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21 05:58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키즈카페와 PC방 위생 감독 만전 기해야

아이들이 놀면서 음식을 먹고 마실 수 있는 실내 놀이 공간인 키즈카페와 PC방의 위생 상태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나타나 일제점검과 함께 관련 업체에 대해 철저한 위생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상대적으로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식중독을 비롯한 각종 감염에 취약한게 사실이다. 키즈카페, PC방 등 아이들이 자주 찾는 장소일수록 더욱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국회 김원이 의원(민주당 목포)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북 지역에서 적발된 키즈카페 및 PC방의 식품위생법 위반은 모두 11건으로 집계됐다. 키즈카페 3건, PC방이 8건 등이다. 전체적인 적발 건수로만 보면 별것 아닌것 같아도 사실 키즈카페나 PC방은 어린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더욱이 장시간 머무는 경우가 많기에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을 잘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같은 기간 두 업소의 적발 건수는 모두 334건으로 발생했는데 전북과 비슷하게 매년 큰 폭으로 적발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두 업소의 위생 위반은 2019년 50건에서 2022년도 107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물론, 인구가 많고 시설이 집중된 서울에서 식품위생 적발 건수가 81건(24.3%)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59건(17.7%), 부산 52건(15.6%), 경남 35건(10.5%), 전남·충남 각각 17건(5.1%), 인천 12건(3.6%), 전북 11건(3.3%) 등의 순이다. 코로나 19 공포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각종 감염병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고, 특히 식음료의 경우 자칫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질병 등으로 고통받을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식품위생 분야에 대한 철저한 위생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업주 자율에만 맡기지 말고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이유다. 위생교육 미이수나 이물혼입 등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준수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즉각적이면서도 단 한곳의 예외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3년 넘게 갇혀있던 사람들은 요즘 봇물처럼 각종 축제장에 밀려들고 있고 주택가 주변의 카페나 PC방 등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경고음이 울렸을때 곧바로 조치를 취하는게 바로 더 큰 사회적 낭비를 막는 요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6 14:24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2025년엔 개통해야

전북의 오랜 현안인 새만금~포항 동서횡단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우여곡절 끝에 추진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제때 완공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총연장 55.1km, 4차선 규모로 설계된 이 고속도로는 2018년 5월 착공했고, 당초 예정된 사업기간은 2024년 12월까지였다. 이후 지구촌 최대의 청소년 축제인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되면서 SOC 확충 방안의 하나로 고속도로 조기 개통 문제가 거론됐고, 전북도의 줄기찬 요구에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잼버리에 맞춰 2023년 7월 고속도로 조기 개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오히려 우려와 걱정만 커졌다. 낮은 공정률로 인해 조기 개통은 무산됐고,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완공‧개통 시기는 오히려 1년이나 늦어진 2025년 12월로 조정됐다. 게다가 정부가 새만금잼버리 파행을 이유로 내년 새만금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예산도 큰 폭으로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내년도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사업 예산으로 1191억 원을 책정했지만, 기획재정부는 72%를 삭감한 334억 원만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가뜩이나 늦어진 사업이 이제는 2025년 완공도 불투명해졌고, 언제 완공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내년도 국비 부족분을 선투자해 사업 기간인 2025년까지는 공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의 총사업비는 2조 4207억 원으로 국비 40%, 그리고 도로공사가 60%의 예산을 분담한다. 그간 도로 등 SOC 확충 사업이 수도권 우선으로 추진되면서 전북지역의 도로 건설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우여곡절 끝에 착공을 하더라도 예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완공은 늘 하세월이었다. 새만금잼버리 개최 이전까지만 해도 조기 개통을 기대했던 고속도로다. 한반도 남부 내륙지역을 동-서로 연결하는 도로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이미 시작된 SOC사업이 차질을 빚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오는 2025년까지는 반드시 완공, 개통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5 17:57

산사태 노출 산간학교가 36%…예방 서둘러야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태풍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북지역 초·중·고 3곳 중 1곳은 산사태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산간에 위치한 이들 학교는 학교 주변 비탈면 유실로 인한 시설물 붕괴 등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 교육부가 재해 위험도 평가에 들어갔지만 전북교육청도 선제적으로 피해 예방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국회 교육위 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전북지역 초·중·고 730개교 가운데 36.3%인 201개교가 학교 대지 내 임야를 포함해 산간에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이는 경기, 경북, 전남,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5번째로 많은 수치다. 또 산간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산비탈로부터 0∼5m 떨어진 학교는 15개교, 5∼10m 위치한 학교도 22개교에 이르렀다. 모두 238개 학교가 산간 지역에 인접해 산사태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전북지역에 최대 520㎜ 이상의 폭우가 내리면서 학교 46곳이 비 피해를 입었다. 유치원 7곳, 초등학교 14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9곳, 특수학교 2곳 등 46곳이다. 건물누수가 36건으로 가장 많고, 토사유실·담장 붕괴 9건, 누전과 파손 4건, 수목 쓰러짐 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로 인해 단축수업(13개교), 등·하교시간 조정(9개교), 조기방학(1개교), 현장학습 취소(1개교) 등으로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특히 폭우로 인해 학교 뒤편 비탈면이 붕괴된 군산 대성중은 방학을 이틀 앞당겨 조기방학에 들어갈 정도였다. 지금 지구는 기후위기로 인해 산불, 지진, 태풍, 폭우, 설해 등 각종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마을을 덮쳐 미국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고 홍콩에서는 139년만의 폭우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 우리나라도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러한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린 학생 때부터 교육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안전교육을 시키는 곳이 꽤 있다. 강원 태백 ‘365 세이프 타운’이나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 경북 경주안전체험관 등이 대표적이다. 전북에서도 산사태에 노출된 산간 학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학생들에게도 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을 상시로 시켰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5 17:57

