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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각하! 만족하십니까?’

결국 대통령이 나선다.시작은 휴가 중인 대통령의 “냉장과 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는 지시다.이상민 장관은 “대통령께서 정부차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정부 비상대책반이 구성됐다”며 "대통령님의 긴급지시로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모든 행사운영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대통령의 지시는 이어진다.“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관광프로그램 추가하라.”마지막으로 대통령은 “폐영식 후에도 출국할 때까지 숙식과 교통 문화체험 등을 지원하라”고 말한다. 김현숙 장관은 “위기대응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으로 해석한다.정부가 온 역량을 집중한 ‘반전의 카드’ K팝 콘서트가 구원투수로 대한민국의 체면을 지킨다.대통령의 혜안과 용단이 실패의 입구에 들어선 위기의 국제행사를 살려낸 셈이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마지막 행사를 위해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을 모집했다고 한다.기재부는 콘서트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과 국책금융기관 등에 인력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은 ‘자원봉사자 모집’이라 쓰고 ‘동원’으로 읽는다.기재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자이고 국책금융기관의 최대주주다.“이게 정상적인 정부냐?”라는 공무원노조에 장관은 “공무원들이 동원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의 디테일 지시’로 시작된 ‘K 잼버리’의 속살은 ‘국가총동원령시대로의 복귀’라는 우려와 맞닿는다.민관자원을 징발하는 “국가주의적 행태”라는 비판도 있다.사적영역의 시민사회가 권력과 관료의 동원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기업들은 “생수 148만병 얼음 5만톤 아이스크림 28만개”를 보냈다.간이화장실 설치와 지원인력 그리고 조기퇴영 후 숙소제공도 그들의 몫이었다. “잼버리 대회 참여자 모두에게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게 한국인의 마음이다.‘K 잼버리’는 ‘강요된 자발적 협조’에 기꺼이 함께 해준 민간과 기업을 중심을 한 국민적 잼버리 구하기 동참의 결과다. “권위주의적 과거로의 회귀”라는 걱정은 그 동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과 말들에 겹쳐진다.결과물은 “존재감이 없다.”는 대표와 “대통령실 대변인”이 되었다는 집권당에 대한 평가다.미래의 시대변화와 대통령 인식의 불화는 권력에 불리한 일이다. “잼버리 졸속행정 왜 피해를 K리그가”라고 쓰인 축구팬의 손팻말 시위와 “공공기관 인원을 차출해 강제 봉사활동을 하란다.그것도 금요일 저녁에,시대가 어느 때인데 자원봉사 명목으로 무급노동 시키는지”라는 온라인 게시판 글은 ‘지금이 88 올림픽 시대가 아님’을 웅변한다. “우선은 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는 선의로 BTS와 축구경기장 사용을 언급했다가 팬들의 반발에 “왜 우리가 희생을 당해야 되냐 잘못은 정부와 지자체가 해 놓고 왜 우리한테 그러느냐 이런 항변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괴리”를 인정한 성일종·이용호 의원의 말도 시대변화를 상징한다. 대통령이 나서야 움직이는 공공영역의 “보신주의”는 넘어서야 한다.총선승리와 성공하는 권력을 향한 대통령의 시대와의 화해도 필요하다.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시스템 복원이다.사람이 아니라 절차와 제도중심이며 책임과 권한의 재량이 인정되어야 한다.둘째,현장과 지역중심이다.대회 전부터 전북 지역언론은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투명하지도 않고 검증의 자신감도 없었으니 “델타구역 벗어나면 취재협조가 어렵다.”는 경고까지 등장한다. “주인의식을 갖고 현장을 챙긴 공무원이 더 많았다면”하고 탄식한다지만 앞으로도 ‘깨알지시의 대통령’이 계속 된다면 곤란하다.총리와 장관의 브리핑이 “대통령께서 지시한대로”로 시작하는 것은 자율과 책임의 부재다.그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게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한국정부의 문제해결능력에 놀랐다.”는 말을 전하는 총리와 “무난하게 마무리 되었다.”는 대통령의 언급으로 ‘쌍팔년도식 동원’을 가릴 수는 없다.“아미(Army)”와 “수호신(FC 서울 팬클럽)”은 ‘2023년식 금모으기 운동’을 단호히 거부한다.내년 총선에서 윤 대통령이 마주해야할 사람들은 바로 이들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 오피니언
  • 기고
  • 2023.08.17 17:34

유커가 온다⋯전북, 중국 관광객 유치 총력을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6년 5개월 만에 허용하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큰손’을 크게 반기면서 마케팅 전략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발 빠르게 전방위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유커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 현지에서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선제적 대응 전략을 펼치는 지자체도 있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전북도를 비롯한 전북지역 지자체의 대응 전략이 아쉽다.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커 유치 전략을 세우고는 있지만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발 빠른 선제적 대응이나 특화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잼버리 후폭풍에 갇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특화 전략이 없다면 전북은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유커의 경유지로 전락하게 된다. 마침 군산~중국 석도(스다오) 항로를 운항하는 국제여객선이 오는 21일부터 여객 운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3년 7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관광객과 소상공인 등 국제여객선을 이용한 중국인 방문객이 크게 늘어날 게 분명하다.군산을 비롯한 전북지역 관관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맞춰 지자체 차원의 관광객 유치 전략이 요구된다. 우선 유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케팅과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또 상품 개발과 관광환경 개선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유커가 전북에서만 누릴 수 있는 테마관광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대응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의 중국 관광객 특수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 민선 8기 전북지역 각 지자체가 ‘관광도시 육성’ 전략을 앞다퉈 내놓았다. 임실과 고창·무주 등은 ‘천만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청사진도 제시했다. 단체장들이 수시로 외쳤던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제는 실전에서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출범 7년째를 맞은 전북문화관광재단도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큰손’ 유커가 다시 몰려오고 있다. 전북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7 12:58

