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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작은 주유소는 문 닫으라는 거죠”···'석유 최고가격제' 주유업계 ‘우려’

“소규모 주유소는 문 닫으라는 거죠”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을 예고하자 주유업계에서 시장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전주시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운영자 A씨는 이날 공급가를 보여주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공급가는 휘발유 리터 당 1881원, 경유 2049원, 등유 1915원이었다. 반면 해당 주유소 판매 가격은 휘발유 1830원대, 경유 1880원대 수준이었다. A씨는 “아직 3일 전에 받아 놓은 기름이 조금 남아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늘 공급가 기준으로 보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주유소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하지만 카드 수수료와 전기료,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소규모 주유소는 리터당 5~10원 정도 남기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가는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로 판매 가격을 강제로 낮추면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보조금이 지급되기 전까지는 은행 대출로 버텨야 하는데, 이 경우 이자 부담이 수익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주유소 운영자 B씨도 가격 구조의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B씨는 “시중에서 가격이 낮은 주유소들은 대부분 정유사 직영 주유소”라며 “정유사가 자체 마진을 조정해 공급하는 곳과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를 동일한 기준으로 묶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 폐업률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 직영 주유소를 제외한 상당수 주유소의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억누르는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주유소 판매 가격의 최대치를 설정해 시장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제도다. 정부가 리터당 최고가격을 정할 경우 주유소는 해당 가격을 초과해 판매할 수 없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는 2주 단위로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운영할 계획”이라며 “유류세 인하로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필요한 경우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직영 주유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주유소는 공급가에 통상 5~10% 수준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급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경우 주유소들이 손실을 감수하며 영업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문기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알뜰주유소나 농협 주유소, 대형 주유소 등 공급 규모에 따라 공급가격이 다른 상황에서 외곽이나 농촌 지역 주유소는 최고가격제 시행 시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단순히 소매가격만을 기준으로 정책을 시행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영업 환경 악화로 상당수 주유소가 대출에 의존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업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수 기자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6.03.11 17:10

현대차 9조 새만금 투자 ‘초속도 지원’…金 총리 “5월까지 종합계획 마련”

속보=김민석 국무총리는 11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와 관련해 “매우 큰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범정부 차원의 후속 지원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11일자 3면)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주재하며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는 첨단주도 성장과 지방주도 성장의 첫 구체적인 출발이 새만금과 전북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과 함께 시작하는 새로운 혁신 성장의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과 교통, 인력 양성, 정주 여건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총리실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지원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 총리와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으며 교육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기후에너지환경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 고위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김종훈 경제부지사가 참여해 새만금 투자 지원과 지역 산업 전략을 함께 논의했다. 현대차 측은 인공지능(AI), 로봇, 수소 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 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 글로벌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정주 환경과 교통 여건 개선, 금융 지원 등도 함께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수소 생산 등 관련 산업을 위한 전력 공급과 전기요금 지원 방안 검토를 주문하고, 로봇과 수소 산업을 전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또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새만금 연결 교통망 확충과 수소열차 도입, 주택 등 정주 여건 개선 방안도 관계 부처에 검토를 요청했다. 정부는 TF 논의를 통해 현대차 투자 지원 방안과 새만금 산업 전략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끝으로 김 총리는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존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검토해 5월까지 종합 지원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3.11 16:05

전북도민 10명 중 7명 “용인산단 전력풍부지역으로 이전해야”

