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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부 활성화로 따뜻한 지역 공동체 만들기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착한 임대인, 착한 소비, 착한 가격업소. 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 나눔, 배려, 책임 등의 가치를 함축하고 있는 착한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독교 신약 성경에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나온다. 강도를 당하여 길에 쓰러진 유대인을 보고 당시 사회의 상류층인 제사장은 그냥 지나쳤으나 유대인과 적대 관계인 사마리아인이 구해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성경 이야기는 인간의 고귀함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분이나 재산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에 있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에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유래되었다. 착한 건물주님! 고객님께 이 고마움을 나눌게요 어느 한 식당에 걸린 현수막 내용이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낮춰준 것에 고마워하며 설렁탕을 50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작년 2월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정부와 지자체의 착한 건물주 지원책 등에 힘입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 따뜻함을 전하며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상생과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의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원하고,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려고 하는 착한 소비도 요즘 많은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전통시장 이용, 친환경 제품 구매, 동네 작은 상점에서의 물품 구매, 사회적 기업 제품의 구매 등 착한 소비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환경, 사회, 책임 등을 강조하는 ESG 경영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착한 소비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지역 공동체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나눔과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나눔과 배려를 위한 대표적인 행동 중 하나가 기부이다. 기부는 일반적으로 자선이나 대의를 목적으로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말한다. 기부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어려운 사람들의 부족한 것을 보듬고 채워주는 기쁨이다. 한국 전쟁 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통해 이제는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이 되었으며, 지난 7월에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를 개도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신장한 국력을 방증했다. 그러나 경제성장 규모에 비해 기부 규모는 초라하다. 영국의 자선재원재단에서 발표한 2019년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지수는 57위로 GDP 규모가 세계 8번째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 나라의 기부 규모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기부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착한 기부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착한 기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부자들이 선한 의도로 기부 행위를 해야 하고, 모금 단체가 투명하게 기부금을 관리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수혜자들의 삶에 체감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 기부자-모금단체-수혜자 간의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나쁜 기부가 아닌 착한 기부가 되는 것이다. 정부가 1365 기부 포털 운영, 기부금 모집사용 내역 공개를 강화하는 이유도 착한 기부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얼마 있으면 추석 명절이다. 착한 기부가 많이 되어 나눔과 배려 문화가 확산됨으로써 지역공동체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고 훈훈한 추석 명절 나기가 되길 희망해 본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01 16:51

‘포스트 코로나’ 체육회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주 유인탁 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으로 옮긴다고 해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무성했다. 민선 출범 이후 전북체육 발전의 실무를 총괄했기에 떠나는 그를 두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도 잠시 코로나 상황이라는 중차대한 시기 난관을 헤쳐나갈 후임자 인물평과 함께 정강선 회장의 용인술 논쟁 또한 뜨거웠다. 사무처장 역할과 영향력은 누구나 인정할 만큼 막대하다. 전북체육의 대내외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고 해결하는 핵심 요직이다. 전북도와 도의회는 물론 각 경기단체, 시군 체육회와도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각급 유관기관, 언론 등과의 원만한 관계도 빼놓을 수가 없다. 코로나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체육 대회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체육회는 속만 태우고 있다. 사무처장 역할이 그만큼 절실해지는 시기다. 그런 관점에서 후임자로 내정된 신준섭 남원시청 복싱감독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그는 유 처장과 함께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 영웅이다. 그들이 남긴 영광과 환희의 순간은 지금도 회자된다. 사무처장 바통터치에도 이런 인연들이 얽혀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신 감독은 명성에 비해 행정 경험과 소통 능력에서 대체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인사 배경은 정강선 회장의 순탄치 않은 여정과도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은 선거 때 출사표에서 당선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취임한 뒤 고질적인 소통 부족으로 협조 기관과의 파열음이 적지 않아 고초를 겪었다. 그래도 당시엔 민선체제 첫 출범이라 한 걸음씩 물러서며 격려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였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민선이지만 현실적 벽은 의외로 높았다. 체육회 예산이 전적으로 전북도에 의존하는 처지라 민선 회장의 한계는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다 지난해 1월 민선 개막과 함께 탕평화합형 집행부를 기대했던 체육인들은 크게 실망했다. 탕평은 고사하고 선거캠프 핵심 인사를 부회장과 사무처장으로 발탁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 회장의 고집불통 이미지와 소통 부재, 딱딱한 대인관계까지 온갖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정 회장과 체육인들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비토 그룹의 지지와 협력을 기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의 무명에 가까운 그가 단기필마로 선거에 뛰어들어 역전승을 거머쥘 때부터 앙금은 쌓였다. 선거 이후에도 팽팽한 긴장관계는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주변 상황이 고립무원과 진배없었다. 험로가 예상되는 그 때 코로나 사태로 인한허니문기간을 맞았다. 정 회장도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간극을 좁히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래도 민선에 걸맞은 리더십과 소통 노력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능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고, 입장을 달리하는 측과 접촉면을 늘려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 회장이 공약한 민선 청사진이 앞당겨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8.31 18:18

