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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재의 눈물

전민재 선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는 전민재 선수(44전북장애인체육회)가 미소 대신 눈물을 흘렸다. 지난 29일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육상 여자 200m T36(뇌병변) 결선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다. 트랙에 앉아 고개를 떨군 그는 퇴장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쳤다. 행복의 질주, 투혼의 질주로 감동을 선사해 온 그가 기쁨과 감격이 아닌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것은 흔치 않다. 전민재는 이날 31초1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전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안긴 최고 기록(31초06)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세운 자신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그는 도쿄 패럴림픽 참가전 인터뷰에서 메달 따면 엄마 목에 메달 걸어드리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생 많으셨다고 꼬옥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장애를 가진 자신을 40년 가까이 돌봐온 엄마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을 지 모른다. 1977년 진안에서 태어난 전민재는 다섯 살때 뇌염을 앓은 뒤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를 아프게 할 정도로 힘든 사춘기를 보냈지만 25세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26세 때인 2003년 특수학교에서 육상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그해 열린 장애인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해 149㎝의 작은 키와 선수로서는 늦은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육상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2004년부터는 15년 연속 전국장애인체전 3관왕(100200400m)의 대기록, 2회 연속 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과 2회 연속 장애인올림픽 200m 은메달 기록을 세워왔다. 상반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전민재는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딸 때마다 발로 쓴 편지로 소감을 전해왔다. 2016년 리우 대회때는 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주변에서 넌 못할 거야, 넌 메달을 딸 수 없어라고 비아냥거리며 제 꿈을 짓밟는 말들로 상처를 줄 때면 혼자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해 전 국민을 감동시켰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도쿄 패럴림픽에서 200m 3회 연속 메달의 새 역사를 쓰지는 못했지만 그가 20년 가까이 트랙에서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모두의 가슴에 남아 있다. 전민재는 9월 1일 여자 100m(T36) 예선에 출전해 다시 한 번 패럴림픽 3회 연속 메달 기록에 도전한다. 달릴 때 만큼은 아무 잡념 없이 달릴 수 있어 좋다는 그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어머니 한재영 씨의 격려가 전민재 스스로 편지 끝 부분에 적어온 웃는 미소가 예쁜 전민재를 다시 볼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재야 100미터 더 힘내서 해보자 민재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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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08.30 16:32

전북 지역응급의료환경 구축 서둘러야

전북지역 119 환자 중 응급실에 도착 전 사망(DOA)하는 환자의 수가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생명인데도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응급의료 시설과 인력 부족 등으로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면 국민 보건의료 행정의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남원임실순창)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북지역 119 환자 중 응급실 도착 전 사망하는 환자 수를 보면 인구 1만 명당 65명에 달한다. 이는 경북 71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광주광역시 9명에 비하면 7.2배나 높은 수치다. 전북지역 DOA 환자의 응급실 도착 소요시간은 최근 5년간 평균 41.9분으로 전국 평균 40분보다 높았다. 특히 세종시 24분보다는 무려 17.5분이나 느렸다. 이처럼 전북지역이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지역응급의료체계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무주와 장수 임실 순창 고창지역 등 응급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응급실 도착 전 사망자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는 10세 미만 연령층보다 80세 이상 연령층이 11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 인구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북지역이 응급환자 구조에 매우 취약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북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농촌지역 간 DOA 격차를 줄이려면 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는 단순히 시설과 인력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치단체와 지역 보건의료소방기관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골든타임 내 응급실 도착 시간과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 수를 줄이려면 지역별 응급의료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농촌지역에는 지역별로 거점 응급의료센터 구축도 필요하다. 고령자가 많을수록 응급의료 수요도 많은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는 농촌지역에 대한 응급의료환경 구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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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30 16:32

