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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에 매몰된 전북, 그러나 도약할 전북

전북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이상할 정도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본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의 언어는 넘쳐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전북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는 늘 격렬했지만, 산업과 일자리, 인구와 재정의 구조는 오히려 더 취약해졌다. 문제는 정치가 없어서가 아니다. 전북의 문제는 정치가 너무 많았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전북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전북을 정치에 매몰시킬 것인가, 아니면 정치를 도구로 삼아 전북을 발전시킬 것인가. 그동안 전북의 정치는 ‘누가 이기느냐’에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 정책은 선거를 위한 장식이 되었고, 지역의 현안은 중앙 정치의 논리 속에서 소비되었다. 선거 때마다 거창한 약속은 쏟아졌지만, 임기 중반이 지나면 책임지는 주체는 흐려졌다. 정치는 남았지만 성과는 남지 않았다. 이 구조가 반복되는 동안 전북은 인구 감소, 산업 공백, 청년 유출이라는 삼중의 위기에 직면했다. 농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농업만으로 지역의 미래를 지탱하기는 어렵다. 제조업은 약화되었고, 신산업은 구호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는 치열했지만, 전북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실패해 왔다. 이제는 정치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정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정치의 성과는 선거 승리가 아니라, 산업이 만들어졌는지, 일자리가 늘었는지, 지역에 사람이 남았는지로 평가되어야 한다. 전북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정책의 실행 구조’다. 국가사업을 얼마나 따왔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전북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었는지를 따져야 한다. 대규모 예산 유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지역 기업과 노동, 청년에게 어떻게 귀속되는가이다. 정치가 앞에 서는 방식이 아니라, 정치가 뒤에서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전북이 중앙 정치의 ‘안전한 지역’으로 소비되어 온 현실이다. 선거 결과가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는 이유로, 전북은 정책 실험과 도전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왔다. 정치적 안정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정이 아니라 정체에 가깝다. 이제 전북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지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재정과 권한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정치는 그 설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정치가 앞에 나서 박수를 받는 동안, 지역의 문제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정치가 강해졌다고 느껴질수록, 전북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더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전북은 정치의 무대가 아니다. 전북은 정치가 봉사해야 할 대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치가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정치다. 정치가 전북을 소모시키는 구조를 끝내고, 정치가 전북의 산업과 일자리, 미래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쓰일 수 있을지, 그 선택의 책임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있다. 전북을 정치에 매몰시킬 것인가, 정치를 이용해 전북을 발전시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전북의 10년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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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3 18:35

[기고]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26년의 기적

전주 노송동에서 시작된 이름 없는 선행이 올해로 26년째 이어지며 대한민국 나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얼굴 없는 천사라 불리는 이 기부자는 2000년 말, 노송동 주민센터 근처에 성금을 놓고 홀연히 사라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연말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해왔다. 이름도, 얼굴도 드러내지 않은 채 이어온 고귀한 발걸음은 이제 전주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상징하는 나눔의 고유 명사가 되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사회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천사의 나눔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국민에게 우리는 여전히 함께 살아가고 있다 라는 강한 연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성금을 기탁하며 약속을 지켰다. 작은 울림으로 시작된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사회적 자본 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보이지 않는 손길이 수만 명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으며, 대한민국 기부 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역사적 사건 이라고 말한다. 천사의 정신은 노송동을 천사마을 이라는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최근에는 그의 선행을 기리는 현대 아너 상 수상과 함께 주민들이 음식을 나누는 전주시 함께 주방 1호가 탄생하는 등 나눔이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천사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한 천사 기념관 착공이 예정되어 기대를 모은다.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국민이 나눔의 가치를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자 공동체 회복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는 개인의 선행을 사회적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고 나눔 문화를 제도화하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해석된다.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26년간 보여준 것은 금액이 아니라 진심 이었다. 이름 없는 기부자가 남긴 흔적은 우리 사회의 가장 빛나는 자산이 되었으며, 수많은 시민이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크고 작은 기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천사님,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따뜻함 덕분에 세상이 살맛 납니다 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국민적 지지는 천사의 정신이 결코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소중한 유산임을 증명한다. 많은 이들은 천사의 26년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대한민국 나눔 문화의 역사이자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라며, 천사 기념관이 완공되면 그의 정신은 후대에 더욱 깊이 각인될 것 이라고 강조한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여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 있으며, 대한민국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름 없는 천사가 남긴 26년의 발걸음은 이제 국민 모두가 함께 써 내려가는 희망의 이야기다. 그의 보이지 않는 손길은 오늘도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어루만지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의 끈이 되고 있다. 단비 같은 소식을 접하면서 이어지는 국민의 응원은 또 다른 기적을 낳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발걸음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희망의 씨앗이 되어 대한민국 곳곳에 퍼지고 있으며, 나눔의 정신은 앞으로도 세대를 넘어 따뜻한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 노동식 얼굴 없는 천사축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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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2 18:43