인물교체가 답

축제장마다 3년간이나 코로나로 봉쇄 당했다가 모처럼만에 자유를 만끽한 탓인지 마냥 해방감에 들떠 있다. 축제장은 차댈 곳이 없을 정도로 차로 인산인해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전북의 국가예산복원투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내년도 국가예산을 편성하면서 새만금관련예산 78%를 삭감한 것은 해서는 안될 일로 전북인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았다. 왜 이 같은 일이 생겼을까. 새만금사업은 노태우정권때 DJ와 정치적 합의로 1991년 착공했지만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표로 움직이는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떨어진 사업이었다. 인구가 200만 이하로 떨어져 유권자가 줄고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다가 굳이 국가예산을 쏟아 부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진보정권은 자신들의 텃밭인 전북을 마냥 외면할 수 없어 문재인정권때는 조단위로 예산을 지원해 2개간선도로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건설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MB정권은 농지로 돼 있던 새만금 활용방안을 산업용지 70% 농지30%로 바꿔줬다. 마치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는 것처럼 생색내기에 급급했다. 그 당시 현대건설사장 출신이었던 MB가 토목건설사업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국가예산을 별반 지원하지 않았다. 특히 MB는 토지이용계획을 관광이나 산업용지로 바꿔준 것으로 할일 다했다는 입장이었다. 대통령이 8명이나 바뀐 국책사업이 착공 32년이 지난 현재에도 갈팡질팡, 전북도민들 한테 희망고문이 돼 버렸다. 정부 여당은 새만금잼버리 실패로 좋은 먹잇감을 찾았다. 전북도 한테 대회 실패에 따른 책임을 뒤집어 씌워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만금에 국가예산을 지원해줘 받자 내년 총선 때 표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새만금관련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다. 특히 전북 예산만 몽땅 삭감하면 반발이 클 것을 염려 기술적으로 인접 대전이나 광주를 끼워 넣어 삭감시켰다. 내년 총선은 여야 모두 한테 사활이 걸렸다. 다수 의석을 차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너무나 잘 알아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치른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국힘이 17.15%차로 대패한 관계로 국가예산을 활용한 총선전략이 더 깐깐해질 것 같다. 전북을 속죄양 삼아 깎고 수도권이나 충청권 영남권 예산은 긴축재정기조에도 불구하고 평년작 이상의 성과를 올릴 것이다. 초반 국감서도 새만금예산 삭감이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해 김관영 지사만 속이 타 들어갔다. 국회의원들이 삭발하고 도의원들이 릴레이 단식을 하지만 중앙정부의 관심을 끌지 못해 약자의 설움만 뼈저리게 느낄 뿐이다. 전북정치권이 최약체라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현역들의 물갈이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책임지고 전북삭감예산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문하지만 현역들마다 자신의 공천에만 매달려 실현여부가 불투명하다. 때문에 재발방지와 전북 몫 찾기를 위해서는 OB들까지 소환해서 새 판을 짜줘야 한다는 여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10.15 17:57

천만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몇 차례 비가 내리더니 무더웠던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서늘한 바람이 불며 여름이 가고 어느덧 가을이 왔다. 가을이면 우리 익산은 천만 송이 국화가 내뿜는 향기로 가득해진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미당 서정주는 소쩍새의 울음, 천둥과 먹구름, 무서리를 견뎌내고 피어난 국화꽃을 보고 무수한 역경과 시련을 통해 탄생한 생명의 신비함을 표현하면서 인생이란 거저 되는 것은 없으며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들려줬다. 다른 꽃들이 만개해 자태를 뽐내는 봄과 여름에는 푸른 잎으로 있다가 서리가 내리고 낙엽이 지는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풍성한 꽃을 피워내는 국화! 해마다 이맘때면 익산 도심 곳곳을 장식한 국화들은 시인이 노래한 생명의 신비로움에 많은 이들의 수고로움을 더한 결실이라서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천만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익산시농업기술센터와 지역 화훼 농가들은 정성을 다해 꽃을 재배한다. 축제장에는 봄부터 구슬땀을 흘려 키운 다양한 색깔, 종류, 크기의 국화들이 웅장하고 화려한 대형 조형물을 이루어 장관을 연출하며, 실내 전시관에는 국화분재연구회 회원들이 애지중지 가꿔 예술의 경지에 이른 국화 분재를 선보이게 된다. 더욱이 올해로 축제가 20회를 맞이했다. 오랜 세월 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 노하우, 무엇보다 수많은 이들의 애정과 정성이 담겨 어엿한 성년이 된 올해 축제에서 피어난 국화의 향기는 그 어느 해보다 더 진하고 그윽할 것만 같다. 국화 향기가 서늘한 바람에 실려 오는 이 계절이 되면 어김없이 멈춰서서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지극정성을 쏟아 마침내 줄기 위에 꽃잎을 열어젖힌 국화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올 한 해 어떤 결실을 보았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익산시의회는 올해 현장 속으로 찾아가고 시민 곁으로 다가가며 의정활동에 정성을 쏟아부었다. 지난여름 수마가 우리 익산을 휩쓸고 갔을 때 한달음에 달려가 삶터를 잃은 주민들을 위로했으며 수해 복구 작업에도 적극 동참했다. 얼마 전 추석을 앞두고는 의원들이 직접 장을 보면서 전통시장 애용을 독려하고 물가 폭탄에 시름이 깊은 민생을 살폈다. 이외에도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늘 고민하고 함께 논의하면서 관련 조례를 제·개정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다. 앞으로도 익산시의회는 시민들의 행복이 소담스레 피어난 국화와 같이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를 머금고 꽃망울을 틔울 수 있도록 ‘어떤 일이든 정성을 모으면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진다’는 ‘심상사성(心想事成)’의 자세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 올가을 많은 분들이 익산에 오셔서 국화 옆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쉬어 가셨으면 좋겠다. 다사다난했던 봄과 여름을 지나며 묵묵히 물, 햇빛, 바람, 흙을 품고 꽃을 사랑하는 이들의 열정과 노력을 밑거름 삼아 가장 빛나는 모습으로 피어난 국화를 보며 반추의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란다. /최종오 익산시의회 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5 17:56

