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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일이 다가오면서 전북 표심이 변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말발굽으로 밟아도 부숴지질 않을 것 같던 전북표심이 깨지고 있다. 그간 25년간 전북은 민주당 일색이었다. 황색 깃발만 꽂으면 누구나 당선될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강했다. 대선 때마다 새누리당 후보는 한자리수 득표에 그쳤다. 이회창·이명박 후보는 지역주의 덫에 갇힌 전북에서 마(魔)의 두자릿수를 넘지 못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두자릿수 득표가 가능할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새누리당은 지난 4.11 총선서 정운천 후보가 전주 완산을서 36%라는 대기록을 세우자 자신감을 갖고 전북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해 보인다. 정운천 도당공동선대위원장은 "전북에서 30%를 득표하겠다"고 기염을 토할 정도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16.9%가 박근혜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MB가 지난 17대 때 얻은 9.04%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수치다.이처럼 전북에서 새누리당 박 후보가 약진한 발판은 최근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서 통과시킨 게 약발 받은 것 같다. 박후보가 유세 첫날 전북을 방문하는 등 지역발전을 다짐하며 공 들여온 탓도 크다. 더 큰 원인은 유권자 상당수가 민주당에 등 돌린 탓이 제일 크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아줘도 지역이 나아진 게 없어 실망했다는 분위기다.여기에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문재인 후보에 식상한 나머지 일부가 박 후보쪽으로 간 탓도 있다. 특히 3일 열린 안철수 캠프 해단식에서 안 후보가 확실하게 문 후보 지지를 강조하지 않고 어물쩍하게 넘어가자 관망자들이 박 후보 쪽으로 옮겨갈 기미도 엿보인다. 지금 여론의 추이를 감안할 때 전북에서 박 후보의 득표율은 이변이 없는 한 20% 안팎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그 근거로는 과거 같으면 새누리당 후보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지지자들이 자신 있게 담론으로 삼을 정도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실감난다. 박 후보 지지자 가운데는 오피니언 리더와 노령층 그리고 여자들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지지자는 "지역감정의 고리를 이번 대선을 통해 반드시 끊어 놓아야 한다"면서 "전북의 살길 마련도 뭔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때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벌써부터 대선 결과가 주목된다. 백성일 주필
촉(蜀)의 제갈량과 위(魏)의 사마중달은 중국 삼국시대의 뛰어난 인물이다. 두사람이 운명을 걸고 일진일퇴한 전투가 오장원(五丈原) 전투다. 성 안에 진을 치고 제갈공명의 부화를 돋구는 사마중달, 어떻게 하면 사마중달을 벌판으로 유혹할 것인가 골몰하는 제갈공명. 지략이 불꽃을 튀기던 중 제갈량이 세상을 떠났다. 이를 안 사마중달은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장원을 마음껏 공격했다. 그때 제갈량이 사륜거에 앉아 부채를 부치며 미소를 띠고 있는 게 아닌가. 사마중달은 기겁해서 퇴각했다. 제갈량은 목각이었다. 이것이 유명한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중달을 달아나게 했다'는 사건이다. 제18대 대선 판도에 어울리는 고사다.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 양강구도다. 박빙이지만 문 후보가 밀리는 형국이다. 전북일보와 한국지방신문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어제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45.3%, 문재인 40.4%였다. 오차범위(±1.8%)를 벗어나 있다. 지난달 23일 안철수 후보가 후보단일화 사퇴를 선언한 직후의 '오차범위 내 지지율' 간극이 더 벌어졌다. 박빙이다 보니 박-문 두 후보 모두 안철수 지지층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문 후보와 민주당은 안 전 후보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된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뀐다."며 대선 판에 가담한 안 전 후보가 진영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쳐 좌절한 지 10일. 지난 열흘간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의 수모였다. 지지표명 애걸에 안 전 후보는 얄미울 정도로 침묵했다.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 백의종군하겠다."고 했지만 사석에선 "그래도 나는 영혼을 팔지 않았다." "내가 알던 문재인이 아니다."며 오히려 분노와 배신감을 표출하지 않았던가. 마침내 안 전 후보가 어제 캠프해단식에서 입을 열었다. "백의종군하겠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던 사퇴선언 당시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선이 국민여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목각 제갈공명'이 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어찌 좀 애매하다. 안 전 후보는 모호한 수사(修辭)로 여전히 자신의 입을 주시하게 만들고 있다. 후보도 아닌 사람이 여전히 대선 판도를 꽉 쥐고 있으니 정치 고단수임에 틀림 없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12월이 동동걸음으로 달려왔다. 올해도 마침내 달력 한장 달랑 남은 것이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뒤뚱거리며 살아온 세월이다. 추위는 점점 옷깃을 파고 들고, 발걸음이 쫓긴다. 거리는 온통 선거 플래카드와 벽보 천지다. 표심을 잡기 위해 후보들마다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TV며 신문도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제18대 대선으로 먹칠을 하고 있다. 그 놈이 그 놈인데 선거를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러면서도 하루가 팍팍한 서민들은 또 한번 속는 셈치고 새 세상에 기대를 걸어본다. 세월이 화살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G.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12월은 천천히 흘러갔다. 그 검은 달 한 해의 맨 밑바닥의 어두운 구멍인 12월." 주인공 잔느의 운명을 예감케 한다. 꿈 많은 소녀가 돈과 정욕밖에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가 환멸을 느끼고, 아들마저 재산을 거덜내고 가출해 버린다. 마지막에 잔느는 아들이 창녀에게서 갓 낳은 손녀를 안으며 이런 말을 남긴다."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다지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닌가 봐요."그럴지도 모르겠다. 12월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웬수인 사람들도 없지 않다. 