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4 17:0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안전한 개최를

조용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비상임) 22개월 후인 2023년 8월 부안 등 전라북도 14개 시군 일원에서 12일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개최된다. 이 대회는 제25회로 Draw Your Dream!을 캐치프레이즈로 해 세계스카우트연맹 회원국 171개국에서 5만명 정도의 참여가 예상되는데 직간접 경제적 효과만 해도 국가에 9조8018억원, 전라북도에 5조 5318억원으로 추산되는 데다 국격 향상과 전라북도의 위상 제고라는 무형적 효과도 기대된다. 그런데 이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야영장과 체험장, 전시관 등 직접관련시설과 주요보조 간선도로 등 교통시설 및 상하수도 시설 등 여건조성시설이 적시에 잘 구축돼야 함은 물론,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 등 모든 국가중요행사가 그렇듯이 이번 대회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대테러안전이 최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첫째,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장악으로 국제테러정세가 악화될 우려가 있는 데다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철저한 방역체계 구축 등 완벽한 대비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주목과 관심이 집중되는 큰 행사는 테러단체의 세력과시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중 노로바이러스와의 싸움이 대회 안전의 최대 이슈였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북한 도발을 염두에 둔 세계 각국의 대회 참가 우려에 대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한국은 테러와 치안의 위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나라이며 대회의 안전성에 대해 조금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국제행사의 대테러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중요한 이슈이다. 둘째, 대테러안전은 법률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이다. 예산지원의 확실한 근거 마련 등 대회 성공개최의 범정부적 지원 등을 위해서 2018년 12월 제정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따라 주무기관인 여성가족부 장관의 인가로 지난해 7월 조직위원회가 출범했으며 이 조직위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집행위원회(위원장 송하진 도지사)가 설치돼 있다. 이 법에 의하면 국가와 지자체는 조직위에 행정적ㆍ재정적인 협조와 편의를 제공하며 관련시설의 유지ㆍ관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함과 동시에 국가는 또 하나의 지원 트랙으로 대회의 테러 및 안전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총리실 대테러센터와 국정원ㆍ경찰청ㆍ소방청ㆍ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구성되는 대테러안전대책본부를 설치ㆍ운영하도록 돼 있다. 셋째, 이번 대회는 개영식과 폐영식 외에 전주한옥마을 탐방, 별 찾기 체험(정읍) 등 영내ㆍ영외 과정활동과 전시 등 총 9~10개의 프로그램이 전라북도지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즉, 서울올림픽이나 평창올림픽과는 달리 폐쇄된 경기장이 아니라 전북 일원이 행사장이 된다는 점에서 현장에 맞는 맞춤형 대테러ㆍ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비는 국가차원은 물론 테러방지법상 대테러관계기관에 해당하는 전북도에서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예방대책과 테러이용수단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하고, 테러를 선동ㆍ선전하는 글이나 폭발물 등 위험물 제조법 등이 인터넷 등에 유포될 경우의 대비책 등 주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체계적인 대테러안전활동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 모두 세계잼버리 안전을 확보해 국내 청소년 활동의 활성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케이팝(K-pop) 등 한류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전 세계 청소년들이 대한민국과 전라북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용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비상임)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8 16:27

