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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인물명 도로, 정언신로 이야기

김우영(전주교육대학교 총장) 전주의 인물명 도로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인물의 시호 또는 이름이 명명되어 있다. 시호를 사용한 도로명은 충경공 이정란의 충경로가 유일하다. 과거에는 호 또는 시호를 사용하여 도로명이 지었졌지만, 그 의미를 일반인이 알기가 어려워 최근에는 이름을 직접 사용한 도로명이 많아졌다. 전주의 인물 도로명은 견훤로, 정언신로, 정여립로, 권삼득로 등이 대표적이다. 정언신로는 인후동 견훤왕궁로에서 아중리 동부대로에 걸쳐 있다. 정언신은 현재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완산지에는 전주의 대표적 인물 중의 한 명으로 이미 기록되어 있다. 전주 출신으로 조선시대 과거급제를 통해서 우의정에 이른 사람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선조 시대의 정언신과 숙종 시대의 이상진이 눈에 뛴다. 이상진은 충경공 이정란의 증손이기도 하다. 이상진은 청백리로 선정된 탁월한 문관이었다고 한다면, 정언신은 문관으로서만이 아니라 고위급 무관으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다. 정언신은 1566년(명종 21년) 문과에 급제하여, 1571년(선조 4년) 호조좌랑을 거쳐, 함경도 병마절도사를 지냈다. 1582년 함경도 두만강 이북의 여진족 니탕개가 난을 일으키자, 선조는 정언신을 우참찬으로 승진시키고, 함경도 도순찰사를 겸직하게 하여, 니탕개의 난을 진압하게 하였다. 정언신은 후일 임진왜란에서 활약한 신립, 이일, 이순신, 김시민, 이억기 등 무관들을 지휘하여 난을 성공적으로 진압하였고, 이어 함경도 관찰사를 맡아 북방의 방비를 정비하고 안정시켰다. 사헌부 대사헌을 거쳐, 1587년 병조판서로 승진하였고, 1589년 2월 우의정이 되었다. 그러나 우의정이 된 해, 정여립 사건으로 고초를 겪게 된다. 정여립의 모반 혐의에 대한 고변이 들어오자, 정언신은 처음에 이에 대한 조사를 맡는 위관이 되었다. 그러나 서인인 정철이 사주한 대간들이 정언신이 정여립과 구촌간임을 이유로 탄핵을 하여, 위관과 우의정의 직을 박탈하고, 하옥되게 하였다. 정철이 대신 위관이 되었고, 조사 과정에서 정여립과 종친으로서 주고받은 서신이 드러나 정여립의 일파로 몰려 남해에 유배되었다, 갑산으로 유배지를 옮겼다가 그곳에서 병사하였다. 사후 그의 억울함이 드러나 1599년(선조 32년) 다시 복권되었다. 정여립 사건과의 연루로 중형을 받아, 과거엔 두드러진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최근 그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언신은 당시 북방 여진족들의 위협을 평정하였고, 북방의 방어를 안정시킴으로써, 그 여력을 몰아 여진족과의 전투에서의 경험을 쌓은 무관들을 남쪽의 방어에 재배치함으로써 환란에 대비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병조판서로 있던 1589년(선조 22년), 비변사에서는 신료들의 추천으로 유능한 무관들을 채용하여 전국 각지에 파견, 외적에 대한 방어를 준비하게 한 바 있다. 임진왜란의 영웅인 이순신은 당시 우의정이었던 이산해와 병조판서였던 정언신이 같이 추천하여 중용될 수 있었다. 임진왜란 초기 전주로 진입하려는 왜군들을 격파한 웅치전투에서 후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다 부하들과 함께 전사한 김제군수 정담도 정언신이 추천한 무관이었다. 임란 후 병조판서 황정욱은 군사 지휘의 경험이 풍부했던 정언신이 있었다면 왜적에게 쉽게 참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탄식하였다고 한다. /김우영(전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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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1 16:54

협치로 만들어가는 지역의 미래

국영석 완주고산농협조합장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정부와 기업, 지역과 시민사회 모두가 부단히 노력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지역의 상황은 안팎으로 더 복잡하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산업환경의 변화와 부족한 일자리 문제에서부터 개발과 보존, 세대와 계층 간 소통문제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소수의 생각과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함께 지혜를 모으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담대하게협치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협치는 공공활동을 수행해나가는 다원적인 조직체계를 이르는 말이다.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정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권위주의 시대가 통치와 지배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협치와 연대의 시대다. 행정도 마찬가지로 주민참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정 운영 전반에 다양한 협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좋은 협치가 이루어지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협치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협치 그 자체를 중요한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절차적인 형식으로 다루게 되면 협치의 신뢰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둘째는 협치의 다양성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협치는 소수의 전문가와 특정한 단체들의 힘만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행정과 의회, 대학과 기업, 지역과 시민사회, 청년과 어르신 모두가 골고루 참여하고 균형감 있게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협치가 가능하다. 세 번째 조건은 협치를 위한 권한의 위임이다. 협치의 과정에서 자치단체의 기능과 역할은 크고 중요하지만 지나친 행정주도의 협치는 결국 민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협치는 혁신이 아니고 일상이 되어야 한다. 혁신이 일상이 되려면 협치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협치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촘촘하게 설계하고 실효성 있는 협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생의 플랫폼을 만들고 긴 호흡으로 협치의 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인내심 있게 협치의 중심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협치리더십의 요체다. 협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결국 상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생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 작은 실패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협치의 실험과 도전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지난주 막을 내린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창단하지 7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팀이 우승을 일궈냈다고 한다. 상대팀은 지난 7년 내내 빠짐없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이었기에 이 결과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분석이 회자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월등히 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이뤄낸 여러 가지 이유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른바팀 정신이었다. 구단 운영진과 현장의 조화, 코칭스테프의 역할 분담, 고참과 신인들의 존중 등이 어우러져 팀의 객관적인 전력을 넘어서는 긍정의 시너지를 만들어냈고 결국 우승에 이르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심에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감독의 협치의 리더십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례를 통해 협치의 진정한 의미와 지역사회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행정, 의회, 대학, 기업, 주민조직 모두가 적절한 역할분담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지역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 모두를 극복할 수 있는 긍정의 시너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모두와 함께 하는 협치의 길이다. /국영석 완주고산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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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1 16:54

