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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셀프빨래방 이용시, 세탁물 훼손 등 피해 주의해야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선호로 셀프빨래방(무인세탁소)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간(16년~20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신청된 셀프빨래방 관련 상담 284건을 분석한 결과, 2020년의 상담 신청 건수는 87건으로 2016년 28건 대비 약 3.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상담 신청 이유로는 세탁물이 찢어지거나 변색되는 등의 세탁물 훼손이 41.2%(117건)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잔액이 환불되지 않는 등의 결제환불이 20.4%(58건), 세탁기건조기 내 잔여물로 인한 세탁물 오염이 20.1%(57건)로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에 소재한 셀프빨래방 44개소를 현장 조사한 결과를 보면, 10개소(22.7%)가 물세탁이 금지되는 의류(가죽, 모피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고, 27개소(61.4%)는 건조기 사용이 금지되는 의류(실크, 캐시미어 등)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있었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세탁기건조기 투입 금지 의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하다가 세탁물이 훼손될 우려가 있었다. 한편, 조사대상 셀프빨래방 44개소 모두 소비자가 세탁 요금을 투입하면 세탁기건조기 사용 후 잔액이 발생하더라도 기기를 통한 환불이 불가능했다. 더욱이 이 중 22개소(50.0%)는 요금 환불 기능이 없다는 사실을 고지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 또한, 38개소(86.4%)가 세탁이 완료된 후 소비자가 회수하지 않은 세탁물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함 등을 비치하지 않아 분실 위험이 있었으며, 특히 분실물 보상에 대해 27개소(61.4%)는 사업자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표시하고 있어 이용 시 세탁물이 분실되지 않도록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했다. 다양한 소비자불만 요인이 존재하는 셀프빨래방과 관련하여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고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관련 보호 기준이 마련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피해예방을 위해 세탁건조가 끝난 후 신속히 세탁물을 회수하고, 세탁 전 세탁기건조기 내부와 세탁물 주머니에 종이, 화장품, 볼펜 등 잔여물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영업소 내 게시된 세탁 금지 의류 등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셀프빨래방 이용과정에서의 문제 발생시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센터를 통해 상담, 중재 진행이 가능하다.

  • 오피니언
  • 이종호
  • 2021.08.08 16:21

또 다시 피어오를 성화

김정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 지독하리만큼 무더운 여름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그저 걷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이 무더위에 뒤지지 않을 만큼 이번 2020 도쿄 올림픽 성화의 열기는 뜨거웠다. 전례 없는 무관중 진행, 더불어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피어오르는 불안한 잡음이 개최 직전까지도 끊이지 않았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세계인의 축제는 지구를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이토록 올림픽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스포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인류사를 훑어보면 인간과 스포츠는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이는 근대 올림픽의 전신인 고대 올림피아 제전과 로마 제국의 콜로세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 시절 스포츠는 지금과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나체로 창을 던지거나 상대의 모든 곳을 만져도 허용되는 권투, 심지어 잘 벼려진 검과 검을 맞대기도 하는 등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다소 야만적으로 느껴진다. 경기를 보는 관중들은 그 모습에서 유희를 느끼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목숨을 걸어가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 한다. 우리는 그들의 땀방울에 열광하고, 그들은 우리의 환호성에 전율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습은 많이 바뀌었지만, 이것이 바로 스포츠의 근간인 것이다.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많은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우리나라는 특히 비인기종목 선수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며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아쉽게도 오늘을 끝으로 올림픽은 막을 내리지만, 뒤이어 우리가 소리 높여 응원해야 할 대회가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오는 8월 24일에 계최될 예정인 2020 도쿄 패럴림픽이다. 국제 신체 장애인 체육 대회를 이르는 패럴림픽은 장애인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올림픽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방송3사가 올림픽 중계에 경쟁적으로 나서는데 비해 패럴림픽은 상대적으로 중계가 잘 되지 않는다. 사실 이렇게 멀리 볼 것도 아니고 주변만 둘러보아도 패럴림픽을 챙겨보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모두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이유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최근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사회 운동이 국제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여러 소외 계층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집단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 길이 멀어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2019년 충청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항목에 대한 참여자의 비율이 무려 75.3%에 달한다. 사회에는 여전히 알게 모르게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숨어있다는 것에 많은 이가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2020 도쿄 패럴림픽 카누 종목에 출전하는 아나스 알 칼리파 선수는 훈련하러 갈 때, 스포츠는 제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제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해줍니다. 더 이상 어떠한 장애도 있지 않은 것처럼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노력하지 않는 선수가 어디 있겠냐마는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장애를 가지고 있다. 선천적인 이들은 박탈감을, 후천적인 이들은 좌절감을 겪었을 것이고, 그 감정의 깊이는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절망과 한계를 딛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이들이 이번 패럴림픽에서 어떤 휴먼드라마를 써내려갈지 기대되는 바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모두가 후회 없이 땀방울을 훔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정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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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8.08 16:11

