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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1번지, 장수군’ 실현을 위해

군민들은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른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월급만을 바라보며 표리부동, 무사안일의 자세로 소극적인 행정을 한다고 바라본다. 그렇기에 공직자들에게 더욱 강조하는 것이 바로 ‘청렴’인데, 장수군 공직 내부에서는 이러한 군민들의 요구에 맞춰 ‘청렴해야 공정해지고 공정해야 신뢰가 생긴다’고 여기며 청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강하게 불고 있다. 다산 정약용도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本務)이며,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은 자는 목민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청렴이 지니는 본질적 가치나 중요성은 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다. 청렴이라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청렴이 왜 중요한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천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조직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공직자들에게 바라는 청렴의 덕목이 다양해지고 있어 청렴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가치관도 많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공직자가 재물을 탐하지 않고 뇌물을 받지 않는 것을 청렴이라고 여겼다면, 지금은 불친절한 태도, 업무태만, 소극적인 행정까지도 청렴하지 않은 자세라고 여긴다.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민원을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 장수군의 청렴도는 어떨까. 사실 장수군의 청렴도는 타 시·군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조직 내·외부 청렴도 평가에서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며 군민들에게서도, 내부 공직자들에게서도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장수군은 민선 8기 시작부터 ‘적극행정, 혁신행정을 바탕으로 한 위민행정 실현’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공직자들이 기존의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적극행정을 실천해줄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청렴한 공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반부패 청렴 정책을 추진하며 청렴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장수군은 반부패 추진체계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장수군수를 중심으로 한 청렴 협의체를 구성했다. 또한 고위직·신규공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청렴교육, 청렴골든벨, 청렴인센티브 제도 운영 등 다양함 청렴 시책을 수립 추진하며 청렴도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장수군은 변화하는 시대에 앞서나가기 위해 소극행정 및 업무착오 방지를 위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하반기 연 2회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선발 제도를 운영하며 소극행정을 근절하고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렴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기, 부당한 이익 취하지 않기, 복무기강 확립 및 행동강령 이행 등 청렴을 실천하기 위한 마음가짐에서부터 비롯돼야 한다. 군민의 눈높이에 맞는 청렴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장수군은 앞으로도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한발 앞선 적극적 청렴을 실천해나갈 것이며, ‘청렴’의 가치가 바래지 않도록 늘 갈고 닦으며 그 책무를 다할 것이다. /최훈식 장수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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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1 19:14

붐비는 땅굴, 썰렁한 남북출입사무소

“오메~땅굴은 곰이 팠는데 돈은 왕서방이 벌어가네….” 마치 침입 훈련하듯 제3땅굴로 밀쳐 들어온 한 관광객의 우스갯소리다. 지난 5월 말 '2030 청년세대 통일전망대 및 DMZ평화의 길 시찰'에 다녀왔다. 한때는 살벌한 반공교육의 현장이 이렇게 살뜰한 관광명소가 될 줄 몰랐다. 이 행사는 남북경색 장기화로 실질적인 교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청년의 인식개선 일환으로 전북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서 추진했다. 서부전선 DMZ 도라전망대에 올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시 훼손된 검은색 개성공단 지원센터를 보았다. 한창 공단이 가동될 때만 해도 통일이 손에 잡힐 듯했다. 개성공단은 김대중 정부 당시,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현대아산과 여러 중소기업으로 조성된 공업단지였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이 추진되었고, 2005년에 업체들이 입주했다. 우리 전북에서도 7개 업체가 북한 땅을 밟았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광명성 발사를 빌미로 박근혜 정부에 의해 전면 중단되었다. “개성공단은 평화가 경제번영을 담보하고, 경제번영이 평화를 더욱 굳건히 하는 국민과 민족 행복의 창입니다. 조속히 재개하여 새로운 평화와 통일의 대장정에 나서야 합니다.” 청와대 NSC 전략기획실 행정관을 역임한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은 눈물을 머금으며 역설한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변죽만 울렸지 남북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킨 점이다." 동행한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대표의 통탄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다. 진보세력도 이럴진대 윤석열 정부 같은 극보수 정부에게 남북관계 회복을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남북교류와 한반도의 평화는 포기해서는 안되는 당면한 숙제다. 한반도의 전쟁 리스크는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IMF가 작년 7월부터 네 차례 연속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었다. 이처럼 남북문제는 더 이상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문제다. 북한에게 퍼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무역흑자와 국내 투자를 늘리는 상수이자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과 교역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다. “오메~ 평양에 갈 때만 해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평양과 금강산을 두 번 다녀왔다던 김정수 도의원의 한숨이다. 땅굴은 붐비는 데 남북출입사무소는 썰렁했다.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프고, 논두렁 이웃이 의좋지 않은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우방인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북한의 동맹인 중국과 러시아도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통일을 권고하지 않는다.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냉엄한 국제 질서다. 어찌해야 하는가. 우는 아이 젖 주는 법이다. 분단 40년 만에 독일이 통일을 이루어 낸 건 ‘동방정책’으로 민족의 통일을 이끌어낸 빌 브란트 수상을 비롯한 좌우 세력의 일관된 통일정책에서 비롯되었다. "학우들이 취업 전선에서 싸우느라 통일 같은 거대 담론을 생각하고 공유할 여지가 없습니다." 전북대학교 김준기 학생의 토로다. 통일에 무관심한 청년세대를 탓하기 전에 독일처럼 분단은 분단 세대들이 해결했어야 했다. 만고불변의 결자해지 법칙이다. 더 이상의 방치는 미래 세대에 대한 배임죄가 아닐 수 없다.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극기와 인민기는 분단의 이념을 비웃는 듯 같은 방향으로 펄럭였다.. /염영선 전라북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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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1 19:14

