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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당시 모습 그대로, 박물관 운영 이래서야

도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립박물관 가운데 3곳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평가인증에서 우수기관 인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공립박물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0월 부터 올해 6월 까지 전국227개 공립박물관을 대상으로 설립목적 달성도, 자료 수집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등 5개 범주에서 평가를 실시한 결과 도내 17곳 가운데 전주 전통술박물관, 전북도 산림박물과, 순창 장류박물관 등 3곳이 우수기관 인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기관 인증에 실패한 이들 3곳은 개관이후 운영 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소장품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했으며, 전시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기획특별전시가 자연스레 줄어들고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시품이 개관 당시와 전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데 어느 관람객이 다시 찾고 싶겠는가. 이처럼 공립박물관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치적을 앞세운 단체장이 유치에만 급급할 뿐 설립 이후에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어느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박물관을 가장 먼저 찾는다.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박물관의 기능은 종전의 소장품 수집보관전시에서 벗어나 요즘에는 교육기능 까지 담당하고 있다. 청소년에서 성인들까지 대상으로 시청각 수단 등을 활용해 활발한 교육 활동을 기획 추진하고 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평가에서 도내 정읍 시립박물관은 특히 조직인력시설및 재정관리 부분과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위를 차지한 전주 역사박물관도 관람객 확보및 노력, 지역사회 활동 적극도 등을 활용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자체의 문화부분에 대한 열악한 예산 사정에서도 의지와 노력으로 박물관 설립 목적대로 운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박물관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화기반 시설이다. 각 지자체는 공립박물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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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8.04 16:36

가계대출·상가공실 최고, 서민 살림 팍팍하다

불경기와 코로나19 여파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경기침체로 인해 소득은 줄면서 집값은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서민가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장기적 불황에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올해 중하위계층 일자리가 대거 사라짐으로써 하위계층 20% 포함 중산층 60%까지 근로소득이 감소했다. 13년 만에 처음 겪는 일로,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2018년 이후 감소세가 뚜렷했다. 이들 하위 20%의 소득은 2017년 4분기 월 68만원이던 것이 작년 4분기엔 45만원으로 33%나 줄어 들었다. 도내 주택가격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정부의 강력한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7월 0.21%로 올들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도 0.26%로 전월 대비 0.09% 보다 상승 폭이 눈에 띄었다. 3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주택아파트 전세가도 각각 0.03%0.07% 올랐다. 이런 추세는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늘은 상가 공실률에도 반영된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올해 2분기 도내 3층 이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2.0%로 전국 최고치다. 이는 전국 평균(6.0%)보다 2배 높은 것이다. 텅 빈 상가를 바라보는 임대인 심정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지 않아도 공실 때문에 월세가 줄어든 데다 임대 보증금까지 챙겨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로 매출이 뚝 떨어진 소상공인의 전북신용재단 신용 보증액도 올해 7256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민가계를 옥죄는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다. 5월말 기준 도내 대출 총액은 26조3938억원이다. 이 중 55.9%를 차지한 14조8642억원이 금융비용이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다. 그 만큼 서민 살림살이가 힘들고 팍팍하다는 것을 경제지표가 웅변해주고 있다. 장마가 물러 가고 찌는 듯한 더위가 시작됐다. 무더위 만큼이나 경제 상황도 서민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에서도 이러한 서민들의 힘겨운 삶을 인식하고, 탈출구 마련을 위해 비상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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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8.04 16:36

1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꿈꾼다

박은재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백 년 남짓한 시간 동안 우리는 철기시대를 넘어 플라스틱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쉽게 접하는 1회용 컵부터, 빨대, 비닐봉투, 식용기, 반도체, 자동차와 선박, 항공기 등의 내장재까지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없는 제품을 찾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 편리하고 값싼 플라스틱의 홍수가 언제부턴가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지구와 생명체들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가 더 명확한 표현이겠다. 바다 거북의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있는 한 장의 사진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태평양에 플라스틱 섬을 만들고, 햇빛과 물에 의해 입자가 작아진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을 거쳐 인간의 몸으로 섭취되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현상을 반영한 질문에는 이대로 괜찮지 않다라는 답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듯, 전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관련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플라스틱제로 챌린지,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어택 등의 운동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객리단길 내 카페들이 모여 제로플라스틱전북-객리단길 운동을 작년부터 시작했다. 기존의 운동들과의 차이점은 참여한 카페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공유컵인 턴(Turn)블러를 만들어 포장 판매 시 운용하고, 상단의 뚜껑과 빨대는 옥수수전분 성분으로 제작된 생분해용기(PLA)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모든 플라스틱을 없앨 순 없지만, 1회용 플라스틱과는 자신있게 이별을 택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구역을 정해 연대해서 공유컵을 이용하는 전국 첫 사례다. 작년에는 18개 카페로 출발해서 폐업과 업태 변경 등으로 최종 9개 카페가 끝까지 참가했고, 올해는 이보다 1개 카페가 늘어 19개 카페가 참가해 현재 16개 카페가 운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수와 매상이 줄어든 것에도 굴하지않고 매달마다 회의를 진행하며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머리를 맞대는 일명 섹시한 마인드의 소유자들이다.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 작년 한 해 1회용 플라스틱을 턴블러와 생분해용기로 대체한 것을 한 줄로 늘어놓기만 해도 약 43km에 달한다. 전주시청에서 군산시청까지의 거리와 맞먹는다. 또 수원시와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우리지역의 사례를 활용해 (제로플라스틱전북-객리단길 사업을 참고했음을 명확히 하고) 수원 화성행궁 주변 카페들과 함께 같은 사업을 진행중이다. 더 큰 규모로 진행하고 있어 부럽기도 하고 배도 아프지만 뭐 어떤가. 좋은 사례는 나눠야하고 확산이 되는 것은 기뻐해야 하는 거다. 일부 언론이 코로나 여파 객리단길 다용도 공유컵 애물단지로 전락같은 기사로 깎아내리는 어려움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과 매출은 줄어드는 상처를 입고도 좋은 일 하겠다는데 소금까지 뿌려서야 되겠는가? 언론이 더 좋은 사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작년 10월 21일자 전북일보 불편하지만 환경이 먼저 기사가 칭찬하는 언론, 칭찬받는 언론의 좋은 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을 먼저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장 안전한 공유컵 소독제는 무엇일까?, 개인컵(텀블러)을 더 활성화시킬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는 전북도와 전북지속협, 16개 카페 업주들이 있다. 따뜻한 시선과 응원이 1회용 플라스틱 없는 도시를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때다. /박은재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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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4 15:00

