 더욱 격려했다. 이 소문을 듣고 연나라 사람 채택(蔡澤)이 응후를 찾아 말했다. "당신은 재상자리에 앉아 계책으로 천하 제후들이 진나라를 두려워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신의 공은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이 상황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상군, 백기, 대부 종(모두 왕에 충성을 다했지만 결국 죽임을 당했다)의 처지가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에 응후는 "가지고 있으면서 만족할 줄 모르면 가지고 있던 것마저 잃는다"며 채택을 소왕에게 천거한 뒤 물러났다. 재상에 오른 채택은 소왕, 효문왕, 장양왕, 시황제까지 넷을 섬겼다. 새정부 총리로 지명됐던 김용준씨가 두 아들 병역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이자 29일 전격 사퇴했다. 소아마비라는 천형을 딛고 승승장구해 온 김씨는 잠시 노욕에 취했다가 돈만 빼고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대개 이익을 좇으면 화가 닥친다. 김재호 논설위원
상당수 도민들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맨붕에 이를 정도로 정치적 상실감이 컸지만 서서히 회복되면서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행법상 3선 한 단체장은 출마를 금하게 돼 있어 이강수 고창군수와 장재영 장수군수는 내년 선거에 출마를 못한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빨리 입지자들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다음 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는 지난번 대선 후보들이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그 이행여부가 큰 관심사다. 단체장의 경우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인물 중심 선거로 갈 것이다. 그간 전북은 민주당 공천을 받아야 편하게 당선되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과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단체장을 비롯 지방의원 공천권을 스스로 포기할지는 의문이다.그간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 출마를 못하거나 망설여온 사람들이 많았다. 공천작업이 그냥 대충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당공천제가 없어진다면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단체장에 출마해서 성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으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김완주 지사의 3선 출마여부다. 본인이 재선 출마때 3선출마는 안 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다. 하지만 도내 4.11 총선 결과가 본인에게 유리하게 나오자 내심 3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조직을 추스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최근 김지사가 프로야구단 10구단 유치 실패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본인의 3선 출마 여부를 7월달에 밝히겠다고 한발 뺐지만 LH 유치 실패와 함께 이 문제가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 같다. 여기에다 고창군수를 시작으로 남원시장, 전주시장 2번, 도지사 2번 등 민·관선 단체장만 무려 20년 가까히 한 것이 약점으로 꼽힐 수 있다. 아직껏 자천으로 지사선거에 나서겠다고 한 사람은 없지만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민주당 내홍이 가라앉고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가 귀국해서 신당을 창당하면 내년 지방선거판은 요동칠 수 있다.아무튼 전주 완주 통합이 이뤄지면 송하진 전주시장이 이를 발판삼아 지사 선거에 나설 게 분명하다. 임정엽 완주군수가 최근 연초 읍면 방문을 통해 통합시장 쪽에 무게를 두고 통합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새 정권이 어떻게 국정 운영을 하느냐에 따라 도내 지방권력의 지도도 새롭게 달라질 수 있다. 백성일주필
조금 오래된 버전이지만 네가지로 분류한 CEO 유형은 촌철살인이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CEO, 똑똑하고 게으른 CEO, 멍청하고 부지런한 CEO, 멍청하고 게으른 CEO로 구분했다. '똑부' 를 CEO로 둔 조직은 피곤하고 괴롭다. 직장 상사가 똑똑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하니 직원들은 죽어나갈 수 밖에 없다. 큰 톱니바퀴가 빨리 돌면 주변의 작은 톱니바퀴는 정신 없이 돌다가 결국 망가지고 마는 이치나 똑같다. '멍부' 스타일은 목표가 어디인지,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앞만 향해 달려가는 불알 안 깐 돼지 유형이고 '멍게' 스타일이라면 조직이 파멸하고 말 것이다. 직장 상사로서 바람직한 유형은 '똑게'형이다. 게으르다는 것은 단순히 나태함을 이르는 게 아니라 묵묵히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부하 직원은 어떨까. 상사가 좋아할 유형은 당연히 '똑부'형이지만 싫어하는 유형은 쓴소리 잘 하는 직원이다. 쓴소리를 자주 해야 건강한 조직이 된다고 겉으론 칭찬하지만 속으론 피곤하게 생각한다. 쓴소리는 조직이나 CEO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영양분이다. 잘못가는 일이 없도록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쓴소리가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부하 직원이 상사한테,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하테 스스럼 없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다. 문제는 쓴소리를 받아들이는 직장 상사의 태도에 있다. 진정성을 갖고 쓴소리 소통의 직장문화를 만들어 가는 CEO가 있는가 하면 아픈 곳을 찌른다는 이유로 쓴소리를 멀리하는 이도 많다. 후자라면 부하 직원은 금세 눈치를 채고 입을 닫아버린다. 