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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함께 풀어야 할 쓰레기 문제

인류의 복지증진이라는 대전제하에 개발과 보존의 첨예한 논리의 대립이 양수레바퀴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오늘날 지구의 모습은 자원 보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부족한 상태에서 개발논리에 따른 산업화와 인구의 급격한 도시집중, 생활수준 향상에 의한 소비량증가로 쓰레기의 발생량이 증가하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점증하는 쓰레기 문제는 각종 환경문제와 함께 현대사회가 풀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어 바야흐로 쓰레기와의 전쟁에 각 자치단체들이 직면하기에 이르렀고, 특히 토양대기지하수 및 수질환경도 깊은 연관성이 있어 쓰레기의 안정적 처리 및 이의 자원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쓰레기의 안정적이고 근본적인 처리방법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듯이 발생량을 철저히 줄이고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쓰레기 또한 효율적인 재활용만이 최선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일찍이 쓰레기 문제를 현명히 대처해온 유럽일본등 선진국에서는 쓰레기를 단순하게 버리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자원이라는 인식아래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의 철저한 분리수거는 물론 새로운 매립지를 건설하는 대신 소각위주의 정책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쓰레기소각시 발생되는 폐열 까지도 철저히 재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도권과 대도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대부분 매립 및 일부 재활용 방식에 의존하는 단순 쓰레기처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전체 쓰레기 발생량에 대한 소각처리 비율은 스위스 90%, 일본 74%, 프랑스독일 40%에 달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에도 1992년에는 매립 89.1%, 소각 1.5%, 재활용 7.9%, 미수집 1.5%로 대부분 매립에 의존하여 왔지만, 1998년말에는 분리수거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소각장건설이 늘어나면서 매립 56.3%, 소각 8.8%, 재활용 34.9%로 점차 매립이 줄어들고 있는 대신 소각 및 재활용이 늘어나는 고무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전주시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연간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20만톤으로 한사람이 매일 0.91㎏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중 28%인 1백57톤이 재활용품으로 분리 수거되고, 72%인 3백98톤이 광역위생매립장에 매립되고 있어 분리수거에 의한 재활용과 더불어 매립과 소각에 대한 효율적인 방안이 요구되고 이러한 문제는 이해당사자인 해당 자치단체를 넘어선 국가적 차원의 국토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논의와 이해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특히 현재 효자공원묘지, 마전매립지, 서신야적장, 호동골매립장 등과 같이 시내 곳곳에 사용종료된 매립지가 산재되어 있고 현재 사용중인 광역 위생매립장도 2002년 8월이면 매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어 획기적인 쓰레기 처리 대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싯점을 맞고 있다.이에대한 대책으로 전주시는 선진적인 쓰레기 소각처리 방식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어려운 문제는 역시 NIMBY(Not In MY Back yard)현상과 NIMTOO(Not In My Terms Of Office)현상으로 인한 입지선정문제이기 때문에 소각장의 입지를 선정할 때는 시의회의원, 전문가,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하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전문기관의 입지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가장 합리적인 장소를 선정할 방침이며, 소각장건설에 대한 시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개토론회, 수도권의 소각시설에 대한 시민 시찰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또한 시설의 설계에서부터 시공감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신기술을 도입하여 다이옥신 배출량을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기준인 0.5㎎보다 훨씬 낮은 0.1㎎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안전하고 완벽한 친환경적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그리고 에너지 회수방식을 도입, 소각과저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하여 인근 아파트 주민에게 싼값으로 난방용 온수를 공급하는 한편 소각장 단지내에 수영장, 복지회관등 시민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시민 편의시설과 진입도로의 확포장을 비롯한 주민숙원사업 등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도록 할 것이다.시설완공 후에도 반입 쓰레기 성상을 감시하거나 다이옥신 배출량을 체크하는 과정에 시민단체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들이 소각시설 관리요원이나 감시단으로 취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소각장 건설과 함께 전주시에서는 쓰레기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분리수거와 재활용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금년 말까지 모든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음식물쓰레기를 전량 분리수거 하고, 내년부터는 광역위생매립장에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전면금지 함으로써 인근 주민들이 겪고 있는 악취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이다.이같은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이다. 선조에게 물려받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되살려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혜를 우리 모두가 함께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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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8.02 23:02

[기고] 납북자 송환 적극 해결하라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각 분야에 걸친 남북대화와 제반 후속조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때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세상일이란 역시 언젠가 때가 되면 변하기 마련인가 보다. 특히 그 중에도 이산가족 상봉이 다가오는 8.15 광복절을 기하여 제한적인 규모나마 현실적으로 실현을 앞두고 있고 그 구체적인 제반 준비절차가 착착 진행되고 있음을 보면서 이제는 제대로 되는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난다.그런데 차제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대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납북자 송환문제이다. 이산가족 문제는 적극 다루면서 어찌하여 납북자 문제는 외면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인가. 물론 단계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산가족 문제와 남한내의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는 함께 연계하면서 납북자 송환문제는 연계시키지 않은 것은 형평성이나 상호주의 정신에도 배치되는 것이다. 이산가족 문제와 납북자 문제는 그 배경이나 성격이 전혀 다르다.이산가족은 6.25 전쟁으로 인해 피차 불가피하게 파생된 것이다. 그러나 납북자는 말 그대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의 일환으로 북측에 의해 강제로 납치되어 지금까지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자들이다. 당사자 본인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가족들의 경우에야 얼마나 치가 떨리고 몸서리 치는 일이었겠는가. 강제 납치는 명백한 범죄행위인 동시에 한 개인과 그 가정을 송두리채 무참히 파괴하는 반 인륜적인 죄악임을 알아야 한다.비전향장기수는 인도적 차원이라는 견지에서 북한으로 선뜻 보내주면서 어찌하여 무고한 한 시민과 그 가족의 삶의 터전을 일시에 짓밟고 강제로 납치하여 지금까지 억울하게 억류되고 있는 납북자에 대하여는 그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인도적 차원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저들 납북자 송환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비전향장기수의 경우는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탄압과 투옥을 스스로 감수하고 있는 자들이다. 일종의 확신범으로서 자업자득의 경우이다. 그러나 납북자의 경우는 그저 평범한 시민으로서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억울하게 이용당한 희생양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전향장기수의 인권은 중요시하면서 수많은 선량한 시민과 그 가족의 인권은 무시해도 된다는 말인가. 처지를 바꾸어 우리들 자신이 바로 납북자의 신세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라. 그 얼마나 한이 맺히고 땅을 치며 통곡할 일인가. 최근 한 자료에 의하면 납북자의 전체 규모는 3천7백67명이며 그 가운데 현재까지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자의 수는 4백64명으로 알려지고 있다.그외에도 국군포로문제가 있다. 지난 6월 20일 박재규 통일부장관은 국군포로는 법적으로 없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이는 그동안 북한측이 북한에 국군포로는 한명도 없다고 주장한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물론 박장관의 진의는 지금은 포로라고 하기보다는 넓은 의미의 이산가족이라는 논리인 듯하나 남북회담의 주무장관으로서 그 같은 발언에 대한 그 정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 왜냐면 국군포로는 지금도 엄연히 북한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4년 국군포로로 있던 조창호소위가 40여년만에 탈북한 바 있고 그것을 계기로 국군포로 송환대책위원회가 설치되고, 국군포로예우등에 관한 법률이 1999년에 제정되어 남한내 비전향장기수와의 맞교환문제까지 제기된 바 있었다. 또 양순용씨 등 국군포로와 그동안 수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에서 나타난 것처럼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중 상당수가 북한에서 강제노역을 당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조성태국방장관도 현재 북한내 국군포로는 1만9천여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3백12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증언한바 있다.이상과 같은 제반사실로 보아 북한내에 아직도 상당수의 국군포로가 있음은 분명하다 하겠다.납북자 송환문제는 어느 의미에선 이산가족 문제보다도 더욱 화급하고 절실한 문제이다. 왜냐면 이산가족 문제는 피차에 전쟁이 낳은 숙명적인 비극이지만, 납북자 문제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의해 무고한 시민과 그 가족집단이 너무도 억울하게 일방적으로 그 삶 전체를 짓밟히고 있기 때문이다.이산가족의 한숨 뒤에는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는 또 다른 납북자와 그 가족이 있다는 점을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따라서 정부는 이산가족상봉문제는 그대로 꾸준히 추진해 나가면서 납북자송환문제에도 보다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을 가지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박종순(정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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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8.01 23:02