외롭고 쓸쓸한 삶일수록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삶은 지리산이나 덕유산에 서 있는 설목(雪木)처럼 견디며 사는 것이리라. 동백림 간첩사건의 고문으로 몸이 으스러졌던 천상병 시인은 "12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덕분에 "우리가 새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한다고 했다. 한편 황지우 시인은 "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 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고 했다. 바쁜 12월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박종학 시인은 12월에서 희망과 기대를 본다. "나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나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12월입니다"고 노래했다. 12월을 가장 간명하게 말한 시인은 이해인 수녀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12월은 두 달이라도 시원치 않다. 귀한 시간들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문화와 일상을 조화시킨 복합문화공간이 유행이다. 오래전부터 문화예술로 도시의 힘을 키워온 유럽에는 특히 복합문화공간이 많다. 대부분 낡고 오래된 건물을 활용해 성공시킨 예다. 독일의 동베를린에 있는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 Brauerei)'도 그중의 하나다. 동베를린의 플레츠라우어베르그(Plenzlauerberg)는 문화의 중심지로 꼽힌다. 그 중심에 독일이 자랑하는 '쿨투어브라우어라이'가 있다. 전신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1887년) 맥주제조회사인 슐트하이스(Schulthesis). 이 맥주공장이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1967년이다. 이후 창고로 쓰이거나 빈 공간으로 방치됐던 이 건물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독일 통일 이후 연방정부 산하 신탁관리청에 귀속되어 있던 건물의 철거 계획이 알려지면서다. 통일되기 전 동독은 젊은 세대를 위한 클럽을 도시 곳곳에 만들었는데 이 양조장의 일부 건물도 클럽으로 활용됐다. 그 때문인지 이 일대에 젊은 예술인들이 몰려와 살고 있었다. 대체로 반정부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은 건물 철거계획이 알려지자 공간을 점거해 자유롭고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펼쳤다. 1998년, 예술가들의 점거 덕분에 살아남은 건물의 리모델링이 시작됐다. 2001년, '맥주 양조장'은 '문화양조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0개가 넘는 건물은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장애인 전용극장(람바잠바)을 비롯해 8개의 상영장이 있는 극장, 연극과 음악 퍼포먼스가 열리는 다목적 공연장, 6m나 되는 높이로 공간적 제약이 없는 전시실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쿨투어브라우어라이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 안에 일상적 삶과 관련된 시설과 문화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갖추어놓았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여행사와 슈퍼마켓, 악기전문점 등이 입주해있다.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세입자들의 임대료도 공간 운영에 큰 보탬이 된다. 이 공간에서 일하는 인력이 1000여명에 이른다니 일자리 창출의 효과까지 큰 셈이다. 전북도청 인근에 오래된 건물이 하나 있다. 예전의 공장 부지위에 온전히 남아 있는 대한방직 공장 건물이다. 국적 없는 건물들이 앞 다투어 들어서는 전주의 신시가지 환경으로 보면 이 오래된 건물도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 공간을 가치 있게 활용할 대안을 찾는 일이 지역주민들과는 무관한 일인가.
미국 뉴욕시 퀸즈 자치구 헬렌M.마샬 의장이 2012년 10월12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했다. 그동안 뉴욕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50·김제)은 국내 유일의 전통사경 기능전승자다. 1997년 대한불교 조계종과 동방연서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로스엔젤레스), 한국문화원초대전(뉴욕), 불교중앙박물관 개관1주년기념 특별초대전, 한국과 세계의 불경전 특별초대전,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금사경 특별초대전 등 국내외에서 모두 15회의 개인전 및 개인초대전을 가졌다. 그의 사경작품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그가 중심이 돼 지난 10월12일부터 12월30일까지 80일간 계속되는 뉴욕 플러싱 타운홀 갤러리 특별초대전은 한국사경연구회의 7번째 회원초대전이다. 그런데 뉴욕시 퀸즈 자치구가 초대전 개막일인 10월12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 눈길을 끌었다. 개막 전날에는 기자회견에 이어 마이클 브룸버그 뉴욕시장의 축사, 헬렌의장의 '외길 김경호의 날 '선포 등의 행사가 있었다. 개막 당일에는 뉴욕시 존C.리우 감사원장, 토니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위원, 그레이스 멩 뉴욕주의회 의원, 댄 할로란 뉴욕시의회 의원, 이우성 뉴욕 한국문화원장, 김지영 뉴욕한국문화재단 이사장,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경호 회장의 전통금사경 제작 시연회에도 200여명이 참석, 김회장의 0.1밀리미터 붓 끝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런 열기는 현지인들의 사경 실습을 지도하는 워크숍에서도 이어졌다. 귀국 후 김 회장은 "세계화를 향한 한국 전통사경의 첫걸음이 세계 제일의 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내디뎌졌다"고 말했다. 한국전통사경은 대장경과 목판인쇄술에 큰 영향을 주었고, 동양예술의 근간인 서예의 정신성과 불교 수행이 더해져 현대인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초대전에서 보여지듯 외국인들의 관심도 심상찮다. 김경호의 날을 선포하며 그 의미를 새겨준 뉴욕시민들의 반응이 증거다. 김경호의 전통사경은 무형문화재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김경호는 문화재가 아닌 기능전승자 위치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전통사경을 세계 시장에 내놓은 김경호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도내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했던 이유는 민주당에 식상해서 등돌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DJ 때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이후 틈새가 서서히 벌어졌다.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하고 나간 일이나 노 전대통령이 호남 사람들에게 "이회창이 싫어서 나 찍은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부터 균열이 생겼다.그래도 상당수 도민들은 민주당이 실망스러웠지만 그 때마다 인내심을 갖고 애정으로 감싸줬다. 그러나 도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때마다 지역으로 되돌아 오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공허한 메아리와 실망 그 자체였다. 