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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국감, 전북정치 존재감 보여라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7일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국감은 다음달 1일까지 26일간 17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802개 피감기관을 상대로 펼쳐지고 있다. 전북지역 국회의원 10명은 이번 국감에서 그동안의 맹탕국감이라는 오명을 벗고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으면 한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에서 차별과 피해를 받았던 부분을 회복하고 전북 몫을 찾는 근거를 확보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통해 국가권력이 정당하게 행사되었는지를 묻고 따지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국감은 자칫 여야간 양보 없는 힘겨루기로 끝날 공산이 크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은 뒷전이고 치열한 정쟁만 부각될 게 뻔하다. 그러나 설령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이더라도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낙후되고 뒤떨어진 전북의 현실을 감안해 지역현안 해결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전북은 지난해 8월 새만금잼버리 파행으로 새만금SOC 예산 삭감을 비롯해 각종 국가사업에서 커다란 불이익을 받았다. 또한 국가예산마저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9개 광역도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전북지역 의원들은 이를 만회하고 새로운 성과를 창출했으면 한다. 다행히 이번에 국회에 진출한 의원들은 그만한 역량을 갖췄다고 보여진다. 3∼5선이 5명에, 초재선이 5명으로 진용이 잘 짜여진 편이다. 벌써부터 정동영, 이춘석 의원은 청문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 다선의원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전북지역 의원들은 국민들을 지치게 하는 정부의 의료정책이나 안세영 선수의 폭로가 도화선이 된 체육계 비리 등 전국적인 뜨거운 이슈를 솜씨 좋게 요리하는 수완을 보였으면 한다. 이와 함께 전북 현안으로, 공사 착공이 늦어지고 활주로의 길이가 짧아 국제선 역할이 제한된 새만금국제공항도 재설계할 수 있도록 따져야 할 것이다. 또한 노을대교 사업 지연 및 4차선 확장문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남원 공공의대, 새만금 수질문제 등에 대한 도민들의 목소리도 대변했으면 한다. 이번 국감에서 날카로운 지적과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탁월한 정치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0.07 13:57

제2경찰학교 입지, ‘균형발전’ 최우선 고려를

전국 47개 지자체가 뛰어든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전이 전북 남원시와 충남 아산시·예산군의 3파전으로 압축되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막판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찰청이 현재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중앙경찰학교의 기능을 분산하기 위해 수용인원 연 5000명(건축 연면적 18만1216㎡) 규모의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방침을 세우면서 후보지 공모에 전국 47개 기초자치단체가 응모했고, 부지 심사를 거쳐 3곳이 1차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이달 중 1차 관문을 통과한 후보지 3곳에 대한 현지실사 등을 거쳐 다음달 최종 후보지를 확정하게 된다. 제2중앙경찰학교를 유치하는 지역은 적지 않은 유·무형의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선 공공기관 유치에 따른 상징성으로 지역 이미지와 지명도를 높일 수 있다. 또 고용창출 효과와 함께 교육생 및 방문객 등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각 지자체의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경찰청은 후보지를 접수하면서 비수도권 지역으로 제한을 뒀다. 국가 현안인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최종 후보지 선정 때도 평가요소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3곳 모두 비수도권이지만 공공기관이 들어섰을 때 과연 어느 지역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발전에 더 도움이 될 지 따져야 한다. 남원은 상대적으로 소멸위기가 심한 호남지역의 유일한 후보지이자 영·호남 내륙 중심도시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등 국가 중요 교통망이 구축돼 있어 접근성도 우수하다. 또 지리산이라는 자연환경의 강점이 있고, 설립 예정 부지도 100% 유휴 국·공유지여서 재정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열망도 뜨겁다. 남원시는 물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와 지역 상공인, 그리고 사회단체까지 나서 ‘남원이 제2경찰학교 설립의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남원에 제2중앙경찰학교를 설립한다면 소멸위기의 지역이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균형발전의 새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3곳으로 좁혀진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최종 후보지는 무엇보다 지역격차 해소를 통한 국가균형발전, 지방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국가 현안과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0.06 17:49