세계를 품은 문화·예술의 도시 새만금의 청사진을 그리자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고는 교도소에 수감된다. 어느 날 그는 도서관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음반을 발견하게 되고 확성기를 통해 동료 죄수들에게 들려준 대가로 2주간 독방생활을 하게 된다. 온기라고는 없고 웃음이 사라진 무표정한 교도소는 순간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아주 짧은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낀다. `문화`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문화라고 하면 흔히 가진 사람들이나 누릴 수 있는 정신적 사치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속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먹고 살기도 바쁜 현대인에게 정신적 여유를 부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문화는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 더 큰 긍정의 힘을 발휘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는 전라북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폭염과 태풍, 운영 미숙 등을 이유로 예상과 달리 파행으로 막을 내리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장밋빛 기대감은 사라지고 전라북도에는 부정적 이미지만 덧씌워졌다. 또한 내년 정부 예산안에 새만금 SOC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 반영되면서 지역 정서는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 정부는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 검토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새만금 빅피처`를 다시 그리겠다는 구상이지만 SOC 내부개발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윤석열 정부의 출범 이후 새만금을 둘러싼 산업여건 변화가 심상치 않다. 반도체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이차전지 업계가 새만금에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SK, LG, LS 등 국내 굴지의 그룹들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조 단위` 투자를 약속했다. 이번 재 검토를 기회로 새만금 사업이 제대로 된 큰 그림 속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신중하게 성찰해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 전략기술 관련 첨단 산업을 새만금에 유치, 조성하는 것도 해답일 수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파급력을 가진 산업을 발굴 육성해야 하는데 문화, 관광, 예술 등 굴뚝 없는 산업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문화, 관광, 예술산업은 정신적 충족감을 높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실질적인 경제 가치 유발이 가능한 산업이다. 가령 미국 로키산맥 중심부에 위치한 아스펜은 인구 6000여명의 은을 생산하는 작은 탄광 도시였는데, 1940년도 은이 고갈되면서 폐광 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창조적인 정책구상으로 지금은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 휴양도시로 변하였다. 이와 같이 새만금도 미래 첨단전략 산업과 함께 문화, 관광, 레저, 예술이 살아 숨쉬는 세계 도시로 도약하기를 바란다. /나경균 (국민의힘 김제·부안 당협위원장, 전북대 특임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5 15:32

전라도와 평화주의 - 왜 김대중은 평화에 목숨을 걸었을까?-

반만년 역사에 우리 민족이 겪어왔던 질곡은 참으로 상상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대한민국이 존재하였다는 자체만으로도 조상님들의 투쟁사에 엄숙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임진왜란의 경우에도 우리 전라도가 아니었더라면 한반도 전체가 왜놈들의 손아귀에 빠졌을 것임은 이순신 장군의 기록과 전라도 역사에 환히 밝혀져 있는 사실들이다. 최근 논쟁 중인 '전라도 천년사'에서 일본서기 등을 참고하였다는 부분도 일본이 한반도 침략 역사 조작의 전문성에 대한 연구가 전제되지 아니하면 후세를 위하여도 너무나도 무서운 범죄가 될 것이다. 일본은 국가 차원의 다양한 역사 조작을 연구해온 위험한 국가였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수립부터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이 21대까지 일본군인 출신이었고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 지도자들을 축출하려는 바닥에 저들의 피가 흐르고 있다함은 현 정부의 태도로 보아서 결고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6·25 전쟁 이후 휴전상태의 70년 평화! 지난 70년을 평화롭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전쟁이 없었던 것은 큰 다행이다. 휴전상태라 함은 남·북 어느 쪽에서든 “휴전 끝” 하면 즉시로 전쟁상태가 되는 것이다. 남북의 새로운 전쟁은 지구상에서 지도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세계의 공멸을 가져오게 될 인류 마지막 전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 댄 리프예비역 공군 장군은 전 세계를 향해 지금도 “한반도의 핵전쟁은 미래에 있을 일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자신의 경험을 절규하듯 부르짖고 있지 않은가? 지난 70년간 크고 작은 충돌을 겪으면서도 그때마다 서로 책임을 밀어댔던 것은 전쟁으로 가면 이해관계가 가장 큰 미국이나 생과 사가 마주 붙어있는 남과 북의 생각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전쟁위기가 급속도로 높아간다. 이러한 상태는 수백년 묵은 일본의 한반도 장악 계략과 미국의 대(對) 중국 방어전략이 맞아 떨어진 부분에 윤정권이 대한민국의 이익을 착각하고 무작정 대국 기대기에 함몰하는 까닭이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왜 김대중은 죽음을 무릅쓰며 평화에 매달렸나? 미국 대통령 중에 유일하게 빌 클린턴은 “남북한 문제는 전쟁이든 평화든 김대중 대통령에게 맡기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확고한 입장이었다. 많은 자료에서 입증되고 있다. 미국이건 일본이건 중국이건 러시아건 전쟁이 나서 한반도에 사는 수천만이 몰살을 당하더라도 자신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것이 정직한 국가 간의 전쟁 이기주의이다. 우리들의 살길은 남북 간의 평화공존, 평화교류 그리고 20·30년 정도의 전쟁 없는 왕래 후에 마지막 '남북통일'의 꿈으로 들어가자는 김대중의 노력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전쟁으로 확보하려면 우리 군인이 얼마나 희생해야 가능할까? 우리들 전라도 사람들이 다시 한번 '전쟁반대 평화찬성' 운동으로 나서야 할 이유이다! 우리 전라도는 손해를 보면서도 평화가 승리할 때까지 저항하는 특별한 DNA를 지녔다. 임진왜란, 동학농민혁명, 4·19 민주혁명, 5·18 광주항쟁의 역사가 아니었으면 평화정책을 지켜내기에 김대중 대통령이 사형을 받고도 견딜 수가 있었을까? 더디더라도 역사는 전진한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 · 헌정회 국방위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5 15:32

