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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짓고, 다시 고친다는 것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강원도 철원에서 군 생활을 하던 때의 일이다. 우리 분대에 분대장으로 일반하사가 전입을 왔다. 그날 점호 시간에 포대장이 순시를 하다가 물었다. 이름이 뭐야? 예 하사 노재산입니다. 재산이 노라고? 포대장의 이 말에 사람들은 다 웃었고 그 하사는 군대 생활 내내 재산이 노라고 불렸다. 성과 이름이 연결되어 일어난 현상인데, 그만큼 이름이 삶에서 중요하다는 것으로 옛 사람들의 글에도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이국필이 어느 날 퇴계 이황선생에게 물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일찍이 국필(國弼)이란 제 이름이 천하기도 하고 뜻도 없는 이름이라 하시면서 늘 고치고자 하였는데, 이제 아버지의 그 뜻을 따라서 아버지의 영전靈前에 고하고 고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또 국필은 본래부터 성질이 경박하여 깊고 무거운 구석이 없으니, 청하건대 그윽한 뜻을 이름자 가운데 넣으면 고명사의(顧名思義이름을 보고 뜻을 생각하는)의 보람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국필의 말을 들은 퇴계 선생이 말했다. 비록 아버지께서 고치고자 하는 뜻은 있었다고 하지만 이미 고치지 않았으니, 지금도 고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현재의 정한 이름이 뜻이 없다거나 천하지 않은 데에야 말할 수 있는가. 또 그대가 성질이 경박해서 깊고 무거운 곳이 없는 결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마땅히 마음을 두고 힘을 써서 허물을 고쳐 착한 데로 옮겨가면 족한데, 어찌 이름을 고친 다음에야 그 결점이 고쳐질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가령 이름을 고치고도 그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면, 또 그 허물을 이름이 잘못된데 돌리어, 또 이름을 고쳐서 허물을 고치려고 들 것인가. 이게 또한 그대의 결점이자 병통이다. 퇴계의 제자인 이덕홍이 젊었을 때의 일이다. 퇴계 선생이 이덕홍을 부른 뒤 물었다. 너는 너의 이름의 뜻을 알고 있느냐? 이덕홍이 말했다. 저는 모릅니다. 퇴계가 말했다. 덕(德)자는 행(行)을 따르고 곧음(直)을 따르고 마음(心)을 따를 것이니, 곧 곧은 마음을 행 한다는 말이다. 옛 사람은 이름을 지을 때에, 반드시 그 사람에게 관계를 주는 것이다. 너도 이름을 본받아라. 오래 전 장수 팔공산에 있는 어느 절에 갔을 때의 일이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아침 공양을 한 뒤에 주지 스님이 차를 따르며 한자로 내 이름을 물었다. 매울신(辛) 바를정(正) 한일(一)이라고 써주자 한참 있다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사님 그 이름 짊어지고 사느라 힘들었겠습니다. 주지스님의 말을 듣고 새삼스럽게 내 이름을 뒤늦게야 파자해 보았다. 그런데 내 이름에는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이나 명예에 관한 글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이름을 열여섯 나이에 내가 스스로 바꾸었기에 누구를 탓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다음에야 내가 많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내려 놓았고, 그때부터 입에 풀칠은 하게 되었다. 버림으로써 얻는다. 그 말은 만고의 진리다. 이름에 관해 논한 퇴계 선생의 말은 지극히 원론적인 말이고, 이름 때문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세상에 너무나 많다, 그래서 범죄의 소지가 있다고 개명을 안 해 주던 정부에서도 꼭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의 이름이라면 그 원인을 따지지 않고 개명을 해주는 시대가 이 시대이다. 자기에게 마땅치 않다고 여기는 이름만 바꾸고서도 새로운 삶을 사는 것처럼 기분이 새롭고 여태까지 살았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매 순간이 새로운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이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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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9 17:23

개표조작 공방 멈추고 대법의 검증 결과 기다려보자

문택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명선거추진단장 415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지 두 달이 넘었다. 제기된 선거소송 건수만 해도 125건에 이르고 증거보전 신청 건수만 해도 31건에 이른다. 선관위는 5월 28일 공개시연회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미흡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제 남아있는 의혹들은 법원에 증거 보전된 투표지를 검증해 보면 모두 해소될 것이다. 그런데도 개표조작 괴담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과거 예처럼 대법원의 검증 결과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2002년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을 때다. 개표조작론자들이 지목한 80개 개표소의 투표지 1100만매에 대해 대법원의 검증을 통해 개표조작은 없었음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그들은 검증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일간신문에 「전자선거 조작으로 친북 공산세력의 재집권을 허용할 것인가」 등의 광고를 중앙 5개 일간지에 19회에 걸쳐 싣기도 했다. 그 결과 선관위 전산직 14명에게 각 50만 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또 전산 직원들의 명예도 훼손했다면서 주동자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그들은 그 뒤에도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해서 개표를 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가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번번이 기각 당면서 도 선거 때마다 거르지 않고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선거소송 제기 건수만 29건이다. 헌법소원도 5건에 달한다. 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부정선거로 당선된 가짜 대통령이란다. 가짜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도 당연히 가짜란다. 그러면서 집단적으로 대법원 정문 앞에서 이분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승리하자 전 중앙선관위 노조위원장 등은 296페이지 분량의 제18대 대통령 부정선거백서라는 책을 출간했다. 법원은 이 책의 판매를 금지하고 노조위원장 등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민주당의 모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18대 대선에서 개표조작 증거가 전국 투표구의 60%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허위 주장으로 민주당의 눈 밖에 난 당시 그 의원은 2016년 총선 때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정의구현사제단도 순교자 자세로 개표조작으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저항하겠다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였다. 21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그동안 구축해 놓은 절대적 영향력을 무기로 개표조작 음모론을 거대한 사회적 이슈로 확산시켰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음모론에 가담하지 않는 자들을 무차별 매도하고 있다. 한 발짝만 물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개표조작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망상인가를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변호사, 통계학자, 수학자 등 소위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자들까지 이 황당무계한 음모론에 가세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지력과 판단력이 얼마나 하잘것없는 것인지 그리고 사람들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고 무책임한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대법원에서 증거 보전된 투표지를 곧 검증할 것이다. 그러면 진실이 백일하에 들어날 것이다. 그때까지만이라도 개표조작 공방을 멈추고 차분히 검증 결과를 기다려보자. 그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문택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명선거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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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9 16:50