전주시 거리두기 위반 솜방망이 처벌이 웬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전주시내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시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에서 모두가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주시내 곳곳의 야외 공간에서 야간 음주취식이 성행하고 있고, 적발된 위반자에 대해서도 강력한 조치없이 솜방망이식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주시는 지난주 하루 20명을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중이다. 거리두기 4단계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의 최고 단계다. 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연습장과 식당카페는 물론 실내체육시설과 학원독서실, 오락실, 영화관 등 거의 모든 시설의 집합과 이동이 금지제한된다.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 등 공공시설도 문을 닫았다.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매일 20명을 웃돌던 전주지역 확진자 수가 지난달 27일 16명, 28일 18명, 29일 15명, 30일 10명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고통과 불편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시민 모두가 일상의 정상화를 위한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과 달리 공원과 광장 등 야외에서 밤 늦게까지 음주취식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사회 공동체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 행태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전주시의 미온적 대처도 비판받을 일이다. 전주시는 지난달 27일~29일 공원과 광장 등 야외 음주취식자 55명을 적발했지만 과태료 부과조치 없이 해산했다고 한다. 전북도가 지난 주말(28~29일) 사이 전주 서부신시가지 일대 야외 공원에서 음주취식을 한 13명을 적발해 감염병예방법 위반혐의로 10만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과 대비된다. 전주시는 자영업자들의 문을 닫게 하면서 공원과 광장 등 야외 술판을 방관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방치해선 안된다. 야간 야외 음주취식 행위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31 16:44

한전, 새만금 송전계통 보강사업 앞당겨야

새만금 사업이 착공된 지 30년 만에 SK그룹의 대대적인 투자로 개발 호기를 맞았지만 새만금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계통 보강이 늦어져 차질이 우려된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에서 새만금을 그린디지털 뉴딜과 신산업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단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송전계통 부족이 발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SK그룹 컨소시엄은 오는 2025년까지 2조 1000억 원을 투자해 새만금 산업단지 5공구 일대에 25MW 규모의 데이터센터 및 창업클러스터를 건립한다. 새만금 SK 데이터센터는 일본과 중국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 아시아 7개국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해저 광통신케이블을 설치해 국제 빅데이터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된다. 또한 인력 양성과 기술 평가 등을 갖춘 그린에너지 산학연 집적단지와 미래 모빌리티, 재생에너지 연계 복합 관광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센터와 시설을 구축하고 가동하려면 원활한 전력 수급이 필요하지만 현재 새만금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계통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전력 공급망 부족으로 자체 생산하는 200MW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시설의 전력 연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전력 측에선 새만금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계통연계 보강사업이 2026년 10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2025년부터 가동하는 SK데이터센터에 차질이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에 원활한 전력 수급이 안될 경우 출력 제한 조치가 불가피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기업 이미지 실추와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새만금은 그동안 외국의 대규모 투자협약과 삼성그룹의 투자 약속이 번번이 물거품이 되면서 전북도민의 꿈과 희망이 한으로 바뀌었다. 한전 측의 송전계통 보강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또다시 새만금에 찾아온 호기를 놓친다면 전북인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와 한전, 그리고 전라북도는 2025년 SK데이터센터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새만금 송전계통 보강사업을 앞당겨야 한다. 새만금 개발은 국책사업인 만큼 일반적인 전기발전시설 사업에 앞서 선제적인 송전계통 연계작업이 필요하다. 새만금 송전설로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가경쟁력 운운해선 안 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31 16:44

리더십의 변화가 절실한 전북

권순택 논설위원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입지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걸고 있다. 현직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전주시에는 벌써 예닐곱 명이 뛰고 있고 다른 시군에서도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밥상 여론 선점을 위해 입지자들의 출마 표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단체장에 나서겠다는 입지자들의 면면을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현직 단체장들도 몇 곳을 제외하곤 기대치 이하다. 청년들은 떠나고 지역 경제는 쪼그라들면서 갈수록 쇠락해 가지만 과연 지역을 살릴만한 인물인지 의문이 든다. 그들이 걸어온 이력이나 과거 해 온 일들을 보면 왜 단체장을 하려는지 납득이 잘 안 된다. 자리나 감투 욕심 때문이라면 지역의 미래는 더 암울할 뿐이다. 지방자치의 교과서 격인 지방의 논리와 지방의 도전 등을 집필한 이와쿠니 데쓴도 전 일본 이즈모 시장은 미래 비전이 없는 단체장은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설파했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이와쿠니 시장은 원래 정치인이 아니라 경영인이다. 도쿄대 법대 졸업 후 증권회사에 들어간 그는 30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주목받는 금융인으로 성장했고 메릴린치의 수석 부사장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가 정치에 발을 디딘 건 고향사람들의 간청을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구 8만여 명의 작은 도시인 이즈모 시는 인구가 줄고 지역 경제는 위축되면서 쇠락해 갔다. 설상가상 시의회는 뇌물 스캔들로 해산되는가 하면 현직 시장은 불출마를 택했다. 이에 지역의 뜻 있는 젊은 상공인을 중심으로 시장 후보 유치단을 결성하고 적임자를 물색한 끝에 이와쿠니를 선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인으로 승승장구하던 이와쿠니는 고향사람들의 요청을 뿌리쳤으나 거듭되는 요구와 뉴욕까지 찾아온 친구들의 간청에 결국 시장 출마를 수락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이 나서서 시장 후보로 추대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유효투표의 80%라는 압도적 득표로 당선됐다. 그는 시정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역발전을 선도했고 2년 만에 일본 능률협회가 선정하는 종합마케팅상인 베스트9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자치단체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역량 있는 리더 한 사람으로 인해 쇠락하던 이즈모 시가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말뫼의 눈물로 잘 알려진 일마 리팔루 말뫼시장의 리더십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20년간 세계 조선업의 강자였던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말뫼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정부는 조선소 부지를 샤브에 1크로네에 매각하고 자동차 공장을 유치했지만 3년도 버티지 못했다. 그런 말뫼시가 도시계획 전문가인 리팔루 시장이 1995년 취임하면서부터 회생의 길을 찾았다. 그는 말뫼 2000 비전을 내걸고 젊은 세대들이 찾아와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가는 테스트베드로 말뫼시를 만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노동자 전문가그룹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고 더디지만 하나씩 미래 비전을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말뫼시에는 500여 개의 IT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하고 식품산업 클러스터와 바이오제약 클러스터인 메디콘 밸리가 들어서는 등 친환경 첨단도시로 탈바꿈했다. 말뫼는 유엔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돼 세계 각국에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북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리더십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구는 줄고 제조업은 쇠락하고 지역은 소멸의 위기에 처한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선 지역민들이 달라져야 한다. 지역정서나 조직과 세력, 연고주의에 휩쓸려서도 안 된다.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미래 비전과 실행 역량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방도시가 발전하려면 좋은 단체장을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와쿠니 시장의 조언을 되새겨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8.31 16:43