전북몫 찾기 방안

삽화 = 정윤성 기자 도민들이 선거 때마다 민주당 한테 몰표를 안겨줬지만 민주당이 전북을 대하는 태도는 기대치 이하로 실망스럽다. 그 이유는 도민들한테 특별히 공력을 안 들여도 민주당을 밀어주는 구조가 고착화 돼 있어 별다르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인식이 이런 식으로 돼 있어 전북은 해마다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장기 SOC건설계획에서 제외돼 차질을 빚고 있다. 4차 철도망구축계획에서 전북도가 요청한 사업이 단 한건도 반영이 안 됐지만 도민들은 순진무구하게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적극 반발하지도 않았다. 중앙정부에서 전북을 소외시켜 불이익을 받게되면 주저할 것 없이 젖을 줄 때까지 강력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바보스럽게 멍청히 앉아만 있으면 누가 챙겨주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전북은 줄곧 바보짓만 해왔다. 그간 선거 때마다 지역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줄기차게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 된 게 없다. 이렇게 불이익을 받았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삭발 투쟁한 정치인도 없었다. 도내 출신 국회의원들은 여의도에서 거수기 노릇이나 적당히 하면서 호의호식하고 있다. 결국 도민들만 믿고 챙겨줄 사람이 없어 불쌍한 신세가 되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정부가 나서면 그냥 풀릴 수 있다. 정부가 해마다 발주하는 특수선 제작을 군산조선소로 돌리면 가능하다. 해양항만청이나 해경이 발주하는 각종 선박을 군산조선소로 일감을 돌려주라는 것이다. 조선소가 일감이 있어 가동되면 그다음에는 현대중공업이 일감을 확보해서 정상화시키면 모든 게 풀린다. 이것만 봐도 정부가 얼마나 전북을 우습게 보는가를 알 수 있다. 서남대 폐교로 생긴 정원을 살려서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기로 한 것도 결국은 정부 의지여하에 달렸지만 그 누구 하나 반발한 사람이 없어 흐지부지돼간다. 전북인들은 역사적으로 나라와 민족이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국난극복을 한 의기의 후예들이었다.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려다 만여 명이 순국한 일과 정여립난 때 천여 명 엘리트들이 처형당한 일과 봉건주의를 타파하려고 농민 등이 일으킨 동학농민혁명은 촛불혁명으로 이어지게 할 정도로 정의의 함성이 높았다. 지금도 그 피가 전북인들의 가슴속에 도도히 흘러내리기 때문에 지역발전에 관한 한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할 때다. 최근 30여 년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을 못했다. 그 이유는 유능한 정치 엘리트가 없어 전북 몫을 가져오지 못했고 지역이 소외당할 때도 도민들이 당차게 중앙정부를 향해 대응하지 못한 탓이 컸다. 지금도 전북의 목소리가 모기 목소리 처럼 작아 중앙정치권에 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노리고 줏대 없이 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쪽으로 줄 선 해바라기들이 설치고 있다. 이제라도 유권자수가 줄었지만, 선거를 전략적으로 잘해 푯값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또 분위기에 휩싸여 감성적으로 선거하면 전북몫 찾기는 영영 멀어진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8.08 16:11

만경강 수변도시, 환경문제 간과해선 안된다

익산시가 남부권역 만경강 일원에 추진 중인 수변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 주 브리핑을 통해 수변도시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 결과와 기대 효과 등을 설명했다. 익산시는 기본구상 용역에 이어 사업시행 방식을 결정하고, 타당성 검토와 시민 의견 수렴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4년 착공한다는 향후 추진 일정도 밝혔다. 특히 익산시는 사업의 비용편익(R/C)이 1 이상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고, 수요도 조사에서도 긍정적 답변이 높게 나타나 수요도 걱정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용역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의 기대 효과만 제시했을 뿐 해결해야 할 과제나 예견되는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먼저 지적되는 문제가 환경훼손이다. 120만㎡(약 36만여평)를 주거단지로 개발해 수천 세대가 입주할 경우 많은 인구 유입으로 인해 오염 총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한 때 최악의 수질을 보였던 만경강은 새만금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되면서 이후 대규모 하천 정비사업을 통해 생태계와 수질이 대폭 개선되어 지금은 황새 등 각종 철새가 찾을 정도로 생태 환경이 회복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초 생물 다양성이 높고, 생태경관이 뛰어난 만경강 중상류 구간을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차후 수변도시 사업 추진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익산 수변도시가 착수되면 만경강 유역의 다른 시군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자칫 난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게다가 익산시의 경우 출생자 보다 사망자가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 현상으로 인구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도심의 공동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만금 배후도시 기능으로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는 복안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라 할 수 있다. 익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수변도시 조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보다 정교하고 치밀한 계획 수립과 함께 시민단체 등과의 소통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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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08 16:11

전북 친일잔재청산 과오 범하지 말아야

전북도가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친일잔재 청산작업이 순조롭지 못한 모양이다. 친일잔재로 분류된 시설 중 사실 관계 오류가 있거나 개인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다. 논란의 대상이 된 시설에 대해 정밀한 조사와 보완이 요구된다. 잘못된 청산작업으로 또 다른 역사의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친일잔재청산을 위해 지난해 친일잔재 전수조사와 처리방안을 마련한 뒤 올 3월 도내 14개 시군으로 하여금 후속조치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도가 용역을 통해 파악한 도내 친일잔재 관련 시설 등은 총 134건이었으며, 이에 대한 처리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친일작가가 쓴 영정과 현판 등은 다른 작품으로 대체토록 하고, 공공장소에 세워진 친일 인사의 동상과 선정비 등은 식민지기념관을 세워 이전토록 했다. 또 친일작가의 시비에 대해선 단죄비를 설치하고, 친일인사 생가 등에는 안내문을 설치에 교육적 활용을 권고했다. 그러나 친일잔재로 지목된 시설 중 사실관계 자체가 잘못되거나 개인 소유여서 실제 전북도 방안대로 처리하기 어려운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진안군에 있는 풍혈냉천의 경우 1780년대에 처음 발견됐으며 일제 강점기에 하천공장과 잠종 보관소로 잠시 이용됐을 뿐인데 이를 친일잔재로 분류한 게 대표적 오류로 꼽힌다. 익산의 (구) 동양척식 주식회사 이리지점은 개인소유 주거로 활용되고 있으며, 고창의 삼양사 염전창고는 현재 소금생산시설로 염전농가에서 이용하면서 일제식민통치를 보여줄 수 있는 시설물로 활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전북도가 친일잔재물을 전수조사하여 구체적으로 처리방안을 내놓음으로써 일단 친일잔재 청산에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또 친일잔재 청산에 이제 막 밑그림을 그리고 실행에 들어가는 단계에서 사실 관계의 오류가 나올 수 있다. 친일잔재 청산에 여러 이해관계도 얽혀있어 그 실타래를 풀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전북도와 시군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애꿎은 시설물이 친일잔재로 몰리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살피고, 개인 소유 시설물에 대해서도 합리적 처리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08 16:11

