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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갈등관리심의위, 타이밍 놓치지 말라

전북갈등관리심의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도의회에서 ‘전라북도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해결에 관한 조례’가 개정돼 위원회 설립의 근거를 마련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위원회의 출범을 축하하며 기대와 우려를 표하고자 한다. 기대는 그동안 전북발전에 발목을 잡아온 각종 사안에 대해 조금이나마 개선 기미가 보였으면 하는 것이요, 우려는 과연 위원회나 사업별 갈등조정협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갈등은 ‘개인과 집단 사이의 목표나 이해관계의 차이로 서로 적대시 하거나 충돌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갈등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를 통합의 에너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침체된 조직이나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갈등을 완화하고 컨센서스를 모으는 게 민주주의 기본 원리다. 문제는 위원회나 협의회가 첨예하고 고질화된 갈등 사안에 대해 협상·중재·조정을 통해 과연 문제를 풀 수 있느냐 여부다. 그러기 위해선 갈등 조정에 대한 시간적 여유와 함께 전문성·중립성을 갖춘 인적 구성과 강제력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모두가 쉽지 않은 일이다. 대개 지역의 명망가로 구성되는데다 법적 구속력도 없어 자칫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북도가 2007년 민관공동의 전북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했으나 큰 성과 없이 끝난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도내의 경우 가장 큰 갈등문제로 새만금 관할권 다툼과 전주 항공대대 이전, 옥정호 개발 등을 꼽는다. 이중 군산 김제 부안 간에 벌어지고 있는 새만금 관할권 다툼의 경우 위원회나 협의화 차원의 수준을 훨씬 넘어버렸다. 이미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오간데 이어 또 다시 신항만을 둘러싸고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다. 초기에 진화했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이러한 갈등을 상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5명의 갈등조정관을 두고, 인천시는 공론화·갈등관리위원회와 함께 500명의 숙의시민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갈등관리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갈등은 오래 끌수록 해결이 어렵고 사회적 비용도 막대하다. 위원회가 출범한 만큼 민관의 지혜를 모아 성과를 내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7.24 16:53

꿀과 마약

꿀사과‧꿀참외‧꿀잠‧꿀팁‧꿀재미⋯. 한동안 ‘꿀’이 들어간 말이 크게 유행했다. ‘꿀처럼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합성어가 넘쳐났다. 여기에 꿀이 ‘매우 좋은, 유용한’이라는 뜻으로 확장되면서 꿀팁‧꿀피부‧꿀직장과 같은 신조어들이 쏟아졌다. 또 ‘경치가 꿀이다’, ‘취사병은 꿀이다’처럼 ‘매우 좋다’라는 의미의 서술적 표현도 나왔다. 애정이 넘치는 신혼부부나 연인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는 관용구 ‘깨가 쏟아진다’는 ‘꿀이 떨어진다’로 바뀌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훨씬 ‘센 놈’이 불쑥 등장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놈이다. 바로 ‘마약’이다. 마약김밥‧마약치킨‧마약만두‧마약베개‧마약바지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꿀사과에 꿀이 없는 것처럼 마약김밥에도 물론 마약 성분은 들어가지 않는다. ‘한번 맛보거나 사용해보면 절대 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거나 좋다’는 의미를 강조한 표현이다. 웬만한 자극과 충격에는 끄떡도 않는 이 시대의 소비자들을 흔들기 위해 ‘더 센 놈’, ‘극단의 용어’를 찾았을 것이다. 맛의 최고봉인 꿀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이 놈은 자극성과 중독성을 무기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제품명과 음식점 상호에 버젓이 표기되면서 단박에 세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업계의 상술에 편승해 우후죽순 확산하면서 점차 익숙한 일상용어로 다가왔다. 게다가 꼭 단맛이 아니어도 되니 음식명 앞에 붙여 새로 만드는 합성어에서는 꿀보다 확장성이 크다. 괜찮을까? 그럴 리 없다. 마약은 해악이 너무 크다. 우리 일상에 파고든 이 자극적인 신조어들이 마약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희석시켜 마약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식품이나 음식점 이름에 ‘마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법안(‘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전면 금지가 아닌 권고에 그쳐 실효성 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마약○○이 아닌, 소문난○○이나 꿀맛○○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주 풍남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말 ‘마약○○’ 간판을 단 학교 인근 한옥마을 유명 음식점 두 곳을 방문해 전달한 손편지의 내용이다. 아이들은 편지에서 ‘마약을 주제로 토론수업을 했는데 한옥마을 곳곳에 ‘마약○○’이라는 간판을 단 가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마약이라는 문구가 불러일으킬 사회적 문제점을 열거하고, 마약을 대체할 용어까지 제안했다. 편지를 받은 상인들은 아이들의 제안을 흘려버리지 않았다. 한 상인은 간판 문구를 바꾸겠다고 약속했고, 곧바로 ‘마약○○’을 ‘원조○○’으로 변경했다. 오죽하면 초등학생들이 초면의 업주들을 찾아가 상호 변경을 요청했을까. ‘마약(痲藥)’은 ‘마약(魔藥)’이다. 절대로 꿀이 될 수 없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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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7.24 16:53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 유능한 국가의 역할을 요구한다.

