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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치인들이여 상산의 솔연처럼 싸워라

이솝우화의 ‘사자의 몫’(Lion's Share) 이야기다. 여우 등과 함께 협력하여 사냥을 성공시켰음에도 분배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자가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전리품을 독차지하고 만다. 결정권을 가진 자들이 온갖 구실을 붙여 불평등하게 분배하는 상황을 설명할 때 ‘사자의 몫’ 우화가 자주 인용된다. 이번 새만금 예산 78% 삭감 폭거가 바로 ‘사자의 몫’에 딱 맞는 사례다. 지난 30여 년 동안 온갖 수모를 겪어가면서 애면글면 지켜온 새만금 개발이 중단될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새만금 개발 중단은 도민들의 유일한 꿈을 박살 내는 폭력이나 다름없다. 역대 정권들은 사탕을 줄 듯 말 듯 애태우면서 전북을 가지고 놀았다.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매년 1조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등 새만금 개발이 탄력을 받아 본격화되어가는 시점에 내려진 개발 중단 결정은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 개발 중단 이유는 더 기가 막힌다. 잼버리대회 실패의 책임과 비난이 중앙정부로 쏟아지자 그 책임을 전북으로 돌렸음에도 전북이 희생양 되기를 거부하자 중앙정부와 여당이 감정적으로 보복한 것이다. 참으로 졸렬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화난다고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무총리가 위원장이고 장관들이 위원으로 있는 새만금 위원회가 올봄에 결정한 국책사업을 하루아침에 중단시킬 수 있는가. 이게 현 정부가 부르짖는 공정과 상식인가. 지난달 29일 660조 원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다음 날 각 지역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통해 지역 반응을 살펴보았다. 오직 전북만이 초상집이었다. 대부분 지역은 축제거나 다행이라는 분위기였다. 특히 부산은 온통 축제 분위기다.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사업 관련 국비를 대거 확보했다. 지역 핵심 현안인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관련 예산 5,363억 원이 반영됐다. 2029년 완공 및 개항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올해 130억 원 예산에 비해 40배가량 늘어났다.”(부산일보).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기본·실시설계 비용 100억 원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신규 반영됐다...정부는 2030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내년 내에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기본·실시설계 단계까지 돌입해 사업 추진의 속도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매일신문). 올 예산보다 13.5%가 늘었으며, 서산 공항 설계비 10억 원도 확보한 충남도 신바람은 마찬가지다. (대전일보). 이제 정치인들의 시간이다. 일이 터지자 우리 지역 정치인들은 모여서 규탄 성명이나 발표하고 으름장만 놓고 말았다. 충분히 예상했던 바다. 옛말에 도둑놈은 한 죄 도둑맞은 놈은 열 죄라고 하지 않았던가. 매번 당하기만 하고 제대로 대응 한 번 못 하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전북의 정치인들에게 요구한다. 이번에는 제발 합심해서 치열하게 싸워달라. 손자병법에 상산(常山)의 솔연(率然)이라는 뱀이 나온다. 이 뱀은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벼들며,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빈다. 머리와 꼬리가 따로 놀지 않고 언제나 하나처럼 움직여 자신을 보호하는 솔연처럼 합심해서 직을 걸고 싸워야 한다. 땅이 꺼지고 하늘을 찌르는 도민들의 허탈감과 분노가 보이지 않는가. 더 이상 당신들의 이름이 더럽히지 않기를 바란다. 어차피 총선도 다가오고 있다. 새만금 예산을 원안대로 돌려놓지 못하면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권혁남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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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5 15:26

기후위기, 신재생에너지에서 답을 찾다!

지구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가 빈발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체감온도는 43.3도에 이르고, 상하수도‧전력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올 6~8월 사이에 전북지역 폭염일수는 14.9일로 지난 30년 평균 폭염일수보다 4일이나 많았다. 올해 장마 기간 중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1.4mm로 1973년 이래 역대 세 번째의 기록을 보였다. 7월 전북지역 폭우로 주택 208건, 농작물 17천여ha가 침수되었다. 그 피해액만 640억원에 달하며, 익산‧김제 등 6개 시‧군에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었다. 세계적인 이상기후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전례 없는 자연재해, 식량난 심화, 전염병 창궐 등 각종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한 탄소 배출량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195개 국가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의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내용의 파리협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유럽 그린딜 계획을 2019년에 발표하였다. 그린딜 발표 이후 그린딜 투자계획, 기후법안 마련, 탄소국경세 도입 계획 등을 차례로 내놓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고, 풍력·태양광 사업,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 등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총 3,690억 달러를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도 올 4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탄소 포집·활용·저장 산업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라북도 역시 재생에너지 확산 보급과 기후 위기 대응 포럼 운용 등 탄소중립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새만금에 태양광, 풍력 발전 3GW, 부안‧고창에 해상풍력 2.4GW 등 총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도내 연간 전력 생산량은 14,300GWh에서 28,700GW로 2배 가까이 확대된다. 그 결과, 전력 소비 대비 전력 생산 비율인 전력 자립률은 67%에서 133%로 증가한다. 다시 말해 전북지역 전력의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둘째, 기후 위기 상황을 도민들과 공유하고 향후 대응을 위한 소통체계를 갖추고 있다.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초로 2004년 개최한 ‘전라북도 신재생에너지 포럼’을 들 수 있다. 이 포럼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최신기술 및 산업 동향, 각국의 정책 방향 그리고 기후 위기 등에 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해 왔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분산에너지 특별법 통과(‘23.6월)에 발맞춰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통합발전소 구축(Virtual Power Plant)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주목된다. 또한 재생에너지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접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RE100 기업 유치 전략도 기대된다. 일반인들은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더 친숙해질 것이다. 전북도는 앞으로도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등 탄소 중립 정책을 꼼꼼히 챙겨 나갈 것이다. 이런 전방위적 인류의 노력으로 남극의 황제펭귄 서식지의 얼음이 녹아내려 한 마리의 새끼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최근의 기사를 다시 보지 않는 날을 꿈꾸어본다.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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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4 18:23