지금은 지방경제 살리기에 온힘을 쏟아야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서울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진 곳이고, 제주도는 예로부터 말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어서 사람은 어릴때부터 서울로 보내 견문과 학식을 넓혀 성공하라는 뜻의 속담으로 전해져 왔다. 1392년 조선 건국 후 한양이라는 곳은 임금이 살던 지역으로 볼 것도 많고 배울것도 많았음은 물론이고, 모든 물자와 인적자원이 풍부해 조선의 시대는 한양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오랜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 정약용도 유배지에서 아들들에게 절대 한양 사대문 안을 떠나지 말라고 편지를 썼으니 당시에도 서울처럼 좋은 환경을 가진 도시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현대에 들어서도 1970년대 산업화 이후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의 집중 현상은 교통과 환경, 교육, 주택 등 여러 곳에서 문제를 야기해 왔으며, 지방과의 불균형을 일으켜 상대적으로 지방의 발전을 저해해 왔던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나라 헌법에는 국가는 지역간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과거 모든 정부에서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집중을 억제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국토면적의 11%에 해당한 수도권 인구는 전국대비 1985년 38.1%, 2002년 47.4%, 2019년 50.3%로 오히려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매출액 기준 1천대 기업을 분석해 봐도 전체기업의 71.1%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대한민국의 인구, 공공기관, 기업체 본사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세계 1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며, 수도권과 지방과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얼마전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대책의 가장 큰 과제중의 하나로 해외 공장의 국내 유턴기업에 수도권 공장 총량 범위 내에서 부지를 우선 배정해 주고, 기존 비수도권에만 지원되던 보조금을 수도권 유턴기업에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비수도권 지역의 기업유치 및 유턴기업 유치활동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처럼 차츰차츰 수도권규제가 완화된다면 산업활동에 필요한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우위인 수도권 진입을 노리는 기업들은 많아질 것이고, 이로인해 오히려 지방경제의 공백상태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전반적으로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해야 한다는 큰 틀의 공감대는 이해가 되지만 수도권규제완화는 국토균형발전과 맞물려 있는 만큼, 법률적 이해관계를 따지고, 지방과의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진행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방과 수도권과의 국민적 갈등만 더욱 부추길 뿐만 아니라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국가균형발전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지방경제의 회생이다. 수도권규제완화를 논하기에 앞서 지방경제 회생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함으로써 지방경제와 나라 전체의 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해야 한다. 수도권규제완화 문제는 그다음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낙후도가 심한 지방에 대한 경제발전과 정주여건 개선 등 획기적인 대안을 먼저 강구한 후 수도권규제를 점진적으로 최소화하여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도권 같이 충분한 인프라를 지방에 조성하고,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 지역특화산업에 맞는 기업의 지방이전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일이 지금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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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9 16:50

새로운 자원봉사 트렌드 '재능자원봉사'

최미자 (사)진안군자원봉사센터장 1985년 12월 17일 국제연합(United Nations) 총회에서 1년 중 하루 즉 매년 12월 5일은 자원봉사자의 고귀한 정신을 더욱 선양하기 위하여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로 제정 공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부터 기념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이를 준용해 유엔 총회를 따라 매년 12월 5일은 자원봉사자의 날로 제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더 많은 봉사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유엔의 기념일 제정 후 1989년부터 기념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해 현재 자원봉사가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안군자원봉사센터도 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하여 매년 진안군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갖고 우리지역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자원봉사를 실천해온 개인단체기업에 표창을 수여하는 시상식과 자원봉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지역 자원봉사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자원봉사 활성화의 장이 함께 마련된다.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진안군자원봉사센터에 소속을 둔 자원봉사활동 참여자수는 5,519명이며 연인원은 3,278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재능기부자원봉사자 1,320명은 재능기부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2020.5.31.기준) 재능기부자원봉사란 개인이나 단체가 가지고 있는 재주와 능력을 개인의 이익에만 사용하지 않고 재능을 자원봉사로 승화시켜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부형태를 일컫는다. 즉 개인이나 단체가 가진 재능을 자원봉사센터,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지원센터, 노인요양원, 어르신주간보호시설 등에 기부하여 개인이나 단체의 재능을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재능기부자원봉사는 일회성보다 지속성이 강하다. 예전의 기부활동은 일회성으로 금전과 물질을 전달하면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재능기부자원봉사는 자원봉사센터나 기관과 연결되어 지속적으로 재능을 기부하며, 개개인의 삶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재능기부자원봉사는 각 개인이나 단체의 경험과 전문성을 배경으로 지속적인 기부형태라는 점에서 진화하고 있는 새로운 재능기부자원봉사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진안군자원봉사센터도 새로운 재능기부자원봉사 트렌드에 맞게 진안군 사랑의 집 신축에 따른 건축재능기부봉사,핸드드립커피봉사,DIY디퓨저봉사,전래놀이봉사,진안홍삼찐빵봉사등 개인과 단체의 경험과 지식을 배경으로 지속적인 재능기부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한국자원봉사협회는 재능기부자원봉사의 효율적인 기부를 위해 몇 개의 분류로 나누어 재능기부활동의 기준을 제시해 두고 있다. 슈바이처, 오드리헵번, 마더테레사, 키다리아저씨, 헤라클레스 등이 그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자원봉사활동의 트렌드는 재능기부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부를 받아야 할 대상이 다양한 만큼 기부할 수 있는 재능도 다양하다. 재능기부자원봉사는 개인이나 단체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실기와 이론을 병행한 지속적인 기부형태라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새로운 자원봉사 트렌트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능기부봉사가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사회에 잘 정착하여 자원봉사 문화에 새로운 형태로 발전되어지길 바라며 그 정착시키는 힘은 바로 재능기부자원봉사자에게 있는 것이다. /최미자 (사)진안군자원봉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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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8 20:00