혜윰포럼의 추억

필자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퇴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간 기관장에게 부여된 많은 권한과 책무 가운데 가장 유익했던 것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대덕혜윰포럼’과 ‘혜윰나잇’을 들고 싶다. 포럼은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소재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기관과 대학 및 대전시 유관기관 수장들의 협의체인 대덕연구개발특구 기관장협의회(이하 연기협)에서 2021년 과학의 날을 맞아 김장성 회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의 주도로 힘차게 출범한 인문학 학습의 장이다. ‘혜윰’은 생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대덕의 미래를 생각하는 포럼’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 플라자에서 매달 세 번째 수요일 오전 7시부터 열리는 포럼에는 보통 30여 명의 회원이 모인다. 강연 후 으레 열띤 토론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끝나자마자 준비한 샌드위치를 챙겨들고 서둘러 근무지에 도착해도 지각하기 일쑤다. 진행과 강연자 섭외는 중앙일보 기자를 역임하고 대덕넷(대전에 기반을 둔 과학기술 전문 온라인 언론매체)을 설립·운영하는 등 수십 년간 언론 분야에 종사하며 폭넓은 인적네트워크를 축적한 행정학도 이석봉 현 대전 경제·과학부시장이 맡았다. 그동안 연구단지 및 지역의 이슈 관련 분야의 저명 벤처기업인, 인문·사회학 전문가 등이 초청되었는데 한 번도 실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강의료 등의 경비는 현재 69개에 이르는 회원기관이 규모에 따라 십시일반으로 납부한 연회비로 충당한다. 포럼은 변화무쌍하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어떤 문제도 특정 학문분야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 진단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인간배아 복제를 둘러싼 윤리적 고민이나 영화 ‘매트릭스’ 등에 등장하는 AI에 대한 공포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적 시각이 왜 함께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본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하여 그간 동반자로 큰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생했던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20세기에 이르러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축적된 지식의 양이 많아지면서 그 영역과 경계가 뚜렷해졌다. ‘자연과학의 언어’인 수학은 철학의 논리학에서 출발하여 경영회계학, 수리경제학, 삼단논법에 근거하여 법리를 추론하는 법학 등 거의 모든 인문·사회학 분야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는 기준만으로 이과와 문과로의 진출을 결정한 후, 서로 경계의 눈초리를 번득여온 게 현실이다. 뉴턴은 스스로 철학자라 칭했고 대문호 괴테는 과학자로 평가받기를 소망했던 사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VUCA 시대를 헤쳐가기 위해서 과학기술과 인문학 간의 융합이 불가피한 것이다. 혜윰나잇(night)은 회원기관 간의 협력과 융합 활성화를 위한 교류 모임이다. 일상의 업무에서 벗어나 함께 미술이나 음악 감상 또는 운동경기를 관람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서로 간의 교감의 폭을 넓힌다. 만남은 우연이지만 관계는 노력이라는 말처럼 꾸준한 학습과 소통, 신뢰를 바탕으로 단단해진 조직만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동의 가치를 이루기 위한 힘든 일들을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역전략기술을 확정하고 도민화합의 난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서는 ‘혜윰포럼’처럼 혁신주체의 순수한 열정들이 만나 서로 배우고 소통하는 학습의 장이 마련되길 소망해본다. 홀로 설 수 없을 때는 기대고 함께 서면서 균형이 오롯해지는 법이다. /신형식 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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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11 19:14

토종콩 지켜온 향토기업 살리기에 관심을

전주에서 20년 넘게 오로지 국산 토종콩으로만 두부‧청국장 등 콩식품을 만들어온 향토기업 ‘함씨네 토종콩식품’이 부도위기에 몰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온 식당의 적자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자금난이 기업의 위기를 부른 것이다. 전북도가 ‘대한민국 농생명산업의 수도’를 기치로 내걸고 농생명‧식품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의 위기가 더 안타깝다. 실제 전북도는 올해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꼽히는 푸드테크산업 육성 방침을 밝히고, 농생명 식품분야 대표기업 지원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국산 토종콩 식품 연구‧개발에 힘써온 ‘함씨네 토종콩식품’은 노벨상 후보에까지 오른 이름난 기업이다. 해독력과 약성이 뛰어나 ‘약콩’이라 불리는 토종 ‘쥐눈이콩(서목태)’을 발굴해 식품화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새로운 가공 방식을 개발해 특허도 받았다. 함정희 대표는 우리 콩 식품 연구‧개발에 몰두하면서 늦깎이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동탑산업훈장을 비롯해 대통령상·장관 표창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지난 2019년에는 한국노벨재단으로부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가격이 수입콩의 무려 10배에 달해 사업성이 떨어졌지만 우리 콩을 지키려는 열정과 고집으로 숱한 역경을 이겨냈다. 좋은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다시 경영위기를 맞아 공장까지 경매로 잃은 함 대표는 현 공장을 임대해서라도 우리콩 살리기 사업을 이어가겠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보다 못한 시민들이 나섰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영업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국산콩 알리기에 몰두한 토종콩 지킴이 함 대표를 응원해온 지역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회를 결성한 것이다. 뚝심있는 향토기업을 살리기 위해 나선 시민모임의 활동에 지역사회의 관심과 동참‧지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함씨네 토종콩식품은 전주와 전북의 정체성, 그리고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농생명‧식품산업)에 가장 부합하는 기업이다. 무엇보다 지자체와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등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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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11 07:53