새만금을 가로 막은 것도 민주당 광주 전남 국회의원이었다. 그렇다고 당이 나서서 강력히 제재하기 보다는 먼산 쳐다보기나 다름 없었다.결국 민주당을 지지했던 도민들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민주당에 대한 그간의 일방적인 지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50% 지지를 받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5%인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후보직을 양보하는 걸 보고 안교수에 대한 지지가 싹텄다. 정치불신으로 가득찬 지지자들은 안 교수를 신뢰할 수 있는 대권주자로 여겼다. 그 만큼 기존 정치권에 실망이 컸다. 4·11 총선때도 마지 못해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켰다. 대선 경선레이스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도민들은 민주당 경선 주자보다 안 교수에 관심이 컸다. 호남권의 달라진 민심이 정치개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 안 교수에 지지를 보냈다. 특히 젊은층에서 새정치를 갈망하며 안 교수를 대선판으로 견인했다. 정권교체 이전에 정치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결과가 안후보 전격사퇴로 이어짐에 따라 지지자들은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젊은층은 아예 선거를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만나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 시점서 민주당이 해야할 일은 안 후보가 내세웠던 정치개혁을 담아내야 한다. 그리고 정치쇄신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당내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친노 프레임을 하루속히 극복해야 한다. 상당수 친노 인사들이 대선 승리 후 임명직 거부를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백성일 주필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인 김난도(49) 서울대교수는 "강연을 다니다 보면 선택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이 많다."며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게 좋으니까 이걸 해라"라고 하기 보다는 "좋은 기준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좋다."고 일깨운다. 그러면서 좋은 기준으로 든 것이 '거창고 직업 10계명'이다.'월급이 적은 쪽으로 가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원하는 곳으로 가라/ 승진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것을 갖춘 곳은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 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말고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은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 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 약혼자가 결사 반대하는 곳이면 틀림 없으니 의심하지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이 직업 10계명은 무주 출신인 전영창 전 교장이 40여년 전부터 설교하고 훈화한 내용의 핵심을 뽑아 정리한 것이다. 전 교장은 참여정부 교육혁신위원장을 지낸 전성은 전 교장의 부친이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 계율이지만 기독교 정신이 설립이념인 걸 안다면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김선봉 교장은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고 이에 치중하다 보면 갈등구조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이를 따르지 말고 졸업하면 사회에 나가 가장 낮은 곳에서 행복을 가꿔 나가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대학진학과 취업시즌이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높은 곳, 고연봉만 찾다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살리지 못하는 청춘들이 의외로 많다. 명문대 진학실적 때문에 희생되는 학생들도 있고, 부모 눈치 보느라 적성에도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는 졸업생도 많다. 모두 불행이다.이 세상에는 2만여가지 직업이 있다. 진로선택은 김교수 말처럼 이게 좋으니까 이걸 하라고 하기 보다는 좋은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게 옳다. 교사나 학부모들이 욕심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철학자 탁석산(56)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하라."고 청춘들에게 말한다. 이 역시 음미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경북 안동의 군자마을에 가면 관광객 대상의 '수운잡방(需雲雜方)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고택 관광과 음식문화를 접목시킨 것으로 꽤 인기다. 안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반고을로 하회마을과 퇴계 이황, 서애 유성룡 등의 고택이 즐비하다. 이들 고택도 구경하고 반가(班家)의 전통음식도 맛볼 수 있다면 여행의 즐거움이 더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프로그램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조리서 '수운잡방' 덕분이다. 이 책은 1500년대 초 탁청정(濯淸亭) 김유가 저술한 것으로 그의 막내아들 종가에서 470여 년을 보존해 왔다. 유가(儒家)의 접빈객(接賓客)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상·하편 2권에 담겨진 음식은 121항으로 양반가답게 음식보다 전통주를 빚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이 음식과 탁청정이라는 고택의 스토리텔링은 관광상품으로 딱 어울린다. 김유의 호에서 따온 고택 탁청정은 그가 고향에서 평생 부모님을 모시고 독서하기 위해 지은 집이지만 규모가 제법 크다. 낙성연에 초대된 퇴계가 "선비의 집이 너무 호사스럽다"며 오르기를 꺼렸다고 할 정도다. 또 탁청정 현판은 당대의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재미있는 설화가 전한다. 탁청정 글씨를 보면'탁(濯)'의 둘째 점이 유난히 굵고 힘이 있다. 그것은 한석봉이 현판을 벽에 걸고, 사다리에 올라가 글씨를 쓰는데 이를 아니꼽게 여긴 문중사람이 발로 사다리를 걷어찬데서 유래한다. 그때 한석봉이 힘을 줘 붓이 판상에 박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경상도에 수운잡방이 있다면 전라도에는 '도문대작(屠門大嚼)'이 있다.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이단아였던 허균이 1611년 함열(지금의 함라)로 귀양와 쓴 것이다. 도문(屠門)은 소나 돼지를 잡는 푸줏간의 문이고, 대작(大嚼)은 크게 씹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푸줏간 문을 향해 입맛을 다신다"는 의미다. 그의 저서 '성소부부고'에 실려있는데 120여 종의 식품과 식재료에 대한 품평서다. 