힐링시네마, ‘지시적’ 영화 보기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영화 어떻게 봐야 해요? 많이 받는 질문이다. 한 유명 감독은 그냥 보세요라고 말한다. 중국집 가서 짜장면 먹을 때 주방장 불러놓고 무엇을 넣었고 맛의 비결은 무엇인지 묻느냐며. 다양한 관점을 강조한 말인 줄 알지만, 힐링시네마 생각은 조금 다르다. 레시피는 물론 맛의 깊이를 알아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힐링의 숲으로 안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시적, 연상적, 정화적 접근법이 있다고 전술한 바 있으며 먼저 지시적 접근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지시적 접근(The Prescriptive Way)은 영화를 교육적지시적 목적으로 보고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를 정보제공의 원천으로 여기며 교훈이나 모델링을 위한 도구로 가정한다. 치유요인을 세 가지로 소개한다. 첫째 객관화이다. 주관적인 시각을 제삼자적 관점으로 돌려 자기를 돌아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보며 대리로 세상을 알게 하는 심리적 거리 두기 기법이다.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하는 중학생들에게 영화 <안티고네>를 보여 줬다. 안티고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테베 왕 오이디푸스의 딸이다. 전쟁터에서 죽은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에 모래를 뿌려 장례 의식을 행하였다가 처형당했다. 안티고네는 캐나다 정착을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이민 가정의 여학생 이름이다. 어느 날 큰 오빠가 총에 맞아 절명하고, 작은 오빠가 감옥에 갇힌다. 안티고네는 약자를 마구 대하는 불합리한 사회제도와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운다. 둘째 생각과 행동의 명료화이다. 생각과 감정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돕고 이를 언어화명료화하는 것이다. 처한 상황에 대하여 더 나은 관점을 개발하도록 해준다. 기발하기도 하고 합리적이기도 한 등장인물을 보며 이를 기준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도록 도와준다. 우리 영화 <더 킹>에는 건달 아버지를 둔 말썽꾸러기 고등학생 태수가 나온다. 어느 날 아버지가 검사에게 혼쭐이 나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검사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지독한 노력 끝에 서울대를 나와 검사가 된다. 정치 검사들의 번지르르한 모습에 매료되어 그 길을 따라 걷다가 검찰에서 쫓겨난다. 셋째 모델링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여 주고, 다양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한다. 캐릭터의 문제 해결방식을 그대로 모사하거나 자신의 문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좋은 모델과 나쁜 모델의 변별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 태국영화 <배드 지니어스>는 시차를 이용하여 SAT(미국 대학입시 자격시험) 국제 커닝을 하는 천재 학생의 심리와 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반응을 다룬다. 주인공 린은 포스터에 대고 나쁘지만 다 하고 싶잖아!라고 쓰고 있다. 중학교 또래 상담에서 나쁘지만 다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니 게임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개인의 생각을 물었는데 사회적 인식을 말하고 있다. 프랑스 영화 <까밀 리와인드>에 나인홀드 니부어의 기도문이 등장한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평정. 그리고 그 차이를 아는 현명함. 주인공 까밀은 삶을 원하는 지점으로 리와인드(되감기) 해줘도 예전처럼 산다. 지시적 접근은 길잡이가 필요하다.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경계, 영화에서 찾아보자.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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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전북경제, 비대면 소비에 주목해야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회사 일과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며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른다. 집 근처 마트에 내린 후에는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다. 집에 도착하니 온라인으로 주문해둔 저녁 식사가 배달되어있다.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는 A 과장의 일상이다. 택시는 택시 앱에 미리 충전해 둔 포인트로, 마트는 무인 계산대에서 신용카드로, 저녁 식사는 배달 앱에서 지역상품권으로 결제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비대면 소비의 한 단면이다. 비대면 소비가 무엇인지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아직 없는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 쇼핑, 배달 주문 등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이루어지는 소비활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금을 주고받는 결제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비대면 소비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정의하는 비대면 결제는 온라인 쇼핑과 같은 비대면거래뿐만 아니라, 앱 등을 이용한 택시 호출결제와 같이 거래 현장에서 단말기의 접촉이 없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포함한다. IT 인프라의 발달과 함께 점차 성장하던 비대면 소비는 코로나19로 타인과의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2020년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규모는 159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3년 사이 70%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한 금년 6월 기준 소매판매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작년 1월보다 8% 증가한 데 반해, 무점포 소매판매액은 무려 31%나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대면 소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코로나19 종식이 가시화되더라도 비대면 소비는 중요한 소비 경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로 인해 높아진 대면 활동에 대한 경계심도 비대면 소비 선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이유이다. 이처럼 비대면 소비 시대가 급진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경제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현재 비대면 소비 관련 서비스는 수도권에 집중된 대형 IT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배달 앱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수도권에 비해 IT산업 기반이 취약하여 수도권 대형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의 출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라는 차원에서 볼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변해가는 환경에 맞추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군산시가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출시한 공공 배달 앱인 배달의 명수다. 배달의 명수는 2021년 4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 40만건, 주문금액 97억원을 돌파하는 등 낮은 수수료 및 지역상품권 연계 등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편 금년 7월부터 재래시장 장보기 앱인 장바요에 전주 신중앙시장이 포함되었다.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적은 상태에서 장바요와 같은 판매 공간이 제공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도 비대면 문화에 적응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색을 가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한경수 본부장은 조사국 거시재정팀장과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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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대한민국

유희태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부위원장 (전)기업은행 부행장 일제 침략으로부터 해방된 지 올해 76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우리 선조들의 독립운동 역사 중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역사들이 많으며, 독립운동이 식민지 사관에 의해 평가절하 되거나 폄훼되기도 한다. 심지어 대한민국에 살면서 국적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일본을 찬양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선조들이 일제에 대항하여 독립을 되찾고자 흘린 피를 생각하면 치미는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1938년 일제는 민족정신말살정책을 펼치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언어라고 생각하여 관공서와 학교에서 우리말 사용을 금지 시켰다. 일본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섞이게 되었고, 지금은 마치 우리말인 것처럼 사용되는 것들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말들 중에 노가다, 함마, 나라시, 시마이 등이 모두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단어들이다. 마치 우리말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도 있다. 구라, 다데기, 쇼부치다, 뽀록, 호치케스, 닭도리탕, 간지난다, 애매하다 등은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단어들이다. 특히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를 18번이라고 한다. 원래 18번은 일본 가부키 가문 이치가와 단주로가 집안에 내려오는 연극 중 18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18번째 작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가 K-팝과 한류문화 열광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정작 일제 잔재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될 법한 일인가. 일제 잔재의 청산과 함께 반드시 이뤄야 할 일이 있다.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른바 부국강병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군사력 순위는 2020년 기준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6위이다. 참고로 북한은 25위이다. 이 정도의 국방력이면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미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작전통제권도 이양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니 완전한 자주국방이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GDP 대비 약 2.7% 수준으로 세계 여덟 번째 국방비 지출 국가이다. 국방예산은 경제적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경제력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순위는 2020년 GDP기준 12위권에 있다. UN에서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2021년에는 9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21년도에는 이미 G7국가인 이탈리아를 넘어섰다는 외국 유명 분석기관의 보고서도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세계 선진국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이 우리는 K-방역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 달성 등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 나갔다. 최근 G7에도 초청되었다. 나아가 전 세계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백신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의 대열에 섰다. 일제 잔재의 청산으로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부국강병으로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침략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고조선의 국가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침략이 아니라 문화와 경제력으로 세계를 이롭게 하는 선도국가 대한민국! 바로 광복절 76주년에 생각해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유희태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부위원장 (전)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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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국민연금 1000조 시대 눈앞, 금융중심지 절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지난 6월말 현재 908조원으로 집계 발표되면서 기금 1000조원 시대 가 눈앞에 다가왔다. 국민연금의 기금 1000조원 시대를 맞아 기금 규모에 걸맞는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북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뛰어난 운용실적을 보이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한 2017년 564조원이였던 기금 규모가 지난 6월 기준 908조원으로 늘어나면서 국민연금은 이제 세계 3대 연기금의 외형을 갖추었다. 최근 2년간 운용 수익률도 2019년 11.31%, 2020년 9.7%의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 거둔 양호한 실적이다. 이같은 비약적 성장은 일부 중앙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제기했던 전문인력 이탈 우려및 정주여건 미비 등 부정적 공세가 악의적 흔들기 였음을 입증해주기에 충분하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4월 제2 사옥인 글로벌 기금관을 개관하는 등 기금운용 인프라 확충에 꾸준히 힘써왔다.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 생태계인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이 선결과제다. 전북의 금융중심지 지정은 지난 2019년 금융중심지 추진위에서 여건 미성숙과 정주 여건 미비 등의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이후 SSBT, BNY를 비롯 SK증권 등 국내외 유수의 금융기관이 전주에 사무실을 개소하면서 금융기관 집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북도 등도 정주 여건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금융중심지 지정에 미온적이었던 군산 출신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임기가 끝나 후임 임명절차가 진행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되면 추진 동력의 약화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기금 1000조원 시대를 맞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제3 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전북 정치권은 국회 차원의 노력과 함께 한국투자공사를 비롯 국책은행 추가 유치와 공무원 연금 등 각종 연기금의 집적화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여건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북도 등도 아직 미비한 일부 정주 여건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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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29 17:59