이재명이 전북서 안 뜨는 이유

대선은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내려지는 기회다. 문재인 정부가 잘했으면 유권자들이 지지할 것이고 잘못했으면 바꾸자고 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참혹한 실패로 규정한다.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한 것에 불만이 높다. 소득은 충분한데 은행 대출길에 막혀 아파트를 사지 못하는 젊은층의 불만이 의외로 많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원인은 수요와 공급 불일치 때문이지만 투기수요를 차단하지 못한 탓이 크다. 여야후보가 확정되었으나 대선 분위기가 뜨지 않는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코로나19시대에 사이다성 발언과 포퓰리즘 정책에 힘입어 서민들에게 상당한 청량감을 줬지만, 대장동 사건에 발목 잡혀 지지율 정체를 보이고 있다. 선대위가 구성됐으나 이 후보만 열심히 뛰지 원팀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집토끼라고 여겨온 호남에서 지지율이 DJ 노무현 문재인 때와 다르게 나타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출마했을 때만해도 너나할 것 없이 문을 지지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의사표시를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게 거의 안 보인다. 특히 전북 경선 때 광주 전남과 달리 이재명 후보가 54.55%로 1위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이 후보 지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없다. 경선이 끝났으나 이낙연 지지자쪽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송영길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과 결선투표를 하지 않은 게 잘못이라는 것. 이런 상황속에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임순)이 민주당 복당 철회를 밝히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만남을 통해 접점을 찾아간 것도 한몫 거든다. 여기에 전북 출신 민주당 8명의 국회의원에 도민들의 불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전북에서 이 후보의 지지가 답보상태에 놓인 이유는 문 정권에 대한 실망이 크게 작용한다. 지난 대선 때 64.8%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는데도 임기가 다 되도록 전북에 통 크게 지원해준 게 없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도 하대명년이고 20대 국회 때부터 남원 서남대 폐교로 생긴 의대정원 49명을 갖고 설립기로 했던 공공의대 설립문제가 아직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채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운천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북 현안에 프렌드리 정책을 내 놓고 내년도 국가예산을 적극적으로 챙겨 윤석열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MB나 박근혜 때보다 많은 두 자릿수 지지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진정성 있게 서진정책을 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무튼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북 유권자를 집토끼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소홀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것. 예전처럼 전북유권자의 표심이 민주당 후보한테 일방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을 지지해봤자 지역으로 돌아온 게 없지않느냐는 게 전북의 현재 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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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1.11.21 16:54

판소리의 재해석과 전라북도 글로컬 실현의 비전

박정민(전북대 사학과 조교수) 지난 10월 30일 국악으로 신명나게 놀아 볼 신개념 퓨전 국악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향한 조선판스타가 종영하였다. 최근 여러 이슈를 몰고 온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 보다 화제성은 적지만, 시청률은 3배 가까이 앞서며 저력을 과시하였다. <조선판스타>는 국악을 기반으로 가요, 재즈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무대를 꾸미는 크로스오버(corss-over)로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음악의 매력을 새롭게 제시하며 호평 받았다. 우리 음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도 판소리의 파격 변신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한한국 국악계는 지금 현대적 재해석과 퓨전으로 폭넓은 세대의 주목과 호응을 얻는 중이다. 반면 북한은 국악의 변신에 회의적이다. 북한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1월 2일 국악계 이단아들이 서양악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민족 음악을 변질시키고 있다., 민족 음악의 명맥이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을 고수하고 보존한다는 측면에서도 이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판소리가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이는 18세기 영정조대와 19세기 흥선대원군대의 판소리는 사뭇 다르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도 판소리는 계속 변화를 겪으며 오늘의 형태에 이르렀는데, 전통이란 것은 시간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판소리를 비롯한 국악의 역사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 전라북도의 위상이다. 흔히 남원을 국악의 성지라고 하는데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흥부가와 춘향가의 배경지이고, 동편제 판소리를 정형화한 송흥록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민속국악원도 남원에 있고, 시립 국악단이 운영되며, 후속세대를 양성하기 위한 국악예술고등학교도 있다. 남원뿐만 아니다. 19세기에 고창 지역에서 활동했던 동리 신재효는 기존의 판소리를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끼 타령, 적벽가, 가루지기타령 등 여섯 마당 사설로 정리하였고, 이론을 정립하였다. 국악계에서 신재효의 위상은 매우 높은 만큼, 고창군에서도 그를 기리기 위해 판소리박물관, 판소리전수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전국 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를 1988년부터 34회째 진행하고 있다.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전주대사습놀이 역시 조선 후기에 전라감영과 전주부 통인청에서 주관하며 성했하였는데, 1910년을 전후한 시기에 중단되었다가 1975년부터 재개되었다. 전주대사습놀이가 현재 국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국악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는 전라북도의 소리가 현대에 다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는 지역의 것이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글로컬(Glocal)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전라북도는 국악 등을 홍보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통적인 판소리를 계승함과 동시에 퓨전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판스타가 시즌 2를 개최한다면 결승전은 전주대사습놀이를 진행했던 전라감영에서 진행하도록 하여 전통적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혹은 최근의 트렌드인 메타버스나 가상현실 플랫폼을 국악과 접목시켜 전라북도에서 선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있다. 판소리를 비롯한 국악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전라북도가 관련 문화 사업에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면, 우리문화유산의 세계에 알리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정민(전북대 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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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11.21 16:54