하물며 자치단체라면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공직자라면 마땅히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쓴소리단' 운영이 돋보인다. 시장 집무실 벽엔 시민과 공무원들의 쓴소리를 모은 파일이 빼곡하다. 그런데 전북도청이 직언하는 조직, 쓴소리 하는 분위기가 영 아닌 모양이다. 양용모 도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직언하는 참모를 우대하고, 쓴소리 많이 들어야 한다."고 김완주 지사한테 쓴소리를 날렸다. "권력에 아부하는 자는 역사를 거꾸로 돌린다"며 그런 말을 했다. 쓴소리 직원을 멀리 하고 단소리 참모만 데리고 일 한다면 뻔할 뻔자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2008년 12월 14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밀라키 이라크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이때 이라크TV방송의 자이디 기자가 부시를 향해 "이라크인의 선물이자 작별키스다. 개(dog)자식아!"라며 신발 한짝을 던졌다. 이어 "이건 미망인들과 고아, 그리고 이라크에서 (전쟁으로) 죽은 사람들이 주는 것"이라며 나머지 한짝도 집어 던졌다. 다행히 부시 대통령은 머리를 숙여 신발을 피했다. 아랍권에서 신발을 던지는 것은 상대를 크게 모욕하는 행위다. 결국 그는 국가원수 모독죄로 구속됐으나 9개월만에 풀려났다. 그의 행위는 중동에서 반미(反美)의 상징으로 대대적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선 '비이성적 폭력'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행태는 다르지만 이와 유사한 일이 23일 전남도의회에서 벌어졌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도정 업무보고를 하는 도중 통합진보당 소속 도의원이 물컵을 던진 것이다. 발단은 박 지사가 지난 8일 광주MBC라디오에 출연하면서 촉발되었다. 앵커가 이번 대선의 호남 몰표에 대해 묻자 "감정에 휩쓸린 충동적인 행동"이라면서 "무겁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같은 호남인 폄하 발언에 대해 도의원은 물을 뿌리기 전에 박 지사로 부터 사과를 받아내겠다며 의사진행 발언과 5분 발언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장에 의해 모두 거부당했다.이번 대선은 이념과 지역, 세대간에 첨예하게 갈라졌다. 그 중 야당 후보에게 찍은 48%, 즉 1469만표의 근간은 지역적으로 호남이었다. 전북 86.3%, 전남 89.3%, 광주 92.0%가 정권교체를 열망하며 몰표를 던졌다. 이들 중에는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자녀를 내려오게 하거나, 심지어 미국 유학 중인 아들을 귀국시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한 표들이 충동적인 가벼운 표라 말인가.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대구 80.1%, 경북 80.8%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그리고 박 지사 자신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중도하차하며 "민주당 후보를 찍어 달라"고 호소한 것은 무엇인가. 물론 비이성적 행동을 한 도의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박 지사의 언행 또한 분명 잘못되었다. 무력감에 빠진 호남인의 상처를 다독여야 할 리더의 바른 태도는 아니다. 나아가 이런 행태는 민주당 독주의 단체장과 도의회의 문제점이기도 하다.조상진 논설위원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매년 1월, 세계최고의 요리행사로 꼽히는 '마드리드 퓨전'이 열린다. '마드리드 퓨전'은 세계 최정상의 요리사들이 모여 식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와 요리 철학을 공유하면서 한편으로는 식품ㆍ외식업계 CEO들과 함께 첨단 요리기법과 트렌드를 소개하고 전망하는 컨퍼런스 겸 박람회다. 2002년에 시작돼 역사는 길지 않지만 세계 음식요리계의 영향력 있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주빈국을 선정해 그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집중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멕시코, 일본, 중국, 호주, 싱가포르가 초대됐으며 우리나라는 2012년 제10회 마드리드 퓨전의 주빈국이 됐다. 세계의 요리를 리드하는 '마드리드 퓨전'이 행사 주제를 '발효음식'으로 정하고, 한국을 공식 초청국가로 지정한 배경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간장과 된장, 고추장 등 전통 발효음식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세계의 요리전문가들은 김치로만 대표됐던 한국의 발효음식을 주목하고, 유럽의 한류열풍은 한국음식으로 이어졌다. 지난 21일 개막한 11회 '마드리드 퓨전'에서는 한국의 발표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지난해 선보였던 된장과 간장 고추장 등 우리의 장류가 화제의 식재료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스페인 최고 음식 연구 기관인 '알리시아 재단'(Alicia Foundation)이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의 장을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 등 서양 음식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발표한 결과는 세계 요리사들의 주목을 끌었다. 언론보도로는 '음식의 맛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훌륭한 식재료'란 연구 결과에 '한국의 장은 소금을 대체해 간을 할 수 있는 건강 소스', '일본 장보다 밀도가 높아 힘이 느껴진다', '한국의 장은 음식의 맛을 깊게 만든다'등 세계 스타 요리사들의 예찬론이 쏟아졌다고 한다. 해마다 10월이면 전주에서도 '전주국제발표식품엑스포'가 열린다. 올해로 열한 번째,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함께 열렸던 문광부의 한국음식관광축제가 끝나 올해부터는 다시 발효식품엑스포 단독으로 개최된다. 축제로서의 규모는 작아지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발효음식'을 특화한 엑스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덧붙여 더 절실해진 것이 있다. 자치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그것이다.