국민의 마음을 얻는 시작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이 있다.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라는 것은 민심을 얻지 않고서는 나라의 모든 것이 바로 설 수 없다는 말이다. 예부터 민심의 중요성은 강조되어 왔다. 맹자(孟子)는 하나라의 걸왕과 온나라의 주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며, 그 백성을 잃은 것은 그들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라고 하며 백성을 얻으려면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UN 산하 기구가 발표한 2020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세계 153개국 중 작년보다 일곱 단계 떨어진 6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행복지수는 1인당 국내 총생산과 사회적 지원, 사회적 자유, 부정부패 등 6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산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인당 국내 총생산 규모가 27위, 사회적 지원이 99위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 발전이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사회적 지원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복지 불평등이 적은 사회가 더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해를 혁신적 포용국가 원년으로 선언하고 양적 성장을 넘어 성장의 혜택을 우리 모두 같이 누리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며, 각종 정책 추진에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전제하고 있다. 이에 맞추어 공무원들은 국민의 입장에서 공공서비스를 혁신하고 국민이 삶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에서 소외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취약계층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고, 제도 및 정책 서비스를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개선해야 하는 이유이다. 병무청에서도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병역의무부과 통지서를 받아볼 수 있는 모바일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체적경제적으로 취약한 병역의무자의 병역이행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병무청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희망나눔 병역 프로젝트는 경제적신체적 약자의 병역이행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하여는 모집병 지원 시 가산점 부여 및 사회복무요원 겸직 허가 등을 통해 이들의 안정적인 병역이행을 지원한다. 시력이나 체중으로 보충역 또는 면제 판정을 받은 신체적 약자에 대해서는 이들이 현역병 또는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원할 경우 민간 병원, 체중조절기관 등과 협업을 통해 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으로 전북에서도 사회복무요원소집대상 3명이 질병 치료 후 병역처분 변경되어 현역병으로 복무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우리청에서는 2016년부터 지역 병원과 협업으로 병역판정검사대상자 중 생계가 곤란하여 질병치료를 중단한 20여명에게 무료 치료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탄탄한 사회 안전망과 국민에 대한 국가적 지원체계가 우수한 핀란드가 2018년도부터 3년간 국민행복 지수 세계 1위라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촘촘하게 짜여진 공공서비스가 국민들 삶의 축을 지지하고 개개인의 필요를 채움으로써 삶의 질적 향상은 물론 국민들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한 성과일 것이다. 우리 사회도 공공서비스 개념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때다. 국민들의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단순히 수혜적 대상만으로 바라보지 말고 국민이 요구하기 전에 그들의 입장에서 지금 필요한 공공서비스가 무엇인지 잘 살펴서 개개인에게 맞춤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갑자기 마주한 낯선 바이러스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국민의 마음을 여는 열쇠는 바로 따뜻한 관심과 공감, 배려를 품은 마음일 것이다. 국민들이 지금의 힘든 시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들의 필요를 살피고 마음 가득 행복을 채울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병무행정의 배려가 미칠 수 있도록 국민의 요구에 마음과 귀를 열고 국민 편익을 최우선하는 병무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적극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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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8 16:28

문화예술계 성폭력, 이제는 제도로 답해야 한다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여기, 자신의 삶을 걸고 성폭력피해를 공론화 한 여성예술인들이 있다. 법이 공정하게 잘못을 심판 해줄것이라 믿으며, 더 이상은 이런 아픔이 반복되질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지난 6월 19일 전북 문화예술계 박교수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박교수의 보석신청이 허가되어 석방되었다. 동료교수와 제자를 강제로 성추행하여 1년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지 135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에 분노한 전국의 75개의 여성단체와 인권단체, 시민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과정 중 피고인의 권리만을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 또한 곤정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2차 피해를 준 것에 강력하게 규탄하며 피해자와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공표했다. 또한 힘든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낸 피해자의 발언문도 낭독 되었다. 저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닙니다. 저의 피해사실은 저만의 것이 아닙니다. 수 십년간, 그에게서 갑질과 성폭력을 당해온 많은 선배, 동기, 후배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열 세명의 변호사를 선임한 박교수가 두렵습니다. 그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무섭습니다. 그렇지만 당하면서도 당했다고 말하지 못하는 수많은 나를 위해, 또 다른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박교수를 제발 엄중하게 처벌해주십시오. 그 자리에서 함께 구호를 외치던 나는 여러가지 생각들로 복잡해졌다. 어떤 문장과 수식어를 붙여도 결코 다 담길 수 없을 투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피해자들의 고민과 눈물의 날들이 떠올랐고 어떤 곳에서도 피해예술인들을 보호하지 않았던 문화예술계 내부의 차가운 현실을 깨달았으며 아무리 외쳐도 갖춰지지 않는 제도적 한계에 절망스러웠다. 또한 이 모든 상황을 여전히 남의 일로 치부하는 동료들의 무관심과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파할 사랑하는 사람들의 걱정 어린 그 마음이. 한 순간에 뒤섞여 눈물이 되어 아프게 흘러내렸다. 재작년 미투의 국면을 넘은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는 성폭력 없는 안전하고 평등한 창작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피해예술인의 보호와 회복, 복귀에 대한 논의는 미비했고 제도적 측면에서의 공론화 방안과 가해행위자의 징계처리 규정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사안은 흩어져버렸다. 아직도 문화예술계의 성폭력을 일회성의 이슈나 사건정도로 밖에는 인식하지 못하는 문화예술계 내부의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북 문화예술계 박교수 성폭력 사건 또한 2차 피해와 긴 재판과정의 피로감을 오롯이 피해예술인이 감당해야만 하는 상황을 초래했으며 미투 이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문화예술계의 제도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더 이상은 피해예술인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현장을 바꾸려는 노력을 그 누구도 방관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단위에서 이 과정에 적극 개입하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제도로써 그들을 보호하고 지침으로 가해자를 엄중하게 징계하는 분명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어떤 피해예술인도 자신이 사랑하던 예술을 떠나지 않는 안전한 창작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이제껏 맨발로 가시밭길을 걷겠다 마음먹은 피해예술인들을 위한 진정한 위로이자 성폭력 근절의 대안이며 평등하고 안전한 문화예술계로 거듭나는 안전판이 될 것이다.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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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8 16:24

