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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소득에 대한 과세, 괜찮을까?

정부는 내년부터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자가 보유하는 지분이 80% 이상인 개인 유사법인에 대해 사내유보금이 일정수준 이상이면 이를 배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유보소득과세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즉, 법인세율이 상대적으로 소득세율에 비해 낮다는 점을 악용해 1인주주 법인을 설립한 후 사내에 유보금을 쌓아두는 방식으로 소득세를 회피하고, 이 유보금을 이용한 부동산투기나 꼼수증여를 막겠다는 취지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상당수의 중소기업이 개인유사법인인 점을 고려하면 자칫 선량한 중소기업까지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정부에서는 세후소득의 50%나 전체자본금의 10%을 적정유보금으로 보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과세하기로 했는데 과연 정부가 말하는 적정유보금의 수준이 합당한지 여부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덧붙여서 정부는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미래에 배당의 재원으로 사용될 잉여금에 선 과세이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나 미실현소득에 대한 과세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조세의 대원칙에서 보자면 어불성설(語不成說)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미래에 대한 투자나 경기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고, 재무제표에 잉여금으로 표시되는 유보금은 숫자상으로는 나타나지만 실지로는 재고자산이나 투자자산 등 유무형의 자산으로 분산되어 있어 현실적으로는 배당의 재원으로 사용될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기업이 유보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배당을 하게 된다면 배당의 재원으로 사용될 재원을 외부로부터 차입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고, 적정유보금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배당으로 간주되어 선 과세가 된다면 향후 손실이 발생하여 적정유보금에 미달하면 다시 환급해줘야 하는 과제가 남습니다. 따라서 과세를 해야 한다면 획일적인 과세보다는 기업의 형태, 규모, 업종 등을 고려한 적정유보금에 대해 과세가 이루어져 자칫 세금으로 인해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노인환 한국미국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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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16:38

전북도·도의회·민주당 도당의 상설 소통기구 필요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과거부터 먹을거리가 적은 지역은 화합하며 나누기보다 서로 많이 먹으려고 싸우기 일쑤였다. 위정자들은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지역 간의 갈등과 분열을 획책하고 이를 통치에 이용하였다. 최근 전북의 국회의원들이 민주당 도당위원장과 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도 마찬가지이다. 타 지역처럼 당 지도부 입성이나 장관,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나눌 것이 많았다면 민주당 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보여준 것처럼 치졸하고 치열한 경쟁과 분열, 반목을 없었을 것이다. 전북 의원들은 민주당 변방에 머물러 정치적 기반이 약하고 지역에서도 묻지 마 민주당 분위기가 팽배하여 중앙당 유력인사나 대권 후보에 기대어 공천을 안정적으로 획득하려는 수준과 고민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은 도당위원장 선거에도 투영되어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리한 기반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합의나 추대가 어렵고 설령 합의하더라도 회의장을 나오며 유불리에 입각한 딴지를 걸거나 번복하는 사례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장기적이며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보면 충분히 대화와 소통이 가능한데 그들만의 좁은 틀과 사고에서는 양보와 타협이 어렵고 죽기 살기로 싸움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원팀은 꿈같은 일이고 속으로 칼을 갈며 각자도생 사분오열의 길로 들어서며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이제 막 출범한 김성주 도당위원장 체제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났지만 경쟁했던 의원들과 선거 과정의 앙금을 털어내며 도당을 함께 이끌어가자는 결의와 소통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취임 일성으로 혁신 정당, 정책 정당을 외치고 있는 것만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도당위원장 선거는 이기면 싹쓸이, 지면 전무의 게임이 아니다. 물론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의기투합하고 있다면 기우일 수 있으나 김성주 위원장이 선거 과정에서 누누이 강조한 정책 정당으로 민주당 도당이 거듭나 도정을 견인하자는 것도 모든 의원들이 합심해도 될까 말까 하는 것이기에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14일 상무위원회를 개최하여 혁신위원장에 윤준병. K-뉴딜 위원장에 안호영 국회의원을 임명하며 김성주 도당위원장은 전북도당이 전북의 정책을 견인하고 당의 면모를 일신하여 혁신 정당으로 거듭나 도민께 사랑받고 신뢰받는 정당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좀 이상하다. 능력을 폄훼할 의도는 없지만 관료 출신으로 평생을 보내고 이제 막 초선으로 들어온 의원과 직전 도당 위원장으로 과연 혁신과 정책 정당이 가능할 것인지 의구심이 들고 어쩐지 논공행상의 귀결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상대 진영의 의원들은 들러리가 되며 편 가르기가 계속되면서 도당을 혁신하고 정책 정당으로 세우겠다는 것은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예스맨 당직자들과 민주당에 기대어 영달을 꾀하는 기존의 일부 인사와 해바라기 지식인으로 도당을 구성하여 정책정당을 외친 들 과거의 관행을 탈피하기 어렵고 간담회나 공청회, 토론회를 열고 이슈를 부각해도 전북도와 발맞추지 않는다면 도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아무리 집권 여당이라 하더라도 나름의 정무 라인과 두터운 관료층을 등에 업고 있는 전라북도와 일상적인 협의와 소통을 통해 신뢰와 믿음을 주고받지 못한다면 도리어 불협화음이 날 확률이 높다. 김성주 도당위원장은 일방독주가 아니라 의원들과 통 큰 단결로 소통하며 힘을 결집하여야 혁신이 가능하고 전라북도. 도의회와 일상적인 소통기구를 마련하여 정책을 공유하며 서로 신뢰와 믿음을 가질 때 정책 정당은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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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16:38