폭염의 그림자로부터 안전하게 여름나기

김종석 기상청장 공포영화의 계절은 언제일까? 단연코 여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공포영화는 여름에 개봉한다. 공포영화의 오싹함이 여름의 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공포영화를 볼 때, 우리의 몸은 체온이 떨어질 때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공포에 대한 긴장으로 근육이 수축하고 피부에는 소름이 돋는다. 땀샘이 자극돼 식은땀이 나기도 하는데, 식은땀이 증발하면서 몸이 더욱 서늘해진다. 이 때문에 공포영화가 여름에 개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공포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폭염이다. 폭염은 은밀한 살인자, 소리 없는 재난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여름철 가장 무서운 기상 현상이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열부종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또한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끔찍한 폭염을 겪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가 31.5일, 열대야일수는 17.7일로 관측 이래 1위를 기록했으며, 전북지역에서도 전주의 낮 최고기온이 38.9도, 고창이 37.8도, 군산은 37.1도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기록적인 폭염은,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인식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같은 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폭염이 자연재난으로 포함되었다. 태풍이나 호우처럼 요란스럽지도, 풍랑이나 황사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소리 없이큰 피해를 주는 폭염이 늦게라도 자연재난에 포함되어 국가 수준의 예방과 대응이 가능해진 점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 브리핑에 따르면 2014년도부터 2019년 사이 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도나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며, 전 지구적으로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폭염 발생 빈도가 급증하여 연간 2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는 20년 전보다 10배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여름부터 기존 기온만을 고려한 폭염특보 기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기온 및 습도를 반영한 체감온도를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폭염특보 기준을 마련했다. 변경된 특보기준은 폭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반영하게 되어 온열질환 사망자 감지율이 상승하게 되고, 지자체 등의 폭염 예방 활동에 바로 활용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국민건강 피해 예방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표되면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시간대에는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해야 한다. 더운 곳에서 활동하는 경우에는 물을 충분히 자주 섭취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며, 야외활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폭염에 취약한 주위 어르신과 어린 아이들의 건강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쩌면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폭염. 소리 없는 재난 폭염을 막기 위해 기상정보를 자주 확인하여 국민 모두가 피해 없이 안전한 여름을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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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4 15:00

내년 국비 확보, 도·정치권 공조체제가 관건

전북도가 내년 국가예산 확보와 주요 지역현안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전북도청에서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송하진지사, 도내 14개 지자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도-시군 예산정책 협의회를 개최, 국가예산 확보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 국가예산안은 부처에서 기획재정부로 제출된 이후 2차 심사가 마무리되고 현재 3차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2차 심사 까지 과소미반영된 주요사업에 대해서는 지역 정치권과 상임위 별로 역할 분담을 해 대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행정과 정치권이 적극 협력하기로 한 것은 시의 적절한 일이다. 내년 국가예산은 코로나19로 피폐해진 국내 경제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한국판 뉴딜에 적지않은 예산이 투입된다. 이런 상황에서 만족할 만한 국비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다. 한 푼이라도 더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설득력 있는 논리 개발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사업에 따라서는 선택과 집중도 요구된다. 사업 중요도 우선순위에 따라 집중하는 전략도 준비해야 할것이다. 이날 협의회에서 제기된 국회의원들의 쓴소리도 새겨듣고 반영해야 한다. 의원들은 도내 예산확보 전략이나 대응이 코로나 국면을 따라가지 못한채 기존 틀에 박힌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판 뉴딜 예산이 앞으로 5년간 160조원이나 투입되는 싱황에서 이와 관련된 전략이 미흡하고, 사업에 끼어들 수 있는 여지도 타지역 보다 적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판 뉴딜과 관련 전북이 확보한 예산이 전국 대비 0.5%에 불과하다. 전북도의 정부 방침에 따른 적절한 대처 능력과 심도있는 정책개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14개 시군의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미래 먹거리 개발 대신 단순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군의 전향적인 자세변환이 절실하다. 이번 협의회는 21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 열린 자리였다. 국비 확보는 정치권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 내년 국비 확보는 도내 의원들의 능력을 검증받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도와 전북 정치권이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갖춰 요구한 예산이 최대한 확보되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03 17:19

자치경찰 도입, 경찰개혁의 마중물 돼야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이 커진 만큼 힘을 분산하기 위한 자치경찰제 도입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경찰의 과도한 권력남용을 우려해 이에 대한 견제장치가 필수불가결 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경찰은 검찰로부터의 수사권 독립이란 숙원을 풀었다. 다시 말해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는데 이는 검찰의 간섭 없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까지 이관될 예정이어서공룡경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권력 견제장치의 하나로자치경찰 도입이 당정청에서 계속 논의돼 왔다. 지난달 30일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자치경찰제 도입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권한 축소 등이 담긴 시행안을 발표했다. 이번 안에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한 공간에 근무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휘감독 권한과 관련해선 국가경찰은 경찰청장이, 자치경찰은 시도지사에게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같이 근무하면서 서로 다른 지휘를 받게 되는 직원들의 혼선과 부작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자치경찰 지휘와 감독 권한을 가진 시도지사에게 인사권이 없다는 점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인사권이야말로 조직을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인사권의 분리는 야심차게 출발하는 자치경찰 취지에 어긋나고 거대한 경찰을 견제하는 데도 역행하는 처사다. 또한 부서마다 지휘체계가 달라 일사불란한 공조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지 않을 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12만 명을 거느린 경찰은 거대 권력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하지만 막중한 역할과 책임감에 걸맞는 조직 체계와 수사 역량을 갖췄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역량과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진단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 검찰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데다 사건 종결 등 법적 판단도 경찰 스스로 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자치경찰제도 이와 마찬가지로 현실과 괴리가 있는 미흡한 부분은 보완함으로써 국민이 체감할 수 민주경찰 조직으로 탄생하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03 17:19

상가 임대차 보장 기간은 10년 아닌가요?