전북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꼭 성사시켜라

전북도가 천연물 신약으로 특화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팔을 걷었다. 바이오헬스 산업이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성장잠재력을 고려할 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는 전북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비한 바이오헬스 분야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북도의 의료복합단지 추진이 결실을 맺도록 정부 차원의 배려와 지원을 기대한다. 전북도가 첨단의료복합단지 후보지로 내밀고 있는 곳은 신약 개발과 관련된 핵심 연구기관이 집적된 정읍지역이다. 정읍연구개발특구에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원 전북분원, 안전성평가연구소 전북분소가 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약초생산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하면 투자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게 도의 분석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기존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충북 오송, 대구경북 외 추가 지정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두 곳은 각종 핵심 연구시설과 관련 대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2038년까지 시설운영비 1조8천억원, 연구개발비 3조8천억원 등 모두 5조6천억원을 두 지역에 집중 투자할 계획만 발표했을 뿐 추가 지정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북도는 기존 충북 오송과 대구경북를 연계한 삼각축을 형성, 국가 바이오헬스산업의 허브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송과 대구가 각 각 바이오 신약과 합성 신약으로 특화된 만큼, 현재 전북도가 내세운 천연물 신약에 특화된 첨단의료복합단지는 구축되지 않았다. 천연물신약 연구개발과 산업화 촉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도 관련 특화단지가 필요하다. 정부 의지가 관건인 셈이다. 정부가 제3 첨단의료복합단지 계획을 갖고 있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바이오헬스 분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지자체의 유치경쟁이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9년 지정 당시에도 10개 지자체가 경쟁했다. 전북도와 도내 대학, 연구기관, 관련 업체 등이 긴밀히 협조해서 전북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꼭 유치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1.21 16:54

섬진강 · 용담댐 수해 국가가 우선 보상해야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때 섬진강댐과 용담댐 등 전국 곳곳의 댐 하류 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지만 1년 3개월이 넘도록 명확한 책임 소재 규명과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한국수자원학회 등에 의뢰해 댐 하류 수해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고 두루뭉술한 결과라는 비판을 받았다. 책임주체가 불분명한 결론으로 인해 기관별 피해액 분담 등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를 남겼고, 우려한대로 아직까지도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보상이 늦어지면서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논밭과 축사가 망가진 수재민들은 아직껏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나마 올 여름에 다시 수해를 당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이런 가운데 자치단체가 국가에 다시 배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을 비롯해서 전남과 경남충북충남 등 지난해 수해를 당한 댐 하류 5개 광역자치단체는 18일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 국가의 신속한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제출했다. 수해의 원인이 국가기관에도 있는만큼 수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피해액 전액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댐 하류지역 물난리의 책임주체를 가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 시급한 것은 해를 넘겨서도 보상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수재민들의 일상회복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이라면 제대로 된 배상안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난리 피해 배상액을 책임주체로 거론된 기관별로 나눌 경우 책임회피와 소송 등으로 인해 수재민들에 대한 실질적 배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설령 조정안이 나오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수재민들이 다시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수재민들에게 돌아간다. 댐 하류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고, 수많은 수재민이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채 해를 넘겼지만 여전히 보상이나 배상논의는 진척이 없다. 그리고 다시 한 해를 훌쩍 보내고 있다. 지금 가장 우선돼야 할 일은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의 일상회복을 위한 피해 복구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 먼저 수재민들에게 피해액 전액을 신속하게 보상하고, 추후 기관간 분담금 비율을 정해도 늦지 않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1.21 16:54

왕의 초상, 어진의 외출

삽화 = 정윤성 기자 전시실 진열장 유리 건너편에 왕의 초상이 있었다. 오래,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실재감으로 다가오는 용안의 품격. 섬세한 필력과 강렬한 채색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종이의 뒷면에 색을 칠하여 은은한 느낌을 배어 나오게 하는 배채법의 효과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더했다. 2005년 봄, 국립전주박물관이 기획한 <경기전과 태조 이성계-왕의 초상> 전시에서 공개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었다. 600년 시간을 안고 있는 태조 어진 진본이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111년만이었다. 그해, 태조 어진의 외출은 특별하고 화려했다. 우리나라의 초상화 역사는 풍요롭다. 그중에서도 조선시대의 초상화는 한 시대의 미술사를 주도할 정도로 활발하게 제작되었으며 그 수준도 빼어났다. 왕의 초상, 어진은 조선시대 그려진 초상화 중에서도 으뜸이었다. 왕들의 초상화는 대부분 왕이 생존해있을 때 그려졌지만 더러는 작고한 뒤에 그려지기도 했는데 작고한 뒤 그려지는 초상화들도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완성되는 까닭에 실재 했던 왕의 초상과 매우 흡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선시대에 제작된 초상화는 대부분 진본을 잃었다. 전란으로 소실되었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태우고 초상화를 새로 제작하는 관행 때문이었다. 왕의 초상도 예외가 아니어서 오늘에 남겨진 진본은 태조 이성계와 영조의 어진뿐이다. 특히 태조 어진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린 전신상으로는 유일하다. 태조 어진에 역사성과 함께 회화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태조 어진은 당초 다섯 곳에 진전을 지어 모셨다. 전주를 비롯해 태조가 태어난 영흥과 성장한 개성,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과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다. 이들 중 살아남은 것이 전주 경기전의 어진이다. 경기전에는 태조가 작고한 후 1410년 경주의 집경전 어진을 모사한 해 완성한 어진을 모셨으나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872년 새롭게 제작된 어진이다. 조선 창업자인 태조의 초상은 조선시대 왕들의 초상 중에서도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회화사의 측면에서도 조선시대 초상화 중 최고로 꼽혀 한때 한국회화사 전공자들은 태조 어진을 모신 경기전을 성지와도 같은 곳으로 여겼다. 사실 우리가 경기전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태조 어진은 진본(국보)이 아니다. 회화적 측면에서 보자면 모사본과 원본의 차이는 매우 크다. 다행히 2005년 이후 태조 어진 진본은 1년에 단 한번, 20여 일 동안 외출을 한다. 올해도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8일까지 경기전 안 어진박물관에서 태조 어진 진본이 관객들을 만났다. 귀한 선물이었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11.18 16:33