집수리하는데 환경미화원 강제동원 논란

청소용역업체 대표가 과거 자신의 집을 증개축하면서 직원들을 강제 동원해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건축자재 일부를 회사 법인카드로 부당 사용함에 따라 이를 문제 삼고, 전주시에 이 업체와 계약해지를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주)토우소속 환경미화원 9명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화사 대표가 4층짜리 자신의 집을 수리하면서 부당노동 행위를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청소업무를 끝낸 뒤 건축현장에 사적으로 불려가 일을 했다며방범망 제작과 콘크리트 작업, 벽돌 운반은 물론 옥상 페인트작업, 가구청소까지 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청소 때문에 시청에서 예산지원을 받는 업체가 청소업무가 아닌 사적인 일에 직원을 동원한 셈이다. 누가 봐도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그런데다 현장에서 필요한 철제알루미늄 등 자재 대금을 회사 법인카드로 구입한 것과 관련해 업무상 횡령배임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시는 시민 혈세가 투입된 만큼 잘잘못을 명백히 가려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 이들 직원들은강제 동원돼 일을 했어도 수고비는커녕 해고될까 봐 그간 참고 견뎌왔는데 최근 특정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통보를 받았다며 전주시는 환경미화원을 사적으로 동원한 이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운영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표측은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게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진심으로 사과할 뿐 아니라 법에 저촉되면 응당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전주시는 4층옥상 무허가 불법건축물 여부는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고, 법인카드 문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원칙대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입주민의 폭언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아파트 경비원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른바 갑질문화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이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마련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사건이 터졌을 때만 비상한 관심을 갖다가 여론이 잠잠하면 언제 그랬느냐 식의 안이한 대처가 이런 갑질행태를 되풀이하게 만든다. 서로 존중과 배려보단 월급 준다고 아랫사람으로 인식하는 사용주의 그릇된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28 16:24

서울~세종 고속도로, 전북권과 연결 마땅

오는 2025년 개통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호남고속도로와 연결하자는 정치권의 제안은 매우 설득력 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전북지역 호남고속도로와 연결하게 되면 호남권의 수도권과 세종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시에서 서울 강동구 경기 하남시 성남시 광주시 용인시 안성시 천안시를 거쳐 세종시 장군면까지 총연장 129㎞를 4차~6차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서울안성 1단계 구간(71㎞)은 2022년에 완공되고 안성세종 2단계 구간(58㎞)은 오는 2025년까지 개통될 예정이다. 당초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됐고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중간 지점을 따라 개설되기에 수도권 교통혼잡이 해소되면서 서울세종간 통행시간이 평일 108분주말 129분에서 74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따라서 세종에서 전북지역 호남고속도로와 연결되면 경우 세종에서 전북까지 소요시간이 기존 70분에서 40분대로 30분 이상 단축된다. 또한 서울까지도 2시간 10분대에 진입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호남권의 서울과 경기 동북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됨 따라 물류비 절감 효과는 물론 세종시와 전북혁신도시간 통행시간이 단축되면서 충청권과 호남권의 연계성도 강화된다. 또 전북지역 호남고속도로와 연결되면 완주~순천고속도로와도 연계가 되기에 전남지역의 수도권 접근성도 편리해진다. 특히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될 경우 천안~논산 고속도로 공주IC 일대를 지나는 호남방면 차량의 극심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는 교통전문기관의 분석도 있는 만큼 세종과 전북지역 호남고속도로의 연결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 22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호남권 간담회에서도 익산갑 김수흥 의원의 세종~호남고속도로 연결 제안에 이낙연 의원을 비롯해 참석자들이 함께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전북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실현되려면 우선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에 반영돼야 하는 만큼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 호남권이 원팀으로 힘을 합쳐 주민 교통편익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28 16:24

집토끼 키우는 지혜

전북은 남원공공의대설립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넘친다. 남원공공의대설립 문제는 서남대 의대의 폐교로 생긴 문제라서 남원에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4.15 총선이 끝나고 코로나19로 여러지역서 유치 움직임을 보인다. 모든 일은 타이밍이다. 20대 국회 때 이 문제를 해결해서 처리하고 지나 갔어야 옳았다. 다행히도 무소속 이용호의원을 비롯 도내의원 10명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어느정도 안심이 들지만 걱정스럽다. 지금 전북이 겪는 총체적인 어려움은 인구 감소에서 비롯되었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 전북에서 수도권 등 타지로 빠져 나간다.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180만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줄줄 빠져 나가고 있다는 것. 청년층의 인구 유출은 전북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간 도나 각 시군이 인구증가정책을 폈지만 도로아미타불로 그쳐 별다른 성과를 못냈다. 문제는 청년층의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인구유출은 계속될 것이다. 이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전북공동체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그간 단체장들이 기업유치에 성공했다며 MOU만 체결되도 언론에 공개해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왔다. MOU는 양해각서로 의사표시에 준하는 것인데 마치 MOU만 체결되면 기업유치가 끝난양 과대홍보를 일삼았다. 물론 그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할바는 아니지만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은 것을 홍보하고 치적으로 삼은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윤추구를 최대 목표로 삼는 기업들이 이전여부를 너무도 잘 헤아린다. 외지기업은 산토끼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잡기가 쉽지 않고 잡았다고해도 공정이 전자동화로 가 인력충원효과가 크지 않다. 겨우 현지에서 쓰는 인력은 청소인력 등 단순노무직 정도로 그쳐 효과가 미약하다. 그럴바에는 거액의 인센티브까지 줘 가며 외지기업을 유치할 게 아니라 향토기업을 육성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 코로나19로 지금은 집토끼를 잘 기르는 게 지혜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주시의 기업유치상황을 보면 가관이다. 지난 2017년 (주) 자광이 도심속의 흉물로 되간 도청 옆 대한방직터를 1980억원에 매입,2조5000억을 들여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등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 사업이 끝나면 5000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 전주경제에 결정적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인의 사유재산을 놓고 전주시가 개발행위를 할 수 있도록 가부간의 결정을 못내리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서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비춰진 것은 잘못이다. 이 문제는 전주시장의 고유권한에 속한 행정행위라서 시장이 소신껏 법대로 처리하면 문제될 게 없다. 마치 특례시만 되면 전주시가 엄청나게 발전할 것으로 홍보하지만 재정적인 지원이 안돼 흥분할 사안이 아니다. 김승수시장은 청년일자리 마련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자광의 의욕을 꺾지 않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6.28 16:24