고창에 사는 A씨는 농사를 짓는다. 그가 연간 올리는 순소득은 3억원 정도로 알려진다. 그야말로 '억대 농업인'이다. 요즘 농촌에서 벼농사 지어 억대 농업인 소리를 들으려면 10만㎡ 정도의 농지를 소유하거나 임대할 능력이 전제된다. A씨는 그렇게 많은 벼농사를 짓지 않는다. 25년 전, 군 제대 후 처음 땅콩 농사를 지었지만 별스럽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보리와 콩을 연결하는 이모작. 조금씩 넓힌 그의 농사 규모는 80여만㎡에 달한다. 전체 농지가 A씨 소유가 아니다. 대부분이 곳곳의 임대 경작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의 하루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다. 그는 농지에 열심히 거름을 주고, 매일 밭을 둘러본다고 한다. 곡식은 농사꾼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그는 절대 신뢰한다. 김제에 사는 B씨는 4만여 평의 벼농사를 짓는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 교육 때문에 전주에 살면서 김제 농장으로 출퇴근하는 B씨는 순소득이 1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는 그 많은 농사를 짓지만 부인과 단 둘이 거의 모든 일을 처리한다. 트랙터와 이앙기, 콤바인, 트럭 등 농사에 필요한 모든 농기계를 갖췄고, 농기계가 고장 나면 수리할 수 있는 기술이 1급 수준이다. 부지런히 일하고, 일하면서 배운 덕택이다. 정읍에 사는 C씨는 친환경농업인이다. 포도를 재배하는 그는 40년간 포도 농사를 지으면서 익힌 친환경포도농법으로 유명하다. 그의 농사 철학을 잘 아는 사람들이 그의 농장에 몰려들어 포도단지가 조성됐을 정도다. 그 밖에 많은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땀을 흘린 대가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산업화 바람을 타고 젊은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농촌 현장이 여전히 썰렁해 보이지만, 그곳을 지키며 희망을 찾아온 사람들은 땅이 돌려주는 대가를 톡톡히 챙기고 있는 셈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소득 1억원 이상 농업경영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도내에서 억대의 수익을 올린 농업인은 1599명으로, 전체 1만6401명의 10% 정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북의 억대 농업인은 1568명이었다. 최근 귀농·귀촌에 관심을 보이는 도시민들이 많다. 농촌 현장에 억대 농업인이 많은 것도 그들의 마음을 자극할 것이다. 차근 차근 준비해 노력하면 '나도 억대 농업인이 될 수 있다'는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억대 농업인들이 어떻게 그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잘 살펴보고, 지금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욕심사납게 도민들이 박근혜 당선인에 표도 안줬으면서 기대하는 게 많은 것 같다. 그 가운데 인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박 당선인이 국민대통합과 탕평인사를 공약으로 내걸은 탓일 수 있다. 요즘 한결같이 도내 언론들은 전북 출신중에서 총리와 장관이 나와야 탕평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냉정하게 살피면 큰 기대를 안거는 게 맞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므로 우는 아이 떼쓰듯이 하면 안된다.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기 때문이다.지금껏 역대 정권들의 인사는 철저한 승자독식구조하에서 이뤄졌다. 선거공과에 따라 공직을 전리품 나눠 먹듯이 했다. 박 당선인이 과감하게 이를 뛰어 넘어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탕평인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 당선인 한테 13.2% 밖에 지지를 안한 도민들은 그 범위내에서 인사를 기다리는 게 옳을 성 싶다. 탕평인사는 총리와 장관을 발탁하는 것도 되겠지만 그 보다는 그간 잘못된 인사를 바로 잡는 게 순서다. 균형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탕평인사 개념을 도내 각 자치단체에 대입하면 웃기는 일이 많다. 지사부터 시작해서 시장 군수들이 거의 자기 사람 심기에 바빴다. 비서진은 캠프 출신들로 쓸 수 있지만 그 여타의 요직에도 거의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앉혀왔다. 승자독식주의를 맘껏 누린 것이다. 통상 단체장들은 특별한 흠결이 없는 한 3연임을 하게 돼 있다. 이 기간 단체장이나 핵심들 눈밖에 나 찍힌 공무원은 승진은 커녕 공무원 하기가 괴로울 정도다.민선들어 공직사회가 잘못 가고 있다. 인사 때마다 논공행상을 편다고 하지만 그건 형식적 요소 밖에 안된다. 단체장이 조직을 장악하려고 철저하게 자기 사람들을 심어 놓기 때문이다. 꼼짝달싹 못한다. 일로 평가해서 승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손금이 닳아질 정도로 비벼대거나 단체장 비위를 잘 맞추면 그만이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선거직 단체장들이 들어오면서 공무원들의 눈치만 더 발달했다.도청 산하기관도 거의 같다. 목에다 힘깨나 주고 다니는 사람들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 호가호위 하면서 지사 3선 하기만 기다린다. 그간 선거를 여러차례 하다 보니까 좁은 지역사회가 편만 갈렸다. 박 당선인의 탕평인사만 기다릴 게 아니라 김완주 지사부터 편가르기 그만하고 탕평인사를 하기 바란다. 백성일주필
호남에서 태어났지만 서울 사람으로 알려진 검사가 있었다. 노무현정권 시절 그 검사의 검사장 승진배경을 설명할 때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호남 지분으로 검사장 됐다는데?" "그 검사, 호남사람 아닌데. 서울 사람이잖아. 호남사람이라고 말한 적도 없고. 도대체 그 사람이 왜 호남인데?"호남출신이 받는 불이익을 당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진급이라는 특혜 순간에 돌연 호남으로 출신지를 바꾼 사례다. 국회의원 신경민이 자신의 책 '개념사회'에서 소개한 '고향세탁'의 예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현 무역협회 회장)는 전북출신인 데도 DJ정부 이전엔 향우회나 전북도민회, 재경인사 신년하례회 등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DJ가 정권을 잡고 난 뒤에야 전북출신 행세를 한 인물로 관가엔 정평이 나 있다. 전북 완주출신인 탤런트 유인촌씨도 고향을 세탁한 인물이다. MB정권 출범 직후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된 유인촌씨의 보도자료에는 출신지가 서울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당시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내각'이란 비판이 일자 인수위는 그의 출신지를 전북으로 바꾸었다. 인사청문회에서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유씨는 "정서적으로 서울이라는 게 몸에 배어 있어서 그동안 서울이라고 발표를 했고요…."라고 답변했다. 국무총리와 내각 인선을 앞두고 호남출신 하마평이 무성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탕평인사'와 '국민통합'을 약속한 탓이다. 