전라북도에 가정법원이 들어선다

이덕춘 변호사 전라북도에 가정법원이 들어설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라북도에서 발생하는 법률수요에 비해 가정법원이 없어 도민들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도내 모든 소송업무를 전북지방법원이 전담하고 있어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정법원은 가사사건과 소년보호 업무 등을 다루고 있다. 가족관계 변화와 시대흐름에 맞춰 가족 간에 발생하는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섬세하고 수준 있는 법률서비스가 요구된다. 가정문제는 내밀한 사적영역인 만큼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형사사건 소송에 관여하는 일반법원과 분리되어 마땅하고 가정법원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도내에 가정법원이 없어 도민들은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가정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법원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다. 부모와 아이가 관계된 예민한 가정문제와 미성년인 소년과 관련된 문제들은 사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쉽게 노출되지 말아야 하고 엄격히 보호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전라북도에 가정법원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달 26일 안호영 국회의원이(완주,진안,무주,장수) 전주가정법원 설치를 골자로 한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일부 개정안은 전주에 가정법원을 신설하고 군산, 정읍, 남원지원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침 정치권의 가정법원 유치노력에 호응하여전주가정법원 유치 전북도민 운동본부(상임대표 이덕춘 변호사)가 출범했다. 전북지역의 의식 있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변호사 등 법률종사자들이 가세하여 전북지역 법률서비스의 열악함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전주가정법원 설치의 당위성과 유치 필요성을 설파하며 도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끌어 모으고 있다. 만일 시민들이 주도하는 가정법원 유치노력이 기폭제가 되어 가정법원 설치가 가시화된다면 사법서비스에서 소외된 전북에 대법원 유치와 같은 보다 큰 그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사법부 기관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차원에서 각 기관들을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국민여론도 점차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그동안 사법서비스에서 소외되고 홀대받은 전북 몫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전북은 초대 대법원장을 역임한 가인 김병로 선생을 배출한 법향(法鄕)으로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소외의 대명사였던 전북의 대법원 유치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의지의 분수령이 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라북도 가정법원 유치의 물꼬를 튼 법률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시민들의 활동이 시너지 효과를 내 가정법원 유치에 성공하고 전북도민이 보다 차원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내년 대선후보들로부터 법조(法祖) 탄생의 유서 깊은 고장에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고 그간 전북홀대를 씻어낼 수 있는 대법원 유치공약까지 이끌어내 전라북도가 시대변화와 흐름에 발맞추고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덕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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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8 16:11

[병역이행 궁금하면 물어봐] 현역 대상자 입영일자 선택

현역 판정을 받은 2002년생과 재학생입영연기자(휴학생 포함), 국외입영연기자는 2022년도에 일반병으로 입영을 희망할 경우 본인의 학업과 취업 등 일정에 맞춰 입영일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역병 입영신청은 올해 3회로 나누어 매회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1회차는 지난 7월에 실시하였고 2회차는 9월에, 3회차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인 12월에 접수할 예정입니다. 지방병무청별로 접수일정이 다르고, 선착순으로 마감되므로 병무청 누리집에서 접수일정과 본인의 관할 지방병무청을 확인해야 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기준으로 2회차는 오는 9월 30일 오후 4시에, 3회차는 12월 7일 오후 4시에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며, 본인의 관할 지방병무청은 병무청 누리집>나만의 누리집(민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영 신청은 병무청 누리집(PC 인터넷)과 병무청 앱(스마트폰)을 통해 본인 인증(공동인증서 또는 휴대폰 등) 후 접수가능하며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병무청 누리집 : 병무민원 >현역/상근입영 >현역병입영 본인선택원(다음연도 입영일자 선택) △병무청 앱 : 로그인 > 민원서비스 > 현역/상근 > 2022년도 현역병입영 본인선택(입영일자 신청) 또한, 입영부대는 입영일자를 신청함과 동시에 전산으로 자동 결정됩니다. 현역병 입영일자를 선택하는 일반병과 달리, 본인의 자격면허전공 등과 관련 있는 군사특기를 지원하여 합격 후 모집병으로 입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군 모집병에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병무청 누리집에서 각 군별 모집계획, 지원 가능한 분야(군사특기계열직종) 찾아보기 등 정보를 미리 확인한 후, 병무청 누리집 > 병무민원 > 군지원 > 통합지원서 작성에서 접수하면 됩니다. 모집병 선발은 각 군별 전형요소에 따라 고득점자 순으로 하며, 합격자는 대부분 지원한 달로부터 3개월 후에 입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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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17:50