전북도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생산공장을 전력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원한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기후정책을 선호하는 기후 유권자를 분별하고 기후와 에너지 분야 여론을 알리는 역할을 해온 ‘기후정치바람(녹색전환연구소,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이 지난 9일 공개한 ‘기후 현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 조사대상 중 70.3%가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용인 반도체 산단을 이전해야한다”고 답했다. 이 질문에 답한 응답자가 다음으로 많은 지역은 광주 68.2%, 전남 66.7%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용인 반도체 산단을 위해 지역 생산 전력을 보내는 송전탑 갈등이 가장 첨예한 지역이기도 하다. 주목할 만한점은 경기지역 응답자 46.5%도 같은 답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는 반도체 산단 이전 동의율이 48.1%인 서울과 함께 17개 시도 중 동의율이 50%를 넘지 않는 2개 시도 중 하나였다. 이 조사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용 송전탑 설치 갈등’을 먼저 언급한 뒤 반도체 산단에 대량의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지를 물었다. 이번 조사에서 다른 질문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전력망인 ‘에너지 고속도로’였는데, 전국 응답자 65.7%가 “각 지역 에너지를 근거리에 공급하는 것(지산지소)을 추진 목표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답했다. 전북은 광주 73.3%에 이어 73.2%가 지산지소에 답했고, 전남 72.6%, 경남 71.9%, 제주71.5%, 세종 71.5%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 안호영 국회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저는 지난해 12월부터 삼성 반도체 펩 1~2기를 새만금으로 이전, 유치해야한다 줄기차게 주장했다”며 “발표된 여론조사가 그 방향을 다시 확인해 줬다. 전기를 먼 곳에서 끌어오는 구조가 아닌 전력이 있는 곳에서 산업을 키우는 것, 이것이 합리적인 국가 전략”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북이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과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도민여러분과 함께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후정치바람은 이번 조사 상세 분석 결과를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며, 5월에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을 전수 조사해 발표한다. 이번 조사는 로컬에너지랩이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와 피앰아이에 의뢰해 이메일로 설문 링크를 발송한 뒤 응답을 듣는 방식으로 지난달 2∼23일 이뤄졌다. 조사대상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만7000명, 응답률은 3.1%,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0.7%포인트(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백세종 기자

  • 정치일반
  • 백세종
  • 2026.03.11 15:44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4월 8~10일 확정…‘한달 승부’ 시작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관영 지사와 안호영·이원택 국회의원이 맞붙는 3파전 구도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결선투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은 기간 공공기관 2차 이전과 현대차 새만금 투자 이행 등 전북의 핵심 현안을 둘러싼 비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전북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본경선을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실시하기로 했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득표 상위 2명이 4월 16일부터 18일까지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는 당 안팎에서 거론되던 4월 2~4일 본경선, 8일 이후 결선 시나리오보다 약 일주일가량 늦춰진 일정이다. 경선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이다. ARS 조사는 민주당 권리당원을 제외한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결국 권리당원 조직력과 함께 일반 여론 확장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구조여서 후보 간 전략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이 결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3자 구도에서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큰 데다 현재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후보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지사 측은 결선으로 가지 않고 본경선에서 과반을 확보해 승부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도전자 진영은 결선에만 진입하면 이른바 ‘반 김관영’ 표심 결집을 통해 역전도 가능하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예상보다 경선 일정이 일주일가량 늦춰지면서 각 후보 진영의 조직 정비와 지지층 결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도전자 측인 안호영·이원택 의원 진영은 변수 창출에 유리한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권리당원 표심 확보와 함께 지역 조직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역시 지사직 사퇴 시점을 조율하며 다음 주 중 경선 체제로 전환해 정책 메시지와 도정 성과를 앞세운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경선 전까지 두세 차례 정책 토론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는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과 현대차의 새만금 9조원 투자 이행을 위한 기반 조성 등 전북의 굵직한 현안이 줄줄이 걸린 상황이다. 후보들이 어떤 비전과 실행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경선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3.11 15:20