[기고] 더불어 사는 사회와 소중한 사람들

인간은 자의든 타의든 생의 모든 단계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간다. 유소년기는 부모형제와 함께, 청소년기는 친구들과 함께,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의 동료배우자단체 등 관련된 모든 사람과 죽을 때까지 함께한다. 돈키호테의 성격으로 절해고도에서 외롭게 살아간다면 그는 과연 생의 가치를 어디에서 느끼며 또 생을 연장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인간관계는 사회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타인과 상호작용의 과정이다. 즉 타인과의 끊임없는 접촉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가치능력행복의 척도변화의 불가피성을 깨닫게 되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간다. 타인의 인격과 능력을 존중할 때 나 또한 그들로부터 참다운 인간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덕과 신의가 무너지고, 확실한 논리를 피해 가는 불확실한 사회, 정직한 사람들이 바보 같은 대우를 받을 때,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져 갈 때, 어딘가 잘못 짜여진 이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인간의 가치판단 기준이 된다.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너나없이 이런저런 약속을 하며 살아간다. 약속을 잘 지킬 수도 있고, 때로는 약속을 어겨 상대방을 속상하게 하는 때도 있다. 약속을 할 때는 경중(輕重)을 떠나 정말 지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가벼운 생각으로, 또는 어쩔 수 없어서, 또는 그때의 상황 때문에 그냥 약속한 것이지 꼭 중요해서만은 아니었더라고 하자. 그런데 상대방은 중요하고 심각한 상황이었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잘못을 저지르며,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실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지키기 어려운 일이기에 약속을 어기지 않는 사람은 더욱 돋보이는 것이리라. 그래서 어떤 약속이든 잘 지킬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며, 상대방에게 신뢰를 받고 더 나아가 인간관계의 중요한 요체를 몸소 얻어가며 인간들의 삶의 가치판단 기준에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약속을 지키지 못 할 바에는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간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이 약속이라는 단어와 함께 성립된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될 것 같지도 않은 약속을 하여 세인들의 혹평을 받으며, 그 중의 훌륭한 분들도 한 무리로 취급받아 나쁜 인상을 받는다. 남녀간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사업자들간의 거래, 금전거래, 부모자식간의 혈연, 법질서, 공중도덕을 지키는 약속 등 수많은 약속들이 허무하게 깨어져 갈 때 상대편만 기분이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신뢰를 잃어버려 서서히 무너져 가는 것이다. 무리하게 한 약속이나, 아니면 어떤 요청을 받았다면 상대방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분명하게 미루거나 또는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괴로움이나 부담감을 덜어내야 할 것이다. 본분을 지킬 줄 아는 사람 그는 곧 인격자다.자기의 명예를 지키고 본분을 다 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와의 약속이며, 사회인으로 제몫을 다하는 것이다. 지난 6월말에 종영한허준이라는 역사 드라마가 수많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모이게 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극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의리와 인정, 그리고 의사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다하는 신뢰감이 아니었을까.때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면서도 권력과 지위에 연연하지 않았던 당찬 모습과 이기주의자들의 정파간 싸움질 속에서도 올곧은 신념으로 인간의 본분을 지켜낸 허준은 의술인이기에 앞서 하나의 인격체, 곧 요즘처럼 혼탁한 세상에서 우리들의 진짜 영웅으로 비춰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인(仁)사상을 외치며 바른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공자가 본 세상은 저마다의 야욕을 채우기에 여념이 없는 제후들의 전쟁과 그 속에서 도탄에 빠진 민생들이었다. 공자는 이런 모습들을 이렇게 결론지었다. "그것은 모두가 각자의 본분(本分)을 다하지 못한데서 질서가 무너지고, 인심이 야박해지며, 자신들의 이익과 욕구만을 충족시키려는 벼슬아치들의 하극상의 풍조가 천하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그래서 공자는 제발 모두들 분수를 지켜라고 외쳤다. 그 유명한 정명론(正名論)이다. 공자 나이 35세 때 제(齊)의 경공(景公)이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묻자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君君) 신하가 신하의 도리를 다하며 신하노릇을 하고 (臣臣) 아비는 부모로서의 의무와 사랑으로 자식을 가르치고 (父父) 자식은 자식된 도리를 다해서 아들다워야 한다(子子). (출전 논어 안연편)고 말했다.사람 각각의 말에 진실이 담기고, 행동은 신뢰에 차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 갈 때 더불어 사는 밝은 사회가 다가올 것이다./김형중(벽성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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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31 23:02

[기고] 대화의 명수

모든 사람에게 너의 귀를 주어라, 그러나 너의 목소리는 몇 사람에게만 주어라라고 세익스피어는 말했다.오늘의 정치인이나 사회 인사들에게 한 번쯤 음미해 볼만한 교훈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반면 듣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회의에 참석할 때 가끔 느끼는 일이지만 발제자가 자기의 발표만 끝내고 자리를 떠난 다든지, 지정 토론자가 자기의 순번에만 착석하여 발언하는 경우를 가끔 보고 맥 빠질 때가 있다.특히 정치적인 모임이나 자치단체의 대화 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다. 3시간이상 기다린 청중들 앞에 나타난 장본인이 시종 자기의 할 만만 장황히 늘어놓고 청중들의 말은 한마디 들어 볼 생각도 없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미안합니다하고 홀연히 떠나는 경우 그 모임의 효과성을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특히 의회 정치에서 대화의 목적은 이해와 양보로서 상호 인간의 속성을 만족시키는 수단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호감을 만족시키는 방법으로서 듣기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마련이다. 듣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말하는 입은 하나지만 듣는 귀는 두 개를 만들어 주었는지 모른다.사람은 타인에게 가장 호감을 느낄 때가 자기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줄 때라고 한다. 그러기에 충실하게 듣는 자는 말만 하는 사람 이상으로 대화의 이득을 얻기 마련이다.설득의 명수 소크라테스도 아테네의 청년들에게 먼저 자네들이 말해보게. 그것으로 나는 판단할 테니까라고 제의하였다 하며, 공자님도 자신이 화두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자의 질문에 따라 강론하였다고 한다.최근 노사간의 대화에 있어서도 사주가 노조 측의 요구 조건을 진지한 태도로 들어주면 차분한 분위기로 해결책을 찾기 마련이다. 대화에서 1시간 이야기했다면 2시간 상대자의 말을 들어주고, 3번 이상 머리를 끄덕거려 진지함을 표시할 때 그 상대자가 나를 따라주고 믿어주지 않을 리가 만무하다.내 말보다 상대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노력하는 성숙된 모습을 다함께 만들어 갈 때이다./전북도의원 김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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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29 23:02

[기고] 동계올림픽 유치 체계적 추진을

지금 태능선수촌은 시드니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국가대표선수들이 뜨거운 열기로 삼복더위를 식히면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올림픽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은 선수개인에게도 영광이지만 소속국가의 국위선양에 크게 이바지하게 된다.88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사회전반에 걸쳐 국가경쟁력이 향상됐으며 또 하계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선진국 수준으로 급속히 고양시켰고 우리 사회체육의 저변이 크게 확대 되었다.국제사회에서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바로메타는 하계와 동계 양대 올림픽의 개최라고 볼 수 있다. 올림픽 유치사업은 국가경제의 장기발전대계에 있어서도 경제성이 높은 유망 투자사업이다.올림픽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 각 부문별 발전성과는 이미 기존의 개최국가들이 입증하여 주었고, 횟수를 거듭할수록 올림픽대회를 통한 수익창출의 범위 및 규모가 증대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전 세계인이 선망하는 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해 우리 전북에서 도지사를 주축으로 활기차게 준비해 나가고 있음은 너무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7월 8일 서울올림픽파크텔 회의실에서 올림픽 유치위원회 강인형사무총장 주재로 동계 경기연맹 전무단 초청 간담회가 있었는데 강 총장을 비롯한 전북도 관계자들의 열정과 의욕에 고무되어 참석자 전원이 이구동성으로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다짐하였다.시작이 반이다. 그러나 우리지역의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려는 세계첨단의 종합행사를 유치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일부 관계자들의 노력만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올림픽 유치에 관련된 전문가그룹을 형성하여 얼마남지 않은 제한된 준비기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전 도민의 결집된 유치열망이 지역 각계인사들의 관심과 호응속에 체계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올림픽 유치 목표달성의 성패는 환경 친화적인 대회시설의 건설과 독창적인 대회운영능력 확보, 도민의 대회유치 열망 및 이의 효율적 홍보가 가름한다고 생각한다. 전북도 부지사 출신으로 지난 동계U대회의 사무총장을 지낸 이상칠씨와 같은 국제행사 관리경험이 있는 지역 원로인사를 중심으로 뜻있는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앞장서서 순수 민간자원봉사로 임체를 구성하여 음지에서나마 유치분위기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음은 고무적이라 평가된다.올림픽유치운동은 세계 스포츠열강이 앞다투어가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동계올림픽대회 개최에 비교적 열악한 환경과 조건을 가지고 있는 우리고장에서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이고 형식적인 실적위주의 편협된 추진활동이 되지 않도록 치밀하고 체계적인 추진계획을 세워 내실화를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윤병순(대한 컬링연맹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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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26 23:02