좀 더 새로운 거 없어요?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어떻게 하면 우리 지역에 사람이 모이게 할까? 지역을 기반으로 정책을 만드는 사람의 비중 있는 고민일 것이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여기에 이런 거 팔면 잘 될 거야. 여기엔 반드시 이런 게 있어야만 해. 크리에이티브 시티라는 묵직한 수사를 붙이지 않더라도,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거창한 수사를 붙이지 않더라도, 지역에 사는 우리는 일상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 같은 것이라도 좀 더 괜찮은 것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이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지역에 따로 존재하는 특수한 것이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 누구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에 사는 사람 누구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듯, 지역의 모든 것이 로컬 콘텐츠의 가치가 될 수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 유무형의 것에서 가치를 찾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역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은 지역에 관한 관심과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그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로컬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면,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성공의 가능성이 담긴 괜찮은 실패일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고유한 이미지를 상징화하여 지역다운 지역을 만들어내는 로컬 브랜딩 또한 로컬 크리에이터의 활동과 연결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닌 그 지역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창적인 창조물이 필요하다. 그래야 기존의 주목받지 못했던 로컬 자원에도 시선을 둘 수 있다. 리브랜딩(Rebranding)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다. 소비자의 기호, 취향,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기존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탄생한 브랜드를 다시 다듬는 것을 리브랜딩이라 한다면 로컬의 스토리가 담긴 로컬 크리에이터의 활동도 로컬 리브랜딩이 될 수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심사도 지역의 이야기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최신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아이디어만이 사업 선정의 기준일 수 없다. 로컬의 고유 정체성이 담긴 이야기를 로컬 크리에이터가 이해하고 있는지, 지역의 이야기를 열심히 발굴하고 고민했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조금 더 새로운 기술은 없는지, 홍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돈은 되는지가 사업 평가의 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로컬의 고유한 정체성이 담긴 이야기다. 좀 더 새로운 거 없어요? 라는 말이 심사위원의 말에서 나온다면, 그것이 로컬 크리에이터가 대답해야 할 질문일까? 지역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반드시 새로워야 할까? 기술이 접목되지 않더라도, 유행을 따르는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로컬 크리에이터가 지역의 이야기를 꺼내는 행위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발굴도 새로운 기술이 아닌, 기존의 로컬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주목해야 한다.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1.08.29 16:45

‘공간혁신’으로 국민을 더 행복하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창의와 열정이 넘치는 효율적인 조직, 직원이 즐겁게 일하고 고객도 행복하게 만드는 조직은 모든 조직의 꿈이다. 과거에는 조직 구성원의 의식과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둬서 품질고객성과관리, 6시그마, 지식경영 등 최신 혁신기법을 도입하거나 성공한 기업들의 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하는 것에만 치중하였다. 그러다 보니 조직 내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허다했다. 조직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제도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직 구성원의 일이나 업무에 대한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한 혁신기법의 하나로 공간혁신이 주목받고 있다. 아무리 창의와 협업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직원이 생활하고 일하는 여건이 그대로라면 한계가 있다. 칸막이로 둘러싸인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사무실에서는 창의적인 사고가 나올 수 없으며 협업이 싹틀 리가 만무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는 부서를 나누는 벽이 없다. CEO의 방도 따로 없고 임원용 엘리베이터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통이 활발해지고, 어디서든 회의가 이루어진다. 뻥 뚫린 업무 공간이 생각의 장벽마저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한 것이다. 혁신이 문화로 승화되고 생태계로 자리 잡게 하려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젖어 들 수 있도록 일하는 공간과 환경을 바꿔야 한다. 벽과 칸막이를 허물고 사무실이 유연하게 활용될 때 진정한 창의와 소통, 협업이 가능해진다. 칸막이를 허물어 생긴 여유 공간을 새로운 수요에 맞춰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협업 공간이 확대되고, 독서와 토론이 가능한 휴게실을 비롯해 업무에 지친 직원들의 머리를 식혀주는 어매니티(Amenity) 공간까지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단순한 공간의 재배치가 아니라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업무 시스템 재구축 작업도 필수적이다. 과거 필자가 CEO로 잠시 몸담았던 한국동서발전에서도 공간혁신을 통해 일하는 방식과 함께 조직문화 변화를 추구한 바 았다. 고정된 장소에서 일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IT 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오피스를 활용해 부서 및 개인 칸막이를 제거해 고정 좌석제 대신 어느 자리에서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유연 좌석제를 운영하였다. 내 자리가 없다 보니 개방공유소통협업을 위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필자가 현재 CEO로 재직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부도 지난 4월 글로벌 기금관 준공 이후 현재까지 협업과 소통이 원활한 열린 공간 만들기에 한창이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의 증가, 시공간 제약이 없는 근무 형태 확산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간 재배치 작업은 단순한 장소의 이전이 아닌, 공간혁신을 실현하는 중요한 기회이다. 공간혁신을 위한 노력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닌 회사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투자로 인식되어야 한다. 국민연금의 공간혁신 노력이 직원들의 창의성 발휘와 협업을 촉진 시키고, 부서 및 직원 간의 소통과 협업이 조직문화로 자연스럽게 젖어 들어 궁극적으로 국민 행복을 더 높이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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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9 16:45