오너 없는 전북정치권

일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이지메가 횡행했다. 남의 일로만 알았던 이지메는 1990년대 이후 왕따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한 집단에서 다수의 성원이 소수의 약자를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소외시키는 행위를 말하는데 인간사회뿐만 아니라 원숭이, 토끼처럼 서열이 엄격한 동물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대체로 또래집단 보다 약할때 나타난다고 한다. 다른 차원의 이야기인데 무주, 진안, 장수를 일컬어 무진장 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이들이 있다. 오랫동안 전국적인 오지의 대명사였다. 경북에 가면 BYC가 있다. 경북 북동부에 있는 봉화군, 영양군, 청송군의 앞 글자를 딴 것인데 전북을 기반으로 한 속옷회사 BYC에 빗댄 이름이다. 3지역 두문자어라는 공통점이 있는 무진장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대표 낙후지역으로 손꼽힌다. 무진장은 고속도로라도 잘 뚫려있는 반면, BYC에서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곳은 청송 한 곳밖에 없다. 다만 산업화나 개발 등의 관점에서 본 것일뿐, 오늘날에는 무진장이나 BYC를 꼭 오지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천혜의 자연환경,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등의 이미지 등으로 인해서 오히려 수도권에서 전학을 오거나 귀촌하는 이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쨌든 규모가 적고, 인구나 힘이 약하면 흔히 말하는 이지메를 당하기 십상이다. 국제사회는 물론, 지역사회, 개인들간의 관계에서도 엄연히 실체는 존재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전북의 최근 100년 역사만 살펴봐도 축소의 역사, 이지메의 역사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구나 경제력, 전국적인 영향력 등 모든 측면에서 볼때 확대되기보다는 축소됐고 지배하기 보다는 지배당한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그 큰 원인을 어떤 이는 오너가 없는 전북정치권에서 찾는다. 광복 이후 인촌 김성수 정도가 한민당의 실질적 오너 역할을 했으나, 그 이후는 전북을 기반으로 한 오너 정치인이 없었다는 얘기다. 일정한 계보를 가진 오너 정치인은 소석 이철승 정도를 꼽을 수 있으나 그 또한 김영삼, 김대중과는 달리 최고 권력자가 되겠다는 의지는 강력하지 않았고 양김씨와의 경쟁에서 패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 2000년 이후, 정동영, 정세균 정도가 나름의 세력을 키우면서 대권 후보 반열에까지 진입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그들 역시 지분을 가진 오너 사장은 아니었다. 작금의 전북정가 현실은 오너는 커녕, 실세 하나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얼마전 새만금잼버리가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중단사태를 맞으면서 전북은 뭇매를 맞다시피했는데 어느 누구하나 전북민을 대변하는 이는 없었다. 오너 정치인이 없는 전북은 잼버리 실패로 인해 향후 엄청난 이지메를 당할 소지가 커졌다. 중앙정치권이나 타 시도의 이지메를 견뎌내야만 한다.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겠지만 이 또한 지나가고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그때까지는 적어도 전북사회에서 내부총질을 해선 안된다. 분열된 집안은 생존할 수 없고 전북은 대리전을 벌이는 이전투구의 장소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8.16 17:39

새만금국제공항 입찰, 방해하지 말아라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중요한 첫발이 내디뎌졌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은 14일 건설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올렸다. 개찰은 17일이다. 이번 입찰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 빚어진 후, 많은 논란 가운데 추진돼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국제공항은 잼버리와 전혀 별개며 새만금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부지매립과 활주로, 계류장, 유도로, 관제탑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 총사업비 8077억원 중 5100억원 규모며 완공시기는 2028년이다. 공항이 완공돼야 물류 체계 트라이포트(공항·항만·도로)가 갖춰지고 새만금 투자 유치와 내부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잼버리 행사는 총체적 부실이다. 이를 주도한 정부와 조직위원회, 전북도는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고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의 발언은 곤란하다. 그는 “잼버리 대회를 핑계로 빼먹은 새만금 관련 SOC 예산이 11조원에 육박한다”고 했다.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책임을 전북도에 전가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 새만금 착공이후 32년 동안 투자한 정부예산이 고작 10조원 안팎이다. 만일 새만금사업이 송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이나 부산·경남에서 추진되었다고 생각해 보라. 그런 말이 나오는가. 그리고 국제대회를 계기로 SOC를 확충하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우리의 국격을 높인 서울 올림픽이며 월드컵 대회가 모두 그러했다. 지금 국가차원에서 전력투구하고 있는 부산 엑스포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 국제공항의 경제성을 문제삼고 있으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투자가 현 정부 들어 1년만에 6조6000억원의 유치실적을 올렸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또 하나 유감인 것은 환경단체의 취소 요구다. 환경단체가 갯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지금 취소 요구는 도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서다. 초상난 집에 염장 지르는 것과 같다. 정부와 전북도는 국제공항을 차질없이 추진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16 17:39

민주당 정부 7년차가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상암 K팝 콘서트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많은 기대와 설렘을 안고 개영 했지만, 시작부터 준비 부족과 폭염·태풍 등 열악한 여건으로 인해 대회 중단의 위기를 겪었다. 퇴임 후 현안과 관련한 발언을 자제해온 문재인 전 대통령도 메시지를 남기며 윤석열 현 대통령보다 전임 대통령이 먼저 대국민 위로를 전했다. “실망이 컸을 국민들, 전세계의 스카우트 대원들, 전북도민들과 후원기업들에게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다행히 위기의 잼버리를 구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는 물론이고 기업과 지자체, 종교계 등 많은 이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위기에서도 그야말로 잼버리 살리기에 모두가 온 힘을 쏟았다. 내 고장 군산에서도 빠지지 않고 이번 위기 해결을 위해 동참했다. 특히, 불볕더위로 지친 잼버리 영외활동 참가자를 위해 생수와 이온음료를 지원한 ‘잼버리 군산우물’의 활약은 빛났다. ‘군산우물’은 무더위에 지친 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연대하는 시민 모임으로 2017년 발족 이후 해마다 무료로 생수를 나눠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필자도 국회의원이 된 이후 매년 여름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생수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군산우물은 이번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지원하기 위해 ‘잼버리 군산우물’ 프로젝트를 운영, 일주일간 얼음물 6천병과 이온음료 3천병을 지원했다. 물을 얼리고 배달하기 위해 주민들이 팔을 걷었고, 지역 꽃게장 사장님도 냉동창고를 흔쾌히 내어주었다. 군산의 나눔·배려·희생의 공동체의식과 시민의식이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쳤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위기의 나라를 살렸던 금반지 정신으로 돌아가면 못해낼 게 없다”고 했다. 마치 국민 연대와 희생정신을 맡겨 놓기라도 한 것처럼 당당하다. 전 세계 150여 개국 4만 30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를 주관하는 수장과 여당 정책위의장의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정부는 비겁한 변명대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문제의 원인을 명확하게 짚고 돌아봐야 한다. “전북도는 잼버리를 팔아 지역 예산을 챙겼다”는 여당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다. 잼버리 전체 1171억 원의 예산 중 전북도와 부안군이 각각 265억 원, 부안군이 36억 원을 집행했다. 지역에서 지출한 예산이 25%인 반면 조직위가 직접 집행한 예산은 무려 전체 예산의 75%에 해당하는 870억 원에 달한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빚어진 어이없는 사고를 두고 책임회피를 위해 전북과 새만금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정부의 헛발질로 인해 야영장에서 고생한 학생들에게 미안해서 나섰던 국민의 선의를, 마치 금 모으기 운동이라도 된 것처럼 여기는 윤석열 정부의 착각은 이뿐만 아니다. 사과는커녕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 정권과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떠밀며 대대적 감사 예고장을 날렸다. 민주당 정부 7년차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무정부 상태’로 치러진 새만금 잼버리 실패를 인정하고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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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6 17:38