[기고] 지하수 보전 절대절명 과제

우리나라 물 이용량 중 지하수 사용은 12%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임의적으로 사용하는 양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지하수는 우리에게 중요한 수자원으로써 한번 오염되면 정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정화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지금까지는 지하수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보다는 개발에 중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지하수의 관리없는 개발은 지하수 흐름을 방해하게 되고, 폐공 되메움을 하지 않아 유입된 오염물질로 인한 심각한 지하수 수질오염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대부분이 오염문제를 예사로이 보아 넘기는 경향이 있으나 국토의 수맥 지하수가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으로 신음으로 있다.최대 2백만개로 예상되는 폐공과 토양을 통해 각종 산업폐수, 축산오폐수, 쓰레기 침출수 등이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낙동강을 치수원으로 하고 있는 부산은 낙동강 수질악화로 8천2백곳의 지하수 관정에서 연간 7천2백만톤의 물을 뽑아쓰고 있는데 한국자원연구소 조사결과 지하수의 20% 이상이 질산성질소나 염소이온, 대장균 등에 오염되어 있어 음료수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충북 청원 미원지방은 물이 좋다고 소문이 나 94년부터 생수업체가 1백10여개의 관정을 판 것으로 조사됐는데 성공률 30%를 감안하면 실제 관정수는 3백개가 넘을 것을 추정되지만 무분별하게 관정을 팠다가 물이 제대로 안나오면 폐공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철수해 버리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보면, 올해 2월 경기 용인에서는 지하수를 끌어다 만든 간이급수시설을 상수도로 사용해온 17가구 32명의 주민이 세균성 이질에 걸렸으며, 4월 울산의 한 정신질환자 보호시설에서 원생 29명이 설사와 발열 증세로 집단 발병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역학조사반이 조사해 본 결과 이들이 식수로 사용하던 지하수에 분뇨가 흘러 들어가 지하수가 대장균에 오염된 사실을 밝혀냈다.6월 충남 태안반도의 한마을 주민 20명이 장염을 앓고 10명은 전신마비증세를 보여 수질검사를 해본 결과 지하수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80배, 콩팥과 신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소가 기준치보다 두배 이상, 구토와 근육조정과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중금속 물질인 아연이 1리터당 1천1백45mg이 검출됐다.이렇게 마실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지하수는 전체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지하수 오염으로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갈수록 고갈돼 가고 있다.지하수는 물이 부족할 때 보조수자원으로 매우 중요하므로 외국의 경우 후손들의 자원으로 남겨두기 위해 지하수개발을 하지 않거나 헌법이나 수자원법에 지하수 소유권을 국가 또는 공유로 선언하고 있다. 그 중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물이 부족하면서 지표수는 물론 지하수까지 국가가 직접 관리함으로써 치수(治水)에 성공한 나라이다.지하수관리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하수를 공유(公有)화해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지하수 이용부담금제를 도입해 무분별한 지하수개발을 방지하고 지하수 보전관리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 되어야 할 것이다.또한 하루 이용량 30톤 미만의 소형관정의 경우 인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폐공을 양산해 왔으므로 소규모 가정용이나 농업용 지하수 시설에 대해서도 오염방지 시설을 갖추도록 지하수관리를 강화하여야 한다.지하수의 오염은 우리 인간의 삶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요인이므로, 지하수의 보전은 건강한 물 확보 차원에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절대절명의 의미라 할 수 있다./서부지방산림관리처장 조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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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24 23:02

[기고] 휴가철 안전사고 예방 처치법

'우리가족 휴가준비 끝'바야흐로 휴가철이다. 때 맞추어 자녀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너나없이 콘크리트의 열기를 벗어나 산, 들, 바다를 찾아 피서를 떠나느라 들떠있다.여행용 배낭 안에는 텐트를 필두로 버너, 냄비, 낚시도구로부터 며칠분의 먹거리까지 자취방 세간살이 못지 않다. 하지만 상비약(常備藥) 상자 하나쯤 챙기는 가정은 흔치 않다. 야외에서의 돌발적 사고에 대비하여 필수적인 상비의약품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여행중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거나 급성질환이 발생할 때에는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시기적절하고 올바른 응급처치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유지함은 물론 환자상태의 악화방지, 고통경감 등의 효과가 있다. 피서지에서 갑작스레 일어날 수 있는 몇 가지 사고사례와 응급처치 요령을 살펴보자.◆물놀이 사고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보았을 때 이를 구조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 행동이다. 하지만 평소 웬만큼 수영솜씨를 자랑하던 사람조차 그저 구조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접근하다 보면 둘 다 위험에 처하기 일쑤다. 물론 구명조끼, 구명환 또는 로프 등이 가까이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극히 드문 예다. 이럴 경우 시야를 넓혀 주변을 살펴보면 사고자가 붙잡고 물위에 뜰 수 있을 정도의 부력(浮力)을 가진 도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오토바이 헬멧(helmet), 플래스틱 음식통, PET병 꾸러미, 장화 등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도구들이 없을 경우에는 요구조자에게 곧장 접근하지 말고 후면으로부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일반적으로 수중에 가라앉은 익수자를 10분 이내에 구조하면 90% 이상은 소생이 가능하다. 작년 한 해 119구조대에서는 전국의 하천과 바다에서 2천7백75명을 구조한바 있다. 수난사고의 경우 섣부른 영웅심보다는 침착하고 지혜로운 행동이 요구된다.◆다발성 골절상 환자가 발행했을 때주로 산에서 발생하는 사고로서 골절의 정도가 심한 환자를 접했을 때 당황하여 업거나 양 팔로 번쩍 안아서 주위 안전한 장소나 구급차로 옮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환자에게 2차부상으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의료기관이나 구급대에 신고하여 전문적인 처치를 받는 것이 최선책이나 긴급상황에서 촌각을 다투는 환자인지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 때에는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옷가지나 나무를 이용하여 간이들것을 만들어 환자를 옮기는 것이 좋다. 손쉬운 방법 한가지를 권하고 싶다. 요령은 성인의 웃옷 2벌과 들것 길이의 곧은 나무 2개를 준비하여 웃옷의 앞단추를 모두 채우고 양쪽 소매를 속으로 집어넣은 다음 소매 양쪽으로 2개의 나무를 각각 수평으로 나란히 끼우고 나면 간이들것이 완성된다.◆뱀에 물렸을 때뱀에 의한 교상(咬傷)은 대부분 상당한 위험에 처한다. 일반적으로 독사는 머리 모양이 편편하고 삼각형이며, 수직으로 된 타원형 동공 등으로 다른 뱀과 구별된다.독사에 물린 부위는 부종 및 변색과 함께 열이 발생하고, 독이 들어가면 심한 통증과 반상출혈, 쇼크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독의 자국이 선명하게 있으면 독사에 물린 것으로 간주하고 다음과 같이 응급처치를 한다.▲환자를 반듯하게 눕혀 진정시킨다. 환자를 조용히 안정시킴으로서 어느지역에서든 지역번호+119나 지역번호 없이 119를 누르면 가장 가까운 소방서에 연결되며, 휴대폰에 의한 타 광역 119신고는 안된다. 올 여름도 예년과 다름없는 찜통더위다. 모쪼록 즐겁고 유쾌한 휴가가 되길 바란다./심재삼(군산소방서 119구조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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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22 23:02