의뢰인은 5년 전에 상가를 임대하였고, 종전 임차인에게는 권리금을 주고 식당을 시작했고, 의뢰인은 장사를 계속하고 싶어 했다. 임대인은 본인이 직접 장사를 한다며 나가라고 했다. 의뢰인이 권리금을 얘기하니, 임대인은 그걸 왜 나한테 얘기하냐며 권리금 받은 사람에게 얘기하라고 화를 냈다. 의뢰인은 권리금 걱정에 사무실을 찾아왔다. 이름도 의미도 애매한 권리금의 시작은 용산참사이다. 2009년 재개발을 앞둔 용산 철거 현장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철거 현장에서 저항한 사람의 대부분은 임차인이었다. 수억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왔는데, 재개발 현장에서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장사하는 사람들만 알던 권리금이 알려지게 됐다. 용산참사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상가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 관련 조항이 신설됐다. 권리금이란 영업시설ㆍ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ㆍ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법정용어가 됐다. 그리고 임차인끼리 주고받는 권리금에 대한 책임을 임대인에게 물을 수 있게 됐다. 위와 같이 내가 직접 가게를 운영하니 나가라고 한다면 임차인은 새로 받을 임차인이 없기에 권리금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법은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했고,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면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필자는 의뢰인에게 권리금의 역사와 기회보호를 설명했다. 의뢰인은 그런데 변호사님 임대차 기간은 10년까지 보호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상담은 2019년 초인데, 그 이전인 2018년 10월 상가의 계약갱신요구권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아뿔싸! 임대차 분야는 제도의 변화가 잦아 임대인도, 임차인도, 변호사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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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6:03

국가지질공원

지질공원이란 개념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10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010년 제주도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서부터 국내에서도 지질공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어 2011년 우리나라에도 국가지질공원제도가 처음 도입되었고 현재는 국가지질공원 13곳과 세계지질공원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단순히 지질을 다루는 것만이 아니라 지질유산의 보전과 교육 및 관광 분야에 적용해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며 생물고고역사문화 등을 망라해 지역주민들이 관리하는 개념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지난 2012년 제주도와 울릉도독도가 최초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이후 2013년 부산, 2014년 무등산권 청송 강원평화지역 등 3곳, 2015년 한탄강임진강, 2017년 전북 서해안권 경북 동해안 강원 고생대 등 3곳, 2019년 진안무주 백령대청 등 2곳이 지정받았다. 지난달엔 충북 여천리 돌리네와 고수동굴 도담삼봉 등 단양 지질공원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됐다. 세계지질공원은 2010년 한라산 만장굴 주상절리대 천지연폭포 등을 포함한 제주도에 이어 2017년 청송, 2018년 무등산권 등 3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전북지역은 부안 채석강과 적벽강, 고창 갯벌 운곡습지 고인돌군 등 서해안권 520.3㎢와 마이산 구봉산 운일암반일암 용추폭포 천일폭포 금강 벼룻길 등 진안무주 1154.62㎢가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여기에 지난해 신청한 군산 산북동 공룡발자국화석지와 고군산군도 9개 섬 지역이 지난달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보지로 선정됐다. 고군산군도는 9000만 년 전, 선캄브리아기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60여 개 섬으로 이뤄졌고 이중 천연기념물 제501호인 말도 습곡구조와 선유도 망주봉 무녀도 쥐똥섬 등이 포함됐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오는 2022년 국가지질공원 인증 목표로 준비 중이다. 특히 2017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된 부안고창 서해안권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도전한다.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국내 후보지로 선정됨에 따라 지질조사 연구용역 등을 통해 내년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부안고창 서해안권과 고군산군도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지질명소로서 생태문화 지질탐방 관광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8.03 16:03

아름다운 노후준비, 잘되고 계십니까?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인 요기베라가 한 말이다. 불과 한 세대전만 해도 은퇴는 끝을 의미했다. 20세에 학교 졸업후 직장에 들어갔고 60세에 은퇴하여 70세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퇴직금을 가지고 10년 노후생활을 준비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요기베라의 말대로 은퇴는 끝이 아니다. 노후라는 또 한번의 기나긴 시합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고령인구 비율 7%~14%)로 진입한 이후 2018년 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14%~20%)가 되었으며 2026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 초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과 약 26년만에 초고령사회가 되는 것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약 100년, 일본만 하더라도 36년의 시간이 걸린 것을 보면 엄청난 속도다. 이에 비해 우리의 노후준비는 더디다. 선진국 고령층 가구 소득은 전체 평균의 79%~98%, 소비는 86%~101%로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삶의 질 유지하는데 반해 국내 고령층 가구의 소득소비 수준은 전체 평균의 62% 및 64%에 불과하다.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가구의 60.5%가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노인빈곤률은 45.7% 수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수명 연장은 축복이자 동시에 위험요인이 된 셈이다. 노후를 설계하는데 있어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은 미리 챙겨둘 필요가 있다. 먼저, 연금 제도를 활용하여 평생소득원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연금제도는 기초연금 및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의 3층 보장체계 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그 실질 명목대체율이 평균 40%대에 불과하고, 기금소진으로 향후에는 소득보장 기능이 더 약화될 전망이므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 등을 촘촘하게 여러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적연금을 가입하는 경우 중도 인출은 가급적 피하고, 일시불이 아닌 연금으로 받는 것이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연금의 경우 금융상품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수료나 수익률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은퇴 이후 고정비용 지출은 큰 부담이 된다. 소비의 눈높이를 낮추고 부채비용 등은 미리 줄여 놓는 것이 좋다. 또 생애의료비의 절반정도가 65세 이후에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젊은 시절부터 보험상품을 통해 노후질병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잘 지키는 것만도 훌륭한 노후준비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금융이해력은 OECD가 정한 최소목표 수준보다도 낮고 노후소득을 위한 조급한 마음까지 가지고 있어 고수익 투자권유에 매우 취약하다. 또 잔여투자기간이 짧아 손실발생시 회복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고위험투자상품에는 투자를 삼가고, 특히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불법금융사기에도 평소에 관심을 두면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돈이 행복한 노후의 전부 일수는 없다. 다만 소박하게나마 필요한만큼 준비하는 것은 행복한 노후준비의 첫걸음이다. 여기에 이제껏 나와 긴 여정을 함께한 가족, 어려울 때 힘이 된 친한 벗, 변해가는 계절을 음미하고 감사해 할 줄 아는 여유 등도 챙긴다면 그것이 바로 아름다운 노후가 아닐까?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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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6:03