수소경제, 산업육성과 함께 사업화도 준비해야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최근 새만금 그린수소생산클러스터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사업의 정책적 필요성과 경제성을 입증받아야 하는 예비타당성조사가 남아있지만 매우 환영할 일이다. 수소산업 육성은 세계적인 흐름이며, 우리 정부도 수소산업 활성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산업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새만금 그린수소생산클러스터는 반드시 구축될 것으로 믿는다. 글로벌경제 흐름이 탄소제로 시대로 가면서 수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궁극의 친환경에너지로 꼽힌다. 수소는 산소와 결합하며 에너지를 만드는데 연소시 극소량의 질소와 물만 생성되고 공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더욱이 새만금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 이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제로인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라북도는 새만금에 그린수소 연구기관과 생산기업을 집적하고, 그린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새만금에 재생에너지단지와 연계한 그린수소클러스터가 구축되면 새만금은 그린수소 거점도시이자 수소경제가 구현되는 상징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전북에는 수소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림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수소경제를 구현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현장이 많다. 완주에 소재한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 같은 수십여곳의 수소상용차 부품기업과 비나텍과 듀산퓨얼셀 등 수소연료전지 기업들의 기술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KIST 전북분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2023년에는 수소용품검사지원센터도 들어선다. 수소용품검사지원센터는 수소용품의 안전성확보와 기술개발 지원 등을 위한 평가인증기관으로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여기에 사용후 연료전지 기반구축사업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수소산업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 완주군과 전주시는 수소시범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수소시범도시는 주거와 교통 등 도시활동의 주된 에너지를 수소로 사용하는데, 공동주택에 수소에너지를 보급하고 수소차를 주요이동수단으로 활용한다. 두 지자체는 수소차 보급에 힘쓰며, 수소에너지 공동주택 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완주와 전주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수소경제 인프라에 새만금까지 더해진다면 전북의 수소경제 시스템은 독보적일 것이다. 전북도와 해당 지자체, 지역 정치권이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고, 중앙 정치권도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전망도 밝다. 다만 유념해야할 것은 수소산업을 육성하는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시장흐름에 맞춰 사업화해 지역기업과 도민들이 부가가치를 누리게 해야 한다. 수소경제가 전북에 기업과 사람을 모이게 하는, 도민의 삶속에서 연동되는 산업으로 계획되고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미 우리는 산업화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뒤쳐진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동안의 수고와 앞으로 쏟아부을 열정이 헛되지 않도록 수소산업의 열매는 전북도민이 따도록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 등 수소경제 전주기(全周期) 밸류체인을 제대로 구축해 전북의 미래 먹을거리로 확실하게 삼아야 한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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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1 16:43