[기고] 여름방학은 부족한 과목 보충할 기회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에게는 이번 여름 방학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학습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수험생들은 다음에 제시하는 학습 방법을 참고하여 이번 방학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첫째,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여 보강하라. 수험생들은 그동안 응시한 몇 차례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기초로 하여 월별, 영역별 백분위 성적 비교표를 작성하도록 한다. 모의수능시험의 원점수는 월별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오르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지만 백분위 성적은 응시 집단 내의 자신의 위치를 나타내 주는 점수 척도이기 때문에 비교적 성적의 향상 여부나 변동 여부를 잘 나타내 준다. 분석 결과 매 회 시험의 백분위가 크게 변화하는 영역은 그만큼 점수가 불안정하다는 뜻이므로 그 원인을 찾아 보강하도록 한다.둘째, 점수대별 중요 영역을 확인하라. 일반적으로 보면 상위권 학생들은 수리탐구Ⅰ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성적이 상당히 안정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수능지수 3백50점 전후의 수험생들은 수리탐구Ⅰ영역에서 최대한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3백점 전후의 수험생들은 언어와 수리탐구Ⅱ영역에서 점수차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셋째, 교과서에 충실하고, 유형 학습을 하라.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는 이유는 교과서의 내용과 소재가 많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쉬운 수능에 잘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교과서를 바탕으로 공부하는 것이고, 둘째는 꾸준한 유형 학습을 하는 것이다. 교과서 안의 소재가 50%이상 활용된다고 하더라도 교과서와 똑같이 출제되지는 않는다. 수능시험이 아무리 쉬워진다고 하더라도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 수능시험의 기본 성격은 사고력과 적용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넷째, 이미 풀어 보았던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해하도록 하자. 수험생들은 그 동안 모의고사 문제나, 기출 문제, 문제집, 학습지 등 많은 문제들을 풀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수많은 문제들 중 애매했거나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 문제들을 풀어 보면서 분명하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은 교과서와 관련지어 이해하도록 한다. 다섯째, 실전 훈련을 하도록 하자. 시험에서는 정해진 시간 안에 주어진 문제를 누가 얼마만큼 해결하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따라서, 주어진 문제의 모든 해결 방법을 알고 있으되, 정해진 시간을 넘기게 되면 소용이 없다. 때문에 내용 이해와 더불어 시간배분 훈련도 고득점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지문 읽기, 오답 지우기, 모르는 문제 건너뛰기, 정답을 O.M.R.Sheet에 옮기기 등 실제 시험에서 적용해야 할 여러가지 수험 기술을 사전에 충분히 훈련할 필요가 있다.마지막으로, 자신의 목표를 점검해 보고 해당 대학을 미리 가보자. 모든 수험생들은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목표 대학 수준을 설정해 놓고 있을 것이다. 한 학기가 지난 지금쯤 자신의 현재 수준과 목표 대학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며, 또한 이번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목표 대학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냥 막연하게 어느 어느 대학을 가겠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실제 대학을 가보고 나서 공부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김영일(중앙교육진흥연구소 평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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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21 23:02

[기고] 신념에 찬 행동이어야 한다

남이 구럭 매고 장에 가니까 자기도 덩달아 구럭 매고 장에 간다는 우리네 속담이 있다. 얼마나 뼈아픈 야유인가. 자기의 주견도 없이, 그리고 스스로 분수도 깨닫지 못하고 남의 흉내만 내거나, 남의 뒤를 따라다니며 날뛰는 자들을 일컬어 하는 말이리라.사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행동으로 옮기기는 고사하고 대세에 휩쓸려 최소한의 체면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차라리 배우지 못한 무식장이라면 다소 이해라도 되겠는데 그렇지도 아니하니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간에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하여 스스로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그 일이 설사 실패로 돌아간다손 치더라도 별로 후회될 일도 없고 도리어 자랑스럽고 떳떳한 일이리라. 518 광주민주화 항쟁이 그러했고 마산의 김주열의 죽음이 그러했다. 오로지 신념에 의해서 행한 일이기에 비록 당시 결과는 참혹했다 치더라도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만은 너무도 값지고 아름다운 일이기에 천추에 길이 남아 역사를 빛내고 있지 않는가.나는 요즘 텔레비전 앞에서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많다. 지난번 의료대란 때에는 의사협회 간부가 담화발표를 통해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부가 백기를 들고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더니만 엊그제는 금융노조 간부가 어떠한 투쟁을 해서라도 꼭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고 결의에 찬 말을 했다. 이 한마디 한마디는 나를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너나 나나 할 것이 없이 정부의 백기를 받아내려 한다거나, 어떠한 투쟁을 해서라도 승리를 쟁취했다고 했을 때 정부의 권위를 말하기에 앞서 무정부 상황을 방불케 하지 않겠는가. 나는 815 이후 우리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3년간 무정부 상태를 겪었다. 그때에 우리의 주권이 얼마나 헌신짝처럼 짓밟혀 혼란의 와중이요. 아픔의 연속이었던가를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는가.한낱 집단의 이익이 어찌 정부를 대적할 수 있겠는가. 정부로부터 백기를 받아낼 만큼, 그리고 어떠한 투쟁을 해서라도 승리를 쟁취할 만큼 한 집단의 이익이 전 국가, 전 국민의 안녕 질서보다 더 중대한 일이던가.나는 그들의 절규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오직 승리를 쟁취해야만 한다는 처칠의 의회연설과 너무도 흡사 하다고 느꼈다. 히틀러의 침략 앞에 영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을 당시 처칠은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급히 의회에 나아가 오직 우리의 목표는 승리 뿐이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는 꼭 승리해야 하오. 아무리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승리를 쟁취하는 이 길만의 우리가 생존하는 길이오.라고 힘주어 호소했다. 의사협회나 금융노조가 어떻게 정부와 적대관계에 서서 맞싸울수 있단 말인가.말에는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는데 어찌 그러한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단 말인가. 집단 이익의 행동도 정부(나라)가 존재하고 있기에 보호를 받으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라가 백기를 들거나 패배를 했을 때라면 누가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인가. 일제시대를 연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순간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이란 말이 떠오른다. 흐르는 물 속에서도 돌은 움직이지 않는다란 말로서, 곧 유행이나 어떤 대세에도 휩쓸리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요즘같이 시속(時俗)의 속도가 급변하고 극심한 시대일수록 재삼 음미해 볼만한 말이 아닌가. 신념에 의한 삶이 절실히 요구되는 우리의 사회이기에 더욱 그러한 지도 모른다./수필가 하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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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20 23:02

[기고] 휴머니즘과 올림픽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전세계 35억의 시청자들은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개막식 광경에 모두 가슴이 얼어 붙었다. 미국의 수영선수 제니트 에반스가 성화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그녀의 위쪽에는 왕년의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의 얼굴이 빛을 받으며 나타났다.에반스가 알리에게 성화를 전달할 때 관중들의 환호는 귀를 멀게 할 정도였다. 파킨슨 병으로 거동의 불편함이 눈으로 보일 정도인 알리의 등장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누구도 예측 못한 애틀란타 올림픽의 성공적인 부분이었다.관중들은 왜 환호했고 가슴속에 뭉클함을 느꼈을까. 이유는 스포츠가 메달 색깔보다도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더 우선이기 때문일 것이다.반면 88서울 올림픽서 육상 100m 경기서 우승한 벤 존슨은 시상식 직후 약물복용이 발각돼 금메달을 박탈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꼭 우승 테이프를 끊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그를 타락의 수렁으로 빠뜨린 것이다.1908년 7월 19일 런던에서 개최된 5번째 영국 국교회의 기간중 탤보트 주교는 올림픽에서 이기는 것이 참가하는 것 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스포츠 정신을 강조한 내용이었다.그러나 현대 스포츠사에서 이 말은 잊혀진 옛말로 전락했다. 벤 존슨의 예를 들었듯이 요즘 선수와 지도자들은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패자는 말없이 사라지고 승자만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한마디로 인간성을 찾아볼 수 없고 승패만이 최우선이다. 스포츠 세계의 삭막함은 이 시대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이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올림픽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2010년 동계올림픽을 전북에 유치하여 인종차별도 없고 남녀 성차별도 없는 진정한 인간 자체만으로 경쟁하는 대회로 거듭 치러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그 근간이 페어플레이인 스포츠는 상호 이해와 우정을 다짐하는 수단으로서 그 가치가 높다. 현대의 물질만능주의 풍조 속에서 우리는 스포츠를 통해 지나치게 강인함과 순위에 신경을 써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의 참된 가치는 우리가 현대문명 속에서 잃어가고 있는 인간성 회복을 가능케 하는데 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캐치프레이즈는 환경이다. 환경보존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성 회복이다. 인간성 회복은 우리의 본질적인 문제다. 만약 2010년 동계올림픽이 전북에서 열리게 되면 스포츠와 인간성 회복이 접목이 되는 뜻깊은 대회가 될 것이다.애틀랜타올림픽 개막식서 관중들이 왜 알리의 등장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2010년 동계올림픽이 무주와 전주에서 열리게 되면 우리는 덕유산 설원에 피어날 뜨거운 인간애와 진한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강인형(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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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9 23:02