인천공항 전북행 시외버스 막차시간 늦춰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 막차가 너무 일찍 끊기는 바람에 도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심야버스 증편을 하거나 시간을 조정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전북은 가뜩이나 교통오지라는 불명예에다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어 지역민의 삶의 질 차원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도민들의 인천국제공항 이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인천공항-전북 노선 이용객은 2019년 버스 1대당 1일 평균 21.9명에서 올해 23.1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마치고 오후 늦게 귀국한 도민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귀갓길 시외버스 막차가 너무 일찍 끊겨 자칫하면 하룻밤을 서울에서 묵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비용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이 더 크다. 전북으로 향하는 시외버스 막차 시간을 타지역과 비교해 보면 분명해진다. 익산행(군산 경유) 마지막 버스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20시 40분에 출발한다. 임실행(전주 경유) 막차는 제2터미널에서 21시 20분, 제1터미널 출발은 21시 40분이다. 정읍행(김제 경유)은 14시 35분(제2터미널)을 끝으로 운행이 종료된다. 반면 광주나 대전, 대구행 막차는 23-24시가 대부분이다. 대한관광이 운영하는 인천공항-익산IC-전주(콜로세움) 노선은 22시 45분(제2터미널)과 23시 10분(제1터미널)까지 막차를 운행해 상대적으로 늦은 시간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노선은 김포공항을 경유하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길고, 평균 이용객이 17.9명(28석 기준)으로 직행 노선들에 비해 수요가 적다. 전북도와 국토교통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도민들의 수요와 이용행태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정부는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끝나면서 항공편 증편을 위해 전북을 비롯해 경기, 서울, 인천, 충남 등에 공항버스 증차를 요구했으나 심각한 버스기사 인력난에 부닥친 바 있다. 따라서 버스업체의 경영상태나 기사 수급, 운행 손실보상금 보전 등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해 도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0.06 17:49

선거도 경합과 협치의 공존이어야

10.16 재보궐선거는 기초자치단체 4곳과 서울시(교육감)에 한정된 선거이지만 현 정국에 대한 민심과 다음 지방선거 판세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호남지역에서는 영광과 곡성군에서 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는데, 전통적인 야당의 텃밭인 만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지난 총선에서 호남지역 정당 득표율 1위를 차지했던 조국혁신당이 과연 다음 지선에서 호남의 독점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도민의 관심도 높다. 이러다 보니 조국혁신당이 두 곳에서 초접전과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선거 판세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의 미래뿐 아니라 당대표의 사법위기 타개를 위해서도 호남의 지지가 절실한 민주당은 선거전에 전력을 쏟으며 연일 거칠고 날 선 비판 들을 쏟아내고, 이에 맞서는 조국혁신당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사실 호남에서의 이 두 당의 경쟁은 정당 정치 발전이라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소이고, 선거 과정에서의 일부 과열된 모습도 선거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강성 당원과 지지자들이 내뱉는 막말과 독설은 도가 지나쳐, 과연 두 정당이 큰 틀에서 시대적 가치를 공유하고 선의의 경쟁 관계를 언제나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러한 공격적 상황은 결코 과열 경쟁이 낳은 우발적인 현상이 아니라, 협치와 공존의 가치가 사라진 적대와 배제의 정치가 어느덧 한국 정치의 모든 부문에서 일상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협치나 통합의 정치는 권력을 손에 쥔 집단만의 숙제가 아니다. 과거 정치사를 보면 오히려 권력 기반이 더 미약한 야권 정치세력에서 연합과 협치를 통해 시대적 과제를 주도하고 성과를 거둔 성공적인 리더십의 예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여러 노동 정당 가운데 약소 집단인 노동자당(PT)을 새로 창당해 대통령에 당선된 브라질의 룰라나 야만적인 차별 속에서 국민통합의 정신으로 남아공에 새로운 국가의 틀을 수립한 만델라 전 대통령의 포용과 권력분점의 정치가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국내의 경우,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의 연대를 통해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 화해의 기틀을 마련한 고 김대중 대통령이 통합정치의 좋은 예다. 최근 발간된 ‘통합정치와 리더십(유재일 저)’이란 책에서 저자는 통합정치를 ‘시대가 당면한 과제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집단 간, 그리고 사회집단과의 협력과 경쟁을 축으로 삼아 합리적 결정을 이루는 정치적 행위와 문화, 제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통합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정치적 이익에 앞서 정치적 공동체라는 차원에서의 공공선을 먼저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갈등과 분열은 협력, 공존, 연대 같은 통합적 방식을 기초로 한 경합과 협치의 정치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합리적 결정이 가능할 수 있도록 올바른 민주적 정치문화와 제도, 리더십 또한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통합정치를 이해하고 보면 협치와 권력분점, 그리고 대화와 대타협을 배제하고 오로지 선거 승리에만 몰두하는 정당에 바람직한 정치를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정치적 자산이 풍족한 정치세력일수록 경합과 협치의 자세는 더 깊이 있게 갖춰져야 할 덕목임이 분명하다. /임성진 전주대 행정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4.10.06 17:49