[노인환의 세상만사] 다주택자 중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들

전주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 만 23개월이 지났습니다. 6개월 남은 임기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이번정부의 절대반지인 부동산투기근절을 위한 조정대상지역은 취득단계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강화 및 취득세의 중과, 자금출처소명서의 제출의무화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양도단계에서 1세대1주택비과세요건 강화와 더불어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통해 실수요자중심의 부동산시장으로 재편하는데 그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조정대상지역에 중과세의 핵심은 중과세대상 주택 수 판단 시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시키며, 2주택자는 기본세율+20%를 적용하고 3주택이상은 기본세율에 30%의 추가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거이전목적이나 상속, 결혼 등의 사유로 투기수요와는 무관하게 다주택자가 상황에도 중과세를 한다면 그 취지 등에 반하게 됨으로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중과세대상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먼저 30%의 추가세율이 적용되는 3주택자 중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주택을 살펴보면, 양도일 현재 기준시가 3억 원 이하인 주택은 중과세대상에서 제외되나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는 기준시가와 무관하게 중과세대상에 해당됩니다. 또한 상속받은 주택과 혼인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3주택이 된 경우에는 상속 및 혼인날부터 5년 이내에 해당주택을 양도해야 중과세대상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덧붙여서, 20%의 추가세율이 적용되는 2주택자 중과대상에서 제외 되는 주택을 살펴보면 1)대구성원 중 일부가 취학, 근무상의 형편, 질병 등의 사유로 다른 시나 군으로 이전목적으로 취득한 후 1년 이상 거주한 기준시가 3억 원 미만의 주택과 2) 60세 이상의 직계존속을 봉양하기 위해 합가하고 10년이 경과하지 않는 주택(혼인으로 인한 합가의 경우 5년) 3) 1주택소유자가 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경우로써 다른 주택을 취득한 후 3년 내에 양도하는 종전주택 또한 1세대1주택비과세와는 별개로 중과세대상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한국 미국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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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8 16:32

거짓말

이성수 수필가 지구에서 상대방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말을 하는 동물은 우리 인간뿐이다. 그런데 언어가 먼저일까, 사고(思考)가 먼저일까? 어느 것이 먼저인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어도 언어와 사고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논리적 사고력을 갖춘 사람은 논리적 언어를 구사한다. 이는 사고가 언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여 사회적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발전시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언어는 그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 즉 언어는 해당 사회의 모습이나 특성을 드러내며, 경우에 따라 언어가 사회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어에는 지역, 인종, 나이, 계층, 신분, 성별, 직업, 이념 등에 따른 사회적 특성이 드러나 있다. 지역 방언을 예로 들어 보자. 부추는 지역에 따라 솔(경상, 전남), 졸(충청), 정구지(충청, 전북, 경상), 분추(강원, 경북, 충북), 쉐우리(제주), 푸초(평북), 염지(함경)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같은 부추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부추를 가리키는 말이 다른 것이다. 우리가 말을 하면 누구나 참말이든, 거짓말이든 내 말을 듣고 관심을 보인다. 오늘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를 좋아하고 기쁨을 안겨주기도 한다. 상대방의 인격과 취향에 따라 나에게 믿음을 주며 자기 속내를 들추어 보인다. 자라면서 학교와 직장에서 맺어진 인연은 나의 언행을 보고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며 평생을 이어간다. 자기의 능력과 역할에 따라 각기 다른 일터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아름다운 사회 구성원으로서 나에게 꿈을 주어 행복을 키워나간다. 아내가 화장을 하고서 여보, 나 예뻐? 하면 참이든 거짓이든 안 예쁘다고 말하는 남편은 없을 것이다. 더욱이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의사는 불치병도 곧 나을거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 거짓말은 선의인데 사람들 중에는 양심을 저버리는 거짓말을 쉽게 하기도 한다. 요즈음 매스컴을 보면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피하기 위해 얼굴 색 하나 바꾸지 않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지만 결국 판결에서는 거짓말임이 판명되어 옥살이를 한다. 거짓말을 밥 먹듯 쉽게 하는 그들을 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한 번은 깊게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내 잘못을 인정하면 그 사람의 품위가 평가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존경을 받을 텐데 한결같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속셈은 무엇일까? 다른 영향도 크겠지만 인간의 기본 인성과 인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올바른 사고, 인간의 가치관, 사물에 대한 진실의 판단이 잘못되어 이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가끔 교육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글을 쓰고 사회의 중추적인 핵심 부류의 사람을 만드는 인문학의 길이 잘못 이어오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순자(荀子)의 성악설과 맹자(孟子)의 성선설을 보면서 그에 따른 진위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알고 거짓과 참을 구별하게 된다.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인간으로서 이 일이 옳은 일인가 나쁜 일인가 분별력이 있다. 감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다. 어쩔 때는 자기 양심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감으로 자살하는 경우를 본다. 거짓말이 판쳐도 배우고 깨우치는 한 우리 인간이 질서와 예의를 지키면서 올바른 사회를 이끌어 갈 현명한 두뇌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성수 수필가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하고 <대한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은빛수필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수필을 동해서 정화된 사회 가꾸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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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8 16:32