[기고] 새만금에 ‘금융의 고속도로’를 만들자

새만금 사업이 첫 삽을 뜬 지 강산이 세 번이나 변했다. 3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새만금의 시계는 여전히 더디게만 간다. 매립률은 40%에 머물러 있고, 도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희망고문’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는 그동안 바다를 메워‘땅’을 만드는 데만 몰두했다. 하지만 땅이 있다고 도시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사람의 몸에 피가 돌아야 생명이 유지되듯, 도시가 살아 움직이려면‘자본(돈)’이라는 혈액이 끊임없이 돌아야 한다. 지금 새만금은 거대한 몸집은 갖췄지만, 혈관이 막혀 피가 돌지 않는 동맥경화 상태다. 그 혈관을 막고 있는 찌꺼기는 바로 낡은 ‘규제’다. 현재 전 세계의 자본은 넘쳐나는데, 이 돈이 새만금으로 들어오려면 복잡한 환전 절차와 까다로운 외환 신고라는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글로벌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망설이고 싱가포르나 상하이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 흙으로 땅을 메우는 토목 공사를 넘어, 자본이 흐르는‘금융의 고속도로’를 뚫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두 가지 디지털 금융 혁신안을 제안한다. 첫째, 새만금에 ‘금융 하이패스’인 SGIA(새만금 글로벌 투자 계좌)를 도입하자. 쉽게 말해, 외국 기업이 달러나 유로화, 위앤화를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와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은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수수료를 내고, 돈을 쓸 때마다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마다 차를 세우고 검문하는 격이다. SGIA는 새만금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큼은 이런 절차를 생략해 주는‘전용 차로’다. 환전 비용이 없고 자금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막혀 있던 글로벌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올 것이다. 상하이는 이미 이 방식으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를 유치했다. 둘째, STO(토큰 증권)를 통해 도민과 이익을 나누자. 새만금에는 조력발전소나 태양광 단지, 수변도시 같은 거대 인프라가 들어선다. 여기에 들어가는 수조 원의 돈을 언제까지 나랏돈(세금)에만 의존할 것인가? STO는 이 거대한 자산을 아주 작은 ‘디지털 조각’으로 나누는 기술이다. 마치 피자 한 판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듯, 1조 원짜리 발전소를 10만 원, 100만 원 단위의 조각으로 나누어 파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 투자자는 물론, 우리 전북도민들도 커피 한 잔 값으로 발전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발전소가 돌아가 전기를 팔면, 그 수익은 꼬박꼬박 도민들의 지갑으로 들어오는‘연금’이 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도민 참여형 개발’이다. 일각에서는 전주의 금융중심지와 기능이 겹치지 않느냐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기우다.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돈을 굴리는 ‘두뇌’라면, 새만금은 그 돈이 투자될 실물 자산을 만드는 ‘심장’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할 투자처를 새만금이 만들어 공급하는 구조니, 오히려 환상의 짝꿍이 되는 셈이다. 정부에 간곡히 요청한다. 법을 뜯어고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새만금 산업단지를 ‘금융 규제 샌드박스’지역으로 지정해 달라. 아이들이 모래 놀이터(샌드박스)에서 자유롭게 놀듯, 새만금에서만큼은 기존 규제를 면제해 달라는 것이다. 땅은 이미 넓게 닦여 있다. 이제 그 위에 금융이라는 고속도로만 깔면 된다. SGIA로 뚫린 길을 따라 전 세계의 돈이 들어오고, STO라는 그릇에 담긴 과실을 도민들이 함께 나누는 미래. 그것이 35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새만금을 다시 뛰게 할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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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1 18:58

[기고] 애그테크로 여는 전북농업의 대전환, 지금이 골든타임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병해충 발생 주기는 짧아졌으며, 국제 곡물가격은 지정학적 충돌이나 물류 차질 같은 작은 외부 충격에도 크게 요동친다. 농업은 더 이상 특정 산업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안보, 지역의 존립과 직결된 핵심 기반이 됐다. 전북 농업 역시 이 거대한 전환의 한복판에 서 있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정체된 농업소득, 디지털 전환의 지체는 이제 미룰 수 없는 구조적 과제가 됐다. 이 위기의 해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애그테크(Ag-Tech)다. 애그테크는 농업과 첨단기술의 결합을 뜻하지만, 단순히 스마트기기나 자동화 설비를 농가에 보급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가공·유통·소비에 이르는 농업 전 과정을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로 다시 설계하는 전면적 전환이다. 드론과 센서로 작물 생육을 실시간 진단하고, 인공지능이 병해충 발생 가능성과 수확 시기를 예측한다. 유통 단계에서는 수요와 가격을 사전에 계산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손실을 최소화한다. 농 업은 더 이상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판단을 보조하는 산업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면 변화의 속도와 깊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AI는 애그테크를 움직이는 ‘두뇌’이고, 애그테크는 AI가 작동하는 ‘몸체’다. 이 둘을 결합한 Ag-Tech AX는 농업을 예측·판단·자동화 기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플랫폼이다. 중요한 점은 기술이 농업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도록 의사결정을 돕는 데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배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는 기술 혁신이 바로 애그테크 AX다. 그렇다면 이 대전환의 무대는 어디가 되어야 할까. 답은 전북이다. 전북은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서 AX(Physical-AI) 기반 대규모 연구·실증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전북이 애그테크에 필요한 다섯 가지 핵심 기반, 즉 생산·가공·장비·연구·인력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지역이라는 점이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남원 스마트농업육성지구, 장수 공공형 수직농장으로 이어지는 ‘스마트농업 삼각벨트’는 실증-데이터-교육-창업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촌진흥청, 다수의 생명·식품 연구기관이 더해지며 농업 전주기 산업 생태계가 이미 작동 중이다. 이제 전북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연결하고, 실행하고,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장비 중심의 지원을 넘어 농업데이터를 통합·표준화하고, AI 실증을 현장으로 과감히 확산해야 한다. 기술이 연구실과 시범단계에 머물지 않도록 식품·바이오·유통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장과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농업을 보호와 보조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청년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전북이 이 길을 먼저 간다면 대한민국 농업의 방향도 함께 바뀔 것이다. “AI가 설계하고, 데이터가 실행하며, 사람이 완성한다.” 전북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김창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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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서
  • 2026.01.07 18:51

[기고]군산조선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군산조선소는 단순히 한 기업의 자산이 아니다. 전북 제조업의 뿌리이자,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지탱해 온 전략적 거점이다. 그럼에도 군산조선소 전면 재가동은 지지부진하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기업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의 태도가 아니다. 정치는 어려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해법을 찾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다시 논의할 수 있는 분명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이 조선산업 부흥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한·미 조선협력,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때문이다. 미국은 대규모 전함과 특수선을 신속하게 건조할 수 있는 동맹국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 과정에서 즉각적인 대량 생산 역량을 갖춘 나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군산은 특별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대형 조선소 인프라가 그대로 남아 있고, 항만과 물류 여건도 뛰어나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기반까지 갖춘 곳은, 군산이 거의 유일하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속도·안정성·공급망 연계’라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기지로 군산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제 군산조선소는 해운 경기의 오르내림에 따라 가동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가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본적인 가동 물량을 확보하고, 특수선과 친환경 선박, 공공선박 발주를 연계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군산조선소를 ‘경기 의존형 조선소’가 아니라, 국가 조선산업을 떠받치는 전략적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지역 지원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조선산업 전체의 안전판을 하나 더 확보하는 국가 전략의 문제다.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현재 군산조선소의 정상적인 재가동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매각 역시 하나의 정책적 선택지로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돌리느냐’다. 정부와 지자체가 중재자로 나서 인수 조건을 설계하고, 공공 물량과 정책 금융을 묶은 종합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면 재가동 시점은 충분히 앞당길 수 있다. 이미 한·미 통상·투자 협력 패키지에는 1500억불(209조원) 규모의 조선산업 전용 펀드가 마련돼 있다. 이 자금은 우리 기업의 조선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쓰이도록 설계돼 있다. 정부의 결단만 있다면,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산업 전환에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군산조선소 문제에 대해 정부가 수주를 조정하고 공공 발주를 활용하면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과 안보, 산업 전략을 결합한 해법 제시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답해야 할 때다. 필자는 ‘군산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가스가(GASGA)’ 프로젝트를 제안해 왔다. 가스가는 해운·조선산업의 재도약과 재생에너지 신산업을 함께 키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군산조선소다. 더 이상 기대만 부풀리는 정치가 아니라 방치된 현실을 끝내기 위해, 끝까지 책임 있게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을 요구해 나갈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 마스가 프로젝트, 친환경선 확산이라는 시대 흐름과 함께하며, 군산조선소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일에 집중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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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6 18:44