체력은 국력일까, 아닐까

정강선 전라북도체육회장 체력은 국력이 아니라고 한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냐고 입을 모을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체력은 곧 국력이라고 철석같이 알고 있는데 말이다. 최근 정부의 입장을 정리해 보면 이런 해석이 나온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체력은 곧 국력이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형성되고 있는 이상 기류다.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영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금 6개 은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했다. 국민들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종합 16위.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한국 스포츠가 45년 전으로 회귀했다는 평이다. 84년 LA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무려 6개에 은메달만 6개, 동메달은 10개를 따내며 종합 순위 10위에 오르는 엄청난 기적을 연출한다. 주전부리가 시원찮던 시절, 아시아에서도 변방에 불과하던 작은 분단국가 한국이 쏘아 올린 성과에 세계가 주목하고 국민들은 열광했다. 그것도 복싱, 레슬링, 유도 등 배고픈 종목에서 거둔 눈물겨운 승리였다. 우리 전북 김제와 남원 출신 레슬링 유인탁과 복싱 미들급 신준섭이 금메달을 보태며 그 선봉에 섰다. 당시 약소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이렇게 스포츠를 통해 본격적인 세계 10위 반열에 동참한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정점을 찍었다. 안방에서 치러진 88년 서울 올림픽은 미국에 이어 종합 4위를 했다. 우쭐해진 당시 정부는 체력(체육)은 국력이다라고 포장했다. 그러나 성적이 곤두박질한 2020 도쿄올림픽 직후 손바닥을 확 뒤집었다. 체력은 국력과는 더 이상 관계가 없다는 뉘앙스로 정부와 여권은 정치색을 칠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에 가서 정치적 성과를 내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행이 무산되고 우리 선수단 성적이 신통치 않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대통령뿐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이전부터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자 여당 대선 후보들은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했다. 개막전까지 줄곧 같은 목소리를 높이던 정치인들은 올림픽이 끝나자 메달 색은 중요하지 않다. 경기를 즐기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차기 파리 올림픽이 기대된다고 했다. 원칙 없는 정치인들의 고질적인 자세다. 의연한 척 하지만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있어 메달은 사실상 전부다. 올림픽 메달에 초연한 나라와 선수는 없다. 일본 같은 철천지원수 경쟁국에게 한두 번 밀리면 스멀스멀 부아가 치민다. 밀리고 나면 각국은 정신을 차리고 엘리트 체육에 전력을 다한다. 올림픽 종합 1위를 놓고 올림픽 때마다 항상 피 튀기게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에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체력은 국력이요,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길목에는 스포츠가 있고 그 순위에 국민들의 자존심과 사기가 있다. 생활체육에만 관심을 두다 국가의 자존심과 국민의 사기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다시 엘리트 체육 부활에 나선 선진국 일본과 영국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도 항상 일본에 종합 순위를 앞질러 가슴 벅찬 희망을 선사했었다. 적어도 체육 만큼은 대한민국이 일본에게 우위에 있었다. 이제는 반대로 큰 격차로 일본에게 제압 당하고 있다. 2015년 스포츠청을 신설해 엘리트 체육에 올인하고 있는 일본은 저만치 앞서 달리고 있다. 정부의 국력이 지금보다 조금 더 지원됐다면 올림픽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은 물론 이를 지켜본 국민들도 코로나에 지친 요즘 사기 진작과 함께 큰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체력은 국력이다가 맞다. /정강선 전라북도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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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1 16:43

[최영호의 변호사처럼 생각하기] 농지법 위반이 뭔가요

의뢰인은 농지 매매 경험이 없는 서민으로, 대화 중 요즘 정치인의 농지법 위반 문제가 자주 나오는데, 도대체 농지법 위반이 무엇인지 물어왔다. 규정이 엄격해 모두 이를 지킬 수 없는 현실, 법 위반 상황이 빈번해 법 위반이 위반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농지법 위반이다. 농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받는 경우를 알아본다. 경자유전의 원칙,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 농업인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다. 예외라고 하면 1,000m2 미만의 주말농장 용도, 상속받은 경우이다. 그래서 매수하든, 증여받든 농지를 소유하려면 농지취득자격증명원(농취)이 필요하다. 흔히 얘기하는 농지법 위반이란 농지 소유 제한 규정을 어기고 농지를 소유할 목적으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취를 발급받은 경우를 의미한다. 농취를 받기 위해 농업경영 목적이라 하고, 농업계획서에 소유농지의 영농 방안을 기재해야 한다. 이를 허위로 기재할 경우 처벌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실제 비농업 종사자의 농지 소유에 대해 농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경우는 드물다. 먼저 실제 농업인의 농지 소유 면적 비율이 56% 정도로 관행상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가 흔하다보니 감독과 처벌이 어렵다. 다음으로 현재 농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취득 시 농사를 지으려 하였으나 현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렵다고 해명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느 경우에 농지법 위반으로 처벌하게 될까. 실제 농지를 구매한 후 수개월 내에 다시 되팔거나 전용하는 경우 수사 대상이 된다. 수개월 내 농사를 짓지 않고 팔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은 애초 농업 목적으로 농지를 구매하지 않은 것이고, 허위로 농취를 발급받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농지 소유로 인한 정치인에 대한 문제로 매우 시끄럽다. 투기 목적이 아니더라도 취득 시점에 농지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거나, 전체 농지를 임대했다는 해명 자체는 허위 농취 발급에 해당되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일반 서민이든 정치인이든 경자유전 원칙 정도만 알고, 농지법 위반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누구든 법 위반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8.30 16:32

도민들 가장 두려워하는 범죄는 ‘성범죄’다

도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두려운 범죄로 성범죄를 꼽았다. 지역사회와 가정의 안전을 위해 약자인 여성과 청소년들의 육체와 정신을 유린하는 성범죄 근절을 민생치안 확보의 선결과제로 지적한 것이다. 지난 7월 민생치안 품질 향상을 위한 자치경찰제가 시행된지 2개월이 지나면서 전북도 자치경찰위원회가 도민 1706명을 대상으로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결과 34.4%가 성범죄를 가장 시급하게 근절해야 할 범죄라고 답변했다. 많은 도민들이 본인이나 가족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의 성범죄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을 반증해주는 조사결과이다. 뒤를 이어 청소년 범죄(24.7%)와 아동학대(19.5%) 순으로 집계됐다. 현재 우리 생활주변의 성범죄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죄질은 더 나빠지고, 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강간이나 추행등 특정 가해자에 의한 범죄 형태를 비롯 최근에는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여성 신체를 동의없이 촬영해 SNS 등의 매체에 유포시키는 디지털 성범죄도 횡행하고 있다. n번방 사건처럼 악랄하고 엽기적인 수법까지 등장해 국민들의 공분을 산 사건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모든 범죄가 마찬가지지만 성범죄도 대상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따라서 늘어나는 성범죄를 근절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가해자는 반드시 검거되고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주어지면 범죄는 현격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성범죄의 처벌 수위는 국민들의 범 감정과는 동떨어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성범죄자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실제 엊그제 서울에서 부착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자가 50대 여성 2명을 잇따라 살해해 큰 충격을 준 사건은 재범 방지 대책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범죄는 타인의 인격과 인권을 짓밟는 수준을 넘어 영혼까지 상처를 주 는 잔인한 범죄다.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처벌 수위를 한층 높이고, 범죄 가능성을 차단하는 법적 제도적 보완책이 절실하다. 인적이 드믄 곳엔 가로등을 확대 설치하고, 재범 방지를 위한 관리인원을 증원하는 등 세부적인 지침 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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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30 16:32