조지훈 예비후보, 우범기 시장에 ‘하위 20% 의혹·빚 폭탄 문제’ 공개 토론 제안

조지훈 전주시장 예비후보가 11일 “하위 의혹과 빚 폭탄 문제에 대해 공개 토론을 하자”고 우범기 시장에게 촉구했다. 조 예비후보는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우 시장은 정밀심사 대상이었고, 중앙당 이의신청처리위원회에서 각하 판정을 받았다”며 “우 시장은 왜 첫 심사에서 정밀심사로 분류되었는지, 사유를 먼저 밝히는 것이 전주시민에 대한 예의이고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4년 결산서 기준 인구 62만의 전주시 채무는 6079억 원으로, 인구가 비슷한 안산시(929억 원), 인구가 많은 청주시(359억 원)‧고양시(1433억 원)보다 많다”며 “우 시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1조’ 빚 폭탄으로 전주를 부도 위기로 내몰았다”고도 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하위 20%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해 줘야한다”면서 “모든 시민이 지켜보는 공론의 장에서 하위 의혹과 빚 폭탄 문제에 대해 토론하자”고 강조했다. 조 예비후보는 또 “우 시장은 ‘연두 순방’을 통해 자생단체를 규합하고, 페이스북에 온갖 행정 일정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는 공무원 조직을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직위를 활용한 조직적 선거운동 중단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우 시장 측 관계자는 “조 예비후보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강정원 기자

  • 정치일반
  • 강정원
  • 2026.03.11 14:45

부지변경만 몇 번째···결론 못 낸 군산 상상도서관 ‘표류’

군산 서남권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해 추진 중인 군산상상도서관 건립사업이 부지선정을 놓고 군산시와 시의회 간 이견으로 표류하고 있다. 부지 변경 논의가 몇 차례 이어진데다 관련 안건이 시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려서다. 지난 10일 열린 군산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는 군산상상도서관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동의안이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지난해 6월에도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다. 군산상상도서관 건립사업은 총사업비 174억원을 투입해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공공도서관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3년부터 추진됐다. 시는 올해 공유재산관리계획 동의와 공공도서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부지 논란이 이어지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문제는 부지 선정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점이다. 애초 시는 은파조경휴게소 인근 부지를 검토했지만, 시민 접근성과 사업 효과 등을 고려해 국·시유지가 포함된 은파근린공원 일대를 유력 후보지로 재검토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에 대한 특혜 가능성이 제기하며, 일부 시의원이 반대 입장을 밝히자 논의가 난항을 겪었다. 이후 시는 A시의원의 요구를 반영해 지곡동 계산마을 인근 국유지를 새로운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 부지 역시 걸림돌이 있다. 해당 국유지는 사실상 맹지에 가까워 진입도로 확보가 필요하며, 추가 사유지 매입이 불가피해 사업비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부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공공 인프라 조성이 특정 민간 개발 사업의 분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검토됐던 은파근린공원 부지도 같은 이유로 반대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사업 지연에 따른 예산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26년 현재 사업비는 애초 계획보다 19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사업이 지연될수록 물가 상승 등으로 사업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지 논쟁이 이어지는 사이 지역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도 일고 있다. 대형 공공도서관이 들어설 경우 교육·문화시설 이용 편의 향상과 함께 생활 인프라 확충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건 심사가 진행된 10일에는 최종 검토 부지 인근 아파트 주민이 담당 공무원과 접촉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파악되기도 했다. 지역사회에서는 부지 논쟁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누려야 할 교육·문화 서비스 확대 기회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지곡동 주민 김모씨는 “군산과 비슷한 시기에 추진된 전주 아중호수도서관은 이미 개관해 지역 문화 명소로 자리 잡았다”며 “개인의 주장이나 이해관계보다 시민 편익을 우선해 부지문제를 정리하고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문정곤 기자