보통 애덤 스미스를 강의하는 시간이면 할 말이 많아진다. 그가 경제학의 아버지인 까닭은 부의 근원을 딱딱한 금과 은의 보유량(중상주의)이 아니라 “여러분과 같이 지식과 기술로 발휘되는 인간의 생생한 노동생산력에서 최초로 찾았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가 부의 주체”라고 말하면 학생들도 신난다. 때마침 올해 탄생 300주년을 맞아 애덤 스미스(1723~1790)가 호사를 누리고 있다. 고향 스코틀랜드와 영국에서 얼굴을 그린 스카프와 테디 곰 인형으로도 대중적 인기가 높다. 진즉부터 애덤 스미스는 작은 정부와 자유를 외치는 시장 자유론자들에게 유난히도 자주 소환되곤 했다. 애덤 스미스의 시장자유를 그렇게 맹목적으로 치켜세워도 될까? 위험하기 짝이 없다.「국부론」(1776)은 시장의 자유를 식량이 부족해서 굶어 죽어가는 기근 사태로 설명한다. 오늘날 가뭄으로 식량이 모자라면 정부는 곡물시장에 적극 개입하거나 당연히 매점매석을 단속해야 한다. 애덤 스미스의 생각은 달랐다. 정부 개입을 오히려 기근의 주범으로 지목한다. 정부가 흉년으로 치솟은 곡물가격을 합리적 가격에 맞춰서 팔도록 강요하면 상인들은 창고의 문을 꽁꽁 닫을 것이다. 그럴 경우 곡물 시장이 얼어붙어 가뭄 초기부터 기근이 일어난다. 정부가 억지로 곡물창고를 열어 제치면 앞 다퉈 소비가 늘어나게 되고 식량도 곧 떨어져서 가뭄이 끝나기도 전에 기근이 터진다. 기근의 해결책은 한가지였다. 곡물거래를 시장경제에 맡겨서 자유방임시키는 것이었다. 식량은 수요와 공급의 시장법칙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절된다지만 누군가는 배고파서 죽어가야 한다. 부자는 괜찮지만 빈자들은 뼈저리게 고통을 겪는다. 아껴먹거나 굶주리지 않으면 안 된다. 덕택에 전체적으로 급작스런 기근은 피할 수 있게 된다. 애덤 스미스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시장의 자유는 가혹한 채찍질까지 휘두른다. “굶주림(이라는 폭력)은 제아무리 흉맹한 동물이라도 순하게 길들이고 … 일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며 … 타인의 자비에 감사하는 마음을 우러나오게 한다.”(칼 폴라니,「거대한 전환」) 최근 시장자유를 외치는 정부여당이 왜 조롱까지 해대며 실업급여를 줄이거나 폐지하려는지 가닥이 잡힌다. 제대로 굶주려봐야 초라하고 착하며 열심히 일하고 감사할 줄 아는 인간이 된다. 시장은 어떤 처벌보다 더 교묘하고 반항도 못하게 사람을 길들인다. 아무 때나 애덤스미스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그는 당시 국가가 무능하고 부패했고 독점세력에 치우쳤기 때문에 정부 역할을 줄이고 민간부문을 자유로운 시장에 맡기고자 했었다. 지금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념 세미나에서 나왔던 질문처럼 애덤 스미스가 다시 살아난다면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노동 가치에 주목했던 그는 개인의 ‘지식, 기술, 판단력’을 기르고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불평등한 양극화 구조부터 제거하자고 국가에 주문했으리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인간과 자연의 생태적 통합도 큰 정부의 역할로 올렸겠다. 지역 소멸과 불균형을 타파하고 새로운 국가의 성장 동력을 지역의 균형발전에서 찾자고 강조했을 것이다. 탄생 300주년에 개인의 노동과 지적 창의, 시장의 자유와 정의, 따뜻한 인간과 타인을 배려하는 공감(「도덕감정론」)에 더해진 유능한 국가와 보이는 손(the visible hand)이 뉴애덤 스미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원용찬 교수는 <빵을 위한 경제학> <앞으로의 경제학:칼 폴라니와 스피노자로 읽는 경제학 에세이> 등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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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4 16:22

여기, 신흥계곡에서

그걸 한번은 봤어야 한다. 수백 마리의 나비 떼가 현관 앞을 마치 자기 집인 양 점령하고 있는 모습을. 그 나비들이 추는 춤을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봤어야 한다. 어느 봄날 현관을 나서는데, 수백 마리의 뿔나비 떼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은 검은 눈이 휘날리는 사위로 분분히 털어내며 흩어지는 형국이었다. 그 기세가 자못 하늘과 땅을 뒤덮을 정도였다. 나는 모종의 두려움 섞인 경이로움에 꼼짝 못 하고 서 있었다. 그 검은 눈에 현기증 났던 감동을 몇몇 마을분과 나누니, 한 어르신이 그러신다. “나는 어떨 때는 유리창에 나비가 커튼처럼 달라붙어서 빗자루로 쓸어내려”. 그 이후로도 여러 차례 길게 돌아오던 산책길 천변에 마치 카펫처럼 새까맣게 펼쳐져 있는 나비들을 보았다. 그러다 나비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6~7년 전부터는 뿔나비를 한두 마리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대체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하늘을 뒤덮을 듯 흩날리던 나비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사라져버린 나비에 대한 부채감을 눈곱만큼이나마 가지게 되면서 나비가 살던 이 신흥계곡이라는 장소는 단지 물리적 입지도 추상적 개념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 장소는 인간과 나비가 생활하는 ‘생활세계’임을 깨달았다. 인간이 취하는 태도에 따라 나비가 살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가, 나비를 떠나게 하는 장소상실의 곳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장소상실이 우리의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과 나비는 장소와 별개가 아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저마다 주변의 장소와 오랜 시간을 통해서 얻은 친밀감으로 긴밀하게 관계를 맺으면서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장소를 자본제로 여기면서 단순한 위치로 환원시켜버린 이곳 어디에선가 지금도 장소를 빼앗기거나 장소에서 뿌리 뽑힌 뭇생물들이 항의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항의를 외면한다. 장소가 우리 모두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무지하기 때문이다. 한 장소에 뿌리내리고 산다는 것이 존재들로 가득 찬 실재임을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의 존재 자체가 ‘생활세계’인 장소를 훼손시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엄마, 학교에서 오는데, 나비들이 내 앞에 양탄자처럼 깔려 있어서 내가 공주가 된 기분이었어요.”라며 마치 꿈으로부터 끌려 나온 모습으로 재잘거리던 아이의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 되어 떠돈다. 하지만 여전히 이곳은 나비골로 불리고 있다. 무언가 해야 했다. 인간 중심적인 것에서 벗어난 다른 세계를 보여준 나비를 떠올렸다. 꼬리명주나비를 선택했다. 아주 우연한 선택이었다. 그 우연성은 차라리 운명적이었다. 어떤 필연적인 선택보다 강렬하게 하나의 목적을 세우기에 충분했다. 닭울음과 산그늘로 이어지던 시골의 시간은 아니더라도, 여기 신흥계곡에 나비만큼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이키겠다는 위험한 희망을 품었다. 꼬리명주나비의 유일한 식생인 쥐방울덩굴을 심고, 열심히 가꾸었다. 이제 쥐방울덩굴이 어느정도 무성해졌다. 며칠 전 애벌레를 이주시켰다. 굼뜨게 움직이던 애벌레를 손가락으로 잡으니 그 말랑거리면서 부드러운 벨벳 같은 촉감이 낯설었다. 이 낯선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희망을 품고 쥐방울덩굴잎에 조심스럽게 올려놓고, 붙여놓고, 매달아 놓았다. 애벌레의 이주는 단순한 재배치만이 아니라 재구성이다. 어렵게 배운 희망을 향해, 꿈틀거리는 애벌레와 함께 느리게 걸어가련다. /이선애 농부∙완주자연지킴이연대 활동가 △이선애 활동가는 젊은 날 '사진가'로 살겠다며 세상을 카메라 렌즈로 바라보던 일을 접고, 지금은 자신이 밟고 있는 땅으로 시선을 두며 완주 신흥계곡 안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열심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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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4 16:21