학교는 왜 가야해?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일상의 풍경을 대부분 바꾸어 놓았다. 교육현장에서도 온라인 개학, 비대면 수업 등 낯선 풍경을 경험하였다. 스타강사들을 온라인에서 접촉하게 되면서 학교는 왜 가야해? 원격수업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학교와 학원의 차이는? 등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학교가 문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면서 학교가 더 크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동과 불확실성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우리 사회의 존속에 꼭 필요한 정체성과 연대감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이 있을까? 학교는 교과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규칙의 준수와 대인관계능력의 형성 등 다양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지금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학교에 꼭 가야하는 이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교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모방학습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학습방식은 모방이다.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모방학습의 동기는 매우 강력하다. 친구들의 모습과 행동을 닮고자 따라하면서 기본적 사회화 학습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둘째, 학교에서 동료학습이 이루어진다. 교과내용에 대해서 학생 간 그들의 언어로 가르침이 일어나며 매우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동료에게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해도 깊어지고 기억도 오래간다. 소위 배워서 남 주는 교육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실과나 체육 등 체험과정을 거치는 교과의 경우 이 효과는 더 크다. 셋째, 학교에서 관계학습이 일어난다. 학교에서 놀이, 스포츠, 체험학습, 봉사활동 등을 통해 학생 간 관계가 형성되고 효과적인 협력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상대방의 필요와 감정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감성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미래학자, 유명 CEO, 국제기구 등이 공통적으로 예측하는 미래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 관계적 능력이다. 이와 같이 학교가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들이 그동안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라는 외형적 역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은 상당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자칫 동료학습 등이 없는 자기고립 학습으로 학습효과가 떨어지고, 특히 모방학습과 관계학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교육은 이미 활용되어 왔으며 다가오는 미래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단숨에 앞당겨 주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진보와 함께 온라인교육을 통해 다양한 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론학습과 프로젝트 학습을 접목하는 등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이 상호 보완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에서 파생된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을 키워내야 한다. 학교에서의 배움과 성장, 봉사와 나눔 등 중심 기능도 결국 학생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팬데믹의 위기상황에서도 학교는 지속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모든 학생의 정상적인 등교를 전제로 해야 한다. 등교를 못할 경우 발생하는 우리 아이들의 학습결손 누적과 사회성 결여는 팬데믹과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 등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전북의 경우 전 학생 등교의 원칙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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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9 16:45

반쪽으로 전락할 전주역사건립

삽화 = 정윤성 기자 전주역 전면개선사업을 놓고 묘한 기류가 형성돼 전북도전주시정치권이 똘똘 뭉쳐 올 정기국회서 추가로 국가예산 250억원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역사 신축사업은 2016년 송하진 지사가 현 역사가 KTX 개통이후 승객이 급증하자 비좁고 낡아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신축키로 계획을 수립했었다. 당시 전주 병 국회의원이던 정동영 전 의원이 신축 필요성에 동감하고 조기 착공해서 조기완공하기로 김승수 시장과 합의해 국가예산 확보에 적극 나섰다. 통상 사업비가 500억이 넘으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조기 착공을 위해 450억(국비300억 한국철도공사100억 전주시50억)으로 사업비를 낮춰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것. 당시 정 전 의원은 700억이 있어야 전주시민이 바라던 대로 10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우선 선 착공한 후 추가로 국비 250억원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낙마하면서 추진동력을 상실해 착공이 1년 이상 지연되었고 추가사업비 확보 방안도 불분명해 오랜만에 호랑이를 그리려던 계획이 자칫 고양이 정도나 그려질 전망이다. 낙선후에도 전주역 신축에 관심을 기울였던 정 전 의원은 추가사업비 250억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정기국회가 다가오도록 예산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없자 급한 나머지 관계요로를 통해 추진상황을 확인했던 것. 지금은 당초 확보했던 450억선에 맞춰 설계해서 내년에 착공 2024년에 완공키로 했다는 것. 이런식으로 가면 당초 한옥 역사를 살리고 신축키로 했던 계획이 70%로 줄어 현재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대선 패배로 실의에 잠겨있던 자신한테 또다시 기회를 준 전주시민에게 뭔가 진정성 있게 보답해야겠다는 뜻으로 전주역 신축사업을 추켜세우면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전주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담대하게 계획했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생리가 참으로 묘하다. KTX 특실을 이용 전주역을 드나드는 지역구 김성주 의원과 국토위원회가 해당상임위인 김윤덕 의원이 무슨 생각으로 오불관언하는지 궁금하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누굴 이롭게 하는 사업이 아니라 전주시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이용객의 편의를 돕자는 사업이다. 정부예산안이 9월 2일 국회로 넘겨지므로 예산 확보할 시간이 거의 없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광주~대구 간 달빛내륙철도건설사업을 광주 전남정치권이 청와대에 압박을 가해 막판에 반영시킨 사례가 있기 때문에 두 의원이 책임짓고 추가사업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확보해야 한다. 내년에 착공할 전주역 전면개선사업은 사업논리가 충분하고 그간 전북도민과 전주시민이 원도 한도없이 민주당을 선거 때마다 밀어줬기 때문에 추가사업비 250억을 확보 원안대로 추진토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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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1.08.29 16:45