[금요수필]가을, 그 곁에 앉아

창문을 열어보니 어느새 소슬한 가을바람이 인다. 그러고 보니 가을이다. 떨어진 낙엽 주워 그 위에 애틋한 한 줄 써넣어 강물에 띄워 보내놓고 강바람 따라 엽서 한 장 날아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것도 풍요로운 가을에만 꿈꿀 수 있는 감미로운 낭만이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이 아침이 그지없이 반갑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이다. 여름 날, 마을마다 골목마다 가득 채웠던 매미의 울음소리도 새삼스레 그리워지고 마당 옆 닭 벼슬 닮은 맨드라미꽃 조차 향기로 불러내는 여름이었기에 가을이 더욱 더 반가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맨드라미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어느덧 예닐곱 살 소녀로 돌아가 마당에 서있다. 그러나 늘 그러하듯 이 맘때 쯤이면 한해를 마무리해야 할 성급한 마음에 빠져드는데 이상하게도 기억조차 없는 아버지가 떠오르는 날이면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밤을 새웠다. 나 어릴 적 철이 들 때까지, 집안 어른들은 아버지의 부재를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셨다고 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나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으로 그다지 외롭지 많게 성장할 수 있어 외로움도 불편함도 느끼질 못했다. 그런데 내가 대학에 진학할 무렵 어느날, 어머니는 나를 앉혀놓고 마치 죄인처럼 참회하듯 내 손을 꼭 잡고 '아버지는 군인장교이셨는데 내가 3살이 되던 해에 근무 중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시며 목 놓아 우셨다. 그리고 '행여 아버지 없다고 주눅이 들까 봐' 그 동안 숨겼다는 한 맺힌 고백에 나는 어머니를 껴안고 슬피 울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며 달무리 지는 밤이면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 뒤부터 아버지의 유택이 모셔진 고향 남쪽 땅끝 마을로 가는 일은 어느 덧 가을 연중행사가 되었다. 아버지를 뵈러갈 때는 기차를 타기도하고, 버스를 타기도 했는데 산 중턱에 계신 아버지를 뵙고 오면 비실한 나는 몸살을 앓아 누운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내 삶이 허허로울 때면 아버지 생각에 먼 길을 마다않고 아버지를 찾아 나서곤 한다. 어디 이뿐이랴, 한 때는 종이학을 천 개를 접어 보기도 했고 주소 없는 편지를 써보기도 하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던 시절도 있었다. 아버지는 젊은 날 꽃송이 같은 아내와 겨우 세 살 된 꽃봉오리 같은 간난 딸을 두고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지금도 가끔 어머니를 통해 아버지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 때마다 동화가 되고 눈물이 되고 그리움이 되기도 한다. 어느덧 세월 흘러 세 살 된 애송이가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었건만 아직도 철부지 아이처럼 막연히 아버지가 그리워지면 눈물을 봇물 터진 듯 쏟아내곤 한다. 이렇게 한동안 울고 나면 가슴속에서 꺼내지 못한 사랑 탓일까? 마치 불어왔다가 원을 그리며 빠져나가는 회오리바람처럼 허망의 노래는 되풀이 되곤 한다. 살다가 힘들 때마다 일기장에 몇 줄씩 쓴 진솔한 나의 삶의 고백은 조금이나마 나의 위로가 아니었나 싶다. 눈물도 지나치면 병(病)이 되고 사랑도 지나치면 독(毒)이 된다는 이야기처럼 병이나 독이 아닌 위로가 되어 아버지가 못다하고 가신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 보련다. 그렇다. 늘 그러듯이 올해도 내 삶이 가을 곁에 앉아만 있어도 성숙해질 것만 같은 두근거림이 나를 일으켜 세울 것만 같은데 매년 이렇게 허허로이 속아 넘어간다. 그래도 때로는 바보처럼 내가 그 곁에 머물고 싶지만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이라는 정호승의 시(詩)처럼 앞으로는 예쁘고 아름답게 살고 싶다. 그리움이 문을 열면 굳게 닫아 놓았던 마음의 빗장도 열린다지 않던가? 오늘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자꾸만 박동 치며 온 하늘로 번져가는 보고픔의 날개는 아무도 막지 못할 것이다. △이종순 수필가는 월간 종합문예지<문예사조> 신인상 부문에서 수필가로 등단했다. 그는 현재 '전주 아이가 크는 숲 예솔' 대표 및 원장으로 근무하며 우석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겸임교수와 호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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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8 17:58

교육감의 열정과 냉정

며칠 전 신문에서 장학사(교육전문직)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며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올해 경쟁률이 2017년 이후 최저치 수준이라며 여기에는 지금 교단이 안고 있는 총체적 문제점이 함축돼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젊은 교사들 퇴직과 고참의 거센 명퇴 바람은 이를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 학생 학부모와의 지속적 갈등이 주로 꼽혀 왔다. 그런데 이번 배경 중 서거석 교육감 취임 이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가 포함돼 주목 받았다. 지난 3월 도의회 질의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지긴 했으나 그 때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헌데 취임 1년을 앞두고 같은 사안이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곳이 교육계다. 취학 아동이 부족해 학교가 줄줄이 문을 닫고 그 여파가 교사들 업무에도 적잖은 부담을 준 건 사실이다. 갈수록 교단이 좁아지면서 선생님 위상과 교육 환경은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장·교감의 승진 코스로 여겨진 장학사에 대한 선호도는 꽤 높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교권 추락 문제가 사회 여론으로 비화되자 전문직에 대한 기류 변화도 서서히 감지됐다. 그렇다고 해도 교육감의 업무 스타일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건 가볍게 지나칠 일은 아니다. 권력 교체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둘러싼 파열음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서 교육감 당선은 교육 정상화를 염원한 유권자 뜻이 담겼다. 전임자가 12년을 장기 집권한 데다 극단적 성향의 교육 행정을 주도함에 따라 일선 현장의 혼란과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진영 논리와 편향 교육을 뛰어넘는 미래형 인재 교육 복원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취임하자 이런 기조를 구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과거 뒤틀린 것을 바로잡는데 그에 따른 충격파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직원들도 적응이 쉽지 않아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쌓여왔다. 그러나 교육감을 둘러싼 반대 세력의 집요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개혁 작업 또한 제때 속도를 못내는 형국이다. 단적인 예로 전교조가 지난 7일부터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교육청사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노조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시위도 벌여왔다. 그런 가운데 간간이 교육청에서 흘러나온 얘기 중 교육감의 ‘만기 친람형’ 스타일이 회자됐다.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참모들 결재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 급기야는 도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해 직원 ‘워라밸’을 거론하며 불합리한 사례를 통해 교육감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물론 꼼꼼한 업무 처리가 트집 잡힐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업무 효율성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교육 철학을 공유하고 그에 따른 개혁 과제의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일이 먼저다. 이를 통해 참모를 포함한 직원들과의 호흡을 맞춤에 따라 새로운 추진 동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6.08 17:32