마약류 중독예방 상담약국

우리는 마약류와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마약류는 우리 주변에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와 있고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필로폰, 코카인, 대마초, 액상 대마 등의 불법 마약류의 남용은 말할 것도 없고 통증이 심할 때 사용되는 일부 진통제나 다이어트약, 공부 잘하는 약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마약 청정국’이라는 환상에 빠져 예방교육과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방치한 것도 사실입니다. 마약류 문제는 지금도 심각하지만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지금 마약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통제가 어려운 상태에 도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약류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예방 교육 강화, 단속과 처벌, 치료와 재활 세 가지가 문제의 답입니다. 단속과 처벌은 검찰과 경찰의 몫이며,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마약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방 교육을 강화하여 중독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방 교육과 동시에 상담을 통해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면, 또 중독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와 재활로 이끌 수 있다면 마약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획기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약류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나 가족의 경우 사회의 따가운 시선, 처벌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상담기관 부족으로 중독이 심화되기 전 적절한 상담을 받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에 전북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는 마약류 중독을 예방하고 마약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전라북도약사회와 공동으로 1여 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개 약국을 “마약류 중독예방 상담약국”으로 우선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약국은 앞으로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지역 사회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는 약국이 1차 상담자 역할을 수행하여 중독자를 조기 발견하고 상담으로 연계하여 치료와 재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마약류 관련 문제가 있다면 마약류 중독예방 상담약국에서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담약국에는 ‘마약류 중독예방 상담약국’이라는 명패가 붙어있습니다. 마약류 중독예방 상담약국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사업비의 일부는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마약류 중독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파멸에 이르게 하며, 한 번 중독되면 벗어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치료와 재활은 쉽지 않습니다. 또 가족까지도 파멸에 이르게 하며, 사회에도 많은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마약류 중독의 심각성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약류 문제를 일부 사람들의 문제, 나와는 상관이 없는 문제로 생각합니다. 마약류 문제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심각성을 자각하고 동참할 때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전북마약퇴치운동본부는 ‘마약류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때입니다. /신태용(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북본부장, 우석대 약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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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4 16:21

새만금 기업 성패 송변전 설비에 달렸다

최근들어 새만금 일대가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3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개발사업이 지난해부터 탄력이 붙기 시작하더니 굵직굵직한 대기업체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고 특히 이차전지 특화단지로까지 지정되면서 한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새만금뿐 아니라 포항 등 전국적으로 4곳이나 특화단지로 지정됐기에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다. 명실공히 최고의 이차전지 중심지로 새만금이 비상하는가 여부는 지금부터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송배전 등 전력문제는 새만금의 비상을 가로막을 수 있는 손톱밑 가시로 작용할 소지도 크다. 새만금산업단지내 전력망 공급 안정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기 공급 관련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 18일 산자부 주관으로 열린 '2023년 제4차 전력정책심의회'에서도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신규 투자와 데이터센터가 확대됨에 따라 전력수요 확대, 중장기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도 그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전북도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SK데이터센터는 전력 문제로 인해 한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SK가 2025년까지 2조 1000억 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건설하기로 한 SK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전력수급 문제가 걸림돌이 돼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SK는 새만금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수상태양광 발전사업권(200MW)을 약속받았으나 송변전선로가 확보되지 않아 진척이 안되고 있다. 한전은 새만금 비응2 변전소 준공을 2026년까지 1년 단축시키고 내년 상반기까지 비응 변전소 변압기 2대를 증설하는 한편, 2028년까지 비응3 변전소 착공 및 새만금 수변도시 변전소를 설치해 전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나 기업들은 전력공급 문제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있다. 기존 계통연계로는 전력수급이 턱없이 부족하며, 발전사업 허가를 득한 뒤 전기수송 설비 증설 검토가 이뤄질 경우 수년의 시간이 소요돼 1조원을 들여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의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게 SK컨소시엄 측의 입장이었다. 새만금 수상태양광의 전력을 운반하는 송변전설비 사업도 제자리 걸음이었다.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도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는 점에서 지방정부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결단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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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24 12:15

문화재 복구, 이상 기후에 능동적 대응을

장마철 집중호우로 문화재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700mm가 넘게 쏟아진 물폭탄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국가사적 등 문화재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재는 서양 문화재와 달리 흙과 나무 등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져 자연재해에 취약한 구조다. 아직 장마철이 끝나지 않고 8월까지 폭우가 예상돼 피해 문화재에 대한 시급한 복구와 함께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2일까지 파악된 국가지정문화재 피해는 65건이다. 유형별로 보면 사적이 23건으로 가장 많고 국가민속문화재 12건, 천연기념물 10건, 명승 8건, 국가등록문화재 6건, 보물 4건, 국보 2건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0건, 충남·전남 각 9건, 충북 7건, 전북 6건, 강원 4건, 경기 3건, 부산·경남 각 2건, 서울·광주·대전 각 1건씩 집계됐다. 또 지방문화재와 사찰 등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전북의 경우 국보인 김제 금산사 미륵전에서 최근 내린 비로 막새기와 2장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막새기와는 지붕의 처마 끝을 장식하는 장식용 무늬기와를 말한다. 또 익산 웅포면에 위치한 국가사적 입점리 고분군도 법면 일부가 유실됐고 탐방로의 배수로 석축 일부도 붕괴됐다. 미륵사지 문화재 구역과 왕궁리 유적 등도 일부 피해를 입어 익산시가 문화재청에 긴급보수 예산을 신청키로 했다. 이와 함께 1597년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다 순절한 의인들을 모신 남원 만인의총의 경우 배수로 일부 구간과 바닥부가 유실됐으나 국가사적이라는 이유로 지자체가 관심을 갖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지금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었다. 이번과 같은 집중호우는 물론 태풍, 폭설 등의 피해도 언제든 직면할 수 있다. 문화재청이 비교적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나 실핏줄에 해당하는 지자체의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권역별로 상시 모니터링과 보수팀이 가동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안 마련도 시급하다. 수백∼수천년 동안 조상들의 삶과 지혜가 빚어낸 자랑스런 문화유산들이 폭우 등 재난으로 한 순간에 훼손돼선 안될 일이다. 문화재는 한 번 파괴되면 영원히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7.23 17:28