전북도민은 핫바지인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것 보면 가만히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상황으로 돌아간다. 오죽하면 종교계, 체육회, 사회복지계, 교육계에서 온통 작금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침묵을 지키지 못해 이곳 저곳에서 항의 집회와 성명서가 난무하고있다. 나라를 이끌고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나 기관은 자리 지키기에만 혈안 되어 있고, 해결할 의지나 행동도 없어 보인다. 최근 전라북도에서 발생된 여러가지 현안문제(잼버리대회, 새만금 예산안 삭감, KCC 부산이전)들을 바라보니, 도민의 한사람으로 그냥 눈감고 지나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잼버리 대회는 어차피 준비 부족과 현장 상황(여름철 기온)의 어려움으로 파행으로 끝났고, 그 후속타로 새만금 SOC 관련 예산 대폭 삭감(6626억에서 1479억으로 통과)으로 차기 총선 전략 요충지인 경남으로 예산 재배치, 그리고 kcc이지스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 하는것 등등, 전북은 지금 전 재산을 노골적으로 빼앗기고 있는 형국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정치인들의 무관심일까 아니면 전북 도민을 무시한 처사일까. 전북도민의 희망이었던 새만금사업도 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끝난 후, 마치 보복이라도 할것처럼 새만금 SOC예산 대폭 삭감하여 타지역으로 흘러가기까지 새만금개발청은 무엇을 했는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질타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2013년 새만금 개발의 활성화와 체계적인 내부 개발을 주도하라고 만들어졌고, 컨트롤 타워로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작금의 사태에 대해 침묵만 지키고 있다고 언론에서 질타하고 있다. 새만금에 대해서는개발청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발청 직원들은 조직상 중앙부처에서 파견 나와있고 국가기관이라는 명분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뭐니 뭐니해도 전북도 현안 문제는 도민을 책임지는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기타 힘을 발휘할수 있는 분들의 역할이 지대하다 하겠다. 지금의 전북도 현안문제들을 정부 탓만 돌리는것 보다 도민들의 일치된 함성으로 부르짖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러다가 앞으로 만성동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와 전북현대축구단도 안심할 수 없다는 자조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애궂은 전북도민만 그 피해를 보고 그의 반사이익으로 전북도에 배정한 국가예산을 삭감하여 타 지역에 이익을 주게 하는 작금의 행태를 보면, 전북도민을 무시 하는 것이 지나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가고 있다. 인구가 적다고 무시하고 모든 책임을 전북도민에게 떠 넘기는 국가 행정의 처사는 선량한 시민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아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추세이다. 자신들의 잘못으로 이미 결정된 예산을 삭감한다든지 도민들 의견을 무시하고 다른 방향으로 튼다든지 하는 것은, 전북도민을 죽이기나 다름 아니다. 국회의원들이나 지도자들은 이참에 삭발하고, 가혹한 마음으로 자신을 다스려 도민의 마음을 다독이고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은 전북도민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공천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 도민들의 공감대에 같이 서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금은 전북의 최대 위기이다.정부는 전북 죽이기를 중단하기 바란다. /추원호 건축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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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4 18:23

금전채권의 시작, 소멸시효

의뢰인은 숙박업체를 운영자로, 인근 건설 현장에서 숙박과 음식를 제공하면 숙박료와 식비를 매월 말 지급하기로 했다. 건설사는 숙박료와 식비를 연체했고, 1년이 지나 의뢰인이 건설사에 대금을 청구하자 건설사는 1년의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했다. 의뢰인은 이 경우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냐며, 실제 소멸시효가 지난 것인지 물어왔다. 변호사로서 금전 채권에 관한 문의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소멸시효이다. 이런저런 상담 이후 마지막에 소멸시효 하나로 상담이 마무리될 때가 있고, 실제 소송도 제대로 내용은 다투지 못하고 소멸시효 하나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소멸시효의 규정은 복권과 같이 복권법에 1년의 소멸시효로 규정된 경우도 있지만 크게 민법과 상법의 규정을 보아야 한다. 민법의 소멸시효는 20년부터 1년까지 각 상황에 따라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고, 상법은 상거래의 소멸시효는 5년으로 하되 다른 법령에 5년보다 짧게 규정되어 있으면 그 규정에 의한다고 한다. 의뢰인의 사안은 민법 제163조 1호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 민법 제164조 1호 “여관, 음식점, 대석, 오락장의 숙박료, 음식료, 대석료, 입장료, 소비물의 대가 및 체당금의 채권”은 1년의 소멸시효이다. 의뢰인은 숙박비 등에 대해 월별로 사용료 지급을 약정했으니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사용료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상대방은 숙박료, 음식료이니 1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우리 판례는 위와 같은 사안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이는 ‘숙박료 및 음식료 채권’에 해당하니 소멸시효 기간은 1년이라고 판단하였다. 내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이 몇 년인지 법으로 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드시 규정을 살펴보고, 상담을 받아보길 바란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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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4 18:23

문화의 시간

장세길 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연구위원 문화를 한마디로 말하면 사회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체계이다.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생각해보자. 익숙하지 않은, 이질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거부하고, 헝클어트리고, 경험하는 과정을 거쳐 사회구성원이 공유하게 되었을 때, 그 현상은 하나의 문화가 된다. 문화 활동가들이 문화사업으로 결과를 얻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이래서다. 가까운 사이라도 마음을 얻으려면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 한다. 문화사업은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니 오죽할까. 문화의 시간은 이렇듯 길다. 정책의 시간은 다르다. 회계연도와 관련하여 대개 1년이 주어진다. 짧게는 2~3달에 성과가 나와야 한다. 지자체 역점사업이더라도 길어야 4년이다. 기초를 다지고 주민을 설득해 무언가 성과를 보이려는 순간, 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사업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완주군에 정신장애인 문화공동체가 있다. 구성원에게 예술교육을 제공하려고 2019년에 문화사업에 참여하였다가 공동체로 발전하였다. 사진교실을 진행하면서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뿐 아니라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달라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작년에는 독자적인 완주형 매드 프라이드(Mad Pride)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는 정신장애인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자리이다. 5년의 시간이 정신장애인 자조모임을 완주형 매드 프라이드 축제로 만들었다. 사적인 공동체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공동체로 발전하였고, 구성원은 정신장애인의 사회적 시선을 바꾸는 활동가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바뀌는 효과가 나타났다. 매드 프라이드 축제만으로 완주군은 문화다양성을 실천하는 도시가 되었다. 정작 구성원들은 이 사실을 모를 수 있으나, 그저 좋아서 한 활동이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이러한 성과는 5년 동안 단계별로 지원하는 문화도시만의 독특한 사업체계 덕이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사람을 발견하고, 역량을 키우고, 연대하고, 콘텐츠를 발굴하고, 사회화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수행하는 연차별 사업평가에서도 느리지만 하나하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지방선거 이후에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문화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공들여온 사업이 어느 순간 사라질 수 있다며 걱정한다. 수장이 바뀌면서 담당자도 바뀌고, 사업이 폐지되거나 대폭 축소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더 큰 문제는 문화사업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겨우 심어놨는데 수장이 바뀌어 이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 현장에서는 문화의 시간과 정책의 시간이 늘 부딪힌다. 행정이 공공예산을 투입하고 성과가 나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지만, 문화사업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만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일하는 이들이 조급하지 않도록 말이다. 문화 활동가들은 공공예산이 투입된 만큼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는 지난한 시간 속에서 어떤 성과가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여야 한다. 행정을 설득하려면 말보다 구체적인 지표가 필요하다. ‘문화사업 최소시간 보장제’ 같은 법을 만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일이다. 현재 제도로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수장이 바뀌어도 정책 기조가 확 바뀌지 않으면 된다. 순환보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전문적인 문화 행정인력의 배치가 그 방안이다. 사회복지 행정인력처럼. /장세길 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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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4 18:22