젊은이와 친구가 되는 방법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2년만에 대면강의가 시작되었다. 2년 다니고 졸업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나온 날이 열 번 남짓하다. 꽃피는 춘 삼월에 입학식을 하고 학과별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축제를 하는 등 사람들이 통과의례를 치르듯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과정이 통으로 생략된 채 졸업을 하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2년 동안 학생들을 기다려 온 나는 설레이고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학생들도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을 하여 얼굴을 모두 가렸으나 학교에 왔다는 기쁜 표정은 가려지지 않았다. 친구사귈 틈도 없었으니 출석을 부르면서 우리 반에 이런 친구가 있다고 소개해 주었더니 서로 서로 박수로 환영한다. 서먹서먹 했던 분위기도 금세 화기애애해지는 순간이다. 강의를 먼저 해야 할까 반갑다는 인사를 먼저 해야 할까. 늘 하는 일이었는데도 갑자기 두서가 없어진다. 잠시 숨을 고르고 젊은이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 첫째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자고 하였다. 이 일을 하려면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할 때 기쁘고, 무엇을 할 때 시간이 가는 줄 몰랐는지 찾아야 한다. 그것이 취미가 되고 특기가 되고 직업이 되면 이상적이다. 왜냐하면 평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업은 내가 즐거운 일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할 수 있고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어떤 길이던지 열심히 매진하고 몰두해보자고 하였다. <맹자고자 상>에서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귀한 구절을 발견하였다. 혁추라는 사람은 바둑의 고수다. 혁추가 두 학생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한 학생은 바둑을 잘 배우기 위해 전심으로 바둑에만 전념하였고 또 다른 한 학생은 바둑을 배우면서도 날아가는 새를 무엇으로 잡으면 잘 잡힐까를 궁리하였다. 그 두 사람이 이룬 결과는 어떠하였을까. 나의 모든 에너지를 한곳에 쏟아 뜻한 바에 이르게 하는 전심치지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못 이룰 일이 없을 것이다. 세 번째는 내 마음안에 중심을 잡아보자고 하였다. 춘추전국시대 연나라의 한 사람이 조나라에 가면 걸음걸이가 너무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조나라로 향하였다. 조나라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배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였는데 조나라 사람 걸음걸이도 배우지 못 한채 자기 본연의 걸음걸이마저도 잊어버려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내 마음의 중심이 항상 있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는 여러분이 잘 하는 것을 하자고 하였다. 중국 음식중의 만한전석은 청나라 황실요리를 칭하는 명칭이기도 하지만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 요리와 한족 요리가 동시에 차려지는 복합식단을 말하기도 한다. 만주족과 한족의 연회에 만주족요리는 한족이 한족 요리는 만주족이 만들게 되었는데 청대의 문인이자 관원이었던 원매 선생은 이 것이 잘못된 일임을 지적하였다. 왜냐하면 만주족 요리는 만주족 사람이 잘 만들고 한족요리는 한족 사람들이 잘 만드니 요리를 서로 바꾸어 만들면서 친목을 도모하기 보다는 서로 잘하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2년간 대면수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 밖으로 튀어 나오듯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금세 출중한 인물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학교에 와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서로 서로 얼굴을 보고 공감하고 정서를 나누는 일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보다 더 값진 일일 수도 있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청춘의 시대에 집에서 칩거하듯 보낸 젊은이들이 앞길을 잘 헤쳐 갈 수 있도록 좀 더 살갑게 살펴야 할 일이다. 지금 여당, 야당 대선 후보들은 젊은 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여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퍼주고 베푸는 정책보다는 친구가 되어주고 공감해주고 살펴야 할 것으로 본다. /신계숙 배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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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8 16:32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언제까지 미룰텐가

전북도민의 관심을 모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사업이 정부의 발표 이후 수년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근거 법안이 국회 문턱에서 긴잠을 자고 있어서다. 지역의 해묵은 현안인 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우선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야 한다.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근거를 명시한 이 법안은 20대 국회 때인 지난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2020년 5월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그리고 21대 국회 들어 전북지역 의원들이 중심이 돼 다시 발의된 이 법안은 지난해 7월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지금껏 감감무소식이다.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학교 폐교 직후인 2018년 10월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의료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계획을 내놓았다. 관련 법률안 발의 계획도 덧붙였다. 이후 전북지역에서는 서남대가 폐교된 남원에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이 새로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사회적 논란이 일면서 정부는 사업 추진 동력을 잃고 말았다. 그 사이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을 겪으면서 공공의료서비스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역사회에서 그간 수도 없이 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외치며 정치권에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했지만 허사였다.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예산에 공공의대 설계비를 편성했고,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를 증액해 전년보다 많은 예산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공공의대 설계비는 법적 근거가 없어 집행하지 못한 채 3년째 불용예산으로 처리됐다. 이달 안에 열릴 예정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논의될 지 다시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변죽만 울린채 사실상 중단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추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관련 법안부터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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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8 16:32

전주 재개발 · 재건축 외지업체 잔치 안 된다

전주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외지 건설업체들이 독식함에 따라 약 5조 원대에 달하는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과 함께 지역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도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전주시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뒷짐만 지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된 전주지역 재개발사업은 전주 물왕멀구역과 감나무골을 비롯해 16개 구역에 달한다. 여기에 소규모로 추진되는 재건축사업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들 재개발재건축사업지역의 아파트 공급물량은 대략 2만여 가구에 달하며 개발사업비만 해도 대략 5조 원대에 이른다. 하지만 전주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 물량을 외지 대형 건설사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지역업체가 참여한 곳은 우진 태하와 삼천 쌍용 재건축사업 단지 단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업 규모가 큰 재개발재건축단지는 외지 업체들이 맡고 있다. 가뜩이나 지역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단위 재개발재건축사업마저 외지 대형업체에 빼앗기면서 지역 건설업체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외지 건설업체를 통한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전주지역 재개발재건축시장이 외지 업체 잔치판으로 전락했는데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책임 있는 전주시는 방관만 하는 실정이다. 물론 지역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데다 자금력마저 부족함에 따라 사업 규모가 큰 재개발재건축시장에 뛰어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지역업체의 브랜드파워가 떨어지는 데다 재개발재건축 입주민들이 대부분 외지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는 것도 원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지역업체가 공동도급으로 시공에 참여하면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주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들은 공동도급 인센티브를 통해 지역업체를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 전주시도 수조 원대의 지역 자금이 빠져나가는 재개발재건축시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지역 업체를 살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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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8 16:32