[금요수필] call 인생

백봉기 결혼식장에서 <전국노래방 도우미 연합회장>이라는 생소한 직함의 화환을 보았다. 우리나라에 만개가 넘는 직업이 있다지만 노래방 도우미가 하나의 직업이 되어 전국적인 조직까지 있다는 것은 퍽 의외였다. 갑자기 오래전 KBS에서 방영한 이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7살 된 딸이 있는 이혼남 택시기사와 사랑에 배신당하고 자살까지 시도했지만 결국 밑바닥 인생을 선택한 콜걸이 서로의 비슷한 처지에서 연민을 느껴 사랑하게 되어 새로운 가정을 꾸려가는 이야기다. 부르면 달려가는 콜택시기사와 콜걸의 만남이라 더욱 감동적이었다. 콜Call 인생은 부름을 받아야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예컨대 콜걸이나 콜택시기사, 파출부, 대리운전기사 등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예식장에서 낯설게 느꼈던 노래방 도우미도 그런 종류인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남이 불러주지 않으면 힘든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어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간다. 더구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언젠가 동창회에 가서 한 때는 잘 나가던 친구를 만났다. 고급차에 골프가방을 싣고 다니던 친구였는데 조용히 내 곁으로 오더니 술 한 잔을 권하며 힘들었던 지난날들의 신세타령을 늘어놓았다. 중소기업을 운영했는데, 중국의 덤핑상품들 때문에 견디지 못해 결국 회사는 부도가 나고 자신은 시용불량자가 됐다고 했다. 사업이 잘될 때는 세상살이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부도로 생활고까지 겹치게 되자 어쩔 수없이 선택한 것이 대리운전기사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가족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밤거리로 나섰단다. 그런데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취객들을 상대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요금 때문에 다투고, 운전이 서툴다거나 길을 잘 찾지 못한다며 생트집이고 여성들의 성적인 모욕까지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부름을 받고 그들을 위해 사는 call 맨들, 전화 한통에 2-3분 내로 장소까지 달려가는 콜택시, 거친 행동도 감수하면서 억지웃음까지 줘야하는 콜걸과 노래방도우미, 취객들의 운전을 대신하는 대리운전기사, 힘들고 급할 때 달려와 집안일을 도와주는 파출부, 기족들도 꺼리는 일을 마다 않는 간병인들 모두 진정으로 감사해야할 콜call 맨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차갑다. 인권까지 무시당하는 일이 허다하고, 적은 소득에 사회적인 인식마저 낮아 3D업종이 되었다. 특히 노래방 도우미나 대리기사들은 밀폐공간에서 술 취한 손님들을 상대로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별별 수모들을 겪어야 한다. 이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누군가? 바로 우리다. 그러나 우리도 언제 어느 때에 대리운전을 시작한 친구처럼 생활고로 콜Cal 맨이 될지 누가 아는가? 이들을 따뜻이 격려하고 이웃처럼 도와줘야 할 사람들도 바로 우리다. 콜 인생 남이 불러줘야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우리 사회에 이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분들만큼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힘들게 일하는 이들에게 질책 대신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 필요하다. 당당한 직업인으로 인정받고, 일한 만큼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배려와 함께 어쩌면 나와 내 가족도 마지막으로 선택하게 될 극한직업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공생 공존하는 것이 선진국민의식이다. △백봉기 수필가는 <한국산문>으로 등단하여 수필집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탁류의 혼을 불러 팔짱녀 해도 되나요를 발간했다. 현재는 온글문학회장과 전북예총 사무처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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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16:38

사람 나이 50쯤이면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장 사람이 나이 50살쯤이면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좀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공자님은 사람의 나이 50을 일러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라고 하셨다. 지천명이라? 공자님 당신께서 50 나이에 이르러 하늘의 명령, 하늘이 뜻을 헤아려 알게 됐다는 말씀이다. 글쎄. 보통 인간들도 50쯤 나이가 되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될까? 어림없는 말씀이시다. 그것은 오직 공자님이니까 그렇게 아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대놓고 자기 나이가 50이 됐으니 지천명의 나이라고 말하는 것은 망발 가운데 망발이다. 나이 50과 관련지어 생각나는 사람은 또 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다. 톨스토이는 50세 이전까지는 아주 자유롭게 호기롭게 산 사람이었다.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누릴 것은 모두 누리며 산 사람이었다. 건강과 돈과 명예와 사랑이 모두 그와 함께 있었다. 모든 일을 가능한 일로 알고 살았던 톨스토이. 그는 50세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스톱시켜 놓고 회심(回心)의 기회를 갖고 통렬히 반성하고 나서 그 이후의 삶을 완전히 바꿔 살았다 한다. 지금까지 산 인생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산 인생이었다면 그 이후의 인생은 남을 위한 인생이었다. 비로소 자기가 쓰고 싶은 작품을 쓰면서 자기가 얻은 재화를 자기가 아닌 타인, 세상을 위해서 사용하면서 나머지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32년. 참으로 장한 인생이고 보통 사람은 꿈꾸기조차 어려운 아름다운 인생이다. 인도 사람들은 또 어떻게 인생을 경영했을까? 인도의 힌두교에는 인생 4단계론이 있는데 25세까지를 학습기(學習期), 50세까지는 가주기(家住期), 50세를 넘어 75세까지를 임서기(林棲期), 75세가 넘으면 유랑기(流浪期)라 한다고 한다. 참 특별한 인생 경영이다. 어쨌든 인생살이에서 50살은 매우 중요한 나이이고 계기로 보인다. 50살이 돼 무언가 이전의 삶과 다르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로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하늘의 보살핌이 있고 신의 도움이 큰 사람, 행운의 사람이라 하겠다. 나의 생각은 그렇다. 사람이 비록 50살이 돼 그렇게 분명하게 구분 지어 살 수는 없는 일이지만 무언가는 좀 다르게 살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이전의 삶과는 다르게 살아보려는 노력, 자기 삶의 족적을 돌아보고 스스로 반성해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유소년기에 사람은 자신의 완성을 위해서 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엔가 가족이 생기고 이웃이 생긴 뒤로는 가정과 사회의 구성원으로 산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사람으로 사는 삶이다. 그렇게 살아 늙은 사람이 된다. 필경 그가 늙은 사람이 돼 신의 축복을 받고 선택을 입은 사람이라면 그에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는 시간이 허락되리라고 본다. 누군가의 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한 나, 독립된 한 개체로 살아가는 기간이 열리리라고 본다. 더욱 좋은 축복이 있고 신의 선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자기를 위해서 살면서 다시금 타인을 위해서 사는 삶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혼자만의 능력으로 늙은 사람이 된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과 협력 안에서 늙은 사람이 된 것이다. 늙은 사람이 된 것도 커다란 은혜입음이다. 그러므로 갚음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눔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내가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식을 나누고 내가 재능이나 재물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것들을 나눠야 한다. 그것만이 늙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나누게 되면 늙은 사람의 한탄과 고독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늙어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젊은이 흉내를 내는 일이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늙은 사람은 늙은 사람이다. 만족이 있어야 한다. 유지하려고 해야 하지 확장하려고 해서는 낭패다. 진정 그렇게 사는 것이 늙은 사람의 삶이고 또 그것이 늙은 사람의 명예를 지켜주는 좋은 길이다. 요즘 인생은 60부터다, 70부터다 하는 말은 지나친 억지다. 거짓말이다. 속지 말고 속이지 말 일이다. 나는 70살이 넘어서 조금이라도 타인을 생각하면서 사는 삶을 알게 돼서 매우 기쁘다.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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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7 16:36