포퓰리즘 정책의 고리를 끊자!

우리 국민은 정말 근면하고 성실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25전쟁을 겪으며 최빈국의 대열에서 최단기간 내에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이제는 경제원조국으로 탈바꿈하여 세계에서 전무후무한 국가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국민이었다. 오늘날 한류는 문화, 체육, 관광, 방산을 망라한 산업 분야에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의 핏속에 근면·성실에 바탕을 둔 지칠 줄 모르는 도전과 개척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과 IMF 극복이 증명하듯이 나라가 어려우면 어떠한 개인적 희생도 기꺼이 감내하면서 국난을 극복하는데 앞장서는 국민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공동체 의식보다는 극도의 이기주의에 빠져드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일할 의지가 없는 실업자나, 땀 흘려 지속해서 일하기보다는 실업급여나 쇼핑하는 비정상적 근로자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철저히 기피하여 건설현장은 이미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면 도저히 지탱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으며, 이런 현상은 비단 건설현장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걸쳐 만연되고 있다. 과거 열사의 땅 중동에서 피땀 흘려 노력한 우리 근로자의 신화 같은 성취는 지금은 기대조차 난망하다.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던 근면 정신은 도서관의 고서처럼 퇴색한 지 오래고 오로지 공짜점심만 기웃거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누구를 막론하고 대출을 받으면 이전에는 채무변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변제능력과는 별개로 아예 생각조차 안 하는 채무자들도 종종 있다. 이들은 채무변제 회피를 당연시할 뿐만 아니라 은행의 정상적 채권 회수 활동조차 방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도덕적 해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동안 수차례 거듭된 각종 채무탕감제도가 내성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 즉, 빚을 갚지 않고 버티다 보면 결국은 면책받는다는 병든 믿음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불의에 분노하고 신의에 공감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선량한 우리 국민을 무엇이 이렇게 병들게 했나?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더 나은 앞날을 설계하던 근면한 사람들을 요행을 바라는 게으른 국민으로 타락시킨 요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과거 일하면서 싸우자는 구호에서 보듯이 철저했던 안보시스템이 간첩들이 활개 칠 정도로 무너진 까닭이 무엇인가? 세계 제일이었던 마약 청정국의 대학에 버젓이 마약동아리가 생긴 이유는 또 무엇인가? 국가의 백년대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과 정부에서 시행하는 숱한 포퓰리즘 정책이야말로 국민을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독약이 아닐 수 없다. 자원이 풍부했지만 포퓰리즘 정책으로 몰락한 중남미의 교훈에서 우리는 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거늘 능력이 있음에도 의지가 없는 나태한 국민까지 보듬는 무차별적 선심 정책의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 포퓰리즘 입안자들은 국가가, 국민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오로지 진영논리에 바탕을 둔 당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면 후세에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 오피니언
  • 김준호
  • 2024.10.06 17:49