꼬리표

이성수 수필가 이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이름은 빛나고 어떤 이름은 오명이 된다. 생각할수록 신통하다. 그 연원이 분명히 있고 이름 뒤에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이 중에 꼬리표는 살면서 항상 멍에가 된다. 사람에게는 양심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마음대로 행동하는데 제약을 받는다. 젊은 날에는 살기에 바빠 이런 꼬리표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뒤돌아보게 된다. 사람이라면 좋은 소리를 듣고 살기를 원한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는 말이 있다. 생물의 생존경쟁의 결과를 위미하는 말로 환경에 적응하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우월해 보이려는 자존감이 있다. 내가 만들지는 않아도 남들이 평소 행동을 보고 붙여준 꼬리표를 말한다. 꼬리표는 나를 어떻게 불러주는냐에 따라 두 가지가 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주관을 지키며 가슴이 뜨거운 의리를 가진 긍정적 꼬리표와 융통성 없고 말이 많으며 따지기 좋아하고 인색한 부정적인 꼬리표다. 그동안 우리가 만난 사람글을 보면 각양각색이다. 살면서 욕먹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남을 욕하기는 쉬워도 상대를 존경하는 일은 쉽지 않다. 주변에서 존경을 받고 살아온 사람들을 눈여겨 본다. 테니스 모임의 연장자 백 교장은 몇년 째 기부를 하고 계신다. 그의 배려하는 마음은 삶의 존재가치를 한층 더 성숙하게 한다. 그에게 선물을 받을 때면 괜히 마음이 흐믓해진다. 우리와 맺어진 정이 15년이 넘는데 선생님은 회원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선물을 한 아름씩 주기도 한다. 그리고 올해는 집에 초대해서 퀴즈, 게임을 통해 상호관계를 도탑게 한다. 말은 쉬워도 실천은 쉽지 않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각자 나름의 품격이 있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관계를 가진다.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을 사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살아가면서 내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 3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존경을 받고 하직한 사람들이 많다. 빈손으로 떠난 김수한 추기경, 한 줌의 재를 남긴 성철 스님 등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빛나는 삶이 있기에 오늘의 세상이 있는 것 같다. 살면서 항상 관용과 포용을 베풀고 오늘을 정직하게 살며 내일은 신뢰를 기다리자. 함께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모자람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자.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 행동을 눈여겨 보며 덕을 가늠한다. 내가 만들지 않은 꼬리표지만 분명 내 이름과 함께 항상 뒤따라 다닌다. 한 번 붙은 꼬리표는 지우개로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기왕이면 세상에 태어나 생명이 다할 때까지 멋진 꼬리표를 남겨봄직도 하다. 좋은 품성은 세속적인 소유물보다 더 귀하며, 그것을 형성하는 일은 사람이 종사할 수 있는일 중에서 가장 고귀한 일이다. /이성수 수필가 ▲이성수 수필가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하고 <대한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은빛수필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수플을 동해서 정화된 사회 가꾸기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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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16:37

'학교 가는 길'과 상영금지 소송

삽화 = 정윤성 기자 2017년, 많은 사람들을 울렸던 사진이 있다. 누군가를 향해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엄마들의 모습.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이 한 장의 사진은 그해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의 폐교된 공진초등학교. 서울시교육청은 이곳 폐교 부지에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현재의 서진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특수학교 설립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공청회와 토론회가 이어졌지만 그 현장은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거친 항의로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다. 진통 끝에 이루어진 2차 토론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취약계층을 위한 기피시설이 들어와선 안 된다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토론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눈물로 애걸하는 엄마들이 하나둘 반대하는 주민들을 향해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학교 설립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엄마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집 가까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 달라며 호소했다. 그 후 3년, 강서구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는 2020년 3월 문을 열었다. 교육청이 행정예고로 특수학교 설립을 알린지 7년만이었다. 사실 서진학교가 설립된 공진초등학교 폐교 역시 그 배경에 아픔이 있었다. 1990년대 초, 도시개발을 앞세운 대단위 아파트 건설 바람은 가양동에도 불었다. 공진초등학교는 그즈음 영구 임대아파트가 들어선 구역에 지어진 신설학교였다. 그러나 민영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근에 다른 초등학교가 지어지자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분류(?)된 공진초등학교는 전학생은 늘어나는 반면, 입학생은 줄기 시작했다. 결국 공진초등학교는 폐교됐다. 그 해, 장애인 학부모들의 눈물겨운 분투는 서진학교 외에도 여러 개의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내는 힘이 됐다. 이제 서진학교 설립과 공진초등학교 폐교 배경에 짙게 드리워졌던 사회적 편견과 차별 의식은 사라졌을까. 안타깝게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여전히 혐오시설이나 기피시설로 인식되어 들어서려는 곳마다 갈등과 논쟁을 부르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최근 서진학교 설립 과정을 기록한 다큐영화 <학교 가는 길>(김정인 감독)이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렸다. 차별과 다름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여러 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아온 작품이다. 며칠사이 가처분 신청에 맞선 탄원서 서명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존의 삶을 부르는 힘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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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1.08.05 16:37