구원투수로 등판한 ‘가루쌀 바로미2’

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쌀을 의미하는 한자 ‘미(米)’를 보면 ‘八, 十, 八’로 이루어져 있는데,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선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쌀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쌀 소비를 늘려보자는 취지로 2015년에 제정되어 올해로 벌써 9회째를 맞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쌀 소비는 해마다 줄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인의 주식(主食)으로서 쌀의 위상도 많이 흔들리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이다. 30년 전인 1992년 112.9㎏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밥 한 공기에 쌀이 약 100g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하루에 한 그릇 반 정도 밥을 먹는 셈이다. 그나마도 젊은 층은 밥 대신 빵, 고기, 샐러드 등으로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쌀 소비가 30년 전보다 반 토막 가까이 줄다 보니 많은 양의 쌀이 재고로 쌓이고 있다. 그 양만 매년 15만t 이상 된다. 쌀 생산량은 2015년 432.7만t을 기록한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이기는 하지만, 뚝 떨어진 소비량에 비해 여전히 공급량이 넘쳐난다. 그렇다고 소비에 맞춰 쌀 생산을 무작정 줄일 수는 없다. 최근 심해지고 있는 이상기상과 불안한 국제정세를 고려하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쌀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소위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가루쌀 ‘바로미2’이다. 농촌진흥청에서 밀가루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벼 품종으로,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되어 있어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다. 쌀을 밥이 아닌 빵이나 면의 원료로 쓰려면 가루로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쌀은 단단해 가루를 내기 위해 물에 불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습식제분 방식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대량 제조와 유통을 어렵게 만들어 그간 쌀은 가공용으로 선호되지 않았다. ‘바로미2’는 이러한 일반쌀의 가공 단점을 보완해 쌀가루 가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임으로써 빵이나 면, 과자, 맥주 등 다양한 쌀가루 가공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일반쌀의 공급 과잉을 줄이고, 가루쌀을 통해 쌀 소비를 늘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바로미2’는 1%도 채 안 되는 국내 밀 자급률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재배 특성상 6월 하순쯤 늦게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밀과 이모작이 가능하다. 보통 일반벼는 5월 말‧6월 초에 모내기를 하고, 밀은 주로 6월 중순 즈음 수확을 한다. 농업인은 어쩔 수 없이 밀과 쌀 중 하나를 선택해 재배해야만 했다. 하지만 늦은 모내기를 하는 ‘바로미2’를 심으면 밀 수확이 가능해져 우리밀 생산을 늘릴 수 있다. 또한 ‘바로미2’는 밀가루 대체 품종으로써 연간 200만t에 달하는 수입 밀가루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오는 2027년까지 밀가루 수입량의 10%인 20만t을 가루쌀로 대체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으로 ‘바로미2’가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원료곡의 안정적인 생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표준재배법 보급, 이모작 작부체계 개발, 종자‧원료곡 안정생산 기술지원, 쌀가루 가공 시제품 개발‧평가 등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후변화, 전쟁, 곡물가격상승 등으로 식량안보 위협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가루쌀 ‘바로미2’가 남아도는 쌀과 모자란 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식량안보까지 튼튼히 지키는 구원투수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기대해본다./조은희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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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6 17:38

칠월 칠석, 오작교와 견우직녀

음력 칠월이면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와 더불어 천고마비의 계절로 접어든다. 특히 8월 22일은 우리 세시풍속인 칠월칠석으로 1년에 한번 ‘오작교’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 애틋한 사랑을 속삭이는 날이라고 한다. 사실 요즘 독자들은 ‘오작교’하면 견우직녀의 오작교보다는 필자의 고향이 있는 광한루 오작교 부근에서 열리는 춘향제전행사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필자도 지난 5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개최된 제93회 ‘춘향제전행사’에 많은 관심과 남다른 애정을 갖고 참여한 바 있으며, 성대하고 화려한 춘향제전 행사를 즐기며 뜻도 새겨보았다. 잠시 춘향제전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우선 춘향제의 꽃인 ‘춘향선발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초창기에는 출전자격을 남원시 관내출신으로 제한하였으나, 몇 년 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 선발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대회가 되었다. 또 민속씨름대회, 춘향국악대전 등의 볼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도 있는데 광한루 안에 있는 월매집 막걸리 맛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인기가 절정이라 독자들도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 보시기를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광한루의 대표 상징인 오작교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오작교는 이름 그대로 까마귀 오(烏)자와 까치 작(鵲)으로 까마귀와 까치가 놓은 다리를 말한다. 은하계에서는 오작교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 서로 사랑을 속삭이고, 지상에서는 광한루 오작교에서 이도령과 춘향이 만나서 사랑을 속삭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럼 오작교의 주인공인 ‘견우직녀’에게는 어떤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지는지 조금 더 생각해보자. 견우(牽牛)는 한문으로 끌견, 소우로 소를 끌며 농사짓는 목동이고, 직녀(織女)는 배짤직, 여자녀로 배를 짜는 여자라는 뜻으로 견우성, 직녀성으로도 불리고 있다, 별의 이름으로 ‘견우’와 ‘직녀’ 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별의 고귀함을 생각해 볼 때 견우직녀의 격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견우직녀는 지금말로 표현하면 선남선녀로 인정받아 결혼도 하고 함께 같이 살게 되었으나, 결혼 후 사랑의 즐거움에 빠져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게을러져 이를 본 옥황상제가 견우직녀를 은하수 동쪽에는 견우, 은하수 서쪽에는 직녀가 살도록 하였다. 이 안타까운 견우직녀의 소식을 들은 까마귀와 까치가 남을 돕는다는 사랑과 봉사정신을 발휘하여, 매년 칠월칠석에 위험을 무릅쓰고 하늘로 올라가서 몸을 맞대어 오작교라는 다리를 놓아 줌으로 견우직녀가 사랑을 속삭이도록 하였으나, 그리움을 안고 다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서러운 심정으로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 칠월칠석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고도 한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식의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는 요즘, 견우직녀의 숭고한 사랑을 도와주기 위한 까마귀와 까치의 봉사정신은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의 인정어린 덕행(德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또 견우와 직녀는 당초 부지런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혼 후 그들만의 사랑에 빠져 자기 본연의 책무를 다 하지 않은 점을 보면서, 우리 인간도 비록 좋은 의도를 가진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의 본연의 책무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부여된 책무를 다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정도(正道)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조현건 전 전북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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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6 17:37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익산시의원 엄단해야

