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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은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김유진 우석대 미디어영상 4학년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며 옛날 노래를 즐겨듣고 전자책보다 종이책의 촉감을 더 좋아한다. 옛것의 가치를 높게 사는 20대로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스며들다가도 툭 하고 튕겨 나갈 때도 있다. 코로나 19 이후 방문 기록 작성을 매번 수기작성으로 했다. 아직도 수기로 작성하냐는 소리를 들어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전자출입명부로만 입장 가능한 상황이 오자 당황했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보니 QR 체크인을 처음 사용해봤다. 몇 번의 터치로 입장 가능한 신세계를 경험하고 왜 사람들이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하는지 알게 됐다. 부모님에게도 QR 체크인 기능을 알려드리며 이용해보라고 권했다. 부모님은 터치가 익숙한 세대가 아니기에 수기작성이 더 편하다고 잘 사용하지 않으신다.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모님은 세상 정말 좋아졌다며 긍정적으로 보시지만, 부모님이 직접 이용하시는 건 어렵다고 하신다. 몇 년 전부터 부쩍 매장에 무인계산기가 생겨나고 사람과 대면으로 만나는 일이 적어졌다. 주 고객층이 젊은 층이 아닌 다양한 연령층이 가는 대형마트, 생활용품점에도 셀프 계산대로 바뀌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무인계산기가 간편하고 좋은 것 같았지만 셀프 계산대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들을 목격할 수 있었고 나에게 도움을 청하신 분들도 있었다. 나중에 부모님이 무인 계산기에서 마주하게 될 상황을 대비해 요즘은 일부러 부모님에게 무인 계산기를 이용하도록 권한다. 당황하지 않고 무사히 계산을 마치기 위해. 분명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상한 광경이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인데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상황이라니. 나도 무인계산기를 처음 이용했을 때 주어진 시간 안에 주문해야 하는데 원하는 음식을 못 찾아 눈에 보이는 음식을 골랐던 기억이 있다. 20대에게도 복잡한 기계인데 디지털 소외계층은 불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그 불편함이 무엇인지 잘 느낄 수 있는 영상이 있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맥도날드에 가서 무인 계산기로 햄버거를 주문하는 영상이다. 할머니는 그림을 보고 주문하다 보니 커피를 콜라로 착각하고, 높이 있는 버튼을 누르는 것도 어려움을 느끼신다. 주문과정 중 터치해주세요(눌러주세요)라는 말과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 테이크아웃(포장)이라는 과한 영어가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기계가 있으면 바로 나와 버린다는 말과 자존심 상한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내 마음에 콕 박혀 버렸다. 어쩌면 나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을 시간이 올 거고 어려움을 겪는 날이 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어떤 새로운 세상이 우리를 위협할지 모른다. 다수에 익숙해지다 보면 소수의 의견을 들을 기회는 사라지고 묵살된다. 편리함은 다수의 편리와 소수의 불편함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닌 다수와 소수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행동들이 또 다른 누군가는 시간을 들이고 불편을 감수하며 살고 있을 수 있다. 어쩌면 편리함이 당연한 이들은 배려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 발전에 맞춰 배움을 받아온 이들이 소수의 불편에 관심을 갖고 이해해야 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는 만큼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서로 배려하며 친절을 베푸는 분위기가 되길 바란다. /김유진 우석대 미디어영상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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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2 16:28

전주의 인물명 도로, 정여립로 이야기

김우영(전주교육대학교 총장) 최근 각 도시에는 인물명 도로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전주에도 충경공 이정란의 충경로를 포함해서 견훤로, 정언신로, 권삼득로 그리고 정여립로가 있다. 이외에 작은 도로에도 인물명 도로들이 있다. 대체로 그 지역에 연고가 있으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 도로명 인물로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로명 인물로 선정된 사람 중에서 이정란과 정언신, 정여립의 관계가 눈에 띈다. 정여립이 역사적 재평가를 통해 대표 인물로 선정된 것 역시 흥미롭다. 정여립은 조선의 선조 시대에 24세의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였고, 37세에 예조좌랑, 38세에 홍문관 수찬(정5품)에 이르렀다. 이때까지 이이, 성혼의 총애를 받으며 서인의 주축 인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당파를 서인에서 동인으로 바꾸고, 동인의 영수인 이발, 정언신 등의 편에 섬으로써, 선조의 미움을 받게 되자,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였다. 그는 고향인 완주군 상관면 신리 월암 마을에 은거하였다고 한다. 그가 이 지역에서 관직에 뜻을 버리고 은거하면서, 귀천을 따지지 않고, 기인, 모사들과 두루 교류하고, 무술을 연마한 것은, 대동사상을 지향하는 대동계의 조직과 활동에 투영되어 있다. 진안의 죽도에 그의 서당을 열고, 매달 시회와 활쏘기 대회를 개최하면서, 아마도 왕조시대에서는 용인되기 어려운 급진적인 사상적 활동을 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의 천하는 공공의 물건(天下公物)이며, 누구를 섬긴들 임금이 아니랴(何事非君)라는 사상이 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활동에 대한 고변으로 역모의 주모자로 몰려 처형되고, 임진왜란 3년 전에 시작되어 전란 직전까지 이어진, 서인에 의한 동인의 숙청으로 이해되는 기축옥사의 빌미가 되었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기축옥사에서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동인 또는 정여립과 교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옥사에서 사망한 사람들이 1000여명에 이르렀다. 그의 복권은 기축옥사가 조작되었다는 동인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대동사상과 천하공물론, 하사비군론 등 그의 사상가로서의 위치에 대한 평가에 기인한다. 단재 신채호는 그를 대동사상과 공화주의를 선구적으로 주장한 혁명적인 사상가로 평가한다. 대동계원들의 무술연마는 당시 빈번했던 왜적의 침입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적인 훈련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임진왜란 4년 전 전남 여수의 손죽도와 근처 지역이 왜군에게 점령되었을 때, 전주부윤 남언경의 요청으로 정여립과 대동계원들이 함께 참전하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자신을 변호할 기회가 없었다. 논란이 있지만 그가 한 시대의 풍운아라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정여립과 이종 관계인, 이정란은 정여립과 젊은 시절부터 관직에 있을 때까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런 연유로 인척 여럿이 기축옥사에 연루되었지만, 이를 피할 수 있었다. 정언신은 구촌 간으로 당시 우의정으로 정여립과의 관계를 부정하였지만, 종친 어른으로서 정여립과 나눈 서찰이 발각되어 파직되고 유배를 당하여,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정여립이 지역 사회에 미친 여파가 너무나 크지만, 한 시대의 혁명적 사상가로서 자리 매김 되어 기려지는 것은 역사의 한 흐름인 것 같다. 정여립로는 전주 중심부에서 김제 금구로 가는 길목, 박물관 부근에서 혁신도시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금구로 가는 길은 정여립의 처가이자 그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가는 길이다. 월암 마을에서 죽도로 가는 길과 함께 그의 체취가 짙게 느껴지는 길이다. /김우영(전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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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2 16:28