민주당 지방선거 경선, 정의롭고 공정한 경선은 불가능한가

김영기 객원 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코로나 펜더믹 상황이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보건 당국과 의료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코로나 펜더믹으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경기 종목 중에서 유독 양궁이 수십 년 동안 고른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철저히 선발전 결과로만 국가대표 선수를 뽑고 과학적인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선수 선발의 과정에 대해 그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지 않고 결과에 승복한다. 과거의 출신이나 경력, 이전 대회의 성적은 의미가 없다. 금메달리스트들도 아무런 기득권이 없다. 올림픽 때마다 국가대표 선수 대부분이 교체된다. 특이한 것은 선발전을 뚫고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신인 선수가 부담감이 큰 선배들을 제치고 당차게 경기에 임해 개인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곤 한다는 것이다. 내년도에 있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 경선 과정을 비교해본다.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하여 결정한다. 얼핏 보면 그럴싸하게 보인다. 하지만 함정이 있다. 권리당원 모집의 동원과 대납을 비롯한 부적격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적 관심도 거의 없는 분위기에서 3분 이상이 걸리는 여론조사에 일반 시민이 끝까지 전화응답을 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권리당원과 핵심 지지자들을 조직, 독려하여 여론조사 기간에 전화 응답 대기를 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 기간 전화 응답률은 평상시와 엄청 차이가 난다. 또한 권리당원은 당원임을 속이며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도 응할 수 있고 충성도가 높아 전화만 오면 100% 응답한다. 이런 경선은 기존 현역 정치인처럼 일상적으로 조직을 관리하며 지역 사회의 각종 이해 집단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학연. 혈연. 지연에 뿌리박고 있는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것이다. 안전장치도 있다. 면접을 통해 경선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유무형의 관계로 영향력을 행사해 사전 컷오프로 유력한 경쟁 후보를 아예 배제해 버리기도 한다. 당 활동을 오래 하여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존 현역 정치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박근혜 탄핵, 최순실 국정 농단과 딸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건 이후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는 공정과 정의이다. 문제는 공정과 정의가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데 있다. 공정과 정의를 수십 년 동안 외친 민주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인정해야 한다. 말로만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내로남불이 일상이고 호남에서는 수십 년간 기득권 유지에 급급하여 문제가 있는 경선 방식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호남을 떠나 전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민주당 권리당원 경선은 봉건적 유제로서 희미해져 가던 학연. 혈연. 지연을 도리어 강하게 부활시켰다, 권리당원 모집의 유용한 기초 단위이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의 갑들이 생존권을 무기로 을을 통해 당원을 모집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다. 불법인데 공공영역도 암암리에 당원 모집에 적극적이다. 논공행상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정과 정의와는 거리가 먼 경선 제도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금력도 없고 낡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정치신인들은 설자리가 없다. 출마를 고민하는 정치신인이나 여성. 청년에게 아서라! 말아라! 들러리 서지 마라!고 할 수밖에 없다. /김영기 객원 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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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16:37

매너는 승리보다 더 값지다

장석주 시인 스포츠는 인간의 신체가 감당하는 중력과 무게 그리고 속도의 한계를 시험한다. 운동선수들은 강건한 신체로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제 시간과 노력을 다 바친다. 그들은 근육을 단련하고 운동 기량을 가다듬느라 숱한 낮밤을 연습으로 지새운다. 운동선수에게 기량의 양질 전환은 혹독한 연습의 반복과 그 누적에서 나온다. 승리는 피와 땀과 눈물뿐만 아니라 자기희생을 감당한 자, 즉 자기를 불사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자 그 열매다. 그런 까닭에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극의 순간은 우리를 열광으로 이끈다. 지금 도쿄에서는 2020년 하계올림픽이 한창이다. 세계를 덮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올림픽은 한 해나 늦춰졌다. 결국 올림픽은 무관중 경기로 열렸는데, 벌써 최악의 올림픽으로 꼽힐 만큼 탈도 말고 뒷말도 많다. 하지만 폭염과 여러 난관 속에서도 각 나라 선수들의 빼어난 기량과 집중력, 담대함, 열정은 감동 그 자체다. TV중계로 올림픽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휴먼드라마에 가슴이 더워질 때마다 박수를 치는 것은 무더위마저 잊게 하는 즐거움이다. 젊음의 솟구치는 기개와 단련된 육체가 뿜는 열정과 흥분에 나도 모르게 휩쓸리는 게 싫지 않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분패했다. 국민의 열망과 기대를 모은 우리 축구대표팀에게는 불운하고 아쉬운 경기였다. 우리나라는 1948년 이래 축구에서 뉴질랜드에 진 적이 없다. 그런 뉴질랜드에 패배한 선수들이 받은 충격과 아픔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경기가 끝난 뒤 뉴질랜드의 크리스 우드 선수가 패배로 어깨가 처진 이동경 선수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이동경 선수는 악수를 거절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혀 방송을 탔다. 아차, 싶었다. 이동경 선수는 나쁜 매너로 구설수에 오르며 비판을 받았다. 이겨야 할 경기에서 진 탓에 실망하고 기분이 나빴겠지만 이동경 선수는 패자의 품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남자 유도 100㎏급의 조구함 선수는 유도에서 첫 은메달을 땄다. 조구함 선수는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4강전에서 포르투갈의 조르지 폰세카 선수와 경기를 치렀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상대 선수는 왼손을 움켜쥐고 쩔쩔맸다. 상대선수가 쥐가 나서 뻣뻣해진 왼손을 풀려고 애쓰는 동안 조구함 선수는 공격을 멈추고 기다렸다. 경기 종료 16초를 남기고 폰세카 선수를 업어치기 기술로 이겼지만 그 승리보다 조구함 선수가 보여준 배려와 존중이 빛난 경기였다. 조구함 선수는 은메달보다 더 값진 매너로 찬사를 받았다. 경기가 끝나자 두 선수는 꼭 끌어안았다. 조구함 선수는 폰세카의 품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내가 꼽는 가장 감동을 주는 순간 중 하나다. 최선을 다해 승부를 겨룬 두 선수에게 승자와 패자라는 가름은 뜻없어 보인다. 올림픽 참가를 위해 4년 혹은 그 이상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에 메달이라는 포상이 주어진다. 하지만 올림픽은 메달 경쟁이 전부가 아니다. 올림픽은 인종종교이념을 넘어서 신체의 강건함과 갈고 닦은 기량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제전이다. 더 나아가 스포츠를 매개로 평화와 우정을 쌓고, 인류 공동의 선을 향한 의지를 다지는 의례이자 세계인이 함께 하는 축제이다. 이런 올림픽에서 승리를 한 선수는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국가의 영예를 드높인다. 승리를 거머쥐려고 최선을 다하는 운동선수들의 역동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 매너가 없는 승리에의 집착은 볼품이 없을뿐더러 야비하고 추하다. 운동선수에게 승리를 뒷받침하는 기량의 연마도 중요하지만 매너를 상실한 선수의 승리와 기량의 빛은 바래진다. 매너는 배려와 존중의 시작점이다. 매너는 제 안의 사람됨이 드러나는 기초적 교양이고 예절의 토대이며 인격 그 자체다. 매너는 지금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의 한 표준을 제시한다. 좋은 매너는 항상 참된 삶의 바탕이다. 이것이 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매너를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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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8.05 16:37