나는 뭔가를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요

앵두나무에 박새 몇 마리가 포르르 날아와 앉고, 불두화는 꽃을 흐드러지게 피웠다. 오늘 아침 앵두나무 가지에 매달린 앵두는 붉게 익어가는 중이다. 새벽에 어린 고양이는 내 품에 안겨 아기처럼 가르랑거린다. 어린 고양이의 털에 코를 묻고 있으면 기분 좋은 햇빛 냄새가 난다. 나는 날마다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날씨 속에서 산다. 해가 떴다 지고, 어둠 속에서 달은 야위었다가 차오르기를 반복하고, 어린 고양이는 반드시 성체 고양이로 자라나는 그런 합법칙의 세계에서! 남해 물결은 섬과 섬 사이에서 잠잠하고, 항구마다 정박한 배들은 묶여 있다. 동해에는 돌고래와 귀신고래들이 새끼를 데리고 떼 지어 유영을 한다. 먼 데서 달려온 파도는 해변에 포말을 남기며 사라지고, 깨끗한 하늘엔 적멸보궁 같은 흰구름이 피어오르는데, 꿀벌들은 지상에서 날개를 붕붕거리며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고, 복숭아나무 가지에서는 열매들이 최선을 다해 여문다. 지난가을 어머니가 담근 고추장에는 순한 단맛이 들고, 장을 가득 채운 항아리들은 반짝거린다. 간밤엔 별똥별 몇 개가 동에서 서로 횡선을 그으며 흘러가고, 올해 처음 목격한 반딧불이의 군무는 신기했다. 실내 등을 다 끄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초록빛 인광을 반짝이며 떠다니는 반딧불이를 자정 너머까지 보다 잠들었다. 새벽에 깨어나 책상머리에 앉아 몇 년 째 쓰던 책의 마지막 줄을 쓰고 마침표를 찍었다. 나를 누르던 압박감은 사라지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낙관은 이스트를 낳은 빵처럼 부푼다. 오늘 아침은 혈압은 높지도 낮지도 않고, 당뇨 수치는 정상이다. 연체료가 붙은 미납 세금고지서가 날아온 적은 없고, 두루마리 휴지도 몇 달은 쓸 만큼 넉넉하며, 오늘 외출할 때 신고 나갈 구두는 새 구두다. 주방에서는 딸아이가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텃밭에서 딴 토마토를 믹서기에 갈아 주스를 만드는 중이다.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 한때 노름에 빠진 적이 있다. 외적 우연에 판돈을 걸지만 내 예측은 번번이 빗나갔다. 푼돈을 털리고 분노와 허탈감을 안고 귀가하곤 했다. 시 한 줄 쓰지 못한 채 노름으로 허송세월하는 나 스스로가 한심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튿날 역으로 나가 기차를 타고 예정에 없던 여행을 떠났다. 일제 강점기 때 지은 건물들이 유적처럼 남은 남쪽의 항구도시였다. 그 도시에 지인은 없었다. 나는 며칠 동안 이곳저곳을 쏘다녔다. 어느 날 숙박업소에 들어 불을 끄고 잠 들려는 순간 옆방에서 라디오라도 틀었을까, 빌리 조엘(Billy Joel)이 부르는 'The River of Drems'이라는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왔다. 눈을 감은 채 가만히 노래를 듣다가, 아, 참 좋다, 라고 나는 감탄했다. 빌리 조엘은 밤중에 강가를 서성이며, 나는 뭔가를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요, 라고 노래했다. 나 역시 낯선 고장에서 무얼 찾아 헤매는 것일까. 무언가가 내 생의 한 찰나를 흔들고 지나갔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아무도 아닙니다. 한 목소리가 내게 물음을 던지고, 나는 정직하게 대답을 했다. 이튿날 아침 나는 낯선 여관에서 나와 항구의 한 식당에서 조반을 먹고 돌아왔다. 내가 찾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인생의 진실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게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 막막하던 시절에서 서른 해 쯤 흘렀다. 그리고 이 여름 아침에 나는 다시 빌리 조엘의 노래를 듣는다. 빌리 조엘은 여전히 난 뭔가를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요, 라고 노래한다. 나는 찾으려던 인생의 진실을 찾았을까? 나는 젊음을 탕진하고 속절없이 나이를 먹으며 늙어간다. 세면대에서 물을 쓴 뒤에는 수도꼭지를 잘 잠그고, 밤하늘을 가린 지붕 아래서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나는 더 이상 사랑의 번뇌에 빠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직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인생의 진실은 무엇인지를 잘 모른 채 살아간다. 고작 이 여름날에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에 몇 마디 할 수 있을 뿐이다. 저녁답 마당귀에서 꽃망울을 터뜨린 작약꽃, 무릎에 올라와 가르랑거리는 어린 고양이, 다리미 열기가 남은 면 셔츠의 감촉, 얼음덩이 몇 개를 띄운 토마토주스, 그리고 빌리 조엘의 노래! 서른 해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왜 빌리 조엘의 노래를 들으면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걸까.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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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8 15:35

직장인 아닌 직업인으로 살기

며칠 전 나는 대학교 학과 후배들을 만났다.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고자 학교 차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때문이었는데, 졸업 후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이 그동안에 쌓은 경험이나 노하우를 재학생들에게 공유해주는 특강 같은 것이었다. 사실 한 달 전 직장을 그만둔 입장이라 부담스러웠지만, 후배들에게 이것도 하나의 경험(?)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뻔뻔스럽게’ 요청을 받아드렸다. 후배들이니,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세상’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의실에는 스무명 정도의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나는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한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고, 후배들이 꽤나 재미있게 들어주어 다행이었다. 여전히 바늘구멍 같은 취업난관, 자격증 따위 없는 문화기획자로서의 직업 또는 직장인에 대해 설명하기란 10년 가까이 현장을 뛴 나 또한 쉽지 않았다. 예상대로 후배들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과 어떤 종류의 대외활동을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왔다. 순간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그럴싸하게 포장을 해서 말해줄까? 하지만 나는 기왕에 한 걸음, 문화기획자의 현실세상을 이야기해주러 온 김에 ‘현타’가 될지언정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직장 말고 직업’을 갖기. 이것이 결국은 여러분들에게 최고의 자격증이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교과서적인 이야기 같지만, 학과의 특성상, 문화기획, 기획자라는 길을 걷기 위해서는 명심해야 할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경험’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며 내 이야기를 풀어놨고, 특히 기획자는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만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하나는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차곡차곡 쌓이면 직장을 잃어도 ‘직업’은 남는 경험의 가치를 나누고 싶었다. 말미에 한 친구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본인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전공 이외에도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고 싶은데 이것이 시간낭비가 아닐지, 나중에 취업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어떤 직장 하나만을 목표로 살아간다면 그 외의 경험들은 정말로 시간낭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십대 초반 대학에서 보내는 시간은 우리 인생에서 자유롭게 실패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시기이다. 이때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기도 한다. 작은 시행착오조차 큰 실수가 될까 염려하는 모습에서 그 시절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전전긍긍하던 내가 떠올랐다.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음에도 이 친구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한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장담해 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직장마다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다르고 요구하는 자격증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생직장은 옛말이 된 시대에 취업을 한다고 해도 한 직장을 정년까지 다니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는 이유는 직업인을 찾는 직장은 꼭 있다는 것을 이제 알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정년의 나이가 무색하고 수명은 길어졌다. 나의 인생을 누군가 대신 살아주지 않기 때문에, 결정권을 위탁하지 않고 내가 나를 위한 시간을 토대로 경험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수직이 아닌 수평의 형태로서 기준도 결과값도 스스로에게 거짓이나 꾸밈없이 당당하게. 직장은 우리가 그만두면 잃게 되지만 직업은 내가 그만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장보람 전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공유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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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8 15:35