  • 군산
  • 문정곤
  • 2026.03.11 11:06

중앙당이 뒤집은 ‘전북 공천’…민주당 도당 ‘시스템 공천’ 논란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엄격한 검증’을 내세워 후보들을 대거 탈락시켰지만, 정작 그 결정이 중앙당 재심에서 잇따라 뒤집히면서 공천 시스템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11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중앙당 재심위원회가 인용한 전국 3건의 재심 신청 가운데 2건이 전북에서 나왔다. 완주군수 국영석 예비후보와 남원시장 김영태 예비후보 사례다. 전북 사례가 전체 인용 건수의 66%를 차지하면서 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심사 기준과 판단 과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국영석 완주군수 예비후보다. 국 후보의 부적격 사유로 범죄와 다수범죄 누범 등이 부적격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2024년 총선 전 복당 절차를 밟았고, 같은해 8월 총선 기여자 자격으로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제9회 지방선거에 한해 부적격 사유 예외 적용’ 의결을 받았다. 올 1월에도 최고위에서 동일한 취지의 의결이 이뤄졌다.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판단을 지역 공관위가 사실상 부정한 셈이다. 남원시장 선거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이어졌다. 도당 공관위는 30여 년 전 사건을 이유로 김영태 예비후보를 부적격 처리했다. 하지만 중앙당 재심위는 ‘법 시행 이전 사건은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는 당 규정을 근거로 이를 뒤집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기본적인 규정 해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공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보이던 후보들이 잇따라 부적격 처리됐다가 중앙당에서 뒤집히면서 공천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이 당내 갈등을 넘어 유권자의 선택권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정당 공천은 후보 검증이라는 공적 절차이지만, 심사 기준과 과정이 공개되지 않으면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가 개입할 여지를 남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도당 공관위가 심사 기준과 결과를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공천 과정을 사실상 ‘깜깜이’로 만들었다”며 “정당 권력이 시민의 선택권 위에 군림하는 구조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전북도당 공관위는 이번 공천 심사에서 35명을 부적격 처리하며 ‘엄격한 검증’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앙당 재심으로 일부 결정이 뒤집히면서 그 기준이 후보마다 동일하게 적용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도당이 규정을 무리하게 적용한 것이 핵심"이라며 "공정성이 흔들린 공천은 결국 본선에서 민심의 심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전북 민주당 공천 논란은 정당 민주주의가 제도와 원칙이 아닌 권력과 이해관계에 좌우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육경근 기자

  • 정치일반
  • 육경근
  • 2026.03.11 10:27

김대중재단 권노갑 이사장 ‘백인평전’ 출판기념회 성황

김대중재단 이사장인 권노갑의 삶과 정치 여정을 조명한 ‘백인평전’ 출판기념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 6일 국회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위대한 정치인 김대중, 위대한 헌신’을 주제로 개최됐으며, 정치·종교·문화예술·언론계 인사 등 전국 각지에서 약 10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에는 김원기, 정세균, 정대철 등 전직 국회의장과 정계 원로들이 참석했으며, 김민석 총리는 축사를 통해 출판을 축하했다. 또한 한화갑, 김무성 등 전직 정당 대표와 김상근 목사를 비롯한 종교·문화예술·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권 이사장의 정치적 발자취와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백인평전’은 고 이휘호 여사의 생전 글과 함께 총 4부로 구성됐으며, 117명의 필자가 참여해 권노갑 이사장의 삶과 시대적 역할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했다. 특히 사선문화제 양영두 위원장은 ‘권노갑과 그의 시대’라는 제목의 글을 183쪽 분량으로 집필해 권 이사장과 함께한 정치·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상세히 기록했다. 양 위원장과 권 이사장은 1970년대 초 국회에서 인연을 맺었으며,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해외 언론에 참상을 알리는 활동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계엄합수부에 의해 지명수배되어 체포되고 고문을 겪는 등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큰 고초를 겪었으며, 이후 상이 민주유공자로 국가보훈처에 등록됐다. 임실=박정우 기자