사면초가에 놓인 전북

폭염으로 고통스럽게 여름을 지나온지라 요즘 가을 날씨에 감사를 보낸다. 천고마비 계절이 실감난다. 오가는 발길마다 잔치마당이다. 경제상황이 어렵다고해도 먹을 것 다 먹고 구경할 것 다하는 것 같다. 코로나로 얽매여서인지 징검다리 연휴때 해외로 제주도로 삼천리금수강산이 인산인해다. 도내도 관광객들로 북적인 가운데 한상대회를 성공리에 치르기 위해 손길이 바쁘다. 지난해 잼버리대회 때 겪었던 각종 수모를 일거에 만회하려고 전북도가 절치부심한다. 비록 잼버리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상들이 대거 참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단단히 벼른다. 전북은 민주당 일변도의 일당독점체제가 만들어지다 보니까 국가예산 확보하는 데 힘이 든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여당이 전북하면 고개를 설래설래 저을 정도로 관심이 없고 차갑다. 각종 선거 때마다 표를 주지 않은 탓이 결정적이다.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들은 표 나온대로 움직인다. 국가 예산을 배분할 때도 거의 비슷하다.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지만 표 많이 나오는 쪽이 예쁘고 관심이 먼저 가게 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20년 만에 10석 전석을 싹쓸이한 민주당 지역인 전북한테 무관심할 수 밖에 없다. 전북도가 숙원사업이라고 목이 터지도록 외쳐도 왜 감감무소식인지를 알아야 한다. 국힘에서 서진정책의 일환으로 동행의원제를 만들었지만 도민들이 진정성 있게 받아 들이지 않아 그 효과는 의문이다. 전북은 국감철을 맞아 지난해보다 국가예산 확보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전체 예산을 긴축으로 편성했기 때문에 결코 낙관할 수 없다. 또 김건희 여사 특검 관철을 위해 여야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전쟁 아닌 전쟁을 펼쳐 자칫 전북은 고래등싸움에 새우등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11월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에 대한 선고가 예정돼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전북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여야가 심하게 정쟁을 치르더라도 지방에는 즉각 그 반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권과 맞물려 가기 때문에 동시에 반응한다. 전북은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제1당인 만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쏠린 이목이 대단하다. 개딸들은 이 대표를 다음 대선에 출마 못하도록 정치검찰이 조작 수사를 했다고 주장, 윤석열 정권에 반감이 크다. 이처럼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여당 쪽에서 전북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낼만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아 김관영 지사만 중간에서 속이 타들어간다. 문제는 여야가 협상을 통해 서로가 윈윈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도 전혀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아 전북도도 걱정이 태산같다. 아무튼 지금은 전북 출신의원 10명이 원팀으로 김관영 지사와 함께 국정감사를 잘해 전북몫을 지켜내고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 0.73% 차이로 정권을 빼앗긴 민주당은 계속 이런식으로 갈 것이라서 윤 정권 임기내내 전북도만 사면초가 형국에 놓여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10.06 17:48