욱일기의 부활

모로코의 경제중심도시 카사블랑카의 거리에 세워진 현대자동차 광고판이 논란이다. 윙크하는 젊은 여성과 현대자동차 사진 뒤로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광고판 배경 때문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햇살이 사방으로 퍼지는 형상의 광고 디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 이 광고판이 카사블랑카 거리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이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나 SNS의 뜨거운 논란으로 부상한 것은 최근이니 이미 두 달이 넘도록 카사블랑카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모로코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 광고판을 제작한 현지 업체는 형상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사용했단다. 광고판을 철거하겠다는 입장도 전해진다. 욱일기에 대한 감정이 우리와는 다를 터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광고 디자인에 왜 하필이면 욱일기 형상의 무늬가 선택되었을까 궁금해진다. 사실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 군대가 군기로 사용했던 깃발, 이른바 전범기다.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 된 하켄크로이츠는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했던 시기에 국기로도 사용될 정도로 상징성이 강했지만 1945년 독일 패전과 함께 나치스가 해체되면서 독일 정부는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아예 법으로 금지했다. 일장기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 역시 태평양 전쟁 등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어김없이 군기로 내걸었으나 1945년 패전과 함께 사용을 중단했다. 전쟁을 일으킨 전쟁범죄자란 징표를 없애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묻어두려는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들 두 개의 전범기 신세는 다르다. 법으로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일본의 욱일기는 군기로 다시 돌아와 과거 체제를 결속시키는 중요한 상징이 되어 있다. 그래서 다시 궁금해진다. 끊임없이 제국주의 시대의 영광(?)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일본에게 카사블랑카의 현대차 광고가 큰 즐거움을 안겨주진 않았을까. 하기야 돌아보면 일본이 반가워할 광경은 이곳 대한민국에도 얼마든지 있다. 보수단체의 집회 현장에나 등장했던 욱일기가 최근에는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뒤에서도 펄럭이는 일까지 잦아졌다. 소녀상 철거와 정의기억연대의 해체를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퍼포먼스 덕분이다. 이쯤 되면 군국주의의 망령을 다시 불러내려는 일본의 욕망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6.25 19:13

‘촉법소년’ 연령 하향, 사회적 합의 필요하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범죄가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수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죄의식 해이 등을 예방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법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도내의 경우 범죄를 저질러 적발된 만14세 미만 청소년은 지난 2016년 177명, 2017년 189명, 1016년 204명 등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이나 노력이 별 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청소년 범죄는 갈수록 흉포 집단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가 갈수록 범죄를 저지르는 연령이 낮아지고, 범죄 양상도 다양화 잔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과거에 비해 더 빠르게 조속해지고, 인터넷 등을 통해 손쉽게 정보를 얻고, 폭력게임 등에 접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철부지가 아니다. 만 14세 미만 청소년 범죄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될 때 마다 거론된 것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이다. 현행 연령 기준은 1953년 소년법 제정 이후 60여년 째 조정되지 않고 있다. 현행법은 만 14세 미만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대신 보호처분만 받는다.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일부 청소년들은 이처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점을 악용하기 까지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여기에 피해자들의 고통울 감안한 법감정 까지 감안하면 법 개정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법 개정을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00만명 이상이 동참하기도 했다. 교육부도 지난 1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처벌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같은 법 개정 여론에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은 청소년 범죄 예방이 엄벌만으로 해소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범죄 원인의 복합성과 다양성, 개인별 성장 과정의 특수성 등을 감안한 다각적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 기준이 대다수 국민들의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하면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25 17:36

2년 남은 송하진 도정 현안 챙기고 경제 살려야

민선 7기 반환점을 돈 송하진 지사가 남은 2년 임기 동안 전북 경제 활력 제고와 경제 체질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도지사로서 당연한 책무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현 경제상황과 지역경제가 엄중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7월 민선 7기 송하진 도정 출범 당시 지역경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서해안 산업벨트의 중심축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멈춰 서고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전북의 각종 경제지표는 곤두박질쳤다. 산업생산과 지역소득 수출 고용 소비 등 전 분야에서 내리막길을 달렸다.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전북을 떠나고 취업을 위해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면서 출구가 없는 암울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민선 6기부터 전북도정의 최대 역점시책으로 추진해온 삼락농정은 쇠락을 거듭하던 전북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북지역 농가 평균 소득이 8.6%나 격감하면서 전국에서 농가 소득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농가 소득 5000만 원 시대를 내걸었지만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말았다. 그래도 속도감 있는 새만금 개발이 전북도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새만금개발공사가 설립되어 내부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태양광 발전,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 등이 본격 추진된 것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올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데다 미중 패권 분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을 맞으면서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송하진 지사도 이에 민선 7기 후반기 도정운영과 관련, 남은 2년을 전북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산업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일자리 지키기와 일자리 키우기, 전북형 뉴딜의 고용유지 등을 내걸고 자동차탄소조선비대면 산업재생에너지수소첨단바이오 육성 등 7개 핵심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송 지사의 도정 운영 구상대로 전북경제가 살아나고 미래 혁신성장 산업을 통해 전북 대도약 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 또한 남원 국립공공의대 설립과 국립감염병센터 유치, 한국탄소산업진흥원과 제3금융중심지 지정,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당면한 현안도 임기 중에 꼭 성과를 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6.25 17:36

병력동원훈련 입영 시 준비사항

병력동원훈련 입영 시 준비 사항이 미비할 경우 귀가조치 되는 등 예상치 못한 곤란한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개인 입영준비물은 동원훈련통지서, 신분증, 본인통장 계좌번호, 세면도구, 수건, 양말, 속옷, 취침복 등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만약, 병력동원훈련통지서를 분실하셨다면 병무청 홈페이지 및 병무청 앱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훈련소집 부대 입영 시 대리입영 방지를 위해 본인 확인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신분증(본인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여야 합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을 모두 분실하였을 경우에는 거주지 읍면동 주민 센터에서 발행한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재발급신청 확인서를 발급받아 입영하시기 바랍니다. 동원훈련 입영 시 동원훈련 복장은 전역 시 지급받은 복장으로 현역 착용기준에 준하고 있습니다. 기본복장으로는 베레모 또는 전투모, 전투화, 허리띠, 고무링, 명찰, 방상외피, 야전상의(동계)등이 필요합니다. 전투복과 전투화 대여 또는 교체 제도가 있는데, 대여는 본인이 착용 또는 지참한 전투복이나 전투화를 반납하지 않으며 훈련기간 동안만 대여하는 것이고, 교체는 본인이 착용 또는 지참한 전투복이나 전투화를 반납하면 다른 것으로 대체 지급하는 교체제도입니다. 훈련복장 및 준비물에 대한 상세내용은 해당 소집부대로 문의하시기 바라며, 연락처는 소집부대장이 보낸 입영안내 서신에 기재 되어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2020년도 병력동원훈련은 현재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하여 전반기에는 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후반기 훈련 시작 일자와 유형별 훈련방법은 코로나19 상황과 훈련 여건을 고려해 실시 할 예정입니다. 국방부에서는 훈련개시 45일 이전 재판단해 발표할 예정이며, 전북지방병무청에서는 2020년 병력동원훈련 일자가 결정되면 알림톡 등으로 사전 안내할 예정이며, 훈련일 30일 전에 병력동원훈련통지서가 발송될 예정입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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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5 16:25