  • 임실
  • 박정우
  • 2026.03.11 09:35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본경선 내달 8∼10일…과반 없으면 결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의 전북·제주지사 후보를 뽑는 경선 일정을 10일 확정했다. 소병훈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북과 제주지역 모두 4월 8∼10일 사흘간 본경선을 치른다"고 말했다. 두 지역 모두 본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후보가 없으면 결선은 4월 16∼18일 치러진다. 전북과 제주지역 모두 현역 지사와 의원 2명이 경쟁하는 '3파전' 양상이다. 전북에선 김관영 도지사, 안호영·이원택 의원이, 제주는 오영훈 지사와 위성곤·문대림 의원이 각각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의 합동 토론회 일정도 잡혔다. 8명의 예비후보가 2개 조로 나눠 각각 오는 17일과 18일 합동 토론회에서 경쟁한다. 각 조에는 전남 출신 2명, 광주 출신 2명이 포함된다. 예비후보들은 이에 앞서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의 당원존에서 합동 연설회를 한다. 전남·광주에선 정책 배심원의 심층 토론회도 진행한다. 심층 토론회는 전남 서부권(27일), 전남 동부권(28일), 광주(29일) 등 권역별로 열린다. 소 위원장은 서울지역 경선의 토론회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일부 후보자의 요구에 대해선 "후보들이 예비경선에서 (토론회) 1번은 부족하지 않냐고 하면 선관위에서 1번 더 하는 것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연합
  • 2026.03.11 07:55

정부, 현대차 9조 원 투자 후속 지원…범정부 '새만금 대혁신 TF’ 가동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와 연계한 후속 지원책을 논의하기 위한 범정부 협의체가 꾸려진다. 총리실이 주도하는 이른바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가 관계 부처와 전북특별자치도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동에 들어가면서, 새만금을 축으로 한 전북 산업 전략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0일 전북자치도 등에 따르면 이번 TF는 최근 이뤄진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 흐름을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하고, 이를 지역 성장 전략으로 확장하기 위한 후속 조치 목적으로 마련됐다. 단순히 개별 기업 투자에 그치지 않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투자 지원과 산업 기반 조성, 후속 사업 연계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TF는 총리실 주관으로 운영되며,새만금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전해졌다. 전북도에서는 김종훈 경제부지사가 참여한다. 현대자동차 새만금 투자 후속 지원 방안, 추가 투자 유치, 산업 기반 조성, 인력 양성, 정부 차원의 제도·인프라 지원 과제 등을 폭넓게 논의하는 협의체 성격이다. 특히 이번 TF는 최근 김민석 총리의 전북 방문 이후 후속 조치 차원에서 구체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를 단발성 성과로 끝내지 않고, 새만금을 지방 주도 성장의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관계 부처가 함께 지원 체계를 짜는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그동안 전북은 새만금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미래차, 첨단 제조, 물류 기반 산업 육성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 발표 뒤 실제 사업 추진 단계에 들어가려면 부처 간 협업과 인허가, 기반시설, 제도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번 TF는 이런 병목을 정부 차원에서 조정하고, 새만금 투자가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도록 후속 실행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 투자와 관련해 지역에서는 생산기반 확대뿐 아니라 연관 기업 유치, 연구개발 기능 강화, 인력 양성, 기반시설 확충까지 함께 연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번 TF가 단순 실무 협의체를 넘어 새만금 산업 전략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TF는 11일 오전 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새만금 투자와 연계한 산업 전략을 정부와 함께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3.10 19:57