용담댐 같은 사업

삽화 = 정윤성 기자 전북도가 지금까지 가장 잘한 일은 용담댐 건설이다. 전주시도 해마다 여름철만 닥치면 상수원이 부족해 식수난을 겪었지만, 용담댐이 건설된 이후부터는 완전히 물 가뭄이 해소됐다. 현재 전주 군산 김제 완주 진안군이 하루에 용담댐 물 59만 톤을 상수원으로 공급받고 장차 새만금까지도 용담댐 물이 공급될 계획이다. 용담댐 물은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1급수를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상수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는 것은 삶의 질 향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화가 뒤처졌어도 용담댐이 있어 청정지역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용담댐 건설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계획된 것을 여러 차례 반복해오다 강상원 지사 때 착공해 유종근 지사 때인 2001년 10년 만에 완공했다. 황인성 지사가 5년간 최장수 지사를 역임하는 동안 이리역 폭파사건을 깔끔하게 정리해 새 이리건설을 앞당겼지만 민선 지사였던 유종근 지사가 실세지사로서 용담댐을 완공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새만금사업이 30년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지만 아직까지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 30년간 다른 시도는 상전벽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괄목할 만큼 지역발전을 도모해왔지만, 전북은 현상유지 하기에 급급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해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기울어졌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진보정권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그렇게 강조했는데도 전북은 소외와 낙후라는 불명예만 안게 됐다. 이농인구와 청년 인구유출로 전북은 200만 인구붕괴가 이뤄지면서 180만도 힘없이 무너져 버렸다. 청년들의 인구유출이 계속 이어지고 65세 이상 노령인구만 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바람에 역동성이 떨어졌다. 지금 전북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꼴이 돼버렸다. 혹시나 행여나 하고 문재인 정권이 전북을 지원해 줄 것으로 잔뜩 기대를 했지만 아니 올 씨다로 끝나간다. 광역시가 없어 광역교통망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괴한 논리로 전북을 광역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제외한 것만 봐도 전북은 찬밥신세가 됐다. 충청권과 광주 전남권에 낀 전북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 갈수록 희망이 사라져 간다. 전북이 처한 상황이 불리하지만 청정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가진 점을 최대한 자산으로 활용해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용담댐 건설로 용수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듯이 제2의 용담댐 같은 사업을 발굴해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 기후변화로 갈수록 생활환경이 위협받고 있어 무주 진안 장수 남원 임실 순창 등 동부산악권 청정지역을 최대한 보전,힐링지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삶의 질을 높이도록 공공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교통편익 증진과 문화시설을 확충해야 한다.이 같은 일은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하므로 다음 대선이 중요하다. 누가 전북발전에 도움 줄 후보인가를 파악해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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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1.08.22 16:28

주민협의체 구성 놓고 쓰레기 볼모 삼아서야

전주시내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시 전주시 쓰레기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광역폐기물매립장과 소각시설을 버젓이 갖추고도 언제까지 연례행사처럼 쓰레기 대란을 걱정해야 하는지 한심스럽다. 전주권광역폐기물매립장과 소각자원센터에서 주민감시단이 지난 13일부터 쓰레기 성상검사를 실시하면서 전주시내 전체 쓰레기 수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쓰레기 소각처리장 인근 주민들로 이뤄진 주민감시단이 일일이 종량제 봉투를 뜯고 안에 있는 내용물을 파악하는 까닭에 그만큼 청소차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다. 성상검사는 청소 차량에 실려 온 쓰레기에 섞여 있는 소각해서는 안 되는 쓰레기를 분류하는 작업으로, 환경보호 측면에서 당연히 권장해야 할 사안이다. 반입되는 쓰레기에 섞인 불량폐기물 때문에 소각로 고장이 잦고, 악취비산먼지 등의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성상 검사가 필요하다고 협의체는 주장한다. 폐기물시설촉진법에 근거해 전주시도 주민협의체에 폐기물의 반입처리과정 등을 감시하도록 했다. 얼핏 주민협의체의 성상 검사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협의체가 성상 검사를 이익 관철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실제 전주시가 인근 지역민들에게 지원했던현금지급을 중단키로 했을 때를 비롯해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마다 협의체는 성상 검사나 반입 저지 등으로 맞섰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협의체의 성상 검사도 같은 맥락이다. 현 주민지원협의체가 주민총회를 거쳐 전주시의회에 새 협의체 위원 명단을 제출했지만, 시의회가 주민 의사와 다르게 전주시에 추천명단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갈등이 불거졌다. 기본적으로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게 옳다. 그러나 시의회에 위원 추천권을 준 것은 협의체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다. 자칫 몇몇 인사들에 의해 협의체가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도 하다. 의회는 그동안 주민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을 골고루 참여시키자는 취지에서 서류심사를 통해 위원을 선출했다고 한다. 명분 있는 설명이다. 협의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의회 권한은 존중받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8.22 16:28

전북 2금융 가계대출 급증, 대책 시급하다

전국적인 가계부채 증가세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도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관리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은행이 밝힌 올해 1분기 전국 금융권 가계부채는 역대 최대인 1765조원으로 1년 사이 153조원(9.5%)나 불었다. 급속히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제어하기 위해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축소하는 등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그 여파가 도내로 번지고 있다. 도내의 경우 지난 6월말 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28조1055억원으로 전월 보다 902억원이 증가했다. 총 대출총액 가운데 제2금융권 대출액이 15조9536억원(56.8%)로 많은 도민들이 1금융권(시중은행) 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도내 저축은행이나 보험 등 2금융권 가계대츨 증가 추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데 있다. 2금융권 대출금액 증가 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 960억원에 비해 올해는 7838억원으로 무려 7배 이상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의 경우 담보대출은 시중은행에 비해 이자율이 통상 23% 높고,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3배 이상 차이가 나 도내 2금융권 이용 도민들이 그만큼 높은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도민들이 2금융권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을 찾게 되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거기에 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 부터 신규 주택담보 대출 시행을 3개월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혀 다른 시중은행들까지 따라 나서면 서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기가 힘들어지면 엄청난 고금리인 사채시장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민들의 가계대출은 주택구입이나 주식 투자를 위한 대출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번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봐야 한다. 2금융권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은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소외된 저신용자들이다.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는 가구도 적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이 검토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까지 단행되면 가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정밀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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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22 16:28