[기고] 최근 금융시장 왜 불안한가

최근 한국 경제의 제2위기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채권시장, 어음시장, 대출시장, 주식시장 할 것 없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불안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지금 한국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는 배경에는 구조적 요인과 마찰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그 요인 가운데 첫째는 해결 안된 금융부실과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불신이다. 제1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은행의 대출 기피 현상이다. 은행의 대출 기피 현상은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부작용 가운데 하나이다. 합병을 염두에 두고 보니 BIS 자기자본비율을 깎아 내리는 기업대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시중 자금흐름을 급속도로 악화시키고 있다.셋째는 투신사들의 자금중개기능의 마비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의하면 투신사 펀드(1백억원 이상 규모 기준)의 부실자산 규모는 총 2조1천8백38억원이며 이 가운데 아직 손실로 떨어내지 않은 부분만도 1조1백8억원이다. 투신사들이 전체 부실채권 가운데 거의 절반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했지만 아직도 절반에 가까운 46.5%를 안고 있는 셈이다. IMF체제 이후 진행된 산업구조조정의 효과가 아직 가시화 되지 않고 있으며, 석유화학, 섬유업 등 경기호전 환경에서 소외된 기업들의 경영 상태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 76개 기업 중 경영실적이 좋아서 조기졸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이 14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워크아웃대상 기업들의 정상화 실적이 극히 부진한 상황이다.금융시장 불안의 배경이 어디에 있든, 금융 불안은 조기에 수습되어야 한다. 그럼 저간의 금융불안 현상을 해소하기 위하여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우선 금융의 제2구조조정을 조기에 추진하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여야 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시장의 반발이 더 큰 문제인 만큼 조기에 강력한 금융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금융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우리 나라 금융기관에 대한 대외 신인도 하락, 금융부실 증가,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 심화, 국내 금융시장의 장기침체, 금융시스템의 정상화 지연 등 일련의 악순환이 유발될 수 있다. 금융의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공적 자금 투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적자금 투입의 경우 그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타이밍(timing)이 매우 중요하고, 또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방지하는 장치도 동시에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둘째 산업 체질을 계속 강화하여야 한다. IMF이후 급한 불을 끄는데 주력하여 실질적 체질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재무적 내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의 부도설에 시달릴 만한 기업이 많다. 한계기업의 부도나 워크아웃 기업의 양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하여 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워크아웃 대상기업도 그 회생 가능성을 철저히 점검,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또한 오늘날의 경제적 어려움이 시설과잉에서 기인되었음을 알 진데 이러한 과잉시설 문제는 적시에 효과적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셋째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 발휘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이다. 금융시장의 실패가 발생한 만큼 정부의 한시적 개입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정부 당국은 금융 구조조정과 경제정책에 대한 확고하고 일관된 정책의지와 방향을 유지해야 할 줄 안다. 다만 이 경우 정책집행 과정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데 은행 합병의 경우 내부적으로 협의는 충분히 하되 그 결과에 대한 발표는 한번으로 끝나야 한다. 합병이 성사되기도 전에 계속 암시적 발언을 해 은행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넷째 금융인의 책임의식과 사고의 개혁이다. 금융기관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최선의 자력생존 방안을 제시하고, 합당한 정책 추진에는 협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금융인들 입장에서 할 말이 많을 줄 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금융부실에 대한 책임론에서 금융인들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은 네 탓이오, 내 탓이오할 계제가 아닌 듯 하다. 오늘날 금융의 세계적 메가머저(megamerger)열기는 한국 금융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너무 많다. 그 내용은 우리 금융인들이 누구 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김백준(e-뱅크코리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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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7 23:02

[기고] 교육감 선거에 대한 苦言

전라북도 교육의 수장인 제13대 교육감 선거일이 금년 7월 20일로 확정 공고되었다. 전북도민 모두는 이번 선거가 깨끗하고 투명한 그야말로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다. 오직 후세 교육과 교육발전만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는 봉사자로서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 따라소 공적사적으로 도민 모두에게 존경받는 분이 선출되어야 한다.돌아보면 과거 교육감 선거는 시도 교육위원들이 입후보자 없이 선출함에 따라 선출과정에서 학연지연 등을 동원하고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등 불법선거가 자행되어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며 그 일로 인해 전국적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이는 그 당시의 ROMA 교황 선출식 교육감 선거법이 한국의 현실을 외면한 비합리적 선거 제도로써 오히려 이런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결과적으로는 전북교육계가 불신을 받게 되고 도민들에게도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이번 제13대 교육감 선거는 개정된 선거제도에 의해 처음 실시되는 선거로써 교육계는 물론 전 도민들이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기대와 우려를 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새로 개정된 교육감 선거제도는 교원과 학부형 그리고 지역대표로 구성된 7천여명의 운영위원들이 직접 선거를 하여 선출하게 되는데 지방교육자치법 개정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제도라 그 귀추가 주목된다.이번에 선출 될 뉴 밀레니엄시대 교육감은 40만 초중고 학생의 교육과 2만5천여명의 교직원 인사권, 그리고 1조2천억의 방대한 예산 집행등 그 임무와 책임은 막중하다.따라서 학교 운영위원들은 국가 백년지대계와 전북교육의 장래 운명을 내 한표가 좌우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그리고 선거에 임함에 있어서 운영위원 개개인 모두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선거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그리하여 과거의 불명예를 깨끗이 털고 전북 교육감 선거문화를 확 바꿔 보겠다는 각오로 선거에 참여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이번 선거와 관련하여 다음 몇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첫째,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TV 등 언론매체를 통한 초청토론회를 개최하여 도덕성과 자질을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자.둘째, 학연, 지연, 혈연을 초월하여 교육감으로서 손색이 없는 지와 덕을 겸비하고 선비정신과 봉사정신을 갖춘 미래 지향적 비젼을 가진 인물을 선출하자.셋째, 투철한 교육철학을 소유한 자로 개혁의지가 강하고 새 교육정책에 대한 강한 추진력으로 전북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을 선출하자.넷째, 많은 현장 경험이 있어야 하며 강인한 체력과 의지, 신의를 가지고 열린 교육으로 민주적이고 사랑으로 학생을 선도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출하자.다섯째,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고 전인교육의 내실화로 21세기의 창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학생을 양성 할 수 있는 인물을 선출하자.여섯째, 교육감으로서 학생과 교원 그리고 전북도민의 절대적인 신망과 존경을 받는 인격과 지도력을 갖춘 인물을 선출하자./ 천광석(전라북도 시군학교 운영위원장 총연합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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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5 23:02

[기고] 새만금 사업과 鷄肋

오늘날 본도 최대의 이슈가 되어있는 새만금 문제는 현대판 계륵(鷄肋)이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논란이 있었고 작금은 민관공동 조사단의 보고가 뚜렷한 결론없이 총리실에 올라간 모양이다. 민관운동 조사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을 정부쪽에 넘긴 셈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정부차원이라 해도 글자 그대로 지방자치시대(물론 예산은 정부재정에 좌우되지만)인지라 이 문제에 있어서 전북도가 주체성을 발휘해야 되리라 생각한다.본래 이 사업이 주로 중국을 의식, 서해안 시대에 대처하려는 국익차원의 사업계획이었던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그러나 애초에 치밀한 연구성이 결여된데서 제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일부에서는 폐기론까지 주장하고 있고 부안 주민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공업지대 보다는 농업지대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한 축도 있는데 본인은 1백% 무뢰한이지만,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히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에 찬동하는 바이다.조조는 한중(계륵)을 버릴 줄만 알았고 양수같은 재사를 시켜 후일을 대비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겼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60% 공정에 이른 이 현대판 계륵에 대하여 최대한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갯벌 그 것에 비교될 것인가? 그러나 부안 주민들도 한 걸음 양보하여 님비(NIMBY)나 지역주의에서 탈피하는 아량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의견인 것이다.장차 인류는 공산품이 아닌 식량 때문에 대란을 겪게 될 것이고 지금도 역시 그런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양곡 자급도가 북한의 35%보다 낮은 25%에 불과한데 이것도 얼마 지나면 옛말이 되고 말 것이다. 식량이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유종근 지사의 뜻과 계획을 모르는 바 아니나 좀 아량을 가지고 도민 여론을 적극 수렴해서 잃어버린 농도의 모습을 다소나마 새만금으로 만회하는 용단이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강희남(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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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3 23:02