고공행진 우려되는 전주 신규 아파트 분양가

최근 전주시가 자연녹지인 시유지를 공동주택 부지로 용도변경해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턱없이 비싼 가격에 매각하면서 전주시의 내로남불 식 주택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민 주거 안정에 힘써야 할 시 당국이 재정 확보에 급급해 오히려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북부권 신도시인 호성동 에코시티 인근 시유지인 공동묘지 터 2만2132㎡를 예정가의 3배가 넘는 3.3㎡ 당 1213만원이라는 전례없는 높은 가격에 수도권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했다. 이 부지에 400여 세대의 공동주택을 지을 경우 높은 택지 매입가격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가는 3.3㎡ 당 최소 1600만원은 책정해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계산이다. 인근 에코시티 아파트 분양가가 790만원 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분양가가 된다.한번 오른 분양가는 새로운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전주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의 기폭제가 될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전주지역의 주택 보급률은 113%로 집계되고 있지만, 핵가족화나 1인 세대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대 초반 이전에만 해도 추첨제나 지역업체 제한 경쟁으로 택지가 공급됐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 분양가가 결정됐지만 지난 2006년 이후 대부분 택지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되면서 상대적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꾸준히 올랐다. 특히 대규모 단지의 경우 지역 건설업체들은 자금력 등의 이유로 설 자리를 잃고 타지 업체들이 지역 아파트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양상이다. 전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시는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하기 때문에 지나친 오름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하지만 너무 안일한 발상이다. 이번 사례처럼 높은 가격에 매입한 부지에 건립한 아파트에 대한 심의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례없던 분양가가 결정된다면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전주시의 주거안정 시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서민들에 절실한 공공임대 주택 건립을 위한 저렴한 부지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 이번처럼 시유지 녹지를 용도 변경해 재정 수입을 늘리는 이율배반적 행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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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05 16:37

MPS코리아 투자 철회 철저히 규명해야

전북군산형 일자리 참여기업 5곳 가운데 한 곳인 ㈜MPS코리아의 투자 철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참석해 희망을 띄운 사업이 2년도 안돼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미 12명의 예비 취업생을 채용해 놓고도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무책임한 기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상황이 여기에까지 이르는 동안 관계기관들은 무엇을 했는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골프카트전기트럭전기차 배터리 제조 전문업체인 MPS코리아는 새만금산단 1공구에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공장 건축계획 등을 내놓지 않다가 지난달 끝내 입주계약을 해지했다. 장기 임대용지인 공장부지를 분양용지로 전환해주는 조건으로 투자를 계획했는데 분양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라고 한다. 전북군산형 일자리는 전기차 및 부품생산 중소중견기업이 2022년까지 4122억원을 투자해 19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기차 17만7000여대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019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명신에디슨대창MPS코리아코스텍 등 5개 기업을 포함해 22개 기관이 상생협약을 맺었다. GM 군산공장에 둥지를 튼 명신은 지난 6월 군산형 일자리 1호차인 다니고 밴 생산 기념식을 여는 등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MPS코리아의 투자 철회가 순항하는 전북군산형 일자리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MPS코리아는 최근 강원도 원주기업도시에 110억 원을 들여 본사와 연구소, 공장 등을 이전하는 투자 협약을 체결했고 군산에서 뽑은 예비 취업생 12명의 입사 취소를 통보했다. 이윤 추구에만 함몰된 무책임한 기업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전북군산형 일자리가 차질을 빚게된 데 대한 관계기관들의 책임도 따져봐야 할 일이다. 현행 규정상 불가능한 장기 임대용지의 분양전환을 누가 약속했는지, 기업의 투자 철회에 이르기까지 사태를 방치한 건 아닌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전북은 2년전 새만금에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 제조시설을 건립하려 했던 LG화학을 경북 구미로 빼앗긴 뼈아픈 경험이 있다. 전북도가 환경문제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기업유치 및 일자리 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05 16:37

청년들의 일자리 ‘꿈’ 빼앗아간 전북 · 군산형일자리

문정곤 제2사회부 기자군산 일자리가 생긴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교육받았는데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도 못하게 됐어요. 군산의 눈물 닦아 준다던 정부와 기업의 투자 철회를 방관한 지자체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전북군산형일자리 참여 기업에 합격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된 것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던 취업준비생 김 모씨는 해당 기업의 투자 철회 통보에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두 아이의 자녀를 두고 있는 그는 지난 두 달간 취업 교육을 이수하고 합격해 출근할 날만 학수고대해 왔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함께 교육을 이수했던 11명의 꿈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이들을 채용키로 했지만, 기업 이윤을 앞세워 투자를 철회한 기업의 무책임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도 못하고 꿈을 접어야하는 12명의 청년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를 비롯해 전북도, 군산시, 기업, 노동조합 등 노사민정은 전북군산형일자리 상생협약식을 진행할 때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참석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 기업이 투자 철회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에 대응하는 전북도와 군산시의 태도는 안일하기만 하다. 기업의 투자 철회로 물거품이 되어버린 청년들의 일자리에 대한 구제 방안을 내놓기는커녕 해당 기업의 참여 비율이 낮아 큰 의미가 없다는 등 어처구니없는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해당 기업이 지난 7월 입주 계약을 해지했음을 알고도 전북군산형일자리 관련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쉬쉬하고 있었다. 결국 전북도와 군산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는 저버리고 오롯이 예산 확보 등의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치우쳐 청년들의 꿈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꿈을 빼앗긴 청년들은 묻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북군산형일자리 사업의 취지가 무엇인지...