전주·완주 통합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지난 2013년 6월 26일 전주완주 통합 주민투표가 완주 군민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전북 정치 주도 세력이 노골적으로 반대를 조직하고 완주 기득권 세력이 호응하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전주완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자 했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통합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완주군민들의 선택이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전북 정치권의 이중적 행동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며 대부분 사라졌다. 통합 부결에 만세를 부르고 정치적 승리의 축배를 들며 반사이익을 기대했겠지만 전혀 얻지 못한 것이다. 당시 최규성 김제완주 국회의원, 민주당 도당, 김완주 도지사는 처음에는 찬성하다가 석연찮은 이유로 반대로 돌아섰다. 전북지사와 당시 민주당 전현직 도당 위원장의 반대는 치명적이었다. 김제완주를 지역구로 두고 전북 정치의 좌장으로 역할하던 최 의원의 반대는 결정적으로 전북 지사와 민주당 전북 도당을 반대로 나서게 만들었고 본격적으로 통합 반대운동을 조직하는데 명분을 주었기 때문이다. 최규성 의원은 김제공항 반대에 이어 단지 자신의 지역구를 상실하게 된다는 이유로 전주완주 통합 반대에 나섰다. 전북 정치의 좌장으로서 전북 미래의 갈림길마다 지극히 개인적 기득권에 의한 잘못된 선택으로 낙후 전북 유지의 첨병으로 작용해 비판을 받았다. 김완주 지사도 처음에는 지지관망하다가 결국 반대로 나아갔다.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이 통합에 성공하면 얻게 될 정치적 확장과 파워, 3선에 대한 미련, 경쟁을 두려워했다고 볼 수 있다. 완주 기득권 세력, 특히 단체장을 노리는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주민을 선동하며 반대를 주도하게 된다. 거의 무조건적인 반대에 가까운 감성적 호소와 접근이 완주 군민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전주완주와 마찬가지로 주민투표를 진행하여 통합을 이뤄낸 청주청원은 통합 청주시로 되어 성장통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 무조건 큰 것이 좋은 것도 아니고 작다고 무조건 아름다운 것도 아니지만 중앙 중심 정치 구조와 예산 분배 시스템은 어느 정도의 인구와 경제 규모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현재 전북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며 세가 약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실 있는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농촌과 중소 도시를 살리기 위한 노력, 어마어마한 물량 투여도 효과를 보지 못하며 젊은이들이 지역을 등지고 아이 울음소리도 그치며 점점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이제 2% 대로 전락한 전북의 인구와 경제 규모는 정치적 영향력 감소는 물론이며 일자리도 없고 신규 투자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북에서 나고 수십 년을 생활하며 분명히 깨달았고 알게 된 것이 있다. 이웃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최근의 충북의 변화를 보며 전북 변화의 동력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정치권, 그 누구도 단지 생색내기만 할 뿐이고 우리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뼈아픈 깨달음이다. 전북인 스스로 소외감을 떨쳐내고 일어서야 한다. 통합을 통한 거점 도시 확보는 일제가 강제로 분할한 전주완주가 전북의 미래 거점과 동력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일이다. 물론 선택은 전주 시민과 완주 군민의 몫이다. 7년의 세월이 지났다. 주민 투표 부결로 무엇을 얻었고 잃었는가? 나 홀로 완주는 나아졌나? 냉정히 평가해보고 새로운 대안은 없는지 모색해야 한다. 전주완주 통합에 대해 완주 군민과 전주 시민, 전북 정치권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김영기 객원 논설위원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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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5 16:25

[금요수필] 학산(鶴山)이 주는 행복

이우철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학산을 오른다. 도시에 이처럼 갈 수 있는 산이 있으니 즐거운 일이다. 송정서미트를 지나 망태저수지에는 아침을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누가 돌보거나 가꾸지 않아도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산은 스스로 변화하면서 수천년을 이어온 전주의 심장이나 다를 바 없다. 중턱을 넘어가면 전주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보광재가 나온다. 교통사정이 열악했던 시절 완주 평촌사람들은 이 길로 전주까지 시장을 다녔던 곳이다. 촌부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지게로 짐을 날랐고 채소를 팔아 어려운 생계를 이어 갔으리라. 수레도 다니며 선조들의 땀방울이 어린 산길, 짐승이 우글거리고 강도들의 은거지이기도 했을 것이다. 학산은 학의 날개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남고산을 줄기로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산의 지형은 아늑하고 평화스럽기 그지없다. 눈, 비가 와도 태풍이 몰아닥쳐도 방패막이가 되었고 예기치 않는 재해를 막을 수 있었다. 가까운 곳에 모악산이 있고 나들이하기 좋은 강천산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노년에 은퇴자들이 몰려드는 지역이다. 등산은 진땀을 빼는 한고비쯤 있어야 맛이 있다. 보광재에서 능선을 따라 오르면 깔끄막길이 나온다. 숨이 가쁘고 등짝에 진땀이 젖는다. 내려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뱃살을 줄이고 건강을 위하는 일이니 참고 견뎌야 한다. 때론 중단할까 돌아갈까 갈등이 앞서지만 어디 등산뿐인가. 일이 풀리지 않을 때마다 그렇듯 그 고비를 참고 넘기면 내리막길처럼 순탄하게 풀려지기도 한다. 정상에 오르니 상쾌한 바람으로 몸은 날아갈듯 가벼워진다. 구구 욱구구 산 비둘기 울음소리는 정겹고, 보랏빛 철쭉꽃이 만발해 있다. 코로나 역병 때문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오르내리지만 눈으로만 가볍게 인사를 한다. 어디 낙원이 별것이던가? 몸속의 묵은 찌꺼기를 땀으로 흘려보냈으니 보약을 매일 한 첩씩 먹은 셈이다. 아내도 제법 선수가 되었다. 처음엔 중간에서 내려가기를 반복했지만 이젠 쉬지 않고 정상까지 오를 수 있으니 장족의 발전이다.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가면 멀리갈 수 있다고 한다. 그간 묵은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니 좋다. 부부중 누구라도 건강하지 못하면 가정의 분위기는 불안해지기 마련이니 나이 들수록 함께 건강해야 한다. 능선을 따라 정수장방향으로 내려오면 소나무가 숲을 이룬다. 공기는 맑고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여유롭다. 도시에 살면서 어찌 욕심을 다 채울 수 있을까만 가까운 곳에 산이 있고 계곡에 물이 마르지 않으니 노후에 이만한 곳도 없으려니 싶다. 마음이 답답할 때, 글을 쓰다가 생각이 막힐 때 숲이 있고 훌쩍 떠날 수 있는 학산이 있어 행복하다. △이우철 수필가는 순창 출신으로 공무원으로 퇴직한 뒤 「대한문학」에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수필(부회장), 행촌수필, 순창문협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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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5 16:25