지역 내에선 호남출신 인사들이 내각에 발탁돼 지역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그러나 무늬만 전북이거나 겉만 호남인 사람이라면 달갑지 않다. 고향을 세탁하면서 출세가도를 달린 고위 관리와 정치인들이 많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지역에 대한 애정도 없이 호의호식해온 인물도 적지 않다. 이런 인물이 '탕평인사' '국민통합'의 상징이 돼선 곤란하다. 정의롭지도 못한 일이다. 또 그런 인물이 과실을 따먹는다면 몹시 배가 아플 것 같다. 아무리 탕평인사라지만 인물에 대한 지역여론과 인물 됨됨이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호남배려라는 말도 거북하다. 거저 얻어먹는 것 같은 시혜성 어감이라서 그렇다. 탕평 통합에 앞서 정의로운가, 도덕적인가를 숙고해야 할 일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크다. 도민 상당수가 '전북은 되는 게 없다'는 멘붕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야구로 치면 연타석 홈런을 맞았다고나 할까.전북은 2011년 5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남 진주 이전으로 홈런 한 방을 제대로 맞았다. 전북도가 올인하고 도민 대다수가 사즉생(死卽生)으로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어 1년 8개월 뒤인 지난 10일, 10구단 유치 무산으로 또 다시 한방을 먹었다. 그래서 넋이 나가 버렸다. 더구나 18대 대선에서 도민 86.3%가 지지한 후보가 낙마한 상태여서 허탈감은 더했다.원인은 3가지다. 첫째, 프로세계는 돈 싸움인데 자본력에서 밀렸다. '지역안배론'이 유일한 무기였으니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상대를 잘 몰랐고 너무 순진했다. 둘째,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놀아난 감이 없지 않다. KBO는 10구단을 KT-수원에 곧 바로 주는 것보다 경쟁을 원했다. 그래서 지역도 기업(구단주)도 컨소시엄 수준인 전북의 제안을 받아들여 경쟁을 시켰다. 결국 판돈을 키웠고 KT로 부터 200억 원의 발전기금을 받아냈다. 9구단인 NC 다이노스가 낸 20억 원의 10배다. 셋째는 전략과 준비 부족이다. 전북이 부영그룹과 손잡은 것은 불과 한 달 전이었다. 2년 동안 단단히 준비하면서 몸을 낮춘 KT-수원을 당해 낼 수 없었다.이번 경쟁의 실질적 수혜자는 KBO와 부영그룹이다. KBO는 발전기금 뿐 아니라 5000억 원의 돔구장과 실업야구단 6개팀 창단 등 엄청난 수확을 거뒀다. 그리고 부영 역시 대대적인 홍보효과를 봤다. 2억 원(전주고와 군산상고 야구발전기금 1억 원씩)을 투자하고, 건설업 및 임대주택업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은 게 그 중 하나다. 처음에 야구계에서는 "부영이 뭐하는 회사냐"라는 물음이 나올 정도였다. 나아가 KT와 대등한 수준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이중근 회장 개인의 사회공헌활동도 널리 알려졌다.문제는 이제부터다. 특히 부영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참여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북 야구계를 지원해야 맞다. 부영은 아마야구 발전기금으로 10년 동안 100억 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10구단 유치에 실패했다고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팽개쳐선 안된다. 기업이나 사람이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북도 역시 이를 설득해야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1800년대, 가난한 사람들의 비참한 삶과 불꽃처럼 타오른 민중의 혁명을 다룬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영화 초입에 미혼모 판틴이 딸 코제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생니를 뽑고나서도 결국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창녀촌의 음울한 풍경이 그려진다. 매춘은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역사가 길다. 그 증거는 세계 곳곳 수많은 역사유적에 남아 있는 흔적으로도 증명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원의 흔적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수메르의 신전에 있다. 기원전 4500년 경 메소포타미아의 신전에는 수많은 여행자와 순례자들이 모여들었다. 오랜 시간 먼 길을 걸었던 순례자들은 마음도 몸도 지쳐있었다. 신전은 이들의 마음과 육체적 편안을 충족시켜주어야 했다. 신전의 여승려들이 나서 접대하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여승려들은 순례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육체적 편안을 위해 오랫동안 억눌려있던 육체적 갈증까지 풀어줬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여승려들의 접대 목적이 변질되기 시작했다. 신전 순례보다는 육체적 접대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행자들이 많아지자 신전에서는 이들을 위한 접대부를 따로 두었으며, 여행객들이 접대를 받고 지불하는 대가는 신전의 중요한 재원이 되었다. 고대 4대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인도도 매춘의 역사가 깊다. 기원전 900년 경 인도에는 오늘날의 홍등가와 같은 매춘숙이 있었다. 알려지기로는 바라문교 사원의 어린 무녀들이 매춘부로 나섰고,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 역시 접대에 대한 대가를 사원에 지불했다. 접대부의 화대가 일반화된 것은 기원전 450년 무렵이다. 로마는 기원전 60년 경, 매춘숙이 번창했다. 당시 로마 인구는 100만여 명, 매춘부는 3만 명이나 되었다고 하니 로마의 매춘은 곧 산업이었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정부가 2004년 제정한 '성매매특별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성매매 행위 자체의 불법성이 아니라, 착취나 강요가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성을 파는 행위까지 법으로 규율하는 것이 옳으냐가 쟁점이다. 중요한 것은 성매매특별법의 효과일 텐데, 아쉽게도 그것의 실효성은 취지가 무색하리만큼 평가가 낮다. 한국을 '매매춘의 공화국'으로 규정했던 강준만 교수는 그 이유를 이렇게 진단한다. '도덕적인 분노만 있었지 이를 관철하기 위한 충분한 뒷받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피해를 입었을 때 똑같은 앙갚음을 하는 것을 이른다. 하지만 문명, 문화가 강조되는 인간사회에서 '눈에는 눈'식의 앙갚음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범죄자에 대한 처벌도 문화적 수준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아무리 울화통이 터져도 법 절차를 지켜볼 뿐이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와 기소, 법원에서 이뤄지는 세 번의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 법원의 판결 내용이 너무 약하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대법원 판결까지 나오면 어찌할 수 없다. 