유배지에서 거친 음식만을 먹게 되자, 예전에 맛봤던 음식을 생각하며 "먹는 것에 사치해선 안되고 절약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백산자(白散子) 승도(僧挑) 녹미(鹿尾) 웅어 뱅어 노란조기 오징어 도하(桃蝦) 생강 등이 언급돼 있다. 비록 전국적인 것을 다루고 있으나 음식창의도시 전주가 이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이 세계적 스타가 되었다. 그것도 돈 한 푼들이지 않은 '0원 마케팅'의 결과다. 비결은 소셜미디어로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데 있다. 스위스의 그라우뷘덴주의 오버무텐(Obermutten). 인구라야 87명의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다. 도대체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휴양지의 특성을 살려 관광객 유치를 고민해왔던 오버무텐은 마을 대표의 제안으로 페이스북 캠페인 진행을 시작했다. 오버무텐 마을 공식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모든 네티즌 '친구'를 명예시민으로 만드는 이벤트였다. 마을 대표는 '좋아요'를 눌러 팬이 된 사람들을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명예주민'으로 선포하고 그들의 사진을 프린트해 마을 곳곳에 붙였다. 이 작은 캠페인은 금세 퍼져나가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불러들였다. 이벤트를 시작한 것이 2011년 9월 27일, 1년 남짓 한 동안 세계 52개국 44,000명이 오버무텐의 '친구'가 되었다. 소셜미디어만으로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이 작은 마을의 이야기에 언론도 주목해 세계 각국의 언론들이 오버무텐을 찾아와 소식을 전했다. 이제는 세계적 명소가 된 오버무텐에 지난 10월, 새로운 소식이 더해졌다. 마을에 박물관이 생기게 된 것이다. 오버무텐 국제우정박물관(Obermutten International Museum of Friendship, OIMOF)이다. 페이스북으로 친구가 된 사람들이 보내온 선물과 거기 담긴 이야기가 박물관의 주인공이다. 텍사스의 어떤 친구는 티셔츠를 보내오고, 함부르크의 친구는 하트케이크를 보냈으며, 독일의 한 TV잡지는 남극탐험에서 사용했던 깃발을 선물했다. 마을 공식 페이스북에도 선물과 거기 담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소셜미디어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소셜미디어의 힘은 어느 사이에 우리 일상속에 깊숙이 들어와있다. 최근 온라인 매체 '선샤인 뉴스'의 성재민 편집장이 펴낸 소셜 마케팅 책에서도 소셜미디어의 힘은 다양하게 보여진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활용한 소셜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한 이 책에는 눈길을 끄는 사례들이 적지 않지만, 유독 관심이 가는 내용이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지역 재발견 사례들이다. 오버무텐도 대표적 사례다. 지역 홍보를 고민하고 있다면 소셜미디어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이유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희망키움뱅크사업이라는 게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부터 전북광역자활센터에 사무를 위임해 벌이는 사업이다. 제도 금융권의 자금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의 빈곤 탈출을 돕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일정 기준을 통과한 저소득층은 무담보 무보증으로 2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금리 및 상환 조건도 좋다. 연리 2%에 6개월 거치 54개월 분할 상환하면 된다. 2009년에 대출받은 사람은 2014년 12월까지 갚아야 한다. 이 희망키움뱅크사업을 통해 도내에서는 지금까지 60명이 13억 원을 대출받았다. 2012년 6월 말 현재 이 대출자금의 상환 예정액은 6억 6100만원이다. 이와 관련, 지난 주 열린 도의회 환경복지위의 복지여성보건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현주 도의원(비례대표)이 '희망키움이 아니라 먹튀키움이다'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대출자 60명 중 6개월 이상 이자 및 원금을 갚지 않은 사람이 31명(52%)에 달하고, 연락 두절자가 다수라고 밝혔다. 대출 대상자 선정 당시 무담보 무보증 대출이어서 갚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선정 과정에서 공무원이나 수행기관 직원들의 친인척 또는 지인들이 선정됐다는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받은 자가 개인 빚 정산이나 땅 투기용으로 자금을 유용한 정황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주무 부서인 전북도청 사회복지과 및 감사관실은 이런 실태를 파악하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하라고 주문했다. 전북광역자활센터는 실제 상환액이 4억 6200만원으로 전체의 70% 정도이고, 공무원 등의 친인척이 선정됐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실 이 대출금은 그 특성상 일정 부분 회수 가능성이 낮다. 또 연체자들이 '먹튀'했다고 결론 내리기도 아직은 성급하다. 그러나 이 의원 지적에 나타난 것 중 '선정 과정에서 공무원이나 수행기관 직원들의 친인척 등이 선정됐다'와 '개인 빚 정산이나 땅 투기용으로 유용했다'는 부분은 꼭 확인해야 한다. 이 의원 지적에서 확실한 사실의 적시가 없어 의혹만 부풀려졌고 개운치가 않다. 전북도는 이 부분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한다. 이 의원의 지적이 확인되면 당사자들을 가려내 엄중 조치해야 한다. 또 사실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적정한 조치도 해야 한다. 의혹의 화살을 받은 당사자들의 억울함도 있다. 저소득층 지원 사업에 사익이 개입됐다는 의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김재호 논설위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민주당 문재인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측의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주말이면 두 사람의 운명이 갈리기 때문이다. 승자가 돼야만 결승전에 진출하기 때문에 젖먹던 힘까지 쏟고 있다. 양측 지지자들이나 무당파들은 어떤 룰로 단일화 할지 관심이 높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TV토론 후 여론조사로 승부를 확정지을 것 같다. 참으로 묘한 나라다.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여론조사를 믿지 않으면서도 대통령 후보를 여론조사로 확정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지금 도민들은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있다. MB정부들어 전북이 더 뒷걸음질 쳤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바로 야권 단일후보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문이냐 안이냐다. 야권 단일화를 놓고 표심이 3갈래로 나눠져 있다. 문· 안 그리고 둘중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그룹이다. 그러나 결승까지 생각하면 판은 복잡하다. 