스피드 행정의 플러스 효과

지난 7월 자치단체장의 혁신 의지가 지역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김두겸 울산시장이 증명해 보임으로써 화제를 모았다. 통상 3년 정도 소요되는 인허가 행정 절차를 원스톱 처리 방식으로 10개월 만에 끝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강한 집념을 선보인 것이다. 현대차의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과 관련해 민간 기업에 전담 공무원까지 파견해 인허가 업무 서비스를 지원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2조 2800억을 투입해 2000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사업인 만큼 착공 시기를 2년 앞당긴 것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이번 현장 위주 스피드 행정의 모범 사례는 기업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지방자치단체에 신선한 바람과 함께 발상의 전환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하고 우리 지역 현실과 대비하면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다. 2조 5000억을 들여 5000개 일자리 창출의 청사진을 제시한 '전주 대한방직터 개발‘ 과 관련해서다. 지난 2018년 김승수 시장 시절 제출된 개발 계획서가 5년이 넘도록 아직도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다행히 우범기 시장이 작년 취임한 뒤 행정의 변화 기류가 뚜렷해짐에 따라 최근 수정안 계획서가 다시 제출되면서 어떻게 매듭 지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간 기업 입장에서도 말 못할 속 사정과 함께 고초를 감내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치단체장의 추진 의지가 새삼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전임 시장과 업무 스타일이 눈에 띄게 달라서인지 우범기호의 역동적 움직임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일부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그간 멈춰섰던 지역 현안들이 속속 물꼬를 트면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과잉 규제를 과감히 풀고 시민 눈높이에 걸맞는 행정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중 중앙 정부에서도 최고 혁신 사례로 꼽은 ‘불필요한 연말 보도블럭 교체공사 폐지’ 는 시민들의 폭넒은 지지를 이끌어 냈다. 얼마 전에는 전주형일자리 사업에도 시동을 걸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최대 관건이란 점을 인식한 결과다. 마땅한 공장 부지가 없어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도 전주시의 현실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지방자치단체의 기업 유치 서비스에 더욱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난 6월 전북일보 창간 기념 여론조사에서도 이같은 기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도민 40% 이상이 기업 유치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행정의 뒷받침을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울산시 사례는 자치단체의 방향성 제시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문제는 일선 공무원의 혁신 서비스에 대한 실천 여부다. ‘나사 풀린’ 행정이 심심찮게 도마에 올라 공직 사회 이미지 개선도 쉽지 않다. 무사안일과 행정편의주의 발상을 벗어나 상대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매듭은 풀리기 마련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10.12 17:11

[금요수필]아름다운 거짓말

'아름다운 거짓말!'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인데 거짓말이 아름답다니 언어도단이다. 거짓말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다. 거짓말에 속고 속이는 아귀다툼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피해를 입혔던가? 반드시 없어져야할 거짓말이다. 특히 우리 사회 현실에서 지도자들이 내뱉는 황당한 거짓말은 생각하기도 싫다. 그런데 아름다운 거짓말도 있다. 그때는 모르지만 지나고 나면 알게 되는 것이 아름다운 거짓말이다. 90평생을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감동하면서 거짓말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거짓말이 역설적인 말 같지만 때로는 참 훈훈하고 정답고 눈물 겨울 때도 있다. 방송을 통해서 또는 실생활에서 아름다운 거짓말을 접하게 되었다. 어느 학교에 열성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있었는데 제자 가운데 비록 성적은 중간 정도이고 IQ는 높지 않지만 눈망울이 총명해 보이는 아이가 있었다. 부모님은 귀한 아들이라 공부 잘하기를 고대했다. 그런데 아들은 놀기를 좋아하고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를 불러 타일렀다. "너는 머리가 좋은데 성적은 별로인데 네 머리로 조금만 노력하면 우등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오늘부터 나와 함께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으렴" 하고 타일러 보았다. 그랬더니 눈빛을 반짝이며 정말 제가 할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럼 할 수 있고 말고"라고 긍정적인 의지를 심어주었다. 그랬더니 그 뒤부터 공부에 열중하더니 놀랍게도 몇 달 뒤에는 정말 우등생이 되었다. 예전 보릿고개 시절 어머니들은 거짓말쟁이었다. 양식이 부족하여 겨우 밥을 지어 담다 보면 엄마 밥은 없았다. 그러면 엄마는 낮에 먹은 것이 체했는지 가슴이 답답하여 밥을 굶었다. 그리고 모처럼 생선이라도 밥상에 오르면 자기는 어려서부터 비위가 상해 생선을 못 먹는 다며 맛있는 가운데 도막은 아버지나 아들 몫이고 꼬리나 머리는 딸 차지였다. 그 때는 정말 소화가 안 되고 어머니는 생선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들딸들이 자라서 생선을 사 드리니 잘 잡수신 것이었다. 거짓말도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남을 속이려는 거짓말이 아니라 남을 위한 아름다운 거짓말은 꼭 필요하다. 수천만 원의 돈을 몰래 놓고 가며 모른 척하는 의인(義人), 가난한 집 현관에 쌀 포대를 놓고 살며시 사라지는 거짓말쟁이, 손자 먹이려고 반찬 남기고 많이 먹었다고 하신 할머니 등 얼마나 훈훈하고 정이 넘치는 거짓말인가? 평생을 살면서 얼마나 아름다운 거짓말을 했을까. 생각해 보니 떠오르는 게 없으니 나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욕심쟁이였다. 그저 내가 남보다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고 아끼고 숨기고 허욕을 부린 것들만 생각난다. 왜 진즉 깨닫지 못했을까? 그러나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라도 아름다운 거짓말을 하며 살아야하지 않을까? 선의의 거짓말이 성립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남에게 해가 되지 않아야 하는데 결국 결과 보다는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의도가 중요하다. 자신의 방편을 위하여 선의를 참칭하는 것은 결코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기준도 모호하다. 모든 사람의 생각과 기준이 다르기때문에 아무리 좋은 취지로 했다고 해도 어떤 사람에겐 피해를 주거나, 선의로 한 거짓말이 다른 사람에겐 전혀 선하지 않거나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신뢰를 잃을 수도 있는 그냥 나쁜 거짓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길남 수필가는 초등 교장으로 정년하고 행촌수필문학상. 대한문학작가상, 은빛수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집 <논두렁 밭두렁> 외 6권이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2 16:48