  • 오피니언
  • 문정곤
  • 2021.08.05 16:37

폭염 예방, ‘물·그늘·휴식’을 기억하자

고광재 안전보건공단 전북지역본부장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다. 낮에는 높은 온도에 습도까지 더해져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지치고, 밤에는 달궈진 열기가 식지 않아 열대야에 밤잠을 설친다. 이러한 폭염의 기세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른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지금보다 더 강한 열돔 현상으로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마스크까지 써야하는 상황에서 올 여름에는 더위와의 전쟁도 함께 치러야 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온열질환은 신체가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어 상승한 체온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우리 몸이 갑자기 상승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혈액의 양을 늘려 열기를 발산하고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수분과 염분이 손상돼 발생하는 건강장해를 말한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산업재해를 입은 사람이 15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6.6%인 26명이 사망했다.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의 경우 한해동안 12명이 사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금년 5월20일부터 7월19일까지 무더위로 474명이 쓰러져 병원치료를 받았으며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옥외작업이 잦은 건설업(48.7%)과 환경미화 등 서비스업(26.9%)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건설현장이나 농어촌지역에서 일하는 외국인의 경우도 17%를 차지한다. 취약한 환경에서 일하는 필수노동자들이 무더위로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폭염 위험단계별 대응요령을 잘 숙지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가 33℃ 이상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이때는 1시간마다 10분씩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무더위 시간대(14시~17시)에는 옥외작업을 단축하거나 작업시간대를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체감온도가 35℃ 이상 2일 이상 지속되는 폭염경보시에는 1시간마다 15분씩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무더위 시간대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열사병 주의보를 발령하고 산업현장 점검감독시 예방수칙 준수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산불과 환경변화 등 자연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폭염특보가 발령되고 있다. 기상이변에 의한 자연재해는 옥외작업을 하는 건설 및 배달 노동자, 외국인, 주거환경이 열악한 홀로 어르신 등 사회취약계층에 먼저 찾아온다는 점에서 예방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재난은 먼저 준비하고 꼼꼼하게 챙기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폭염재해예방을 위한 물, 그늘, 휴식은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대책이다. /고광재 안전보건공단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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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8.04 18:42

새만금공항 공기단축 실행이 중요하다

국토교통부가 수립 중인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에 새만금 신공항의 공사기간 단축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공항 건설 시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전북지역 항공교통 편의뿐 아니라 새만금 내부개발 활성화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간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이 조기 완공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지역의 이런 열망이 공항계획에 일정 부분 담겼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번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들어간 새만금 신공항과 관련한 내용으로 △새만금 개발계획과 연계 지역개발 활성화에 기여 △권역 내 항공수요처리를 가능하도록 시설규모확충 및 배치계획 마련 △개발계획 구체화와 연계교통망 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 △적기 완공을 위한 공기단축방안 적극 검토 등이다. 새만금 공항 건설과 관련해 모두 중요한 내용이지만 특히 주목되는 게공기단축방안 적극 검토가 반영됨으로써 공항 조기 건설에 힘을 실어준 점이다.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 급물살을 탄 게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면서다. 2011년 수립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 공항부지가 반영됨으로써 검토되기 시작했고, 2016년 고시한 제5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반영됐으나 단순히 새만금 신공항 타당성 검토를 추진하는 것만 들어있었다. 예타 면제 후 지난해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들어가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조기 착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현실적 필요성 외에도 정부 방침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 확정돼 이미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 상황임에도 일부 지역의 견제와 환경단체의 반대 등 부정적 기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적기완공을 위한 공기단축 방안을 검토키로 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구체적 실행이다. 현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2024년 상반기 착공, 2028년 개항 계획이 설계 절차만 단축하더라도 2년 정도 개항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북도는 보고 있다. 정부가 새만금지역 투자유치 촉진 등을 위해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의 조기 완공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구체적 실행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04 16:31

지역주의 대신 지역 살리는 공약 절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우리나라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금기에 해당한다. 어느 정치인이 지역감정에 편승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를 구태 정치인이라고 비난해야 한다. 지역주의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시대착오적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거듭난 것은 망국적 지역주의와 평생을 싸운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혼신을 다해 노력한 덕분이다. 그러니 민주당에서의 지역주의 조장은 금기 중의 금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 지사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고 말해, 호남 출신의 이낙연 전 당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로부터 지역주의 조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지사의 백제발언이 곧장 호남불가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미 영남 역차별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 지사가 자신의 확장성을 강조하기 위해 까마득히 먼 옛날의 백제를 거론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호남 여론이다. 지역주의는 전쟁터의 지뢰처럼 건드리면 터지는 폭발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논란을 지켜보는 호남인들의 심정은 착잡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주 호남지역 방문 때 지역민심은 분노와 상처로 들썩이고 있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최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하여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있는 처치가 안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소위 대구민란 발언을 하여 다른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그래서 지역주의에 편승해 이득을 얻으려는 퇴행적 모습이라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의 정서에는 지역주의로 선거를 치르려는 후보자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잡았다. 지역주의는 타파되어야 하지만 지역정책에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정책대결이 지역주의를 넘어 각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정책대결이 펼쳐져야 한다. 각 후보자의 공약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여야의 대선주자들은 국민통합, 지역균형발전, 양극화해소, 경제활력회복, 공정, 혁신, 저출생대처 등 우리 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호남 공약도 예외는 아니다. 33.9km. 세계 최장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가 있는 새만금 방조제는 호남 민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새만금에 메디컬센터 조성, 탄소섬유 생산기지 구축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새만금, 군산에서 충청을 넘어 강원도까지 포괄하는 신수도권 구축이 공약이다. 이 지사는 전북 소외 해결과 균형발전을 약속했다. 최근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대선공약에 새만금을 포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적한 현안의 해결을 넘어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들을 발굴할 좋은 기회가 바로 이번 대선이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이순신 장군의 유고집에 등장하는 글귀다. 곡창지대인 호남을 왜군에게 잃는다면, 전쟁에서 패배해 나라를 잃게 된다는 뜻으로 호남의 전략적 중요성을 표현한다. 이번에도 호남민심의 선택은 중요하다. 호남은 정치적 헛구호가 아닌 진정으로 호남을 살리는 공약을 내세우는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여 더 나은 미래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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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4 16:31