존재감 없는 전북 국회의원들, 분발해서 성과 내라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아니, 거의 없을 정도다. 평소 의정활동에서도 그렇거니와 현재 진행 중인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국회 대정부질문자 44명 중 전북지역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415 총선에서 뽑힌 전북지역 10명의 국회의원들은 도민들의 기대와 성원 속에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재선 6명과 초선 4명으로 구성돼 다선의 노련미 보다는 패기와 돌파력이 기대되었다. 그러나 패기와 왕성한 활동은커녕 무기력과 각자도생으로 분열돼 안타깝다. 더불어민주당 9명과 무소속 1명이 힘을 합해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원팀 정신이 강조됐으나 지리멸렬, 그 자체다. 도당위원장 자리를 두고 분열을 겪은 이후, 지역을 위해 몸을 던져 일하는 팀플레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개개 의원들이 약체인데다 전체가 힘을 합해 전북 몫을 가져오려는 공동체 또는 연대 정신이 없는듯하다. 이러한 분열로 결국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민주당이 독식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18개 중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다. 전북 연고로 타지역에서 당선된 진선미 의원과 이학영 의원이 각각 국토교통위와 산자위원장 자리에 올랐을 뿐이다. 또 민주당 지도부를 뽑는 829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의원이 전북지역 표의 분산으로 최고위원 자리에 입성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 항공 매객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법과 탈법 사실이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낙연 대표가 이스타 항공 창업주이자 의원으로 책임을 가지고 국민과 회사 직원들이 납득할만한 조처를 해 달라고 했을 것인가. 이 의원은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되었으며 민주당에 짐이 될 뿐 아니라 도민들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있다. 또한 안호영 의원은 지난 달 친형이 20대 총선에서 상대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으며 몇몇 의원도 엉뚱한 발언과 각종 사건에 연루돼 있다. 이러한 지리멸렬로 군산조선소 재가동, 공공의대 설립 등 정작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풀어야 할 지역현안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이제 곧 국정감사와 내년도 국가예산 심의가 시작된다. 지금이라도 도내 의원 10명은 원팀을 이루어 지역 현안 해결과 예산확보에 성과를 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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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9.16 18:58

군산항 활성화 방안 정치권 의지 보여야

한때 전국 3대 항만 서해 허브항이라는 찬란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군산항이 이젠 불 꺼진 군산항이라는 자조섞인 비판을 듣고 있다. 옛 명성과 위상은 사라지고 십수년째 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1899년 5월 개항한 군산항은 121년의 오랜 기간동안 전북과 충청, 전남 인근 지역 물동량의 수출전진기지로 기능해 왔다. 하지만 물동량 감소와 주변 지역의 항만 신설 등이 겹치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군산항 화물처리실적은 1854만 8000톤이었다. 전국 31개 국가항만 물동량의 1.1% 수준이다. 전용 컨테이너 부두 물동량은 0.2%에 불과하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이 집계한 결과다. 이제 군산항은 연간 하역능력이 전국 7위 수준이지만 화물 처리물량은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고, 주요 무역항 중에서도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군산항보다 하역능력이 낮은 목포항, 보령항, 대산항보다도 화물 처리실적이 적다. 전국에서 4번째로 개항한 군산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여파가 컸고 군산항에서 처리하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물량마저 목포항으로 이탈한 것 등이 큰 원인이다. 전북 내 유일한 국가관리 무역항이었지만 국가항만이라는 이유로 자치단체의 관할 밖이었고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것도 퇴조 이유 중의 하나다. 항만의 기능은 항공서비스와 함께 지역발전의 중요한 인자다. 1990년대 이후 중국 교역량 증가에 따라 군장신항만 개발을 추진, 서해 중부권 관문항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000~5만톤급 선박이 접안 가능한 31개 선석에 2797만톤의 하역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대중국 전진기지로서의 발전 잠재력이 크고, 전북지역 국내외 해양무역의 유일한 관문인 군산항을 침체 상태로 놔둬선 안된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환황해권의 주역으로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전북도와 군산해양수산청이 4대 전략 12대 과제라는 이른바 군산항 활성화대책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지만 구두선에 그쳐선 안된다. 구술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다. 군산출신인 국회 신영대 의원 등 정치권이 힘을 모아 예산을 뒷받침 하는 등 성과를 내길 바란다. 정치권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6 18:58