손자병법 전쟁론

중동지역의 전쟁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을 박격포로 공격한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 이에 전쟁 경보를 선포하고 반격에 나선 이스라엘, 여기에 하마스를 옹호하며 공격 작전에 끼어든 시아파 헤즈볼라,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뒤에서 도와주는 이란, 이스라엘을 옹호하며 항모전단 전진 배치와 합동 군사작전을 예고한 미국, 이스라엘과 수교보다 이슬람 세력과 연계하여 정치적 이익을 얻겠다는 사우디의 복잡한 계산, 전쟁에는 많은 국가의 정치와 이익이 연결되어 있다. ‘전쟁은 정치의 연속(War is a continuation of politics)’이라고 프로이센의 전쟁 이론가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그의 저서 <전쟁론>에서 정의한다. 전쟁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 전쟁은 감정이나 이유 없는 무력 충돌이 아니라 그 안에는 정치적 이익과 계산이 깔려 있다. 소련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여 전쟁을 벌이는 일도 푸틴과 러시아 권력의 정치적 계산과 이익이 숨겨져 있다. 정치의 핵심은 권력의 획득과 유지다. 전쟁을 통해 누군가는 권력을 강화하고, 누군가는 권력을 유지한다. 뇌물 혐의로 궁지에 몰려 있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을 통해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에 돌릴 수 있을 것이며, 하마스 지도자이자 팔레스타인 총리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그의 권력을 더욱 공고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를 막을 수 있을 것이고, 미국은 다음 대선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전쟁을 통해 피해를 보고 힘든 사람들은 민간인과 노약자들이다. 전쟁은 전쟁의 주체들에게는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 그래서 전쟁의 위협이나 전쟁의 공포를 떠드는 사람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동양의 병법서 <손자병법>에서는 전쟁을 국가의 존망(存亡)과 국민의 생사(生死)를 결정짓는 중대한 일(大事, 대사)이라고 정의한다. 전쟁을 통해 국가가 망하고, 국민이 죽을 수 있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손자병법> 시계(始計) 편 첫 구절에서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전쟁은 함부로 벌여서도 안 되고, 전쟁이 나면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쟁은 자존심도 아니고, 남의 평가도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빨리 전쟁을 끝내서 물자와 인명의 최대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 손자의 졸속(拙速) 이론이다. 못나도(拙) 전쟁은 빨리(速)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 농토는 황폐해지고, 젊은이들은 전장에서 이름 없이 죽어가고, 백성들은 가족과 흩어져 이산가족이 되는 불행을 겪어야 한다. 춘추시대 사상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전쟁의 비극이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전승(不戰勝)이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말한다. 칼은 칼집을 떠나는 순간 이미 칼의 가치는 떨어진다. 칼에 묻은 피를 닦아야 하며, 그 피를 흘린 사람들의 원한도 감당해야 한다. 비싼 무기는 사용되는 순간 그 가치는 하락한다. 비싼 돈을 주고 무기를 사고 유지하는 것은 방어력을 높여 전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무기는 오래되어서 사용하지 않고 폐기되는 것이 가장 효용성이 높게 사용한 것이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게임기 안에서 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의 전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전쟁을 마치 게임인 듯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쟁은 벌어짐과 동시에 모든 윤리는 정지되고, 인권과 정의는 소멸한다. 오로지 승패를 위한 처절한 싸움만 있을 뿐이다. 남북한이 대치하여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에서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이 더 이상 정치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 용기가 없어서 안 싸우는 것이 아니다. 절제는 용기의 가장 높은 가치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영상으로 생중계되는 시대에 불똥이 한반도에 튀지 않기를 바란다. /박재희(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2 15:10

결혼하면 증여세가 줄어들게 될까?

7월에 있었던 세법개정안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있어 이번에 소개를 하고 싶었습니다. 10년동안 변함없었던 증여공제의 변동을 일으킨 혼인증여공제의 신설입니다. 기존에 부모가 자녀에게 5000만원까지 증여공제를 해주었지만 개정이 된지 10년이 넘었고, 그동안 물가상승 및 결혼비용의 증가 등을 감안하여 혼인신고일을 전후로 2년 이내에 결혼할 자녀에게 증여시 1억원을 추가로 공제 해준다고 합니다. 양가에서 받게 되면 최대 3억원을 세금없이 무상으로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데 기존의 증여세 구조보다 약 2000만원의 세부담을 덜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제확대의 한도 기준은 신혼부부의 전세보증금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목돈이 부족한 신혼부부에게 부모가 마련해주는 정착지원금에 대하여 추가적인 세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개정을 통해 증여세부담을 줄여서 결혼장려 및 출산효과에까지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개정안과는 무관하게 자산이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그동안 세금 없이 보증금 정도의 금액은 증여를 해왔습니다. 국세청도 그 정도 수준의 증여는 사회통념상의 금액으로 보아 과세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음지에서 행해졌던 혼인에 대한 지원을 양성화한 의미로 실제 세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부부합산 3억원으로 늘어난 증여의 한도가 오히려 부자감세를 복돋울 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일정 부분 억눌려 있던 세대간 부의 이동이 혼인을 빙자해 상속처럼 이어질 수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개정안의 혜택은 자산상위 10%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실제로 자녀에게 결혼자금으로 1억5000만원의 부를 이전해줄 수 있는 부모의 수가 한정적이라 적정한 중산층에 대한 지원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개정안이 국회 심의에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혼인계획이 있는 자녀가 있다면 관심있게 볼 내용으로 보여집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2 15:10