향토기업 남원 GMF 회생, 지역사회 힘 모으자

남원 지역경제에 한 축을 담당해온 식품기업 (주)GMF가 최근 발생한 공장 화재로 생산시설을 잃으면서 큰 위기에 처했다. 300여명에 달하는 업체 종사자 대부분이 지역 출신이고, 남원에서 생산된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향토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남원 노암농공단지에 둥지를 튼 (주)GMF는 만두를 주력 품목으로 하는 식품가공업체로, 미주와 유럽‧오세아니아 등 세계시장 개척에 주력해 냉동만두 분야 국내 수출 1위를 달리는 견실한 수출기업이다. 전국 각 지자체의 기업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에 자리 잡은 견실한 향토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일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재해로 위기에 처한 향토기업을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살려낸 전례도 있다. 국내 1위 닭고기 가공기업으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 (주)하림은 지난 2003년 익산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엄청난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지자체와 경제계, 그리고 도민들이 향토기업 살리기에 의기투합했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하림 화재대책지원 상황실’까지 운영하면서 기업 회생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역 상공회의소에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청와대와 관련 부서 및 기관에 제출하고, 전북애향본부와 함께 하림 제품 팔아주기 운동을 펼쳤다. 피해복구 성금 모금 활동에는 지역 업체와 도민들의 성원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전주에서 20년 넘게 국산콩식품을 만들어온 ‘함씨네 토종콩식품’이 부도위기에 몰리자 지역사회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함씨네 토종콩 살리기 후원회’를 결성해 모금 및 제품 판촉활동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역경제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던 견실한 제조업체가 회생하지 못할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사회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향토기업의 빠른 회생을 위해 지역사회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 우선 전북도와 남원시 등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측면에서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주)하림 익산공장 화재 때의 전폭적인 지원 사례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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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23 17:28

이제는 바꿔져야

김관영 지사 취임 1년이 지나면서 전북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마냥 패배감에 젖어 있던 도민들이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매사에 도전해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난다. 새만금이 이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농경산업이 주를 이뤘던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제부터 새만금이 약속의 땅으로 각광 받게 될 것이다. 30년이 지났어도 어디가 바다인지를 잘모를 정도로 개발이 터덕거렸던 새만금에 개발의 청신호가 켜졌다. 전북이 이처럼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헤맸던 원인은 정치적으로 고립되면서 고도(孤島)로 전락한 탓이 결정적이었다. 정치권과 기업에서 관심을 갖지 않은 지역으로 내팽개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SOC 확충이 안 돼 있고 수도권과 접근성이 떨어져 기업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김 지사가 선거공약으로 내건 5개 대기업 유치를 위해 발로 뛰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김 지사가 탁상에 머물러 있던 공무원들을 과감하게 현장으로 내몰아 그간 규제 일변도로 갔던 기업의 전봇대를 뽑자 기업주들이 자신감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지사와 정치권이 꿈과 비전을 제때 제시하지 못해 방향감각을 상실, 전북이 힘들었다.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빠져 나가면서 고령인구층만 늘어나는 무기력한 사회가 만들어졌다. 변화와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는 말도 한낱 사치로 보였다.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글로컬 시대에 도민들이 권리 위에서 낮잠이나 실컷 자는 세상속에 살았다. 하지만 함께 혁신을 도정구호로 내건 김 지사가 전북에 이익에 된다고 여길 때는 불원천리를 마다 않고 밤낮으로 열심히 뛰어다녀 활기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취임 당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도민들의 생각이 기대쪽으로 바꿔지고 있다. 지금 도민들은 고시 3관왕인 김 지사의 활동반경을 보고서 기대를 걸고 있다. 공치사 안 하기로 유명한 김 지사는 겸손이 몸에 밴 정치인이라서 오늘도 도민들에게 오직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넘쳐난다. 문제는 도민들의 정치의식이 민주당 일변도로 너무 치우쳐 있다는 사실이다. 전북의 이익을 확보하려면 여야가 경쟁하는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 미우나 고우나 국힘이 집권여당인 만큼 연결고리는 있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를 구하려고 방탄조끼의 단추 역할 정도 하는 의원들이라면 전북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 도내 국회의원들이 이 대표 눈밖에 났다가 공천을 못받을까봐 잔뜩 눈치보면서 몸 사리는 모습이 마치 생계형 국회의원 같아 역겨워 보인다. 불체포특권을 내려 놓을 때도 이 눈치 저눈치 살피는 처신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도민들도 가장 존재감 없는 최약체 국회의원을 뽑아줬기 때문에 물갈이를 통해 인정사정 없이 갈아 엎어 전북정치권을 재편시켜야 한다. 도민들도 언제까지 민주당 숙주가 될 것인가를 고민할 때가 왔다. 지역주의에 함몰돼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구도를 반드시 깨줘야 전북이 발전한다 .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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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7.23 17:27

기후변화와 농업재해, 현실에 맞게 대응해야

얼마 전까지 장수군 사과 농가들은 적화와 적과 작업이 한창이었다. 사과 재배 중 꽃 솎기 작업인 적화와 열매솎기 작업인 적과는 사과 품질과 수확량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그런데 장수군의 사과 농가들은 솎을 것이 없을 정도로 조금 달린 꽃과 열매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풍요로운 수확에 대한 기대감 대신 막막함만 가득하다. 올해 초 따뜻한 날씨로 개화가 약 일주일가량 앞당겨졌지만, 이내 갑작스러운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되는 이상 기온이 발생하면서 사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배, 수박 등 대부분의 과수 품목이 심각한 냉해 피해를 입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냉해 피해 면적은 9628㏊에 달하며, 대부분의 농가가 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장수군은 당시 –4.6℃까지 기온이 떨어져 사과 재배 농가 중 80%가량이 냉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꽃눈이 냉해 피해를 당하면 수정이 어렵고, 수정이 된다 해도 기형 과수가 나올 확률이 커 상품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일어나면서 2018년 이후 이상저온으로 인한 과수농가 피해는 지속해서 발생해왔지만, 정부의 이렇다 할 대응 방안이나 보상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 된다. 현행법상 농작물에 대한 농업재해 지원기준은 대파대와 농약값이며, 그마저도 단가가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또한 농식품부의 피해 지원기준은 면적이 50㏊ 이상이기 때문에 그 피해가 아무리 클지라도 국지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국비 지원을 받기 어렵다. 농식품부의 지원기준 미만 피해에 대해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원할 수는 있지만, 재정 여건상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보험으로 냉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특약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보험료가 일반 보험료보다 2~3배 비싸 농가가 쉽게 가입하기도 힘들다. 또한 비싼 보험료를 내고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보상을 받으면 할증이 붙어 농가의 부담이 상당하다. 냉해만이 문제가 아니다. 기후는 점점 예측하기 힘들어지며 잦은 기상이변 속 농업재해의 발생빈도와 피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기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으로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지속적으로 기후변화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농업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의 식량안보 확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때문에 기후변화와 농업재해에 대한 불안감은 농촌 지역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으며, 이는 결국 나라 전체의 농업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다. 이에 농가를 보호하고 농업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 다가올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선, 재난지역 지정 관련 제도 개선, 농작물 재해보험 개편을 통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였거늘 지금 농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상 기후가 불러올 농촌 경제의 악영향은 심각하다. 부귀영화는 못 누릴지라도 최소한 농민들이 일 년 동안 흘린 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농민들은 앞으로 닥칠 긴 장마, 폭염, 태풍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채 묵묵히 논밭을 지키고 있다. 그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고민과 적극적인 해결을 기대해본다. /장정복 장수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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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3 17:27