익산시의회 장경호 의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방의원의 비위와 징계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가 지난 6월께 수의계약을 통해 익산시장애인체육회에 3290만원어치의 임원 단복을 납품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제12조)은 ‘공공기관(산하기관 및 자회사 포함)은 소속 고위공직자와 그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또는 그 사람이 대표자인 법인·단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 규정된 고위공직자에는 지방의원이 포함된다. 게다가 장 의원은 익산시장애인체육회의 예산을 심사하는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 의원은 ‘배우자의 계약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설령 그랬더라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3년에 제출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난 2021년, 9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듬해 5월부터 시행됐다. 그만큼 정치권에서 논란이 많았고,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됐다. 법 시행을 앞두고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법의 취지와 주요 내용을 알리기 위한 특별교육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재선의원으로서 당연히 관련 법률을 숙지하고, 적용 대상인 배우자에게도 주의를 촉구했어야 한다. 이해충돌방지법과 함께 ‘익산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와 ‘익산시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 위반 여부도 들여다봐야 한다. 지방의원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법률 위반이다. 당연히 사법적 판단을 통한 법적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 이와 별도로 익산시의회에서도 윤리특위를 열어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징계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와 의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신이 여전하다. 지방의원들의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데다 의회 차원의 자정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온다.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로는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 지역사회 신뢰 회복,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의회와 소속 정당의 강력한 징계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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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6 14:23

악기장 고수환의 꿈

<공후인>은 고조선의 뱃사공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이 만들어 부른 고대 가요다. 남편으로부터 백수광부와 그의 아내 이야기를 듣고 만든 이 노래의 또 다른 이름은 <공무도하가>. 가장 오래된 시가로 알려진 이 노래로 지금은 사라졌으나 그 이름을 알린 악기가 있다. 고대 현악기 <공후>다. 기록에 따르면 공후는 고대 아시리아로부터 페르시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들어왔다. 문헌상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현악기로 꼽히는 공후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문헌에 모두 전해지고 있고, 범종이나 벽화 등에도 공후를 연주하는 사람이 남아 있어 오랜 세월 활발하게 사용되었던 악기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려 시대 이후 공후는 우리나라 음악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조선 시대에 편찬된 음악 서적 <악학궤범>에도 그 이름이 남아 있지 않으니 조선 시대 이전부터 연주에 사용하지 않은 악기가 되었을 것이란 추측만 있을 뿐이다. 2000년대 초, 잊혀진 고대의 현악기 공후를 복원하겠다고 나선 악기장이 있다. 현악기를 만드는 고수환 명장이다. 젊은 가야금 연주자와 함께 시작했던 복원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남아 있던 오래된 문헌과 국립국악원에 전시된 공후를 연구해 실패와 보완을 거듭하며 복원에 성공했다. ‘잊혀진 악기 공후’의 복원에 국악계는 주목했다. 연주 무대까지 선보이며 공후는 다시 살아난 악기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공후는 그 후 다시 연주되지 않았다. 공후를 찾는 연주자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명장은 자신이 복원한 공후가 ‘10% 부족한 악기’에서 멈추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사실 공후는 25줄 현악기로 복원했지만, 음의 폭이 좁아 오늘의 무대에서 연주하기에는 보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았다. 갈수록 자리가 좁아지는 국악기 제작을 평생의 업으로 살아온 그의 꿈은 다음 세대까지 남을 수 있는 생명력 긴 악기를 만드는 일. 좋은 악기를 만드는 것도 그렇지만 잊혀진 악기 공후 복원에 매달렸던 이유였다. 고수환 명장이 지난 7월,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이 됐다. 국가문화재 악기장 분야 지정은 26년 만의 일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숫자도 적어 올해 지정된 그를 포함한 현악기장은 3명이다. 알고 보니 이들 모두 전북 태생이다. 열여섯 살에 악기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해 60년 동안 한길만 걸어온 그는 내려놓았던 <공후 복원>을 다시 꿈꾸고 있다. 변화무쌍한 시대에 연주 악기로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그에게 공후 복원은 이제 묻어둘 수 없는 일이 됐다. 동행할 연주자가 있으면 명장에게는 큰 힘이 될 터. 무대를 만날 공후가 기다려진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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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8.15 17:25