전민재의 눈물

전민재 선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는 전민재 선수(44전북장애인체육회)가 미소 대신 눈물을 흘렸다. 지난 29일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육상 여자 200m T36(뇌병변) 결선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다. 트랙에 앉아 고개를 떨군 그는 퇴장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쳤다. 행복의 질주, 투혼의 질주로 감동을 선사해 온 그가 기쁨과 감격이 아닌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것은 흔치 않다. 전민재는 이날 31초1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전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안긴 최고 기록(31초06)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세운 자신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그는 도쿄 패럴림픽 참가전 인터뷰에서 메달 따면 엄마 목에 메달 걸어드리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생 많으셨다고 꼬옥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장애를 가진 자신을 40년 가까이 돌봐온 엄마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을 지 모른다. 1977년 진안에서 태어난 전민재는 다섯 살때 뇌염을 앓은 뒤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를 아프게 할 정도로 힘든 사춘기를 보냈지만 25세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26세 때인 2003년 특수학교에서 육상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그해 열린 장애인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해 149㎝의 작은 키와 선수로서는 늦은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육상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2004년부터는 15년 연속 전국장애인체전 3관왕(100200400m)의 대기록, 2회 연속 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과 2회 연속 장애인올림픽 200m 은메달 기록을 세워왔다. 상반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전민재는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딸 때마다 발로 쓴 편지로 소감을 전해왔다. 2016년 리우 대회때는 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주변에서 넌 못할 거야, 넌 메달을 딸 수 없어라고 비아냥거리며 제 꿈을 짓밟는 말들로 상처를 줄 때면 혼자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해 전 국민을 감동시켰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도쿄 패럴림픽에서 200m 3회 연속 메달의 새 역사를 쓰지는 못했지만 그가 20년 가까이 트랙에서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모두의 가슴에 남아 있다. 전민재는 9월 1일 여자 100m(T36) 예선에 출전해 다시 한 번 패럴림픽 3회 연속 메달 기록에 도전한다. 달릴 때 만큼은 아무 잡념 없이 달릴 수 있어 좋다는 그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어머니 한재영 씨의 격려가 전민재 스스로 편지 끝 부분에 적어온 웃는 미소가 예쁜 전민재를 다시 볼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재야 100미터 더 힘내서 해보자 민재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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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08.30 16:32

전북 지역응급의료환경 구축 서둘러야

전북지역 119 환자 중 응급실에 도착 전 사망(DOA)하는 환자의 수가 전국에서 2번째로 많아 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생명인데도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응급의료 시설과 인력 부족 등으로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면 국민 보건의료 행정의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남원임실순창)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2016~2020년)간 전북지역 119 환자 중 응급실 도착 전 사망하는 환자 수를 보면 인구 1만 명당 65명에 달한다. 이는 경북 71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광주광역시 9명에 비하면 7.2배나 높은 수치다. 전북지역 DOA 환자의 응급실 도착 소요시간은 최근 5년간 평균 41.9분으로 전국 평균 40분보다 높았다. 특히 세종시 24분보다는 무려 17.5분이나 느렸다. 이처럼 전북지역이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 수가 많은 것은 지역응급의료체계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다. 무주와 장수 임실 순창 고창지역 등 응급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응급실 도착 전 사망자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는 10세 미만 연령층보다 80세 이상 연령층이 11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 인구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북지역이 응급환자 구조에 매우 취약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북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농촌지역 간 DOA 격차를 줄이려면 지역 특성에 맞는 응급의료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는 단순히 시설과 인력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자치단체와 지역 보건의료소방기관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골든타임 내 응급실 도착 시간과 응급실 도착 전 사망 환자 수를 줄이려면 지역별 응급의료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응급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농촌지역에는 지역별로 거점 응급의료센터 구축도 필요하다. 고령자가 많을수록 응급의료 수요도 많은 만큼 정부와 자치단체는 농촌지역에 대한 응급의료환경 구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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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30 16:32