국가안전대진단에 적용되는 2가지 이론

김양원 전라북도 도민안전실장 코로나19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가 사상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델타변이 바이러스 출현은 물론 이보다 1,000배나 강력한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도 美전염병연구소에 의해 경고되고 있다. 폭염과 장마, 태풍, 그리고 골프공만한 우박과 폭설, 쓰나미 등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는 끊임없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맞는 국가안전대진단은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2015년부터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해 추진된 안전대진단은 올해로 7번째를 맞이 했다. 올해는 8월 23일부터 9월 17일까지 26일간 진행된다.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추진시기를 자체적으로 결정토록 했고, 여느 해와 달리 대진단 전 과정에 도민의 참여와 소통협력을 강화토록한 점이 큰 특징이다. 또한 안전정보통합공개시스템이 도입되고 점검 결과를 공개토록 했고 기존에는 없었던 드론 등 첨단기술도 이번 대진단 기간에 적극 활용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대진단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이냐는 항상 담당 공무원들이 풀어야할 큰 숙제다. 사후약방문은 이미 죽은 후 처방전을 써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말이다. 또 다른 옛말로 유비무환이 있다.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안전대진단은 점검을 통해 사전에 위험요인을 미리 제거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일이다. 사후 대책을 제 아무리 잘 세워봐야 예방만한 일이 없는 것이다. 안전대진단의 핵심은 바로 이 유비무환에 있다. 지난 6월 광주에서 건물 붕괴로 시내버스 승객 9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붕괴 원인은 무리한 철거, 감리원청 및 하도급업체 관리자들의 주의의무 위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계획서대로만 철거됐더라면, 관리감독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최소한 붕괴는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지난 7월에는 익산 중앙시장 일대가 집중호우로 점포 200여 곳이 물에 잠겼다. 피해액만도 21억여 원. 침수의 원인은 덮개를 막은 부유물과 PVC 자재가 우수박스를 막았던 것. 장마를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사전에만 대비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었다. 하인리히(1:29:300) 법칙 이는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 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발견해 대처하지 못하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법칙이다. 대형사고 1건이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남을 뜻하는 통계법칙이다. 다시 말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과도 유사하다. 건물 주인이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절도나 건물파괴 등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재난은 이 두 이론이 동시에 적용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우리사회의 안전과 관련된 위험요소를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게 되면 우리 삶은 크게 위협 받을 수 있다. 아무쪼록 이번 안전대진단 기간, 두 가지 법칙들이 무시되지 않고 제대로 적용돼 우리 사회 저변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위험요소들이 실질적으로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양원 전라북도 도민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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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2 16:28

움직이는 건축물

삽화 = 정윤성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컨테이너 빌딩 <플래툰 쿤스트할레 (PLATOON Kunsthalle)>가 등장한 것은 2009년이었다. 건물이 들어선 곳은 주차장 부지.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강남 한복판에 28개의 군수용 컨테이너를 쌓아올린 건축물이 들어선 것도 그렇거니와 상업적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비주류 복합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놀라움은 컸다. 서울의 <플래툰 쿤스트할레>는 비주류 문화운동을 주도해온 독일의 아트커뮤니케이션 그룹 <플래툰>이 베를린에 이어 두 번째로 건립한 공간이었다. 사실 1950년대 물류 수송을 위한 용기로 만들어진 컨테이너가 건축물의 소재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이다. 초기에는 물류용이나 군수용 컨테이너를 재활용하는 정도였으나 그 특성을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건축물의 소재가 됐다. 컨테이너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성. 창의적인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옮기고 해체하고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특성은 건축가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컨테이너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건축가가 있다. 서울의 <플래툰 쿤스트할레>를 설계한 건축가 백지원이다. 전주의 근교에서 성장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움직이는 건축물에 관심이 많았다. 건축을 전공하고 현장에 뛰어들었던 때 이동 가능한 최고의 구조물 컨테이너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도 움직이는 건축물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움직이는 건축물에 집중하는 이유는 건축의 생태적 환경을 위해서인데, 리사이클링만이 아니라 업사이클링이 되는 건축의 가치를 주목해온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가 전해준 이야기가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젊은 건축가 50인>에 선정되었을때 그는 세상에 남지 않을 건축물을 만들고 싶다며 옮겨 다닐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 인류의 꿈과 희망을 해결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인스턴트 건축가라는 놀림이 있을 정도로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가 되돌려준 답이 있다. 나는 권력 집단을 위해서 일하는 건축가가 아니라 대중들을 위해 일하는 건축가이고 싶다. 컨테이너 빌딩을 주도했던 <플래툰> 역시 이동이 가능한 컨테이너의 특성을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래툰>은 2014년 서울의 <플래툰 쿤스트할레>의 운영권을 다른 주체에게 넘기고 철수 했지만 당초에는 서울의 쿤스트할레를 몇 년 후 다른 나라로 옮겨갈 계획이었다. 서울의 컨테이너 빌딩이 다른 나라로 이동해 변신하는 새로운 경험이 실현되진 않았지만 움직이는 건축물의 실현은 이미 일상에 들어와있다. 삶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8.19 18:24

상식적이고 공정한 경선이 대선 승리 지름길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내정되자 이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문제제기, 맞대응 등이 얽히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사장 내정의 타당성 여부에 그치지 않고 내정자의 과거 발언과 글에 근거하여 수많은 문제제기와 이에 대한 해명 등이 오가면서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 황교익 내정자에 대한 과도한 지적과 이에 반박하는 내정자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민주당 대선 경선의 주요 사안으로 급부상하여 향후 여론 향배에 따라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방 공기업이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임명하면 되지만 절차라는 것이 민주당 일색 의회의 청문회이고 청문회의 결과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임명권자인 이재명 지사가 임명하면 그만이다.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후보 진영에서 이재명 지사의 인사 스타일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장 내정을 바라보고 비판의 칼을 들이대고 있다. 공격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국민의 힘 측 인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황교익 사장 내정을 주요한 먹잇감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황교익씨는 관료나 내부 승진도 아니고 맛 칼럼니스트로서 맛과 관련한 내용뿐만 아니라 도쿄 올림픽 도시락 등 많은 사안에 대해 많은 말과 글을 전개해온 핫한 인물이기에 과거의 이력을 놓고 다양한 해석과 주장이 충돌하며 쟁점으로 비화되었다. 여기에 이미 사장으로 내정된 순간 공인이 된 입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 개인적 활동처럼 격앙된 표현으로 맞대응하여 사안이 커져 버렸다. 사장 임명권자인 이재명 지사와 대선 경쟁을 하고 있는 타 후보 진영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며 해명을 넘어 불만을 격앙된 언어와 표현으로 유력 대선 주자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는 등의 발언은 너무도 과도하다. 공무원 신분이면 선거법 위반이다. 옳고 그름과 문제제기의 정확한 진실 여부를 떠나 이미 임명권자인 이재명 지사에게 정치적 부담을 상당히 안기는 사안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야당까지도 지사 찬스 운운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자칫하면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상식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대선후보를 선출하고 이를 통해 국민적 지지를 모아내어 정권 재창출이 목표인 민주당 전체 대선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이다. 당내 경선이 마치 외나무다리 혈투처럼 모 아니면 도 식의 이전투구 모습으로 전락될 위험은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혁명을 등에 업고 집권한 정부이다. 적폐 청산과 코로나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여 아직 갈 길이 멀다. 촛불 혁명의 정신을 구현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다. 정권 재창출이 필요한 이유이다. 민주당 정권 재창출의 의미를 넘어 촛불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들어서야 과거와의 단절을 분명히 하고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5년이 더욱 중요하다. 과거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의 부패 비리나 국정농단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느 당이 집권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공정사회, 청년실업, 부동산, 코로나, 서민경제 파탄, 인사 난맥 등을 어떻게 극복하며 촛불 혁명을 계승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서로 토론하고 경쟁해야 한다. 황교익 사태를 조기에 종식하고 대선 경선이 정책적 대안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합리적인 공론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목표는 국민의 선택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하여 촛불 혁명의 정신을 계승구현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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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9 16:35