얼마 전 지인이 교통사고 후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는 1년 전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서 만취 운전자에 치여 두 다리 무릎 부위가 골절되는 중상을 당했는데, 당시 수술 하면서 덧댄 고정쇠를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그는 이번 수술에 따른 입원까지 합하면 1년 이상의 병원 신세, 아니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아무리 재활치료를 해도 그가 좋아하는 산에 두 발로 걸어서 못간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하다 중과실 인사 사고를 낸 가해자는 4개월 정도의 미결수 생활을 했을 뿐이다. 그는 사고 후 뺑소니를 쳤고, 범행 사실을 남에게 떠넘기려다 잡혔다. 그럼에도 그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고, 직장에도 복귀했다. 피해자는 평생 불구처럼 살아야 하지만 가해자는 별 문제없이 살게 됐다. 사실 세상에는 훨씬 더 큰 사고와 상식을 넘어선 부적절한 사고 처리와 처벌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6일 자신의 집 앞을 지나던 20대 여성을 집으로 끌고가 무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원춘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을 맡은 1심 재판부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오원춘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사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범행을 미리 계획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오원춘의 잔인무도한 행위를 '범행을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며 세탁해 준 것이다. 설사 법원이 '눈에는 눈' 식으로 오원춘에 대해 점잖은 교수형이 아닌 능지처참형을 선고한다고 해도 억울하게 살해된 여성 피해자는 살아오지 않는다. 가해자의 인권을 너무 옹호하는 법원의 행태는 부적절하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만 화병(火病)나게 할 뿐이다.김재호 논설위원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못살 것 같았지만 해가 바뀌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이 가라앉았다. 투표율만 높히면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민들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86.3%의 지지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서울과 호남권만 고립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분통이 터지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박근혜 당선자가 잘 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요즘 도내 언론들이 박 당선자를 향해 무척이나 인사탕평을 강조하고 있다. 박 당선자가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탕평인사를 강조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는 것 같다. 하지만 인사는 만사라 했듯이 냉정하게 바라다 볼 필요가 있다. 국무총리를 전북 출신으로 발탁했다고 해서 탕평이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느냐다. 과거에도 김상협 진의종 황인성 고건 한덕수 등 전북 출신들이 총리로 기용된 적이 있었다. 과연 그 분들이 얼마나 지역을 위해 도움 되었는가는 생각해 볼 일이다.지금은 구색맞추기식으로 장관 한 두사람 발탁했다고 해서 탕평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지난 7일 본사가 주최한 재경인사 신년인사회에 총리로 거론된 도내 출신 인사들이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언론에 거명된 당사자들은 행사에 참석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에 찬 인사를 받기가 거역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마평에 올랐다해서 그대로 인사 할리가 만무할 테니까. 당사자야 일신과 가문의 영광이겠지만 대다수 민초들과는 상관도 없는 일이다.그간 MB정권에서 차별받은 인사를 제대로 돌려 놓는게 탕평인사다. 고소영 내각이란 말이 회자되자 억지로 장관의 출생지를 전북으로 짜맞춘 인사를 했지 않았던가. 장 차관 인사 못지 않게 중요한 인사가 각 부처내 인사다. 핵심실세 자리에다 영포라인처럼 깐다면 그건 하나마나한 인사다. 현재 전북 출신들은 장 차관 자리에서도 밀렸지만 장 차관으로 커 나갈 수 있는 인재 풀에서도 밀려 있는 게 더 큰 문제다.분명 박 당선자가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탕평인사를 강조해서 기대를 갖지만 인수위 구성을 보면 꼭 그렇게만은 안보인다. 박 당선자에게 도민들이 13.2%의 표를 줬기 때문에 그게 인사의 기준이 될 성 싶다. 도민들이 박 당선자에게 과거 MB 때 9.04% 보다 표를 많이 준 것으로 생각하고 큰 기대를 거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 백성일 주필
독일 정치철학자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인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핵심 명제는 "정치인은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함께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신념도 중요하지만 신념을 현실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신념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지혜와 역량, 인적 네트워킹, 명석한 판단력과 추진력 등이 결집돼야 한다. 막스 베버가 '열정'과 '균형감각', '책임의식' 세가지를 정치인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그런 연유다. 안철수 전 서울대교수도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인용하면서 진보정권 10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는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결과를 잘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안철수의 생각') 김완주 도지사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라 있다. 2011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혁신도시 이전 무산의 뼈아픈 패착에 이어 프로야구10구단 전북연고지 유치도 무산됐다. 프로야구10구단은 출발시점과 참여기업, 시장성, 인프라구축 방안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경기 수원에 비해 열세였다. 