제2회 섬진강 영화제가 특별한 이유?

영화제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영화제의 다양하고 매력적인 영화작품들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다. 레드카펫 위를 걷는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만나는 영화제의 풍경은 세상의 어떤 광경보다 가슴 뛰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새로운 영화를 만나는 영화제를 꿈꾸면서 살아간다. 섬진강영화제가 올해 제2회를 맞는다. 영화제는 전북 순창지역만이 지닌 고유한 영화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 군민 모두가 하나 되어 교류하고 소통하는 문화의 장 창출을 통해 로케이션 마케팅 효과와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자는 데 의의와 목적이 있다. 일찍이 충무로가 주목한 로케이션 촬영 장소로서 섬진강은 그 강의 흐름만큼 유장하고 정서가 담겨 있는 곳이다. ‘섬진강’의 시인 김용택의 그 아름다운 섬진강 시편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충무로에서는 <아름다운 시절>부터 <복수는 나의 것> <피끓는 청춘> 등 영화와 TV드라마가 이 지역을 주무대로 촬영해 유명해졌다. 또한 순창 지역 출신의 유명 영화인들이 다수 충무로와 여의도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영화인 협회장을 역임한 고(故) 윤양하 선생을 비롯해 탤런트 임현식, 신신애 씨와 충무로의 탁월한 조연배우 이문식 등이 순창 출신이다. 섬진강영화제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지난 해 처음으로 열린 섬진강영화제가 이룬 성과와 반성은 있다. 조직과 홍보 미흡으로 인한 지역민 참여 저조와 소통하는 영화 페스티벌의 한계라는 핀잔(?)과 실책은 처음 시작하는 행사인만큼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첫술에 배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짧은 기간에 준비한 영화제로서 섬진강영화제 개막식과 개막공연 등에서 보여준 수준 높은 행사 진행과 프로그램 선정 및 게스트 초청 등은 수긍할만하다. 첫 신호탄으로 합격점이라는 섬진강 영화제 참여 영화인들의 영화제 후 평가가 이를 뒷받침 하며, 올해는 언제 섬진강영화제를 개최하느냐는 넘쳐나는 문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오는 9월 14일(목)부터 3일간 열리는 올해 제2회 섬진영화제는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이번 섬진강영화제는 ‘Our happy time'으로 슬로건을 정하고 새 조직위원 대폭 확대와, 한국장편 경쟁 신규 공모를 비롯한 뮤직 페스타 등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개막공연과 영화는 아직 비공개이나 섬진강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또 원로감독들의 영화와 아직 세상에 발굴되기 전 신인 감독들의 작품, 정식 데뷔 전 배우들의 연기, 심의를 넘어선 기상천외한 작품과 일반 영화관에서 접할 수 없는 매력적인 영화를 섬진강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자유로운 먹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시장의 순창 프리마켓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섬진강영화제를 찾는 이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누군가에게 꿈의 시작이 되고 누군가에게 꿈의 열매를 맺어주는 영화의 시간이 되어 우리들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자는 취지가 바로 영화제 컨셉 슬로건 ’Our happy time'이다. 우리의 행복한 영화의 시간들을 제2회 섬진강영화제에 오면 만끽할 수 있다. 한국 영화는 바야흐로 유럽의 칸 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까지 전 세계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다. 그만큼 영화제도 수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지역민들과 영화인들이 한마음이 돼서 펼치는 섬진강영화제는 ‘강 생명 자연 그리고 사람’이라는 가치와 영화제 특성을 담아 유장한 섬진강처럼 앞으로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갈 계획이다. /백학기(시인 영화인, 섬진강영화제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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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3 15:43

기후위기 예고편 한반도 폭우 피해

최근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머물고 있고 장마 전선을 따라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몰려들어 한반도의 곳곳에 심각한 폭우를 발생시켰다. 이 폭우는 기상청 기록이후 최대라고 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컸다. 그 결과 이번 폭우로 40-50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많은 시설물과 도로 파손 및 축구장 4만 6천개 정도 넓이의 농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피해와 함께 향후 발생할 농산물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 등에 의해 국가와 지역 경제가 심각한 피해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침수차량 피해액만도 130억 정도가 된다고 한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폭우와 관련된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일 뿐 아니라 인재가 합쳐진 사고였다. 교량 공사를 위해 둑을 튼 후 둑을 원상태로 복원하지도 않았고 하천이 넘치고 있는 상태에서도 지하차도의 교통 통제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었다. 군산의 경우에는 500㎜ 정도의 엄청난 폭우가 내렸으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두 경우를 보면 천재지변의 경우에도 우리가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는가에 따라 그 피해가 크게 경감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록적인 이번 폭우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해수 표층 수온이 상승함으로서 발생했다. 즉 해수 수온 상승에 의해 크게 증가한 수증기가 장마전선을 따라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 해수 표층 수온은 1968년 이후 54년 동안 평균 1.35℃가 증가하였고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수의 표층 수온 증가 평균치인 0.52℃보다 2.5배나 높다. 즉 전 세계와 한반도 주변 해수로 부터 만들어지는 수증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번 폭우의 주 원인이다. 현재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가 증가한 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 지구온도가 4.5℃ 증가할 경우 발생할 폭우는 이번 폭우보다 수배 혹은 수십 배 커진 폭우일 것이다. 그리고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이전에는 안정했던 많은 사면과 지반이 불안정하게 바뀌면서 자연재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40년 이전에 지구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5℃ 상승한다고 하며 이 시기가 지나면 지구온도가 4.5℃까지 증가하는 것을 인류가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즉 인류에게 희망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연적인 온난화가스 증폭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로 시베리아 동토가 녹으면 그 안에 부패되지 않았던 많은 유기물들이 부패되며 대량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방출할 것이며 170배 농축된 형태의 메탄 얼음덩어리가 녹으면서 대량의 메탄가스를 발생시킬 것이다. 특히 메탄 얼음덩어리는 가스통과 같아 처음에는 녹지만 어는 정도 진행되면 폭발하면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를 대기에 공급할 것이다. 그리고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3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인간은 시베리아를 얼릴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인류가 지구온난화에 의한 인류의 파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18년 안에 대책을 세워야하는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 대처에 매우 소홀한 상황이다. 우리는 오송 참사와 같은 일이 우리 인류에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루 빨리 기후 위기 대책을 마련하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명예교수 △오창환 명예교수는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회장, 전주지속가능협희회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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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3 15:42