친일 화가의 충무공 영정

친일 화가 작품으로 논란을 빚어 온 남원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된 춘향 영정이 이달 말 철거된다. 춘향 영정은 지난 1961년 이당 김은호 화가가 그렸으며 영정 원본은 남원 향토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복사본을 춘향사당에 봉안해 왔다. 인물화의 천재로 평가받는 김은호는 순종과 고종의 어진을 그려 어진화사로서 명성을 얻었고 한때 기미독립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으로 유학을 가 일본식 채색화 기법을 익히면서 친일본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 제국주의에 동조하는 금차봉납도를 그려 조선총독에게 증정하고 태평양전쟁 지원을 위한 친일 미술작품 전시심사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 이런 친일 전력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고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앞서 지난 2005년 광복회 전북지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친일잔재 청산 전북시민연대와 남원 시민종교단체연대에서 친일화가 김은호가 그린 광한루원 춘향 영정과 장수 논개 영정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2006년 장수군과 진주시는 논개 영정을 철거하고 공모를 통해 표준영정 제작에 나섰다. 문화관광부는 2008년 2월 윤여환 충남대 회화과 교수가 제작한 논개 영정을 국가표준영정으로 지정했다. 반면 남원 춘향 영정은 일부 반대 의견으로 그대로 사용해오다 광복 75주년을 맞아 친일잔재 청산 여론이 비등해지자 결국 남원시가 철거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만 친일 화가의 표준영정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읍 충렬사에 봉안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 역시 김은호의 제자로 친일 화가인 장우성의 작품이다. 충렬사는 초대 정읍현감을 지낸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8.15 광복후 정읍시민들이 창건기성회를 조직하고 학생을 비롯한 각계 성금을 모아 1963년 건립했다. 매년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에는 제사를 지내고 정읍시 시무식이나 시장 취임식 때는 참배행사를 갖는 등 충의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그런데 구국충절의 상징인 충무공 영정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 작가의 작품으로 내걸고 있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산 현충사에 있는 장우성의 충무공 영정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문제 제기로 조만간 국가표준영정에서 지정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친일 화가의 충무공 영정을 바라보는 정읍시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9.16 18:58

집권 여당의 ‘내로남불’

김세희 정치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는 모양새다. 176석이라는 거대 의석의 맞은편에서 나오는 비판과 감시가 약한 탓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최근 행태는 야당시절 격렬하게 비판했던 여당, 즉 보수 정당의 모습을 점점 닮아가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정리해고 문제와 편법 증여 의혹, 페이퍼 컴퍼니 의혹 등을 받고 있지만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은 반년 새 쇼핑하듯 아파트 3채를 매입하고, 재산신고도 누락했다. 그런데 이 모든 책임을 아내 탓으로 돌리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은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추 장관은 상임위나 대정부질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부동산 문제, 편법증여, 군 복무 문제. 보수정당이 집권을 잡았던 시기 국민들에게 보여줬던 모습의 데자뷔다. 국민들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권만 잡으면 모두 똑같은 놈이라고 표현한다.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벗어나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특히 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전북 등 호남에서 실망감이 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군 복무와 부동산에 민감한 2030세대의 분노는 계속 커져가고 있다. 현 정부와 집권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국정농단에 의해 촉발한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 그 만큼 도덕성과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그런데 국민의 일방적인 상식에 벗어나는 인사들을 두고 명확한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을 두고는 무작정 감싸주는 모습마저 보인다. 집권 여당에 실망감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민심은 물처럼 흘러간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민주당은 민심의 역동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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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0.09.16 16:39

“체육계, 위드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류창옥 ㈔한국생활체육회 회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일상에 다양한 변화를 주었다. 마스크 없는 일상은 사라지고,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운동을 하는 모든 생활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에서도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단체 활동을 지양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지침 등이 권고되며, 마스크 의무착용, 개학연기, 자가격리 의무화, 집단시설 폐쇄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스포츠계에서도 진행 중에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되고, 프로스포츠 리그는 연기, 혹은 무관중 관람으로 진행되고 있고, 생활체육현장에서는 헬스장과 집단 체육시설, 체육관련 기관들이 폐쇄되면서 관람스포츠뿐만 아니라 참여스포츠도 제한되고 있다. 체육활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일상적 자기 체력 검증이 어려워지고, 학교 내 체육활동 중단은 유초중고등학생들의 신체활동 저조로 인한 성장과 발육 등에 대한 우려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상급학교 진학과 대회와 관련된 각종 업종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극한에 이르게 되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스포츠시설업과 스포츠서비스업 등이 회원유지가 어려워지며, 고정비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하여 일시적인 휴업과 폐업이 잦아지고, 30% 이상의 많은 인원이 감원될 것이라고 유추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업시설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포츠 분야는 암흑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스포츠 현장의 위기 상황이 인식되고 있고,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고용유지 대안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 이후에 대한 대책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방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상업스포츠시설 운영업이나 스포츠교육관련 업종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 등을 통한 별도의 생활안정자금 및 특별고용지원이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공공스포츠시설이나 공공체력인증센터에 대해서도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된 프로그램과 전문지도자 서비스를 지원하여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 또한 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스포츠계 청년들의 고용창출에 지대한 공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포츠분야에서도 비대면 산업 발전전략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존의 스포츠 활동이었던 참여스포츠와 관람스포츠에서 벗어나 온라인 콘텐츠 확산 및 소규모 1인 시설, 가상 스포츠체험 공간 등을 부각시키고,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행해졌던 체육활동 지도를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개발제공하여 비대면 체육활동 지도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비대면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 마련도 함께 이루어져야한다. 스포츠는 살아있는 생명의 표현이다. 살아있는 생명의 표현의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전한 여가문화의 참여는 일상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이에 정부와 체육회는 스포츠와 관련된 영상과 콘텐츠를 통합하여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비대면 체육활동에서도 양질의 지도서비스가 향유할 수 있도록 전문성이 확보된 다양한 콘텐츠 발굴 및 제작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류창옥 ㈔한국생활체육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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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6 16:39