국민 여론의 통합은 교집합의 확대로부터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회화 작품을 평하면서 대칭과 조화라든지, 변화와 조화라든지 하는 언설을 가끔 들었다. 대립과 대조와 대칭은 한 개념의 상관속으로 묶이는 어휘들이지만 큰 카타고리 안에서 전체 속 N분의 일로 유기적 기능을 하는 바, 조화에 응분한다는 이론이다. 그 각각의 소재들(질료들)은 상호간 철저히 조화하여 한타랑의 큰 그림으로 정채精 彩를 빚어서 아름다움의 궁극에 이른다고 말한다. 미술에서 보색 관계는 이를 극명하게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는 현상이다. 한편 완벽한 대칭보다 아주 미소한 비대칭이 미적 형상화에 더욱 접근한다고도 말해진다. 일컬어 황금비율이라는 화두가 이에 준하는 논거이다. 대칭이 조화로 연계해 나감에 있어서 변증법적 이론이나 양자 절충론으로 상황 진행을 꾀한다면 진정한 조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양자를 넘나드는 통섭統攝,通涉의 상황이 차라리 바람직한 진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몇몇 지인들끼리 모여 대화하는 중에 정치 이야기를 화제로 올릴 경우,당신은 무슨 신문을 구독하느냐 고 예비 질문을 먼저 던진다. 가령 J신문을 구독한다거나, H신문을 구독한다하고 하며 성향이 나뉘면 바로 이는 야당 지지자냐 여당 지지자냐로 대번에 정치 성향이 구분 되고 만다. 그때에 양자들은 정치 이야기는 바로 건너 뛰고 다른 공동 화제를 찾아 소위 교집합의 상호 교감의 단계로 넘어간다. 종교 이야기도 이렇듯이 성향 간파 후에 다른 대화 단계로 접속한다. 이러저러한 경우들을 목도하며 우리 국민들의 슬기로움과 문화적 성숙도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수많은 종류의 종교들이 한반도에 범람하였어도 종교간 대립이나 분쟁이 없는 바, 우리 민족의 수월성이 경이롭기까지 한다 . 이러한 화법에 입각하여 서로 공감 공명하는 담론만을 골라 이를 중심에 두고 상호 정리를 도탑게 쌓아가는 우리 자신들을 대견스럽게 생각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교집합이란 상호간 공통의 성질, 동질의 속성 등이 함꼐 맞물리는 분량의 집합을 일컫는다. 한편 한쪽의 이질성의 사물로 다른쪽 이질성에 등식을 지울 때, 이에 교차 칭하면 이를 상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을 일컬어 짐승이라 칭했다면 짐승은 그 사람에 대한 상징어이다. 상징성은 진화한다. 그러니까 교집합의 차츰 확대를 의미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아니 자연의 현상들은 상호 물들거나 상호 번짐으로 중화에 나아간다. 이는 융합이라거나 교화라고 이를 수 있을 것이다. 푸른 색과 노란 색이 융합하면 초록이 생겨난다. 초록은 생명의 빛깔이다. 두 색은 서로 물들거나 번졌을 것이다. 조화하면 상생한다. 또는 높은 가치로 승화한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대립적 상황은 남북 대치이다. 그런데 개성공단 마련은 두 이질적 집단의 맞물리는 지점, 곧 공동 이익 창출의 교집합인 셈이다. 멀리 평양과 서울의 간격이 넓다하여도 한 수돗물을 마시던 개성은 민족 공동체를 찾아나서는 교집합이며 이 확대로 결굴 붉은 색과 푸른 색이 만나 예쁜 보라색을 만들고야 마는 것이 아니겠는가. 멀리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은 유뷸선을 통합하자고 주장을 편 시절이 있었다. 조선조에 서산대사도 유.불.선의 삼교 통합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멀고 먼 종교도 그와같이 통합의 기운을 솟게 한 선각자가 있었던 바, 현대의 이념 따위가 엉뚱하게도 민족 통합을 막는단 말인가. 개성공단을 열이고 백이고 늘려가면 언어가 먼저,다음 사상이 뒤쫒아 서로를 교화할 것이다. 불근 색으로만 고집하고 집착하는 무리가 있다면 그들은 영원히 보색을 찾지 못할 것이다. 홀로 독존하기란 우주적 이법이 아니다. 서로 번지며 서로 물들자.그리하여 신성하고 신비한 생명의 빛을 창조하자.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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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6:03