[기고] 새만금 희망고문을 넘어, 진짜 희망으로 날아오르길

전북도민에겐 새만금이란 애증의 대상이다. 낙후된 전북을 발전시킬 희망이 되고자 했으나, 더딘 개발과 잦은 계획 변경으로 희망고문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1987년 정부가 ‘새만금 간척 종합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만금의 역사는 시작됐지만, 현재 전체 공정률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태로 그 끝이 언제일지는 며느리도 모르는 일이 되어버렸다.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를 받으며, 새만금 개발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와 쇄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확실한 실현과 속도라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말보다는 성과로, 정치적 구호보다 경제적 실체를 추구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알기에 전북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역대 정권이 새만금의 속도감 있는 개발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던 것처럼 새만금 사업의 막힌 맥을 뚫고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가 통 큰 결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 필자가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조성계획을 취소하고 새만금에 삼성반도체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는 전북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송전선로 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미래산업의 성장동력 확보, 이재명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토균형발전 추진 등 일거삼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하기 위해 호남과 동해안 등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장거리 고압 송전선로가 추진되고 있는데,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여러 지역 주민의 환경・생활권 침해 등의 문제로 국가적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 수도권 1극 체제로 인구・자원 집중, 지방 소멸, 도시 문제가 매우 심각한 데,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으로 집중하겠다는 것을 1극 체제의 확장으로 대한민국을 망치는 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공장과 100개 이상의 협력기업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량은 16GW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1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초고압 송전선로를 세워 전국에서 전기를 끌어모아도 ‘전압안정도’ 문제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반면, 새만금은 반도체 산업에 필수요소인 풍부한 물이 있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도 없으며, 지역 주민의 반발 역시 없다. 최적의 입지가 아닌가? 특히, 삼성은 과거 새만금 투자를 약속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삼성반도체 공장의 새만금 유치는 지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이 할 수는 없겠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엄청난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새만금을 전북도민의 희망고문을 넘어 진짜 희망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지역 타운홀 미팅이 내년으로 미뤄져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새만금을 RE100 국가산단으로 지정하고 삼성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것을 대통령에게 제안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새해에 도민께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최형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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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5 17:46

[기고] 완주전주 행정통합 반대에서 결단으로… 우리 세대의 책임을 말한다

필자는 과거 전주–완주 행정통합에 대해 신중한 반대 입장에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필자의 입장은 분명했습니다. 명확한 산업 유치와 실질적 근거 없이 이뤄지는 통합은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행정통합 그 자체”가 아니라, 피지컬 AI 유치를 전제로 통합을 재논의하자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한바 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틀리지 않았다고 봅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전제가 현실의 문 앞까지 와 있다는 점입니다. 피지컬 AI는 더 이상 막연한 미래 산업이 아닙니다. 로봇·자율주행·스마트공장으로 대표되는 이 산업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국가 간·지역 간 유치 경쟁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 산업은 분명히 말합니다. “통합된 도시 구조가 아니면 오지 않겠다”고. 이 지점에서 필자는 다시 고민했습니다. 완주군민으로서, 부모로서, 그리고 이 지역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둔 한 세대로서 말입니다. 행정통합의 결정권은 분명 군민에게 있습니다. 그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분명한 사실도 있습니다. 그 결정으로 인한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 세대가 진다는 점입니다. 통합이 무산된다면 피지컬 AI가 완주로 온다는 보장도 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국책사업 공모에서 경쟁력을 잃고, 민간 투자는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피지컬 AI 거점 유치가 무산될 경우, 지역은 연간 5천억~1조 원 규모의 성장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지 않으면 청년 순유출은 계속되고, 그 부담은 다음 세대가 아니라 지금의 아이들이 그대로 떠안게 됩니다. 완주는 그동안 늘 성실했습니다. 산업 부지를 내주고, 공장을 품고, 지역의 부담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결정권과 미래 설계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이 구조가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완주는 또다시 “가능성은 있지만 기회는 남의 도시에서 결정되어지는 지역”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전충남행정통합과 광주전남의 통합논의를 지켜보면 알 수 있듯이 완주전주행정통합은 완주를 지우는 선택이 아닙니다. 피지컬 AI라는 구체적 목표 아래에서 이뤄지는 통합은, 완주를 산업의 중심축으로 세우는 선택입니다. 더 큰 행정력, 더 강한 협상력,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드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입장을 바꿨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결정이 “인기 없는 선택일 수는 있어도, 무책임한 선택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결정은 군민의 몫입니다. 다만 필자는 우리 세대가 최소한 이렇게 말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알고도 외면하지 않았고, 불이익을 알면서도 침묵하지 않았다”고. 우리 아이들이 훗날 묻는다면, “왜 그때 아무도 책임지는 선택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오늘의 이 선택으로 답하고 싶습니다. 욕먹을 각오로, 우리 자식들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고. 김정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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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4 20:03