[오목대] ‘노란봉투법’이 묻는 것

2009년 5월, 평택의 쌍용자동차 공장. 사측의 정리해고에 맞서 노조가 무기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사측은 직장폐쇄로 대응했고, 노조원과 사측 직원들의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노조원들은 공장 건물 옥상에 천막을 치고 버텼다. 식수와 음식은 밧줄에 매달아 끌어 올렸고 밤이 되면 드럼통에 불을 피워 밥을 지었다. 화염병까지 등장한 파업 현장에 결국 공권력이 투입됐다. 노조의 저항은 더욱 격렬해졌다. 8월 6일 마침내 노사협상이 이루어졌다. 파업이 시작된 지 77일 만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파업은 끝났지만 싸움은 또 다른 방식으로 이어졌다. 회사가 파업을 주도한 노동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2014년, 긴 법정 투쟁 끝에 법원은 노조에 4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시민들이 나섰다. “4만 7천 원씩 10만 명을 모으자”며 노란 봉투에 성금을 담아 전달하는 연대가 시작됐다.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말 많던 ‘노란봉투법’이 이제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의 정식 명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다. 노란봉투법은 단순한 노동법 개정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노동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이어온 논쟁의 결과다. 개정의 핵심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힌 데 있다. 원청 기업이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해 더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도 확대됐다. 지금까지는 법적으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진 사람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특수고용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 등 그동안 제도 바깥에 놓여 있던 노동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노동쟁의 범위 역시 넓어져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단체교섭과 쟁의행위가 가능해졌다. 노란봉투법은 하나의 노동법 개정이지만 법 조항 하나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노동권의 경계선이 한 걸음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래서일까. 확대된 노동권 경계가 노동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한국 사회가 노동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한국 사회에서 노사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다. 그러니 노란봉투법이 이 모든 갈등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노동권이 확대되면 새로운 논쟁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원청과 하청의 책임 문제, 파업의 범위와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법이 한국 사회에서 노동권의 경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것이다. 2009년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옥상에서 시작된 싸움은 시민들의 노란 봉투를 거쳐 결국 하나의 법으로 이어졌다. 그 법은 ‘노동권의 경계는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를 묻는다. 이제 우리 사회가 답할 차례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3.10 19:55

[사설] 지방의회 의원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

6·3 지방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의회 의원의 대폭 물갈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 청탁이나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지역의 토호 세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의회 의장의 경우, 의장이 끝난 후에도 계속 의원에 도전해 후배들의 길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3선 연임 제한’을 받지 않은 탓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익산에서 먼저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익산갑 송태규 지역위원장은 9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익산시의회에는 다섯 분의 전·현직 의장들이 함께 의정활동을 해 왔는데 이는 전국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구조”라며 “성찰과 결단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서는 ‘왜 익산은 새로운 인물이 크기 어려운 구조인가’, ‘왜 익산은 정치 신인의 도전 공간이 이토록 좁은가’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각각 4선, 6선, 7선에 도전하는 의장들께 이제는 익산 정치의 미래를 위해 한 걸음 물러서서 후배 세대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길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의 폐해는 지역 정치의 부패구조와도 연결된다. 2023년 1월 익산시의회는 의장의 친인척과 최측근을 잇달아 의회 사무국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인사 특혜의혹이 일었다. 지방자치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에 따라 의회 인사권이 독립되고 의장이 사무국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게 되자마자 일어난 일이다. 바람 잘 날 없는 군산시의회도 7선 의원 등 다선이 버티고 있으나 원활한 운영보다는 파행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다. 각종 비리와 폭력, 막말 등이 난무해 봉숭아학당을 방불케 할 정도다. 전주시의회도 지난해 전윤미 상임위원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몰아줘 물의를 빚었다. 지방의회는 그야말로 ‘생활 정치’의 뿌리요 실핏줄 같은 존재다. 예산안 심의및 확정, 결산의 승인, 행정사무감사, 조례제정권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찌 보면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도지사나 시장·군수 후보에게는 관심을 가져도 지방의원은 누가 나왔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전북은 ‘민주당 공천= 당선’이어서 무투표 당선도 흔하다. 이번 선거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0 19:54