왜 너의 인생을 그런 방법으로 결정해?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매체(플랫폼)들은 나에게 다양한 간접적인 경험을 선사해 주었고,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좋은 참고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무언가를 직접 겪어보기 전에 유의할 사항을 알아둬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영상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기반으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고 이러한 매체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노출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졸업한 학과에서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재학 중인 학과 후배들에게 취업, 창업, 진로 등 선배로써 전해줄 수 있는 내용으로 강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필자는 IT응용시스템공학과를 다녔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것들은 IT 관련 학과임에도 컴퓨터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전기, 통신 등의 분야도 전공으로 선택해서 배울 수 있던 재미있는 과였다. 따라서 졸업자들이 취업한 업무 직렬도 다양하다. 다만 후배들은 대다수의 선배들이 걷고 있는 길 외에 정보를 습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대다수가 아닌, 소수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걷는 선배로써 진로의 다양성과 다양성 속에서 선택한 낯선 길에 대해서도 전했다. 올해는 어떤 주제로 후배들의 귀한 시간을 함께 보내볼까 고민하며, 연락이 닿는 대학생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나눈 이야기가 오늘 필자가 말하고자 마음먹게 된 출발점이 되었다. 대학생 후배들과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들었기 때문이다. 요점은 인생사에 있어서 본인들 나름의 중요한 선택들을 필자가 말한 다양한 온라인 매체들을 통해서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선택을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한다? 예를 들어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 사이에서 사기업을 배제하고 공기업만 파는 경우, 공기업을 배제하고 사기업만 파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각자 사람마다 업무적인 성향이 다르고, 안정적으로 오래가느냐, 안정적이지는 않아도 더 큰 수당을 받으며 이직, 창업 등의 경로를 찾느냐 등의 가치관도 다르기에 이해는 된다. 하지만 배제를 하는 이유가 단순히 다양한 SNS, 구인구직 플랫폼 등의 매체에서 좋지 않은 얘기만 했기 때문이라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렇다고 하더라, 저렇다고 하더라 같은 흔한 카더라의 얘기들을 필터 없이 받아들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온라인 속의 타인의 얘기가 솔깃하게 들릴 수 있고, 마치 스스로가 원래 그런 생각과 가치관으로 사는 사람처럼 만들기도 한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지금 사회에서 크게 잘못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은 객관적인 팩트가 아닌 누군가의 주관적인 주장을 팩트로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경험의 폭을 스스로 좁혀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미 세상에 만연해진 확실한 팩트들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세상은 경험해 봐야 터득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필자 역시도 직접 부딪혀보는 것을 추구하지만, 이건 개인의 성향에 따른 영향도 있기에 무조건적으로 부딪혀보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직 살아온 날이 앞으로 살 날보다 적은 이 시대의 젊은 청년들이 무한히 흘러넘치는 정보의 바다에서 그저 허우적대며 눈앞의 것만 보며 급급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수영하며, 이곳저곳 살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길을 걷기를 바랄 뿐이다. / 박지석 온라인 창업전문 하보HaBo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2 15:09

전북지역 아파트 공급부족 사태 막아야

주택공급 차질로 2∼3년 후에는 전북지역 신축 아파트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올 8월 기준, 전북지역 건축허가 면적은 22만1394㎡로 지난해 74만4803㎡에 비해 70.3%나 감소했고, 착공 물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36만9744㎡였던 공동주택 건축허가 면적은 올들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공급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아파트 건설 시장에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규제 강화, 그리고 건설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중소 건설사들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인구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의 상황은 심각하다. 수도권은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고, 주택 공급 확대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하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건설시장의 위기를 반영해 지난달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규제 완화 및 정비사업 규제 개선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았다. 미흡한 면도 있지만 어쨌든 반길 일이다. 하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실질적 효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제시했다. 주택수급 불균형으로 주거가 불안정한 지역은 당연히 살기 좋은, 살고 싶은 곳이 될 수 없다. 오는 2026년까지 전북지역 신규 아파트 수요는 9000여 세대로 예측됐다. 하지만 현재의 주택 건설 추세를 보면 공급 부족 현상이 불가피하다. 극심한 인구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폭등 현상까지 나타나 주거여건마저 더 악화된다면 지역소멸 시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보다 실효성 있는 주거안정 대책이 나와야 한다. 특히 지방의 현실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신속한 인허가 절차 등 행정의 노력도 요구된다. 정부가 균형발전을 외치면서도 지방보다는 여전히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치중하고 있다. 지방도시 정주여건 개선이 균형발전의 첫걸음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2 12:50

전북 응급 소아환자 갈곳이 없다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저출산과 이로인한 인구소멸, 특히 지방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의 소아환자는 담당 의사가 없어 소중한 생명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결국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 응급 소아환자를 위한 특단의 보건의료 정책이 매우 시급하다. 농도인 전북의 경우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엊그제 도의회 진형석 의원(전주2)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같은 지적을 하면서 거듭 보건의료 정책의 확대와 강화를 강력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도내 20개 응급의료기관 실태 분석 결과, 절반인 10개 기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있고, 김제∙무주∙장수∙임실∙순창∙부안지역 응급의료기관에는 소아청소년과 담당 의사가 없었다. 응급의료 최대 관건은 골든타임 확보여부인데 군 단위인 부안, 순창, 임실, 장수, 무주는 말할것도 없고 시 지역인 김제조차 소아 응급환자가 갈 병원이 없다는 거다. 지난해 전북에서 소아 환자가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에 이송됐지만, 전문의 부재 등의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다시 이송된 사례가 16건에 달했다. 이는 전북의 의료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다. 2022년 전북에서 병원의 거부로 18세 미만의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재 이송된 경우는 총 16건(1∼4차 합계)이었고 올들어서는 8월 기준 12건에 달했다. 전북의 소아환자 재 이송 건수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모두 51건으로 연평균 12.8건의 재 이송이 발생했다. 기가막힐 일은 51건의 재 이송 건수 중 1차 재 이송 도중 소아환자가 심정지·호흡정지 등 위험한 상황에 처한 건수가 6건이나 됐다. 자칫 길거리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아환자 재 이송 원인은 전문의 부재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소아 환자가 응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19.8분이었으나 전북의 경우 23.8분으로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2018년 101%였으나 2019년부터 점차 감소해 2021년 38.2%, 2023년 25%까지 급감했다.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모집한 전국 수련병원 66곳 중 55곳은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비영리민간단체가 의원급 소아청소년과 병원 설립을 희망할 경우 관련 조건을 완화하는 등 탄력적인 정책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2 11:20