사회복무요원입니다. 질병으로 외근근무가 어려운 상태인데 복무 분야나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을까요?

복무기간 중 질병이나 심신장애의 발생 또는 악화로 인하여 복무하고 있는 기관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 진단서를 따로 첨부하여 복무기관 재지정원서를 복무기관장에게 제출할 수 있으며, 복무기관장은 해당 여부를 확인하여 지방병무청에 통보하고, 지방병무청장은 재지정 대상자로 인정될 경우 복무기관을 재지정하여 복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복무하고 있는 기관에 2개 이상의 복무분야가 있어 자체조정이 가능할 경우에는 지방병무청으로 복무기관 재지정 요청을 하지 아니하고 해당 기관 내에서 자체적으로 복무 분야를 변경하여 근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본인의 출원에 의해 다시 재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신체검사 실시 결과 신체등급이 5급 또는 6급인 경우에는 사회복무요원 소집이 해제됩니다. 따라서 질병으로 재신체검사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병역복무변경·면제신청서에 병무청 지정병원에서 발행한 병무용 진단서 - 수술을 받았거나, 1개월 이상 입원치료한 경우,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동일한 의사에게 치료받은 경우 포함) 한 경우에는 지정병원이 아닌 일반병원도 가능 - 를 첨부하여 복무기관장에게 제출하되,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소속기관의 장을 거치지 않고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병무청으로 재신체검사를 신청한 경우, 지방병무청장은 소속기관의 장에게 병역처분변경원의 접수 사실과 처리결과를 통보하여야 합니다. 병무청 누리집(www.nma.go.kr)→병역이행안내→복무제도→사회복무요원→사회복무요원안내에서 찾아보시면 상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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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8 15:34

‘아이 키우기 좋은 전북’ 육아환경 개선 힘써야

인구절벽 시대, ‘저출산 극복’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인구위기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정부도 지난 3월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을 내놓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다시 한 번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정부의 정책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양육 부담을 완화해 결혼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돌봄·교육, 일·육아 병행, 주거, 양육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된 농촌지역의 경우 열악한 육아환경이 젊은층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면서 지역소멸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부족한 일자리도 문제다.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아이 키우는 가정이 크게 줄고 있다. 전북도를 비롯해 전주·익산 등 도내 각 지자체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며 육아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또 전북도와 전주시·익산시·고창군 등이 지역사회 육아지원 거점기관으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목표와 한참이나 거리가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아동인구 비율은 호남권 최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전북지역 만 18세 미만 아동인구는 25만 명으로, 6년 전(2015년)에 비해 6만 9000여 명 감소했다. 또 전북지역 상시근로자 부모의 육아휴직률도 8.5%로 호남권에서 제일 낮았다. 출산율 높이기는 육아환경 개선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청년층이 출산을 꺼리는 풍토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아이를 키우는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서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사회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청년층이 떠나는 전북에서는 우선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된 일자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 공공어린이집 확충 등 영유아 보육 및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지자체와 교육기관의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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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08 12:43

세계잼버리 안전대책 즉각 국비 투입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 예정인 가운데 안전대책이 최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결론은 눈앞에 다가온 잼버리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국비를 즉각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고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사실 코로나19 이후 열리는 첫 대규모 국제 청소년 축제다. 잘만하면 전 세계 청소년에게 전북의 문화를 알리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호기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새만금 개발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 또한 높다. 하지만 언론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안전대책, 특히 한여름 장마 대책이 미흡하다는 거다. 전북도의회가 지난 7일 열린 제401회 정례회에서 ’국제행사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안전대책 관련 국비예산 투입 촉구 건의안’을 채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사실 침수 예방시설 등은 전북도가 부담하는 기반시설 외적인 사항인데, 국가 차원의 행사로 추진되는 만큼 시급히 국비를 지원해야 한다. 침수나 폭염 피해 예방 등 안전대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집중 호우 때 배수지연으로 인한 침수 우려다. 무려 152개국 4만2000여명이 참가 예정인 행사가 침수 등으로 인해 얼룩진다면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지구촌 3대 축제로도 불리는 행사가 안전대책에 구멍이 뚫린다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잼버리가 개최되는 8월은 장마와 폭염 등이 예상되기에 조직위는 총 7.4㎞ 길이의 덩굴터널과 안개분사시설, 폭염대피소 7곳을 설치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해 배수장치를 설치하고,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구호소 341곳도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 일부가 부족하다. 지난달 부안 현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 배수시설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개·폐영식과 케이팝(K-POP) 콘서트 등 많은 청소년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에 대비한 철저한 인파 관리대책도 마련해 달라"고 지시한 만큼 조속히 국비 투입 절차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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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08 11:28