지역균형 논리가 비교우위의 유일한 무기였다. LH문제는 분산배치를 선택한 판단착오와 정보부재, 정치역량 미흡 등이 가져온 패배였다. 당시 내부토론 때 '통합된 조직을 다시 분산시킨다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많았지만 묵살됐다. MB정권 탓으로 돌리는 이도 있지만, MB에 대한 김 지사의 '감사편지'를 놓고 청와대가 김 지사를 치켜세우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세상에 드러낸 걸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각설하고, 언론은 벌써부터 두 실패가 김 지사의 3선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지사가 3선 불출마 얘기를 한 적은 있지만 3선 출마 얘기를 한 적은 아직 없다. 하지만 세간의 눈은 3선 출마 쪽에 있다. 그런데 잇단 실패가 결과되면서 "되는 게 없다. 한 일이 뭐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일에는 명석한 판단력이 필요하고 성과물이 나와야 한다. 김 지사는 열심히 일하는 편이다. 하지만 막스 베버의 지적처럼 열정만으로 면피될 수는 없다. 더구나 특정 목적이나 과거의 실책을 만회하려는 수단으로 일을 추진한다면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김 지사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다.이경재 수석논설위원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려 했던 전북의 꿈이 물거품으로 끝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전북-부영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수원-KT를 10구단 창단 주체로 총회에 승인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번 유치전의 성패는 물량공세에서 판가름이 났다, 냉엄한 경제논리에 전북이 들러리만 선 꼴이 되었다.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KT와 부영그룹, 경기도와 전북의 세(勢)를 비교해 보면 한 눈에 알수 있다. KT의 연매출액은 28조 원, 부영은 2조6000억 원이다. 여기에 KT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구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야구를 통해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빅 테크테인먼트'를 내세웠다. 또 인구에서 경기도는 1200만 명(수원시 115만), 전북은 180만 명이다. KBO규약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를 자격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전북은 자격있는 도시가 없었다. 이를 억지로 맞추기 위해 전북은 전주 군산 익산 완주 4개 시군을 합해 신청했다. KBO 역시 수원-KT의 단독 신청보다는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 이를 허용하며 꽃놀이패로 삼았다. 10구단의 몸 값을 높인 결과 KT는 야구발전기금으로 200억 원(부영 80억)을 써냈다. 또 수원-KT는 2020년까지 5000억 원을 들여 국내 야구계의 숙원인 4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신설하고 경기도내 실업야구단 6개 팀을 창단키로 했다. 전북으로서는 기가 질리는, 불가능한 제안이다.이에 비해 전북-부영은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게 '지역안배론'이었다. 현재 서울에 두산, LG, 넥센과 인천에 SK 팀이 있는데 수원까지 가세하면 50%가 수도권에 몰린다는 논리였다. 여기에 고교야구가 전북에서 시작되다시피 했다는 역사성과 102만 명의 유치 서명부 등 야구 열기를 들었다. 역부족이었다. 그렇지만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부영은 짧은 기간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렸다. 이미지메이킹도 크게 성공했다. 전북도 역시 초중고 야구팀이 부영으로 부터 지원금을 받는 등 야구 인프라를 확대하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아픈 것은 도민들의 절망감이다. LH 유치 실패 이후 무엇을 해도 전북은 안된다는 무력감이 짙게 깔려 있다. 이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도 거셀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다시 일어날 수 밖에. 울지 마라! 전북이여. 조상진 논설위원
'선생의 편지에 많은 위로를 받았고, 선생의 안녕과 복됨을 기원합니다. 무릇 공부라는 것은 단지 기질의 변화일 뿐이니, 자신을 꾸짖어 책하는 것에 이르면 스스로 진실된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략- 보내주신 참먹은 긴요하게 쓰겠습니다./전남 화순 출신 의병장 기우만(1846~1916)이 쓴 감사 편지' 편지는 일기처럼 개인적인 글이다. 지금은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가 편지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지만, 인터넷 시대가 오기 전에는 안부나 용건을 적어 보내는 편지가 중요한 일상이었다.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를 살았던 옛 사람들은 특히 편지를 많이 활용했는데, 그들이 남긴 편지는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상을 읽게 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조선 후기 사상가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가족과 친지에게 보낸 편지도 그중의 하나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아들과 제자들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다. 아버지의 자상한 사랑과 스승의 정이 넘치면서도 더 좋은 세상을 향한 사상과 의지를 담고 있는 이 편지들은 오늘에 이르러서도 소중한 깨우침을 전하는 인생교훈의 지침서로 읽힌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지난 연말부터 열고 있는 '옛 사람들의 편지글'전에서 만나는 편지도 감동과 교훈이 크다. 휴대전화 문자만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오늘의 일상에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는 정과 사랑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이 편지들은 황병근 전 전북도립국악원장이 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이다. 조의를 표하고, 사돈댁과 친척에게 인사를 전하고, 바쁜 농사일에 매달려있는 고통을 토로하고, 관직을 떠난 선비가 어지러운 정국을 걱정하고, 장성한 아들에게 애틋한 사랑을 전하는 등 사연도 목적도 다양하다. 대부분 내용이 흥미롭지만, 특별히 눈길을 모으는 편지가 있다. 아들의 결혼을 반대하다가 결국 허락한 아버지의 편지다. '여재공(呂才公)의 점법은 엉터리이고 소강절(邵康節)의 점법은 배운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과(孤寡)의 점법으로 논하면 바로 남자는 고아가 되고 여자는 과부가 되는 팔자라 세상에서 꺼린다고 점괘에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혼인을 허락할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아들이 더욱 마음을 두어 하는 수 없이 제 마음대로 하게 하였습니다. 