하모니카 사랑

정석곤 씨 어릴 적에는 생활주변 자연물로 만든 우리의 악기들이 있었다. 풀잎을 뜯어 입술에 대고 불어 연주하던 풀피리, 보릿대로 만든 보리피리, 버드나무 껍질 대롱에 서를 만들어 부는 호뜨기 등이 있었다. 겨우 단순한 고저장단 소리를 내는 정도라 노래를 연주한다는 건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사방으로 쏘다니며 불고 다녔다. 몇 년전에는 문화예술교실 하모니카반에 등록을 하고 하모니카도 샀다. 20여 명의 수강생들이 매주 목요일 오후면 3층 학습실에 모여 2시간 넘게 연습했다. 주로 하모니카 기초 연주법인 다장조의 음계를 따라 들숨과 날숨을 익히고 다장조 동요와 가곡 그리고 가요를 연습했다. 11월 초에는 중강당에서 우리만의 음악으로 즐기는 100세 인생 소소한 음악회도 열었다. 연말에는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송년의 날 큰 잔치를 벌였는데, 갑돌이와 갑순이 서울의 찬가를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고음과 저음의 음계가 서툴지만 하모니카를 연주한다는 자체가 기뻤다. 계속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어 노인복지관 3층 소망반에서 활동하는 하모사랑 동아리에 갔다. 책상에는 하모니카가 6개씩 놓여 있고, 보면대에는 두툼한 악보가 펼쳐져 있었다. 회원 20여 명이 바른 자세로 앉아서 연주를 막 시작했다. 옆 반주기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며 앞 모니터는 악보와 계이름이 나오고, 파란 세로막대는 하모니카가 연주할 음의 노랫말을 가리키며 부지런히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강사는 컴퓨터에 곡명을 입력하더니 왼손은 마이크를 잡고 오른손으로 하모니카를 불며 지도를 하는 베테랑이었다. 수업 분위기와 연주 실력에 주눅이 들어 부풀었던 기대가 어긋났다. 내 연주 실력은 유치원 수준인데 동아리 회원들은 모두 대학생 수준처럼 보였다. 나는 지금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없다. 그래서 악기 연주를 잘하는 이들을 보면 부럽고 내가 작아 보인다. 대학 입학시험에 음악이론과 실기가 있었다. 그래서 3학년이 되어서야 풍금을 처음 만져보았다. 도시락을 싸들고 가서 밤 늦게까지 혼자서 교재만 보고, 똑같아요 학교 종 등을 독학했으나 시험 당일은 전혀 쳐보지 않은 지정곡을 연주했었다. 초임발령을 받고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었다. 순창 섬진강 상류 건너에서 근무하는 동창은 여러 악기연주에 재능이 많아 아이들을 잘 가르쳤다. 그래서 그에게 하모니카를 배워볼 욕심으로 가서 모니카를 빌려 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한 번도 연습을 못한 채 잃어버렸다. 그 뒤에도 하모니카를 배우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아 새 하모니카를 샀다. 그 하모니카는 지금도 긴 세월 동안 내 책상 서랍을 지키고 있다. 내 귀에는 지금도 하모사랑 동아리를 찾아갔을 때 들었던 말이 들리고 있다. 강사는 개인 교습을 받아야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반장은 그냥 들어와도 연습하면 따라할 수 있다고 했다. 두 분의 말 중 어느 한쪽을 택했더라면 지금쯤 하모니카 연주 실력은 제법 늘었을 것이다. 후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새가 모이쪼듯 다시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정석곤 △정석곤은 관촌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하여 <대한문학>수필 등단했다. 안골은빛수필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풋밤송이의 기지개>등 수필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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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9 16:35

비수도권 광역철도 사업에 전북만 소외되다니

정부가 최근 선정한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에서 전북은 소외됐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비수도권 광역 시도중 전북도만 비수도권 광역철도선도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균형발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권역별로 균형 있게 선도사업을 선정했다는 국토교통부 설명이 맞는다면 전북은 국토에 없는 셈이다. 이번 선도사업 선정이 지난달 확정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일환이라고는 하지만,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을 그저 지켜봐야 하는 전북도민들의 소외감과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지난달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비수도권 광역철도 확대 사업으로 11개 노선을 신규 반영했을 때 이미 전북은 소외됐다. 국토부가 이들 11개 노선 중 선도사업으로 선정한 5개 노선은 △부산~양산~울산 △대구~경북 △광주~나주 △대전~세종~충북 △경기 용문~강원 홍천 노선으로, 전북을 제외하고 전국에 걸쳐 있다. 정부는 장기간 소요되는 철도건설 절차와 한정된 인력예산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선도사업을 선정, 곧바로 사전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란다. 비수도권 자치단체 중 전북이 유일하게 광역철도 계획에 빠진 데는 광역시가 없어 현행법상 대도시권 광역교통망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광역교통법)은 대도시권을 특별광역시 및 그 도시와 같은 교통생활권에 있는 지역으로 국한하고 있다. 즉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현행 광역교통법상 대도시권에 포함되지 않고, 이로 인해 광역철도와 같은 광역교통시설 사업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한 법이 어디 있나. 그렇잖아도 광역시가 없어 지역적 배려를 받지 못하는 마당에 교통망에서조차 광역시를 기준으로 불이익을 받아서야 될 일인가. 국토불균형을 바로잡는데 교통망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선적이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낙후지역 발전을 위한 사다리는 놓아줘야 한다고 본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대도시권 범위에 전주가 포함될 수 있도록 광역교통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법 개정과 함께 전주를 중심으로 광역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치력과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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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9 16:35