[기고] 전주시의 광역화

전주는 옛부터 자연속의 도시다.전주의 (全)자는 임금왕 (王)자가 들어 있으므로 사람들이 사람 대접받으며 살아가는 곳으로 일찍이 민주화가 꽃핀 도시다. 또한 주(州)자는 전주천 소양천 삼천천이 자연스럽게 합류하고, 뱀세마리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으로 평화로운 터전임을 보여주고 있다.그런데 예향의 도시 전주가 세월이 흐를수록 낙후되어 가는 연유가 무엇일까.옛날의 영화를 그리면서 노래만 부르고 있으면 된단 말인가. 민주화의 꽃은 내고장에서 라는 허울좋은 구호만 외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살기 좋은 전주에서 보람된 삶을 영위하면서 삶의 뿌리를 내리고자 하던 많은 사람들이 전주를 떠나는 연유는 무엇인가. 위정자 들은 거시적인 안목으로 앞을 내다보고 가장 살고 싶어하는 이상적인 도시 실현을 구상해 볼일이다.전주는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권의 도시다. 새천년을 맞이하여 전주도 공생공영의 다원화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광역도시로 발전해야 한다.전북권을 광역화 하기 위해서는 크게 6개 권역으로 나눠 특성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전주 문화생산 광역도시(전주, 완주, 임실), 남원 생약 문화생산 광역시(남원, 순창, 진안, 무주), 정읍 생산 관광광역시(정읍, 고창, 부안), 김제 문화 생산광역시(김제 새만금 일부), 익산 생산광역시(익산 새만금 일부), 군장 무역광역시(군산 서천군 새만금일부)로 행정구역을 재편해야 한다. 이러한 도시계획은 국가 - 지방간의 예산확보가 우선 되어야 하며 선진국 전문가들을 초청, 현지답사와 의견수렴등의 절차를 거치는 등 심도있게 추진되어야 한다.전주시의 중심이 되어 있는 백제로의 외곽도로는 내부 순환도로로 사용하고 외곽 도로는 국토 건설의 차원에서 재계획을 수립, 권역 연계 시설을 하고 교통의 원활을 기하기 위하여 경전철 사업을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현재 전주권 개발이 전주와 완주가 하나의 권역으로 개발 되어야 함에도 양권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공생공영의 원리에 의하여 시급한 일원화가 요청된다.전주시의 건설이 신도시 구도시 재개발없이 일시적인 처방인 현장 위주로 시행됨으로써 도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기에 부분적 개발이란 있을 수 없다.개인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전문 용역회사로 하여금 광역화 계획을 수립토록 했으면 어떨까 한다.전주권 미래 발전의 구상인 전주공항 35사단 이전, 벤처기업육성, 산업 생산성 제고, 교육문화의 종합적 대책에 이르기까지 균형적인 발전을 기대해 본다.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 출마시, 전주시의 광역 도시화를 공약한 바 있음에도 이 공약이 이행되지 않고 날이 갈수록 소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그 대책은 없는지, 말로만 해서 되는건지, 정치적 행정적 책임성 마저 의구심이 생긴다.앞으로 전주시는 자기 능력으로 중장기건설 계획을 수립, 발전의 터전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장판식(신문고 전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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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2 23:02

[기고] 사회갈등 해소에 전념하자

장마예보가 나오자 사전 준비와 각오는 단단히 했지만 이상하게도 찜통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쾌지수가 높은 요즈음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집단적인 움직임이 우리를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병원 폐업사태는 몇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아직 의약분업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가운데 또 다시 제2의 의료대란이라는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소식만 들려온다. 게다가 이번주에는 금융계의 총파업으로 금융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만일 은행업무가 중단된다면 일대 혼란이 일어나고 국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남북정상회담의 환호가 가시기도 전에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집단적인 움직임이 우리 사회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대체 이럴때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라는 불만의 소리들이 높아가고 있다. 정부가 안일하고 약하게 대처하기 때문에 집단이기주의가 판치는 것이 아니냐면서 정부의 강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정부의 무능이 사태를 미리 막지 못했고 심지어는 악화시키기까지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대응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이다. 어찌보면 지금은 민주화의 과도기라고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힘으로만 해결하고 일방적인 정부의 명령과 지시만이 있었던 권위주의적 국정운영으로부터 사회 각 분야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사회의 자율적인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정부는 자율적인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만 불편부당하게 조정하는 최소한의 역할만을 책임지는 민주적인 국정운영, 바로 이런 방식으로 바뀌어 가는 과도기인 것이다.권위주의적인 행정에 길들여진 채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주어진 자율과 자유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자꾸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무조건 자신들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집단이기주의, 과거의 독단적인 행정에 길들여져서 아직도 모든 것을 지시하고 통제하려는 권위주의적 관료들, 힘으로 국민들을 억누르던 잘못된 관행을 버리지 못한 공권력, 다 같이 반성해야 될 일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이다.의사들은 의약분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 보아야 한다. 금융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제고해 보아야 한다. 최근 롯데호텔 노조파업 진압과정에서 수십명이 심하게 다치기도 했다. 공권력도 과잉진압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사실 문제는 개혁인 것이다. 정부도, 국회도, 정당도 개혁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개혁추진만이 살길이라면 한 길로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요즘 항간에 정부가 개혁의 의지가 없다느니, 정부로서는 개혁을 추진할 능력이나 조정능력을 상실했다느니, 또는 공권력의 형평성을 잃었다느니 하는 말들이 무성하다.그래서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의약분업을 당초 1월부터 실시하기로 합의해 놓고 양쪽의 눈치를 보느라 실시를 미루다가 의료대란이 일어나자 정부는 다시 협상도 하지 않은채 국회에 이관하여버린 처사는 국민으로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고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금융대란을 예고하고 있지만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할때 국정에 일대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혹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금융대란이 일어나면 대외자금이 빠져나갈 것이고 그러면 수출입에 커다란 차질을 가져올 것이며 서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정부의 대처 능력에도 문제가 있다. 장관들의 발표내용에 어제 한 말이 오늘 바뀌면서 추진력을 상실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면 국민들은 혼란이 가중될 것은 뻔한 일이다.이러한 문제들이 사회 각계 각층에 파급되기 전에 정부는 신속히 대처해서 사회갈등 해소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전통을 자랑하며 살아왔음을 상기할 때 세대차이와 보혁의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조화를 이룰 기회와 용기를 주어야 한다.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오는 불안감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식견이 필요하다. 많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여 부정적인 면은 설득하고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여유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환하고 탁 트인 미래를 예견하는 비전을 가지고 현재를 알차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국민들이 되어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백성이 되기를 기원한다./손장진(우석대 외국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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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1 23:02