번지르르한 말보다 행동, 그것이 정치인의 제1덕목이다

김정길 전 진안군의회의장 친구들이 떠나버린 동네. 남아 있던 아이의 친구는 없었다. 친구가 있다면 자신의 그림자뿐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댐 건설을 착착 진행하는 행정에 맞서 하나가 됐다. 삶터 사수를 위한 생존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싸움이었다. 사마귀가 수레바퀴에 맞서는 격일뿐이었다. 목숨을 걸고 맞섰지만 허사였다. 마침내 그들의 삶터는 물에 잠겼다. 자그마치 1만 2600명이 고향 땅을 떠나야 했다. 진안 인구의 3분의 1가량이었다.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몰민의 심정은 눈물, 고통, 허탈, 절망, 참담 등등 그 어떤 말로도 대신할 수 없었다. 용담댐은 1995년 착공됐으며 수몰지역 이주민들의 집과 조상 묘를 고스란히 삼키고 2001년 10월 13일 용담댐은 준공됐다. 높이 70m, 길이 498m, 총저수량 8억 1500만톤 규모로 소양호, 충주호, 대청호, 안동호에 이어 국내 다섯 번째다. 댐 건설 이후 용담호는 1급수 맑은 물을 유지하며 전북과 충청권 지역 150만 주민에게 생활농업공업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댐 건설 20주년을 보내며 반드시 상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150만 주민의 호사는 수몰로 삶터를 잃은 이주민의 희생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댐이 건설되면서 진안은 급격한 인구 감소, 농업임업 생산기반 축소, 안개 등에 따른 건강 악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일조량 감소, 개발행위 제한, 지방세 감소 등의 피해와 불이익이 뒤따랐다. 이런 아픔 속에서도 진안군민들은 용담호를 지키기 위해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노력했다. 수질관리를 자율 실천하면서 친환경 농업에 앞장서고 대청결 운동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대가를 요구할 줄 몰랐다. 그 정도로 순박했다. 그런데 하늘이 감동한 것일까. 올해 가슴 벅찬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바로 진안군민도 용댐담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는 것. 1급수 용담호 물을 마시는 것은 진안군민이 누릴 당연한 권리였다. 하지만 무슨 연유였는지 그동안 그럴 수 없었다. 전춘성 군수가 군정 1년 만에 그 권리를 찾아왔다. 진안 모든 지역에 용담댐 광역상수도 공급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4월 군수의 보고다. 전 군수는 우리는 마땅히 마실 권리를 누려야 하는데 20년 만에 비로소 그 권리를 찾았다.고 기뻐했다. 군민들 역시 환호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시대의 무능을 꼬집는 뼈 있는 지적 하나가 나왔다. 달변으로 소문났던 지난시대 지역정치인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 얼마 있지 않아 광역상수도 관로 공사가 완료된다. 그러면 아직 용담호 물을 못 먹고 있는 절반가량 주민들의 숙원이 해결된다. 그동안 말 잘하는 지역정치인들은 많았다. 하지만 말만 번지르르했지 행동으로 실천하는 정치인은 드물었다. 달변인 그 분들은 이런 저런 규제를 감당해야 하는 군민들이 누려야 할 권리에는 정작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그 분들이 하지 못한 것을 언변이 출중하지 못한 전춘성 군수가 1년 만에 발로 뛰며 해냈다. 전 군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청산유수 그 분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그것도 단 1년 만에. 행동하는 군수의 예는 최근 또 있었다. 상을 당한 진안군민이 전주승화원을 이용할 때 용담댐 물을 마시는 전주시민과 동등하게 대접받는 협약을 전주시를 상대로 이끌어 낸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정길 전 진안군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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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8 16:32

전북 역전 마라톤대회를 참관하면서

최형원 아시아 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본부장(전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전북일보가 주최하고 전북 육상연맹이 주관한 전북역전마라톤대회가 올해도 도내 6개 시군을 통과하는 대회구간에서 성공리에 펼쳐졌다. 필자가 1988년 3월 전북체육회에 입사하여 그 이듬해인 1989년도 11월에 1회 대회에 참관하여 33회 대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현장에 참관했던 당사자로서 감회가 남다르면서도 또 새로 웠다. 전북 역전마라톤대회는 수많은 마라톤 우수 선수들이 배출되어 전북 마라톤의 등용문으로서 전북체육의 뿌리를 지탱해 줬다. 도내 대표 언론사인 전북일보사가 33년째 대회를 계승해 주신 결과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거슬러 보면 1990년대에는 전라북도 체육 하면은 마라톤 강도로 전국체육대회 및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하여 전북체육의 위상을 드높여 왔다. 그 당시에는 출발점부터 도내 주요 도로 구간 구간 마다 관중과 차량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시군의 명예를 위해 힘껏 달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 축제와 화합의 장이 되었던 것이 생생하다. 이러한 응원과 성원에 힘입어 전북 역전 마라톤 대회를 통해서 배출된 주요 선수를 열거해 보면 엄재철, 형재영, 장기식, 김완기, 심종섭, 오미자, 강순덕, 오정희, 도현국등 한국 마라톤을 대표 할 정도로 유명한 선수가 많이 탄생 되었다. 그러나 2010년 들어와서는 선수층이 줄어들면서 마라톤이 주 종목인 선수보다 생활체육 동호인들과 다른 종목 선수들이 대회를 참가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디. 요즘 스포츠 현장에서 제일 기본이 되고 있는 육상경기장을 가보면 선수보다 심판이 더 많을 정도로 선수층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선수 등록 선수가 감소 하겠지만 마냥 바라만 볼 수 없어서 몇 가지 제언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시군별 특화 종목 집적화 육성이 필요하다. 체육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운동선수도 지역 인재로 그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이 있어야 선수 육성이 된다. 우리 인근 지역인 충북, 강원, 경북등을 보면은 시군에서 육성되고 있는 실업팀에 육상 종목을 의무적으로 육성하고 있다.우리도 타산지석으로 본 받아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로 시군 교육장들이 체육에 대한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교육계 수장의 체육 철학이 있어야 한다. 요즘 교육계 현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운동선수도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여야 하는 주장에는 대다수 운동부 지도자들도 동의한다. 그러나 운동을 학생 선수 재능으로 인식하는 게 절대 필요하다. 그동안 교육계에 뿌리 깊게 박힌 숭문배무, 대학서열 중시 인식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운동능력은 학생이 가진 재능이고 그걸 잘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시군자치단체장과 기업체장, 언론 등에서 운동선수도 지역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같게 된다면 선수 저변활성화는 조금씩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전북 역전 마라톤대회를 통해서 전북 마라톤의 불씨를 보았다. 자~ 어게인 1990년도를 기대하면서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대회에 참가한 마라톤 선수단 파이팅! 대회를 개최한 전북일보 파이팅! /최형원 아시아 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본부장(전 전북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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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7 16:54