서남권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에 주력을

지난해 자치단체 주도로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됨에 따라 전라북도가 서남권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에 나선 것은 발 빠른 대응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그린 뉴딜 정책으로 추진하는 해상풍력은 전북뿐만 아니라 전남 울산 등 광역자치단체마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전북은 오는 2028년까지 14조 원을 들여 2.4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따른 어장 손실을 우려하는 부안고창지역 어민들 반발로 차일피일 지연되다 지역주민과의 상생협약을 통해 사업 추진의 실마리를 풀었다. 전북도는 이에 지난해부터 부안에 400M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에 착수, 오는 2026년 준공할 예정이다. 또한 고창지역에도 해상풍력 확산단지를 조성한다.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받게 되면 전라북도가 사업계획 수립을 총괄하며 집적화단지를 개발하는 발전사업자도 선정하는 등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에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자치단체 주도형 사업으로 인정받게 되면 해상풍력 발전량에 따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0.1을 확보하게 되며 금액으로는 연간 300~400억 원에 달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확보를 통해 얻게 되는 수익은 해상풍력 발전단지 주변 지역 지원사업에 사용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전북도는 그간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조성을 위해 힘써왔다, 지난 2011년 정부에서 해상풍력 종합추진계획 발표 이후 실증단지 조성에 나서 2019년 고창에 60MW 규모의 실증단지를 설치하고 발전에 들어갔다. 전국 최초로 민관협의회도 만들어 주민과 함께 지역상생방안도 마련해가고 있다.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로 지정받으려면 적합한 신재생에너지 자원 보유와 함께 주민 수용성 확보와 지역산업 기여도 등 적절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으로 정부 평가와 심사에 잘 대처해서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이 집적화단지로 지정받아 전라북도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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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9 16:35

선(善) 자원론

윤학 변호사 선배 변호사와 함께 현장검증을 가게 되었다. 윤 변호사, 한 달에 얼마나 벌어? 내 수입을 솔직하게 말했더니 나보다 수입이 세 배나 많구먼! 놀라는 것이었다. 부장판사를 지낸 그의 수입이 초짜 변호사인 나보다 훨씬 적다니 나도 놀랐다. 경력이든 인맥이든 내놓을 것 없는 나에게 그 선배가 비결을 물었다. 판검사도 한 적 없던 내가 사무실을 열자 사람들은 브로커라도 써야 사무실 유지라도 할 거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개업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내 사무실엔 손님이 한 사람도 없었다. 법조 고위직 출신이나 브로커를 쓰는 사무실에 가보면 손님이 북적북적했지만 무슨 배짱인지 그런 변호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부인이 찾아와 남편들이 집행유예 기간 중에 더 큰 죄를 저지르고 구속되었다며 석방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사건을 맡으면 직원 월급도 주고, 월세도 낼 수 있었다. 나는 분명하게 말했다. 남편의 죄가 커서 힘들겠습니다. 모처럼 찾아온 고객을 놓칠 것이 뻔했다. 한참 침묵이 흘렀다. 한 부인이 조용히 말했다. 변호사님! 이 사건 맡아주세요 의아해하는 나에게 그 부인은 말했다. 법무부 장관,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도 만났어요. 수임료만 많이 주면 석방시킬 수 있을 듯이 말했습니다. 내가 바보입니까? 나는 세운상가 일등 장사꾼입니다. 얼굴만 봐도 거짓말하는지 정직하게 말하는지 대번에 알 수 있어요. 변호사님은 믿고 맡길 수 있겠어요. 비용은 얼마 드리면 되나요? 200만 원이라고 하자 부인은 100만 원권 수표 30장을 내밀었다. 어차피 선임료로 쓰려고 가지고 다닌 돈이라며. 1987년 당시 3000만 원이면 강남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엄청난 돈이었다. 나는 내가 말한 수임료만 받았다. 부인은 날마다 돈이 더 필요하지 않으세요? 하며 전화로 물어왔다. 전 재산 700만 원으로 전세 살고 있던 처지였지만 나는 끝내 그 돈을 받지 않았다. 다른 부인이 전직 법무부 장관을 5000만 원에 선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괜히 신바람이 났다. 열심히 변호했더니 내가 맡은 그 남편이 더 빨리 석방되었다. 그 부인이 손님을, 그 손님이 또 손님을 소개해주어 내 사무실엔 손님이 줄을 이었다. 전관예우도 현실을 왜곡하고 싶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었다.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기만 하면 돈도 잘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그 후로도 체험하고 또 체험했다. 돈벌이도 어릴 적 책에서 읽은 대로 되는 것이 신기했다. 가슴속에 새긴 대로 살아가려는 순수한 마음! 나는 그것을 선(善) 자원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무리 음식을 많이 먹어도 인슐린이 없으면 양분이 세포 속으로 들어갈 수 없어 세포는 굶어 죽고, 체내 독소로 남아 질병을 일으킨다. 음식이 좀 부족해도 인슐린이 있으면 세포가 살 수 있듯이 물적인적 자원이 부족해도 내게 선 자원만 있으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아무리 많은 재산과 권력, 지위를 쌓아도 선 자원이 없으면 남에게 해만 끼치고 결국 자신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수없이 보면서 그 확신은 더욱 커져갔다. 그런데 우리는 학력, 인맥, 경력만 높이 높이 쌓으려고 한다. 정작 삶에 가장 중요한 선 자원은 외면한 채! 남편이 착해 빠져서, 아들이 요령 없어서 돈을 못 번다고 하는 말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들어왔던가. 마치 좀 속일 줄도 알아야만 돈도 벌 수 있을 것처럼 그 결과가 어떻던가. 다행히 선 자원은 우리 마음속에 무한히 잠자고 있다. 누구나 깨우기만 하면 무진장 캐낼 수 있다. 초라한 경력과 재산이라도 선 자원과 함께 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던가. 이보다 더 신나는 삶은 없을 것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우리에게 대립과 투쟁을 부추기지만 선이 자원이라는 선 자원론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우리 모두가 훨씬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 거라고 그 선배에게 말했다. 인류가 자원 전쟁 없이 경쟁하지 않고도 잘살 거라며. 그러자 선배는 선을 자원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웃었다. 하지만 그가 까마득한 후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준 것도 잠자고 있던 선배의 선 자원이 깨어나고 있었던 것 아닐까. /윤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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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9 16:35