희망가를 생각하며

추원호 건축사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다시 꿈 같도다. 1920년대 유행했던 <희망가>의 일절이다. 이 노래는 1919년 3.1 운동 직후부터 널리 불리기 시작한 애창곡이다. 이 풍진 세상 곡의 작사자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가사가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을 의미했던 허무주의적 냄새가 짙게 풍긴다. 위 가사에 나오는 풍진 세상이 지금 코로나의 언컨텍 시대에 얼마나 가슴에 와 닿는 말인가. 19세기 이후 우리나라는 한시도 풍진 세상이 아닌 적이 없었다. 일제 식민지를 거쳐 6.25전쟁을 치른 후 분단 상황, 게다가 20세기 부터 정신없이 돌아가는 산업 경제화와 민주화의 정치적 변화까지 지나칠 정도로 다이나믹한 코리아가 되었으니 어찌 바람과 먼지의 풍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4차 산업혁명에 들어오면서 젊은이들에게 너희 희망이 무엇이냐 묻는 첫 구절이 빈부격차가 심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절실한 질문으로 들려온다. 뒷절의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하는 구절도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사실 우리는 잘 먹고 잘 살자고 악을 쓰고 황량한 풍진세상 한 복판에 서서 허덕거리고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희망가는 돈 많이 벌고 목에 힘주어 사는 위치에 오르면 너희는 희망이 족하겠니? 라고 진지하게 되묻는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는 인물들, 어느 한 순간에 모든것을 내려 놓고 이 세상을 하직한 인물들을 보면 잘 배우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생각해 본다. 소위 일류대학에 나오고 좋은 직장과 권력속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인생들이 마치 세상을 다 쥐고 100년 이상 살것 같이 목에 힘주어 살던것이 얼마나 허무한 세상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도 우리의 인생은 아침에 잠시 있다가 해뜨면 사라지는 아침 안개와 같다고 하였다. 그동안 4차산업 혁명이라 하여 영화속의 한 장면들이 하나씩 하나씩 현실화 되어가는 이때에 코로나 19가 덮치면서 우리의 기존 생각을 모두 바꾸게 만들었다. 우주 끝을 탐험하고 지구촌이라 할 정도로 지구 이곳저곳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생명체 아닌 단백질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맥을 못 추는 현실, 아무리 좋은 약이 나오더라도 코로나를 이기지 못하는 현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에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은 한없이 약한 존재가 되었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따라 전 구역을 봉쇄하는 이 참담한 세상, 희망가 속의 풍진세상 처럼 우리의 희망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1435만명이 넘었고, 사망자가 60만명이 발생되는 지금, 아무리 좋은 기술과 문명이 도래했다고 할지라도 코로나 앞에서 쩔쩔 매는 것이 우리의 한계이다. 지금은 서로가 도와 주고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내것만 생각하고 내 욕심만 챙기고, 돈만 챙기겠다는 시대가 아닌, 남을 배려하고 내것을 나눠 주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그런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추원호 건축사(신세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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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6:03

당연한 것들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잊지는 않았잖아요. 간절히 기다리잖아요. 서로 믿고 함께 나누고 마주보며 같이 노래를 하던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거예요. 우리 힘껏 웃어요. (이적의 당연한 것들 노랫말) 이 노래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보자고 부른 이적의 노래다. 가수 이적처럼 세계 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으로 춤으로 또는 그림 등으로 희망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해 보자고 응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응원들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코로나 19가 우리들 모두에게 견디기 힘든 참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수십만 사망자 발생도 그 중 하나다. 부모 형제는 물론 매일매일 얼굴 맞대고 인사 나누던 가까운 이웃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을 보내는 마지막 배웅 길마저도 함께하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꾸역꾸역 울음만을 삼켜야 하는 슬픈 광경도 목격했다. 이들 죽음에는 병원에서 제대로 진료도 받지 못하고 죽은 20대 일본 스모 선수도 있다. 중국 후베이 성 우한에서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처음 세상에 알렸다는 이유로 공안에 끌려가 처벌을 받았던 우한 종합병원 의사 리원량(34세)도 있다. 그는 병원에서 환자진료를 계속하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판정을 받고 투병 중 결국 사망했다. 더 가슴 아픈 것은 그의 부인이 우한의 한 병원에서 둘째 아들을 출산하던 중에 남편 사망소식을 들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 역시 매우 심각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국가 간 이동 제한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많은 실업자가 발생했다. 격리기간이 장기화 되자 배고픔이 코로나보다 더 견디기 어렵다는 원망의 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몇몇 수녀원들이 엄격한 봉쇄와 치솟는 물가로 끼니를 못 잇는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의 확산이 가난한 사람에게 더 혹독한 시련이 되었다. 이런 어려움들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노력이 멈추지 않는다면 희망은 있다.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호복 옷을 땀으로 흠뻑 젖어가며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생명의 위협도 무릅쓰고 의료현장을 누비는 의료진과 방역 관련자들의 헌신도 있다. 경제적 지원은 물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재능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그렇다.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했던 그런 날이 다시 돌아올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우리 힘껏 웃어보자, 비록 현실은 어렵더라도 스스로를 격려하고 이웃들에게 웃음을 전하며 응원하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극복되어야만 한다.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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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2 19:28

공간의 변증법

김윤정 정치부 기자 서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 지난달 31일 전북도청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는 지역마다 엇갈리는 산업적, 정치적, 정책적, 계급적 이익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2시간가량 진행된 행사는 전북이 당면한 현실을 관통하는 주제 대신 각 지역마다 파편화 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줬다. 송하진 도지사는 14개 시군의 공통목표를 찾고자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지역마다 원하는 방향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를 여실히 보여준 것은 익산갑 김수흥 의원(민주당)의 발언이었다. 송 지사는 자산운용 금융도시 조성과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으나 김 의원은 협조 약속 대신 도정의 방향성이 전주발전에만 치우쳐져있다는 불만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 추가이전과 관련 전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 유치에 너무 치중할 경우 다른 도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전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전북정치권이 약속한 원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이처럼 표를 생명으로 하는 정치인의 결속력은 표심을 가르는 지리적 경계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현상은 새만금을 둘러싼 군산과 김제 부안군 간의 다툼에서도 드러난다. 정치적 이익배분이 공간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동은 일정 부분 정당하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결국 전북발전을 저해하는 제 살 깎아먹기에 지나지 않고 있다. 전북의 현행 행정구역 재편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로 떠오른 배경이다. 우리가 작은이익에 매달린 채 이를 외면한다면, 그 피해 역시 우리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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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정
  • 2020.08.02 18:10