고향은 진화·변화하고 있다

탁경진 재경도민회 사무총장협의회장 코로나의 영향으로 온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장마태풍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답답함에 위안을 얻고자 무박 일정으로 무작정 고향으로 향했다. 인생에서 지금까지도 필자는 바깥 세상에서 추상적으로만 내면의 일상적인 고향만 논하고 바라보았다. 어려운 시기에 짧은 시간이지만 고향에 파묻혀 고향을 알고 싶었다. 내 고향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고창이다. 고창은 지리적으로 강과 산, 바다, 논밭, 갯벌 등을 모두 갖고 있는 태고의 풍요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고속도로를 달려 고창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되어 끼니도 해결할 겸 고창읍내 전통시장을 찾았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장날이지만 한산했다. 시장 내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고구마순을 정리하고 있는 할머니가 낯설지 않고 정겹다. 시장 내 식당에서 국밥 한 그룻으로 허기를 해결하고 농축수산물 판매장을 찾았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고창수박에 높을高고창 브랜드가 붙어 있었다. 판매자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농생명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한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고창군이 농생명 식품산업 육성을 최우선 비전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높을高고창 브랜드는 최상의 안심먹거리 공급을 백년대계로 추진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황토에서 생산되는 수박, 멜론, 쌀 등을 시작으로 최고급품에만 브랜드를 부착하고 쌀의 경우 생산량 1%만 브랜드를 부여함으로써 차별화한다. 농생명식품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데 고창인으로 자부심을 가져본다. 고창읍내릍 벗어나 자동차로 10여 분 만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창고인돌 유적지에 도착했다. 온통 코로나19의 방역예방수칙 간판과 경고판, 현수막이 내걸려 모든 볼거리를 방해하고 있어 아쉬웠다. 고창 고인돌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집도를 자랑한다. 고분에서 금동신발과 중국청자 등 청동기와 철기시대 지배계층의 유물이 다량 출토되며 고창이 문명사적으로도 중심지였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니 호남인의 긍지를 가져본다. 고인돌 유적지를 관람한 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명의 슾지인 운곡람사르슾지와 심원 갯벌을 지나 동호 해수욕장, 구시포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벌써 바닷가는 붉게 물든 한폭의 풍경화로 변해 낙조를 만끽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구시포 해수욕장 앞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모친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고창은 고창읍성-선운사-고인돌유적지-갯벌-습지-온천-상하농원 청보리밭 등 다채로운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먹거리가 산재해 있는 고장이라 계절별로 올 때마다 색다르고 오감을 만족하는 포근함을 느낀다. 수박, 복분자, 땅콩, 멜론, 고추, 무, 배추, 양파, 고구마, 가시오가피, 보리, 아로니아, 풍천장어 등은 이미 대한민국의 대표 생산지가 되어 있고, 더 나아가 식초산업과 장(된장고추장), 김치, 전통주, 젓갈 등 발효식품도 대표1번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고창이 격변하는 농어촌 현실에 대처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상생의 길을 가고 있음은 고향에 희망이 있고 진화변화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청정지역인 나의 고향이 장마에도 큰 피해 없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농생명 문화와 고향 상생발전의 비전을 보고 희망을 가져본다. 고창이여 영원하라! /탁경진 재경도민회 사무총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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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6 16:39

여의도 정치 언어

윤준병 국회의원 베스트셀러 도서 언어의 온도에서 작가는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설명한다. 따뜻함과 차가움, 적당한 온기 등 언어마다 온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의도 정치 언어의 온도는 어떠할까? 따뜻할까? 차가울까? 안타깝게도 온도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의도 정치 언어는 프레임 가두기 냄비 언어인 것 같다. 언어가 진영이 원하는 프레임에 부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이고, 평가하는 언어의 온도차도 진영 프레임에 따라 매우 컸다. 필자는 SNS에 올린 전월세 관련 글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언어의 본 뜻과 글의 작성의도가 어떻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성찰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여의도 정치 언어,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방편으로 언어를 활용하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세는 선(善), 월세는 악(惡)으로 낙인찍어 사회적 약자인 월세 세입자를 하류계층으로 폄훼하는 듯한 발언은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월세는 주거 형태지 주거 수준이 아니라는 점, 60%가 월세인 현실을 직시하고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지원정책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하지만, 장문의 글 중 월세는 나쁜 것이 아니다는 문구 한줄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기득권층에 의해 일방적으로 월세 옹호 정치인으로 프레임화 되었다. 연이은 설명에도 월세 옹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일부는 자신들의 사고방식에 맞춰 부동산 정책 공격 프레임을 증폭시키며 또 다른 비판을 이어갔다. 필자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며 평생 1가구 1주택 소신을 지키기 위해 강남 투기에 기웃거리지 않았다. 거의 평생(30년 동안)을 북한산 자락의 연립주택에서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로만 생활해 왔지만 여의도 정치 언어는 이에 한 마디도 반응하지 않았다. 반대로 공직생활을 마친 후 사무실로 사용하려고 했던 7평짜리 업무용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아무리 설명해도 여의도 정치 언어는 다주택자 프레임으로만 옭아맸다. 반응도 더욱 공격적이었다. 프레임 가두기 게임에 몰두하는 여의도 정치 언어는 고정형이었다. 사실관계가 달라졌으면 잘못된 프레임을 버리고 언어의 본뜻과 사실관계에 맞는 새로운 평가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프레임을 바꾸는 것을 자기 부정과 진영의 패배를 자인하는 것으로 인식해 사실관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들의 프레임에만 끼워맞추기에 급급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어느 기자 얘기가 떠오른다. 정치인이 강조하고 싶은 얘기보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논란이 될 부분만 크게 강조하는 것이 여의도라고. 아무리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 해도 이미 늦은 것이니 여의도 정치 언어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지만, 이제 여의도 정치 언어도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말잔치에 그치는 구태 정치 대신 해결하는 정치, 책임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정치를 시작했다. 진영논리를 위해 프레임에 가두는 여의도 정치 언어가 아닌 솔직한 언어, 정치적 수사가 아닌 공감과 소통의 담백한 언어를 사용해야 된다. 솔직한 언어, 담백한 언어를 통해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 정치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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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6 16:38