문이 안되면 안을 지지하지 않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로, 안이 안되면 문을 지지하지 않고 박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새누리당 쪽서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시너지 효과가 없다"고 과소평가한다. 상당수 도민들은 단일화 해도 결승전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대결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 고민이 깊어가는 것 같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맞고서도 압승을 못거둔 것이 이같은 생각을 뒷받침한다. 그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46.2%를 얻었다. 이게 온갖 악재속에서도 수구 보수세력이 얻어내는 표의 최저선이다.97년과 2002년 대선 때 온갖 기적이 모였음에도 김대중 후보는 39만표, 노무현 후보는 57만표 차로 당선됐다. 지금 강원과 충청권 그리고 영남권은 새누리당이 기선을 잡았다. 이 같은 상황속에서 안 후보 지지자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지금까지 문 후보와 민주당 지지도를 이 정도까지 이끌어 온 것은 안 후보 덕분이다"며 "안후보로 단일화 해야 표의 확장성이 생겨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반해 문 지지자들은 "국정경험 있는 민주당의 통큰형님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결승서 박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반응이다.아무튼 정책과 공약이 비슷한 두 후보는 오늘 TV토론이 끝나면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 백성일주필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1910∼1987)은 생전에 그룹 후계자 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듯 하다. 그런 흔적은 그가 쓴 호암자전 '잘 살아 봅시다'에 잘 나와 있다. "업종과 분야가 복잡하고 종업원 수도 십만명이 넘을 뿐 아니라 무슨 잘못이라도 생겨 삼성이 흔들리게 되면 국가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삼성을 올바르게 보존하는 일은 지금까지 키워온 일 못지 않게 중요하다. 후계자 선정에는 덕망과 관리능력이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세 아들을 평가했다. "맹희(장남)는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 보았는데 6개월도 안돼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본인 스스로 물러났다. 창희(차남)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큰 조직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고 해 본인의 희망을 들어주었다. 건희(3남)는 중앙일보만 맡으면 하는 게 나의 심정이었지만 기업경영에 열심히 참여하고 공부하는 노력이 보였다.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 3남 건희를 후계자로 지목한 배경이다. 장남과 차남을 제치고 3남을 후계자로 지목한 배경엔 '미래의 삼성', '사회적 존재'로서의 삼성을 염두에 둔 것이겠다. 호암의 25주기 기일이 어제(19일)였다. 지난 24년간 삼성, CJ, 신세계, 한솔 등 범 삼성가(家)의 오너 가족들이 함께 모여 선영을 참배했지만 올해는 찢어진 채 추도식을 진행했다. 삼성과 CJ가 호암의 상속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동안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이다. 후계자 선정에 대한 호암의 안목은 탁월했지만 미래 가족경영 만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삼성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도 곳곳에 삼성공장들이 있다. 경기 수원과 기흥· 성남, 충남 연기, 부산, 경남 거제, 충남 천안과 서산, 울산, 인천, 광주, 경북 구미에는 1개 이상의 공장이 있다. 하지만 전북에는 삼성 계열사 공장이 단 한 곳도 없다. 작년엔 새만금 투자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놓고도 그 내용을 밝히면 무산된다는 엄포를 놓았다. 글로벌 기업 답지 못한 태도다.전북한테 삼성은 미운 기업이다. 호암이 강조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삼성이라면 지역간 균형 투자에도 인색해선 안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새만금 지역에 카지노를 도입하면 어떨까? 그것도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우선 새만금의 형편부터 보자. 새만금사업은 2010년 방조제가 준공되고 2011년 3월 종합개발계획(MP)이 확정됐다. 내부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맨 땅이 여기저기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장작 중요한 투자는 감감 무소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몇번 입질하더니 없던 일이 됐고 국내 투자자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새만금 관광의 꽃으로, 새만금사업 전체를 견인해야 할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개발만 해도 1997년 용역을 추진한 이래 1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각종 개발계획으로 땅값만 몽땅 올려놨다.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이"새만금 얘기만 나오면 참으로 답답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10여 년 전의 그 말이 지금도 딱 맞는다. 얼마 전 안철수 대선후보가 "새만금을 수출주도형 중소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해서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그것은 담수호를 제외한 8500만 평의 한 귀퉁이에 해당하는 말이다.이처럼 답답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새만금 게임시티'용역이 실시됐다. 즉 앵커시설로써 카지노를 도입해 돈과 사람을 끌어 모으자는 발상이다. 이름하여 '새만금 게임시티 개발방향 설정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그것이다. 새만금관광단지내 8만 여평에 복합카지노리조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이다.실제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카지노산업은 아시아권으로 열풍이 옮겨 붙은지 오래다. 마카오는 미국을 능가하고,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필리핀까지 번졌다. 우리의 경우 카지노는 총 17개소. 그 중 16개소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고, 내외국인 모두 출입이 가능한 곳은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외국인 카지노는 서울과 부산 만이 흑자고 제주 등 모두 적자다. 폐광지역특별법에 의해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난해 성적표는 매출 1조2657억 원, 영업이익 4885억 원, 이용객 502만 명, 고용인원 4813명이다. 하지만 국민의 사행심 조장이라는 비난과 함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새만금도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다. 우선 도민들의 정서가 부정적이고 국제공항 등 SOC도 갖춰지지 않았다. 