긍정으로 산다는 것은

어느 기업 사장이 모처럼 직원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성공담(자랑)이 포함된 여러 훈시와 덕담을 늘어놓았다. 백여 명의 직원들 대부분은 건성으로 듣거나 냉소적으로 말꼬리나 잡으려 듯 비난거리만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사장도 썩 존경 받을 인물은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무작위로 몇몇 직원들을 손가락으로 지목 훈시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대부분 어설픈 답변을 했는데 젊은 한 사람만이 사장의 신조나 성공담에서 귀감이 될 문구를 들며 소감을 정확히 피력했다. 이 직원은 사장의 눈에 들어 승진과 함께 나중에 사위가 되었다. 황희 정승이 공무 중에 잠깐 짬을 내 집에 와있을 때의 일이다. 집의 여종 둘이 서로 시끄럽게 싸우다가 한 여종이 와서는 “아무개가 저와 다투다가 이러이러한 못된 짓을 하였으니 아주 간악한 년입니다”라고 일러바쳤다. 그러자 황희는 “네 말이 맞다”고 하였다. 또 다른 여종이 와서 꼭 같은 말을 하니 황희는 또 “네 말이 맞다”고 하였다. 마침 옆에서 지켜보던 황희 정승의 조카가 답답해서 말했다. “숙부님 판단이 너무 흐릿하십니다. 아무개는 이러하고 다른 아무개는 저러하니 이 아무개가 옳고 저 아무개가 그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황희 정승은 “네 말도 맞다” 말하고 독서를 계속하였다. 세상을 긍정으로만, 부정으로만 보는 사람도 없겠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살기는 더욱 쉽지 않다. 세상이 만일 그런 사람들로 가득하면 어찌될까? 느낌상 잘 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세상의 변화는 오히려 뭔가 불편, 부당, 부조화를 강하게 인식, 저항하는 사람들에 의해 문명의 발전이나 자유, 정의, 평등, 독립 같은 인류의 정신적 가치가 유지, 고양되었다. 사전에는 긍정의 뜻을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인정하는 일. 또는, 적극적으로 의의(意義)를 인정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누군가의 의견, 어떤 사회적 현상에 동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주장, 수용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는 뭔가 바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문제들을 기피, 회피, 묵인, 방조하는 점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우회적이거나 더 고양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는 훌륭한 사람도 있다. ‘나 아니어도 누군가는!’이라던가 ‘내게 불이익, 불편하기 때문에’라는 것이 지배하기도 한다. 어찌했던 이런 생각으로 세상의 문제를 기피, 회피, 묵인 내지 방조한다면 세상은 어찌될까? 이런 기피, 방조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힘이 강해질수록 그릇된 쪽으로 사용하려하기에 이에 저항하지 않고 방조, 묵인해주는 것은 그들에겐 대단히 고맙고 감사한 일이리라. 부정부패는 그런 사회 속에서 활개를 치며 성장한다. 묵인, 방조하면 될 남의 일, 그래서 내겐 조용하리라 생각했던 그런 일들이 어느새 자신의 영역에 문틈의 바람처럼 조용히 엄습해 들어와 자신을 지배하고 이익을 침해하며 급기야 뗄 수 없는 계약관계까지 만들게 한다. 세상의 모든 것(사람 포함)에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고 그러기에 긍정적으로만, 부정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리라.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긍정은 자신의 이익에만 중점이라면 부정에 대한 저항, 불편에 대한 개선의지는 세상과 더불어 나아가는 모티브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나를 위한 긍정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부정에 소홀하지 않고 귀 기울여 개선하는 일에 손을 놓지 않아야 하리라. 그게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일이 될 테니까! /홍문기 수필가 *수필가 홍문기 씨는 2002년 수비문학회 신인상 수상과 한국예총 문협 추천 작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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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0 18:35

소방서가 이젠 기피시설(?)

최근 수원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소방서 119안전센터에 출동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며 민원 제기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이젠 소방서마저 혐오시설 프레임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웠다. 엄연한 국가 공익시설 임에도 “만에 하나 불이익 탓인지 우리 지역에 들어서면 안된다” 는 이른바 ‘님비 현상’ 에 기인한다. 우리 사회 ‘안전 지킴이’ 로 국민 신뢰가 전폭적인 상황에서 119안전요원에게 격려는 못할 망정 그들의 사기를 꺾는 행태는 공분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그 민원인들도 당장 곤란한 상황과 위기에 빠지면 맨 먼저 도움을 청하는 곳이 119안전센터다. 과거 일부 혐오시설에 국한했던 이 같은 집단 이기주의가 공공시설은 물론 안전, 복지시설까지 광범위하게 번진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도마에 오른 119소방센터도 사이렌 소음을 우려한 후보지 주민들의 반대로 9년을 표류하다 겨우 2021년에야 문을 열었다. 소음 공해 때문에 이들 치안 안전시설이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기 거주 지역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서울 금천소방서 건립을 둘러싸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 행동에 나서는가 하면 2015년 서울 강남구 대치파출소 지구대 신축 무산도 같은 사례다. 더 나아가 불가피하게 옮겨야 하는 쓰레기, 폐기물 처리시설 등도 후보지마다 주민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는 전주 익산을 비롯한 대학가 주변 원룸 주인들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대학 기숙사 증축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 보호시설까지 이런 움직임에 휘말려 된서리를 맞고 있는 점이다. 지난 2017년 서울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장애아 부모들이 반대 주민 앞에서 무릎 꿇고 통사정했다. “우리 아이들도 학교엔 가야 하지 않겠느냐” 며 몸이 불편한 애들이 매일 집에서 2시간 이상 떨어진 학교에 통학하는 처지를 살펴달라고 읍소했다. 당시 딱한 사정을 외면한 집단 이기주의에 사회적 각성과 함께 비난이 빗발쳤다. 2021년 익산서도 마을 주민들이 중증 장애인시설이 들어서면 혐오감과 범죄 발생 우려가 있다며 공사를 저지하고 반대했다. 돌이킬 수 없는 생채기를 남긴 이번 물난리 현장에서도 119안전요원의 맹활약은 눈에 띄었다. 항상 우리 곁에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실제 위급 상황에 놓이면 지체없이 달려와 구호활동을 벌이는 119소방센터가 어쩌다 기피시설로 푸대접을 받게 됐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집단 이기주의 논리를 앞세워 사회 기본 필수시설 건립까지 가로막는 건 지나친 월권에 가깝다. 그럼에도 상생발전 기금 등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접근하고 설득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욱 이율배반적인 건 사회 공익시설이 늘어나는 건 환영하면서도 자기 주변에 들어서면 기피 혐오시설로 색안경을 끼는 이중성이야말로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김영곤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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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7.20 17:41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끝 아닌 시작이다