주민협의체가 전주 쓰레기행정 좌우해서야

전주김제완주지역 생활폐기물이 2주일 넘게 수거되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 전주권 광역폐기물매립장과 소각자원센터를 사실상 운영해온 주민지원협의체가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설 운영을 멈추면서다. 걸핏하면 시설 운영을 볼모로 삼는 협의체 대응은 주장의 정당성을 떠나 공익시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극단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주민지원협의체가 현재 요구하는 내용을 보면 과연 주민 이익단체인지, 협의체 사익을 위한 단체인지 조차 의구심이 든다. 협의체는 차기 협의체에 주민총회 투표에서 우선순위로 추천한 인사들을 위원으로 위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시의회가 일부 후순위자를 추천한 데는 그동안 주민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을 고루 참여시키고 협의체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취지라는 점에서 충분히 명분을 갖는다. 더욱이 협의체 위원 추천권은 시의회에 있어 법적으로나 절차적으로 하등 문제될 게 없다. 오죽하면 시민단체가 나서 주민협의체의 주장을 억지로 몰아붙이고 있겠는가.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북녹색연합, 전주시민회 등 5개 환경시민사회단체는 엊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협의체가 자체 정관을 근거로 자신들의 위원후보 선출이 정당했다고 주장하지만 전주시의회의 추천 권한을 무력화하고 선출 권한을 자신들이 갖겠다는 위법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의회의 주민협의체 위원 추천은 협의체의 투명성 확보와 신뢰도를 높여 피해 주민의 권리를 지키고 매립장 운영의 안전과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에 이른 데는 폐기물 행정을 주도하는 전주시의 책임이 크다. 전주시가 폐기물행정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불법을 묵인하는 등 수수방관해 주민협의체에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시민단체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전주시는 협의체와 시의회 갈등 뒤에 숨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 불편을 겪는 쓰레기 처리를 위해 대체 야적지를 가동하는 동시에 이번 기회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단체의 제안대로 주민지원기금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철저히 살피고, 협의체의 이권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시가 직접 기금을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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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29 16:45

청소년시절 읽는 고전은 보약인데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얼마 전, 서울에서 여러 명의 손님이 왔다.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 팀장들이었다. 그들과 대체 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 어느 시점부터 우리나라 초중등교과서에서 외국 문학이 다 빠지고, 그 자리를 한국문학부터 알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만 수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을까?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절에 읽은 고전이라고 불리는 좋은 책들은 인생의 길을 제시하기도 하고, 평생에 걸쳐 동반자가 되기도 하는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꿔서 말한다면 가장 세계적인 것이 가장 지역적인 것이다.일 수도 있지 않은가? 출판사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멀지 않은 미래에 엄청난 문화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진시황 시대에 분서갱유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원군 시대에 쇄국주의도 아니고, 어쩌면 문화 쇄국주의에 다름 아닌 일일 것인데, 이를 어쩐다? 한참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예언의 나팔을 불어라! 오오, 바람이여 / 겨울이 오면 어찌 봄이 멀 것이랴. 셀리의 <서풍의 노래> 중 한 소절이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T.S. 엘리엇의 <황무지>는 얼마나 가슴을 아리게 했던가? 바람이 분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발레리 <해변의 묘지>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전이하도록 하는 마법의 자양분과 같은 시다. 스물 여섯의 나이에 요절한 시인 J. 키츠의 <그리스의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 들은 얼마나 많은 청춘들의 마음을 요동시켰던가? 그뿐인가, 에밀리 디킨슨, 하이네, 헤르만 헤세, 릴케, 랭보, 로버트 프로스트, 로버트 브라우닝과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등의 시들, 도연명이나, 이백, 두보, 소식 등 수많은 동 서양 시인들의 시가 사람들의 영감의 샘물이 되고 그리움의 자양분이 되었다. 시만이 아니고 우리들 가슴을 뛰어놀게 했던 소설이나 여타의 문학작품들은 또 어떤가.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카프카의 <성> , 도스토옙스키의 작품과 톨스토이, 카뮈, 괴테, 사르트르 등 수많은 책들이 사람들의 인생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가. 불세출의 문장가인 셰익스피어나 헤밍웨이의 글을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에 읽지 않고 지낸다면 그 감성들이 얼마나 서운할까? 책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간의 한평생으로는 다 경험할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수천 년의 세월 속에 먼저 살았던 위대한 사람들이 겪고 본 것들을 기록한 인류의 금자탑이다. 그래서 허만 멜빌은 <백경>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하지 않았던가.나에게 있어서 고래잡이 4년은 하버드 대학이자 예일대학이었다. 우리나라 문학과 작가들을 도외시하며 서양 문학만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연암 박지원이나 다산 정약용, 그리고 백석 이청준 최인훈 김수영 신동엽 박경리를 비롯한 우리나라 이름난 작가들의 글과 함께 서양 고전을 골고루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상상력은 자유롭게 노닐어야 하는 법, 제가 원하는 대로 실들을 엮어서 짜야 하네. 노발리스의 충고와 같이 인류의 혼과 우리의 삶에 필요한 자양분이 담겨 있는 고전인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6대 4나 아니면 7대 3 정도로 배분해서 교과서에 수록해야 하지 않을까? 교육부 담당자들이나 도서관의 사서들, 그리고 서점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에 몸담고 있는 작가들이 이 제안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거듭 말하지만 고전 속에 길이 있다! /신정일(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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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6 18:52