설령 한다해도 또 다시 새만금특별법(65조에 외국인 카지노는 허용)을 개정해야 하는데 특혜시비에 휘말릴게 뻔하다. 활짝 열고 논의는 하되, 신중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신재효(1812~1884)는 우리 판소리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그는 판소리 이론가이자 개작자이자 소리꾼들의 후원자였다. 판소리에 관한한 그의 역할은 특별하지만, 천시 받던 소리꾼들을 후원하고 지도하면서 소리길을 갈 수 있게 한 역할은 특히 빛나 보인다. 최근 그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자료가 발표됐다. 신재효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판소리학회의 정기학술회의에서다. 신재효에 대한 연구성과가 적지 않지만 이번 발표된 내용은 그 성과들에 대한 재편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신재효의 생애와 판소리 연행에 대한 몇 가지 단상'이란 다소 긴 주제의 논문은 동아대 이훈상교수가 내놓은 것이다. 새롭게 밝혀진 가계도나 천석꾼으로 알려져 있었던 그가 훨씬 더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갖고 있었다는 점, 그가 지냈던 '동리정사'의 이름이 '부용헌'이란 이름을 갖고 있었다는 점, 한시를 짓는 모임에서도 중심이었다는 점,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던 제자 진채선에 대한 새로운 사실 등 눈길을 끄는 내용이 적지 않다. 그동안 신재효에 관한 연구작업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왔던 점에 비추어보면 이런 새로운 사실들이 이제야 공개된다는 것이 외레 새삼스럽다. 관심이 가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이 교수는 신재효 가문의 전승 고문서와 관련 금석문 등 그동안 신재효 연구에 활용되지 않았던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그동안 소홀했던 신재효의 생애사가 재조명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덕분에 새롭게 발표된 내용에는 신재효를 새롭게 보게 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진채선과 관련된 부분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신재효의 총애를 받았던 진채선은 조선 후기, 최초의 여자 명창이다. 채선은 1867년 한양에서 열린 경복궁의 경회루 낙성연에 참여한 뒤 행적이 불분명했다. 신재효가 채선이 대원군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아 다시 돌아오지 않자 그를 향한 절절한 애정을 담아 썼다는 '도리화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 교수의 논문에는 채선의 행적이 분명하다. 채선은 한양에서 내려와 영광이나 부안 등지에서 활동했으며 그 지역 현감들은 채선을 기생으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이런 사실은 그 지역 이서가 신재효와 주고받은 편지로 생생하게 드러난다. 신재효 생애사가 갖는 의미는 크다. 당대 사회문화사의 면면이 더 새롭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의 진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한 때 애연가들이 멋있게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TV는 물론 술집, 다방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일상적이었다. 버스 안에서 피우고, 사무실 등 작업장에서도 '멋있게' 피워댔다. 그들은 "처칠은 애연가였지만 90세까지 장수했다", "담배를 입에 댄 적도 없는 아무개가 폐암에 걸렸는데 40년 넘게 담배를 피운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는다. 또 "국가가 허락했고, 엄연히 세금까지 내는데 무슨 상관이냐","술 마시고 사고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이 알아서 한다" 등 항변을 한다. 어느 애연가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항공료가 얼마인데 10시간 넘게 담배 한 개비 못 피우게 하느냐"며 참담해 한다. 오죽하면 담배소비세에 눈이 먼 일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재경향우회 인사 등을 대상으로 담배사주기 캠페인까지 벌였을까.지난 달 스위스 루가노에서 암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세계종양학포럼'에 따르면 전체 흡연인구의 절반 이상이 흡연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 흡연은 조기사망의 최대 원인이라고 한다. 또 흡연이 전체 암 사망 요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22%로 연간 170만여명이 흡연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이 중 100만 명 가량이 폐암으로 숨진다. 그럼에도 현재 전 세계 흡연인구는 청년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매년 3000만 명씩 늘고 있다고 추산했다. 담배가격을 올리고, 금연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지만 담배피우기는 요지부동인 것 같다. 오죽하면 담배가격을 올려도 담배기업 이익은 17% 가량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올까 싶다. 이런 가운데 14일 서울시가 '금연도시 서울' 선포식을 개최했다.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전면 금연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금연 버스정류장을 추가 지정한다고 한다. 세계 176개국 보건당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담배에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3대 유해물질 외에 약40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이 중 30%는 흡연으로 사망한다.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흡연자의 가족, 동료 등 지인까지 간접흡연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김재호 논설위원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게 돌아간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에 단일화를 후보 등록전에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쪽은 준결승에서 누가 이겨 결승에서 자신과 맞붙을까가 관심사다. 2012년 대선판이 2002년 처럼 닮아가고 있다.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대선판은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 대선판인 것 같다.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요즘 도내 선거판도 출렁거린다. 평상시 꼴도 안 보이던 사람들이 속속 도내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간 어디서 무얼 했는지는 몰라도 신수들은 훤하다. 거의다 민주당 사람들이다. 단일화를 앞두고 문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고 발버둥친다. 앞으로 10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론이 호락호락 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쪽이 상승세를 타는 것 같지만 안 후보의 결집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두 후보가 단일화 하기로 합의하기 전만해도 상당수 도민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기려면 무조건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은 누구로 단일화 하느냐가 관건이다.