‘동방의 별’ 꿈꾸었던 향토기업, 전북도민의 열망으로 지켜내야 한다

이미숙 전주시의회 부의장 제주항공이 지난달 23일 공식적으로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합병(M&A) 계약 파기를 통보하면서 많은 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항공업계 인수전(戰)은 7개월 만에 소송전으로 전락했다. 2007년 10월 설립 당시 새만금관광개발(85%), 군산시(5%), 전북은행(10%)이 주주로 참여한 이스타 항공은 전북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항공 낙후지역인 전북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군산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잡고, 2008년 항공운송사업면허 취득, 이듬해 1월 국내항공운송사업 AOC(운항증명)을 확보해 김포-제주 국내선 첫 운항을 시작했다. 취항 후 3년 2개월만에 누적 탑승객 500만명 돌파, 2014년에는 누적 탑승객 1000만명을 넘기며 군산공항을 넘어 청주공항으로까지 발을 넓혔다. 일자리창출 정부포상 대통령 표창수상, 남북평화 협력 기원 평양공연 특별전세기 운항, 대한민국 100대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등으로 대외적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전북 지역 민간 LCC(저비용 항공)로서 지역의 많은 일자리와 유일한 하늘길을 책임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여객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국적사 최초로 도입한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잇딴 추락사고로 운항이 정지되며 경영환경이 급격이 악화되며, 결국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제주항공은 계약 파기의 책임이 체불임금, 리스료 등 미지급금을 해소하지 못한 이스타 항공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애초 계약서상 선결요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이스타 항공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전북도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오히려 제주항공이 계약을 파기하기 이전에 이미 미군에 군산-제주 항로 취항을 위한 활주로 허가신청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계약상 선결요건이 아닌 미지급금 해소를 요구하며 계약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은 파기를 위한 시나리오였으며, 이를 통해 LCC업계 패권을 쥐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는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향후 양사 간 진행될 법정 공방은 뒤로 하고라도, 더욱 우려되는 점은 당장 1600여 명의 이스타 항공 직원이 거리로 내몰리는 유래 없는 대량 실직사태가 일어나 전북지역에 제2의 군산공장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대한항공마저 군산-제주 노선의 운항 중단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북의 유일한 항공길이 끊길 위기에 처해있다. 전북 향토기업인 이스타 항공을 살리기 위한 정부와 전라북도의 긴급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새로운 인수합병 대상자와 협의를 시작하고, 동시에 리스 항공기 18대를 띄워 항공사 운영 재개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상황이지만, 지난 3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한 제주항공의 권고를 받아들여 전체 운항노선을 중단하면서 운항증명(AOC) 효력이 상실, 이를 되살리는데 3개월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공적자금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지원 규모와 명분을 들어 서로 순서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골든타임을 놓쳐 대규모 실직사태와 전북이 항공오지로 전락한다면 그 막대한 피해는 오롯이 전북도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전북도민의 열망으로 전북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향토기업 지키기에 정부와 전라북도는 적극 나서주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이미숙 전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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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2 16:22

저출산 담론이 의미를 가지려면

박지원 변호사 지난 글에서 연금 걱정 없게 아이 좀 낳아달라던 50대 지인을 향해 저출산은 외려 문명 발전과 인권 신장의 결과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온통 저출산을 걱정하는 목소리 일색이니, 반골기질에 혼자 노라고 외치고픈 마음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사실 공포 마케팅처럼 보이는 저출산 우려 담론에는 쉬이 동조하기 어렵다. 일단 국가주의적 시각이 내재된 듯해 거부감이 든다. 이런 위정자나 경영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다보면 사람을 도구 취급하기 쉽다. 덮어놓고 낳으면 거지꼴 못 면한다며 국가가 불임수술하던 때가 60년 전이다. 출산율이든 GDP든 수치를 목표로 삼는 순간 비인간적인 발상은 끊어내기 어렵다. 대통령도 사람이 먼저를 외치는 시대다. 시민이 굳이 국가와의 일체감에 관료집단의 걱정까지 짊어져야 하나. 해서인지 정부야 아무리 나대봐라. 애 낳나. 고양이랑 살지라는 일갈을 듣노라면, 며느리에게 불임수술 권하러 온 공무원을 곰방대로 쫓아내던 60년대 시아버지 모습이 겹쳐 못내 후련한 마음도 든다. 국가주의적 저출산 우려 담론은 늘 암울한 경제 전망을 동반한다. 그러나 수십 년 뒤의 경제를 예측하는 시도는 그저 토정비결처럼 재미삼아 보는 것으로 족하지 않나 싶다. 식량은 산술급수로 증가하고, 인구는 기하급수로 증가한다던 맬서스의 예측이 어찌됐나. 화학비료로 식량 생산은 폭증했고, 인구 감소를 걱정하게 됐다. 70년대 로마클럽 보고서엔 석유가 2000년쯤 고갈된다더니, 올해 유가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예측만 잘하면 돈을 버는 주식시장에서도 수많은 전문가 예측이 수개월을 못 버티고 명멸하는데 누가 수십 년 뒤를 장담하는가. 섣부른 예측보다 기술혁신과 인간의 적응력을 믿는 편이 낫지 않을까. 오죽하면 주식 격언에도 시장은 예측보다 대응이라 한다. 하나 더 보태자면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지만, 낙관론자는 돈을 번다. 사실 암울한 경제전망은 지난 세월 한국이 겪은 인구보너스 즉, 생산가능인구가 많고 부양대상은 적던 시기의 성장률이 유지될 수 없다는 불안에 기인한다. 그런데 지금 출산율을 높인다고 그 문제가 해결될까? 60년대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하에서는 미숙련 노동이라도 투입만 하면 경제가 성장했다. 하지만 70~80년대 자본축적과 설비투자로 숙련 노동을 요하던 때를 지나, 이제 기계와 AI가 노동을 대체한다고 떠들썩하다. 생산요소 중 기술과 자본을 놓아두고, 노동에만, 그것도 질 아닌 양에만 천착해서는 나아갈 수 없는 시대다. 청년실업을 보면 노동 공급은 이미 과잉이다. 소비 감소도 걱정된다지만 우리 경제가 내수의존이 아닌 수출주도형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지 않나. 또 어차피 지금의 소비는 대부분 돈 가진 사람이 쓰는 사치재에서 발생하니 수요의 기준도 인구가 아닌 자본에 방점을 두어야 맞다. 아이가 줄어도 유아용품 산업은 성장하는 이치다. 부양부담, 재정파탄이 우려된다지만 같은 맥락에서 소득과 자본 없는 청년은 생산가능인구라도 부양대상에 불과하다. 장기로 보면 베이비붐 세대가 파도처럼 인구 그래프를 쓸고 간 뒤에 오히려 부담 없는 인구구조가, 심지어 다시 인구보너스기가 올 수도 있다. 누구도 국가나 특정 세대를 부양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시선을 돌려 현 구성원에게 충분히 행복한지 물어야 비로소 의미있는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낳고 싶은지, 낳기 싫다면 어째서인지, 낳고 싶은데 어렵다면 고민이 무엇인지 귀기울여보자. /박지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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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2 16:07