불난 건물서 노부부 구한 ‘장한 중학생들’

중학생들이 불이 난 상가건물에 들어가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를 구출했다. 앳된 얼굴의 중학교 1학년들이 장한 일을 해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세상에 한 줄기 빛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화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께 완주군 봉동읍의 4층 건물에서 일어났다. 이 건물 1층에 위치한 식당 주방에서 튀김기가 과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이 건물 3층 놀이시설에 있던 봉서중 1학년 장수인·전도영(13) 학생은 요란한 화재 경보음을 듣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그때 인근 주민이 다급하게 4층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다고 소리쳤다. 그 소리를 듣고 이들은 주저없이 매케한 연기가 차오르는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한 학생은 급히 할머니를 등에 업고, 다른 학생은 할아버지를 부축해 신속히 건물을 빠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연기를 흡입해 호흡 불편과 오심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노부부도 무사했다. 이후 소방관들이 도착해 불은 20분만에 진화됐다. 완주소방서는 노부부의 생명을 구한 학생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해 격려하기로 했다. 우리 주변에는 화재, 폭우, 지진 등 재난 상황이 종종 일어난다. 어쩔 수 없는 때도 있지만 인재인 경우도 많다. 이때마다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목숨을 구하는 평범한 이웃들의 소식을 접한다. 우리는 이들을 의인(義人)이라 부른다. 지난해 말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는 154명이, 지난 7월 충북 오송 지하차도에서는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작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하지만 현장에서는 평범하면서도 의로운 사람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다. 전북에서는 해마다 연말이면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거액을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가 있어 훈훈하게 해준다. 또 초등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상가 통학로를 내준 부부도 있다. 이들이 있어 세상은 살만한지도 모른다. 지금 전북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실패와 KCC 농구단의 부산 이전으로 뒤숭숭하다. 무기력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러한 때 중학교 1학년생의 용기있 행동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들의 선한 행동이 이웃으로 널리 퍼져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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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04 18:22

민주당 전북민심 새만금 예산에 달렸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민심이 흉흉하다. 정부 여당이 잼버리대회와 새만금 개발사업을 동일시하면서 내년도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을 난도질한 때문이다. 이로써 내년도 새만금 SOC 예산 확보 여부에 대한 최종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게 될 민주당의 역량과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평민당 시절 황색돌풍이 시작된 이래 한세대를 훨씬 뛰어넘는 시간동안 전북에서 독점적 사랑을 받아온 민주당이 과연 전북의 민심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정치적 명운이 달렸다. 더욱이 역대 국회의원 중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전북의 현직 의원들의 정치력 또한 시험대에 오르면서 폭풍전야의 전북민심이 어떻게 소용돌이 칠지도 가늠키 어렵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떨어진 전북의 경우 타 시도에 비해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도 뒤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나 작금의 현실은 있는 떡도 다 빼앗길 최대 위기여서 전북몫찾기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다행히 더불어민주당이 잼버리 대회 파행을 이유로 삭감된 새만금 예산이 원상 복구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로 쐐기를 박았다.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은 지난 1일 박광온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중앙당 차원에서 새만금 SOC 확보를 다짐했다. 전북정치권은 이어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파행 상태인 새만금 예산을 정상화시키기로 했다. 정치적으로만 본다면 국회 절대 과반수를 가진 민주당이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 대폭 삭감된 새만금 예산안을 되돌릴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민주당이 전북에 얼마만큼 애정과 의지를 갖는가에 전북의 명운이 달려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안을 보고 너무 놀랐다. 이건 그냥 예산 독재에 다름 아니다”며 “민주당이 당의 핵심 과제로 삼아서 결의를 보여주고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새만금 예산 정상화 없이는 국회 예산안 협상도 없다”과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정부여당에 대한 엄청난 저항에 그치지 않고 도민들은 민주당의 약속 이행여부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도내 의원들의 적극성 결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와 중앙당을 향해서 소리치고, 특히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민심에 호소해야 하는데 미지근하다. 구체적이면서도 휘발성 강한 액션이 동반돼야 하나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전북도민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성명서나 발표하거나 핵심 당직자를 찾아 읍소하는데 그치고 있다. 전북정치권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전북민심에 당장 답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04 14:33

상실의 시대, 전북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짐작도 할 수 없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우리나라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원제 ‘노르웨이 숲’)으로 출간돼 큰 인기를 끈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소설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삶의 방향을 잃고 공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주인공을 묘사하면서⋯. 소설은 청춘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삶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죽음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서 겪는 상실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지금 전북도민의 심경이 소설 말미의 주인공 모습과 닮아 있다. 허무하고 허탈하다. 허망하게 밟히고, 빼앗기고, 잃었다. 다시 ‘상실의 시대’다. ‘어디서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균형발전을 외치던 정권은 졸렬한 억지 주장을 내세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곳을 가차 없이 짓밟고 있다. 지역사회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사라지는 ‘소멸의 시대’가 앞당겨질까 걱정이다. 20세기 산업화 시대, 철저히 소외돼 상실의 시대를 살다가 부여잡은 기회의 땅 새만금에 30년 넘게 공을 들이며 집착했다. 계획대로라면 진작 번듯한 수변 관광도시가 돼 있어야 할 곳이다. 그랬다면 그곳에 야영장이 설치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고, 행여 도움이 될까 기대했던 국제행사는 되레 새만금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새만금 SOC 예산 칼질에 이어 아예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기로 했다. 잼버리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하필 이 시점에 20년 넘게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전주 KCC이지스 프로농구단이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겼다. 일사천리였다. 구단에 지역을 떠날 명분과 구실을 쥐어준 전주시에 비난의 화살이 쏠린다. 체육관 신축과 관련해 지자체의 속 터지는 행보를 기업 시각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와서 책임을 따지고, 떠나간 구단과 기업을 성토한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부질없다. 떠나지 못하는 농구팬과 시민의 상실감을 보듬는 게 먼저다. 추석이 코앞인데 농도 전북의 민심이 바닥부터 흔들린다. 대책 없는 쌀값 폭락에 풍년이 들어도 농심은 근심이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온몸으로 울부짖는 리더가 없다. 그저 시늉만 낸다. 민심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한 선출직들의 공허한 외침은 상실감만 키울 뿐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청년들을 억지로라도 붙잡아보려 했다. 그런데 이제 떠나려는 그들을 붙잡을 논리도 힘도 없다. 상실감에 빠져 무기력해진 도민의 감정이 여기저기서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바꿔낼 힘이 없는 분노는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그나마 분출되는 분노의 에너지를 모아내 희망으로 승화시키지 못한다면, 갈 곳 없는 그 미약한 기운은 결국 좌절과 체념으로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체념이 아주 편안하게 다가올까 걱정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9.04 13:46