힐링시네마, ‘지시적’ 영화 보기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영화 어떻게 봐야 해요? 많이 받는 질문이다. 한 유명 감독은 그냥 보세요라고 말한다. 중국집 가서 짜장면 먹을 때 주방장 불러놓고 무엇을 넣었고 맛의 비결은 무엇인지 묻느냐며. 다양한 관점을 강조한 말인 줄 알지만, 힐링시네마 생각은 조금 다르다. 레시피는 물론 맛의 깊이를 알아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힐링의 숲으로 안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시적, 연상적, 정화적 접근법이 있다고 전술한 바 있으며 먼저 지시적 접근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지시적 접근(The Prescriptive Way)은 영화를 교육적지시적 목적으로 보고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영화를 정보제공의 원천으로 여기며 교훈이나 모델링을 위한 도구로 가정한다. 치유요인을 세 가지로 소개한다. 첫째 객관화이다. 주관적인 시각을 제삼자적 관점으로 돌려 자기를 돌아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보며 대리로 세상을 알게 하는 심리적 거리 두기 기법이다.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하는 중학생들에게 영화 <안티고네>를 보여 줬다. 안티고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테베 왕 오이디푸스의 딸이다. 전쟁터에서 죽은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에 모래를 뿌려 장례 의식을 행하였다가 처형당했다. 안티고네는 캐나다 정착을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이민 가정의 여학생 이름이다. 어느 날 큰 오빠가 총에 맞아 절명하고, 작은 오빠가 감옥에 갇힌다. 안티고네는 약자를 마구 대하는 불합리한 사회제도와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운다. 둘째 생각과 행동의 명료화이다. 생각과 감정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돕고 이를 언어화명료화하는 것이다. 처한 상황에 대하여 더 나은 관점을 개발하도록 해준다. 기발하기도 하고 합리적이기도 한 등장인물을 보며 이를 기준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도록 도와준다. 우리 영화 <더 킹>에는 건달 아버지를 둔 말썽꾸러기 고등학생 태수가 나온다. 어느 날 아버지가 검사에게 혼쭐이 나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검사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지독한 노력 끝에 서울대를 나와 검사가 된다. 정치 검사들의 번지르르한 모습에 매료되어 그 길을 따라 걷다가 검찰에서 쫓겨난다. 셋째 모델링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여 주고, 다양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한다. 캐릭터의 문제 해결방식을 그대로 모사하거나 자신의 문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좋은 모델과 나쁜 모델의 변별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 태국영화 <배드 지니어스>는 시차를 이용하여 SAT(미국 대학입시 자격시험) 국제 커닝을 하는 천재 학생의 심리와 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반응을 다룬다. 주인공 린은 포스터에 대고 나쁘지만 다 하고 싶잖아!라고 쓰고 있다. 중학교 또래 상담에서 나쁘지만 다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니 게임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개인의 생각을 물었는데 사회적 인식을 말하고 있다. 프랑스 영화 <까밀 리와인드>에 나인홀드 니부어의 기도문이 등장한다.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평정. 그리고 그 차이를 아는 현명함. 주인공 까밀은 삶을 원하는 지점으로 리와인드(되감기) 해줘도 예전처럼 산다. 지시적 접근은 길잡이가 필요하다.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경계, 영화에서 찾아보자.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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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전북경제, 비대면 소비에 주목해야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회사 일과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며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른다. 집 근처 마트에 내린 후에는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다. 집에 도착하니 온라인으로 주문해둔 저녁 식사가 배달되어있다.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는 A 과장의 일상이다. 택시는 택시 앱에 미리 충전해 둔 포인트로, 마트는 무인 계산대에서 신용카드로, 저녁 식사는 배달 앱에서 지역상품권으로 결제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비대면 소비의 한 단면이다. 비대면 소비가 무엇인지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아직 없는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 쇼핑, 배달 주문 등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이루어지는 소비활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금을 주고받는 결제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비대면 소비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정의하는 비대면 결제는 온라인 쇼핑과 같은 비대면거래뿐만 아니라, 앱 등을 이용한 택시 호출결제와 같이 거래 현장에서 단말기의 접촉이 없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포함한다. IT 인프라의 발달과 함께 점차 성장하던 비대면 소비는 코로나19로 타인과의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2020년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규모는 159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3년 사이 70%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한 금년 6월 기준 소매판매액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작년 1월보다 8% 증가한 데 반해, 무점포 소매판매액은 무려 31%나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대면 소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코로나19 종식이 가시화되더라도 비대면 소비는 중요한 소비 경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로 인해 높아진 대면 활동에 대한 경계심도 비대면 소비 선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이유이다. 이처럼 비대면 소비 시대가 급진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경제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현재 비대면 소비 관련 서비스는 수도권에 집중된 대형 IT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배달 앱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수도권에 비해 IT산업 기반이 취약하여 수도권 대형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의 출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라는 차원에서 볼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은 변해가는 환경에 맞추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군산시가 2020년 3월 전국 최초로 출시한 공공 배달 앱인 배달의 명수다. 배달의 명수는 2021년 4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 40만건, 주문금액 97억원을 돌파하는 등 낮은 수수료 및 지역상품권 연계 등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편 금년 7월부터 재래시장 장보기 앱인 장바요에 전주 신중앙시장이 포함되었다.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적은 상태에서 장바요와 같은 판매 공간이 제공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도 비대면 문화에 적응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색을 가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한경수 본부장은 조사국 거시재정팀장과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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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대한민국