전주시 공유킥보드 거치대, 활용도 높여야

전주시가 공유 킥보드 전용주차구역과 거치대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무분별한 주차 등으로 시민 불편이 컸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점차 활용도를 높이면서 추이를 봐가며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LG전자와 협력해 ‘개인형 이동 장치(PM)’의 일종인 공유 전동킥보드의 ‘스마트 PM 스테이션’을 시내 78곳에 설치키로 했다. 현재 전주지역은 4개 업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약 3390대가 운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는 도로점용과 교통안전시설 심의 등의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LG전자는 공유 전동킥보드 주차구역 설치와 운영을 책임진다. ‘PM 스테이션’은 전동 킥보드 등 공유형 이동 장치를 주차하고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거치대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PM 스테이션'은 보행에 장애가 되지 않는 폭 3m 이상 보도에 설치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 수요가 많은 지점을 대상지로 선정했으며 정식 운영은 오는 10월부터다. 이용자가 전용 주차구역내 거치대에 킥보드를 반납하면 인근 편의점과 카페 등 상가에서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유 킥보드 이용자를 상가의 이용객으로 유인할 수 있고, 무단 방치되는 공유 킥보드가 줄어 보행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카카오톡을 활용해 운영중인 '전주시 전동킥보드 불편신고' 채널도 활성화 시켰으면 한다. 이 채널과 '스마트 PM 스테이션'이 동시에 활성화되면 무단방치 킥보드도 줄고 교통사고 위험도 낮아질 것이다. 또 공유 킥보드 뿐만 아니라 전기 자전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기 자전거도 공유 킥보드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주차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지난해 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시민과 학생들도 킥보드나 전기자전거 주차문제 등을 행정기관의 단속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사용을 다한 후에 주차할 경우 근거리에 있는 PM 스테이션을 이용하고 방치된 킥보드 등이 있으면 불편신고 채널에 신고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깨어있는 시민의식이야 말로 도시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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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15 17:25

고속열차 SRT 전라선 운행, 운행횟수 더 늘려야

오는 9월부터 수서행 고속열차(SRT)가 전라선 운행을 시작한다. 상·하행 2회씩 매일 4회를 운행하며 전주와 남원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해 이용객들이 그만큼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을 비롯해 분당, 구리 등 수도권 동남부 진입이 가능해짐으로써 시간, 경제적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SRT 운행을 크게 반기면서도 이용객들은 고질적 좌석난을 겪어왔기에 운행 횟수가 적은 데 불만을 표시하고 대폭 늘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다소 아쉽지만 이번 운행으로 좌석난과 편의성 측면에선 숨통이 트였지만 근본적 해결책으론 역부족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제기한 전라선 수서행·수서발 KTX 투입은 선로 용량 확보가 전제돼야만 가능하기에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2028년 개통 예정인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사업과 맞물려 KTX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RT라도 운행 횟수를 크게 늘려 어느 정도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전라선 노선 중에서 승하차율이 가장 높은 전주역의 경우 관광도시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노후화된 편익 시설과 비좁은 주차장은 이용객의 원성이 자자할 정도다. 최근 증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25년까지 450억원을 들여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시민들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 KTX에 이어 SRT 운행 시대를 맞아 미래지향적 꿈과 비전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도 무려 42년 만에 추진될 만큼 역사(驛舍)가 그 도시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관문으로서 도시의 랜드마크 기능과 함께 이미지를 좌우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SRT 전라선 운행으로 전주는 전국 최고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았다.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이 몰리는 곳인데도 그간 ‘철도 교통의 오지‘ 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 점에서 SRT 운행은 이용객 편익 증대와 관광 활성화의 두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제 익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 걸리는 데 전주에선 갈아타며 2시간이 소요된다. 또 강남과 수도권 동남부를 가려면 용산과 광명에서 내려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된다. 그러나 이용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편익을 높이려면 지금보다 고속 열차의 운행 횟수를 더 늘리는 방법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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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15 17:25

연습이 필요해

삼복(三伏)이 지나기 무섭게 펄펄 끓던 더위가 한풀 꺾였다. 자연의 이치가 참 신묘하다. 에어컨 바람을 피해 잠시 집으로 들어왔다.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고 선풍기를 틀고 앉아있으니 아들 내외가 손자를 안고 들어왔다.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들렀단다. 손자가 여름 감기에 걸렸다. 햇빛에 그을릴까 모자를 쓴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다. 냉기가 올라올까 얇은 이불을 덮고 아기를 뉘고 양말을 벗기니 손발이 차기만 하다. 아들은 잔소리와 함께 에어컨 리모컨부터 찾았다. “어유 또 혼자 있다고 에어컨도 안 켜고 있네. 콩나물국밥 세 그릇만큼만 틉시다. 내가 밥값 내고 갈게.” 하는 모양새가 날 덥다고 온종일 에어컨만 틀고 지낸 것이 틀림없다. 아들은 손자 옷을 모두 벗기더니 기저귀 차림 위에 두툼한 이불을 덮어주었다. “뭐하냐? 애는 왜 홀딱 벗겨?” “더우니까.” “두꺼운 이불은 왜 덮고?” “추우니까.” 옛끼! 등짝을 한 대 때려주려다가 며느리 눈치가 보여 슬그머니 주먹만 쥐었다. 없이 살던 시절에도 한여름이라고 두 아들을 홀딱 벗겨 키운 적은 없었다. 면 배냇저고리 팍팍 삶아 수시로 갈아입히고 배에는 천기저귀 한 번 접어 덮어주고, 선풍기 바람도 직접 닿지 않게 비스듬히 쐬어주었다. 그러고도 여름 감기에 걸리면 손발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땀띠가 나면 얇은 거즈 수건으로 살포시 덧대주었다. 손자를 보고 있으니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애를 어찌 돌봤으면 감기 걸려 떨어지질 않느냐고 잔소리가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왔다. 참느라 며느리 얼굴을 돌아보았다. 나도 저런 새색시 시절이 있었지. 나는 뭐 얼마나 철들어 엄마가 되었나. 실전이 연습이고 연습이 실전인 셈이지. 여자는 눈물로 엄마가 된다. 아이를 끌어안고 수십 수백 번을 철철 울어야 엄마가 된다. 울어야 할 때 울지 않으면 훗날 더 큰 눈물을 흘리게 된다. 내 가슴에 피눈물 나게 했던 아들 녀석이 눈을 반짝이며 에어컨 바람을 등지고 바싹 다가앉았다. “엄마, 내가 생각해봤는데 여름에 뜨거운 콩나물국밥은 좀 심하지 않아요? 냉콩나물국밥 어때? 아삭아삭한 콩나물 위에 살얼음 가득 얹으면, 어우 뱃속까지 시원해질 거 같은데.” 들은 척도 않고 손주랑 눈 마주치며 까꿍거리고 있으니 아들 녀석은 코앞에 제 얼굴까지 들이밀었다. “어? 어? 어떠냐고요. 내 생각 죽이지?” “아나, 밥이다 이놈아! 이열치열(以熱治熱) 몰라?” “아 우리 엄마 답답한 소리 하시네. 이열치열 잘못하면 돌아가신다니까!” “여름에 뜨거운 콩나물국밥 먹다가 돌아가셨다는 사람 봤냐?” “젊은 사람들은 여름에 뜨거운 거 안 좋아해요. ‘얼죽아’ 몰라? ‘얼죽아’? 한겨울에 얼어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시는 사람들이 한여름에 뜨거운 국밥 먹겠냐고요?” “이한치한 이열치열이네.” 시큰둥한 반응에도 아들은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한국인의 문화가 바로 무더운 여름에 뜨거운 거 먹으면서 ‘아 시원하다’를 연발하는 거라는 둥 계속 나를 설득해댔다. 손자를 덮은 두꺼운 이불을 치우고 수건 한 장 덮어주며 뜬금없는 설득을 마무리지었다. “나는 내 세상 살 테니 너는 네 세상 살아라. 내가 니들 키운대로 애기 키우라고 강요 안 할테니까 너도 니 생각대로 내 장사 강요하지 마. 알겄냐?” 더울 때 땀을 적당히 흘려야 한다. 안 그러면 다음 계절에 쉽게 감기에 걸린다. 불편함도 적당히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자연의 이치다. 불편을 참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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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5 17:24