지방선거, 국회의원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야

백성일 부사장 주필 국회가 중앙정치의 본산이지만 전북의원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정치력이 약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활동도 약하다보니까 부처 장악력이 떨어져 국가예산 확보 때 전북도에 큰 도움을 못주고 있다. 특히 숫적으로 열세인데다 초재선을 리드할 중진이 없어 중앙에서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선판에서 줄서기나 잘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들지만 전문성 결여로 이 것마저 여의치가 않다. 자연히 중앙정치권에서 적당히 눈치보기나 하다가 지역에 내려와 의정활동 한답시고 지방의원들을 상대로 골목대장 하기에 바쁘다. 국회는 각 언론사들이 진을 치고 의원들의 활약상을 체크하므로 해당 상임위에서 전문성이 없으면 관심대상도 안된다. 통상 기자들은 뉴스 메이커인 원내대표나 스타의원 쪽에다 포커스를 맞춰 놓고 있다. 워낙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특종보도하려고 이슈 흐름에 따라 순발력 있게 움직인다. 의원들이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의를 가장 하고 싶어라 하지만 맘대로 못한다. 당 원내대표가 사전 순서에 따라 정해주기 때문에 본인이 원한다고 대정부 질의를 할 수 없다. 상당부분이 각본대로 움직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가 짬밥을 존중하며 움직이지만 DJ처럼 초선 때부터 각광을 받았던 의원들도 있었다. 이들은 시대정신에 입각해서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쌓았던 인물이었다. 여당 주요 당직자나 국회직을 맡은 의원들은 항상 바빠 지역구에 내려갈 시간이 없다. 예산 국회가 열리는 정기국회때는 예결위원의 몸값이 치솟고 나중에 계수조정소위가 되면 만날 수 없을 정도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국회의원이 되면 누구나 예결위원 되는게 선망이지만 아무나 될 수 없다. 전북 출신 가운데는 유일하게 정운천의원이 야당재선의원이지만 해마다 이름을 올려 전북국가예산을 챙겨주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정 의원은 예산국회만 열리면 의원회관내 자신의 사무실을 전북예산상황실로 내어줄 정도로 불철주야 바쁘게 뛰어왔다. 지금 10명의 전북의원이 있지만 도민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밥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4.15총선 때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공언했지만 제대로 이행을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원팀운운하며 남원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정원을 갖고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할 것처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1년안에 군산조선소를 재가동 못하면 의원직을 사퇴키로 한 것도 물건너 간 느낌이다. 정동영 전의원이 애써 확보한 전주역사개량사업도 전체 700억 가운데 250억을 확보 못해 반쪽자리 역사건립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도민들은 초 재선으로 구성된 21대 의원들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망감만 안겨줘 회의적이다. 이제서야 전북의 정치적 자산이었던 정동영 유성엽 김관영 등 구관을 낙선시킨 게 잘못이었다고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솔직히 다른 지역은 광역단체장 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 국가예산확보 등 지역에 큰 일이 생기면 여야를 따지지 않고 서로가 합심협력해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기 때문이다. 장차 건설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이나 고속도로 국지도 건설계획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북은 전체 의원이 똘똘 뭉쳐도 힘든 판인데 모두가 자신의 지역구 일이 아니면 오불관언하고 만다. 이 때문에 송하진 지사만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국회의원들이 정부나 정치권에 말발이 서지 않다보니까 지원군이 못된다. 송지사는 그럴 때마다 여야를 넘나들면서 구걸하다시피 도움을 청한다. 한두번도 아니고 자존심 상할 노릇이다. 지금 국회의원들은 보험금 형식으로 대선판에 줄서서 정치적 보폭을 넓히려고 안간힘을 쏟지만 핵심에서 비켜 나 영향력이 별로다. 단지 대선을 통해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를 주도하려고 후보들 줄세우기에 정신이 없다. 도민들이 이제 국회의원에 큰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지역정서에 얽매이지 말고 각자 혁신적인 인물을 뽑아야 한다. 민주당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이어지는 지역정치구도를 타파하지 않으면 전북은 비전이 없다. 지방선거를 국회의원 손아귀에서 벗어 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산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9.28 16:27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청소대행서비스, 청소 품질에 대한 불만 높아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온라인을 통한 청소 중개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청소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청소대행서비스 소비자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 서비스 품질 미흡, 가재도구 파손 등으로 인한 소비자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2018년~2020년)간 접수된 청소대행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총 220건으로, 2020년에는 96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4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서비스 품질 미흡이 44.1%(97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전제품가구 등 가재도구 파손훼손 26.4%(58건), 추가요금 청구 12.3%(27건)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불만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서비스 품질 미흡과 관련해 사업자의 사후서비스(A/S) 제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8개 청소대행서비스 사업자 가운데 6개 사업자가 재청소 또는 일부 대금 환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중 2개 사업자는 A/S를 받기 위한 이의제기 기간을 청소 당일로 제한하고 있었다. 청소 중 가재도구 파손훼손 시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해 8개 사업자 중 직접적으로 책임을 부담한다고 고지한 사업자는 없었다. 특히 5개 온라인 중개사업자는 모두 서비스 제공 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사실만 고지하고 있어 소비자가 피해를 입어도 적정한 배상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한 책임 강화가 요구된다. 한편, 기본요금 외 추가요금 청구 정보를 온라인 홈페이지 등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한 사업자는 8개 중 4개에 불과했다. 추가요금 청구에 따른 소비자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눈에 띄기 쉬운 곳에 해당내용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 3년 이내에 청소대행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1.0%(455명)가 이사청소, 입주청소 등 일회성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를 이용한 이유로는 청소를 직접 하는 것보다 더 깨끗이 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58.8%(294명)로 가장 많았다. 한편, 조사대상 소비자의 68.4%(342명)는 온라인 중개 사업자를 통해, 22.4%(112명)는 직접 청소대행서비스 업체에 연락해 업체를 선정했다고 응답했다. 서비스 관련 정보제공 만족도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설명이 미흡했던 거래조건은 추가요금 청구 가능성(3.52점)으로 청소인원(3.82점), 청소소요시간(3.86점)과 청소범위(3.86점), 청소대금 지급(4.06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청소대행서비스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결과 확인용 체크리스트 도입, 손해배상 책임의 구체적 명시, 위약금 기준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소비자는 계약 전에 추가요금, 위약금 등의 거래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파손되기 쉬운 물건은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청소대행서비스 관련 분쟁발생시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센터를 통해 무료상담 및 중재 요청이 가능하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박민정 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7 16:58

‘비사벌’과 전주

신정일(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2018년 전주시가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곳이 신석정(1907~1974) 시인이 살았던비사벌초사라는 고택이다. 일제와 독재에 항거하면서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라는 시를 남긴 신석정 선생이 1954년 전주고에 교편을 잡으면서 정착했던 자택이 비사벌초사다. 신석정 시인은 전주의 옛 지명 비사벌과 볏짚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뜻하는 초사를 결합해서 비사벌초사라는 이름을 짓고서 살았는데, 그 비사벌이라는 이름이 요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래 전 전주와 창녕 사이에 벌어진 비사벌 명칭 논란은 삼국사기에서 비롯되었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 진흥왕 조에 16년 봄 정월에 완산주를 비사벌에 설치하였다.(置完山州於比斯伐)며, 전주는 원래 백제의 완산인데, 진흥왕 16년에 주로 만들었고, 26년에 주가 폐지되었다가 신문왕 5년에 다시 완산주를 설치하였다.고 나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비사벌은 1950~1980년대 옛 전주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사용되면서 문학 작품들과, 전주 찬가, 그리고 전북대 교지 등에도 상징적으로 쓰였고, 비사벌 아파트, 술 이름 등 크고작은 상표에 두루 쓰였다. 문제는 같은 옛 문헌에 경상도 창녕군의 명칭도 비사벌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즉 <신증동국여지승람> 창녕현의 건치연혁과 <여지도서>에 본래 신라의 비자화군 또는 비사벌이다로 나와 있다. 그렇다면 비사벌은 전주의 옛 이름일까, 창녕의 옛 이름일까.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나 <신증동국여지승람> 그리고 1757년에 발간된 <여지도서> 등 여러 가지 고문헌으로 보아서 전주의 옛 이름이기도 하고, 창녕의 엣 이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그러나 고문헌에 비사벌이 전주의 옛 이름처럼 등장하지만, 당시 완산주(전주 옛 이름)와 비사벌의 지리적 위치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그 시기의 비사벌은 경남 창녕지역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의 반론이 있다. 이강래 전남대 교수는 2011에 펴낸 <삼국사기 인식론>에서비사벌(창녕)에 있었던 가야 사람들을 백제의 완산(전주)으로 강제 이주시키면서, 그곳(전주)을 비사벌로 부르는 전통이 생겼다. 이런 전통이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잘못 기술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단국대의 전덕재 교수는 창녕에 있는 신라 진흥왕 척경비와 <삼국사기>를 비교 분석한 뒤, 김부식이 비석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오류로 파악했다. 하지만 조선 오백 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저작물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여지도서>가 오자를 그대로 둔 채 정부에서 간행했다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 ≪여지도서≫는 읍지 편찬의 역사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룬 저작으로, 여지도(輿地圖)와 서(書)를 결합할 정도로 지도가 중시된 것이다. 공시적 기록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는 ≪여지도서≫는 전국에 걸쳐 동일한 시기에 작성된 읍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18세기 중엽의 지방 사회를 전국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설령 비사벌 이름이 창녕의 옛 이름이라 할지라도 전북을 대표하는 시인 신석정 시인의 삶의 편력과 문학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부정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모든 나라마다 지역마다 그 지역의 이름난 작가들의 고택을 문학관으로 활용하고 있으므로 남노송동 일대에서 재개발이 이루어질 때 신석정 시인의 고택인 비사벌초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인의 마을, 시인의 정원이라는 상징성을 부각한다면 의미 있는 개발이 되지 않을까? /신정일(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7 16:30