유희태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부위원장 (전)기업은행 부행장 일제 침략으로부터 해방된 지 올해 76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우리 선조들의 독립운동 역사 중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역사들이 많으며, 독립운동이 식민지 사관에 의해 평가절하 되거나 폄훼되기도 한다. 심지어 대한민국에 살면서 국적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일본을 찬양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선조들이 일제에 대항하여 독립을 되찾고자 흘린 피를 생각하면 치미는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1938년 일제는 민족정신말살정책을 펼치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언어라고 생각하여 관공서와 학교에서 우리말 사용을 금지 시켰다. 일본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섞이게 되었고, 지금은 마치 우리말인 것처럼 사용되는 것들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말들 중에 노가다, 함마, 나라시, 시마이 등이 모두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단어들이다. 마치 우리말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도 있다. 구라, 다데기, 쇼부치다, 뽀록, 호치케스, 닭도리탕, 간지난다, 애매하다 등은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단어들이다. 특히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를 18번이라고 한다. 원래 18번은 일본 가부키 가문 이치가와 단주로가 집안에 내려오는 연극 중 18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18번째 작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가 K-팝과 한류문화 열광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정작 일제 잔재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될 법한 일인가. 일제 잔재의 청산과 함께 반드시 이뤄야 할 일이 있다.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른바 부국강병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군사력 순위는 2020년 기준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6위이다. 참고로 북한은 25위이다. 이 정도의 국방력이면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미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작전통제권도 이양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니 완전한 자주국방이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GDP 대비 약 2.7% 수준으로 세계 여덟 번째 국방비 지출 국가이다. 국방예산은 경제적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경제력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순위는 2020년 GDP기준 12위권에 있다. UN에서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2021년에는 9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21년도에는 이미 G7국가인 이탈리아를 넘어섰다는 외국 유명 분석기관의 보고서도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세계 선진국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이 우리는 K-방역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 달성 등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 나갔다. 최근 G7에도 초청되었다. 나아가 전 세계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백신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의 대열에 섰다. 일제 잔재의 청산으로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부국강병으로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침략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고조선의 국가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침략이 아니라 문화와 경제력으로 세계를 이롭게 하는 선도국가 대한민국! 바로 광복절 76주년에 생각해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유희태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부위원장 (전)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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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국민연금 1000조 시대 눈앞, 금융중심지 절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지난 6월말 현재 908조원으로 집계 발표되면서 기금 1000조원 시대 가 눈앞에 다가왔다. 국민연금의 기금 1000조원 시대를 맞아 기금 규모에 걸맞는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북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뛰어난 운용실적을 보이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한 2017년 564조원이였던 기금 규모가 지난 6월 기준 908조원으로 늘어나면서 국민연금은 이제 세계 3대 연기금의 외형을 갖추었다. 최근 2년간 운용 수익률도 2019년 11.31%, 2020년 9.7%의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 거둔 양호한 실적이다. 이같은 비약적 성장은 일부 중앙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제기했던 전문인력 이탈 우려및 정주여건 미비 등 부정적 공세가 악의적 흔들기 였음을 입증해주기에 충분하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4월 제2 사옥인 글로벌 기금관을 개관하는 등 기금운용 인프라 확충에 꾸준히 힘써왔다.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 생태계인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이 선결과제다. 전북의 금융중심지 지정은 지난 2019년 금융중심지 추진위에서 여건 미성숙과 정주 여건 미비 등의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이후 SSBT, BNY를 비롯 SK증권 등 국내외 유수의 금융기관이 전주에 사무실을 개소하면서 금융기관 집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북도 등도 정주 여건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금융중심지 지정에 미온적이었던 군산 출신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임기가 끝나 후임 임명절차가 진행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되면 추진 동력의 약화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기금 1000조원 시대를 맞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제3 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전북 정치권은 국회 차원의 노력과 함께 한국투자공사를 비롯 국책은행 추가 유치와 공무원 연금 등 각종 연기금의 집적화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여건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북도 등도 아직 미비한 일부 정주 여건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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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29 17:59

좀 더 새로운 거 없어요?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어떻게 하면 우리 지역에 사람이 모이게 할까? 지역을 기반으로 정책을 만드는 사람의 비중 있는 고민일 것이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여기에 이런 거 팔면 잘 될 거야. 여기엔 반드시 이런 게 있어야만 해. 크리에이티브 시티라는 묵직한 수사를 붙이지 않더라도,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거창한 수사를 붙이지 않더라도, 지역에 사는 우리는 일상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 같은 것이라도 좀 더 괜찮은 것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이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지역에 따로 존재하는 특수한 것이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 누구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에 사는 사람 누구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듯, 지역의 모든 것이 로컬 콘텐츠의 가치가 될 수 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 유무형의 것에서 가치를 찾아야 한다. 그러므로 지역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은 지역에 관한 관심과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그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로컬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면, 실패하더라도 그것은 성공의 가능성이 담긴 괜찮은 실패일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고유한 이미지를 상징화하여 지역다운 지역을 만들어내는 로컬 브랜딩 또한 로컬 크리에이터의 활동과 연결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닌 그 지역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창적인 창조물이 필요하다. 그래야 기존의 주목받지 못했던 로컬 자원에도 시선을 둘 수 있다. 리브랜딩(Rebranding)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다. 소비자의 기호, 취향,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기존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탄생한 브랜드를 다시 다듬는 것을 리브랜딩이라 한다면 로컬의 스토리가 담긴 로컬 크리에이터의 활동도 로컬 리브랜딩이 될 수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심사도 지역의 이야기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최신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아이디어만이 사업 선정의 기준일 수 없다. 로컬의 고유 정체성이 담긴 이야기를 로컬 크리에이터가 이해하고 있는지, 지역의 이야기를 열심히 발굴하고 고민했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조금 더 새로운 기술은 없는지, 홍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돈은 되는지가 사업 평가의 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로컬의 고유한 정체성이 담긴 이야기다. 좀 더 새로운 거 없어요? 라는 말이 심사위원의 말에서 나온다면, 그것이 로컬 크리에이터가 대답해야 할 질문일까? 지역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반드시 새로워야 할까? 기술이 접목되지 않더라도, 유행을 따르는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로컬 크리에이터가 지역의 이야기를 꺼내는 행위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발굴도 새로운 기술이 아닌, 기존의 로컬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주목해야 한다.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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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9 16:45