[기고] 새만금에 마이스 신산업유치 절실

새만금사업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마이스(MICE) 신산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반도 서해안의 광활한 공간, 새만금 사업이 시작된 지 35년이 되었지만 지지부진 전북 도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만 안겨주는 등 희망 고문에 닫혀있다. 8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기필코 획기적 공사를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으나 대형국가프로젝트로 국책사업이라는 명칭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직 완공에 대한 불확실한 실정이다. 세계는 초고속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고 있으나 새만금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제는 대 전환의 변곡점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새해인 2026년는 새만금 신항이 5만 톤급 2선석 규모로 개항을 앞두고 있고, 크루즈 기항 준비도 본격화되고 있다. 새만금 신공항은 착공을 위한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며 마지막 단계를 통과하고 있다. 철도·항만·공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Tri-Port 시스템’이 동시에 갖춰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현재의 진행 상황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께서 지적했지만 실질적인 개발계획의 속도있는 개발진행이 절실한 실정이나 예산지원 등 그를 뒷받침할 예산이 따르지 못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새만금은 단순한 지역개발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지도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들끓는 여론이다. 이를 극복함은 물론, 새만금의 본질적 개발을 더욱 뒷 받침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신산업으로 주목받을 글로벌 복합리조트 마이스 신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신속성과 새만금을 세계적인 마이스 신산업으로 육성하면 고군산군도의 관광성 개발과 함께 맘 모스 신산업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지배적 여론이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회생을 위해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국가 프로젝트였다. 오늘날 지역 재정을 회생시킨 대표적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새만금 역시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견해이다. 한때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중심 중 하나로 기대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가동 중단을 겪으며 지역 경제가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현재 일부 블록 생산은 전북도와 군산시의 인건비·운반비 보조금에 의존해 유지되는 상태다. 보조금이 끝나면 다시 멈출 수 있다는 불안이 상존한다.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은 이미 철수했고, 군산시는 정부가 지정한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이 지역에 새로운 산업을 심지 않으면 서해안 경제벨트의 핵심 축 하나가 영구히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새만금은 이제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산업이 아니라 외화를 벌어들이고 외화 유출을 막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해답이 바로 마이스 산업과 글로벌 복합리조트 산업이 유력한 사업으로 진단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구조적으로 관광수지 적자국이다. 국민은 해외로 나가 소비 천국을 이루어도 외국인은 한국을 찾지 않는 경향이 많다. 그 사이 일본은 전국적으로 복합리조트를 추진하며 관광수지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일본 오사카,·도쿄 등지에서 호텔·컨벤션·카지노가 결합 된 도시형 리조트가 29년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경제회복의 길을 찾고 있다. 한국은 아무 대비 없이 시간을 보내면 한국의 외화가 일본으로 흘러가는 구조는 더욱 심화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새만금에 국가 전략산업으로 마이스 신산업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새만금특별법 일부 수정하면 된다. 지역의 공간으로는 광활한 새만금 땅뿐이다. 특히 산업구조 적합성으로 중요한 공항, 항만, 철도 등 3축이 형성됨으로 인해 새로운 랜드마크, 비즈니스 산업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스 신산업이 새만금 부흥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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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01 17:09

[기고]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사퇴에 따른, 동학 서훈 입법에 대한 대책

2025년 12월 30일 연말 선물치곤 조금은 감당하기 힘든 선물이 도착하였다. 그건 바로 김병기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격 사퇴하였다는 소식이다. 김병기 원내대표의 사퇴는 곧바로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장군 등 동학 서훈 독립유공자 국회 입법에 차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국민연대(상임대표 박용규)’를 중심으로 동학·천도교 단체 등이 수년간 국회를 통한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 입법을 노력해왔었다.20대 국회에서 유성엽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이정문 의원이 ‘독립유공자법 일부개정법률안’(2022.4.12)을 대표 발의(공동 발의자 60인)하였고, 윤준병 의원이 ‘동학농민명예회복법 일부개정법률안’(2023.2.22)을 대표 발의하였다. 2023년 9월 19일 문체위 소위에서 법안이 통과되었다.22대 국회에서, 윤준병 의원이 ‘동학농민명예회복법 일부개정법률안’(2024.7.29.)을 대표 발의하였고, 강준현 의원(2024.9.26. 공동발의자 54인.)·민형배 의원(2024.7.8.)·윤준병 의원(2024.7.29.)에 의해 ‘독립유공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3개가 대표 발의되었다. 특히 지난 9월 2일 동학농민혁명 단체대표단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과과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고, 또한 지난 11월 14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도 간담회를 개최했었다. 그 결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장관들의 자세와 다른 전향적인 모습을 보았고, 민주당 역시 되지도 않던 여야합의를 주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론 즉 패스트트랙(법안신속처리)을 공개 약속했었다. 이렇게 동학 서훈에 대한 결정적 시점을 코앞에 두고 김병기 원내대표가 사퇴함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나 하는 우려이다. 그래서 그동안 동학 서훈 입법을 적극 추진 했던 전북출신 국회의원들과 긴급 전화통화 및 좌담회를 가졌다. 지난 김병기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추진했던 안호영 의원과 진성준 의원은,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현재 추진 중인 당론과 패스트랙을 변함 없이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또한 국회에 동학 서훈 독립유공자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윤준병 의원과 평소 동학 서훈 입법에 적극적이었던 정동영 의원, 김윤덕 의원, 한병도 의원, 이원택 의원, 신영대 의원, 박희승 의원, 이성윤 의원 역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리고 전북 출신은 아니지만 그동안 동학 서훈 입법에 대표 발의한 이정문 의원, 강준현 의원, 민형배 의원, 박수현 의원 등의 큰 역할과, 또한 동학 서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우원식 국회의장, 김교흥 의원 등 60여 명의 국회의원들의 역할 또한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필자가 지난 12월 17일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합니다.’란 제목으로 ‘이재명 대통령께 보낸 공개 서한’을 모 언론매체에 발표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동학 서훈 독립유공자 서훈 입법 과정에 결정적인 중심축이었던 김병기 원내대표가 전격 사퇴하는 상황에서, 앞서 거론한 대통령, 국회의장, 국가보훈부 장관과 국회 입법에 앞장섰던 의원들의 역할에 다시 기대와 적극적인 자세를 건의하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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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30 18:44

[기고] 마음이 고와야, 말과 행실도 곱다

우리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감성적 존재이다. 필자는 정신면에 있어 마음(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체에는 여러 가지 이름의 장기가 존재하는데, 그중에 심장(心臟)이 있다, 심장은 인간의 모든 장기를 생존하게 하면서, 다른 장기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더더욱 중요한 장기이다. 또한 모양새가 묘하게 마음 심(心)자 모양으로 생겼다, 심장은 우리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장기임이 틀림없으며, 우리의 느낌과 감정이 발생하는 중심기관으로 기쁨, 슬픔, 분노, 사랑 등이 생기는 곳이다. 심장은 우리의 모든 행위의 근본(씨앗)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우리 속담에 “속마음은 얼굴에 나타난다”고 한다, 즉 표정과 태도로 이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또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속담도 있는데, 의지가 있으면 이루어 진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율곡 이이는 “마음을 바르게 하면 세상이 바르다”라고 설파했고, 가수 남진이 부른 노래 중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하는 가사를 보더라도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가 아니고, 마음이 고와야 우선 여자라고 하고 있어,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불가에서 인간수양의 중심사상으로 삼고 있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이 세상 모든 현상은 오직 마음(心)이 지어낸다고 하고 있다. 즉 마음이 지어낸다는 것은, 우리의 언행(言行) 사유가 세상의 고통을 만들어내는 원인이라고 보고, 마음을 정화하면 고통과 번뇌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수행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또한 인간에게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신적 수양을 위하여 마인드 컨트롤, 즉 자신의 생각과 감정, 욕망, 충동 등을 의식적으로 통제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이성적인 판단으로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신적 근원인 마음이 바람직하게 정해지면, 마음의 작용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한자 생각 사(思)자를 보면 밭 전(田) 밑에 마음 심(心)으로 되어있다. 생각은 인간 정신의 마음이 중심적 기능으로 행동의 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하였다. 올바른 생각은 인간을 성숙시키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생각은 또 우리의 입을 통하여 말로 표출하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우리의 말과 행동은 그냥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근원이 되어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이 말을 탄생시키고, 말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善循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른 마음(正心)이 바른 생각(正思)을, 바른 생각은 바른 말(正言)을, 바른 말은 바른 행동(正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수양을 통하여 마음을 잘 정화하면, 바른 마음으로, 마음이 곱게 다듬어지고, 또 행실도 고와지게 되며 밝고 아름답고 안정된 사회가 이룩되어 국가 전체가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조성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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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9 17:02