3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새만금이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지로, 동아시아의 이차전지 메카로 급부상하는 일대 전기가 마련됐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은 180만 전북도민 모두가 환영하고 축하할 만한 쾌거다. 각자 위치에서 크고작은 역할을 했던 수많은 기관, 단체와 김관영 지사를 비롯한 관련 인사들의 그간 노고는 충분히 찬사받을 만 하다. 전북경제가 살아나고 새만금이 기업과 사람과 돈이 몰리는 곳으로 만들자는 전북도민들의 공감대가 한곳에 모아져 이같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한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다른 지역과 달리 전북은 불과 몇개월만에 엄청난 성과를 냈다. 유력한 경쟁 후보지들을 막판 뒤집기로 물리치고 매우 좋은 점수로 최종 후보지로 낙점된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축포를 터뜨릴때가 아니다. 새만금 지역만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게 아니다. 전국적으로 4곳이나 된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부터 이차전지 메카 경쟁은 시작됐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고, 전북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속속 나올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지방정부나 지역정치권은 물론,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겠지만 이는 새만금에 국한된게 아니다. 이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인프라 확대, 인력 공급 확대의 과제가 놓여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중국·일본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24%의 점유율로 높은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새만금에 과연 얼마나 많은 부분을 가져오는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전북이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공급 기지로 거듭나려면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과 함께 인력 수급 문제 해결, 기업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번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포항, 울산, 오창 어느곳 하나 인프라 측면에서 새만금만 못한 곳이 없다. 그래서 특화단지 지정은 전북도민들의 기대를 완성한 마침표가 아니고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임을 거듭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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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20 17:20

나에겐 계절음식이 되어버린,

아주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아니? 아직도 겪고 있는 나의 상황이다. 퇴근하고 저녁을 대충 때우고자 근처 편의점에서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하나 사서 먹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그날 밤부터 37.8도부터 시작해서 새벽을 넘기니 38.8도까지 열이 펄펄 오르기 시작하며 나의 몸과의 위태로운 전쟁이 시작되었다. 새벽 4시, 가까스로 잠에 든 내가 모기의 '위잉~' 소리에 잠이 깨어 '잠도 깬 마당에 약이나 찾아보고 자야겠다'라는 생각에 약을 찾아보았다. 타이레놀은 이미 없다고 생각하여 약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웬걸! 수 일 전에 몸살로 처방받아온 약에 소염진통제와 해열제가 있었다. 약을 꼴딱 삼킨 후 방으로 가서 모기와의 전쟁에서도 승리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승리자의 모습과는 다소 다르게 오한으로 발발 떨며 하루를 시작하는 바람에 당장 집 근처 의원으로 향했다. 코로나, 독감은 당연히 아니었다. 감기 증상은 하나도 없었거든. 감기 증상뿐만 아닌 소화기관이나 신경계의 증상도 하나 없었다. 그저 고열로 인한 두통, 현기증, 오한, 식욕부진 만이 나를 힘들게 했다. 원인도 모른 채 약만 타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은 그렇게 약으로 다른 증상을 감춘 채 보냈을 지도 모른다. 다음 날 밤, 슬슬 배가 아프더니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집 근처 응급실로 향했다. 피검사 결과, WBC(백혈구 수치, 정상 : 5,000-10,000uL)은 18,000uL까지 올랐고 CRP(염증 수치, 정상 : 0.5mg/dL)는 23mg/dL 만큼 올라 있었다. 피검사 결과를 듣자마자 나도 참 바보같이 차라리 장염이었으면 좋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면서 혹여 췌장이나 맹장, 담낭이나 간 등 큰 장기들에 문제가 있을까 무섭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만 흘렀다. CT 결과, 상행결장과 횡행결장에 전체적으로 염증이 껴있었고 염증수치로 미뤄보아 심각한 장염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여기서 상행결장은 대장이 맹장과 이어지는 부위이며 우측 하복부에 위치해 있고 횡행결장은 상행결장과 하행결장을 이어주는 부위로 우상복부로부터 좌상복부를 향해 뻗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참 간사한게 차라리 장염이었으면 했던 내가 진짜 장염이라는 진단을 들으니 또 '무슨 장염이 이렇게까지 날 힘들게 해?'라고 생각하며 원망스러웠다. 평소에도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식으로 장염이 자주 걸렸었는데 내 한 손에 들어올까 말까 하는 그 '삼각김밥' 때문에 이렇게나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실이 무섭기도 하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김밥으로 식중독을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보긴 했지만 '삼각'김밥으로 장염에 걸린 사례는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그 날로 바로 입원을 하게 되었고 치료를 시작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병실이고 여전히 금식 중에 있다. 사실 삼각김밥이 나에게 아픔을 주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전 날 먹었던 빵과 우유가, 삼각김밥과 함께 먹었던 천하장사 소시지가 또는 엄마가 해주신 된장찌개 이 모든 게 화근이었을지 모른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들 또한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 계절음식이 되지 않도록 여름이니 만큼 삼각김밥을 포함한 모든 음식에게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유세현 간호사 △유세현 간호사는 전주 출신으로 예수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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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0 15:48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데 신체검사를 받으면 면제가 되는지요?