보훈병원, 전북에도 설립해야 한다

전북지역 국가유공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보훈병원이 없어, 도내에도 이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는 등 위상이 높아진 만큼 보훈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설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정부를 설득해 빠른 시일내 전북보훈병원 설립을 성사시켰으면 한다. 도내 국가유공자(유족포함)는 독립유공자, 전몰·순직·전상·공상군경, 무공·보국수훈자, 재일학도의용군인 및 4·19혁명 관련 유공자, 6·25 및 월남전 참전유공자, 고엽제후유의증 관련 유공자, 5·18 민주유공자 등 모두 3만632명이 등록돼 있다. 이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했지만 몸이 불편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보훈병원이 도내에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보훈병원은 서울의 중앙보훈병원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모두 6곳에 광역별로만 설치돼 있다. 보훈병원이 없는 전북에는 이를 대신할 위탁병원이 14개 지자체별로 39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61.5%인 24곳이 의원급에 불과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도내 국가유공자가 상급 진료를 위해 보훈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광주나 대전으로 원정 진료를 가고 있는 형편이다. 또 광주나 대전으로 가더라도 오랫동안 진료대기를 해야 하는 등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보훈병원이 설립되면 국가유공자를 위한 전문병원이기 때문에 의료혜택이 상당하다. 보훈병원은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의학적·정신적 재활, 신체기능 보완을 위한 보철구의 제작·공급·수리 및 연구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일반 국민의 보건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의 경우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매번 정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보훈병원 설립은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남도 등에서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는 국가보훈부 승격을 계기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시도별 보훈병원 확충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기존의 보훈병원에서 의사 등 인력의 보충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를 경청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국가를 위해 몸 바쳐 희생한 사람들의 질병은 국가가 책임지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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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07 18:29

군산항의 특별한 유지준설체계 구축하라

올해로 개항 124년째를 맞은 군산항의 현안은 준설이다. 그만큼 토사가 많이 밀려와 쌓이는데 비해 준설은 턱없이 미미, 군산항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그리고 2013년부터 내년까지 군장항 항로준설 1·2단계의 사업을 통해 총 2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3300여만㎥의 토사가 준설되지만 토사 매몰로 인한 군산항의 고통과 신음은 여전하다. 지난 1979년 1부두 완공 이후 1989년부터 본격화돼 2012년까지 약 1조 원이 투입된 군장항 1·2단계의 개발사업으로 군산항은 31개 선석을 갖춘 도내 유일한 중견항만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서해안 시대의 선도 항만, 환황해권 관문항, 전북지역 물류거점 등 군산항에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러나 1990년 금강하구둑 완공이후 심각해진 토사매몰현상은 군산항의 성장판을 갉아 먹었다. 군산항을 번지르르 하게 포장한 수식어는 정부와 정치권이 활용하는 허울좋은 문구로 전락했다. 군산항이 국가관리 무역항인데도 정부는 부두 건설에만 주력해 왔다. 그러나 준설 의무 이행에는 소홀히 했다. 매년 준설량은 항내 매몰되는 토사량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2/3의 토사량은 군산항에 그대로 매년 쌓여만 갔다. 수심은 갈수록 낮아졌다. 이에따른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국제 카훼리선과 컨테이너선이 운항의 생명인 정시성(定時性)을 지키는 것은 거의 힘들어졌다. 부두에 정박한 선박은 밑바닥이 뻘에 닿아 안전에 문제가 생길까봐 안절부절, 노심초사하고 있다. 도내 수출물량의 80%, 수입물량의 약 40%가 부산항과 광양항, 인천항 등 다른 항만에서 소화되고 있다. 심지어 군산항을 지닌 군산시의 수출 물동량의 60%, 수입 물동량의 약 30%도 다른 항만에서 처리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군산항은 연간 3000만톤의 하역 능력을 갖췄지만 고작 전국 항만 물동량의 2%를 처리한다. 전국에서 4번째로 개항했지만 12대 항만으로 추락했다. 부두 개장 당시 만족했던 계획 수심은 그때 뿐이다. 그 후로는 제대로 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부두운영회사들의 준설 요구는 빗발치고 있다. 또한 재정이 허락하지 않으면 비관리청 준설공사라도 허가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이는 절규(絶叫)다. 이런 상황속에서 지난달 국무총리 규제혁신 추진단과 해양수산부가 항로와 정박지 유지준설 체계 개선과 관련,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이 눈에 띈다. 항로와 정박지, 선석이 적절한 수심을 유지하도록 항로 등 수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준설 필요 지역을 신속히 파악, 적기에 준설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는 항로 개설 때 계획수심이 확보됐지만 서해안의 특성상 일부 해역에서 계획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선박 입출항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적기에 준설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가운 소식이다. 군산항은 전국 항만 중 토사매몰 현상과 부작용이 가장 심각하다. 이런 특수성을 감안, 정부 차원의 특별한 유지 준설체계구축이 요구된다. 문제는 실천이다. /안봉호 선임기자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3.06.07 18:28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으로 보여주기를

지난해 2월, 전주역을 방문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는 “전북의 변화를 확실히 책임지겠다”라며, “전주는 서울 다음가는 제2의 국제 금융도시로, 새만금과 전라북도 산업을 확실히 지원하는 금융도시로 만들겠다”라고 공약했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책 과제 대국민보고회’를 개최하여 금융중심지 지정을 포함한 7대 공약 15대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여기에 한국투자공사, 한국벤처투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 금융 공공기관의 일괄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전북혁신도시에는 국민연금공단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일찍이 이전해 왔고, 이후 국내외 유명 금융기관의 본사와 사무소가 둥지를 틀었다. 자산규모만 1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3대 연기금’ 국민연금과 유수의 금융기관, 향후 이전할 금융 공공기관이 시너지를 낸다면 글로벌 자산운용 중심지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전북을 서울, 부산에 이은 제3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하여 재도약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은 180만 전북도민의 오랜 염원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말 개최된 금융위원회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가 기존 금융중심지 조성 현황을 보고받았을 뿐, 신규 금융중심지 지정은 논의조차 하지 않으며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몰렸다. 이날 심의한 ‘제6차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에 전라북도를 추가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이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공언과는 달리 정부 출범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하며 우려가 제기되어왔는데, 결국 정부의 전북 차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금융위 의결 절차를 거쳐 금명간 최종 확정될 기본계획에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다음 기본계획은 빨라야 2025년에나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전북도민은 애타는 마음으로 최소 2년이라는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앞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에서 추가 지정을 논의하는 소기의 진척이라도 있었다. 4년이 지났고,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추가적인 검토는커녕 논의조차 되지 못하면서 후퇴해버린 상황에 도민의 허무와 소외감은 배가 될 따름이다.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 국민연금이 금년도 1분기에만 58조원을 넘는 수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이는 정부의 대기업ㆍ부자 감세 정책으로 향후 5년간 줄어들 국세 수입에 맞먹는 규모다. 아울러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업무의 효율성을 이유로 금융중심지 신규 지정을 반대하는 것은 전형적인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다. 서울과 부산, 이른바 ‘경부선’이 아니면 금융산업 발전이 불가하다는 시대착오적 사고이자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부족한 몰상식한 인식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지난 선거에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금융중심지 조성에 관한 논의에서 우리 전북만 쏙 빼놓은 것은 본인의 공약을 뒤집는 비상식적 조처다. 그리고 대도시 중심의 사고를 기반으로 또다시 비수도권을 소외시키는 불공정의 발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180만 전북도민과 맺은 약속이다. 대선 공약이 눈앞의 당선을 위한 공수표가 아니었길 바란다. 이제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북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길 강력히 촉구한다.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익산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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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7 15:58