전북경찰 사건 처리속도 너무 더디다

전북경찰의 사건 처리속도가 갈수록 더뎌지면서 수사 지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 후 개선은커녕 더 늦어지면서 당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건 처리기일을 단축시키기 위한 수사체계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한병도의원(더불어민주당, 익산)이 경찰청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경찰은 최근 4년(20172020년)간 사건 1건당 처리기간이 평균 52.05일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시도 경찰의 평균 사선 처리기간 50.06일에 비해 약 2일간 더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경찰의 연도별 사건 평균 처리기간은 2017년 45.1일, 2018년 51.3일, 2019년 53.7일, 지난해의 경우 58.1일로 해마다 지속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의 경우는 7월 기준 63.9일이다. 올해 사건 세부적으로는 고소사건이 1건당 평균 96.3일, 고발 71일, 진정 94.2일, 탐문정보 90.3일, 신고 사건 49.7일, 현행범 30.7일, 기타 39.1일로 예상대로 고소고발이나 진정 사건 처리에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건 처리의 수사지연은 비단 전북경찰 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 경찰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실이다. 수사지연의 원인으로는 늘어난 사건과 수사 범위에 비해 수사 인력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땜질식 수사관 배정 인사로 수사 역량이 떨어지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도 많아지고 책임도 막중해지면서 수사 베테랑들이 수사업무를 기피하는 경향도 보여지고 있다. 전북경찰청이 올해 수사인력 부 족과 특정부서 기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인력을 충원했지만 대부분 수사경과 경험도 없는 15년차의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역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국민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경찰의 빠른 수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피의자 신문조서가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는데 아무 문제가 없도록 수사 전담인력 양성 등 수사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시키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27 16:28

캐스퍼와 군산형일자리

삽화 = 정윤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경형 SUV 캐스퍼를 구매했다. 온라인 사전예약 신청 첫 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차량을 예약했고, 이 차량은 퇴임후 개인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캐스퍼 구매에 대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상생형 지역일자리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산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스퍼는 광주형 일자리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에서 생산된 첫 번째 완성차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9년 1월 상생협약을 통해 국내 첫 상생 일자리로 설립됐다. 상생협약 체결 2년 8개월 만에 탄생한 캐스퍼는 사전 예약 열흘 만인 지난 23일 2만5000대가 예약되면서 이미 올해 생산목표 1만2000대의 2배를 넘어섰다. 경차이면서도 안전성과 편리한 기능은 물론 차박(차에서 숙박)까지 가능한 차별화된 디자인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캐스퍼의 성공은 지역 젊은이들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현재 고용 인원은 505명으로 이 가운데 93%인 470명이 지역 인재로 채워졌다고 한다. 2030대 직원 비율이 전체의 80%에 달하고 평균 나이가 29세라고 한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내년 초까지 300~4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고 공장을 2교대로 가동해 내년 생산량을 7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캐스퍼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은 군산과 경남 밀양, 강원 횡성, 부산 등 다른 4곳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 앞서 이미 지난 6월 군산형 일자리 1호 전기차 다니고 VAN을 출시한 군산과 전북의 부러움은 더하다. 지난 2019년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한 군산형 일자리의 주력 기업 명신은 연말까지 3000대의 다니고 밴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다니고 밴 5000대와 다른 해외 기업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올해부터 3년간 1100여명의 고용 창출이 목표지만 올해 고용 인력은 지난달 말 기준 350여명으로 당초 계획 700여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바이톤의 경영난으로 명신이 당초 추진했던 위탁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다행히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퓨처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보급형 전기차 위탁생산 계약이 추진중이라고 한다. 패러데이퓨처와 연간 10만 대 수준의 계약만 맺어도 군산형 일자리의 안정적 고용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광주형 일자리 첫 완성차인 캐스퍼의 성공적인 출발에 이어 군산형 일자리에서 생산될 보급형 전기차의 대박이 기다려진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9.27 16:28

군산항 제2 준설토 투기장 조성 서둘러야

군산항의 준설토를 쌓아놓는 금란도 투기장이 내년 말이면 포화함에 따라 제2 준설토 투기장 조성이 시급하다. 금강 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은 매년 막대한 양의 토사가 퇴적됨에 따라 제때 준설을 해야만 항구 기능을 유지한다. 하지만 현재 군산항 준설토 투기장으로 사용해온 금란도 투기장이 내년 말이면 더는 준설토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금란도 투기장 수토용량이 2050만㎥이지만 현재 투기량이 1880만㎥로 잔여 수토용량이 169만㎥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해양수산청은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6년간 총사업비 3717억 원을 들여 군산항 준설토를 활용한 호안 4170m를 축조하는 제2 준설토 투기장 사업을 4차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에서 지난해 말 제2 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서 배제했다. 기재부는 군산항 제2 준설토 투기장 건설의 시급성과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새만금 산업단지의 매립토로 사용가능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군산항 준설토를 새만금 산단 매립토로 활용해온 한국농어촌공사는 준설토의 부적합성을 내세워 더는 매립토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부처간 엇박자로 군산항 준설토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금란도 투기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내년 말 이후에는 군산항 준설토 처리가 어려워 항구 기능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산항 준설토 투기장 조성이 지연될 경우 제때 항로 준설공사를 할 수 없게 되고 이렇게 되면 항로 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항구로서 기능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정부는 군산항 제2 준설토 투기장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국가재정법상 도로의 유지보수 등 기존 시설의 효용 증진을 위해선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한 만큼 항로 기능 유지를 위한 준설토 투기장 사업도 예타 면제를 통한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군산항은 다른 항만과 달리 토사매몰 현상이 심각하다. 연간 360여만㎥에 달하는 토사가 항로에 쌓이기 때문에 이를 제때 준설 처리하지 않으면 항만 안전 및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전북경제를 지탱하는 군산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2 준설토 투기장 조성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27 16:28