코로나에 갇힌 전북체육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의 첫 인상은 전장터 무인(武人)과 흡사하다. 치켜 올라간 눈꼬리가 매서움과 함께 쉽게 무너지지 않는 강인함을 짐작케 한다. 체육회장 선거 때 이런 인상이 역동적인 스포츠 이미지와 오버랩 되면서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흔히 모르는 사람 만날 때 첫 인상을 강조한다. 사람 됨됨이야 오랜 세월 겪어봐야 알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 회장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체육계 얘기를 들어보면 첫 인상과 실제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좀 뻣뻣하다고 한다. 막판 뒤집기 끝에 민선 첫 체육회장에 오른 정강선 호 출발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지난 1월 취임한 직후 몰아 닥친 코로나사태 때문에 체육행사가 줄줄이 올스톱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사진 구성과 조직개편인사이동 등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런 가운데서도 어찌된 일인지 정 회장의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아무리 코로나 비대면 상황이라 해도 신문에서조차 그의 동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찌됐든 코로나의 기세가 정강선 호의 리더십과 역량검증 기회마저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혹자는 코로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 정 회장이다. 선거결과에 따른 후유증을 생각하면 취임 초기 어려움이 예상됐는데 코로나가 연착륙 시간을 벌어줬다 고 귀띔한다. 그러면서 송 지사로부터 정강선 회장으로의 바통터치가 너무 압축된 거 아니냐. 한 번 정도는 과도기를 거쳤어야 했다 며 못내 아쉬워했다. 당초 우려했던 전북도와의 관계도 쉽게 풀리지 않는 눈치다. 원래 송지사 맨이 아닌 후보가 당선됐기에 체육회의 절대적 보호막이나 다름없는 전북도와의 궁합이 초미 관심사였다. 예산은 물론 인사조직개편 등 업무협조가 매끄럽게 진행될지 걱정부터 앞선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정년을 앞둔 체육회과장 공로연수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2022 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참여를 놓고도 마찰음이 들린다. 조직위 팀장급 파견 요청에 체육회가 일단 인력난을 핑계로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일부선 가까스로 유치한 대규모 국제행사에 체육회가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전북도가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산하기관에 대한 보조금 삭감방침을 밝혔다. 이를 둘러싼 제2라운드 예산 힘겨루기가 관심을 끈다. 결국엔 정 회장의 아킬레스 건 예산문제를 건드린 셈이다. 민선 정강선 호 출범에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 또한 이에 못지 않았다. 그들의 청사진을 가늠할 수 있는 이사진 구성과 인사 스타일을 되짚어 보면 논공행상과 맞닿아 있다는게 일부 체육인들의 생각이다. 구성된 면면을 보면 선거 때 도와 준 측근들로 채워졌다. 당초 기대했던 변화와 혁신은 너무 동떨어진 느낌 이라며 가시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전북체육의 힘찬 도약을 위해선 정 회장 출사표 당시 마음가짐이 절실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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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0.09.15 18:54

‘제로 플라스틱 운동’ 도내 전역으로 확대를

코로나19가 초래하고 있는 여러 부정적 상황 가운데 하나가 언택트(비대면) 소비 활성화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의 급증이다. 배달음식 수요 증가, 택배 물량 폭증, 카페 등지에서의 일회용품 사용 증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 까지 도내 재활용 쓰레기 발생량은 1일 평균 18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1톤에 비해 무려 27.8% 늘어 코로나19 발생이후 소비 행태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더욱 증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일회용품의 대부분은 석유에서 뽑아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진다. 이제는 생활화된 마스크와 장갑 등 방역 필수품도 모두 플라스틱 제품이다. 플라스틱 제품은 특성상 자연분해되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쓰레기 처리장이 산을 이루고, 일부 바다로 떠내려간 플라스틱은 파도 등에 의해 미세조각으로 쪼개져 먹이사슬에 의해 식탁에 오르는 악순환을 빚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방역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완화하는등 친환경 정책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전주 객리단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로 플라스틱 운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지난해 부터 전북도와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그리고 전주 객리단 일원 카페들이 모여 이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공유컵인 턴(Turn)블러를 제작 활용하고, 다른 일회용 용기나 빨대 등도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 용기를 쓴다. 턴블러는 고수준 살균 소독이 가능해 참여업소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이 운동은 공유컵을 사용하는 전국 첫 사례로 환경부 주관 지속가능발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에서도 전혀 문제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보건전문가들도 기본 위생수칙만 잘 지키면 다회용품 재사용도 안전하다 는 성명을 내기도 했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 현재의 처리시설로는 폭증하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다. 무분별한 일회용픔 사용을 자제하는게 급선무다. 도민 모두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등의 작은 실천이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하는 길이다. 제로 플라스틱 운동 이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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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9.15 18:54

디지털 뉴딜 지역균형발전 보완책 세워야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2025년까지 160조 원을 투입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과 기업 인프라가 취약한 전라북도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가장 핵심분야인 디지털 뉴딜은 전라북도가 거의 불모지인 데다 정부 지원이 민간기업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역간 불균형을 더욱더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보면 디지털 뉴딜에 2025년까지 민간자본 45조 원을 포함해 총 58조2000여억 원을 투입한다. 우리 경제의 생산성 제고 및 디지털 서비스 창출을 위해 전 산업의 데이터5GAI 활용융합을 가속화하고 초중고대학 등의 온오프라인 융합학습 환경 조성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교육 콘텐츠 확충에 나선다. 또한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 중소기업 원격근무 확산, 소상공인 비즈니스 지원 등 비대면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SOC 인프라 디지털화와 도시산단물류 등 스마트 물류체계도 조성한다. 하지만 디지털 산업기반이 매우 취약한 전북은 정부의 디지털 뉴딜 지원의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그동안 전라북도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블록체인 5G 등 ICT기반 신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IT기업과 연구개발 기관 등이 빈약한 데다 ICT산업 육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에 따라 정부의 디지털 뉴딜 지원에서 소외될 형편이다. 실제 디지털 뉴딜사업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대기업을 비롯해 SKT KT LGU+ 등 이동통신 메이저사가 주도하고 있고 관련 벤처기업도 판교나 분당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뉴딜은 관련기업과 인프라가 잘 구축된 수도권 지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은 ICT산업의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고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정부는 이러한 디지털 뉴딜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세워야 한다. ICT산업 기반이 취약한 전북도 미래 성장산업 구축을 통해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안배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9.15 18:54