전주역 신축 100년 앞 내다보고 추진하라

KTX 전주역 신축을 앞두고 100년 앞을 내다본 제대로 된 전주역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천년 전북의 중심도시인 전주의 위상에 걸맞고 KTX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전주역사(驛舍)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정된 예산을 핑계 삼지 말고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추가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1914년 11월 전라선 종착역으로 개통한 이후 두 차례 이전을 거쳐 1981년 5월 현재 위치에 새로 지어진 전주역사는 40년을 넘기면서 전국 KTX 주요 역사 가운데 가장 비좁고 노후된 시설로 이용객들의 불편과 불만이 높았다. 20대 국회에서 정동영 전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난 2019년 450억원 규모의 전면개선사업 예산이 확정됐고 올해 6월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었지만 사업이 1년 지연돼 내년 상반기 착공될 예정이다. 새로 지어질 전주역은 지상 3층, 지하 1층(3448㎡) 규모의 건물에 역무공간과 문화공간, 편의시설(827㎡) 등이 들어서고 차량 425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갖춰질 예정이지만 당초 기대보다 초라하게 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여객시설 면적(680㎡)에 비해 이용객을 위한 편의공간은 물론 전체적인 시설 규모가 신축 전주역사의 자부심을 갖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주역사가 40년 넘게 이용돼온 점을 감안하면 새로 지어질 신축 역사는 전북 대표도시 전주의 위상에 걸맞게 100년 앞을 내다보고 지어져야 한다. 전주와 전북에 첫 발을 딛는 외지인들이 천년 전북과 천년 전주의 이미지를 체감하고 열차 이용객들도 더욱 편리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안락한 전주역사가 들어서야 한다.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둔 전주역사 신축 사업이 제대로 된 역사 신축으로 궤도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국회에서의 추가 예산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전주역사 신축이 정동영 전 의원의 업적이란 점에서 김성주 국회의원이 외면해선 안된다.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승수 전주시장도 남은 임기동안 현안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김윤덕 의원을 비롯한 도내 국회의원들과 송하진 도지사 등 전북 정치권이 합심해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26 16:57

선거철 난무하는 불법 현수막 방치할 텐가

선거철을 앞두고 길거리 곳곳에 불법 현수막이 난무하면서 도시 미관 저해뿐만 아니라 운전자 시야까지 가로막아 사고 위험을 초래하고 있지만 단속에 나서야 할 행정에선 뒷짐만 지고 있다. 더욱이 서민들이 생계형으로 내걸고 있는 현수막은 득달같이 철거하면서도 정치인이나 유력 인사와 관련된 불법 현수막은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행정 집행의 형평성 문제도 나오고 있다. 홍보를 위한 현수막은 행정에 신고를 한 뒤 지정게시대에 부착해야 함에도 도심 주요 교차로와 유동 인구나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는 어김없이 불법 현수막이 즐비하다. 특히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 입지자들이 얼굴을 알리기 위해 내건 홍보용 불법 현수막이 길거리마다 판을 치고 있다. 전주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서부신시가지의 경우 길거리 곳곳에 내건 불법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주 효자로와 우전로를 잇는 사거리에는 대권 후보 경쟁에 나선 인사의 전북 방문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 8장이 가로수 사이사이마다 덕지덕지 부착돼 있는가 하면 시민사회단체가 단체활동 홍보를 위해 내건 현수막도 내걸려 있다. 바로 옆에 지정게시대가 2곳이나 있었지만 200여m의 길거리에 모두 15장의 플래카드가 무단으로 걸려 있었다. 여기에 아파트 개발업체에서 분양 홍보를 위해 자극적인 문구를 쓴 현수막도 도심 곳곳에서 눈에 띈다. 농촌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읍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 교육감이나 단체장 지방의원 입지자의 홍보용 현수막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현역 지방의원들이 듣도 보지도 못한 단체에서 받은 수상 실적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무더기로 내걸기도 했다. 이런 홍보용 불법 현수막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불법 현수막 단속 및 철거에 나서야 할 행정당국에선 정치인이나 지방의원 등 유력 인사와 관련된 불법 홍보물에 대해선 사실상 눈을 감고 있다. 행정 집행에 있어선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 자치단체는 신고 포상금 확대 등 불법 현수막을 뿌리 뽑을 방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26 16:57

난민의 위기

삽회 = 정윤성 화백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 된 지난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눈길을 모았던 전시회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기획했던 낯선 전쟁 전이다. 전시에 초대된 50여명 국내외 작가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개인의 기억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쟁과 재난 속에서 훼손된 인간의 존엄에 주목해온 작가들이었다.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과 기법이 망라된 이 전시회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은 작가가 있었다. 중국 미술가 아이 웨이웨이다. 오래전부터 세계의 수많은 난민 문제를 추적해온 그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으로 고향을 떠나야하는 난민들의 삶을 담은 설치 작품 <여행의 법칙>과 <폭탄> <난민과 새로운 오디세이>등 두 편의 벽면화로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기획전과 연계한 상영 프로그램전에는 2017년에 제작한 그의 다큐 <유랑하는 사람들(Human Flow)>이 있었다. 2018년 전주국제영화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프랑스, 그리스, 독일, 스위스, 시리아, 터키 등 20여 개국을 발로 찾아다니며 기록한 난민들의 고통스러운 여정이다. 다큐에서 보인 난민 숫자는 6,500만 명. 전 세계에서 매일 34,000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유엔난민기구)가 있고 보면 여러 해가 지났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돌아보면 난민으로 대표되는 이주의 역사에는 한국인들의 이주도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들에 살고 있는 한민족, 카레이스키(고려인)가 그들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고향을 떠났던 재일교포나 중국의 조선족도 있다. 지난 8월 15일,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후 아프간인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아프간 인접국가에 난민과 망명 신청자는 이미 220만 명에 이르지만 탈레반이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 지금, 어떠한 경로로도 탈출은 쉽지 않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각 국가들의 난민 수용 입장도 예전과는 다르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난민법을 제정한 우리나라도 난민 수용에 대한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어제(26일) 아프간인 390여명이 한국에 도착했다.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라고 부른다. 단순한(?) 난민이 아니라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그 가족들을 받아들인 것이란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 일터다. 이제 다른 난민들은 어떻게 될까. 아이 웨이웨이는 난민의 위기는 곧 우리 인간의 위기라고 조언한다.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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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6 15:40