세상에 대한 예의와 범절

송준호 우석대 교수 책 한 권을 다시 읽었다. <비밀정원>이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이다. 제4회 혼불문학상 당선작인 이 소설은 노관이라는 이름의 유서 깊은 종갓집을 배경으로 가문의 질서를 거역할 수 없어서 끝내 이루지 못하고 만 남녀의 올곧고 강렬해서 더욱 안타까운 모습으로 다가온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문학작품을 읽으면 교훈과 미적/언어적 감흥 두 가지를 동시에 얻게 된다는 걸 아주 오래전 <문학개론> 강의시간에 구체적으로 배웠다. 그 가운데 소설은 작가가 그려낸 인물의 독특한 성격이나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의 힘을 빌려서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실제로 그걸 읽다 보면 작중인물의 몇 마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곤 한다. <비밀정원>에도 그런 게 있었다. 젊었을 때 경계해야 할 것은 무지와 천박이란다. 부지런히 학문에 힘쓰고 예절을 익히렴. 예절이란 단순한 생활 범절을 넘어서 세상을 예우함을 말하는 거란다. 사람은 물론이고 자연과 사물에 대한 애정과 온순한 마음가짐이 바로 예절이지. 나는 그의 조카 요와 함께 주인공 율이 삼촌이 건넨 이 말에 귀를 기울이며 거기 적힌 활자에 눈길을 잠시 멈추었다. 무지와 천박을 경계하라는 말은 일부러 못 본 체하고 지나쳤다. 이제는 젊었을 때를 훌쩍 지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오만해서거나. 내 마음의 눈길을 붙든 말은 세상을 예우함하고 온순한 마음가짐이라는 두 구절이었다. 세상을 예우할 줄 아는 온순한 마음가짐을 몸에 배도록 익히라는 것, 언제 어디서든 그처럼 낮은 자세로 사물과 사람을 대하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하라는 것. 그 대목을 속으로 몇 번 더 읽다가 나는 책을 잠시 내려놓았다. 이십여 년 전에 들었던 말씀 하나가 마치 어제 일인 듯 생생하게 되살아나서였다. 지금 일하고 있는 대학의 전임교수 발령을 앞두고 나는 학과의 어른들 가운데 한 분인 정양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려고 그분이 사시는 아파트를 방문했다. 시골집 골방처럼 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서재로 내 손목을 이끄신 선생께서는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다면서 교수가 되신 걸 축하한다는 덕담부터 꺼내셨다. 그런 다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끝에 선생 특유의 굵고 낮은 소리로 내게 이런 당부 말씀을 들려주셨다. 우리나라 교수들은 사회적으로 대접을 비교적 높게 받는 편이라고, 누릴 수 있는 게 참 많은 직업이라고, 그럴수록 연구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머리를 꺼낸 선생께서는 내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면서 이렇게 덧붙이시는 것이었다. 오로지 혼자만의 노력으로 교수가 되었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해요. 그 어려운 공부를 해낼 수 있는 재능을 부모님께서 물려주셨지 않습니까. 송 선생의 오늘이 있기까지 옆에서 희생하고 도움을 준 사람들의 정성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우리 사회 도처에는 교수가 가진 역량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참 많지요. 그들에게 더욱 낮은 자세로 다가가도록 하세요.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눠 쓰는 일이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이고 예의가 아닐까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돌이켜보니 그날 그 어른이 내게 들려주신 말씀도 세상을 예우하는 온순한 마음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건 바로 교수이기에 앞서 더불어 살아가는 한 개인이자 사회인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예의와 범절이었던 것이다. /송준호 우석대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7 16:28

기업간 외상거래, 안전하게 보호받자

심중무 신용보증기금 호남영업본부 조사연구역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사회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제품과 용역을 제공하고도 판매대금을 제 때에 받지 못해 자금난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각종 대출 규제는 자금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금리가 오른다는 소식은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부담 증가 우려로 경영자로 하여금 더욱 불안케 한다. 그나마 최근 정부 발표에 따른 대출 만기 연장 조치와 각종 지원 방안으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되었지만 이마저도 한시적 조치여서 맘이 편치 못하다 기업이 부실하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거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과 판매대금 회수부진을 들 수 있다. 결국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은 그 기업은 물론이고 또 다른 기업의 부실로 이어지는 즉, 연쇄도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신용거래 위험은 한 기업을 넘어 그 기업과 거래관계를 맺은 상대방에게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별기업의 내부요인이 아니라 거래 상대방의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매출채권에 대한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어음거래를 줄이고, 외상거래 대비 현금거래 비중을 늘리거나 철저한 결제기일 관리 등 기업 자체적인 수단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지만 기업 스스로 전담부서와 인원을 두고 관리하기엔 한계와 어려움이 존재한다. 구매기업 우위의 시장에서 판매기업은 거래처 선정과 결제조건을 구매기업 요청대로 불리하게 수용하는 경향이 강하여 신용거래 위험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판매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회피하고 기업 스스로 판매활동의 활력을 찾기 위해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신용보증기금에서는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방지와 경영안정을 도모하고, 중소기업 스스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중소기업 매출채권보험을 도입하여 현재 전국 영업점에서 매출채권보험 인수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이란 중소기업이 물품용역을 제공하고 외상대금을 못받는 경우 그 손해를 보상하는 제도이다. 중소기업이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하면 거래처에서 부도가 나더라도 그 손해액을 보상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채권회수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보험 가입기간 동안 거래 상대방의 잠재적인 신용리스크를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매출채권보험이라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확보하여 신규 거래처수를 확대함은 물론 기존 거래처에 대한 신용거래 활성화로 매출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방식이 체계화되고, 인터넷과 SNS 등 정보매체 발달로 제도의 홍보가 활성화되면서 매출채권보험에 대한 문의와 보험 가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가입 문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반면, 우리 호남지역에서는 아직 제도의 인식 및 활용이 수도권에 비해 저조하다. 이는 제도적 신뢰보다는 인간적 신뢰에 기반한 거래경향이 강하다보니 보험 가입에 대한 필요성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예상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돈이 거짓말한다라는 속설이 있듯이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매출채권보험이라는 공적 보험이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기업간 마음놓고 거래할 수 있는 매출채권보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심중무 신용보증기금 호남영업본부 조사연구역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7 16:28