새만금 국가산단조성 언제 끝낼 것인가

안봉호 선임기자 한창 조성중인 새만금 국가산단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데다 문재인정부들어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함께 신산업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RE 100, 탄소중립정책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도 저탄소, 친환경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새만금 국가산단이 기업의 이목을 끌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산단 주변에서는 기업들의 물류비용부담을 덜어 줄 도로공항철도항만 등 굵직굵직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의 건설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0ha규모로 계획된 산단내 임대용지에 입주하면 최장 100년까지 임대가 가능하며 연간 표준지 공시지가의 1%라는 저렴한 임대료만 부담하면 된다. 공장용지를 막대한 자금을 들여 매입해야 하는 부담도 거의 없어 기업들은 입주하기에 홀가분하다. 게다가 미래에 엄청난 국부(國富)를 창출할 수 있는 새만금 지역내에 소재하고 있어 산단내 입주는 보이지 않는 큰 미래가치를 품게 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요즈음 서울경북제주전남충북경남인천경남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 사업시작 10년이 지난 2018년까지 입주 기업은 5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12개 회사가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 19의 악재속에서도 10개 업체가 입주를 신청, 현재 입주기업과 기관이 30개에 달한다. 특히 산단에 투자를 하겠다고 협약을 체결한 기업도 59개 업체나 된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산단내 기업 입주는 보다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기업이 늘어날수록 기업들간 상호협력적인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도 거둘 수 있어 기업 입주는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단의 조성은 사업기간에 비춰볼 때 더디기만 하다. 당초 농어촌공사는 지난 2008년 1850ha(약 560만평)규모의 새만금 산단 조성사업을 2018년까지 끝낸다는 계획을 공표했었다. 그러나 분양 저조 등의 이유로 산단 조성사업을 위한 투자가 지지부진, 사업기간이 2023년으로 5년간 늘어졌다. 그럼에도 농어촌공사의 투자는 느릿느릿하다. 총 사업비 2조5400여억원 가운데 2008년부터 올해까지 투자된 금액은 32%인 8171억원에 불과하다. 이미 2023년 준공 계획은 물건너갔다. 전체 9개 공구중 2개 공구의 조성만 끝낸 농어촌공사는 2023년까지 2개 공구, 2028년까지 3개 공구의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터다. 이 계획도 농어촌공사의 경영진이 바뀌면 계획대로 될 지 의문이다. 향후 몇차례나 더 사업기간이 연장될 지 안갯속이다. 그럼에도 이 사업 기간은 수정되지 않고 2023년까지로 버젓이 소개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사업 기간을 믿었다가 누구도 낭패를 보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농어촌공사는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이다. 공(公)의 생명은 신뢰(信賴)에 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자꾸 사업기간의 연장을 반복한다면 신뢰성은 땅에 떨어진다. 실행없는 계획은 불신만 조장한다. 농어촌공사는 실현성있는 사업기간을 설정하고 새만금 국가산단조성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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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1.08.18 16:26

장애에 대한 편견 없는 사회

삽화 = 정윤성 지난 2017년 9월 서울 강서구에 장애인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학교 설립을 원하는 학부모들과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아파트단지 주민 사이에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장애인학교 설립이 쟁점화됐다.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를 지낸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학교 설립을 반대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강서구에는 공립 특수학교가 전무해 장애 학생들이 구로구에 있는 특수학교까지 한 시간 넘게 통학을 해야 하기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에 서율시교육청에서 2016년 개교 목표로 공립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신설을 추진했으나 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학교 설립 공청회를 연 날 장애 학생의 학부모들이 반대 주민 앞에서 무릎 꿇고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8년 학교 건축에 들어갔고 계속되는 민원으로 인해 올 3월에야 서진학교가 개교했다. 서진학교와 비슷한 상황이 익산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익산 덕기동에 있는 중증장애인시설인 홍주원을 익산 신동 도치마을로 옮기려면서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현 홍주원 시설은 안전등급 DE등급 판정을 받아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도치마을 내 건물을 매입하고 시설 이전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재산 가치 하락과 원룸 공실 우려 등을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1년 넘게 양측의 입장 조율이 안 되자 홍주원 측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익산시도 보건복지부에 관련법률 검토 등을 요구하기 이르렀다. 최근 국가인권위와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거주시설 이전 반대는 장애인 차별행위이고 자치단체가 시설 이전 반대 주민에게 굴복하는 것은 법률 위반사항이 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익산시는 이들 기관의 유권해석을 토대로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홍주원 이전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 4월 말 통계청 기준을 보면 우리나라 장애 인구는 263만3000여 명이다. 인구 20명당 1명이 장애인 셈이다. 이들 장애인의 90%는 후천적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다. 즉 나 자신이나 가족 등 누구에게나 장애가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장애인이나 장애인시설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사회적 편견이 여전하다. 헌법과 법률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시민들의 인식 수준이 입법 정신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구별 없이 더불어 사는 건강한 공동체가 회복되길 소망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8.18 16:12

위로의 정치, 위로하는 국민들

윤영찬 국회의원(민주당 경기 성남시 중원구) 정부가 전국민 70%에 대한 백신 접종 목표 시기를 올 11월에서 10월로 한 달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와중, 4단계 거리두기로 모두가 또 다시 인내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판데믹을 이겨내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은 유례없는 코로나 방역 선거였다. 돌아보면 방역으로 시작해 마스크로 끝난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캠프 사무실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출입하게 했고 거리에서 시민들게 다가가 인사를 드리는 것도, 말을 거는 것도 어렵고 조심스러웠다. 올 초 선거운동 기간 중 갑작스런 마스크 부족 사태가 일어났을 때는 동네 약국 앞에 줄을 선 시민들게 다가가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결국 지역 내 마스크 공장에서 며칠 동안 마스크 제작 일손을 도왔고 내 홈페이지에도 마스크 지도를 도입해서 지역 약국의 마스크 판매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지역의 이웃들이 확진되었다는 소식에 가슴 철렁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4차 유행으로 또 다시 거리두기를 감내하는 지역들의 상황,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언제인지도 모르게 간판을 내린 작은 가게들의 빈자리를 보면 마음이 무너지고 어려운 형편을 호소하는 지역 상인들의 문자를 받으면 답답함이 밀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또 시민 각각의 역량으로 우리는 훨씬 더 절도 있게,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한 때 마스크 쓰기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였던 것이 무색할 만큼 모두가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있으며, 손소독제 사용은 일상화 되었고 가족과 지인의 백신 접종 일정도 서로 챙긴다. 우리 토종기업들도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백신 허브 국가로의 도약을 국가적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발달된 IT인프라와 의료 행정망을 통해 코로나19 접종 예약과 신청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오류는 바로바로 시정된다. 국가의 노력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와 협조는 위기를 이겨내는 가장 큰 동력이다. 신청 당일 오후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는 소식, 마스크와 생필품을 나누며 혼자 계신 어르신들과 전화를 통해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역 봉사단체의 활동에 안도하는 요즘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연결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고 나도 힘을 얻는다. 지난 4월 1일. 우리 동네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있던 날. 보건소를 찾아 어르신들을 뵈었다. 일부 언론에서 백신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조장하던 때, 혹시나 백신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갖고 계실지도 모르는 어르신들을 안심시켜 드리기 위해 달려간 길이었다. 긴장된 얼굴로 들어선 길. 접종을 마치고 나오시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어머니, 어떠셨어요? 안 아프셨어요? 응, 암시랑토 안혀. 얼른 맞고 코로나 끝나야제 위로를 드리려뎐 나의 마음이 더 위로받고 응원 받은 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민족의 상생과 협력의 힘을 강조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를 의지하고 같이 살며 힘을 모으는 본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민주화 이후 외환위기, 경제위기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겨냈고 그 저력은 국민들로부터 비롯되었다. 나를 안심시키던 어머님의 말씀처럼, 암시랑토 않게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윤영찬 국회의원(민주당 경기 성남시 중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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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8.18 16:12