토종콩 향토기업 살리기, 지자체가 나서야

해독력과 약성이 뛰어나 ‘약콩’이라 불리는 토종 ‘쥐눈이콩’을 발굴해 식품화한 향토기업을 살려내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전주에서 20년 넘게 오로지 국산 토종콩으로만 청국장·두부 등 콩식품을 만들어 전국적 유명세를 탄 향토기업 ‘함씨네 토종콩식품’이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특허를 받은 ‘쥐눈이콩 마늘청국장 환’ 등 토종콩식품 생산설비까지 다 잃게 생겼다. 지난 6월 공장이 경매로 넘어갔고, 이달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을 앞두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전북도가 ‘대한민국 농생명산업의 수도’를 기치로 내걸고 농생명·식품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의 현 상황이 못내 아쉽다. 함정희 대표는 우리 콩 식품 연구·개발에 몰두하면서 국산 콩 알림이·토종콩 지킴이로 명성을 얻었다. 가격이 수입콩의 무려 10배에 달해 사업성이 떨어졌지만 우리 콩을 지키려는 열정과 고집으로 역경을 이겨냈다. 새로운 가공방식을 개발해 특허도 받았다. 함 대표는 이 같은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비롯해 대통령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한국노벨재단으로부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의 현실은 냉혹했다. GMO(유전자 변형식품) 걱정 없는 국산 콩을 고집하면서 원가 과잉으로 경영위기를 맞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한순간에 빚더미에 앉았다. 함 대표를 응원해 온 지역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후원회(함씨네 토종콩 살리기 운동본부)는 ‘토종콩식품 원천기술이 담긴 생산설비를 잃게 되면 함 대표가 그간 노력해온 토종콩 식품 연구·개발 성과가 모두 사장될 수 있다’며 공공기관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함씨네 토종콩식품은 전주와 전북의 정체성, 그리고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농생명·식품산업)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이다. 전북도와 전주시 등 각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면서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지역의 성장동력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이름난 향토기업을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더 늦기 전에 전주시와 전북도,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등 관련 기관이 관심을 갖고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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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03 17:37

정부는 새만금 이차전지, 차질없이 추진하라

요즘 새만금이 동네북이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기 때문이다. 항만과 도로 등 주요 SOC 사업 국가예산이 80% 가량 깎였다. 거의 폭망 수준이다. 여기저기서 울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 33년째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은 죄가 없다. 잼버리 행사에 잠깐 몸을 내어줬을 뿐이다. 정부와 조직위, 전북도가 잼버리 실패의 책임을 져야하는데 새만금에 화풀이를 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어디 새만금이 한 두해 하고 끝날 사업이더냐. 벌써 8명의 대통령을 거쳤다. 앞으로도 수십년 동안 진행돼 비좁은 대한민국의 ‘희망의 땅’이 되어야 할 소중한 국가 자산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새만금의 전 과정을 돌아보고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한덕수 총리가 국토부 장관에게 지시한 “새로운 빅 피처(큰 그림)” 마련이 전화위복이 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큰 그림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 2025년 12월까지 새만금기본계획(MP)을 새로 짠다고 한다. 이 중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활성화다. 정부는 지난 7월 새만금지역을 울산, 오창, 포항 등과 함께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이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 ‘향후 50년 먹거리’ 등으로 불리는 미래 핵심기술 중 하나다. 그런 만큼 정부도 가장 시급한 국가역점사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새만금은 이차전지 산업의 적지다. 최근 3년간 LG 화학, SK온, LS,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굵직한 기업이 입주했거나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투자금액만 7조8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이번 새만금의 국가예산 삭감으로 기업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새만금에 ‘통 큰 투자’를 한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물류 수송 등이 큰 걱정이다. 이차전지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 열풍이 불어 향후 몇 년이 중요하다. 그런데 새만금 SOC가 늦어지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새만금의 방향 등을 검토하는 것은 좋으나 새만금에 투자했거나 하고자 하는 이차전지 기업이 불안하게 만들어선 안된다. 정부의 정책에 호응해 투자를 결정한 만큼 그에 걸맞는 조치를 해야 한다. 오히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줘 용기를 갖고 세계적인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03 17:37

민주당 의지에 달린 전북예산

여야가 내년 4월 총선에 사활을 걸었다. 국힘은 지난 대선 때 0.73% 차로 신승을 거뒀으나 민주당이 168석으로 국회 권력을 장악해 자신들의 의지대로 국정 운영을 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한테 기회 있을 때마다 힘을 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한다. 민주당은 검찰 독재정권이 국정 운영을 파탄냈다면서 정권 견제를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잼버리 실패에 따른 전북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켜 새만금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 이유는 선거 때마다 전북에서 민주당 일당독식구조를 만들어줬고 새만금사업을 돈 잡아먹는 하마 정도로 인식시켜 대폭적인 예산 삭감을 강행했던 것. 특히 정부여당이 새만금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도 내년 총선 때 전북에서 표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차라리 그럴 바에는 더 많이 표가 나올 수 있는 지역에 예산을 쏟아붙는게 낫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도민들은 연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힘을 성토하기 바쁘다. 실컷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부터 새만금에 기업들이 바글거리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는데 무슨 이유로 돌변해 새만금 관련 예산을 78%나 대폭 삭감시켰는지 이해가 안간다 면서 전북은 이 나라가 아니냐 고 불만을 떠뜨렸다. 특히 정부가 최근 새만금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하자 기업들이 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개발 붐이 일고 있는데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을 싹둑 자른 것은 새만금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문제는 정부예산안이 국회로 이송되었기에 국회 심의과정에서 민주당이 전북의 억울한 측면을 얼마나 잘 대처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전북 정치권이 대응한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이었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똘똘 뭉쳐 삭발투쟁에 나서는 등 강력 대응 했어야 했지만 그 타이밍을 놓쳤다. 지난 주말 전북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광주출신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 전북민심이 폭발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고 전하면서 당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주도록 요청했다. 그간 민주당을 일관되게 지지했다가 이런 일이 생겼기 때문에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 강하게 대응토록 해야 한다. 특히 새만금핵심사업인 공항신설사업이 착공단계에서 멈추면 새만금개발사업이 전반적으로 뒤틀릴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책임짓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간 보수정권마다 광주전남북이 민주당으로 똘똘 뭉친 것에 불만을 갖고 뭔가 갈라치기해서 새판을 짤려고 했다. 다른 때와 달리 잼버리 실패에 따른 전북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키면 어느 정도 명분이 맞아떨어졌다고 판단, 보수 대결집을 위해 새만금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해서 다른 지역 SOC 사업 예산을 증액시켰던 것이다. 지금은 도민들이 총궐기해서 민주당으로 하여금 삭감된 예산을 증액토록 촉구하는 작전을 펼쳐야 한다. 그래도 제 역할을 못하면 내년 총선 때 낙선시켜야 한다. 도민들이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극복 못하면 전북은 영설 땅이 없게 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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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9.03 17:37

자연재난, 철저한 사전대비가 중요하다!