이희권 장군을 추모하며

재경 장수군민회 부회장 김영헌 6.25 전쟁이 휴전으로 끝나고, 고향 장수지역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그렇게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던 1956년 4월 2일, 우리들의 명문 장계중학교가 원인 모를 화재로 전소되고 말았다. 검은 숯덩어리만 남긴 간밤의 화재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까지 삼켜버렸고, 온 동네와 시장바닥을 울음바다로 만들어버렸다. 지금이니까 장계에 백화여고, 장계유니텍고등학교, 마사고등학교가 있지만 그 때 중고교 통틀어 달랑 하나뿐이었던 장계중학교는 우리의 꿈을 키우는 배움의 전당이었다. 불에 타버린 학교 재건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6.25 전쟁이 끝났어도 휴전일 뿐이었기에 양측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상태였다. 정부나 지역사회의 장계중학교 화재 수습은 뒷전이었다. 이같은 사정을 뒤늦게 접한 장계 출신 이희권 장군(9사단장)에 의해 장계중학교가 화재 발생 4개월 만에 재건된 것은 기적이었다. 이 장군 차남 이종택 씨에 따르면 당시 이 장군은 지금 아이들의 구원 요청을 못 본 척 했다가 훗날 그 이이들 앞에 어떻게 나설수 있겠는가. 라며 학교 재건에 공병대 투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 장군은 역사적으로도 어려울 때 군이 나섰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장수지방의 가을은 여우 꼬리보다 짧아서 시월은 한낮도 냉기가 찾아온다. 덕유산과 장안산이 둘러싼 해발 400m 장계지역은 추위가 빨리오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1개월이라도 단축해야 했고, 그만큼 군인들의 수고가 컸다. 휴전선에서 근무하는 이 장군이 고향에서 벌어지는 공사 진척 상황을 매일 보고 받고, 독려하는 일은 주요 일과였을 것이다. 가을꽃이 지천으로 만발한 그해 9월 10일 드디어 학교 준공식이 열렸다. 감격과 기쁨은 동네마다 출렁이며 9월의 적막을 깨뜨렸다. 밤을 지새우며 풀 먹여 다려놓은 새 옷 입고 교실에 앉아 내다 본 창밖의 꿈, 주민들은 오래오래 간직하고 있다. 이희권 장군은 1961년 5.16 군사혁명이 일어난 후 전역하기까지 군에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었다. 10여 년 전 병마와 싸우다가 운명하시기까지 고향 걱정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처럼 고향사랑이 지극했던 이 장군을 추모하는 기념비 하나 없다는 사실은 고향의 많은 이에게는 작지 않은 마음 빚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우리가 답을 할 차례가 됐다. 그동안 그분의 공적에 대한 추모의 온기가 퍼지면서 재경장수군민회 이상인 전 회장과 박종천 전 회장, 원병희 선배, 강홍순 총무, 그리고 필자가 주동이 되어 기념비 건립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크고 작은 정성이 모아지고, 멀리 카자흐스탄에서 보내온 성금도 답지되었다. 서울에서, 고향에서 소중한 성금을 쾌척해 주시는 손길에 매번 감격 말고는 답 글조차 쓰지 못했다. 내년 여름 장미가 만발한 때 이희권 장군님을 위한 기념비를 장계중학교 교정 양지바른 곳에 세워 제막할 예정이다. 이게 고향 사랑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재경 장수군민회 부회장 김영헌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6 16:37

MZ세대는 MBTI 열풍

김유진 우석대 미디어영상 4학년 우리 미래에 어떻게 될까? 이에 친구는 서른 살 되면 모두 직장 다니고 있겠지? 그때도 이렇게 다 모일 수 있을까?라고 답했다. 그 미래를 말한 게 아니어서 당황했다. 우리는 미래를 다르게 이해한 것이다. 나는 사후세계가 궁금했고 친구는 곧 다가올 현실적인 이야기를 궁금해했다. 죽으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물어본 건데라고 말했고 서로 한참을 웃으며 신기해했다.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에 시간을 보내며 그럴 때마다 사고가 확장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현실 가능성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재밌다는 친구. 나와 이 친구는 MBTI가 정반대다. 요즘 친구들과 대화할 때 빠지지 않는 주제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다. MBTI는 성격유형 검사로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의 이 4가지를 조합해 16가지의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한다. 별자리, 혈액형 특징을 웃으며 이야기했던 시대를 지나 MBTI로 나를 소개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대가 왔다. 당당하게 자기 PR을 하는 MZ세대는 MBTI로 자신을 설명한다.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큰 세대인 만큼 상대방과 MBTI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간단한 테스트로 쉽게 자신의 MBTI를 알 수 있고 이 열풍으로 다양한 심리테스트의 결과 역시 MBTI로 나와 친구들과 공유하며 상대방과 비슷한 점을 언급해준다. 친구들과 MBTI 이야기를 하면 서로의 생각을 듣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떠든다. MBTI로 열띤 토론을 하다 보면 다양한 성격을 가진 친구들끼리 만난 것도 신기하고 대화를 하면 할수록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같은 유형을 만나면 유대감을 갖게 되고 다른 유형을 만나면 서로의 장점을 부러워하고 흥미로워하며 서로의 뇌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MBTI의 열풍이 주는 이점이 있지만 퍼즐처럼 유형에 끼워 맞추는 맹신론자들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 도 넘은 정보들이 선입견을 만들기도 하고 좋고 나쁨을 가르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16개의 유형 중 하나가 한 사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유형이어도 모두 다 성격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알파벳 네 글자로 사람을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나에겐 MBTI 유행으로 인해 사람들과 관계가 쉬워졌다. 이전에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서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내가 틀렸다 생각했다. 서로의 성격과 가치관이 달라 표현방식이 달랐고 틀린 것은 없었다. 성격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다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사람들도 있지만 같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과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 수 있었다. 잠시나마 나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며 나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게 됐다. 평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있을까. 살아가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은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성격유형검사를 통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방법이던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면 된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면 MBTI 검사를 해보고 그 유형들이 좋아하는 것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과 MBTI 유형을 이야기하며 알아가는 시간이 많아지고 더 가까워졌다.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게 되니 서로를 더 존중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MBTI를 맹신하기보다 개개인의 장점을 칭찬해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김유진 우석대 미디어영상 4학년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6 16:29