[기고]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2026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된다. 이는 급속히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의료·요양·복지 서비스의 단절을 해소하고, 노인과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적 기반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이미 전체의 25%를 넘어선 현실에서, 고혈압·당뇨·치매 등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이 증가하면서 단일 서비스만으로는 건강과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료·복지·생활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돌봄 체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로 다가온다. 2023년 기준 45세 이상 성인의 복합질환 유병률은 약 35.6%, 65세 이상에서는 54.9~66.7%로 절반 이상이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85세 이상에서는 80% 이상이 복합질환자로 보고된다. 이러한 복합질환의 구조적 문제는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의료비 증가, 병원 이용률 상승, 사망률 증가 등 사회적 부담으로 연결된다. 이는 단순히 치료 중심의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며, 생활 전반을 고려한 통합 돌봄의 필요성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이 가운데 간호사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이다. 투약과 처치뿐 아니라 영양·운동 지도, 복약 상담, 정신적 지지, 가족 교육, 지역자원 연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통합 돌봄을 수행할 수 있으며, 특히 방문간호와 케어 코디네이터 제도가 강화될 경우, 의료와 돌봄을 잇는 핵심 연결자(hub)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돌봄 제공을 넘어, 환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일본은 2012년부터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행하며, 의료·간호·복지·주거·예방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묶고, 노인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 돌봄을 지향하고 있다. 이 안에서 간호사는 다직종 협력의 중심에서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며, 지역 돌봄의 질을 조정하는 조정자(coordinator)로 인정받는다. 즉 간호사는 단순한 의료인 역할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 돌봄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주체로 활동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도적 틀 속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아직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았다. 돌봄통합지원법이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고, 지역사회 기반 간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또한 복합질환 노인과 장애인의 다양한 요구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돌봄 전문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간호사는 의료와 복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선으로 돌봄을 제공하고, 현장에서 돌봄의 질을 높이는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다. 돌봄통합지원법의 성공은 설계가 아닌 실행에 달려 있다. 현장의 간호사가 전문성과 통합적 시선을 바탕으로 돌봄을 수행할 때 비로소 제도의 의미가 살아난다. 돌봄의 질은 결국 간호의 품질에서 비롯된다. 간호사가 돌봄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이며, 법 시행 이후 지역사회에서 실제로 구현되어야 할 핵심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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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8 18:57

[기고]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 운영, ‘팔길이원칙’은 지켜지고 있는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은 예산절감을 이유로 공간을 이전한 뒤 새롭게 적용된 대관 규정과 운영방식이 공공미술관의 기본 원칙인 작가 중심성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서울 분관의 대관 절차는 행정심사와 서류심사, 대면 인터뷰, 간담회 참석, 전시 일정의 무작위 추첨, 평론가 1:1 매칭 등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 이미지와 작가의 활동 이력만으로도 판단 가능한 비교적 단순한 대관 행정에 다층적인 절차가 도입되면서, 작가에게 상당한 시간적·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학예연구직, 미술평론가, 독립 큐레이터 등으로 구성된 다수의 심사위원 앞에서 작가가 직접 출석해 대면 인터뷰에 필수적으로 응해야 하는 구조는 작품 자체보다 설명 능력이나 구술 방식 등 작품 외적 요소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영국예술평의회가 채택한 ‘팔길이 원칙’은 공공기관이 예술을 지원하되, 예술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김대중 정부도 문화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인전 대관 과정에서 대면 인터뷰를 포함한 다층적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제도적 검토가 요구된다. 대관심사의 목적은 미술관의 공공성과 품격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검증에 있어야 하며, 작가의 사유체계나 미학적 관점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 평론가 1:1 매칭 제도 또한 작가의 선택권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작가의 선택에 의한 평론가 참여를 전제로 그에 따른 재정지원 방식을 설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간담회 역시 절차의 필요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전시장 사용에 관한 주의사항이나 행정적 안내는 서면이나 온라인 방식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반복적인 대면 절차는 작가에게 불필요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시 일정의 무작위 추첨 방식 또한 공정성 확보라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작가마다 서로 다른 작업 규모와 준비 기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추첨에 기반한 공정성은 조건이 동일할 때 의미를 갖는다. 과거 서울분관이 운영해왔던 작가의 희망 일정을 바탕으로 협의하고 조율하는 방식은 작가의 시간계획을 고려한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운영 사례였다. 대관 일정 공고 시점 역시 작가의 창작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차기 연도 대관 계획을 당해 연도 초에 공고하고, 늦어도 4월 말 이전에 확정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전시 준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분관의 이전과 운영 방식의 개선, 지역 이론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면 인터뷰나, 작가의 의사에 반한 평론가 매칭 제도로는 전북의 이론가 생태계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대학과 미술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공공미술관의 전문성은 절차의 엄격함 자체가 아니라 작가 중심에서 예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작가의 자율성과 선택을 존중하는 운영, ‘팔길이 원칙’에 기반한 지원행정 등 서울분관의 운영 철학이 작가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이상찬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전 양평군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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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5 17:32