검사·목사·의사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목을 끄는 몇 개의 전문 직업군이 있다. 검사와 목사, 의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추요, 선망 받는 직업 중 하나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 목사는 영혼의 구원자, 의사는 생명의 치유자로 불린다. 이들이 제 소명을 다하면 우리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한다. 반면 이들이 부패하거나 과도하게 욕심을 내면 우리 사회는 삐걱 거린다. 불행히도 우리는 후자의 사례를 잇달아 목격했다. 우선 검사부터 보자. 문재인 정부 들어 검사들은 적폐청산에 앞장섰지만 자신들의 개혁에는 저항으로 맞섰다. 정의의 사도처럼 비춰졌던 검사들의 대표 윤석렬 검찰총장은 그런 점에서 실망을 줬다. 살아있는 권력인 청와대를 겨눈 칼은 예리한 것 같았으나 핀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조국 민정수석에게 겨눈 칼은 우리나라 상층부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을 뿐 빗나갔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검언유착이 불거졌다. 채널A 이동재 기자와 윤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과의 관계는 정치검사와 기레기(쓰레기 기자)간의 유착의 고리가 얼마나 끈끈한가를 보여줬다. 나아가 자신의 장모와 부인 사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이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립 등으로 왕년의 잘 나가던 시절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될 처지다. 다음은 목사. 그동안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던 개신교의 확산과 목사의 위상은 코로나 19 시기를 거치며 실체가 드러났다. 존경 받는 직업이 아닌 공공의 적이 된 것이다. 심지어 기독교는 개독교, 목사는 먹사로 불리고 있다. 코로나 확진환자의 30% 이상이 기독교로 인해 감염됐는데도 대통령과 만난 대표 목사는 교회를 일반 영업장처럼 다루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더 가관인 것은 괴물 목사 전광훈의 행태다. 하나님, 까불지 마 하더니 바이러스 테러로 사기극을 펼친다며 광화문에서 외장을 쳤다. 그 틈에 바이러스는 더 퍼져 나갔다. 초기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였던 신천지는 온순한 양인 편이다. 뿐만 아니라 대형교회 목사들의 세습과 횡령, 성범죄는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교회가 죄송합니다며 묵은 땅을 갈아엎자는 목사 분들이 있어 그나마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끝으로 의사. 이들은 이번 의료파업을 통해 의사집단의 위력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보여줬다. 2000년 의약(醫藥)분업부터 수차례 되풀이된 파업에서 연속 승리를 쟁취했다. 영리하게도 정부가 대항할 수단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일찍 간파했다. 그러나 의대학생- 전공의전임의- 의대교수로 이어진 카르텔 파업은 밥그릇 지키기에 성공했을지 몰라도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잃었다. 물론 사전에 의사단체와 조율 없이 졸속으로 밀어붙인 정부여당의 조급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176석의 힘을 너무 과신하다 큰 코 다친 것이다. 문제는 의대 증원과 공공성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OECD 회원국보다 의사수가 현저히 적은데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번 의료파업은 역설적으로 의대증원이 반드시 필요하고, 의사들이 특권층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그들은 1등만 살아남는 더러운 세상을 원했다. 의대와 비견되는 로스쿨을 보라. 2009년 로스쿨이 생기면서 개업변호사가 8900명에서 2020년 2만3000명으로 2.6배 늘었다. 무변촌이 상당부분 사라지고 직역도 넓어졌다. 마찬가지로 의사수도 대폭 늘리고 의사직역도 넓혀야 한다. 이들 사태는 잘 나가는 전문직들의 사회적 공감능력이 얼마나 떨어지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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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5 16:41

새만금개발청 개청 7년, 성공을 이루어내자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1991년에 시작된 새만금 사업은 글로벌 자유무역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큰 진전이 없었고, 2013년 새만금개발청이 설립되면서 비로소 책임감 있게 추진되기 시작했다. 더디기만 했던 새만금 사업에 희망을 불어넣으며 출범한 새만금개발청이 올해로 개청 7년이 되었다. 특히 올해는 새만금 기본계획상 1단계 사업(11~20)을 마치고 2단계 사업을 시작하는 전환점인 만큼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한편, 더 발전된 1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이를 위해 새만금개발청은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새만금 기본계획의 재정비에 들어갔다. 기본계획은 2011년 계획수립 이후 지금까지 큰 틀에서 유지되어 왔다. 그동안 새만금의 변화를 반영하고, 미래 비전부터 세부 개발계획까지 전면적인 개편을 통해 개발을 어렵게 만든 부분들을 손질하고,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방향과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이와 함께, 3GW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화 된 클러스터를 구축해 한국형 그린뉴딜에서 말하는 스마트 그린산단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등 개발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파급력이 큰 기업(앵커기업) 유치를 위해 장기임대용지를 확대하고 규제자유특구, 강소연구특구,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지정 등을 통해 확보한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새만금의 관광용지 역시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를 계기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민간자본 유치에 성공한 신시야미지구와 1호 방조제 명소화용지에는 호텔, 리조트,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복합관광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인근에서는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한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도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아울러,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에는 해상케이블카와 해양레저체험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등 매력적인 관광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될 것이다. 중국의 후한서(後漢書)에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는 말이 있다. 후한의 초대 황제인 광무제 유수는 부하 장수인 경엄이 전투에 나가 병력의 열세와 본인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내 승리하는 것을 보며 뜻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이다. 새만금 사업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을 개발하는 국책사업이자 전북도민의 숙원사업으로 국가와 지역의 관심 속에 많은 진통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새만금 사업이 보여드린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그 역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쉼 없는 도전이었고 노력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새만금개발청 개청 7주년을 맞아, 새만금 사업을 시작한 대의와 함께 유지경성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사업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을 이루어 낼 것이다. 지금까지 새만금 사업에 보내주신 전북도민의 깊은 애정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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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5 16:37