전북 메가시티 구축 속도감있는 대처 아쉽다

전북의 메가시티 추진 진도가 너무 부진하다. 메가시티 설치 논의가 가장 활발한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이 합동추진단까지 가동시키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데 비해 전북은 아직 방향 설정도 안된 채 터덕거리고 있다. 메가시티는 수도권 집중화에 맞서 지방소멸을 막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지역의 자구 전략이다. 시도 경계를 넘어 광역 생활경제권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지자체들은 행정통합에 앞서 특별 지방자치단체를 검토하고 있다. 특별자치단체는 2개 이상 자치단체가 특정 목적을 위해 광역적으로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설치할 수 있다. 지역간 물리적 통합에 앞서 기능적 통합인 셈이다. 특별자치단체 합동 추진단 까지 설치해 내년에 전국 최초로 특별자치단체를 출범시킬 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부울경에 이어 대구 경북도 곧 전담기구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특별자치단체가 설치되면 준비재원을 비롯 조직 인력을 책정하는 등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다른 권역의 발빠른 움직임과 달리 전북은 상대적으로 너무 조용하다. 올해 초 송하진지사가 회견에서 광역화 불가피론을 제기한 뒤 5월에야 광역화 방안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기간은 오는 11월 까지다. 다른 권역들이 저만큼 앞서가고 있는데 아직 출발도 못한 격이다. 전북은 메가시티 구축에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광주 전남과 충청권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요구 되는 광역도시 기반조차 없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기 어렵다. 어차피 독자적인 광역화 전략 마련이 필수적이다. 새만금권의 광역화와 함께 전주 완주의 통합은 물론 전주 군산 익산의 3개 시를 묶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들 3개 시는 서로 경계를 접하고 있어 각 자치단체 결단만 있으면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메가시티 구축방안 용역과 별도로 전북도와 각 자치단체는 소멸을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 지도록 힘써야 한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에 각 자치단체는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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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18 16:12

전북 지역 대학들의 발전을 기원하며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필자는 고향인 전북에서 대학교까지 졸업하였고, 그 후 서울에서 생활해왔다. 대학에 입학할 당시 가정형편으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이류든지 삼류든지)은 꿈도 꿀 수 없었지만 철없는 필자는 그냥 서울로 가고 싶었다. 이런 필자의 마음을 학교 선생님께서는 필자가 입학한 대학을 전라북도의 서울대라는 말씀으로 위로해주셨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필자는 전라북도의 서울대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말해왔다. 필자의 모교에 대한 기쁜 소식은 필자의 기쁨이었고, 나쁜 소식은 필자의 아픔이었다. 최근 유명한 대학 입시학원에서 집계한 2021년 대입 수시 정시 대학별 최종 등록률 지역별 현황자료에 대한 어느 언론사의 분석 기사를 보았다. 요지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합쳐서 최종 등록률이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고, 대학 입학생 수도 50만 명 선이 붕괴되었으며, 이러한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대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지방대 출신인 필자의 마음은 많이 무거웠다. 지방대의 앞날이 밝지 않은 이유는 학령인구의 감소가 크겠지만 필자도 그랬듯이 지방에서 서울로 가고 싶은 동경심은 시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인 점도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은 온라인 시대에는 사는 지역이 어디든 교육의 기회는 균등하다고 하나 아직도 서울과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분명 서울에는 지방에서는 누릴 수 없는, 지방에서는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는 없고 서울에만 있는 것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서울에는 지방에 비해 다양한 일자리들이 많고, 서울에서는 영화 관람 외에 특별 공연이나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를 언제든지 누릴 수 있다. 다양한 일자리와 풍부한 문화적 혜택은 서울이라는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양한 일자리가 있고 문화적인 혜택이 많다보니 지방 사람들은 서울에 가고 싶어 하고, 서울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더 많이 발전했다. 이러한 순환구조에서는 인위적으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경제적인 논리와 무관하게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전시회와 공연이 열리지 않고서야 사람이 부족한 지방의 발전은 답이 없다. 지역경제와 운명을 같이하는 지방대학의 생존이 걱정된다. 지역경제가 발전하면 지방대학이 발전하고, 지방대학이 발전하면 지역경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현상으로는 지방대학의 발전은 지역경제에 달려있는 것 같다. 전북은 이미 어렵게 설립된 대학이 너무 쉽게 폐교당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1991년 2월에 남원시에 설립된 서남대학교가 2018년 2월에 폐교되었다. 그로인해 학교 주변 상권은 당연히 전멸했고, 남원시의 인구는 약 2000여 명이나 감소하였다고 한다. 위 대학이 폐교당한 원인에는 재단비리와 부실경영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생 부족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남원이라는 지역이 학생들에게 메리트가 없었던 것이다. 전북의 현직 송하진 도지사님과 미래의 도지사님을 비롯하여 전북 지역 유력 경제인님들께 간절히 바란다. 필자와 같은 전북 지역 대학을 졸업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학생수 미달이라는 소식 말고 전북 지역 대학들의 입학 경쟁률이 서울과 수도권 대학 수준에 이르렀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기를.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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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8 16:12