[기고] 지역 주민 소득증진이 소멸위기 막는 유일한 길

어느 순간부터 ‘지역소멸’이라는 말이 일상의 언어가 되었다. 이는 더 이상 통계 속 숫자가 아니다. 불이 꺼진 마을회관과 폐교된 학교, 더는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골목에서 체감되는 현실이다. 인구는 줄고 젊은이는 떠난다. 고령화는 빨라지고 지역의 숨결은 점점 가늘어진다. 이 흐름은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오랜 시간 누적된 구조적 결과다. 한국 사회의 인구 문제는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집중이 주요 요인이다. 서울이 인구집중의 핵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서울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인간 삶의 경제적 조건을 급속히 악화시켰다. 그 풍선효과로 경기 일부 지역의 인구만 늘어났다. 이처럼 대도시까지 인구 감소 국면에 들어선 것은 지역소멸이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말해준다. 모든 지역이 동일한 쇠퇴의 경로를 걷는 것은 아니고 인구가 늘거나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지역도 존재한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즉 인구 증가나, 인구 안정 지역의 공통점은 일자리와 소득기회가 존재하고 생활인프라가 확보돼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적 기반이 분명한 점이다. 이 원리는 농촌 지역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실패한 농촌은 인구를 내보내고 성공한 지역은 인구를 붙잡거나 끌어들였다. 모든 농촌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며 대표적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곳이 경남 거창군이다. 거창은 갑자기 대규모 산업이 들어선 곳도 아니고, 대도시와 인접한 지역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지역은 주민 참여형 소득사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체력을 키워왔다. 마을 단위 공동체 사업,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에너지 사업, 농업을 기반으로 한 수익 구조 때문이다. 그리고 생활과 교육 환경을 함께 고려한 정책들이 맞물리며 ‘이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신호를 만들어냈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인구 유입책이 아닌 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안정적인 다양한 주민소득에 있다. 임실은 농업과 자연환경, 지역 브랜드 등 임실만의 고유한 이야기까지 많은 자원이 있음에도 그것들이 실제 주민소득으로 연결되느냐다. 임실에서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길은 분명하다. 농산물을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과 브랜드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과 스마트농업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청년이 참여하는 농업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또 체험과 관광을 ‘구경거리’에 그치지 않고 체류와 소비로 연결하는 생활형 농촌 전략과 마을 단위 공동체 사업으로 수익이 지역 안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구조가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은 새로운 유행이 아닌 임실만의 방식으로 살아남는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 지역소멸을 막는 해법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사람은 소득이 있는 곳에 머물고, 미래가 보이는 곳에서 삶을 이어간다. 결국 지역의 미래는 주민이 얼마나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소득이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순환되는지에 달려있다. 결국 임실의 현실에 맞는 주민소득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지역소멸의 확실한 해결책이다. 우리 임실의 미래는 실현불가능한 황당한 숫자놀음이 아니라, 군민이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다양한 삶의 조건들을 충족시키며 가치있는 공동체를 굳건하게 만들어가냐에 달려있다. 그 길의 출발점은 주민소득증진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붙들어야 할 가장 현실적이고도 궁극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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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3 18:26

[기고] 119구급대원 보호, 국민 안전의 첫걸음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서 119구급대원들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하루 수십 건의 현장을 오가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와 예기치 못한 위급 상황 속에서 가장 먼저 달려가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순간, 감사가 아닌 폭언과 폭행이 되돌아오는 현실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전국에서 구급대원 폭행 피해는 799건에 달했다. 이 중 85%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했는데, ‘이송 병원이 불만족스럽다.’, ‘구급차가 늦게 왔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 분노를 표출하며 구급대원을 위협하는 일이 빈번하다. 성희롱이나 기물 파손과 같은 2차 피해까지 이어지며, 구급대원들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린다. 문제는 폭력이 단순한 일탈행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폭행이 발생하는 순간 응급처치는 중단되고, 이는 곧 환자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단 몇 분의 지연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 수 있고, 또 다른 시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나아가 폭력을 경험한 구급대원은 심리적 위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며 현장 출동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현행 법령에는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을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방기본법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급활동을 방해한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의 처벌은 대부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에 그치며, 폭력 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낮은 처벌 강도는 결국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급차 내 CCTV 설치, 폭행상황 대비 구급차 자동 경고·신고 장치 보급, 웨어러블 캠 및 다기능 조끼 보급, 경찰과의 공동 대응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올바른 119구급차’ 이용 문화 확산을 위한 단계별 홍보를 지속하며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북특별자치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숙한 시민 의식과 배려이다. 특히 최근 고령 인구 증가와 복합재난의 빈번화로 구급현장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현장의 위험요소가 다양해지는 만큼, 구급대원에 대한 폭력 방지와 안전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가 됐다. 구급대원들이 마음 편히 현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우리 사회 전체의 대응 역량 역시 한 단계 더 강화될 수 있다. 구급대원들은 단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잠시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도 온전히 지켜진다.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행동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 구급대원이 국민에게 내미는 손이 두려움이 아닌 신뢰와 존중의 손길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폭행 없는 안전한 현장, 존중이 있는 대한민국이 될 때, 우리는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화가 일상 전반으로 퍼져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이 자리 잡는다면,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도 더욱 단단한 사회적 연대가 형성될 것이다. 작은 인식의 변화가 한 생명을 살리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김선화 (변호사·전북소방본부 법률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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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2 18:28

ESG시대, 대학의 길을 묻다

세계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라는 새로운 가치 지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역 거점대학인 전북대학교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이제 전북대는 ESG라는 시대적 요구를 단순한 외부 기준이 아니라, 대학 운영 전반에 녹여내고,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지속가능성 연구소’로 거듭나야 한다. 환경 보전(E)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책무다. 모든 신입생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관련 과목을 필수로 이수토록 하고, 캠퍼스 전반을 친환경 공간으로 전환하는 일은 그 출발점이다. 나아가 탄소저감 기술,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탄소중립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 순환경제 모델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대학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연구실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과 기술이 지역 산업으로 확산될 때 대학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뿌리가 될 수 있다. 사회적 책임(S) 역시 지역대학이 외면할 수 없는 과제다. 대학은 지역공동체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열린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더 이상 대학은 ‘교문 안’에 머무는 지식의 섬이 되어선 안된다. 지역 청소년에게는 열린 배움의 기회를, 중소기업에는 맞춤형 기술과 인재를, 시민에게는 문화와 토론의 장을 제공하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캠퍼스가 지식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민이 모이고 교류하는 공간이 될 때, 대학은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배구조(G)는 대학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거울이다. 대학의 의사결정 구조는 효율성과 함께 투명성, 청렴성을 갖추어야 한다. 재정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교직원과 학생,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일은 대학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정책 실행의 속도와 정당성을 강화한다. 연구윤리 확립, 인권과 다양성의 존중, 열린 의사결정 구조는 대학이 학문과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토대이기도 하다. ESG는 단순한 경영 원칙이나 유행어가 아니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지속가능성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틀이다. 강의가 끝난 뒤 냉난방기를 끄는 작은 실천, 학생들이 지역상생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험, 연구 성과가 지역 산업체와 공유되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여 대학과 지역을 동시에 변화시킨다. 대학이 바뀌면 지역이 바뀌고, 지역이 바뀌면 미래 역시 달라진다. 부단한 교육혁신과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그것이 대학의 미래를 찾고, 지역과 상생하는 길이다.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지역대학은 가장 강력한 엔진이다. 그 엔진이 ESG라는 연료로 움직일 때, 우리 지역은 더 지속가능하고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다. ESG시대, 전북대의 길은 곧 전북의 길이다. 지금 우리는 그 길 위에서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답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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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1 19:29