전 세계가 날로 커지는 자연재난 앞에 노출되어 있다. 유럽은 최근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과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고, 호주는 대형 산불로 대한민국 국토의 두 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탔다. 이뿐이랴, 미국 플로리다를 덮친 허리케인는 엄청난 폭우를 쏟아부었고,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은 하와이 역사상 가장 큰 재난 피해를 남겼다. 이제 우리나라도 자연재해에서 안전할 수 없는 나라다. 2020년 6월 시작해 54일 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대한민국 전체가 큰 수해 피해를 입었으며, 2022년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로로 서울 강남이 침수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지난 7월 계속된 장마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천 범람과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피해는 물론 큰 비극적 상황을 겪어야 했다. 이제는 자연재해가 매년 꼭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일상이 되어가는 세상이 된 것이다. 거기다 장수군의 경우 지난 7월 29일 저녁 장수 북쪽 17km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하며 지진의 위험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2017년 전북대 산학협력단이 광주단층에 속하는 진안 용담에서 활성단층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원인에 대한 조사가 더 필요하겠지만 장수군도 이제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닌 것이다. 자연재해를 피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홍수나 산사태에 대비해 제방을 쌓고 농로를 보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이에 장수군에서는 올해 7개 읍·면에서 긴급 소규모 정비사업을 할 수 있는 예산을 2배 증액해 재해 위험이 큰 시설 및 지역을 사전에 미리 보수·공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난 5월 장수군 신규 재해위험지구를 8개로 늘려 국비를 확보해 위험지구개선사업을 추진하며 안전한 장수군 조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러한 사전 대비 덕분에 올해 긴 집중호우와 지진에도 장수군은 큰 피해없이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앞으로도 장수군은 안전분야의 재정을 더욱 튼튼히 해 자연재해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각 읍면에서 자율적으로 신속하게 피해복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적응금융’이라는 개념이 있다. 국가나 지역공동체가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연재난으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가 점점 커지는 현 상황 속에서 재해취약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은 물론, 공공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닐까. /최훈식 장수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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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3 17:36

새만금 신항 2026년 개장 물 건너가나

최근 잇달아 귀를 의심케 하는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 들었다. 새만금 잼버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잼버리 파행에 대한 전북 책임론이 불거지더니 잼버리를 핑계로 전북이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챙겼다는 프레임이 씌여졌다. 곧이어 급기야 새만금 내년도 SOC 사업 예산이 대폭 싹둑 잘려 나갔다. 부처 예산 요구안에 비해 무려 78%나 줄어 최종적으로 정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더 나아가 이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지시로 새만금 기본계획(MP)이 다시 재검토의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한마디로 예상치 않게 생겨난 일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 라고 하지 않을 수없다. 우선 당장 오는 2026년 개항을 앞두고 있는 새만금 신항에 초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해양수산부가 신항 건설과 관련,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예산의 74%가 삭감됐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사업 예산은 관리 부두및 북측 호안건설 149억 원, 접안 시설 축조 916억 원, 북측 진입도로 개설 308억 원, 항로및 박지 준설 201억 원, 방파제 연장 등 기타 58억 원으로 총 1677억 원이었다. 오는 2026년 신항의 차질없는 개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에서 반영된 예산은 26.1%인 438억원에 불과했다. 이 예산은 접안시설 축조 사업 요구 예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접안시설을 계획대로 축조할 수 없다. 이 예산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된다면 신항의 2026년 개장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한창 개장 준비로 부산한 새만금 신항 건설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신항의 개장에 가슴이 부풀었던 전북도민은 뒤통수를 한대 맞은 것같이 머리가 멍할 뿐이다. 1990년대 새만금 신항만 건설기본계획 수립때부터 올해까지 투자된 예산은 8155억 원이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2026년 개장을 위해 추진해 왔고,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공기가 연장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럴 경우 이미 투입된 정부 예산의 투자 효율성이 크게 훼손된다. 또한 각종 세부 사업들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추가적으로 예산 낭비를 불러 올 공산이 크다. 예산 부족으로 케이슨 등 콘크리트 공종의 연속 타설이 불가능해 짐으로써 품질 하락은 물론 추가 안전관리비용이 소요된다. 준설공사가 지연되면서 매립 이후 추진되는 후속 공사인 진입 도로와 접안시설 공사가 잇달아 순연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시공사로부터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현장 관리비)의 청구 요청으로 불필요한 국가예산의 낭비가 뒤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2026년 개장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정부의 신뢰 추락은 물론 실망감, 좌절감, 소외감, 허탈감을 안겨주면서 전북도민들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는 점이다. 과거 30여년 동안 역대 정부는 새만금을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새만금이 정치적으로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였다. 국회심의 과정을 남겨 놓고 있어 아직 내년도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다. 도내 정치권은 물론 도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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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3.09.03 17:32