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두가지로 나눠서 한다. 박근혜 대 문재인,박근혜 대 안철수 그리고 문 과 안후보를 놓고 후보 적합도를 물어 본다. 물론 3자 대결도 묻지만 그건 의미가 없다. 사실상 후보적합도도 물어볼 필요가 없다. 누가 야권후보로 나가야 박후보를 이길 것인가 경쟁력만 물으면 된다.여기서 헷갈린다. 그간 계속해서 양자 대결시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이겨왔다. 문 후보는 엎치락 뒤치락 거렸다.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한다면 적합도는 빼는 게 옳다. 결승전에서 누가 나가야 박 후보를 이길가만 물으면 된다. 너무 여론조사가 시시콜콜하게 들어 가면 안된다. 단순화 시키는게 좋다. 여론조사에서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승보다 준결승전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도내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그간 민주당을 싫어했던 사람들도 당 조직을 풀가동시켜 미워도 다시한번을 읊어대는 바람에 문 후보쪽으로 움직인 것 같다. 하지만 젊은층은 요지부동이다. "자신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사람은 안 후보 밖에 없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 도민들은 야권단일화가 이뤄져도 결승전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백성일 주필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날은 12월11일이다. 이 날은 1981년 해태와 롯데, 삼성, MBC, 삼미, 두산 등 6개 구단주들이 서울 롯데호텔에 모여 프로야구 발족을 결의한 날이다. 오늘의 프로야구를 있게 한 기점이다. 매년 골든 글러브 시상식을 12월11일에 여는 것도 프로야구 발족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이다. 올해도 이 날은 의미 있는 날이 될 것 같다. 10구단 창단 안건이 내달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구단주들은 이제 10구단 창단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게 됐다. 사상 첫 720만 관중 돌파와 드세진 10구단 창단 여론, 9개 홀수 구단 운영에 따른 문제점 때문이다. 관심은 창단팀의 연고지를 어느 지역으로 할 것이냐에 있다. '야구의 명가' 전북이 수원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원은 작년 3월 전북보다 5개월 먼저 유치의향서를 KBO에 제출했다. 지난해 9월에는 33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를 출범시켰다. 그리곤 마침내 공룡기업인 KT를 연고기업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KT는 실은 전북이 작년 연고기업으로 의향을 타진한 기업이다. 수원의 제의에도 KT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그럼에도 경기도와 수원은 악착스럽게 성사시켰다. 결과적으로 전북은 뒤퉁수를 맞은 셈이다. 전북의 유치 노력은 수원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수원 따라하기' 수준이다. 전주시가 맨 처음 10구단 유치 뜻을 밝히자 전북도가 이를 가로채 군산 익산 완주 등 4개 자치단체 공동 추진으로 틀을 잡더니 성공기미가 희박하자 최근엔 "전주시 니네들이 알아서 하라."고 떠넘기기 발언이 책임자급 입에서 나온 적도 있다. 뒤늦게 전북도가 지방의회와 시민사회단체를 내세워 유치추진위를 구성하고 나섰지만 이 역시 면피성 발빼기라는 인상이 짙다. 연고기업으로 점지된 하림과 전북은행 등 향토기업도 마지 못해 따라가는 식이다. 수원이 KT와 손 잡자 '전의(戰意)'를 상실한 상태다. '야구 명가'의 부활은 치밀하고 집요한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것이지 대충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시늉만 하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칼을 뺐으면 썩은 호박이라도 찔러야 하지 않겠는가.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지난해 6월 23일, 미국 뉴욕 팰리스호텔에서는 국민연금공단 뉴욕사무소 개소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CEO등 세계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 200여 명이 모였다. 일본 노르웨이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4번째 기금을 보유한 연금공단의 위상을 실감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평소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만나자고 해도 만나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하지만 돈의 힘은 이들을 불러 모았다.이처럼 세계적인 '큰 손'으로 등장한 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 문제가 이번 18대 대선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동반이전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부터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표를 의식한 단편적인 공약에 불과한데다 현실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독립공사 설립도 염두에 둔 듯하다.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을 주도적으로 이끈 뒤끝이어서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지난 해 5월 경남 진주로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일괄이전에서 비롯되었다. 전북사람으로서는 기억하기 조차 싫은 '일대 사건'이었다. 얼마나 큰 아픔과 상실감을 주었든가.어쨌든 정부는 LH 대신 국민연금공단을 전북혁신도시에 이전시키되 기금운용본부는 서울에 잔류키로 결정했다. 전북이 금융인프라가 부족하고 수도권에 90% 이상의 금융기관 본사와 전문인력이 집중돼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펀드매니저들의 정주여건도 좋지 않다는 점도 꼽았다. 전북도에서는 LH 후속대책으로 이를 요구하다 슬그머니 손을 놓아버렸다. 그런데 이번에 전북 표심을 획기적으로 반전시켜야 할 문 후보가 이를 대선카드로 활용한 것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연금공단의 핵이다. 기금이 2013년 말이면 430조요, 2020년에 1000조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기금운용본부가 온다 해서 이 돈이 전북에 투자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본부가 전북혁신도시에 오게 되면 세계 금융의 눈이 전주로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은행과 투자회사 등의 사무소가 전주에 들어서고 이와 관련된 비지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전북의 산업지도가 바뀌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기금운용을 서울의 대자본과 모피아(MOFIA) 손에서 떼어 놓을 수 있고, 지역균형발전에도 합치한다. 다만 문 후보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 있다. 가령 광주에 종합상품거래소 설치를 공약한 것과 같은 차원이라면 곤란하다.조상진 논설위원