‘공간혁신’으로 국민을 더 행복하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창의와 열정이 넘치는 효율적인 조직, 직원이 즐겁게 일하고 고객도 행복하게 만드는 조직은 모든 조직의 꿈이다. 과거에는 조직 구성원의 의식과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둬서 품질고객성과관리, 6시그마, 지식경영 등 최신 혁신기법을 도입하거나 성공한 기업들의 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하는 것에만 치중하였다. 그러다 보니 조직 내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경우가 허다했다. 조직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제도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직 구성원의 일이나 업무에 대한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 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한 혁신기법의 하나로 공간혁신이 주목받고 있다. 아무리 창의와 협업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직원이 생활하고 일하는 여건이 그대로라면 한계가 있다. 칸막이로 둘러싸인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사무실에서는 창의적인 사고가 나올 수 없으며 협업이 싹틀 리가 만무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는 부서를 나누는 벽이 없다. CEO의 방도 따로 없고 임원용 엘리베이터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통이 활발해지고, 어디서든 회의가 이루어진다. 뻥 뚫린 업무 공간이 생각의 장벽마저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한 것이다. 혁신이 문화로 승화되고 생태계로 자리 잡게 하려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젖어 들 수 있도록 일하는 공간과 환경을 바꿔야 한다. 벽과 칸막이를 허물고 사무실이 유연하게 활용될 때 진정한 창의와 소통, 협업이 가능해진다. 칸막이를 허물어 생긴 여유 공간을 새로운 수요에 맞춰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협업 공간이 확대되고, 독서와 토론이 가능한 휴게실을 비롯해 업무에 지친 직원들의 머리를 식혀주는 어매니티(Amenity) 공간까지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단순한 공간의 재배치가 아니라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업무 시스템 재구축 작업도 필수적이다. 과거 필자가 CEO로 잠시 몸담았던 한국동서발전에서도 공간혁신을 통해 일하는 방식과 함께 조직문화 변화를 추구한 바 았다. 고정된 장소에서 일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IT 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오피스를 활용해 부서 및 개인 칸막이를 제거해 고정 좌석제 대신 어느 자리에서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유연 좌석제를 운영하였다. 내 자리가 없다 보니 개방공유소통협업을 위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필자가 현재 CEO로 재직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부도 지난 4월 글로벌 기금관 준공 이후 현재까지 협업과 소통이 원활한 열린 공간 만들기에 한창이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의 증가, 시공간 제약이 없는 근무 형태 확산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간 재배치 작업은 단순한 장소의 이전이 아닌, 공간혁신을 실현하는 중요한 기회이다. 공간혁신을 위한 노력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닌 회사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투자로 인식되어야 한다. 국민연금의 공간혁신 노력이 직원들의 창의성 발휘와 협업을 촉진 시키고, 부서 및 직원 간의 소통과 협업이 조직문화로 자연스럽게 젖어 들어 궁극적으로 국민 행복을 더 높이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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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9 16:45

학교는 왜 가야해?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일상의 풍경을 대부분 바꾸어 놓았다. 교육현장에서도 온라인 개학, 비대면 수업 등 낯선 풍경을 경험하였다. 스타강사들을 온라인에서 접촉하게 되면서 학교는 왜 가야해? 원격수업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학교와 학원의 차이는? 등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학교가 문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면서 학교가 더 크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동과 불확실성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우리 사회의 존속에 꼭 필요한 정체성과 연대감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이 있을까? 학교는 교과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규칙의 준수와 대인관계능력의 형성 등 다양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지금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학교에 꼭 가야하는 이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교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모방학습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학습방식은 모방이다.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모방학습의 동기는 매우 강력하다. 친구들의 모습과 행동을 닮고자 따라하면서 기본적 사회화 학습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둘째, 학교에서 동료학습이 이루어진다. 교과내용에 대해서 학생 간 그들의 언어로 가르침이 일어나며 매우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동료에게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해도 깊어지고 기억도 오래간다. 소위 배워서 남 주는 교육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실과나 체육 등 체험과정을 거치는 교과의 경우 이 효과는 더 크다. 셋째, 학교에서 관계학습이 일어난다. 학교에서 놀이, 스포츠, 체험학습, 봉사활동 등을 통해 학생 간 관계가 형성되고 효과적인 협력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상대방의 필요와 감정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감성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미래학자, 유명 CEO, 국제기구 등이 공통적으로 예측하는 미래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 관계적 능력이다. 이와 같이 학교가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들이 그동안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라는 외형적 역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은 상당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자칫 동료학습 등이 없는 자기고립 학습으로 학습효과가 떨어지고, 특히 모방학습과 관계학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교육은 이미 활용되어 왔으며 다가오는 미래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단숨에 앞당겨 주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진보와 함께 온라인교육을 통해 다양한 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론학습과 프로젝트 학습을 접목하는 등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이 상호 보완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에서 파생된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을 키워내야 한다. 학교에서의 배움과 성장, 봉사와 나눔 등 중심 기능도 결국 학생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팬데믹의 위기상황에서도 학교는 지속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모든 학생의 정상적인 등교를 전제로 해야 한다. 등교를 못할 경우 발생하는 우리 아이들의 학습결손 누적과 사회성 결여는 팬데믹과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 등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전북의 경우 전 학생 등교의 원칙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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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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