선거판의 체급

삽화 = 정윤성 기자 우리 속담에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요즘 지역정가를 바라다 보면 역겨움이 절로 난다. 아무리 우리 정치판이 막가파식으로 되어간다고 하지만 깜냥도 안된 사람들이 출마한다고 마구 플래카드를 붙여 놓은 걸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상 살아 가는데는 상식이라는 게 있다. 상식은 다수의 건전한 생각을 말한다. 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이다. 그걸 무시하고 독불장군같이 돈키호테처럼 처신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너무도 자신을 모르고 철없이 권력욕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덤벙대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지사나 교육감 시장 군수는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다. 의원은 여러사람이 하니까 다소 자질이 부족해도 할 수 있지만 단체장은 최종 결재권자라는 책임감 때문에 아무나 못한다. 예전과 달리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 되므로 전문성을 갖춘 혁신적인 사람이 맡아야 한다. 이런 자리에 충분한 경험을 쌓지 않은 사람들이 마구 도전장을 내밀어 걱정스럽다. 유권자가 옥석을 가려 내겠지만 자칫 이런 사람 때문에 선거판이 혼탁해질 우려가 크다. 운동경기만 체급이 있는 게 아니다. 선거판에도 체급이 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설 사람은 어느 수준의 사람이어야 하고 교육감 전주시장 그리고 시장군수지방의원 까지도 체급이 있다. 그 사람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 단체장 도의원 시군의원 깜냥이 되는가를 알 수 있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진출하려는 2세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혀도 짧은 게 침은 멀리 뱉으려고 한다는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유권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체 할 뿐이다. 제대로 능력 검증도 안된 사람이 현직 국회의원의 입맛에 맞는다는 단순한 이유로 출사표를 던졌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재선의 김윤덕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최근 정세균 전 의장이 사퇴하면서 이재명 지사쪽으로 막차 탄 안호영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 한다. 3선출마에 송하진 지사가 지금까지 가타부타 언급을 안했지만 대항마가 너무 약해 3연임 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재선인 김윤덕 의원이 일찍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줄 서서 전북표심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지사 경선에 나설 정도의 정치적 역량은 못 되는 것으로 도민들이 보는 것 같다. 송 지사는 그간 전주시장 2번 지사 2번을 해 명예도 얻을 만큼 얻었기 때문에 지금은 욕심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맘 비우고 상황을 더 관망하고 있다. 자신보다 정치적 역량이 출중한 인물이 나오면 재고해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3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 송 지사의 정치력이 약하다고 비판하는 쪽도 있지만 새만금신공항과 전북산업생태계 변환 등 당면과제를 마무리하려고 3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조직관리에 들어가 있다. 관운이 짱짱한 송 지사는 3연임 하는 것보다 자당의 대선 승리를 더 걱정하는 눈치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9.26 16:29

젊은층 코로나 백신접종률 신속히 높여라

우려했던 추석 연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추석 연휴 직후 국내 신규 확진자 수 최다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북에서도 추석 전후 1주일간 하루 평균 3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런 확진자 수 급증에는 추석 연휴 사회적거리두기가 느슨해진 탓도 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세진 것도 주요 원인이다. 젊은층의 코로나 확산세를 막지 않고서는 코로나 4차 유행을 막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빨리 젊은층에 대한 백신 접종률을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 전북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북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577명 중 20대가 18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0대가 110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10~20대에서 발생한 것이다. 10~20대 젊은층 확진자 수가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활동이 활발한 반면 백신 접종률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20대 확진자 중 5명, 10대 확진자 중 1명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수치다. 다행이 최근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전북 도민의 1차 접종률이 80%를 바라보고 있고, 접종 완료율도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늦게 접종이 시작된 이유도 있지만 백신 접주 기피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18~49세 대상 백신 사전예약 결과 도내 대상자 45만 326명 중 28만 8908명이 예약해 예약률 64.1%에 그쳤다. 젊은층이 백신을 기피하는 데는 감염되더라도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낮고 가벼운 증상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안티백서(Anti-Vaxxer)가 활발히 활동하는 유럽과 미국 등의 영향도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은 본인 뿐 아니라 주변 공동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젊은층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18~49세 백신 접종은 이번 유행의 변곡점이 될 수 있어 무엇보다 속도전이 요구된다. 방역당국은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도록 홍보와 함께 편리하게 접종할 수 있게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26 16:29