[사설] 지문사전등록제 확대하는게 맞다

지문사전등록제는 보호자가 14세 미만 아동이나 정신장애인의 지문이나 사진 등 신체 특징과 보호자 정보를 사전에 경찰 시스템에 등록해서 실종이 발생할 경우 요긴하게 활용하는 제도다. 안전드림 홈페이지나 가까운 경찰서, 파출소 등을 방문해 등록할 수 있다. 아동의 나이가 14세를 넘기면 해당 정보가 자동으로 폐기되고, 보호자가 요청하면 미리 삭제할 수 있다. 성인이면 누구나 지문이 등록돼 있고, 더욱이 실종사건이 얼마나 발생한다고 번거롭게 지문을 사전등록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북의 경우 해마다 무려 1200여건의 아동, 치매환자, 지적장애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신속히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지문사전등록제 참여폭을 크게 늘리는 게 좋을 듯하다.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도내에서 접수된 18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인, 치매환자 실종신고 건수는 총 6191건이나 된다. 해마다 1200건 안팎의 아동·지적장애인·치매환자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종자가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일 경우, 시스템에 정보가 미리 등록돼 있다면 당사자의 신원과 보호자를 빠르게 파악, 수색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고령의 치매환자는 지문 사전등록과 배회감지기 활용을 통해 빠르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도내 사전등록 대상자 10명 중 4명 가량은 아직 등록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25년 기준 사전 등록률은 64.5%에 달하고 있으나 아직도 참여폭은 미흡한 상태다. 실제로 18세 미만 아동 사전등록률은 70.7%에 달하고 있으나 치매환자는 47.6%, 지적장애인은 33.6%로 크게 낮은 실정이다. 각종 실종 사건이 발생할 경우 얼마나 빨리 찾아내는가에따라 생사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문 사전등록을 더 적극적으로 독려할 필요가 있다. 일정 부분 강제하는게 합리적 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복지시설뿐 아니라 지역 주민센터, 학교 등 거점기관에서도 등록을 적극 권유하기를 기대한다. 단순히 제도를 홍보하는데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0 19:54

[새벽메아리] 시민예술,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 사이

시민예술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일까, 아니면 ‘즐기는 것’일까. 대부분의 시민예술 활동은 즐거움에서 시작된다. 노래를 좋아해 합창단에 들어가고, 연극이 궁금해 시민연극 모임에 참여한다. 특별한 목표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출발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연습을 거듭하며 이전보다 나아지고 싶고,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예술의 모든 장르에서 비슷한 모습이 발견된다. 그림을 배우던 사람은 어느 순간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그리고 싶어 하고,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은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어 한다. 음악을 배우는 사람들 역시 단순히 연주하는 즐거움을 넘어 공연이나 대회에서 성과를 얻고 싶어 하기도 한다.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시민예술의 가치는 분명히 과정에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현실적인 평가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평가 자체가 시민예술에 정말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 또한 이어진다. 시민예술의 가치와 참여자들의 자연스러운 욕구 변화가 현 제도 구조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혜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시민예술의 현실이다. 시민예술의 가치는 과정에 있지만 현실의 평가는 결과를 논한다. 많은 시민예술 활동은 결과 중심의 현실적인 평가 구조와 만나면서 또 다른 긴장을 경험한다. 시민연극제와 같은 행사에서도 심사와 시상이 이루어지면 연기력이나 작품의 완성도가 주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은 공연의 수준을 높이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시민예술을 경쟁 중심의 구조로 이끌 수 있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문화정책 역시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정책에서는 시민 참여 확대와 생활문화 활성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지원 구조는 여전히 심사와 평가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사업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기준이 결과의 완성도에만 집중될 경우 시민예술이 지닌 과정의 가치는 충분히 드러나기 어렵다. 시민예술이 잘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활동의 중요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다만 시민예술의 의미를 결과 중심의 경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되기에 문화정책이나 평가 방식 등 시민예술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시민예술은 잘하는 사람들의 무대가 아니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시민예술의 본질은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공연을 만드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경험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그 과정이 이어질 때 시민예술은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도시의 문화적 토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질문하게 된다. 시민예술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일까, 즐기는 것일까. 어쩌면 그 답은 둘 중 하나가 아니며, 사람들이 함께 예술을 경험하는 그 과정 안에서 찾아가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10 19:53