전북 청년고용률 꼴찌 언제 벗어나나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전북에서 더 심각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연령계층별 통계를 보면 전북의 청년고용률이 올들어 1/4분기에 이어 2/4분기도 35.2%로 전국 최하위를 나타냈다. 지난 한 해 평균 전북지역 청년고용률도 전국 평균보다 10%p 이상 낮은 31.5%로 전국 꼴찌였다. 전체 고용인원 중 15~29세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이 지표가 전북 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북 청년들이 전북을 등지는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전북 청년층의 지역 이탈이 가속화 되면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청년층 인구를 넘어선 지도 오래 전이다. 청년층 감소는 출산율 감소와 인구 감소로 이어져 전북 인구 180만명 선도 무너졌다. 생산인구 감소와 부양 부담의 증가로 지역의 활력 또한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각종 조사에서 드러나듯 청년들의 전북 엑서더스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전북도와 도내 시군들이 그간 지역 내 취업을 돕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펴왔으나 그 성과가 신통치 않다. 실제 전북도는 지난해를 청년 정책추진 원년으로 삼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년정책을 추진한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청년 유출이 그만큼 심각하고 청년들을 정착시키는 게 절박했다는 반증이다. 전북도가 내놓은 정책만 현금 지원부터 교육훈련, 창업종합서비스, 현물지원 등 371개나 됐다. 그럼에도 청년고용률이 여전히 전국 최하위인 걸 보면 전북도 청년정책에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가도 청년 일자리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북도가 단숨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청년 문제는 일자리뿐 아니라 주거복지교육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북 청년들이 지역에 안착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일자리며, 자치단체가 그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가짓수만 많다고 좋은 상차림이라고 할 수 없다. 단발성이벤트성 정책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지역 여건과 환경을 고려한 전북만의 특장을 살릴 수 있는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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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8.18 16:12

‘온라인 변호사’

삽화 = 정윤성 기자 100년 8년 5년 변호사 3만명 시대를 상징하는 숫자다. 지난 1906년 1호 변호사가 탄생한 이래 1만명, 2만명 그리고 3만명을 넘어서는 데 걸린 세월이다. 다시 말해 100년의 시간이 흘러 1만명을 돌파하더니 2만명을 넘기는데는 8년이 고작이다. 그로부터 3만명 까지는 5년이면 충분했다. 변호사들의 피 말리는 생존 경쟁이 불을 뿜고 있는 형국이다. 3만명 이라는 숫자에 얽매여 과열된 시장으로만 인식할 문제는 아니다. 그간 문턱이 높았던 변호사들의 서비스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거 권위적 이미지를 벗어나 의뢰인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 지식이 없어 막막한 상황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의 불신감까지 팽배한 가운데 의뢰인 입장에서는 변호사가 유일한 희망이다. 터 놓고 얘기하고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가족같은 도우미 역할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죽하면 소송에 휘말리는 고통 보다 제 역할 못하는 변호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 며 볼멘소리다. 돈 많고 끗발 있는 교도소 수감자의 자질구레한 심부름까지 도맡는집사 변호사노릇과는 대조적이다. 최근엔 온라인을 통해 변호사를 연결해주는로톡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2014년 출범한 로톡은 의뢰인이 자신의 상황에 걸맞는 변호사에게 상담받을 수 있는 IT서비스를 말한다. 전체 개업 변호사 중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이 가입했다. 의뢰인과 변호사의 거리감을 좁힌다는 점에서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가입 회원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 전북에도 변호사가 300명 넘게 활약하고 있다. 로스쿨이 도입된 2009년 이후 전국적인 변호사 폭증세는 눈에 띌 정도다. 그런 분위기 속에 2019년 3만명을 넘기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수를 마치고 혼자 개업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몇 년 전에는 지방공무원 9급 공채에 현직 변호사가 지원해 화제를 낳았다. 뿐만 아니라 의뢰인에게 받은 수임료와 법원 공탁금을 가로챈 변호사가 구속되고, 수감자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이도 있었다. 버티기 힘든 경제적 여건 때문에검은 유혹에 빠지기 쉬운 생존 구조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서비스 질 향상은 물론이다. 여타 분야에 비해 특히 폐쇄적이던 법조계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변호사 업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자기 권리찾기 의식이 높아진 데다 온라인을 통한 법률 지식 습득이 간편해지면서 변호사 못지않은 실력파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고객을 상대하기가 버거워 진것도 사실이다. 법조 타운에만 몰리던 변호사 사무실이 점차 시내 곳곳에 자리잡고, 흔한 사교 모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변호사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의뢰인과 상생할 수 있는 긍정 변화의 시작이다.온라인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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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08.17 16:41

전북농업을 이끌 ‘지역특화작목’에 거는 기대

농촌진흥청 김두호 차장 전북지역 농업 총 수입의 71.8%(2019년)는 농작물에 의한 수입이다. 농가 수입원의 대부분을 농작물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전북의 농촌경제가 성장하려면 농작물, 그중에서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특화작목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신품종 육성부터 고품질 생산재배기술 개발, 가공유통시스템 구축, 국내외 소비시장 발굴확대까지 다각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9년부터 법률에 의거해 지역의 특화작목 연구개발과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9개 지자체(도원), 지역 특화작목연구소와 함께 총 69개 특화작목을 선정해 2025년까지 5년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 중에는 도별 2개씩 총 18개의 국가 집중육성 지역특화작목이 포함돼 있다. 농촌진흥청과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을 마련해 올해부터 5년간 808억 원을 투입해 8개 지역특화작목을 집중육성 할 계획이다. 전북지역의 특화작목은 수박(씨 없는 수박), 천마, 파프리카(대형과), 허브(로즈메리, 라벤더, 민트), 산채(고사리, 곤달비), 곤충(치유곤충), 블루베리, 고구마 등이다. 특히 눈여겨봐야 하는 집중육성 작목은 씨 없는 수박과 천마다. 전북은 전국 최대 씨 없는 수박 주산지다. 전국 재배면적의 53%를 점유하고 있다. 전북을 대표하는 씨 없는 수박을 특화작목으로 키우기 위해 주로 고온기에 생산되는 씨 없는 수박을 저온기에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노동력도 적게 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규 농업인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수경재배 기술과 가공기술도 개발해 수박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와 정읍단풍미인조합공동사업법인 등이 수출협의체를 꾸려 일본, 홍콩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2025년에는 전국 재배면적의 60% 점유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8만 원에 머물던 재배 농가 소득도 650만 원(10아르당)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씨 없는 수박 버금가는 전북지역 주력작물로 천마도 있다. 전북 재배면적이 전국 대비 49%에 달한다. 올해부터 시설재배를 통해 연중 안정적으로 천마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생산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지난 6월에는 유관기관 및 단체의 전문가로 구성된 천마산업발전협의체도 만들어졌다. 전북에서 생산되는 천마는 한 해 444톤 정도다. 안정적인 생산 기술이 확보되면 2025년에는 지금보다 3배 많은 1350톤이 생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배농가 소득도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마를 원료로 하는 액상차나 음료, 화장품, 건강기능성식품 등 새로운 기능성 제품 개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가공제품의 생산 비중을 현재 15%에서 2025년 50%까지 끌어올리고자 한다. 지역특화작목 산업이 역량을 갖춰 활성화되면 지역경제에 활력이 차오르고 농업인 소득 향상은 물론, 지역 내 고용기회도 넓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전북농업을 이끌 지역특화작목에 거는 기대가 크다. /농촌진흥청 김두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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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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