코로나 이후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장 세상살이가 많이 달라졌다. 몇십 년은 뒤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적막하다. 길거리 자동차들이 많이 줄었다. 당연히 행인들도 줄었다. 어쩐지 그것이 딴 세상에 온 듯 낯설고 서툴다. 공주와 서울을 오가는 자동차의 횟수가 줄었다. 배차 간격이 떠서 많이 기다려야 한다. 공주 시외버스 터미널의 표지판을 보았더니 인천공항행 버스 시간표 위에 까만 표시가 모두 붙어있다. 공항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는 증거다. 그것은 또 공항에서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치관이 바뀌었다. 이전에 가치 있는 것들이 가치가 없어지고 예전에 가치 없던 것들이 다시금 가치를 얻게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대단위로 무슨 일인가를 하는 일부터 불가능하다. 무조건 사람 많은 데는 피하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제는 혼자서 하는 일들이 가치 있는 일이 되었다. 비대면, 비접촉,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는 길이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는 혼자서 무슨 일인가를 하면서 사는 연습을 해야만 하겠다. 코로나 사태를 건너오면서 우리는 그것을 너무나도 절실히 학습해야만 했다. 인생이 외롭고 쓸쓸한데 더욱 인생이 외롭고 쓸쓸하게 되었다. 이렇게 오프라인의 삶이 위축된 데 비하여 여전히 작동한 것은 온라인의 삶이다. 절대적인 단절과 고독과 속박의 시대에 온라인마저 막혔다면 어쨌을까? 사람들은 걱정하고 또, 안도한다. 그런대로 답답증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의 역할이 컸다. 어쩌면 앞으로는 이 온라인의 영향의 더욱 증대되겠지 싶다. 내가 주로 만나거나 소통하는 사람들은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그중에 한 분과 이야기하다가 조용히 놀란 일이 있다. 그분은 출판사 대표인데 코로나 사태 속에서 자기네 출판사에서는 매일같이 기적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코로나 이전 때부터 책의 매출이 더 늘었다는 것이다. 무슨 일로? 문제는 책의 종류다. 그분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생활실용서인데 그 가운데서도 꽃 기르기, 실내 화단 꾸미기, 반려동물 돌보기와 같은 책들이 그렇게 잘 나가더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몇 달 실내에 갇혀서 사는 동안 어른들이 가장 많이 한 것은 아이들과 함께 종이접기를 하고 종이 오리기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디지털과 어울린 아날로그의 삶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 방식은 디지털이되 그 내용은 아날로그로 가야 한다는 것. 어쩌면 이것이 코로나 이후의 우리네 삶의 새로운 국면이요 피하기 어려운 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 이런 시기를 맞이하여 시 쓰는 한 사람으로서 생각해본다. 비대면 비접촉이 강화되다 보면 인간은 더욱 고립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고독감, 소외감, 우울감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은 마음을 다스려주는 그 무엇일 것이다. 울퉁불퉁해지고 울렁거리는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고 쓰다듬는 그 어떤 심리적 작용일 것이다. 그것이 그러할 때, 동원되어야 하는 것이 시라는 문학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시는 인간의 감정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한 문장형식이다. 산문이 작정하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쓰는 글이라면 시는 작정 없이 언뜻 떠오르는 감정을 급하게 쓰는 글이다. 어쩔 수 없이 주관적인 문장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좋은 시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격한 마음을 다스려준다. 말하자면 마음의 묘약인 셈이다. 만약에 시가 그런 역할을 감당하기만 한다면 시를 읽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나의 책은 변함없이 팔렸다. 물론 오프라인 서점을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 주문을 통해서였다. 코로나 시대. 코로나 이후 시대. 활기차게 자유롭게 살았던 어제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시대. 정작 그것이 그렇다면 마음이라도 평안해야 한다. 마음의 평안이 행복의 기초다. 그렇게 소중한 마음의 평안을 위해 시인들은 더욱 정성껏 시를 써야 하겠다. 그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고 또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길이다. /나태주 시인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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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5 16:19

주목되는 새만금 자율군집주행 테스트 베드

전북도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상용차 자율군집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국비 등 200억 원을 들여 새만금 4호 방조제 하부도로에 직선로 약 10㎞와 인접한 명소화 부지에 곡선도 1.5㎞를 구축할 계획이다. 실도로 왕복 주행 시 국내 최장 21㎞에 80㎞/h의 고속 자율군집주행 평가가 가능하다. 군집주행(Platooning)은 자동차들이 열차처럼 동일한 간격을 두고 일렬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차량 여러 대를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 트럭에만 운전자가 탑승하고 뒤따르는 차량과 통신으로 차량을 가깝게 유지한 채 운행하는 것이다. 새만금지역이 국내 명실상부한 상용차 자율군집주행 실증의 장과 동시에 명소화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격변기를 맞고 있다. 종래 왕좌를 차지했던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전기수소차와 자율주행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이러한 추세에 앞서기 위해 엄청난 투자와 함께 인프라 구축, 대규모 실증단지 마련, 법제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0월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미래자동차 산업발전 전략(2030 국가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상용차업계는 높은 교통사고 비율을 낮추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화물차 사망사고는 3.7%로 전체 사망사고 1.9%의 2배에 달하고 화물트럭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화물차 운전자의 운전 연령도 50세 이상으로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다. 또 파리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37%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 자율주행기반 군집주행이다. 군집주행은 독일 스웨덴 등 6개 업체가 2016년 유럽 플래투닝 챌린지를 시행했고 일본도 2018년에 고속도로 군집주행을 구현했다. 우리나라는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여주시험도로에서 40톤급 트럭 2대의 시연을 마쳤다. 전북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군산 타타대우상용차 등 상용차에 특화돼 있다. 인근에 새만금 자율군집주행 테스트베드가 문을 열게 되면 이를 계기로 전북자동차융합기술원과 김제 특장차 집적화단지, 도내 10개 대학의 자동차관련학과 등이 협력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두에 섰으면 한다. 또한 자율주행 실증 클러스터 구축과 아시아-새만금 상용차 플래투닝 챌린지 개최 등 발전방안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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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4 19:36