이른바 '늙은이가 젊은이를 이길 수 없는 법'이라고 하겠지요. 사람의 화복은 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모두 하늘과 인연에 맡겨야 하나봅니다. 시절은 달라도 사람살이는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6월 현재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1억1537만매에 달한다. 어림잡아 한 사람이 신용카드 4~5장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선호한다.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현금은 거액을 소지하기가 불편하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간편하다. 회계 처리가 편하고, 연말 소득공제 혜택도 있다. 고가 제품을 장기 할부로 구입할 수 있다. 무이자 할부 혜택도 있다. 또 정부 입장에서는 세원이 투명해져 탈세를 막을 수 있다. 물론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가맹점주들은 불만도 많다. 신용카드가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도 있지만 카드사에 일정 수수료를 떼주어야 하고, 일부는 탈세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신용카드는 처음 소설 속에서 등장했다. 1887년 에드먼드 벨라미라는 소설가의 유토피안 소설 '룩킹 백워드(Looking Backward)'다. 신용카드가 실제로 등장한 건 1951년으로, 미국 뉴욕에 설립된 '다이너스클럽'의 신용카드가 시초다. 국내에서는 1967년 신세계백화점이 내놓은 카드가 최초다. 1978년 외환은행이 비자카드 발급업무를 시작하고, 1982년 조흥은행 등 5개 은행이 연합해 은행신용카드협회를 설립해 카드업무를 취급했다. 1987년 신용카드업법이 제정됐고, 1998년 IMF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을 대대적으로 밀어붙이면서 크게 활성화됐다. 문제도 많았다. 카드 시장이 과열돼 카드가 남발됐고, 도용과 도난, 복제 등 범죄 피해도 발생했다. 높은 가맹점 수수료, 가맹점의 신용카드 거부, 단속 등 혼란도 있었다. 할부 기능은 과소비 폐해를 낳았고, 현금서비스 기능은 고금리 부담을 안겼다. 카드 부채 돌려막기 폐해도 심각했다. 하지만 카드사와 유통시장은 더욱 성장했다. 특히 신용카드는 인터넷 온라인 시장을 급성장 시켰다. 요즘 카드사가 대형 유통 가맹점 등과 갈등을 빚으면서 소비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소규모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하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형 가맹점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판촉비 공동 부담 문제를 대형 가맹점이 거부한 것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처지에 놓였다. 경전하사(鯨戰蝦死)가 돼서는 안된다. 김재호 논설위원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간판을 내려야 맞다. 질래야 질 수 없는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대패한 이후 당의 모습을 새롭게 정비하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가 5백30만표라는 기록적인 표차로 졌기 때문에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옳았다. 그간 새누리당은 진보에게 1997년 2002년 두번 패한 이후 당의 모습을 꾸준히 바꾸면서 신뢰를 얻었다. 박근혜 당선자가 지난 5년간 40% 이상의 지지를 그냥 받은게 아니다.민주당은 지난 5년간 수권정당과는 걸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사업에 예산을 쏟아붓는 등 국정을 파탄 냈는데도 견제 역할을 못했다. 국정을 감시하는 야당 본연의 역할 보다는 실정(失政)에 따른 반사이득만 취해왔다. 정책으로 승부를 못걸고 선거 때마다 야권공조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후보를 못내는 불임정당이 되고 말았다.이번 대선은 국민 60% 가량이 정권교체를 갈망해 민주당이 쇄신하는 모습만 갖췄더라면 이길 수 있었다. 선거기간 내내 안철수와의 단일화만 이뤄내면 모든 게 끝나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 단일화 감동도 약발이 덜했다. 무작정 문재인으로 단일화 돼야 한다는 논리로 일관했기 때문에 안철수 효과가 살아나지 못했다. 왜 안철수가 투표만 독려하고 선거날 미국으로 떠났는지를 알아야 한다.친노들의 독선과 오만이 이길 선거를 망쳤다. 비노들은 선거 때 들러리만 섰다. 모든 세력이 힘을 합해도 힘든 판에 각 계파별로 각개약진하는 식이었다. 표면상 움직이는 척 했지 실제로는 손 놓았다. 사실 친노들이 2선으로 빠지고 집권시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고 강하게 의지 표명을 했어야 맞다. 참여정부시절 친노세력이 지역균형발전의 공은 있지만 그 여타면은 잘못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문 후보가 지역구민과 약속을 지키려고 의원직을 고수한 게 패착이었다. 상대는 사즉생의 각오로 의원직까지 내놓았는데 문 후보는 내놓지 않고 낙선후 국회의원 해먹고 싶은 걸로 잘못 비춰진 탓도 있다. 선거결과에 지지자들은 억장이 무너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회복됐다. 86.3%의 지지를 보낸 도민들은 선거에 패한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계파 싸움만 하는 것에 무척 실망스러워 한다. 왜 책임짓는 사람이 없느냐고 분통해 한다. 백성일주필
국민들이 어리석어 보이지만 한방 먹일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다고 갈파한 이가 순자(荀子)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고 했다. 그는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이니 2200여년 전의 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게 놀랍다. 군자를 편의상 임금이라고 했지만 지금으로 치면 정치리더다. 선출직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혹시나' 하고 믿었던 게 잘못이었을까. 공염불이 돼 버린 정치쇄신, 특권의 대명사인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끌어안기 행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치쇄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침이 마르도록 강조했던 정치권이 선거가 끝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침묵하고 있다. 쇄신논의는 커녕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단 하루만 일해도 매월 120만원씩 지급하는 국회의원 연금 예산을 통과시켰고, 관광성 해외 방문도 과거 습성 그대로 도졌다. 해를 넘긴 새해 예산 처리와 이른바 민원성 '쪽지 예산'도 구태를 벗지 못했다. '역시나'였다. 이런 뻔뻔한 행태를 보면 향후 쇄신과제도 글러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구태가 반복되면 될수록 국민들은 안철수를 다시 떠올릴 것이다. 