내년부터 한글날(10월 9일)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 지난 1991년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다. 한글날이 공휴일로 다시 지정되면 대통령 선거 등 선거일 공휴일을 제외한 공휴일 수는 연간 15일로 늘어난다. 사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한글학계를 비롯한 관련단체와 시민들은 줄곧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번 재지정도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을 국민의 80% 이상이 찬성한 바탕이 크게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휴식ㆍ여가ㆍ관광 등의 활동에 따른 노동생산성 향상'(33.7%), '내수경기 활성화'(21.3%), '일자리 창출'(13.9%) 등을 꼽았고, 사회문화적 효과로는 '한글에 대한 자긍심 증대'(45.9%), '국가브랜드 제고와 한류확산 기여'(34.2%), '삶의 질 향상'(14.0%)을 기대했다. 알려지기로는 '문자의 날'을 국경일로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예외 없이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의 '환영' 댓글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으로 당장 곤경에 처한 업종도 있다. 달력제작사들이다. 달력제작사들은 이미 2013년 달력의 대부분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물론 한글날인 10월 9일은 빨간색이 아닌 검정색 글씨로 되어 있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발표되면서 인쇄업체에는 주문한 달력 제작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돌아보면 해마다 이맘때쯤부터 시중에는 신년 달력이 돌기 시작했다. 근래 들어 온갖 생활용품의 활용으로 달력의 쓰임이 예전만 못해지고 덕분에 수요도 크게 줄었지만, 오늘날의 달력은 정보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달력은 형식이나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달력이 장식품의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기 시작한 유행이다. 이제 달력은 생활용품이자,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그림과 사진이 달력 안에 들어온 지도 이미 오래다. 달력의 흐름이 달라지면서 미술품과 제 기능을 조화시킨 달력 제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달력제작은 시장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인쇄업계에서는 달력 제작 주문량에 따라 그 해의 경기를 가늠한다고 한다. 올해는 신년달력이 얼마나 많이 제작되는지 모르겠으나, 그 대부분을 이미 만들어낸 달력제작사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정부든 기업이든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생산적이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조직 체계가 수평적이든 수직적이든 모든 조직에는 구성원들이 각각 특정한 일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조직의 수장은 물론 저마다 일을 수행하는 자들이 제대로 배치됐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좋은 조직은 잘 짜여진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사람은 그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잘 짜여진 시스템이 작동하는 조직이라도 각각의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 해당 업무에 적합한 인물인지 여부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수장을 맡는 자는 더욱 그렇다.목민심서에 보면 위관택인 무위인택관(爲官擇人 無爲人擇官)이라는 말이 있다. 일을 위해 사람을 써야지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들면 안된다는 뜻이다. 선거는 일을 위해 필요한 사람을 선출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거의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지방 의원, 지방 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 교육감 등을 선출한다.하지만 일을 해야 할 선출직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위인택관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의원을 뽑는 이유는 단체장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당연히 단체장도 의원을 견제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견제는 사라지고 '담합'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요즘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선거전도 그렇다. 후보들의 정책,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고 이제는 제1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간 '후보 단일화'가 대선전의 핵으로 떠올랐다. 제1야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상대방을 꺾겠다는 전투의지만 불타는 듯 하다. 후보와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그들만의 '자리 다툼' 선거로 전락한 양상이다. 국민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최근 전라북도의 전북개발공사 제7대 사장 임용을 위한 세 번째 공모에 A씨가 단독으로 지원한 모양이다. 전북개발공사 사장 자리는 유용하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지난 5월27일 이후 6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다. 특정인이 사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 즉 위인택관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능력을 펼쳐 보이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자리 조정에 의한 위인택관형 낙점 가능성이 있는 모양이다. 정약용이 위관택인을 강조한 것은 당시 조선사회에 위인택관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산의 충고는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고언(苦言)같다. 김재호 논설위원
‘뭉쳐야 산다’ 5극 3특 시대, 통합을 움직이는 힘은 결단과 책임이다.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전북은행장, 지역이해도 높은 내부 발탁을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새만금 웅비의 상징 ‘현대차그룹’
전북 ‘금융중심지’, 이제 속도가 관건이다
'매커니즘'보다 '구조'가 좋아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와 골목경제
오래된 다정함, 남문사잇길
‘연두색 넥타이’와 개헌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