생사 기로에 선 자영업자 절규 외면말아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정부의 강도 높은 방역조치가 이어지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계층이 자영업자들이다. 경영난과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생사 갈림길에 선 자영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최근에만 서울과 강원 원주, 전남 여수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전국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년6개월 간 전국 700만 자영업자들이 66조원이 넘는 빚을 졌고, 45만3000개 매장이 폐업헸다고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실상을 밝혔다. 하루 평균 1000게 이상의 삶의 터전이 문을 닫은 셈이다. 위기상황을 견디다 못한 외식업중앙회 전북지회와 전주시지회 등이 지난 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힘들게 참아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실효적인 지원방안을 호소했다. 앞서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도 서울에서 회견을 갖고 정부의 책임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과도한 영업 제한 철폐, 온전한 손실보상 마련등 5가지 사항을 강력 요구했다.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는 등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거리두기 완화를 기대했지만 신규 확진자는 두 달 넘게 네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자영업자들에게 지금까지와 같은 일방적 희생만을 지속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자영업자들의 대출 만기와 상환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 등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이제 백신 접종도 본궤도에 올랐다. 그동안 방역에 자영업자들의 협조와 희생이 없었다면 코로나19에 이 만큼 대처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 지침에 따라 방역에 참여하면서 생긴 손실에 대해 일정 수준 보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지난 7월 보상법 공포 이전 손실까지 소급 적용하는 등 지영업자들의 고통을 최대한 배려해 줄 수 있는 전향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26 16:29

균형발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김형우 전라북도 건설교통국장 스포츠에선 신장과 힘에서 유리한 몸집이 큰 선수들이 많은 이점을 갖는다. 체중에 따라 선수들을 여러 체급으로 나누는 이유는 작은 차이가 곧바로 결과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같은 체급끼리 경기를 하는 것이 공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자체를 인구수에 따라 체급으로 나누자면 전체 인구수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도권은 비수도권 전체가 힘을 합쳐도 상대하기 어려운 수퍼헤비급이다. 수도권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600만이 넘는 부산울산권을 비롯해 대구와 광주 대전과 같은 대도시권은 헤비급이며, 광역시가 없는 전북과 강원은 가장 낮은 체급의 플라이급으로 비유할 수 있다. 1999년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는 체중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급의 격투스포츠나 다름 없었다. 지자체별로 체급차이가 컸지만 체급에 관계없이 모든 지자체가 경제성과 정책성 분석이라는 똑같은 경기규칙을 따르도록 하였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수퍼헤비급 수도권의 독무대가 이어지자 정부는 2019년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과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를 비수도권이라는 두 개의 체급으로 나누었다. 이러한 규칙은 철도나 고속도로 및 국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투자를 위해 5년 또는 10년 단위의 중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지자체에선 이와 같은 정부의 중장기계획에 지역사업들을 반영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 대규모 SOC 사업들이 기반시설로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경제성은 지역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여부를 결정하는 첫 번째 관문이다. 비용 대비 편익이 높아야 경제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편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통수요는 인구수에 비례한다. 당연히 교통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대도시권이 다른 지역보다 경제성 분석에서 유리 할 수 밖에 없다. 인구수는 바로 국가 중장기계획에 지역사업을 반영하는 실력과 직결된다. 그러나 부산대구대전광주와 같은 근육 빵빵한 헤비급 대도시권과 플라이급의 전북이 비수도권이라는 동일한 체급으로 묶여 지금도 한 무대에서 맞짱을 뜨고 있다.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는 게임이다. 여전히 수도권과 대도시권의 벌크업(Bulk-up)은 계획되고 있지만 전북은 체중 증가는 커녕 오히려 원하지 않는 다이어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와 같은 불공정한경기가 진행된다면 체급과 실력차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헤비급은 헤비급끼리 플라이급은 플라이급끼리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꾸는 것이 공정한 경기를 위한 첫걸음이다.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과 부산대구대전광주 등과 같은 대도시권 그리고 전북과 강원처럼 광역시가 없는 강소도시권으로 예비타당성조사의 체급을 나누고 체급에 맞는 경기규칙을 마련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걸림돌이 아니라 지역의 발전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이 상생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형우 전라북도 건설교통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6 16:29

시장의 실패, 정부의 실패?

독점이나 정보의 불균형(LH직원의 투기)등의 원인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거나, 농산물가격이 폭락하는 등의 현상을 시장실패(Market failure)라 하며 이러한 시장실패현상이 정부의 개입을 정당화 시키는 명분을 제공 합니다. 이를 부동산시장에 적용하면 정부개입의 정당성은 비단 효율성을 상실에 의한 시장실패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공성내지 형평성에서 더 의미를 찾을 수가 있는데 그 근거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즉 경제적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의 보장과 상대적 위화감을 감소시킨다는 명분을 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공급측면에서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민간공급의 확대뿐만 아니라 직접 공급자가 되어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여 공급하기도 하는데 이는 공공재의 존재로 인한 시장실패라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본질적으로 상충관계에 있는 효율성과 형평성은 양립이 불가능한 존재이므로 공공성을 명분으로 한 정부의 개입은 실패를 전제로 한 출발일 수도 있는데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악의 선택이라는 데서 그 명분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수요측면에서 정부는 LTV, DTI등 금융상의 제한을 통해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고 부동산양도차익에 대해 중과세 내지는 비과세, 감면축소 등의 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비록 처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뒀다고는 할지라도 조세부담 때문에 출구를 찾지 못한 1차 소비자들이 처분을 못하고 실수요자는 높은 가격 때문에 취득을 못하는 정부개입(외부효과)에 의한 또 다른 시장실패의 원인을 초래합니다. 지난 2014년 일시적인 공급과잉으로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초래되자 정부의 경제수장이 빚내서 집 사면 정부가 책임진다고 나서면서 부동산대출에 대한 규제완화와 각종 조세혜택을 부여하자 2008년부터 침체되어 오던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게 됩니다. 이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한 가장이 자살을 할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과열되었던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라고는 하나 5년 간의 조정국면을 거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기회를 잃어버린 정부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한국/미국 세무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3 16:38