축제가 없는 전라북도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다. 전국 하루 평균 2.4개(2019년 기준)의 축제가 열리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는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지역 주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 주는 휴식의 기회를 주며, 방문객에게는 잊지못할 추억과 해당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해 지역 브랜딩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잘 기획된 지역 축제의 경우 관련된 경제효과가 투자비용의 수십배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국제 규모의 축제를 준비하고 장려하는 것은 대한민국 뿐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추세다. 잘 키운 메가 이벤트의 경우는 전세계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축제들은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하는 리스트, 일명 개인의 버킷리스트에 들어갈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하나의 큰 지역 축제가 발전된 경우 그 시즌에는 항공편과 숙소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앨버커키의 열기구 축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 태국의 송끄란 축제, 일본 삿포로 눈 축제,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스페인 부뇰 토마티나 등이 있다. 축제를 보면 체험형 축제와 관람형 축제로 나뉜다. 송끄란 축제, 토마티나 축제, 옥토버페스트 같은 경우는 지역 축제 속으로 관광객이 직접 들어가서 함께 즐기는 체험형 축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체험형 축는 오랜 시간동안 축제가 이어져 내려와 하나의 전통과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을 관광객들이 즐기기 위해서 참여하는 형식이다. 이런 축제는 지역의 특산물, 기후, 역사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발전시켜 정착시키기는 어려울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 열기구 축제, 일본 삿포로 눈 축제 같은 경우는 관람형 축제로 지자체에서 체계적인 기획과 투자를 통해 성공을 시킬 수 있는 혁식이다. 국내의 사례는 서울빛초롱축제, 대구의 풍득축제등이다. 해외의 아름다운 축제를 밴치마킹해 국내의 콘텐츠와 혼합해 국제 축제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중요한 지역 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국내외 지자체는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전라북도의 경우 이런 노력에 상당히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기준 전라북도는 약 30억원<2017 곽상도 국회의원(문체부)자료>의 지역축제 예산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예산이었다. (세종시 12억 제외) 전남 240억, 충북 210억, 제주 40억원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인색한 예산 집행이었다고 보인다. 사실 성공하는 축제는 예산이 좌우하지 않는다. 전라북도의 축제가 가야하는 방식은 관람형 방식에 체험의 요소를 적절하게 넣어 완성시키는 축제일 것이다. 이미 전라북도에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존재하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전통의 스토리와 현대적인 즐길거리가 공존하는 기획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투자를 통해 유치를 해야한다. 단순히 아이디어만으로 축제를 성공시키는 시대는 지났다. 지자체의 체계적인 투자와 지원아래 지역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우리 지역을 성공적인 축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축제의 마음으로 운영해야지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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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4 17:03

저질스러운 '뒷담화' 문화

문학모 솔내지역아동센터장 일반적으로 남을 헐뜯거나 듣기 좋게 꾸며 말한 뒤, 뒤에서 나쁘게 평가하는 대화 등을 뒷담화라고 하는데 뒷담화를 한국의 문화적 특성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서양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즐기지 않는다.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직장 내 가십(뒷담화), 가볍게 넘길 대상 아니다」보고서(2012.11.)를 보면 직장인의 41%는 회사에서 뒷담화가 갈수록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직장 내 뒷담화에 참여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31%가 회사 타인 관련정보 확보를 들었고, 뒷담화를 통한 감정 분출, 스트레스 해소(24%)는 그 뒤를 이었다. 기본적으로 뒷담화는 수많은 단체의 구성원들이 특정 대상에 대한 비판을 함께 하면서 친목과 단합을 유지하려는 사회적 욕구에 기반하는데 특히 대중 유명인들을 포함해서 지역사회 각 그룹에서 유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뒷담화가 많은 이유는 그만큼 자신이 사회적인 관심과 폭넓은 공감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뒷담화를 하는 중에 더러는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평판을 왜곡하기도 한다는데, 존 휘트필드 박사(칼럼니스트)는 대화하는 순간에는 대개 뒷담화의 주인공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보다 현재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와 친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본인 지위 등을 이용하여 뒷담화로 다른 사람을 나쁘게 평가하면서 대상자를 깔아뭉개는 일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순간적인 기분으로 바로 앞만 보고 하는 행위이다. 특히, 모욕죄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도 있는 일을 매일, 매시간, 밥 먹듯이 하기도 한다. 종편에서 정치ㆍ사회적인 것들을 스포츠 중계하듯이 하게 되면서 으레 지인들, 특히 친구나 본인의 부인(군)조차도 뒷담화로 욕을 하는 행위가 문화로 정착되지 않았나 싶다. 형사적인 죄를 범하고 있음에도 죄의식 없이 말이다. 뒷담화는 대인관계에 있어, 제일 안 좋은 것이기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쯤은 모두 다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뒷담화를 하게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대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타인과 다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지나치거나 비난일 경우, 상대는 상처받고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뒷담화를 하게 되면, 처음에는 누군가와 더 가까워지고 다른 사람의 흉을 봄으로써 친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뒷담화를 듣는 사람은 이 사람도 언젠가는 내 뒷 담화를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 관계의 거리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뒷담화는 아주 나쁜 습관이다. 내 성격과 행동이 타인과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것을 비난하거나 나만 옳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이해를 하기보다는 비난하고 흉보는 것에 바쁠 것이다. 내가 뒷담화하는 것이 얼마나 버릇처럼 나쁘게 습관화되어 있는 사람인지를 뉘우치며 조심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어떤 말을 하게 될지, 말하기 전에 재차 생각해보고 말을 한다면 뒷담화하는 것을 아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뒷담화를 줄여야만 진정한 친구가 항상 옆에 있을 수 있을 것이고, 특히 상습적으로 뒷담화 잘하는 본인도 뒷담화로 인해 쓰러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문학모 솔내지역아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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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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