끝없는 사과

2023년 4월 19일 프랑크 발더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하였다. 이 자리에는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동석한 자리이다. 이 세 분이 만나게 되는 연유는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만난 자리이다. 이날 독일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 연설을 한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나치 독일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고개 숙여 거듭 사과를 하였다. 여기서 거듭이라는 뜻은 지금까지 독일은 나치 독일의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하여 공식석상이나 사석에서 독일정부 수반들은 나치의 민간 학살 행동에 한 번도 부정하지 아니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진정한 인류애이고 사람으로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것이다. 오늘날의 독일은 그래서 학살의 대상이었던 이스라엘과도 진정어린 동맹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 평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1592년 임진년을 기억하는가. 사적 자료를 살펴보면 당시의 조선의 총인구수는 1350만여 명이었다고 한다. 일본은 조선을 명분 아닌 명분으로 침략하여 침략 장수들에게 인구를 말살하라고 하였다 한다. 왜란이 끝나고 3년 후 조선의 인구 숫자는 900만여 명으로 줄어들었다는 문헌상의 자료가 두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이는 왜놈들의 직접적인 무차별 학살과 왜란의 여파로 나라의 기근과 피폐로 운명을 달리한 우리 조상들이 이처럼 도륙당한 고통스런 사실이 우리들 가슴속 깊이 피멍으로 맺혀있다. 1910년 경술년을 또한 기억하는가. 대한민국은 또 다시 일본의 탈 인간적 행위에 36년간 피눈물로 보냈으며 더하여 강탈당하여 전쟁의 징집녀가 되어 현해탄을 건너가 노예나 다름없이 노리개감이 되었다는 비통한 사실들 나라의 흔적이 서려있는 크고 작은 소중한 문화재와 유물들이 일본 땅 처처에서 천대받고 나뒹굴 있다는 사실들이 첩첩이 쌓인 자료들로 가득하건만 아직도 세치의 혀로 징집을 한 사실이 없다고 나불대고 있는데도 저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창아리 없는 메아리가 이 땅에 울려 퍼지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기시다 일본 총리는 일본 76주년 헌법 기념일에 이렇게 말하였다. ‘일본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라고 말이다. 일본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나라이다. 세계 평화를 총과 칼로 무참하게 도륙한 나라이다. 그 피해가 제일 큰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1392년 조선이 창건한 이래 과연 일본이 우리에게 필요한 나라인가 한 번 말해보라. 그들은 문헌상으로도 7백여 차례 대한민국의 섬과 도서지방을 노략질하고 인명을 살상하고 온갖 못된 짓으로 일관한 나라이다.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나치 독일군의 인간존엄성을 망각하고 유태인을 학살하였던 인류범죄에 대하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죄하고 반성하면서 전 세계를 향하여 용서를 구하는 그들과는 전혀 다르게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고도 그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일본의 저 모습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945년 8월 우리가 그들에게 사죄해야 하는가. /이형구(전북시인협회장∙법무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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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5 17:24