아마추어 정치, 매끄럽지 못한 단일화, 선거날 미국행 등이 성에 차지 않을 망정 정치권이 낡은 정치에 갇혀 있는 한 안철수의 '새정치와 진심정치'는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생각을 받들지 못하는 정당들,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는 정치시스템…(중략) 등이 '구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국민들이 답답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는 것이죠. 새로운 체제는 이런 구체제를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안철수의 생각' 37∼38쪽)민심은 언제나 살아있다. 민심을 잃으면 권력은 사상누각이다. 지금처럼 기득권과 특권을 내려놓지 않고 국민을 우습게 본다면 민심은 등을 돌리고 만다. 선거 때 '다 갈아엎자'는 구호로 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순자 말씀은 오늘날에도 진리다. 국회의원들이 새겨야 할 금과옥조다. 세상이 다 아는 이치를 국회의원만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회초리를 더 맞아야 국민 눈높이 정치를 할텐가.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요즘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인사를 보면 앞으로 어떤 인물을 기용해 국정을 운영할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12·19 대선에서 승리한 다음 날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국민대통합'의 소망이 임기내 실현되었으면 한다. 그 핵심 중 하나인 지역문제를 보자. 실제로 우리나라는 1961년 박정희 대통령의 5·16 군사쿠데타 이후 김대중 정부만을 제외하고 계속 영남출신 대통령이 집권했다. 그 결과 권력의 영남 편중이 고착화되었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의 전 분야에 전이돼 50년 동안 호남 인재의 고갈과 경제적 피폐를 불러왔다. 나아가 사회 갈등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힘이 부친 호남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 등 의붓자식(?)을 내세워 지역 균형을 꾀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에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계속 TK(대구 경북)로 권력 승계가 이루어져 전북은 중앙과의 통로가 10년간 막힐 위기에 처해 있다. 그래서 박 당선인의 대탕평에 어느 지역보다 관심이 높다. 탕평은 중국 경전인 서경(書經)의 "무편무당 왕도탕탕 무당무편 왕도평평(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에서 나온 말로 싸움이나 시비, 논쟁 따위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는 붕당정치가 극에 달한 영조 때 실시됐고 정조가 이를 이었다. 영조의 탕평책은 완론(緩論)이라 하여 상대당인 노론과 소론의 온건파를 번갈아 등용해 균형을 이루는 소극적 형태였다. 반면 정조는 학문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분야의 엘리트를 직접 뽑고 기르는 적극적 탕평책을 썼다. 이를 준론(峻論)이라 하며 규장각이 그 핵심이다.박근혜 정부의 탕평은 오랫동안 소외되고 대척점에 섰던 호남의 인재를 발탁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는데서 출발하는 게 해법이 아닐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늬 뿐인 '짝퉁 호남인' 몇명을 고위직에 앉히는 보여주기식이어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나아가 5년 동안 호남지역에 정치 경제 교육 등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쓸만한 인재를 키워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오직 당선인의 의지의 문제다. 조상진 논설위원
솔로몬제도는 남태평양 뉴기니섬의 동쪽에 있는 섬나라다. 정식명칭은 솔로몬 아일랜드(Solomon Islands), 영연방의 하나다. 솔로몬제도의 테모투 주에 아누타 섬(Anuta)이 있다. 인구는 300여명. 폴리네시아 중에서도 가장 인구가 적은데, 폭이 800m밖에 안 되는 좁은 면적이어서 인구밀도는 아주 높다. 이 아누타 섬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연말 방송된 SBS의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에 소개된 덕분이다. 아누타는 우리가 상상하는 낙원도, 환상적인 섬도 아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 섬이 120km에 있을 정도로 외떨어져 있는데다 GPS에도 잡히지 않는다. 아누타 사람들은 여전히 별을 보고 항해를 하며 남자들은 전통카누에서 줄낚시로 고기를 잡고 여자들은 한 뼘 땅을 활용해 타로나 바나나를 재배한다. 예고 없이 몰아치는 태풍과 높은 파도에 집과 가족을 잃기도 하고, 수시로 재해를 입기 일쑤지만 삶은 풍요롭고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 비결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은 '아로파(aropa)' 정신을 실천하는데 있다. '아로파'는 연민, 사랑, 협동, 나눔을 뜻한다. 서로 협동하고 공유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아누타 섬사람들은 '아로파' 실천으로 섬의 한정된 자원을 공평하게 나누고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했다. 이들은 개인은 약하지만 함께 하면 강하다고 믿으며 개인은 불가능하지만 힘을 합치면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가족은 같은 바구니에 있는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친구 대신 맡게 된 아이도 당연히 가족이다. 아프거나 아이를 낳았거나 상을 당한 이웃에게는 먹을 것을 갖다 주고 그 아픔과 기쁨도 함께 나눈다. 능력이 있으나 교만한 자는 경계하며,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면 병이 든다고 믿는다. 돌아보면 우리에게도 '두레'같은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는 미덕이 있었다. 사실 '아로파'가 지닌 '나눔'과 '협동'의 공동체 정신은 오늘날 더 필요한 가치다. 다행히 '아로파'를 현대적으로 실천하는 새로운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협동조합'운동이 그것이다. 부와 명예를 앞세운 경쟁사회에서 공생의 의미는 낯설지만 공존과 신뢰의 '아로파'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한 가치다. 그만큼 '협동조합'운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뭉쳐야 산다’ 5극 3특 시대, 통합을 움직이는 힘은 결단과 책임이다.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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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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