[기고] 기상이변을 수수방관만 할것인가

칠월달 들어 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 현상 등 무더위로 잠을 설치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남해상에 머물며 소강상태를 보이는 사이 중국대륙의 열대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에는 불볕더위가,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난다고 말하고 있다.3일 전주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올들어 최고인 34.5도까지 치솟는 등 도내 대부분이 30도를 넘어서는 찜통더위가 계속되어 대다수의 시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극심한 피로감과 두통을 호소하는 등 열대야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살인적인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이란 남부 아바단에서는 3일낮 최고 기온이 53도까지 올라가는 살인더위와 극심한 가뭄으로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바단의 한 주민은 살인더위로 상점과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유럽 크로아티아는 살인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체 농지의 40%가 황폐화되고 농작물 피해가 500만 달러를 넘어서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본은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일주일째 계속 되면서 신칸센(新幹線)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주민 32명이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아프가니스탄에서는 50도를 넘는 불볕더위로 50여명이 숨졌으며 오염된 식수로 주민들이 장티푸스 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기상학자들은 고기압의 이상발달과 지구온난화 현상이 겹쳐 생긴 살인 더위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과학과 문명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이 주도해온 환경파괴의 「업보」가 인간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오고 있다. 세계 환경전문가들의 범정부모임인 IPCC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 ) 방출량이 100년 뒤에는 현재의 5배인 연간 345억t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2100년 지구온도는 지금보다 3.5도, 해수면 수위는 95cm올라 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럴 경우 해발이 높지 않은 상당수 해안도시와 섬이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내륙지방으로 몰려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만약 대기가 온실효과 가스로 계속 오염되면 21세기에는 최저 1도에서 5도의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많은 조사그룹이 예견하고 있다. 이 변화속도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장기적인 기후변화보다 약 10배가 큰 것이다. 예를 들면 최후 빙하기가 끝난 것은 50001만 5000년 전의 일이지만, 그 기간동안 지구는 겨우 5도밖에 따뜻해지지 않았다. 결국 1000년에 1도 정도 올라가는 비율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후 패턴이 생기면 세계의 많은 곳에서 농사를 지을수 없게 될 것이다.지구의 온난화로 기온이 2.5도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에선 쌀과 밀의 생산량이 각각 3%와 13%씩 줄고 감자 생산량도 7%감소할 것이라는 연구보고가 있다. 온실효과 가스의 최대 주범은 석탄과 석유등 화석연료의 연소때 생기는 이산화탄소이다. 전 지구적 기상재해를 유발하고 있는 엘리뇨, 라니냐현상과 사막화, 생명체의 무더기 멸종등의 원인이 모두 태양열을 흡수, 완충해주는 열대림의 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무분별한 벌채와 개발로 열대림이 점점 더 메말라 산불에 취약해지면서 열대림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숲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여 대기오염을 막아 준다. 따라서 숲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보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숲을 잘 가꾸어서 이산화탄소 흡수기능을 높여나가야 하겠다./서부지방산림관리청장 조 정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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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0 23:02

[기고] “망가지는 국토,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오늘날 지구촌 전체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988년 타임지는 그 해의 인물로 사람 대신 지구라는 혹성을 선정함으로써 지구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그것은 바로 환경문제이다. 그 실상은 지구환경보고서 1990에 이미 잘 나타나 있다. 그에 의하면 지구의 물리적 상태에 대한 변화를 토양유실, 산림지역의 감소, 목초지의 황폐화, 사막의 확장, 산성비, 오존층 파괴, 온실효과, 대기오염, 생물종(種)의 손실 등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외에도 산업화의 부산물인 독성물질의 처리, 폐기물 오염, 수질오염 등으로 지구촌 전체가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와같은 지구촌의 위기는 바로 생태학적 위기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제 지구촌 전체의 생태계는 그 스스로의 자정능력과 재생능력마저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그런데 인간들은 어찌하여 그토록 어리석고 무모한 짓을 거리낌없이 행하여 왔는가. 그것은 겨우 한치 앞 밖에 내다 볼 줄 모르는 인간들의 무지와 무절제한 탐욕과 교만이 결국 스스로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그같은 자승자박의 우(愚)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우리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어느덧 쓰레기 강산으로 변해가고 있고 푸른 국토는 도처에서 훼손잠식되어 가고 있다. 그 웅장하고 힘차게 뻗어있는 백두대간마저 어느새 무참히도 파괴되어가고 있다. 개발과 복지라는 허울좋은 각양각색의 명분앞에 우리의 국토는 하루가 다르게 더욱 망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녹지는 날이갈수록 줄어들고 푸른산은 상처투성이로 얼룩져 가고 있다. 온 강과 산야는 폐수와 쓰레기더미로 오염되어가고 있다. 이미 대기오염으로 찌든 회색빛 도심에서는 숨도 마음대로 크게 못쉴 정도가 되어 버렸고 아예 도시에서는 수돗물 조차 마음대로 마실 수 없어 새벽부터 물통들고 약수터 찾아가는 일이 매일 일과처럼 되어버렸다.더 잘 살아보자고 한 짓이 기껏 국토를 망가뜨리고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마저 가져왔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 일인가. 문득 노장(老莊)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지금으로부터 2천년이 넘는 춘추전국시대에 이미 그들은 오늘의 공해시대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을까. 인간의 인위적인 것을 부정하고 무위와 자연을 삶의 도덕적 표준으로 삼아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자연질서를 구가하던 그들의 사상과 삶의 지혜는 오늘의 공해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선견지명의 교훈이 아닐까.자연은 결코 정복이나 파괴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를 보전하고 그에 순응함이 삶의 지혜요 순리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도 자연계의 일부이며 자연을 파괴하게 되면 결국은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을 적절히 관리조작이용함으로써 인간의 삶의 질을 가일층 향상시킬 수 있다. 대체로 지금까지 인류는 그렇게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과 일방적인 조작으로 인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이 심히 훼손파괴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우리의 국토와 자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공동자산임과 동시에 우리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영원토록 함께 누리고 살아갈 삶의 터전이다.우리나라도 이미 1990년대 초에 환경정책기본법을 비롯 자연환경보전법과 수질환경보전법등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기본적인 법제도를 마련해 놓은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동안 법 운용을 어떻게 해 온 것인지 각종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파괴한 사례가 너무도 많았고 더욱이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부터 그같은 경향이 더욱 많아졌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지금은 비록 우리의 생활환경이 다소 불편할지라도 자연을 자연 그대로 최대한 보전하고자 하는 환경윤리적인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자연은 한번 훼손파괴되면 거의 영구적으로 그 회복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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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08 23:02

[기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정상회담을 보고서 나의 조그마한 독일에서의 경험이 혹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펜을 들게 되었다. 당일 TV를 시청하는 동안 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처럼 고대했던 통일이 머지않아 이루어지겠구나 하는 설레임에 빠졌을 것이다.그러나 곧이어 그토록 쉽게 풀려갈 수 있는 일들이 왜 그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는지 하고 혼란에 빠지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설레임과 혼란 속에서 방황하는 마음을 잘 가다듬을 수 있도록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나타난 몇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지난날 나는 주로 연구 목적으로 서너 차례에 걸쳐서 상당기간 서베를린에서 체재한 적이 있었다. 뮌헨에 있는 독일현대사연구소에서 1년 동안 독일의 분단에 대해 연구했고 또 독일이 통일된 후에는 교육부 지원으로 서베를린에서 독일의 통일을 연구한 바 있다.그리고 그 중간에 독일재단의 지원으로 '한국 전쟁이 독일의 재무장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연구하는 중에 분단 독일의 여러가지에 대해서 경험하게 되었다. 물론 연구에 열중하면서 지냈지만 세상, 특히 분단 하의 독일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기 위해서 자주 라디오를 켜게 되었다. 라디오를 켜면 역시 동독지역이라서인지 서베를린 방송보다는 동독 방송이 주를 이루는데 하나같이 서독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방이었다. 비방이 언짢은 정도를 지나쳐서 식상함과 혐오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다른 내용을 듣고자 채널을 돌려도 들리는 내용은 비슷하였다. 이 비방의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고 조직적이었다. 내가 비무장지대에서 밤낮 없이 들어왔던 북한의 비난방송보다 훨씬 더 했다. 그런데 서독의 방송을 듣고 신문을 보면 우리는 당신들의 험담과 비방에 개의치 않고 어렵게 살아가는 당신들을 도울 것이며 통일을 앞당기고자 한다는 이야기들이었다.그래서 특히 사민당의 브란트 수상 집권 이래 서독정부는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동독에 과감한 접근정책으로 동독에 대대적인 경제적 지원을 했을 뿐 아니라 서독인들의 동독방문시 일정한 액수 이상 동독 화폐로 환전해야 하는 일에 동의했고 동독인들의 서독 친척방문시에 여러 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왜 서독이 그렇게 많은 비방과 음해를 받으면서 인내와 함께 사랑을 베푸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내 독일은 통일되었다. 그것도 동독인들이 서독의 헌법을 받아들이겠다는 식의 흡수통일이 이루어졌다. 비록 험란한 날씨 속에서 뿌린 사랑의 씨앗이었지만 커다란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의 사랑은 불교의 해탈이나 유교의 효제보다 더 위대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따라서 김대통령의 평양방문은 커다란 역사적 의미를 지닌 용단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먼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과 동포애에서 비롯된 것이고 괴테가 말한대로 새로운 운명을 지어가는 신의 뜻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우리가 금번의 운명적 호기를 최대한 선용해서 남북의 동포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상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본다.그러나 정부와 국민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나타난 두 가지 중차대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 하나는 동독의 운명이 기로에 서 있을 때 동독의 집권자들은 프라하천안문 사태에서와 같이 무력진압으로 끝내 체제유지를 하려 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통일의 원동력으로서 동독인들이 여행, 인적교류, TV를 통해서 수준 높은 서독인들의 삶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또 서독인들의 삶을 몹시 부러워해서 서독에의 흡수통일을 원했다는 사실이다.결론적으로 우리는 북한을 돕고 협력하되 우리의 삶의 질을 꾸준히 높여야 만이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 통일이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이규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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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06 23:02