[기고] 정치후원금,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

만일 주변 사람들에게 정당이나 정치인을 후원하자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대개는 오히려 지금 정치인이 받는 돈도 삭감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의 이런 반응은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점도 있지만 대중의 인식에서 공인(公人)은 재물에 초연한 태도를 가지기를 바라는 점도 있을 것이다. 정치에 있어서 정치후원금이란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치를 하는 데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정책을 연구하거나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고용하거나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든 정치 행위에서 지출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맹자(孟子)는 일정한 재산(恒産)이 있어야 일정한 마음(恒心)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처음에는 공공을 위한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하였더라도 경제적인 토대가 일정하지 못하면 그 뜻을 펼치지 못하거나 자신을 후원하는 이들에게 포섭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돈에 초연한 정치인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돈에 연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제도가 바로 “정치후원금”이다. 정치후원금은 깨끗한 정치자금을 조성하기 위하여 만든 제도로서 특정 정당, 정치인에게 후원을 할 수 있는 후원금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기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정당에게 전달하는 기탁금이 있다.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정치후원금을 설계할 때부터 고액 후원이 목적이 아니라 소액 다수 후원이 목적인 지라 누구나 부담 없이 후원할 수 있으며 연간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도 된다. 후원 방법 또한 간편하여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 들어가면 손쉽게 온라인 기부를 할 수 있으며 연말정산까지 가능하다. 2024년 7월 1일부터는 지방의회 의원에게도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 있게 되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많은 후원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 시대의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인 정치후원금 제도를 이용하면 우리는 내가 원하는 정치인에게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손쉽게 후원을 할 수 있다. 비록 소액의 후원이라도 1인 1표의 평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민주국가에서 자신에게 후원해주는 유권자가 있다는 사실은 정치인에게 결코 작은 의미가 아니다. 후원회의 모금 금액이 꽉 차는 정치인과 그렇지 않은 정치인 중 누가 유권자의 지지를 더 받는지는 명확하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정치후원금은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보이는 명징한 관심의 표시로서 정치인들에게 유권자의 의사를 전달하는 새로운 통로로 기능한다. 정치인들이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일한다는 본연의 자세를 잊지 않게 하려면 선비들이 꾸준한 수양을 하듯이 유권자들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공인을 양성하는 제도인 정치후원금은 정치인에게 적절한 경제적 보장을 해줄 수 있는 기능과 동시에 유권자의 꾸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기능도 수행하니 공공을 위해 일할 공인(公人)을 양성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돈에 초연한 정치인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돈에 연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유권자들이 지역의 일꾼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후원을 해서 공인(公人)으로서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이대웅 고창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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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7 17:35

[기고] 청와대는 아닙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올해 12월 말까지 지금 계시는 용산 집무실에서 청와대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산의 삶이 무척 힘들고 불편하셨을 것을 생각할 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또한 용산 이전 결정 당시 우리 모두 이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 하나 목숨 걸고 이 일을 막아내지 못한 것 같아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전임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시는 대통령님의 깊은 뜻을 국민 모두 잘 이해하고 있으나 그런 이유로 이전을 서두르시는 것은 더 큰 피해가 될 것입니다. 오히려 청와대보다 세종으로 이전한다면 자자손손 대통령님의 큰 업적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청와대 이전은 대통령님의 위세에 저해가 됨은 물론 조국의 백년대계를 망치는 일이라 사료 되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청와대 이전이 아니 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전임 대통령께서 사악한 무리에게 속아 청와대 터가 길한 터임에도 불구하고 흉터라 말했으니 비록 길한 곳이라 할지라도 이미 그 운이 다하였음이 그 첫 번째 이유입니다. 또한 국민들 품에 안겨준 청와대를 다시 빼앗는 격입니다. 둘째는, 영명하신 16대 대통령께서 좁은 국토와 미미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소멸되어 가는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을 행정 수도로 정하고, 그 첫발을 내디디셨음을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십니다. 후임 대통령으로서 선임의 훌륭한 뜻을 헤아려 받드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 생각됩니다. 셋째는 유사한 상황에서 대처를 잘 한 선진국의 예를 거울로 삼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기 알고 있듯 미국은 일찍이 수도를 경제와 행정 수도로 이원화하였습니다. 또 이웃 일본의 경우 대기업과 행정기관 대부분이 각 현(우리의 도에 해당)에 지사와 분소를 두어 본사가 담당하는 업무를 대행하게 하고 본사 규모를 최소화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지역 인재가 고향을 떠나 동경으로 모일 필요가 없어 대부분의 젊은이가 대학 졸업과 동시에 고향에 남습니다. 일 전 교육부 장관께서 서울대학교 10개를 만들겠다고 희망찬 포부를 발표하였습니다. 장관께서 뜻한 대로 서울대학교 10개를 만들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대학을 졸업한 지역의 젊은이들이 취업할 직장이 없어 서울로 모여든다면 지역에 서울대학 10개를 둔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는 그저 국민을 한순간 눈속임하는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청와대 이전을 하지 말아야 할 네 번째 이유는 지금이 세종 이전을 결행할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일전 대통령님께서 충청도 도민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서울 집값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처방이 ‘백약이 무효’라 한탄하셨습니다.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우리 국민들도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감대가 형성된 때 세종 이전을 결정하시면 설혹 이 일로 어느 국민에게 손해가 되어도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 결코 없을 것입니다. 특히 여의도에 대통령님의 옳은 말씀이면 목숨 바쳐 결행할 여당 국회의원들이 가득한 이때가 적기라 사료 됩니다. 행정기관과 기업의 지방 이전을 통해 좁은 국토 부족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 약육강식의 냉혹한 국제 사회에서 생존은 물론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기틀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세종으로 이전을 간곡히 청합니다.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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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6 18:13