잼버리 파행, 지방 겁박하는 여당⋯‘견강부회’ 멈춰라

끝났다. 시작하자마자 가슴 졸이며 남은 날짜를 세어야 했다. 파행으로 얼룩진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2일 마무리됐다. 한여름밤의 악몽이었다. 망신살이 뻗쳤다. 국민 몫이 된 부끄러움은 분노로 바뀌었다. 끝났지만 끝맺지 못했다. 이제 기한 없는 책임규명의 시간이다. 여야 정치권의 ‘네 탓 공방’이 격화되면서 새만금사업이 통째로 소환되고 있다. 새만금이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 1991년 대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기공식 때도, 2010년 33.9km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준공했을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여권에서는 작정하고 지방정부 책임을 부각하고 있다. 전북이 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SOC 예산 빼먹기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잼버리 팔아 지역예산 챙긴 대국민 사기극’ 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주저하지 않는다. 이때다 싶었는지 온라인에서는 지역비하‧혐오 발언이 쏟아진다. 견강부회(牽強附會)다. 전북도가 잼버리 유치에 나서면서 SOC 등 새만금 내부 개발에 기폭제로 삼겠다는 의도와 기대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새만금의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봤다면 나올 수 없는 주장이다. 국책사업인데도 예산 지원이 항상 쥐꼬리였다. 착공 30년이 넘었는데도 현장은 거친 모래바람뿐이다. 일정 부분 사업에 탄력을 받았겠지만 잼버리를 핑계로 고속도로와 내부 간선도로, 국제공항, 신항만 등 새만금 SOC 사업에 천문학적 예산이 부당하게 투입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들 SOC 사업은 잼버리와 관계 없이 정부가 확정한 새만금종합개발계획(MP)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여당이 전북도에서 잼버리를 이유로 건설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의 경우 30여년 전부터 추진된 ‘새만금~포항 동서횡단 고속도로’의 한 구간이다. 대구~포항 등 일부 구간은 이미 개통했고, 새만금~완주 구간(새만금~전주 고속도로)은 오랜 절차를 거쳐 2018년 5월 착공했다. 이후 전북도가 정부에 조기 개통을 요청했다. 2024년 말 완공 예정인 만큼 잼버리 이전에 새만금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분기점까지의 구간만이라도 조금 앞당겨 개통될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자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약속했지만 ‘립서비스’에 그쳤다. 조기 개통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무리한 요구도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얻은 것은 없고 뺨만 맞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7일 “새만금 잼버리가 전북 발전의 촉진제가 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한민국의 미래가 새만금에 달려있다”고 역설했다. 새만금사업은 늘 이런 식이었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는 금세 등을 돌린다. 불과 10여일 만에 180도로 얼굴을 바꾼 여당의 태도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수도권공화국의 위정자들이 본색을 드러냈다. 국가균형발전, 지방시대를 외치던 그들이 ‘중앙정부를 비난한다면 지방자치의 미래는 없다’면서 지방정부를 겁박하고 있다. 역대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앞다퉈 내놓았지만 항상 빈손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도권 중심의 국가운영 기조를 버리지 못한 탓이다. 단언컨대 이런 식이면 이번 정부에서도 균형발전은 없다.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놓고 정쟁이 치열하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원인을 밝혀 책임을 따지고, 상응하는 조치도 내려야 한다. 당연히 전북도에서도 잘못한 부분은 무겁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든 총체적 부실‧파행이 어찌 한 두 곳만의 책임일까. 책임회피 의도가 엿보이는 권력집단의 견강부회식 주장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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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8.15 15:19

기로에 선 김관진 장군

김관진 장군은 부친의 고향이 전북 임실이고 자신은 1949년 음력 8월 남원 운봉에서 태어났다고 나에게 언급했다. 그는 전주 북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고등학교를 마친 뒤 육군사관학교 28기로 졸업했다. 군대 장교 사회에는 ‘미국파’와 ‘독사파’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장군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데 김 장군은 독일 육사에 유학해 ‘독사파’로 불린다. 우리 국군은 한·미 군사동맹의 영향으로 대부분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데 김 장군은 독일에서 유학해 비교적 자율과 민주성이 우월하다는 유럽풍 장군으로 기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우리 전북 출신 군인으로서 이만큼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요직을 경험하는 경우가 드물기에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는 훌륭한 장군으로 남아주기를 기도하는 심정이다. 김관진 장군은 김대중 정부에서 육군 소장으로 진급과 동시에 전주에 주둔했던 35사단장을 지냈고 육군 중장으로 진급해 2군단장으로 지휘관 생활을 거쳤으며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육군 대장으로 진급해 수도권 전체를 관할하는 3군사령관을 거쳐 군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역임한 찬란한 군 이력의 소유자다. 나는 3군사령관 시절 김 장군과 상당한 대화를 공유하며 행복한 시절을 가졌다. 고향이 같고 중·고교 생활 간접적 인연과 내가 국회 국방위원을 오래 하고 국방위원장까지 역임해 상호 영향이 된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인연이 닿으면 인간은 상대에게 간절한 바람이 자연스레 형성되는 법인가 보다! 전쟁을 승리로 수행하기 위한 군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정치 중립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국군의 역사에는 크게 두 차례의 군사 반란이 있었고 모두가 육사 출신 장군들에 의해 자행됐다. 국민이 국군을 믿어야 어떠한 전쟁에도 승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아직도 우리군의 지난 역사를 기억하며 국군을 무서워하는 게 사실이다. 김관진 장군의 오늘날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우리 국군을 반드시 정치로부터 중립에 존재하도록 지켜야 한다. 평생을 군에서 살아온 김 장군 인생의 훌륭한 명예를 위해서도 반드시 그래야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김 장군이 겪었던 고난에 대하여는 그 진실 상당 부분을 김 장군 스스로 외에는 잘 모른다.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 시절의 기무사를 앞세운 계엄문건 작성 사건은 조현천 사령관이 5년이나 미국에 도피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었던 김관진 장군에게 화살이 튀는 사건이고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려는 일부 군 세력의 부정 댓글 사건도 역사에 넘기는 신앙적 인내로 밝은 인생의 미래를 설계했으면 좋겠다. 최근 열린 국방혁신위원회의에서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공포스럽고 의미 해석이 복잡하다. “장병들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잡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대목이다. 도대체 어떠한 역사관이 잘못 됐다는 말인가? 윤 대통령의 역사관은 어떠한 것이며 모든 국민이 그러한 역사관을 따르지 않으면 검찰의 손을 빌려 처벌을 하겠다는 뜻인지 몹시 의아스럽다. 김관진 장군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통령의 잘못된 역사관이 발동되어 군의 동원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국가와 영원한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군은 정치적인 중립”이라는 자세를 견지해야 성공하는 군인의 인생이 될 것이다. 김관진 장군은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이며 현 정부 육사 출신의 최고 선배이다. 지난 날 군의 정치 개입으로 실추된 군의 명예를 되찾고 국군의 정치적 중립을 굳건히 세우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훌륭한 전라북도 출신 김관진 육군 대장으로 청사에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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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3 17:22