[기고] 흑백아닌 상생 논리 필요

어떤 작은 물고기는 조개가 잠시 입을 벌리는 때를 기다리다가 순식간에 조개의 입 속에 산란을 한다. 며칠 후 알이 부화하면 조개의 입이 벌어지는 순간, 새끼 물고기들이 물 밖으로 나와 하나의 생명체로서 일생을 살아간다.식물의 세계에서도 그와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큰나무에 더부살이 식물들이 줄기를 뻗쳐 높이 타고 올라와도 그냥 공생하면 그뿐이다.우리는 간혹 쉬운 단어를 오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틀리다(誤)다르다(異)가 대표적 이라고 할 만하다. 우선 상대되는 몇가지 어휘부터 살피면 이러하다. 틀리다(誤)는 맞다(正)와 상대되는 말이다. 다르다(異)는 같다(同)와 상대되는 어휘이다. 옳다(是)는 그르다(非)와 상대되는 단어이다.그 점에 있어서 내 동생은 나와 생각이 틀리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틀리다와 다르다를 혼동하여 잘못 사용하는 데는 까닭이 있다. 사회언어학적 측면에서 볼 때, 사회인의 의식 속에 배타적인 흑백 논리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알고 보면, 남자와 여자는 성별의 차이요, 전라도와 경상도는 오직 지역의 차이에 불과하다. 의약 분업에 대한 의사측과 약사측의 상이(相異)한 주장은 이해득실과 관련한 입장의 차이다.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생각이면 옳다고 순응하고 다른 생각일 때는 서로 반목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심상(心相)에는 배타적인 흑백 논리가 침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민족의 배타적 흑백 논리는 오랜 역사의 산물일지는 모른다. 조선시대의 사색당쟁, 일제 식민지 시대의 친일과 반일의 갈등, 해방 이후에 좌우익의 정치적 대립, 남북 분단과 625동족 전쟁, 3공화국 이후의 독재와 민주의 대결, 5공화국 이후의 정권 창출을 위한 지역 대결구도, 이러한 것들이야말로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배타적 흑백 논리에 익숙하게 만든 역사적 기반이었다고 할 것이다.나와 생각, 견해, 느낌, 사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틀린 것도 더더욱 아니다. 동일한 상황에서 틀리다고 표현하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 생각, 견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의 발언이요, 다르다고 표현하는 것은 상대방의 그것을 인정하려는 성향의 언명이다.새로운 한 세기를 시작하는 오늘날 직업적지역적사상적종교적민족적 일치와 화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나와 다르다고 말하고 상대방을 인정하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것은 시대적인 요청이다.스승 사(師)자가 들어 있는 직업은 그리 많지않다. 스승은 자기 희생으로 다른 이를 구제할 수 있고 가르칠 수 있는 분들이다. 어진 마음이 없는 스승은 이미 스승일 수 없다. 요컨대 병들고 죽어 가는 국민을 치유하는 의사와 약사는 스승으로서 돈 잘 버는 분이 아닌 존경받는 분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젊었을 때, 무엇을 위해서 의과대학과 약학대학에 입학했는가를 다시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일이다.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숭고하고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다. 세속에는 이런 말이 있다. 불인(不仁)한 의사는 인간의 육신을 죽이고, 불인한 목사는 인간의 영혼을 죽인다. 모름지기 백성의 건강과 생명을 맡고 있는 의사와 약사는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고 국민도 살리고 자신들도 살릴 수 있는 상생(相生)의 장에 들어서야 한다. 지금의 살생은 앞으로의 상생을 위한 시련쯤으로 보고 싶다. 지금 이 시대는 배타적인 흑백 논리를 벗어나서 서로를 인정하는 상생의 논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종국(정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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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01 23:02

[기고] 가치관 정립과 인성교육

교육에 대한 열기가 높기로는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견줄만한 수준에 있는 한국인들은 세계 2백50여 국가 중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면서도 한민족 특유의 근면성과 순발력 , 우수한 두뇌 그리고 하면 된다는 불도저 정신을 가동하여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힘차게 뛰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현실은 핑크빛 유토피아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무질서가 난무하면서 사람들은 강한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으며 상대를 배려하거나 의식하지 않는 양보정신의 결여와 분수 모르는 소비정신, 고학력만을 추구하는 허울의식, 위축된 자존심 그리고 자기의 양심 조차 돈과 쾌락을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버리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지금 우리 주변에서는 진실로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맑고도 밝은 정감(情感)이 넘치는 정의사회구현은 인류의 희망사항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양심없는 쾌락만을 좇으려는 일부 기성세대들과 가진 사람들, 그리고 배운 사람들에게 원칙과 도덕의 정신을 갖고 슬기를 모아 달라고 주문한다.대화가 있는 가정교육이 절실하다.우리나라 교육현실의 이면을 보면 과외비용은 세계에서 제일이면서도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성 회복의 참교육을 외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민족 해방 이후 이 나라의 선지자 또는 지도자들이 맨 먼저 부르짖은 것은 문맹타파 운동이었다. 그래서 많은 학교가 세워졌고,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전답도 마다않고 파는 부모들의 눈물어린 교육열정은 문맹률을 세계에서 가장 낮게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대가로 우리의 자녀들은 행복이라는 길 위로 올라 설 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지식수준이 매우 높아진 반면, 상대적으로 교양과 사회윤리는 실종돼 해괴망측한 사건들이 뉴스의 단골 메뉴로 오르내리고 있다.교육의 목적은 잘 모르는 것을 깨우쳐서 알게 해주고, 잘못된 언행과 생각을 바르게 지도하여 반복되지 않도록 하며, 잘하는 일은 더욱 잘하도록 칭찬하고, 게으르거나 도가 지나치지 않게 하면서 매사에 적극적이고도 합리적인 사고를 기르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가정은 무조건 식의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왜 그래야만 하는가를 설명하는 대화를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시비(是非)와 흑백을 가려주면서 본인의 판단력을 길러주는 교육과, 냉엄한 사회의 구조 속에서 적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더불어 지식과 교양을 병행하는 전인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돼야 한다.일류만을 고집하는 우리 모두의 아집. '나'만을 생각하며 '너'는 버리는 공존의식의 실종, 개인과 집단이기주의의 팽배 등은 대리만족을 찾는 부모들의 편협과 과잉보호 속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우리들 가정은 칭찬의 거름을 아낌없이 뿌리는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더욱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가치관 정립의 혼돈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성(人性)은 7세 이전에 거의 형성된다고 한다. 굽은 나무는 어릴 때 바로 잡아 주지 못하고 때를 놓치면 치유가 불가능해지는 법이다.교육은 학교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교육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유아기로부터 중등교육을 받는 10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인간관계의 현장이 바로 가정이다. 한 사람의 인간됨에 가정보다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곳은 없을 것이며 시기적으로 보더라도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결정적 환경조건이 된다. 부모는 생육(生育) 양육(養育) 교육을 해내야 하는 의무와 권한이 있지 않은가. 그러기 위해서는 사랑과 질타가 병행되는 참교육이 필요하며, 그래야만 진정으로 자기의 사랑스런 자녀로 자랄 것이다. 타인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모가 난 편협된 성격이라면 부모가 바라는 자녀의 모습이 아니지 않은가. 인성은 지식과는 달리 말이나 글로 교육되지 않고 부모의 언행 하나 하나에 의해서 형성된다. 바른 교육관이 세워져 있지 않은 가정에서는 부모가 바라는 훌륭한 자녀가 양육되지 않을 것이다.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질서가 주는 사회혼란과 상식과 윤리와 도덕을 벗어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이 어디엔가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인격을 갖춘,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 질 때, 공동체 의식이 확립 될 것이며, 이 사회에는 정신적 물질적 풍요로움이 함께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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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6.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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