방역수칙 준수, 백신 접종 동참 절실하다

최근 전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점들의 불법 영업마저 성행하고 있다.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연령층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전주의 콜센터발 집단감염에 이어 부안의 한 학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두 곳의 확진자만 20명에 가깝다. 코로나19가 우리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긴장을 늦추는 순간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부안군 소재 학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도시와 군 지역 어디든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전주에 방문한 뒤 최초 확진된 10대 학생의 또래 학원생과 친구, 학부모 등 9명이 1주일 새 추가로 감염됐다. 감염 속도가 매우 빠른 점이 걱정스럽다. 전주의 콜센터를 매개로 한 감염자도 직장 동료와 가족 등 9명에 이른다.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한 불편과 고통은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도민 모두가 코로나19 방역에 동참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적발된 일부 주점들의 불법영업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전북도는 최근 음식점과 주점 등의 영업시간 준수 여부를 점검해 오후 10시 이후에도 영업을 한 5개 업소를 적발했다. 군산에서는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몰래 심야영업을 하던 주점이 적발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안군이 방역조치 강화에 들어가면서 거리두기 3단계 시행 지역이 전주, 군산, 익산, 완주 이서면(혁신도시), 김제시, 부안군 등 모두 6개 지역으로 늘었다. 불편과 고통의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와 이동 및 만남 자제 등 도민 모두의 동참이 절실하다. 백신 접종 동참도 중요하다. 지난 3일 확진된 환자 33명 가운데는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10대에서 40대 사이 연령층이 27명으로 80%를 넘는다. 백신 미접종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다는 반증이다. 전북에서는 이달부터 18세~49세 및 지자체 자율접종이 시작된다. 11월 집단면역을 향한 마지막 관문이다. 방역수칙 준수와 백신 접종 동참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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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4 16:31

국민과 주민을 위한 봉사자의 협력적 거버넌스 제도화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최병관 대한민국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라고 되어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문이다.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라고 되어 있다. 지방자치에 관한 근거 조문이다. 헌법 규정 취지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서 두 조문을 중앙과 지방의 협력 관점에서 해석해 보기로 하자. 키워드는 공무원, 국민, 주민, 봉사자 등이다. 중앙부처의 고객은 국민이고, 지자체의 고객은 주민이다. 그래서 중앙부처 공무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고, 지자체 공무원은 주민을 위한 봉사자다. 국민은 추상적이고, 주민은 구체적이다. 추상적인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중앙부처 공무원은 보편적인 접근을 먼저하는 반면, 구체적인 주민에게 서비스하는 지자체 공무원은 현장 중심적이다. 국민의 봉사자들은 그들이 설계하는 정책과 제도의 파급력이 국민 전체와 지자체에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기에 보다 신중하고 엄격하다. 주민의 봉사자들의 행정서비스는 주민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바로 느끼기 때문에 보다 임기응변적이고 창의적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주권을 천명하고 있다. 자치분권의 관점에서는 국민주권은 주민주권이다. 국민주권에서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주민주권에서는 주민이 지역의 주인이다. 주민은 지방의 이익과 견해가 우선이라는 지방주의나 공동체주의에 기초한다. 주민은 자치분권이 활성화될수록 지역의 주인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국민은 주로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하지만, 주민은 직접 참여의 기회가 국민에 비해 많다. 주민투표, 주민소환, 주민참여예산 등등. 국민은 국가 운영 체제나 사회적 가치 등 국가적 사안에 관심이 많다면, 주민은 일상의 삶과 관련된 사항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지방자치는 생활자치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다. 자치분권이 확대되어 오면서 국민을 위한 봉사자들과 주민을 위한 봉사자들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각 정책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면서 서로 협력이 활발해질수록 서비스 수혜자인 국민과 주민들은 더욱 더 행복해진다. 코로나19가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지만,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중앙과 지방이 긴밀하게 협업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장관들과 시도지사 등이 거의 매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협력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모습을 우리는 매일 보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있는 K-방역은 국민의 봉사자들과 주민의 봉사자들의 합작품이다. 국민의 봉사자들과 주민을 위한 봉사자들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이제는 제도화된다. 지난 6월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중앙지방협력회의가 2022년 1월부터 정례적으로 개최된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대통령이 의장이 되고, 각 부처 장관과 시도지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중앙과 지방의 현안을 서로 공유협력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중앙과 지방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홈이 만들어 지는 것이고, 제2 국무회의와 같이 운영될 것이다. 이렇게 제도화된 중앙지방협력회의가 국민을 위한 봉사자들과 주민을 위한 봉사자들의 연대와 협력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최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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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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