인구가 늘어야 나라가 산다

한국이 무너지고 있다라는 보도기사가 각종 매스컴에서 연일 떠들썩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가 갈수록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2월 기준 출생아 수는 1981년 93,556명 이던 것이 2001년 49,939명, 올해는 2만명 아래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3년 4개월째 자연 감소중이라고 하며 전북도 역시 자연 감소가 두드러진 지역의 하나다. 전세계 인구가 80억명, 2080년 104억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구 80억명 돌파는 “인류 발전의 이정표”를 의미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구성장의 시대가 저무는 현실도 포함돼 있다라고 지적하며 젊은층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성장률 둔화세에서 주목되는 것은 ‘나라가 잘 살수록 아이를 안 낳는다는 고성장, 저출산 현상이다. 그동안 중국이 최대 인구 대국의 자리를 지켜오다가 얼마전 인도(14억 2천8백만명)에게 뒤쳐지는것으로 발표됐다. 1970년대 ’한자녀 정책‘을 시작한 중국은 개혁개방과 고속성장 속에서 저출산으로 2012년 이후 인구감소가 시작되자 2016년 ’2자녀‘를 허용한데 이어 지난해 3자녀 정책까지 도입했다. 현재도 결혼 개혁 실험지구 지정, 공무원들이 중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데이트 휴가제공, 사교육 전면금지 등으로 인구 증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는 사교육비, 일자리, 비싼 집값 등이 결혼과 출산을 막는 근복적 요인으로 보고,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지난 15년간 280조 투입) 있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0.78명이다. 정부에서는 인구 늘리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결혼과 출산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사회 경제적 요인을 보면 양육과 교육비가 늘어나고 주거비용이 높아지며 또한 육아로 인해서 경력 단절의 문제 등이 대표적 원인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사회구조적인 해법이절실하다. 인구수 증가의 가장 핵심 계층은 2030 청년층이다. 청년이 희망과 꿈을 가지고 인구 증가에 앞장서 나가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한다. 배우자와 결혼하여 아이들을 많이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구조와 시스템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각 자치단체마다 인구 증가 시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출산 지원금 경우 지원금액도 다르고 다른 지역에서 하고 있으니 우리도 해야한다라는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고 있으며, 영아·육아 수당지급, 학비지원, 일자리(취업,창업) 청년부부 결혼지원, 주거 지원 등 백화점식 지원 방안을 나열하고 있으나 청년들이 이러한 지원제도를 보고 결혼하여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겠다라는 생각을 얼마나 갖게될지 의구심이 든다.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우리나라이지만 출생아의 생육과 성장에 필요한 생활비, 학비, 취업, 결혼까지 일련의 연속적이고 파격적인 지원 시스템을 우리 고장만이라도 도입해줄 것을 제안해본다. 이러한 사회구조적인 지원시스템이 갖춰지면 청년 누구라도 결혼과 출산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청년들이 사회 생활 유지에 자신감을 갖도록 지원 규모나 방법을 청년 정책 연구와 각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면 되리라 본다. /유성민 에코에너지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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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7 15:57

전북 국제학교와 자사고

아주리(Azzurri)는 이탈리아 말로 푸른색을 지칭하는데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나선 이탈리아 팀을 아주리 군단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을 오렌지군단이라고 부르듯 대한민국 대표팀은 국제사회에서 붉은악마로 통한다. 붉은악마라는 이름은 지금부터 꼭 40년 전인 1983년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잘해봐야 아시아권에서나 통하던 한국축구가 FIFA 주관 국제대회에서 4강에 오르면서 얻은 별칭이 바로 붉은악마다. 한참 후의 일이지만 2002 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썼던 한국축구의 도약은 이미 1983년에 싹이 트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당시 열악한 한국의 축구현실에서 승부사 박종환 감독의 지도아래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으로 일궈낸 한편의 드라마, 그 자체였다. 박종환 감독이 지휘하는 선수단은 김판근, 김종부, 신연호, 특히 군산제일고 출신 장정 같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는데 누구도 생각지 못한 4강신화는 엄청난 충격파를 던졌다. 특히 당시에는 국내 축구계의 경우 파벌과 학연, 지연이 아니면 선수나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듣보잡 출신 박종환 감독은 신화를 쓰고난 뒤 온갖 찬사와 질시를 한몸에 받아야만 했다. 세간에는 강원도 춘천고 출신 고교 동창 박종환과 개그맨 고 이주일의 두터운 친분이 너무나 잘 알려져있다. 요즘 제23회 2023 FIFA U-20 월드컵 대회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고 있는데 스타 선수가 없는 한국이 4강에 올랐다. 한국시각 9일 새벽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대망의 준결승전을 치르게 되는데 운명의 한판승부가 주목된다. 약육강식과 1위를 해야만 살아남는 스포츠계에서는 수월성 교육을 외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일반 교육분야에서도 수월성 교육의 대명사 격이 국제학교와 자사고다. 귀족학교 논란이 없지않고 평준화에 역행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세계적인 추세는 수월성 교육을 외면하지 않는다. 최근 부산에 본사를 둔 금융공기업들이 공동으로 자사고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공동출자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기술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며, 부산 이전이 확정된 산업은행 역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자녀교육 문제를 해소해 임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만 성공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인천하늘고가 롤모델이다. 현재 전국자사고는 민사고(강원) 포항제철고(경북) 광양제철고(전남) 하나고(서울) 외대부고(경기)김천고(경북) 현대청운고(울산) 북일고(충남) 인천하늘고(인천) 상산고(전북) 10개 체제로 이뤄지고 있고 충남삼성고, 인천포스코고 등 23개 자사고는 소재지 내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광역자사고 형태로 운영중이다. 교육계 일각의 반대가 있는게 현실이지만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을 목전에 둔 전북으로서는 이름있는 국제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의 신설이나 활성화 없이 새만금 기업유치나 금융중심지 육성은 연목구어일 수밖에 없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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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6.07 15:08