익산보석 48년의 의미와 보석문화거리

익산의 귀금속보석공업단지는 1976년 문을 열었다. 준공 당시 이곳의 공식명칭은 ‘이리귀금속보석수출공업단지’였다. 수출전용공단이었고 이곳에서 생산된 귀금속보석은 물론 수입하는 원석까지 철저하게 국가통제를 받았다. 그로부터 48년의 길지 않은 세월 동안 이곳은 말 그대로 흥망성쇠를 다 겪었다. 처음 이곳을 개척한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 인근에서 내려운 보석 연마사들이었다. 국내에서 보석의 원석을 다룰 줄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곳에 공장을 차린 연마사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중에 1980년대 들어서면서 큐빅 지르코니아라는 합성석 연마기술이 대히트를 쳤다. 이곳은 순식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큐빅을 수출하는 곳이 되었고 한때는 1만여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모여들었다. 사람이 모자라자 전라도는 물론이고 충청 지역 일대까지 돌아다니며 중학교를 갓 졸업했으나 가난해서 진학을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야간학교를 약속하고 데려다 일을 시켰다. 80년대 중반 이리 보석산단은 늘 사람이 넘치고 돈이 흘러다니는 곳이었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91년 정부가 보석수입을 전면 자유화하면서 이곳은 속절없이 쇠퇴해갔다. 많은 업체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기술이 뛰어난 연마사들과 세공사들은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2020년을 전후로 이 공간은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약촌오거리에 호텔과 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서면서 거리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보석단지 내 몇몇 눈 밝은 업체들이 도로방향으로 매장을 열었다. 민간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는 보석단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익산의 보석산업이 망가졌다 해도 몇 십년 이곳에서 보석을 깎고 귀금속을 세팅했던 장인들은 남아있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보석기업들도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40여년전 이곳에서 야간학교를 다니며 기술을 익한 까까머리 소년들이 아직도 그 시절을 기억하며 이곳을 지키고 있다. 2021년 법정 문화도시를 준비하던 익산시와 익산문화도시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문화도시는 문화를 통한 도시의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었고 5년간의 지원사업을 통해 도시문화가 지역경제와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을 추구했다. 익산문화도시는 제조업으로 구분되던 보석산업을 문화산업으로 바꾸는 것을 익산문화도시의 특성화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난 48년 동안 이곳은 한국 보석산업사의 중심이었고 지금도 원석을 직접 수입해서 연마하고 귀금속으로 세공하는 전 과정이 이루어지는 유일한 곳이다. 이곳에서 작년에 처음 열린 보물찾기축제는 이러한 변화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그 가능성을 탐색한 축제였다. 그리고 올해 보석업체와 장인들은 이곳을 보석문화거리로 부르기로 하고 선포식을 열었다. 국가산업단지가 보석문화거리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이다. 아직은 이름이 바뀐 것에 불과하지만 자꾸 그 이름으로 부르면서 변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 보석문화거리는 기존의 소규모 공장들을 공방형태로 전환시켜 장인들을 육성하고, 보석과 귀금속 매장을 열어 시민들의 보석체험과 판매가 이루어지며, 귀금속 관련 학과를 졸업한 청년들이 다양한 디자인을 실험하고 경쟁하며 성장하는 장소를 꿈꾸고 있다. 장인들과 청년들을 양성하기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고, 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수시로 아트페어를 열어 청년장인들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오래 전에 폐쇄되어 수십년간 방치된 폐공장이 아니라 살아있는 공장들이 공방으로 바뀌고 근로자가 장인으로 바뀌는 역사가 이곳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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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3 17:31

[금요수필]요양원 블루스

요양원에서 20년을 누워계시던 동생의 시어머니가 향년 97세로 세상을 떴다. 향년이란 말에 울컥했다. 향년이란 살아서 누린 나이를 말하는데 과연 살아서 누린 세월이었을까? 77세에 입원해 20년을 요양원에서 살았으니 살아있되 살아있었다고 할 수 있었을까? 막내아들과 막내딸이 2~3년 사이 암으로 세상을 떴는데 가족들은 한동안 말을 못했다. 그런데 노모는 속도 모르고 막내들은 왜 안 오느냐고 섭섭해 했다. 후에 막내들이 세상 뜬 사실을 알고 빨리 아들, 딸 곁으로 데려가 달라고 죽는 날까지 기도만 했다니 마음이 아팠다. 동생과 통화하는데 수화기 너머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호상이란 말이 부모에겐 당치않은 말일 것 같은데도 잔치마당 같은 웃음소리를 들으니 오래 산다는 일에 피로감이 몰려오며 씁쓸했다. 동생 시어머니의 20년 요양원 생활은 과연 어땠을까? 묻히지만 않았지 이미 요양원에 들어온 77세에 죽은 건 아니었을까? 가물거리는 기억력과 싸우던 일, 가족들을 몰라봐 애태우던 시간들,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던 생명줄, 어눌해진 목소리와 둔한 몸짓,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호흡만 겨우 유지하는 억지 장수까지 평균 수명에 포함 시킨 100세시대를 재앙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오죽하면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호주의 104살 학자 데이비드 구달은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로 가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생을 마감했다. 죽지 못해 아니, 죽을 수 없어 사는 삶은 너무 비참하며 구달 박사의 죽음을 이긴 용기가 위대해 보였다. 죽음은 신의 영역이라 감히 거역할 엄두도 못 낼 일이 아니었던가. 음악을 들으면서 죽음을 맞는 것은 죽음의 공포와 엄숙함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오만한 죽음을 휘두르는 여유처럼 멋있어 보였다. 27세에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요절한 미국의 가수 제니스 조플린이 자기 장례식에 와서 울지도 말고 밤새 춤추고 노래하라고 했을 때, 좀 충격적이었지만 특별해서 따라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 <천년학>에, 죽어가는 노인 앞에서 흥타령 '꿈이로다'를 부르던 오정해와 나비처럼 흩날리던 벚꽃 잎을 잊을 수가 없다. 죽음과 노래는 아주 별개의 것 같지만 참 친밀하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가는 길, 흥겨운 노래든 슬픈 노래든 누군가 노래를 불러준다면 무서움도 아득함도 없을 것 같다. 두려운 영혼이 위로받기에는 음악만 한 것도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상여 소리가 그렇고 서양 장례식에서 부르는 찬송가도 그 맥락이다. 요즘 난 독특하고 흥미 있는 노래에 빠져있다. '슬프지만 안 슬프다. 비극적이지만 흥겹다.' 인디뮤지션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이 부르는 '요양원 블루스'라는 노래다. 요양원의 한 할머니가 노상 흥얼거리는 노래를 편곡한 것이라고 한다. 가사는 가슴이 찡하고 짠한데 듣고 있으면 어깨가 들썩이며 흥이 난다. 마치 슬픔이 정화되는 듯 위안이 된다. 다 살았네 다 살았어/나이는 많고 다 살았네/죽을 날만 기다리니 일쑤/어서어서 죽어 저승으로 가서/우리 아들 훨훨 날게 해주시여/주여 어서어서 죽어 저승으로 가서/얼쑤 우리 아들딸 훨훨 날게 해주시여/주여주여... 할머니는 손뼉을 치며 한숨을 쉬듯 노래를 부른다. "이런 사람은 쓸디가 없응개 저승에서 데려 가덜 안혀."라며 투덜댄다. 세상 뜨는 일이 저렇게 기쁠 수가 있구나. 꼭 시의 제목이 아니라도 참으로 눈물겨운 세상이다. △최화경 수필가는 <좋은문학>으로 등단했다.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협, 전북문협,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회원이며 수필집 '음악없이 춤추기', '달을 마시다', '낮술환영'등 수필집이 있다. 한국수필가상, 원종린수필문학상, 대한민국문학예술상대상, 전북수필문학상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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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31 17:53