인생은 육십부터인 이유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새해 초 여러 곳에서 주는 달력을 마다하고 하루하루 떼어내는 일력을 사다가 걸었다. 내심 올해는 日新日新 又日新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루에 한 장씩 떼어내며 새로운 날을 살아보겠다는 각오는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오늘은 한꺼번에 여섯 장을 떼어냈다. 시간이 빨리 흘러서일까 달력을 떼어낼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서였을까. 어느새 달력의 두께는 아주 얇아졌다. 절기상으로도 상강을 향해 달려가니 월동 준비도 해야 하고 금세 새해가 올 것 같다. 올해가 아직도 두어 달이나 남았는데 내가 새해 타령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년이면 나는 육십이 된다. 내가 어떻게 육십이라는 나이를 먹지? 육십이라는 나이는 옆집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 있을 나이이지 어떻게 나에게 육십이라는 나이가 오나. 이제 늙어갈 일밖에 없겠다고 인식하는 순간 덜컥 겁이 나고 두렵기도 했다. 나보다 먼저 육십을 맞은 사람들도 이런 심정이었겠지. 육십을 맞이하는 게 이렇게 두려운데 사람들은 왜 인생은 육십부터라고 했을까. 나는 그 답을 찾아 나섰다. <논어 위정> 편은 공자가 본인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회고하는 구절이 있다. 공자는 나이 십 오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삼십에 홀로 설 수 있었으며 사십은 불혹이라 하였고 오십에 지천명하였으며 육십에 이순하였고 칠십에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여도 법과 도덕에 저촉됨이 없다고 하였다. 어느 구절보다 육십에 귀가 순해진다는 말의 뜻이 궁금해진다. 논어를 다시 꺼내어 읽어보았다. 송대 주희가 주를 달아놓기를 육십은 마음이 통하여(心通) 무엇을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았고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된 것을 아는 때라고 주석을 달아놓았다. 결국 마음이란 것은 육십이 되어야 성숙해지고 무르익나 보다. 그래서 사람들과 쉬이 마음이 통하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거슬리지 않나 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신영복 교수는 오랜 수감생활 동안 본인이 읽어온 동양고전을 정리하여 강의라는 책을 낸 바 있다. 신 교수가 동양고전을 꿰뚫어 읽고 터득한 마음에 관한 구절이다. 마음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마음이 좋다는 것은 마음이 착하다는 뜻이다.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착하다는 것은 이처럼 관계에 대한 배려를 감성적 차원에서 완성해놓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머리로 이해하거나 좌우명으로 걸어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의식 속에 녹아들어 있는 그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인생은 육십부터라고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100세 시대에 사는 우리는 100세 시대가 그저 반갑지만은 않다. 중간에 적어도 한번은 은퇴를 해야 한다. 수입은 적어지고 나이는 많아지고 고뇌는 깊어진다. 은퇴하는 시점을 인생의 끝으로 잡을 것인지 다시 시작하는 시작점으로 잡을 것인지는 오롯이 나의 몫이고 선택이다. 육십이라는 나이는 그간의 경험과 연륜에 마음마저 통하는 때이니 인생을 다시 한번 힘차게 살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구순의 우리 어머니는 내가 육십만 됐어도 하고 싶은 거 다 해볼 수 있겠다고 지난 시절에 대한 회한이 많으셨다. 구십 세의 노 교수님은 육십오 세에 은퇴한 후 그저 쉬기만 했는데 구십까지 살 줄 알았더라면 나는 어떤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내 인생 삼십에 홀로 설 때는 패기 하나로 살아냈다. 육십인 지금은 경험과 연륜과 나와 마음을 나눌 내 편이 곳곳에 포진해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한 번 해볼 만하다. 전국의 지자체에도 50플러스라는 기관을 두고 인생 이모작을 응원해주고 있다. 내년에도 나는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에 과감하게 도전을 해보려 한다. 도전은 꿈꾸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흥분되고 설레는데 실행해 나가면 얼마나 더 가슴 벅찰까 상상해보자. 작은 도전이 큰 변화가 되고 그 변화는 내 운명을 바꿀 계기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23 16:38

실종자 발생 안내문자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 확진자 발생 알림 문자는 이제 일상이 됐다. 연휴에도 알림문자는 이어졌는데 그 중에 특별한 문자가 있었다. 실종자 발생 안내 문자였다. 인터넷 주소를 클릭해보니 70대 초반의 여성이다. CCTV로 찍힌 듯 한 영상은 왜소한 체구에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는 초로의 할머니가 움직이는 짧은 동선을 담았다. 치매환자구나 싶었다. 실종자 안내 문자를 받기는 처음이었다. 집을 나간 할머니의 행방이 어찌 되었는지 내내 마음이 쓰였지만, 이후 실종과 관련된 문자는 오지 않았다.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 홈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의 관리 및 보건 복지 서비스를 제공 받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커뮤니티케어 추진을 복지정책의 핵심과제로 삼고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커뮤니티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의 정착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3년전 쯤 공중파 방송으로 방영되어 널리 알려진 커뮤니티케어의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일본 후쿠오카 현 오무타 시가 도입한 치매 SOS 네트워크다. 오무타 시는 석탄 산업으로 한때 인구 2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번성했으나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인구 11만 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작은 도시가 됐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일본의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노령화율이 높아졌다. 오무타 시는 노인 정책에 관심을 쏟았는데, 그중에서도 치매정책은 특별했다. 오무타 시는 치매 정책의 중심을 커뮤니티케어에 두고 그를 위한 전방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중 가장 빛나는 프로그램이 SOS 네트워크다.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환자의 신상정보를 문자로 전송해 지역 사회 전체가 환자를 찾기 위해 나설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시와 소방서 경찰서 등 행정 기관과 관련 단체, 학교까지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다. 시민들은 치매노인 대처법을 교육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의 SOS 네트워크 모의훈련에도 적극 참여했다. 환자가 집을 나간 뒤 1시간이 되기전에 휴대폰 어플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어른들 뿐 아니라 초중학교 학생들까지 나서 실종 환자를 찾아내는 오무타 시의 슬로건은 치매에 걸려도 안심하고 외출하며, 살 수 있는 지역만들기다. 연휴가 끝나갈 즈음 또 다른 실종자 발생 안내문자가 왔다. 85세의 할아버지다. 며칠 전 실종된 할머니를 찾았다는 안내문자는 아직 없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9.23 16:38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