가을날 누리는 정성 한 그릇, 햇밥

김두호 농촌진흥청 차장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어라(밥, 고은) 시인은 두 사람의 마음을 뭉근하게 데워주는 최고의 음식으로 밥(쌀)을 골랐다. 쌀은 가장 원초적이고 즉흥적인 미각을 깨워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잇는다. 우리 민족에게 쌀은 종교와 문화, 과학이 한 데 어우러진 결정체이자 보배다. 다 같이 일하고 함께 먹고 허물없이 어울리는 공동체를 유지케 한 원동력도 바로 쌀이다. 전북은 한반도 쌀 문화의 중심지이고, 김제 벽골제는 벼농사 문화의 근원지다. 전북 쌀은 맑은 물과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재배되고 쌀알이 굵다, 밥맛이 좋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신동진 벼가 한몫했다. 신동진은 전라북도 벼 재배면적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전북을 대표하는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1999년)된 지 20년이 넘도록 인기를 누려온 신동진은 밥맛 좋기로 유명하다. 특히 일반 품종에 비해 쌀알이 1.3배가량 굵어 크기가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다른 쌀과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전북만의 단일품종 상표를 만들고 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신동진의 품종 수명을 23년으로 볼 때,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49조 5000억 원(추정)에 달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최근 신동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전북 지역 에서는 이삭도열병 등이 크게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 가을장마로 인해 병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진데다 잦은 비로 방제 시기마저 놓쳐 병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신동진의 이삭도열병 저항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품종을 넓은 면적에서 오랫동안 재배할 경우 기존의 저항성을 침해하는 병원균의 밀도가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병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경우 그 피해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전북의 벼 품종을 다양하게 개발해 재배 안정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밥맛, 외관 품질, 도정 특성, 내병충성 네 가지요소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 최고품질 벼 품종을 선정하고 보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최고품질 벼 품종이 2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광은 고창군 통합 상표인 높을고창 쌀의 원료곡으로 사용돼 프리미엄급 품종으로 이름을 알렸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전북 지역에 특화된 벼 품종 개발을 추진해 쓰러짐에 강하고 향이 우수한 밥쌀용 향미 십리향을 선보였고, 농협과 함께 예담채 십리향미 상표를 개발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전북 쌀 고유의 쌀알이 크고 밥맛이 좋다는 상품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진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면서 병에는 훨씬 강한 새로운 벼 품종 참동진을 개발해 보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북의 기후와 토양, 정서를 담아낸 지역 맞춤형 품종이 다양하게 개발될 때 전북 쌀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쌀 한 톨의 고요 속에는 만인의 땀과 정성, 무한한 노고가 깃들어 있다. 밥맛이 깊어지는 계절, 햅쌀로 정성 그득한 밥 한 그릇 지어 최고의 음식 호사를 누려보면 어떨까. /김두호 농촌진흥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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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11.17 16:54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만으로 그칠 일 아니다

어제가 제82회순국선열의 날이었다. 그러나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3.1절 광복절 현충일 등 비슷한 기념일이 있어 순국선열의 날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국민이 많다. 국가유공자 중에서도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할 순국선열에게 후손된 도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광복일 전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분을 말한다.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 수가 대략 15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서훈을 받은 분은 전체 2%인 3500명에 불과하며, 이 중 유족보상금을 받고 있는 분은 25%에 불과하다. 순국선열에 대한 국가 예우가 얼마나 미흡한지 보여주는 실상이다. 단지 보상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주요 행사 때 국민의례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지만 그 뿐이다. 세계 각국이 나라를 세우면서 가장 먼저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리는 추념관을 건립해 국민통합을 꾀하는 데 비해 지금껏 번듯한 순국선열 추모관 하나 없다는 게 될 말인가. 나라를 잃고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때 생명과 재산, 가족까지 겨레의 재단 앞에 바쳤던 순국선열을 향한 묵념이 형식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못하는 것은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전북의 지자체 중 순국선열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곳은 전북도와 고창군 두 곳뿐이다. 전북도와 고창군은 각각독립유공자 기념사업 및 예우지원에 관한 조례와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항일독립유적 발굴 및 보존사업, 독립유공자 추모사업, 지역 내 기념행사, 교육사업, 자료수집정리 학술 및 문화사업 등 기념사업 대상을 정했다. 전북도와 고창군이 조례에 따라 얼마만큼 기념사업을 추진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과제로 삼은 것만으로도 일단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조례가 그저 장식품에 그친다면 의미가 없다. 조례조차 없는 시군은 말할 나위 없다. 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져 희생한 순국선열과 그 후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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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17 16:54