새만금 잼버리의 뒤끝

잼버리 파행 책임을 둘러싼 ‘전북 덤터기’ 는 결국 새만금 예산 칼질이었다. SOC 사업 내년 예산이 기재부 심사에서 75%나 삭감됐다. 마치 잼버리 파행에 대한 그 책임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타시도 현안 사업 예산의 증가와 대조를 이루면서 새만금은 올스톱 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내년 출범 예정인 전북 특별자치도까지 들먹이고 있다. 중앙 유력 언론에서 "잼버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특별자치도냐" 며 자격 시비를 끄집어낸 것이다. 전북 책임론 공격 패턴과도 같다. 최근 흐름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해 강하게 일었던 정부와 조직위 책임론이 양상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잼버리 초반 파행 책임 논란의 중심에 섰던 5인 공동위원장 체제 문제점과 조직위 운영의 무사안일함, 김현숙 장관의 무책임한 언행 등은 전북 책임론이 급부상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30년 넘게 진행된 국책 사업 새만금을 잼버리 파행과 꿰맞추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북도에 대한 감사원 감사의 ‘표적 논란’ 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잼버리 파행의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할 상황에서 갑자기 새만금 사업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돌려 융단폭격을 가했다. 자연스레 정부 책임론이 잦아들면서 대신 전북이 도마에 오른 셈이다. 전라북도 입장은 처음부터 명확했다. 김관영 지사가 밝혔듯이 감사 결과에 따라 귀책 사유가 나오면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자세였다. 새만금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하면서 전북에 대한 총공세는 본격화됐다. 파행 책임을 개최지인 전라북도로 사실상 규정하고 이를 비판하는 정치권 성명과 중앙 언론 기사들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초기 논란을 잠재우고 안정을 되찾아가는 새만금에서 태풍 변수로 인해 갑작스럽게 철수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미처 준비가 안된 채 군사 작전하듯 강행한 시도 분산 배치도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긴 마찬가지였다. 비록 대원들이 최신식 숙소와 풍부한 먹거리, 엄선된 관광 문화 체험을 통해 융숭한 환대를 받았지만 근본적으로 ‘야영대회’ 라는 잼버리 취지는 무색해졌다. 한쪽에선 11월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불똥이 튀는 걸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한다. 단지 개최지란 이유로 새만금과 전북은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치권 셈법은 이런 배경을 감안해 치고 빠지기를 반복한다. 국민의힘이 거세게 몰아붙인 강공 모드는 그동안 공들인 노력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심지어 이젠 전북을 포기했나 싶을 정도로 맹공을 퍼부었다. 실제 자신들에겐 이곳이 전통적으로 취약지인 데다 민주당 강세인 점을 고려하면 화력은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국회를 장악한 168석 거대 민주당 의원의 역할이다. 예산 심의에서 새만금 사업 예산을 살려놓지 못하면 텃밭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민주당의 존재 이유는 희미해지고 엄중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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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8.31 17:16

불안한 여름이 지나간다

아마도 2023년 여름은 잔인한 계절로 기억될 것 같다. 하루 걸러 하루 꼴로 뉴스에는 지금껏 들어보지도 못한 범죄들, 자극적인 이슈로 떠들썩 했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7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묻지마 범죄’들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온라인 상으로 무차별 살인 예고가 돌았고, 뉴스가 퍼지자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과 단톡방에서도 난리가 났다. 한편으로 그날 내가 있는 곳이 예고 지역이 아니라는 데에 약간 안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 뭔가가 굉장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치안 강국이라고 그렇게 떠들지 않았나. 대체 무엇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묻지마 범죄’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동기 없이 저질러지는 범죄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동기 범죄’, ‘이상동기 범죄’라고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묻지마 범죄’를 보며 불안을 느꼈던 건, 마치 폭력성이 전염이라도 되는 양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모방 범죄 예고, 그리고 ‘장갑차’가 등장한 거리의 풍경 때문이었다. 정부는 일련의 사건들을 ‘테러’로 규정하며 ‘특별치안강화’ 및 ‘머그샷 강제 공개’를 대응책으로 내세웠다. 법무부는 사법입원제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은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 보급을 확대하고 흉기대응 장비를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이러한 대응책이 정말 ‘묻지마 범죄’를 과연 예방하는데 얼마나 유효할까?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를 쓰는 것부터 잘못됐다고 말한다. 범죄 발생동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찾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범죄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사이코패스’, ‘조현병’같은 정신장애나 질환으로, 정확한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는 개인의 특성을 마치 윤리적인 문제로 몰아가고 배제와 차별의 담론을 재생산한다. 그런데 이게 정말 범죄의 근본 원인일까? 그것은 확실하지 않다.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들이 효과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들은 위력을 통해 범죄 발생을 억누르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불안감을 조성한다. 인권을 침해하고 공권력이 남용되지 않는다는, 내가 그 무고한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범죄를 막는 데 치한 강화는 필요하다. 아마 당장 범죄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시점에서 형량과 징벌적 대책들은 당장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는 쉬울 것이다. 하지만 억누르기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치안강화와 두 가지 대책이 같이 추진되어야 한다. ‘묻지마 범죄’들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하려는 노력, 그리고 시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노력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고립’이 ‘묻지마 범죄’, 그리고 이를 모방한 유사 모방범죄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유사 모방범죄들이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보다 대부분 익명성에 기대 관심을 끌기 위한 범죄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사회적 고립’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공일랩(01ab)의 사례에 주목해볼 수 있다. 대학생 네 명이 만든 사이트 ‘테러리스’는 온라인에 올라온 범죄 예고 지역을 표기하고 검거현황 및 허위정보인지 진위를 알려준다. ‘묻지마 범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사전에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준 사례다. 어쩌면 위기에 빠진 우리의 불안을 덜어주는 건 경찰의 ‘저위험 권총’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무엇보다 이런 대응매뉴얼, 정보에 대한 공유일지도 모른다. /오민정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공생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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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31 15:30

'동원지정 방침'은 어떻게 되나요?