지방시대 4대 특구, 선제적으로 움직여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방시대 구현을 위해 4대 특구를 도입키로 했다.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문화특구, 도심융합특구 등이 그것이다. 이 특구로 지정되면 각종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전북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전북도를 중심으로 동향 파악과 치밀한 전략, 철저한 준비로 반드시 특구에 지정되었으면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부산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선포식에서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면서 4대 특구 도입을 통한 ‘지방시대로의 대전환’ 의지를 밝혔다. 이에 맞춰 전북도는 4대특구 지정을 위한 추진단을 구성했다. 발빠른 대처인데 과연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특히 정부에서 아직 정책 방향만 제시했을 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 있지 않아 더욱 그렇다. 이중 기회발전특구의 경우 이곳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5년간 법인세·소득세 100% 감면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기회발전특구는 앵커기업 유무가 중요한 만큼 시군 이전기업과 물밑 접촉하며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 추진하는 교육자유특구는 지방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지역교육 발전전략을 상향식으로 제안하면 중앙정부가 행정·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12월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으로 내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특구(대한민국 문화도시)는 올해 12월 전국 7개 권역을 대상으로 13곳을 지정한다. 도시별로 3년간 최대 200억 원을 지원하는데 전북에서는 전주, 군산, 부안에서 도전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구 지정은 내년 1월 18일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 특례와도 관련된 만큼 이와 잘 연계하면 유리할 것이다. 전북은 지난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실패로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중앙정부와 전북도 간에 책임 공방이 벌어진 후 보복 조치로 전방위적인 불이익을 받고 있다. 새만금 SOC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고 다른 예산이나 국가사업도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4대특구사업 선정은 이를 돌파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지역도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 좋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1 19:11

초·중·고 담임 기피현상 심각, 근본 대책 급하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담임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회 이태규 의원(국민의힘)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북지역 기간제 교원 가운데 담임교사 비율이 46.5%에 달했다. 정규직 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임시직인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 업무가 돌아가는 것이다. 또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교사 선발인원이 줄면서 각 학교의 기간제 교사 비율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이처럼 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는 것은 담임교사의 업무 부담 문제와 함께 과도한 학부모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담임을 맡으면 교과 수업 외에도 학생 생활 지도, 상담, 각종 행정 업무, 생활기록부, 학적 관리 등의 업무를 추가로 맡아야 한다. 여기에 크게 늘어나는 학부모들의 민원과 간혹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은 더 큰 부담이 된다. 교권 추락과 맞물려 담임 기피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교에서 한 학급의 학생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맡아 지도하는 담임교사의 역할은 막중하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각 교육청에 정규 교원에게 담임업무를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기간제 교원에게 맡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담임교사의 역할을 고려하면, 업무 숙련도와 교육과정 운영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당연히 정규 교사들이 담임업무를 맡아야 한다. 정교사들이 임시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인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의 짐을 떠넘기는 현상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담임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그 원인으로 지목된 과도한 행정업무 경감과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물론 교육부가 최근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내놓은 교권 보호 대책에 여러 방안이 담겼지만 좀 더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교사들에게 사명감을 강조하기 전에 본연의 업무인 교육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전북교육청이 지난 6월 ‘유·초·중등 교원 인사관리 기준과 교육공무원 승진가산점 평정기준’을 개정해 초등 담임경력 승진가산점을 신설하고, 중등에서도 담임교사 가산점을 상향한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11 16:19

생명나눔 전북으로 도약, 모두가 나설때

길고 긴 무더위가 지났음에도 전라북도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도민과 함께! 생명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전라북도'를 주제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전국 최초로 '도민 헌혈의 날'을 선포한 이래 헌혈 릴레이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날 도청 광장의 헌혈버스를 찾아 동참해 주신 83명을 비롯하여 도내 7개 헌혈의집을 개별적으로 찾은 헌혈자가 240명에 달했다. 생명나눔 헌혈 릴레이는 전라북도 도민의날인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전라북도청과 14개 모든 시·군을 중심으로 전북대학교를 비롯한 주요 8개 대학과 전북은행 등 주요 기업체도 단체헌혈에 동참해 7000여명이 함께 할 예정이다. 지난 3년여 코로나 기간에 우리 국민은 큰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슬기롭게 잘 극복하였다. 우리나라 주 헌혈층인 고교 및 대학의 단체헌혈 참여가 어려워지자, 군부대와 정부기관을 필두로 새로운 단체들의 동참이 이루어졌다. 특히 2021년 5월 헌혈참여를 호소하는 재난문자가 나간 한 주 동안은 평소의 두배에 이르는 놀라운 광경을 연출하였다. 위기를 대처하는 슬기로운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코로나 종식으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혈액사업은 큰 변화가 찾아왔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주 헌혈층인 고교생 및 대학생 수가 급감하고, 주 수혈계층인 노인 인구의 증가로 점점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 전국 최고 수준의 인구 감소율(6.5%)과 노인 인구 비율(23.4%)를 보임에 따라 걱정이 더 크다. 지난 2022년 한해 동안 도내에서는 9만6964명이 헌혈을 실시하였으나 처음으로 1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어려움 극복을 위해 전라북도와 각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이 뜻을 모아 도민 헌혈의날을 선포하고 나선 것이다. 혈액사업은 국가사업으로 지역의 혈액수급 안정은 지자체 장의 책무로 적극적인 단체헌혈 참여는 물론이고, 헌혈장려 조례를 통한 헌혈문화 조성 및 확산을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 이를 위해 헌혈장려물품으로 올해부터 1억원을 지원한 전주시는 전국 최고의 우수사례라 할 수 있다. 지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도민의 관심과 실천이 중요하다. 헌혈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희망이자 생명과 같은 일이다.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은 없고, 수혈받고 싶은 사람도 없다. 살다보면 안타깝께도 그런 상황에 누구나 처할 수 있다. 그 때를 위해서라도 건강한 사람이라면 헌혈을 위해 당연히 팔을 걷어야 한다. 헌혈은 만16세 이상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소중한 생명나눔이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과 ‘누군가가 하겠지’하고 남일처럼 미루다보니 헌혈자가 부족하게 된다. 헌혈하기 전에는 헌혈자의 안전과 수혈자의 안전을 위해 꼼꼼한 사전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안심하고 가까운 헌혈의집이나 헌혈버스에 오르는 용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매월 13일은 헌혈의 날이다. 헌혈 중요성과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실천하기 위한 날이다. 헌혈 릴레이가 한창 진행 중으로 지난 10일까지 7일간 2253명의 도민이 동참하였다. 다른 사람들만의 축제라 생각하지 않고, 지인들과 손에 손을 잡고, 가까운 헌혈의집을 방문하여 전라북도민의 자긍심을 함께 가져보는 뜻깊은 주말을 기대해 본다. /강진석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 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1 15:10