병역판정신체검사에서 신체등급판정은 전문의 자격을 가진 각 검사과목의 병역판정검사 의사가 반드시 정밀검사를 실시한 후에 검진결과에 대한 의학적 소견과 질병 또는 심신장애에 대한 신체등급평가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된 '병역판정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을 적용해 결정하게 됩니다. 참고로, 병역판정검사 시 의무기록사본(최근 2년간 투약기록) 등을 임의 제출할 수 있으며 제출할 경우 신체검사에 참조될 수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신체등급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경도(만성 습진성 병변 부위가 안면부·전주와·슬와·액와부 등에 위치하며 전체 표면의 15%미만인 경우)는 3급, 나. 중등도(최근 1년 이내 6개월 이상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경도나 고도가 아닌 경우 다만, 최근 3개월 이상의 치료력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4급, 다. 고도(병변 부위가 가목 외에 가슴, 등, 상하지 전반에 걸쳐 분포해 전체표면의 50% 이상으로 최근 2년이내에 1년 이상의 피부과적으로 충분한 치료력이 인정되는 경우, 다만 1년 이상의 치료력에는 최근 3개월 이상의 면역조절제 약물치료(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면역조절제 약물치료력만 인정한다)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5급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또는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병역이행안내→병역판정검사→병역판정신체검사규칙(국방부령)→별표/서식→(별표3)질병·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을 찾아보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역병입영대상자, 보충역, 예비역 및 전시근로역으로서 질병 또는 심신장애로 그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은 병무청 지정병원에서 접수일 기준 3개월 이내에 발행한 병무용진단서와 질병·심신장애발생 경위서를 첨부해 지방병무청 민원실에 병역복무변경·면제 신청서를 접수 할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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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0 15:48

윤 대통령만 할 수 있는 일

내년 총선은 누가 승리할까? 국민의힘? 민주당? 아니면 제3당? ‘한 달이 1년’이라는 한국정치에서 7월 20일 현재 총선을 265일 남긴 시점에서 총선승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결과를 예상한다면 세 가지다.국민의힘 승리 또는 민주당 승리 그리고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 없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한 수의 의석을 가진 경우다. 국민의힘 또는 민주당 승리는 한 정당이 국회 내 과반의석을 확보한 경우다. 물론 진행 중인 제3당 시도가 성공할 수도 있다.이 때 ‘성공’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을 제외한 제3정당이 1당이 되거나 또는 독자적으로 과반의석을 가졌다는 게 아니다.만약 그렇다면 성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한국정치의 혁명적 상황’이다.그만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제3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한 수의 의석을 차지하고 제3당이 캐스팅 보트가 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기대다.이조차도 거대양당의 원심력이 강력하게 작용하면서 동시에 제3당이 유권자 요구와 불만의 분출구 역할을 담당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민의힘 또는 민주당의 총선승리다.먼저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전국선거 3연패의 반전이다.총선승리의 민주당은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승리를 향한 반(反)윤석열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민주당 총선승리가 윤석열 정권의 국민적 심판이다. 윤석열 정권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로 사실상 ‘식물정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이 때 대통령과 의회의 대립은 격화될 것이고 더 이상 대통령 권력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여당은 지방선거와 대선 그리고 다음 총선을 위해 독자행보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말이 좋아 독자행보지 대통령과 거리두기 또는 대통령 버리기다.여권은 각자도생의 시대다.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전국선거 3연승으로 “정권교체는 완성된다.”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연승을 통한 중앙과 지방권력의 교체가 총선승리의 국회권력 교체로 완결된다. 국민의힘은 선거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다.대통령 임기 3년차지만 취임기준으로 보면 임기 만 2년에 한 달 정도 모자라는 시점의 총선이라는 ‘정치적 운’도 따른다.최소한 투표참여가 높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으로 총선승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카르텔과 반국가세력”에 점점 갇히고 이재명 체제의 총선이냐를 둘러싼 내부분열은 악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민의힘 총선승리는 한국정치의 진화를 가져올까? 여야대립은 협치로 바뀌고 정치는 국민 삶의 개선을 선도하는 본연 역할을 할까?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여대야소 또한 극단적 여야대립의 다른 모습이었다.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거대야당은 야당을 무시하고 소수야당은 장외투쟁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국민의힘 여대야소는 대통령 마음대로 여당 마음대로를 가능하게 할까? 우선 윤석열 권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비정상’의 문재인 정부를 정상화시키는 것은 권력기대의 최소한’이다.총선에서는 정상화이후 어떤 어젠다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정치개혁부터 시작인데 진정성도 고민도 없어 보인다. 결국 총선 후 여소야대는 말할 것도 없고 여대야소에서도 여론의 지지와 (최소한의) 야당인정과 묵인은 필수적이다.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대립과 교착의 정치’에서 벗어나려는 윤석열 권력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정치의 영역이고 대통령만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인격화된 권력’을 넘어 국민 삶의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민주화된 권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회 다수당의 총리 복수추천’을 총선공약으로 제시하는 게 출발이다. 기득권 포기와 공익과 공동체 우선, 총선승리의 단기적 비법이고, ‘대한민국 정치 업그레이드의 선도자,’ 퇴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켜주는 장기적 안전판이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만 할 수 있는 일이다! /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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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0 15:48

수재민 피해복구·일상회복 지원 서둘러야

전국을 할퀴고 간 극한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피해 복구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정부가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던 익산시와 김제시 죽산면을 포함한 전국 13개 지자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해 국비 지원을 통한 신속한 피해 복구가 가능하게 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는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추가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처와 함께 전북도 등 지자체 차원의 신속한 피해 복구 조치와 주민 지원도 필요하다. 우선 군산시와 부안군·완주군·김제시 진봉면 등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피해가 큰 곳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피해조사를 통해 이들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에 추가 지정될 수 있도록 행정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방세 감면이나 납부기한 연장 등의 지원대책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수해의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다시는 이 같은 재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복구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하천 주변 상습 침수지역과 산사태 위험지구 등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기상이변이 극심해지면서 폭우와 태풍·가뭄 등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더 이상 임시방편식 복구, 땜질식 대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재해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역대급 물폭탄을 쏟아부은 이번 장마가 지나면 극한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위기 시대, 폭염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릴 정도로 치명적인 자연재해다. 또 올해 슈퍼 엘리뇨가 예고되면서 강력한 태풍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가뜩이나 물난리로 고통받은 수재민들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시 재해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비극이 발생해서는 절대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재민 피해 복구 지원 대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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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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