새만금 ‘단일행정구역’ 설정이 급선무다

새만금 행정구역 설정을 놓고 십수년 째 관련 지자체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일행정구역 설정이 지자체간 분쟁 해소와 개발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가장 설득력 있는 방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싸고 관련 지자체인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등 3개 지자체가 소지역주의에 빠져 법적 투쟁도 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3개 지자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역설정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 막대한 지방세입과 인구 증가가 뒤따르는 현실적 이익을 놓고 앞으로 분쟁 격화가 예상되면서 어느 지자체가 한 발 양보를 한다는 것은 지역 주민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단체장으로서는 결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재 3개 시군 단체장들의 새만금 행정구역 설정 문제에 대한 시각과 해법이 각각 달라 합의점 찾기나 이견 조율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새만금 관할권 문제는 방조제 완공 직후 단일행정구역으로 결정했어야 옳았는데 결과적으로 기회를 놓쳤다. 그후 이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각 지자체는 역사와 지역 특성 등을 내세우며 법정공방 까지 벌였다. 이같은 분쟁은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에 수변도시 건설 계획을 진행하자 군산시는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군산시와 시의회는 군산 도심 공동화와 환경문제 등을 반대 사유로 거론했지만, 이면에는 새만금 2호 방조제를 둘러싼 김제시와의 이익 문제가 내재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도 행정구역 갈등 해법으로 새만금 지역을 세종특별시나 제주특별자치도 같은 특별행정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독립된 지위와 행정권을 가져 빠른 사업 추진은 물론 종료 후에도 지자체 간 다툼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새만금사업이 동력이 떨어지는 일 없이 당초 사업목적에 맞는 지속적 추진을 위해서는 행정구역 문제가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미래 발전전략 차원에서도 단일행정구역 설정이 바람직하다. 대승적으로 소지역주의를 버려야 한다. 대형 국책사업을 펼치면서 언제까지 우리 땅 주장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02 16:07

제3금융중심지 지정, 전북 절호의 기회다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인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전북혁신도시를자산운용중심 금융도시로 조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정부 방침에 따라 전북금융산업 육성이 힘을 얻게 되면서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부산에 이어 전북 제3금융중심지 조성 방침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러한 배경에도 전북 지정을 둘러싸고 부산지역이 노골적으로 견제반발해 오면서 지정이 미뤄졌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 대책에 따르면 부산의 경우 청년창업허브 중심지로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전북혁신도시는 국민연금을 통한 자산운용특화 금융도시 육성 방침이 명시하면서 좀 더 구체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 30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공공기관 선도 혁신도시 활성화계획을 확정하고, 10대 협업과제를 제시했다. 정부가 이번에 전북금융도시 조성사업을생동하는 혁신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의 핵심과제로 공식 채택 함에 따라 정부 지원과 함께 혁신도시 금융타운 조성에도 속도감있는 사전 조치들이 곧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위한 신속한 절차와 금융타운내 호텔과 컨벤션 건립 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기금수탁기관 지점 설립의 가산점을 비롯해 전북 이전이나 지점을 신설하는 금융기관에 인센티브도 줄 방침이다. 따라서 도내 금융기관 유치에도 획기적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아울러 기금투자정보 등을 활용한 핀테크 창업도 가능하도록 했다. 전북 혁신도시를 세계적 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공식화 됨으로써 이에 따른 전북도와 관련 기관들의 선제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전북은 금융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한차례 지정이 보류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SSBT은행과 뉴욕 멜론은행, SK증권, 우리은행 등 국내외 금융사들의 사무실을 유치했고 혁신도시 금융타운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여건이 우호적인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십분 활용해 정부 과제에 따른 선택과 집중의 실행 목록을 선정해 세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 자세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 지나친 기대와 방심은 금물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8.02 16:07

표생표사(票生票死)