[기고] 단종의 폐위와 전북의 충절남(忠節男)들

‘왕과 사는 남자’영화 관람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왕사남 영화를 보고나서 왜 관람객이 매주 폭팔적으로 늘어나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화려한 출연진도 아니다. 드라마틱하지도 않다. 긴장감과 스릴도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정서상 단종의 애잔함에서 동정심이 유발하여 왕사남 쏠림 현상이 아닐까. 애잔하다는 애처롭고 안타갑고 처량하고 짠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실제 단종은 애잔한 짧은 삶을 살았다. 문종의 적장자로서 왕세자로 책봉되었다. 단종의 모친 현덕왕후는 산후병으로 곧 세상을 떠났고, 단종의 할아버지 세종과 할머니 소현왕후도 일찍 세상을 뜨고, 아버지 문종도 즉위 후 등창으로 사망하면서 12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수렴청정할 사람도 없는 단종은 의정부 대신들에게 국정을 맡기고 의지하였다. 이러한 왕권불안정을 틈타 권력장악의 야심을 노린 수양대군이 있었다. 수양대군은 단종의 숙부다, 수양대군은 권력찬탈을 위하여 1453년 계유정난(친위쿠테타)을 일으켜 단종의 측근인 김종서 황보인 등을 살해하고 정치적 실권을 장악하였다. 수양대군의 왕권찬탈에 백성들의 반감이 확산되고, 단종의 동정 여론과 집현전 학사들의 단종복위계획이 발각되자 서둘러 단종을 폐위시키고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시켜 영월로 유배를 보냈으며, 수양대군은 세조로 즉위하였다. 단종복위설에 불안한 세조는 피비린내나는 칼을 들었다. 그 근원인 단종을 살해한 후에 연이어 단종 복위에 앞장 선 집현전 학자들은 사육신(死六臣)으로 희생되었으며, 단종에게 충절과 의리를 지키려는 학자와 관리들은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였다. 이 때에 낙향한 전북의 충절남들이 있었으며, 단종의 복위에 참여였다가 죽임당한 희생자도 있다. 먼저 희생자는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아버지 송현수(宋玹壽)다. 송현수는 본관이 여산으로 정읍시 태인면 시산리 남전마을 출신이다. 시산리 이웃마을인 원촌마을에는 무성서원이 있고, 남전마을에는 고현향약의 동각이 조성되어 있을 정도로 태인유향(泰仁儒鄕)의 본향이 무성리․시산리이다. 두 마을에는 문벌이 형성되었고 과거급제자 배출도 많았다. 송현수는 성균관에 진학하여 수양대군과 동문수학하면서 친하게 지냈으며, 그 덕택에 딸이 왕비로 간택되어 정순왕후에 책봉되는 행운을 얻었지만, 사위 단종의 복위 거사에 휘말리면서 결국 역모로 몰려 처형당했다. 애잔한 단종이 폐위되고 살해당하자 단종에 대한 충절과 의리를 지키려고 낙향하는 충절남들이 많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임실 지역으로 낙향한 충절남(忠節男)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곽도(郭都:1390~1458)다. 본관은 현풍, 호는 노재(魯齋)다. 문과급제 후에 담양부사를 지냈다.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영월로 유배되자 충분(忠憤)을 이기지 못하고 치악산에 들어가 단종을 사모하며 은둔하다가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자 임실군 오수면 주천리로 낙향하였다. 주천리의 주산이 노산(蘆山)이다. 노재 곽도는 노산을 바라면서 노산군을 그리워하고 충절과 의리를 지키며 여생을 보냈다. 노재는 노산에 올라 노산군(魯山君)을 그리워하면서 노산이 노산(魯山)이 되었고, 노산치와 노산치골 지명 등이 생겨났다. 노재는 세조의 부름을 받았으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단종에 대한 일편단심의 충절로 생애를 마감하였다. 노재 곽도는 주천리 삼계서원(三溪書院)의 주벽으로 배향되어 있다. 두 번째 충절남은 송경원(宋慶元:1419~1510)이다. 송경원은 본관이 여산이며, 호는 돈학(遯壑)이다. 돈학 송경원은 단종이 영월에 유배되자 영월로 달려가 어문 밖에서 통곡하고 돌아와 계룡산에 들어가 2년간 복상(服喪)하였으며 그후 임실 백이산에 낙향하여 돈학정을 짓고 은거하면서 충절을 지키며 여생을 보냈다. 돈학 송경원은 신안서원(新安書院)의 주벽으로 배향되었다. 이밖에 전북에는 더 많은 충절남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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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0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