[기고] 노후핵발전소가 막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송전망 해법

한빛원전 1~2호기가 각각 올해말, 내년가을에 설계수명 40년에 도달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국회가 지적하듯 국제표준에 맞지 않는 안전기준을 편법으로 적용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국내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은 원전의 수명연장시 안전에 관해 최신기술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참고로 국내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설계를 복사해 건설되었기 때문에 안전규제 기준은 미국 핵규제위원회(NRC)의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미국 드리마일 원전사고 이전인 1978년 수립되었다가 이후 폐지된 환경표준 심사지침(ESRP)을 적용해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침은 기본적으로 신규원전에 대한 기준으로 노후원전의 설비노후화와 안전문제를 다루지 않으며, 그 이후 전면 개정된 심사지침(1997)의 노후화 관리 및 대책 등 현대적 안전기준이 빠져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대책과 원전 재가동 심사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호기당 평균 2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미국 원전업계도 수명종료로 폐쇄된 드리마일 1호기(사고가 발생한 원전은 2호기)를 재가동하려면 약 2조3천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이 편법적인 방법으로 앞서 수명이 종료한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에 들인 비용은 200억원이다. 미국, 일본의 1%도 안된다. 이를 허용해주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행태도 어처구니없다. 안전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한빛원전은 태양광이 급성장하고 있는 호남권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한빛원전은 이른바 ‘과도안정도’ 문제를 일으켜 호남권 송전망의 이용률을 크게 제약한다. 즉 한 부지에 6기의 대용량 발전기가 몰려있는 한빛원전은 인근 송전선로에서 고장이 발생할 때 그 영향으로 전력망에서 탈락, 즉 한꺼번에 정지할 수 있다. 이는 다시 전력망에 엄청난 양의 전력이 줄어드는 충격을 주어 상승작용으로 광역정전을 유발한다. 한빛원전의 과도안정도 문제는 복잡한 전압안정도 문제와 결합해 호남권 전체 송전망을 비효율적으로 만든다. 과거 한 부지에 6기나 되는 원전을 건설해 부지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얻었지만, 이제는 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최근 ‘에너지고속도로’ 정책으로 마치 수도권-호남간 송전선을 건설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논리가 팽배하지만, 국내 전력계통 문제는 개별 송전선 건설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다. 주변 5개국과 송전선으로 잘 연계된 프랑스도 높은 원전 비중과 급성장하는 태양광의 충돌로 올해 상반기 원전은 발전량의 9.1%를, 태양광은 발전량의 7.4%를, 풍력은 발전량의 3.7%를 출력제어로 낭비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단위면적당 송전선로 밀도는 해외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독일보다 3.7배 높을 정도로 이미 송전선으로 꽉 채워진 형국이다. 프랑스 사례는 송전선을 아무리 많이 건설한들 한빛원전과 태양광의 외나무 다리 위 결투를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빛원전 수명연장 문제는 안전불감증으로 점철된 과거와 밝은 미래의 투쟁이다. 비용을 아끼려고 국제표준을 무시한 위험천만한 수명연장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 추세에 맞춰 태양광을 확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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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5 18:28

[기고] 조력발전으로 뛰는 새만금의 심장

새만금에 부는 변화는 때론 밀물과 썰물 같다. 빨라진 개발의 힘으로 기업이 몰려드는 밀물의 호조에서, 환경적인 우려에 대한 썰물의 난조가 교차한다. 지난 9월 새만금에는 시간당 150mm에 이르는 극한호우가 쏟아졌고,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새만금호의 수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정부에서 새만금 도약을 위한 RE100산단 조성 등 재생 에너지 허브 육성이 국정과제에 반영 됨에 따라, 입주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원의 확대도 필요해졌다. 새만금은 에너지 대전환을 맞아 순항할 것인가, 기후위기의 파고에 흔들릴 것인가? 지금 새만금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필자는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새만금 방조제에 수문을 증설하고 수차를 설치하면 새만금호에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수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크다. 홍수 대응능력 강화, 재생에너지 기반 확대를 동시에 아우르는 것이다. 조력발전은 조수간만의 차로 전기를 생산하므로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적게 받아, 태양광·풍력과 상호보완하며 새만금 산업단지에 1년 365일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수변도시를 비롯해 새만금이 모두가 살고 싶은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연재해로부터의 견고한 안전망 확보와 철저한 수질관리가 필요하다. 조력발전은 평상시에는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비상시에는 신속한 배수를 가능하게 하여 홍수 방어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 또한, 수문 증설을 통해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새만금호의 수질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관계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조력발전 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재수립 중인 새만금 기본계획에도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 추진을 핵심 아젠다 중 하나로 반영할 계획이다. 조력발전을 통해 RE100 산단에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새만금에는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첨단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혁신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조력발전으로 새만금이 미래 산업의 전진기지가 되는 항로가 열리는 셈이다. 기본계획을 토대로 관계기관, 지역주민 등과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후속 절차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조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대전환을 위하여 조력·풍력 등 재생에너지 다각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 및 조력발전 추진 정책토론회’에서도 조력발전 추진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특히 새만금호의 여름철 수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문 증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부터 해수유통 확대 및 조력발전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추진하여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며, 전북특별자치도·한국수자원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도 기술적·정책적 협력 확대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력발전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전력이 확보되면 지산지소형 RE100 산업단지 지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이 실현된다면, 새만금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되는 친환경 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조력발전이 새만금에 청정에너지를 수혈함으로써 전북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힘차게 뛰는 심장으로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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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4 18:52

[기고] 일본 사례로 본 방문간호의 미래와 나아갈 길

최근 일본의 방문간호기관을 견학하면서 우리나라 방문간호 서비스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일본은 방문간호를 장기요양체계의 중심 축으로 두고 교육·운영·정책을 긴밀하게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방문간호의 필요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제도적 기반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번 견학은 “방문간호 체계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현재 장기요양 이용계획서에는 요양·목욕·간호가 모두 포함되어야 하지만, 실제 방문간호 반영 비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저비용 서비스 선호가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방문간호의 가치와 기능이 이용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상 예방, 만성질환 관리, 약물관리 등 방문간호가 제공할 수 있는 예방적 건강관리 기능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반면 일본은 구조적 기반이 다르다. 실무경력 5년 이상의 케어매니저가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의료적 개입을 전문적으로 판단한다. 이는 방문간호가 단순 돌봄 서비스가 아니라 의료·복지 연계의 핵심 기능임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결과다. 특히 일본방문간호재단과 같은 공익적 컨트롤 타워의 존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 재단은 방문간호센터 교육, 운영 지원, 정책 개발, 조사연구, 공익 활동 등 다양한 기능을 총괄하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경상자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가 일본 방문간호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간호협회 차원의 체계적인 방문간호사 교육 프로그램 구축과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방문간호는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의료행위이며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둘째, 이용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방문간호가 누락되지 않도록 기준과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셋째, 방문간호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저비용 서비스 중심 선택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방 중심 방문간호는 장기적으로 국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방문간호 컨트롤 타워의 설립이다. 일본처럼 교육·정책·연구·운영을 통합 조정하는 중앙 조직 없이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문간호 체계의 핵심 기능을 국가적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이번 일본 견학은 우리 방문간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다. 이제 방문간호를 보조적 서비스가 아닌 국민건강을 지키는 핵심 제도로 재정립해야 한다. 체계적인 방문간호 발전은 고령사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투자이며,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로 인한 의료·복지 수요 증가라는 도전에 직면한다. 방문간호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돌봄을 강화하는 가장 현실적 해법이다. 일본 사례가 보여주듯 국가적 전략과 지원이 뒷받침될 때 방문간호는 사회 전체의 건강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방문간호의 제도적 정착과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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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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