비위 공무원 징계 · 소청 엄격 · 공정하게 하라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소청심사 과정에서 감경되면서 소청심사가 비위 공무원 면죄부 통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회악이자 범죄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까지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되고 있으니 논란이 제기될 만하다. 비위 공무원에 대한 징계 감경 논란은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까지 불신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징계와 소청심사 과정 모두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전주시의회 박윤정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전주시 감사담당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올해 징계를 받은 전주시 공무원 5명이 소청심사를 통해 모두 감경된 것을 문제삼았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조차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소청심사가 징계 공무원에 대한 면죄부 수단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의원의 지적대로 올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주시 공무원 3명은 당초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 가운데 2명이 소청심사를 통해 감봉 3개월로 감경됐다. 일선 시군 6급 이하 공무원의 경징계(감봉견책)는 해당 시군이, 6급 이하 공무원의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5급 이상 공무원의 징계, 소청심사는 모두 상급기관인 전북도에서 이뤄진다. 전북도가 이번 징계와 소청 감경 논란의 진원지인 셈이다. 현행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은 징계 대상자가 도지사 표창 이상의 표창 공적이 있으면 감경받을 수 있지만 수뢰와 횡령, 음주운전, 성범죄 등은 표창 감경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다른 비위에 비해 훨씬 엄격하게 다뤄야 할 공직비위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비위들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받는 것은 징계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다. 전주시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지난 6월30일 음주운전에 대한 문책 기준을 강화했는데 5월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에 대해 중징계 결정이 내려졌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징계과정에서 기존 음주운전 징계기준에 포함된 감봉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재량권 남용을 이유로 감경 결정을 내렸다. 같은 기준을 놓고 빚어진 오락가락 징계와 면죄부 논란을 근절시킬 보다 공정하고 엄격한 징계 및 소청 기준과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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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17 16:54

박성일 군수의 3선 불출마

삽화 = 정윤성 기자 3선 가도에 특별한 걸림돌이 없었던 박성일 완주군수가 지난 16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재선 군수로서 지난 8년 가까이 무리 없이 군정을 잘 이끌었고 무엇보다 지역 성장의 동력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박 군수의 불출마 결정은 지방 정가와 군청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가족과 핵심 측근 사이에선 올해 초부터 불출마 쪽에 무게 중심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재임 동안 지역 성장과 군정 발전에 성과를 냈던 만큼 이젠 모두 내려놓고 삶의 여유를 찾고 건강을 챙기기를 바랐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선거를 도왔던 일부 측근은 3선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면서 결단의 시간이 길어졌고 지난 여름에 결심을 굳힌 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박성일 군수의 완주군수 출마는 정치적으로는 하향 지원에 가깝다. 제23회 행정고시 패스후 전북도 문화체육과장 국제협력관 정읍부시장 경제통상실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행정안전부 감사관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그리고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는 등 정통 행정관료로서 잔뼈가 굵었다. 현 송하진 지사나 전임 김완주 지사가 도청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전주시장과 도지사로 선출직 단체장에 나섰던 터라 기획관리실장보다 한 직급 위인 행정부지사를 지낸 박 군수도 이러한 정치적 행보가 예견됐다. 그렇지만 박 군수는 전주시장 출마 대신에 고향인 완주를 선택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완주군수에 출사표를 내건 박 군수는 선거 초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역정서가 승패를 좌우했기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그러나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인물론이 먹히기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는 분위기가 급반전되기에 이르렀다. 개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89표, 0.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극적인 이변을 연출했다. 군수 취임 후에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안정적인 군정 운영을 통해 지역의 미래비전을 튼실히 세워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완주의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호남 유일의 문화도시 지정, 삼봉웰링시티와 운곡지구 복합행정타운 등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7월 초 김승수 전주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박성일 군수도 3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새바람이 예고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지방 소멸 위기를 맞아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공수신퇴천지도(功遂身退天之道),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사람들이 박수 칠 때 떠나야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11.17 16:54

20대 대선, 전북을 탄소 · 수소산업의 메카로 만들 기회다

정운천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 전북도당위원장 지난 11월 5일,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되었다. 여야의 대선후보가 확정돼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전북 발전을 위한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전북은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보수정당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전북도민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고, 전북도민들은 새만금을 포함해 전북의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후보에게 6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공약 완료율은 13%에 불과하다. 31건의 공약 중 완료된 사업은 단 4건에 불과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지만 대통령의 응답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만금만 해도 태양광 패널을 까는 것만 보일 뿐 새만금과 전북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은 보이지 않는다. 전북이 또다시 광주?전남에 밀려 호남 내 제2의 변방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내년 20대 대선에 나선 주자들은 전북을 향한 말뿐만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쌍발통 정치를 통해 전북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전북은 여야가 함께하는 쌍발통 정치를 통해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설립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필자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설립을 골자로 한탄소소재법을 대표발의했고, 당시 전북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직접 만나 1대1 설득작업을 하며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설파했다. 그 결과, 20대 국회 막바지 탄소소재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국가 공공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전략사업으로 자리 잡은 탄소산업을 전북이 이끌어가게 된 것이다. 전북 발전을 위해 탄소산업과 함께 발맞춰 나아갈 산업은 바로 수소산업이다.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탈 화석연료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미래형 고부가가치 신산업인 수소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수소는 지역적 편중 없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보편적 자원으로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딱 맞는 산업이다. 완주군은 2020년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시작했고 수소차 핵심부품인 수소탱크를 생산하는 기업들과 각종 수소 연구기관이 집중되어 있어 수소 경제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수소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면, 수소와 탄소소재산업의 집적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까지 도모할 수 있다. 이준석 당 대표는 선출 직후 첫 지역 방문으로 전북을 방문하여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대선 공약 반영을 약속했고, 완주군 동행의원인 이종배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또한 완주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대선 공약 반영에 한목소리를 냈다. 20대 대선을 앞둔 현재 역시 전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쌍발통 정치다.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대선정국의 에너지를 활용해 전북의 발전을 위한 대선 공약 발굴에 힘을 모아야 한다. 다가오는 20대 대선은 전북을 탄소수소산업의 메카로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탄소산업이라는 큰 성과를 낸 쌍발통 정치의 재현을 기대한다. /정운천 국민의힘 국가통합위원장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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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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