역사교육과 보훈에 앞장서는 전북으로 거듭나자

지난 7월 30일 오후 완주군 독립운동기념관에는 전북의 여러 독립유공·보훈·호국 단체들 및 지역주민들의 대표들이 모였다. 지난 6월 국가보훈부 출범을 계기로, 전북내 애국애족의 영웅들을 더욱 기리고 보훈과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의 기념관을 기반으로, 민족운동가 기념관과 보훈교육관을 추가로 건립하자는 뜻이 모아진 자리였다. 완주군 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가 장병구 선생의 아들인 장항규씨가 아버님의 독립운동 활동을 기리기 위해 사재를 털어 시작한 기념관이었다. 현재 3500 평 규모의 부지에 4개 동의 한옥 건물과 위령탑들이 건립되었다. 그 후 완주군을 비롯한 여러 국가기관들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확장되며 거듭나고 있다. 전북 내에서는 독립운동·한국전· 베트남전의 호국과 애국 활동을 종합적으로 추모하고 교육하는 성지로서 역할하고 있다. 필자가 초대된 것은 우연하고도 각별한 인연의 작용 같다. 2020년 우리 국민 모두는 일제 독립운동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 국내 봉환을 열렬히 환영했다. 2017년 카자흐스탄에 대사로 부임한 직후부터, 유해 봉환 사업을 기획하고, 약 1년 반에 걸쳐 카자흐 정부와 고려인들을 상대로 한 협상을 완료했었다. 협상은 여러 요인에 의해 어려웠으나 다행히 잘 마무리되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19년 초, 유해를 모시고 비행기 탈 날만을 세고 있었다. 그러나, 아뿔싸! 모셔오기 합의된 시기 한 달 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다. 정작 모셔 오는 작업은 후임이 맡게 되었고, 1년 후 오게 되었다. 아쉬움이 컸다. 공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 후 공직에서 은퇴했고, 지난해 말 현재의 직장을 얻어 고향 전북으로 돌아왔다. 인연이란 묘한 건가. 홍범도 장군과의 인연이 다시 전북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모임의 출발은 바로 홍장군의 위업을 전북 차원에서 알리자는 얘기가 실마리가 되었다. 온 민족의 영웅을 기리는데 어찌 장소의 한정에 구애될까 보냐? 민족의 위인과 영웅의 추모와 교육은 우리 산천 어디서나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는가? 또 마땅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뜻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범위가 확대되어갔다. 조선시대 민족운동가, 동학혁명 유공자, 다른 여러 일제 독립운동가들을 포함한,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공헌과 기여가 크신 분들도 함께 기리는 기념관과 교육관을 건립하자는 쪽으로 뜻이 모아지고있다. 그만큼 우리 전북내 보훈· 호국의 힘과 기반이 큰 것이다. 보훈이 제대로 된 나라여야 선진국이다. 미국, 영국 등이 예이다. 생존과 먹고살기에 바쁜 처지에서는 선열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챙겨드리고 싶어도 못 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자 G-7의 반영에 오른 나라로 대접받고 있다. 이렇게 높아진 국가 위상에 상응하여, 국가보훈부가 승격, 출범한 것은 참으로 의미가 크다. 전북도민들은 과거의 정체를 털고 미래 도약을 위해, 각 방면에서 바람직한 사업들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남을 따라가는 데 급급했던 수동성을 떨쳐가고 있다. 보훈·호국의 분야야말로 그런 분야 중 하나다. 더구나, 전북은 그 면에서 찬연히 빛나는 역사를 자랑한다. 나라와 민족이 위태로울 때, 전북인 모두가 분연히 일어섰던 전통이 있다. 보훈과 호국 정신을 기리고 교육하는 일에 있어, 우리 전북이 지방 차원에서 앞장서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도내 뜻있는 단체와 인사들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 /김대식 전북국제협력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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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3 17:22

폭우에 태풍까지, 농가 피해 복구 총력 지원을

엎친데 덮쳤다. 지난달 극한호우로 인한 수해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휩쓸고 갔다. 이번 태풍으로 전북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과수농가의 낙과와 농경지 침수 등 농가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 거듭된 자연재해로 타격을 입은 농민들이 농사에 의욕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가뭄과 폭우·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사를 망치는 일이 더 빈번해지면 농촌에 남아있는 농민을 찾아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지난달 전례없는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심각한 물난리를 겪었다. 전북에서는 농경지 침수로 인한 농가의 피해가 컸다. 다행히 정부가 지난달 19일 전국 13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전북에서는 익산시와 김제시 죽산면이 포함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전북지역의 막대한 피해 상황을 감안하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 극히 한정적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는 당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여태껏 추가 지정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태풍 피해까지 발생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자연재해로 한해 농사를 망치는 일이 더 빈번해지고 있는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정부가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쌀값 폭락과 기후변화·고령화 등으로 농업·농촌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식량안보와도 직결된 우리 농업의 위기 극복과 농업 경쟁력 향상은 농도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의 숙제다. 폭우에 이은 태풍으로 농민들의 삶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지원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농민들은 버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국가가 적극적인 피해복구 지원에 나서 거듭되는 자연재해로 휘청이는 농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관련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해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인력과 장비·재원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복구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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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13 17:22

새만금 잼버리사태, 전북 단합의 기회로 삼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2일 막을 내렸다. 대회 중반에 폭염과 태풍 ‘카눈’ 등으로 대원들이 모두 조기철수하는 바람에 대회 개최지인 전북으로서는 아쉬움이 많다.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면 전북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을텐데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번 대회는 세계 158개국에서 4만3000여 명의 청소년이 모여 야영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우정을 쌓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파행을 빚어 세계 청소년들에게 크게 미안한 마음이다.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장소 선정에서부터 준비 부족, 미숙한 진행, 사실상 부재상태의 컨트롤 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방만한 운영과 예산 집행 등 지적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사실상 총체적 부실이었다. 여기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연일 폭염에 시달려야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가세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해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중앙언론까지 나서 전북과 새만금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소리가 난무한다. 국민의힘은 “지방자치의 미래가 없다”며 겁박을 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잼버리 한탕으로 예산 2조원을 따낸 전북도”라며 얼토당토 않은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행사가 끝난 만큼 평가와 감사 등이 뒤따라야 한다. 잘못한 것은 엄정하게 책임 소재를 가리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요하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당연히 전북 관계자들도 포함된다. 그래야 이번처럼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모든 책임을 힘이 약한 지방정부에 씌우는 일이다. 중앙정부의 책임을 덮기 위해 지방을 희생양 삼아서는 안된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여당은 연일 전북을 때리는데, 불과 한 달 전에 김기현 대표가 전북을 찾아 구애한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전북도와 부안군, 그리고 도민들 또한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잘못한 부분은 분명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번 일로 위축되고 스스로를 비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단합해야 한다.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전북의 미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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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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