서울에서 만난 전북-미당 서정주

햇볕이 좋은 계절입니다. 해마다 이 맘 때면 여기저기서 국화전시회가 열리지요. 그만큼 국화는 한국인의 삶에, 정신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를 선정하면 꼭 빠지지 않는 시가 있습니다. 바로 ‘국화 옆에서’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시절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었는데요. 1956년에 발표된 미당 서정주의 작품입니다. 미당만큼 한국 근현대 문학사에서 논란이 많은 시인도 드뭅니다. 그가 가진 문학적인 재능과 성과만큼이나 친일과 친독재의 논란도 두드러지기 때문인데요. 그 때문인지 요즘은 교과서에서도 거리의 시비에서도 미당의 흔적을 찾아보긴 쉽지 않습니다. 미당은 1915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댁에서 소작인들을 관리하는 마름이었습니다. 그의 시 자화상에는 ‘애비는 종이었다.’라는 구절이 등장하지요. 하지만 마름과 종은 천지 차이입니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을 통해 마름의 역할을 엿볼 수 있는데요. 지주를 대신해 소작료를 징수하거나 소작을 떼거나 붙여주는 일을 합니다. 그러니 빈민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그 덕분인지 미당은 줄포에 있는 공립학교를 졸업하고, 1929년 서울의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 시절 보통의 시골 사람보다는 훨씬 더 높은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지요. 그는 1929년 11월에 일어난 광주항일학생운동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다음 해 1주년 기념 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어 퇴학당하고 말았지요. 1931년 고창고등보통학교에 2학년으로 편입했으나 일본 교육과 시험을 거부하는 사건을 주동해 자퇴를 하게 됩니다. 이런 사실들을 보면 그도 학생 시절에는 나라 잃은 설움을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똑같은 조선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1933년부터 기고 형식으로 시를 발표하던 미당은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게 되는데요. 1940년대 들어 친일 행적을 보입니다. 그는 해방 후에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였는데요. 1987년에는 당시 대통령이던 전두환의 56세 생일을 기념하는 축시를 발표하는 등 친독재 논란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런 행적으로 인해 시류에 편승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에는 1968년에 조성된 예술인 마을이 있습니다. 그 동네 한켠에 ‘서정주의 집’이 있는데요. 미당이 1970년부터 2000년까지 살았던 집입니다. 70년대 중산층이 살았던 전형적인 2층 양옥집인데요. 봉산산방(蓬蒜山房)이라는 이름이 함께합니다. ‘쑥과 마늘의 집’이라는 뜻에서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요. 이 집에는 미당의 두상과 직접 붓으로 쓴 국화옆에서,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사진, 미당이 쓰던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에는 그의 시비가 여러 군데 있었는데요. 서울 금천구 은행공원, 부천시 상동 보행자 거리, 이천시 설봉공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그의 친일행적으로 인해 현재는 모두 철거되어 땅 속에 묻히는 운명에 처해졌지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합니다. 미당은 죽어서 ‘서정주’라는 이름을 남겼습니다. 친일, 친독재라는 평가도 함께였지요. 역사적 평가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당의 시비도 그 이름과 함께 다시 설 수 있을까요. /양중진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1 15:05

전북특별자치도, 쌍발통 협치는 계속된다.

지난 8월 30일, 필자는 한병도 의원과 함께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내년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됐다. 작년은 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집을 짓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새집에 걸맞은 내부 공간을 채우는 과정이다. 이번에 발의한 전부개정안은 28개 조항에 머물러 있는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에 대한 후속 조치로서 전북의 강점과 특수성을 반영하여 생명산업 육성과 자치권 강화, 첨단산업 구축과 금융 발전, 이민 정책과 케이팝 육성 등 194건의 특례를 포함해 총 232개의 조항을 담았다. 필자는 케이팝 국제교육도시·국제학교 특례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민·외국인 근로자 고용 특례를 중점으로, 한병도 의원은 인재 육성을 위한 전북과학기술원 설립, 금융산업 및 투자유치 진흥을 위한 특례를 중점으로 각각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을 발의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아니,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개정안 발의 작업 당시 정부는 전라북도가 제안한 특례 중에서 10%도 채 되지 않는 특례들에 대해서만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90% 이상의 특례들에 대해서는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에 필자는 지난 7월 한병도 의원, 전라북도, 전북연구원과 함께 '특별자치도 국회 세미나'를 개최했고, 8월에는 의원실 주최로 법무부, 국방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교육부 담당 실무자들과 전라북도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소관 특례를 논의하는 '전북특별법 제도개선 과제 국회 세미나'를 열어 정부의 과감한 권한 이양과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의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무엇보다 특별자치도의 난립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여당 의원들은 전북특별법 개정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개정안의 공동발의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공동발의 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낙후되고 소외된 전북을 발전시키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당 의원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고, 결국 동의를 얻어내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었다. 이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일만 남았다. 10월 국정감사가 종료된 이후 11월부터 국회에서 개정안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올해 안에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와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특례와 관련해 정부의 권한을 이양받아야 하는 점, 특별자치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필자와 한병도 의원, 김관영 지사는 지난해 중앙정치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여·야 협치를 통해 특별자치도법을 4개월여 만에 통과시키고,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하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낸 저력이 있다. 다시 한번 여·야 협치의 저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정부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전북만의 특례가 반영된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을 올해 안에 통과시킬 수 있다. 앞으로 약 3개월 뒤인 내년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공식 출범한다. 남은 기간 동안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한 쌍발통 협치는 계속될 것이다.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11 15:05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