버티기 그리고 또 버티기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어느 여름날이었다. 비오는 날의 꿉꿉함보다 더 불쾌함을 담은 얘기를 들었다. 그 친구가 고등학생 때 내가 잠시 노래를 가르쳤고 다행히 대학도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었다. 세월이 흘러서 대학을 졸업했고 어느 학교의 임시교사로 부임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그 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두 아이를 두고노래도 너무 못하고 게다가 소리도 없는데 왜 전공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나라면 그만두라고 얘기하고 싶다는 얘기를 누군가에게 한 모양이다. 물론 뇌라는 것은 맘껏 사고할 자유가 있고 입이라는 것도 자유롭게 얘기할 권리가 있으니 쉽게 누군가에게 얘기할 수 있다.그리고 아직 그 친구도 어리기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려다가도 아이들을 담당하고 가르쳐야 하는 사람의 마음 가짐이 그렇다는 것에 많은 실망을 한 적이 있다. 내가 대학시절 얘기다. 처음 전공을 결심했을 때 소리는 어느 정도 타고 났고 오랜 세월 피아노를 친 덕분에 노래를 하는데 좀 수월하게 접근했었다. 그러나 웬 일. 대학시절 난 노래를 너무 못했고 그로 인해 무대에 서는 게 벌벌 떨리게 무섭고 긴장되고 싫었다. 못했다는 수준이 보통 에이, 어느 정도는 했겠지 엄살은.이렇게 생각하겠지만 정말 수준 이하였다. 꼴등은 맡아서 했었고 성악 교수님은 다른 아이를 통해 내게 전공을 피아노로 바꾸기를 권유할 정도였다. 사실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렇게 노래를 잡고 했을까? 그 정도면 내 길이 아닌가? 한번 생각도 해볼 만 한데 그런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냥 했다.내 처지와는 상관없이 말도 안되게 잘 하는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왜 난 저렇게 못하지? 울면서, 속상해하며 그냥 연습실에 주구장창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렇게 그냥 다른 생각 없이 꾸준히 잡고 버텨내서 그나마 지금의 내가 된 것 같다. 어찌되었건 지금의 난 공연을 하고 있고 적어도 노래를 못한다는 말은 듣고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얼마 전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라는 예능을 처음부터 정주행하다가 울컥했던 말이 생각난다. 부캐로 라면을 팔던 유재석에게 장도연, 양세찬, 조세호가 가게로 찾아왔다. 한참 얘기를 진행하다가 그냥 설거지하다가 무심하게 턱하니 후배들에게 던진 유재석의 말 진짜 버티느라 고생들 했다. 그 말에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개그맨들이 어느 자리까지 가게 된다는 것이 녹록치 않은 걸 알기에. 유재석 본인도 너무 잘 하고 싶었으나 어려운 과정들을 겪어내고 버텨내서 그 자리까지 간 것에 감사하고 여전히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던질 수 있는 말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모두는 어느 자리에서 버텨내고 있는 거 아닐까?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버텨내 보는 거다. 그러고도 안 된다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가보고 싶었던 길을 가보고 확인은 해보지 않겠는가? 후회는 없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재능이 있어야 잘 하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노래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재능은 소리나 음감, 리듬감, 무대체질 등이라 여겨질 것이다. 그 어린 선생님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아무도 누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버텨내는 고집과 집념이야 말로 가장 큰 재능이라는 것을. 적어도 칼을 꺼냈다면 무라도 베 보든지 적어도 무인지 배추인지는 구분할 때까지 칼을 갈아본 사람을 평가해야 된다는 것을.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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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5 16:34

전북도, '군산형 일자리' 사업계획 총력 지원을

좌초 위기까지 거론된 군산형일자리 사업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당초 내년 4월부터 중국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려던 계획이 제조사 바이튼의 경영악화에 따른 후폭풍으로 올스톱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이 사업의 중심 축인 명신이 군산시에 대체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사업재개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물론 아직까지는 사업추진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돼 있어 이에 따른 후속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명신은 기존 바이튼 사의 엠바이트 위탁생산과 별도로 국내외 전기차 업체 5곳 이상을 접촉, 위탁생산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회사 1~2곳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명신 고위층이 협상 진행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바이튼의 경영난으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던 군산형일자리 사업은 당초 예정보다는 늦지만 재추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만약 명신이 접촉한 1~2개 업체와 구체적 성과가 이뤄지면 내년 하반기 위탁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좀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어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전북도는 명신이 제출한 대체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중앙부처가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달 내 산업부에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구체적 내용이 미비해 이를 보완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상생형 일자리 공모에 참여한다 해도 또다시 보완 요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군산형일자리 사업의 중국 전기차 위탁생산 계획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전기차의 시장진입 장벽이 낮아 스타트업체들이 대거 난립하면서 적자생존 경쟁이 치열한 데다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위기에 내몰렸다는 점이다. 이런 악조건에서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북도는 이런 과정을 감안해서 산업부에서 수긍할 수 있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도민들이 군산형 일자리 성공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만큼, 명신이 바이튼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총력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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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4 17:45

초광역화 지역발전 전략 마련 적극 나서라

인구 절벽 시대를 맞아 지방소멸 위기에 내몰리면서 광역자치단체마다 초광역권 설정을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섰다. 지금처럼 인구 감소추세가 지속되면 지역의 성장동력을 잃게 되고 쇠락의 늪에 빠져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광역단위 자치단체끼리 연대를 통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기존의 광역단위 중심에서 초광역단위로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데 방점을 찍었다. 최근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한국지역개발학회에 의뢰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초광역 협력사업 추진전략 용역 결과를 보면 광역자치단체간 발전전략 마련의 필요성이 잘 드러난다. 지난 5년간 서울시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경기인천 등 비서울 수도권 인구는 급증함에 따라 중심거점 도시의 역할과 이에 따른 대안이 요구된다. 부산권역의 경우도 부산시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인접한 기장군과 김해시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즉 중심거점 도시가 일정 수준 발전이 이뤄지면 인근 도시의 인구 증가와 인프라 확장이 이어진다. 따라서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이 초광역권 추진에 발 벗고 나섰다. 부산울산경남은 1000만 인구를 한데 묶어서 수도권에 필적하는 초광역 공간을 창출한다는 구상이고 충청권은 행정수도 세종시와 대전광역시, 그리고 행정통합을 이룬 충북 청주시와 함께 제2 수도권 설정을 도모하고 있다. 이웃 광주전남도 광주시의 통합 제안을 전남도가 전격 수용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고 대구경북도 초광역권 구축을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반면 전북은 예전에 광주전남 예속화 문제로 인해 독자권역 설정에 나섰지만 중심거점 광역도시가 없기 때문에 지역 성장동력을 상실한 채 인구 감소와 경제 쇠퇴가 거듭되고 있다. 특히 전주시를 제외하곤 인구 감소가 지속되면서 지역 소멸위기로 내달리고 있지만 소지역주의에 묶여 광역화 추진은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다. 전라북도는 초광역권 설정을 통한 지역발전 전략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젊은 층 인구가 급격히 유출되는 데 이어 인접한 초광역권 블랙홀 현상까지 가시화되면 전북은 존립 자체가 어려운 만큼 초광역 도시체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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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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