[금요수필] 계란의 교훈 - 윤 철

윤철 학교 다닐 때 기말시험을 앞두고 친구가 노트를 빌리러 왔다. 그는 노력에 비해 성적은 별로였으며 다른 면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그저 아주 평범한 친구였다. 하지만 나는 두드러짐이 없는 그가 항상 편해서 좋았다. 그런데 그는 오면서 계란 한 꾸러미를 가져왔다. 친구끼리 인사지만 무얼 주고받는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때였다. 그 계란 때문에 나는 그의 집이 시골인 것을 알았다. 도드라지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모습의 그 친구는 이미 내가 달걀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만큼 깊고 세심했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는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계란 한판을 가져온 것이다. 양계장을 하는데 방사한 토종닭이 낳은 초란으로 알이 작은 유정란이었다. 계란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바쁘고 식욕이 없는 아침엔 찐달걀 하나에 우유 한 컵으로 아침을 대신할 정도다. 요즈음도 아내는 반찬이 허술하다 싶을 때면 내가 계란 좋아하는 것을 알고 계란프라이를 하거나 뚝배기에 고봉으로 부푼 달걀찜으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계란국, 계란프라이 계란말이 등이 대표적 계란 간편 요리들이 우리집 주 식단이다. 그런데 라면만큼 계란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도 드물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라면 조리법이 있다. 라면을 끓일 때 계란 물을 미리 풀지 않고 다 끓인 다음, 먹기 직전에 날달걀 하나를 탁 깨어 넣고 휘휘 저어 풀어주면 국물이 틉틉하고 내 입맛에 딱 맞는 비법이다. 이래저래 우리 집 냉장고에서 지금도 떨어지는 날이 없는 일등 부식이 계란이다. 친구는 평소에도 말이 없는 편이다. 남들은 과묵하다고 칭찬을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사실 그는 때와 상대에 따라 상황에 잘 어울리는 말을 잘못하기 때문에 입을 잘 열지 않는 편이다. 그러면 나의 달변은 말을 잘하는 몸에 밴 성품 때문일까? 아니다. 그냥 성품이다. 요즈음도 그 친구를 만나 반주로 소주 몇잔 기울이면 야물게 채운 그의 입 지퍼를 열어젖혔다. 계란도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내 말 아직도 잊지 않았지? 그 친구는 서두가 항상 자기집 양계 이야기를 필두로 주로 닭에 관한 얘기들이 주 소재다. 이야기를 하던 중에 죽은 것 같지만 분명 살아있고, 살아있으면서도 살아있음을 표 내지 않는 것이 계란이라고 강조했다. 친구는 계란이나 계란으로 만든 음식을 볼 때마다 입버릇처럼 말을 ㅤㅎㅒㅆ기 때문에 이제는 그의 말을 잠언처럼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그의 반복되는 강조에도 불구하고 계란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가끔 잊고 산다. 끓는 물 속이건 프라이팬 위에서건 때로는 산채로 입에 들어가도 반항하지 않고 한입 먹거리로 순교하는 계란을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다. 며칠 동안 품었던 달걀 속에서 티끌 같은 생명이 뛰고 있는 것을, 지구의 윤회와 같이 확실한 생(生)의 약동을 보았던 피천득 선생님의 〈생명〉이란 시가 생각난다. 21일 동안 품어주면 앙증맞은 날갯죽지가 달린 병아리로 태어나 자신의 존재를 천하에 알린다. 눈도, 코도, 귀도 없는 계란이지만 살아있는 생물이 분명하다. 반항하지 않는 조용한 생명체는 침묵으로 말하고 있다.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랑이 최고의 묘약이라고.... /윤 철 윤철 수필가는 진안군 부군수를 역임하는 등 36년의 공무원 생활을 하였으며 수필전문계간지 《에세이스트》로 등단한 수필가로서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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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6 15:40

[노인환의 세상만사] 세금과 벌금의 불편한 동거?

A씨는 2007년에 경기도 부천 신도시 아파트를 2억8900만원에 매입한 후 17년이 지난 2021년 7월 5억2000만원에 양도하며, 취득세 등 부대비용으로 1200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부담하여 최종 3억2000만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하였습니다.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관련하여 A씨가 직면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4개지 정도가 됩니다. 첫 번째로 계속하여 거주하거나 다른 곳에 거주하다가 최종 2년간 그 아파트에 거주하여 1세대 1주택으로 비과세를 적용받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17년의 보유기간 중에 2년 이상 거주하였다면 최고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가능하여 440만원 정도의 양도세만 납부하면 됩니다. 세 번째로 비록 양도 당시 1주택자라 하더라도 거주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최고 40%의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일반세율 38%가 적용되어 4400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 다주택자이고 17년의 보유기간 중 전혀 거주한 적이 없는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인데 이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배제되고 중과세율이 적용되어 3주택자(일반세율에 30% 추가과세)라면 68%의 적용되어 1억4000만원 정도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바로 네 번째 상황이 현재 서신동에 거주하는 제 지인이 직면한 상황입니다. 작년 7월 공표된 주택시장안정화 정책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6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는데, 1년의 처분기간을 주었다고는 하나 자산을 부동산형태로 보유하려는 국민정서상 1년의 처분기한은 짧아 보이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고액자산가들은 세금 때문에 미동도 안하는 현실에서 애꿎은 중산층만 볼모로 잡는 꽃놀이패의 상황입니다 여기에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민간연구기관 등을 통해 감세카드를 만지작거리고는 있으나, 정부당국은 이번 정부의 절대반지인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은 언터처블이라는 입장입니다. 과연 이 상황이 경제학상의 시장실패인지 오롯이 정부정책의 실패인지가 흥미롭습니다. /노인환 한국세무사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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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6 15:40