지역상품권 사용 제한, 불합리한 규제 철폐를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를 연매출 30억 원 이하 매장으로 제한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지자체도 불만은 마찬가지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 내 소비를 증대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도다. 통상적으로 국비와 지방비 지원을 통해 10% 할인된 가격으로 지자체가 발행한다.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지자체가 발행 규모를 늘려왔다. 또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자치분권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현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예산 지원에 부정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023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지자체의 반발을 불렀다. 결국 국회에서 여야 대립 끝에 2022년 본예산의 절반 수준인 3525억 원을 반영하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역화폐는 지자체 고유 사무로 중앙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급기야 지난 2월에는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 제한을 골자로 한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사업 종합 지침’을 지자체에 전달했다. 상품권 사용처가 줄어들면 사용자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농촌 주민들의 불편이 클 것이다. 그동안 생필품과 농자재 구입을 위해 주로 이용하던 하나로마트 등 농·축협 사업장이 가맹점 취소 대상에 올랐다. 도시와 달리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가 많지 않은 농촌의 사정을 고려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다. 가뜩이나 침체된 농촌공동체의 붕괴를 부채질 할 수 있다. 정부가 내세운 지역균형발전 정책과도 배치된다. 당장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정부의 지원예산이 대폭 줄어든데 이어 사용처까지 축소되면서 상품권 유통량 감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규제는 속히 철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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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07 13:10

농촌 빈집 해체보조금 30%가 도장값이라니

빈집이 크게 늘고 있어 골칫거리다. 특히 농어촌 빈집은 대부분 노후 정도가 심해 더욱 심각하다. 이런 빈집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건축물관리법 상 해체계획서를 작성해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건축사 등의 서명날인 비용이 만만치 않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빈집 해체 시 위험성을 고려한 것이지만 오히려 농촌 빈집 정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빈집 정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해 절차와 비용을 쉽게 했으면 한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적으로 농어촌 빈집은 10만 호가 넘는다. 인구감소가 많은 전북의 경우 2020년 기준 1만5594동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농촌지역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 이들 농어촌 빈집은 마을 경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해충과 벌레가 서식하고, 우범화의 우려도 없지 않다. 나아가 소멸해 가는 농촌의 서글픈 모습이기도 하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 ‘농촌 빈집 정비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현재 6만6000호인 농촌 빈집을 2027년까지 3만3000호까지 감축한다는 게 골자다. 또 그동안 개별 주택 위주였던 정비체계를 공간(마을)단위로 전환하고 민간기업이 마을정비조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농촌 주거공간 재생사업’도 도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빈집을 철거하지 않을 시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건축물관리법 제30조에 의해 건축물 해체 때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규모와 상관없이 건물 해체계획서를 작성해 시군 지자체에 신고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규모도 작고 구조도 단순한 모든 농어촌 빈집도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신고하려면 건축사나 기술사 등의 서명날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건축사 등의 서명날인을 받으려면 최소 50만 원 이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붕 철거를 제외한 농어촌 빈집 철거비로 160만 원을 지원하는 실정에서 보조금의 1/3이 신청서 작성에 들어가는 도장값인 셈이다. 이러한 조항은 농촌 빈집 정비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정부의 빈집정비 활성화 대책과도 어긋난다. 하루 빨리 법을 개정해 빈집 정비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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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06 18:10

굿바이 코로나, 이제는(NOW) 새만금

한해 70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미국 뉴욕에는 많은 공연을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있다. 이런 뉴욕에 2020년에는 관광객이 2000만 명에 그쳤고, 이 가운데 1000만 명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방문한 사람들로 추산된다는 통계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뉴욕이 코로나 대유행의 진원지가 되면서 모든 극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미국내 관광객보다 체류 기간도 길고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뉴욕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한다. 뉴욕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돼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25년 이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는 예측도 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와 같은 또 다른 바이러스와 함께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래도 코로나는 종식되었고 많은 분야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에서 산업의 에너지화와 산업현장의 공간 재배치에 대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비대면(언택트) 산업 확장이 필요함에도 대면 공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대면 공간은 소규모 공간으로 분리될 것이고, 감염병 확산을 대비한 공간 재배치도 필요하다. 이러한 공간 재배치에 적합한 곳, 무한한 확장성이 있는 공간은 어딜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만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만금은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33.9㎞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바다를 메워 서울의 2/3 면적과 같은 409㎢(약 1억 2천만 평) 넓이의 땅과 호수가 새로 생겼지만, 이곳은 단순한 국토 확장만의 개념이 아니다. 이중 매립으로 조성되는 용지는 그야말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황금알을 낳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새롭게 수립된 새만금 기본계획(MP)은 새만금의 역할을 ‘그린 뉴딜과 신산업의 중심지’로 재정립하고, 계획의 구체성과 실행력을 크게 높이는 한편,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여 투자 여건을 대폭 개선하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적합한 투자처로 부상되고 있다. 이중 산업연구 용지가 중심인 1권역에는 스마트 그린산단과 공항경제특구가 들어선다. 높아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신하고 탄소를 줄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새만금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 자립(RE100)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미래를 저장하는 기술, 차세대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지정된다면 새로 출발하는 전북특별자치도는 대규모 투자를 이끌고 연관 산업을 키우는 이차전지 허브가 될 것이다. 여기에 새만금 국제공항, 철도를 연계한 항공 물류, 국제교류, 무역 서비스 기능을 갖춘 공항경제특구가 마련되면서 투자 여건은 한층 더 개선될 전망이다. 2024년에 새만금이 있는 전북특별자치도는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풍성한 자원을 활용해 생명산업을 육성하고 전환산업 진흥과 생명경제 기반을 구축해 갈 것이다.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는 말처럼 새만금에서 전북경제의 활로를 뚫고, 더 크고 더 특별한 전북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굿바이 코로나, 이제는(NOW) 새만금이다. /강신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행정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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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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