병력동원소집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부대편성이나 작전에 소요되는 병력을 적기에 충원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소집으로, 지방병무청장이 입영부대별로 소집할 사람을 평시에 지정 관리합니다. '동원지정 방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비군은 '연차 이내자'와 '연차 초과자'로 구분합니다. '연차 이내자'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은 6년차 이내, 병은 4년차 이내입니다. '연차 초과자'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은 7년차에서 해당계급 연령 정년까지, 병은 5년차에서 8년차 까지입니다. 참고로 '해당계급 연령 정년'은 장교는 대장 63세, 중장 61세, 소장 59세, 준장 58세, 대령 56세, 중령 53세, 소령 45세, 대위~소위 43세까지 이며, 준사관 및 부사관은 준위 55세, 원사 55세, 상사 53세, 중사 45세, 하사 40세까지입니다. 그리고 '병'의 경우 예비역·보충역의 병은 40세, 전시·사변이나 동원령이 선포된 경우는 45세까지입니다. 동원 4단계(M+30)까지의 증·창설부대와 손실보충부대는 평시에 지정하고, 동원 5단계(M+31∼)이후 소요되는 손실보충부대는 입영일자 6일 전까지 소집부대장이 소요를 제기하고 지방병무청장이 입영일자 4일 전에 동원 지정합니다. 해당연도 전역자는 병력동원훈련소집 종료부대에 지정하되, 제주지역과 공군조종사 특기는 병력동원훈련소집이 종료되지 아니한 부대에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병력동원훈련소집은 실시하지 않습니다. '연차, 특기, 역종별 동원지정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차 이내자'를 우선 지정하고, 자원부족 시 '연차 초과자'로 지정합니다. 동일연차내에서는 적소특기자를 유사특기자보다 우선지정합니다. 보충역을 제외하고 예비역 위주로 최근 전역자를 우선지정합니다. 다만, 보충역 중 병무청에서 복무 후 소집 해제된 사회복무요원 및 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와 공중보건의사, 공중방역수의사, 공익법무관 등은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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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31 15:29

책상 위 돌은 왜 흐느끼는가

강가에서 주워온 돌 하나가 책상 위에서 가만히 흐느끼고 있다. 그대는 듣는가, 책상 위에서 돌이 혼자 흐느껴 우는 소리를. 나는 새를 쏘았던가? 저 돌은 내가 쏘아 떨어뜨린 새인가? 지난여름 초목을 태울 듯 하던 불꽃 더위가 잦아들고 소슬한 바람이 분다. 복숭아를 좋아하던 용접공은 연애에 빠지고, 줄장미가 붉은 꽃을 피웠던 여름은 지나갔다. 나이 어린 이모가 시골집 뒷곁에서 석류나무에서 몰래 딴 석류를 먹는 계절이 온다. 한때 번성하던 것은 시들고 바스라지며 우리에겐 관조의 시간이 배달되는 것이다. 가을 저녁엔 후박나무 잎사귀가 붙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슬그머니 놓치고 제 풀에 내려앉는다. 저렇듯 땅으로 하강하는 조용한 시간이여, 나는 유랑의 무리와 그 속에 고립된 나를 가만히 돌아보련다. 봄엔 산등성이 비탈밭에 심은 사과나무 700그루에 퇴비를 주고 농약을 치고, 늦가을엔 마가목 열매를 따서 설탕을 쏟아부어 과실주를 담그려고 했다. 동지 때면 호롱불 아래서 권정생의 동화책이나 읽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작은 꿈들은 산산이 깨졌다. 하우스 농사를 지으며 농협 빚만 늘었다고 울분을 토해내던 영농후계자들이 서울에서 넥타이를 매고 다단계 회사에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다. 여름내 식빵을 한 조각씩 떼어 입에 넣으며 '성문종합영어'와 '수학의 정석'을 붙들고 있었지만 학업은 고만고만했다. 술에 취하면 '사랑과 평화'의 노래를 불러 제끼고, 나중에 사법고시를 패스해 변호사를 하겠다던 이종사촌은 모의고사를 망치더니 거제도에 내려가 용접공이 되거나 원양어선을 탈거라고 떠들어 댔다. 나 역시 대학입시를 엎고 정음사판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전권이나 독파하기로 결심하고 풋풋한 눈썹을 밀고 토방에 들어갔다. 가을이 오니, 온갖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내가 열아홉일 때 대수학과 절대음감은 언감생심이었으니 출세에는 관심이 없었다. 상업고교를 졸업하고 시중 은행에 들어가 창구 직원으로 일하다가 감리교회의 신자 아가씨와 눈이 맞아 조촐한 살림을 꾸리며 1남 2녀를 기르며 살고 싶었다. 내가 진학한 상업고교에는 소설을 잘 쓰는 최재섭과 제홍만이 선배로 버티고 있었다. 한때 문학도였던 이들을 보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제홍만은 소설은 진작에 작파했다고 했다. 그는 날마다 영어단어 50개씩을 외우며 전액 장학금을 받더니 졸업식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고 곧 외환은행에 특채되었다. 훗날 그가 우수행원에 뽑혀 마드리드지점에 나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재섭은 서울시청 앞 백남빌딩에 있던 대한항공을 다녔는데, 그는 자주 가난한 후배와 함께 명동의 카페 떼아뜨르에 가서 연극을 보았다. 명지대학 야간부 영문학과를 마치고 미국 유학을 떠난 그를 다시 만난 건 16년 뒤 뉴욕에서다. 1991년이던가? 미국 굴지의 보험회사 부사장으로 입신양명의 꿈을 이룬 그가 뉴욕에서 발행되는 미주 한국일보에 난 내 인터뷰 기사를 보고 연락을 해왔던 것이다. 인생에는 꽃향기와 행운, 실패와 배신, 비탈과 암초가 따른다. 나는 들국화 더미 같이 살뜰하게 살진 못했다. 스물넷에 신춘문예에 당선한 뒤 시집 몇 권을 내고, 출판사 창업을 했다. 감리교회를 다니지는 않았으나 참한 처녀와 결혼도 하고, 여뀌같이 어여쁜 아들 둘과 딸 하나를 식솔로 건사하며 가장 노릇을 해냈다. 그 일을 믿기 힘들 정도로 능란하게 해냈다. 뒤늦게 수영을 배우고 근육을 키웠다. 아이들 셋은 백화점 문화센터의 수영 강습반에서 생존수영을 배우게 했다. 서울 하계올림픽 마라톤 경주가 열리던 날 경주마처럼 질주하던 선수들의 역주와 잠실 주경기장의 폐회식 세레모니를 보며 웬일인지 암담해진 채 불안에 떨었다. 나는 새벽에 들이닥친 검찰 수사관들과의 임의 동행 뒤 서울검찰청 특수2부에서 피의자 심문조서를 작성하고, 저녁 8시쯤 영장이 떨어져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언제나 나쁜 일들은 한꺼번에 닥친다. 가정도 사업도 다 깨졌다. 주말마다 가족과의 외식으로 한일관 불고기를 사 먹고, 서울 연고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을 데리고 잠실야구장엘 가려던 꿈도, 휴일마다 목욕탕에 가서 어린 아들에게 등을 맡겨 밀려던 꿈도 찰나의 꿈인 듯 사라졌다. 아, 고요한 시절이 오기란 아예 글러버린 것인가? 나는 무슨 새를 쏘아서 떨어뜨렸던가? 새는 돌이 되어 저렇게 책상 위에서 흐느끼던가? 낙엽을 밟고 오는 계절이여, 가을 저녁 횃대에 올라가 길게 울던 수탉이여. 나는 계좌이체로 자동 납부하던 녹색당 당비를 더는 내지 않으련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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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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