천년 음식을 만드는 스토리텔링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현대인들은 출근길에 인터넷 뉴스 읽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주제별로 모아 놓으니 이곳에서 골라서 볼 수 있다. 오늘은 학교도 이렇게 일찍 안 갔다라는 인터넷 뉴스에 관심이 간다. 우리가 별다방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제법 근사한 상품이 나오는 날이란다. 커피 300잔을 130만 원을 내고 먹으면 받을 수 있는 여행 가방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 돈을 다 지불하고 커피는 한 잔만 마시고 가방을 받아 갔다는 내용이다. 무엇이 숱한 사람들을 별다방에 매달리게 하는가? 그 비밀은 이야기다. 이곳에 가면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똑같은 맛을 유지하고 매장이 넓어서 쾌적하며 응용소프트웨어를 깔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이것은 마케팅에서 말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인데 스토리의 과학의 저자 킨드라 홀은 스토리가 있으면 저항이 사라지고, 음식을 먹어보지 않고도 그 음식점에 가고 싶어지고, 냄새를 맡아보지 않아도 그 향수가 사고 싶어지고,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이 제품을 사랑하게 된다고 말한다. 기업에서도 생산하는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지갑을 열게 한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은 제품뿐만 아니라 음식 분야에서도 중요시되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잘해서 천년을 살아 내려온 요리도 있으니 다름 아닌 동파육이다. 소식은 중국 북송대의 문인이자 철학자로서 우리에게는 소동파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소식은 왕안석의 신법에 반대의견을 내면서 기나 긴 시간 유배생활을 하게 되는데 후베이성 황주(黃州)에 단련부사라는 보잘 것 없는 직책으로 좌천되어 5년간 머무르게 된다. 그의 시를 보면 황주에서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황주로 온 지 2년은 하루하루가 곤했다. 마정경이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을 불쌍히 여겨 군에 청하여 땅 몇 마지기를 얻어주어 농사를 지내면서 근근이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땅이 너무 황폐해지고 가시덤불이 많은데다가 가뭄까지 들어 밭을 가는데도 기진맥진 했다고 썼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 했던가. 소동파는 황주의 생활이 힘들었지만 소식이 사는 집 동쪽에 언덕이 있었는데 동쪽 언덕에 거주하는 사람이라 하여 동녘 동자에 언덕 파라를 글자로 동파거사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황주에 머물면서 돼지고기 요리를 자주해 먹던 소동파는 급기야 돼지고기를 칭송하는 저육송이라는 시를 지었는데 제목은 돼지고기를 찬미하는 노래이지만 실제로는 동파육을 만드는 방법이다. 황주에는 맛난 돼지고기가 똥값이네 부자들은 천한 요리라고 안 먹고 가난한 사람들은 요리방법을 몰라서 못 먹네, 물을 조금만 넣고 약한 불에 뭉근히 주면 저절로 익으니 매일 아침 일어나 두어 덩어리 먹으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는 것이다. 소동파는 대단한 미식가였다. 그는 눈에 보이는 모든 채소, 과실, 과실 가공품, 수산물, 차, 술 등을 시의 주제로 삼았다. 그의 시를 보면 매일 매일 성대한 연회를 즐겼을 것 같다. 그는 밀주를 만들면서 밀주가라는 시를 쓰기도 했는데 그가 만든 술맛은 어땠을까? 북산주경이라는 술에 관한 저술을 남길 정도였으니 모두 기대를 했건만 그가 만든 밀주를 마시고 많은 사람들이 설사해서 그 다음부터는 다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스토리텔링에는 정해진 캐릭터가 존재해야 하고 캐릭터의 나이, 직업, 외모, 그의 철학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본다면 소동파는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으로 삼기에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그것이 동파육이 천년을 살아 숨 쉬는 이유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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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6 15:40

17년 기다린 노을대교 건설 이제 시작이다

국도 77호선의 마지막 단절 구간이었던 노을대교(부안 변산~고창 해리) 건설사업이 정부의 제5차 국도국지도 계획에 반영됐다. 지난 24일 열린 정부의 제5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최종 통과하면서 17년 만에 본격적인 사업 착수가 가능해졌다. 국도 77호선은 부산에서 시작해 남해안과 서해안을 거쳐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자유나들목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도로 계획에 그려진 노을대교 구간만 사업이 추진되지 않아 단절 상태였다. 노을대교는 지난 2000년 4월 치러진 16대 총선에서 정균환 전 의원이 부창대교 건설을 공약하면서 시작됐다. 2002년 예비타당성 조사에 이어 2005년 기본설계를 마쳤지만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이 중단됐다. 기본설계 이후 17년 만에 정부 계획에 공식 포함된 셈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계획에 올려진 전국의 도로건설 사업은 모두 117개다. 이 가운데 노을대교를 포함한 38개 사업이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받아 사업 착공을 위한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에서 고창군 해리면 왕촌리를 잇는 7.5㎞ 길이의 노을대교 건설에는 339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노을대교가 건설되면 65㎞를 돌아가야 했던 고창~부안간 통행시간이 1시간 10분에서 2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노을대교는 부안 격포와 변산, 고창 선운사구시포고인돌 등 해수욕과 역사탐방, 식도락 등을 겸비한 문화관광코스와 체류형 휴양지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을 처음 제안한 정균환 전 의원, 5년 연속 국회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며 노을대교 건설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송하진 도지사와 도내 국회의원 등 전북 정치권의 노력이 거둔 결실이다. 노을대교 건설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은 새로운 시작이다. 기본설계가 끝난 뒤 국가사업으로 최종 확정되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339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가 해마다 찔끔찔끔 반영되면 완공까지 17년을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는 전북 도민들에게 또다시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요구해선 안된다. 전북 정치권도 노을대교 사업이 조기에 완공돼 제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향후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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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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