중국 모택동은 권력은 총부리에서 나온다고 했다.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는 군을 장악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기 때문에 그렇다. 반대로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주권체제라서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한다. 바로 권력이 표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선거에서 승리해야 권력을 장악하고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표에서 권력이 나오므로 한표라도 더 얻으려고 난리법석을 떤다. 지난 1995년부터 단체장 선거가 시작되면서 관선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지사를 비롯 시장 군수를 주민들이 직접 뽑기 때문에 그만큼 단체장의 권한이 세졌다. 과거 관선때와는 비할바가 아닐 정도로 단체장의 권력이 강해졌다. 예산을 편성하고 직원들의 인사권을 직접 쥐고 있어 가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왔다. 특별한 흠결이 없는 한 3연임 12년간 하는 게 일반화됐다. 자칫 공직자들이 단체장 한테 미운털 박혔다가는 아예 공직을 그만두거나 한직에 머무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민선시대로 접어들면서 공직은 물론 지역사회의 풍속도가 많이 변했다.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리더그룹의 변화가 생겼다. 관선시대에 시장 군수한테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유지그룹이 쇠락하면서 지방의원이 새로운 실력자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유지들이 단체장의 자문역 정도에 그쳤지만 민선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지방의원들이 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법적으로 보장돼 새로운 파워그룹이 됐다. 생활자치라고 하지만 제도의 틀속에서 집행부 한테 감놔라 배놔라 할 정도로 상전이 되었다. 정당공천제가 실시되면서 정서상 전북은 민주당이 권력을 장악해 누가 더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하느냐 그 여부에 따라 권력이 판가름 난다. 무소속이나 민주당적이 아닌 단체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민주당 소속이다. 통상 민주당 단체장 후보 결정은 권리당원 50% 시민여론 50%를 합산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누가 더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리당원 주가가 치솟는다. 권리당원이 권력을 만드는 주체로 작용하기 때문에 존재감이 강화된다. 사실 단체장이 권리당원 지지로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이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보와 예산을 쥔 단체장이 이들을 우군으로 관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같은 편이면서 동지적 관계로 가기 때문에 이쪽에 끼지 못하면 거의 국물도 없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을 많이 만들어주는 사람이 실력자면서보이지 않는 손역할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악어와 악어새 관계처럼 공생관계를 형성한 것이 낭패를 볼때도 있다. 지역에서 자영업자나 건설업자들이 이 카테고리안에 못 끼면 수의계약 한건도 못한다. 단체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사업성패가 갈린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권리당원 확보와 유지 때문에 실탄이 그래서 많이 들어 간다. 표로 죽고 사는 선출직은 말 많고 까다로운 화이트 칼라 보다는 블루 칼라를 더 선호한다. 블루칼라쪽이 가성비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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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8.02 16:07

매미의 5덕과 공직자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오늘도 매미가 그대로 있다. 아파트 10층 창문 방충망에 매미가 사흘째 꼼짝도 하지 않고 붙어있다. 가랑비를 맞으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미동도 없다. 매미가 배고프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수시로 관찰하게 된다. 매미는 이슬만 먹고 산다더니 사실이었다. 매미의 일생은 참으로 경이롭고 동시에 애잔하다. 짝짓기 후 매미 암컷은 나무의 줄기에 알을 낳는다, 겨울을 난 알은 유충으로 깨어난다. 깨어난 유충은 나무를 타고 내려와 땅 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에서 수액을 빨아 먹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성충이 되기를 기다린다. 성충이 되기까지 보통 7년이 걸리지만 종류에 따라 5년, 13년, 17년이 걸리기도 한단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땅속에서 살던 유충은 성충이 된 여름밤 드디어 땅 위로 나와 매미로 우화한다. 이후 매미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열흘 남짓에 불과하다. 이 짧은 기간에 짝을 찾아 짝짓기를 한 후에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래서 수컷 매미들의 짝을 찾기 위한 울음소리가 그리도 처절한 모양이다. 우리 선조들은 매미는 인간에게 일체의 해를 끼치지 않는 덕충(德蟲)으로 여겼다. 매미의 5덕인 문(文), 청(淸), 염(廉), 검(儉), 신(信)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머리 모양이 선비가 쓰는 관(冠)을 닮은 문덕(文德), 이슬만 먹고 사는 청덕(淸德), 곡식과 채소를 해치지 않는 염덕(廉德), 집을 짓지 않는 검덕(儉德), 때 되면 왔다가 때 되면 미련 없이 떠날 줄을 아는 신덕(信德)을 갖추고 있다고 여겼다. 매미가 인간에게 끼치는 유일한 해악은 소음일 것이다. 최고 100데시벨(dB)에 달하는 시끄러운 울음소리는 엄청난 소음공해다. 집회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확성기 소음 기준치가 주간 65데시벨, 야간 60데시벨인 점을 고려한다면 매미의 울음소리는 공해임에 틀림없다. 지난 1990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매미 떼가 하도 울어대 중요한 음악행사가 취소되기까지 하였단다. 때 마침 경남 양산시가 공직사회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으로 매미의 청렴정신을 내세웠다고 한다. 양산시는 내부 행정시스템 메인화면 상단에 매미의 오덕인 청렴(淸), 검소(儉), 염치(廉), 신의(信), 학식(文)을 실천하는 청렴한 하루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양산시장은 조선시대 임금은 매미의 교훈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정무를 맑고 투명하게 수행하라는 뜻으로 매미 날개 모양을 형상화한 익선관(翼蟬冠)을 썼다. 공직자들이 청렴한 공직생활을 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매미의 오덕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다산 정약용도 같은 생각이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지인인 군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을을 다스리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다산은 관리가 갖춰야 될 최고의 덕목으로 첫째도 염(廉), 둘째도 염, 셋째도 염이라고 하였다. 청렴함이 으뜸이라는 것이다. 염(廉)은 밝음을 낳으니 사물이 정(情)을 숨기지 못할 것이요, 염은 위엄을 낳으니 백성들이 모두 명령을 따를 것이요, 염은 곧 강직함이니 상관이 감히 가벼이 보지 못할 것이다(박석무 편역,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다산이 살았던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미 같은 공직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안타깝다. 앞으로 모든 장차관급 인사와 국회의원, 지방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취임식에서 익선관을 쓰고서 선서를 하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 우리 인간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매미에 대한 보답으로 설사 매미가 잠을 설치게 울어대더라도 측은지심과 관용의 덕을 베풀어 주어야겠다. 우리 선조들은 더위를 이기는 8가지 일(消暑八事, 소서팔사) 중의 하나로 매미소리 듣는 것을 꼽기도 하였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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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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