노을대교, 왕복 4차선으로 조기착공하라

일몰 명소로 꼽히는 노을대교의 조기 착공이 시급하다. 서해안 개발과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이자 30년 넘게 지역주민들이 기다려온 숙원사업이이라는 점에서 노을대교 건설사업은 반드시 내년에 왕복 4차선으로 착공되었으면 한다. 특히 노을대교는 공사비가 낮아 건설 실적이 좋은 대형건설사들이 꺼리고 있어 총사업비 인상 등 대책 마련이 따라야 할 것이다. 당초 부창대교라 불렸던 노을대교는 말 그대로 서해안의 멋진 노을을 배경으로 고창군 해리면과 부안군 변산면을 연결하는 8.86km 길이의 해상교량이다.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 구간인 노을대교는 지난 2021년 9월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2021~2025)에 반영됐다. 하지만 공사의 난이도에 비해 공사비가 너무 낮게 책정돼 그동안 4차례 유찰되었다. 공사비가 3450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인상됐지만 상승한 인건비와 건설 자재비 등이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이로 인해 해상교량 건설 실적이 좋은 현대, 대림 등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입찰에 불참했다. 해상교량의 경우 자재비 비중이 50%에 이르는데 철근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건설사들이 수지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시행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올초에 턴키 방식에서 설계와 시공을 분리해 진행키로 했다. 따라서 이를 충분히 감안한 사업비 증액이 국가예산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노을대교는 교량 폭이 왕복 2차선으로 설계돼 경제성과 안전성이 낮다는 지적을 누누이 받아 왔다. 2차선을 4차선으로 확장하고 주변의 뛰어난 관광자원들과 연계해 서해안의 명소로 발돋움했으면 한다. 완공 후 뒤늦게 4차선으로 확장할 경우 비용과 안전성이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개통한 보령해저터널이나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는 왕복 4차선이다. 또 야경이 아름다운 부산의 광안대교는 2층 구조로 왕복 8차선이다. 이들 교량은 물류의 소통뿐 아니라 독특한 조형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노을대교는 그동안 고창과 부안지역 군수와 군의원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이 나서 4차선 확장 및 조기 착공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국토교통부 등에 전달한 바 있다. 정부는 지역의 균형발전과 서해안의 새로운 선셋비치 명품관광을 향한 주민들의 애타는 노력에 적극적으로 응답해 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0.03 17:36

넘쳐나는 지역축제, ‘갈 길’ 다시 물어야 한다

10월, 다시 축제의 계절이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잔치가 열린다. 전북지역도 마찬가지다. 길거리에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즐비하다. 김제 지평선축제, 전주 비빔밥축제, 임실N치즈축제, 군산 시간여행축제, 진안 홍삼축제, 고창 모양성제, 남원 흥부제, 정읍 구절초축제,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 순창 장류축제,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 부안 붉은노을축제 등 지역을 대표하는 가을잔치들이 줄지어 열린다. 그야말로 축제 홍수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각 지자체가 내 고장의 문화와 경관, 특산물 등을 널리 알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경쟁적으로 축제를 만들어냈다. 한번 시작된 축제는 중단되지 않고 매년 새로운 축제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해마다 봄·가을이면 여기저기서 비슷비슷한 축제가 넘쳐난다. 축제의 콘텐츠가 부실해서 지역 특색이 보이지 않고, 경제적 효과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 지역축제가 정체성을 잃고 단체장 치적쌓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각 지자체가 너도나도 ‘축제 내실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지역축제는 대중가수들의 ‘지방 순회 공연장’이다. 지자체의 축제 준비는 성수기 천정부지로 몸값이 치솟는 유명 가수 모시기 경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경쟁을 ‘돈질’로 뚫어낸 지자체들이 초대 가수 알리기에 열을 올린다. 축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TV에서나 볼 수 있는 ‘트로트 페스티벌’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배치해 놓고 출연 가수를 집중 홍보하는 곳도 있다. 외딴 산속에서 열리는 야생화축제에서조차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놓고, 입장료까지 받는다. 잔치 경비는 대부분 주민 혈세로 충당된다. 여기에 축제장 방문객들도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통해 가수들에게 내어준 엄청난 노랫값의 일부를 부담한다. 끊이지 않는 축제장 바가지요금 논란이 바로 이 같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이맘때 어디를 가든 발에 차이는 게 연예인을 위한 지역축제다. 이럴 거면 굳이 혈세 들여 축제를 열 이유가 없다. 인기 가수들을 대거 초청해 잔치판을 북적이게 만들어도 절대 전국적인, 세계적인 지역축제가 될 수 없다. 축제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축제의 여러 문제점을 들춰내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 ‘갈 길’을 다시 물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10.03 17:35

찬반 세력의 엇갈린 행보

완주 전주 통합 여정이 시작됐지만 추진 과정에서 찬반 단체의 엇갈린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찬성 입장에선 통합의 당위성만 역설할 뿐 눈에 띄는 움직임은 거의 없고 기자회견이 고작이다. 이에 반해 완주 지역 반대 측은 대놓고 공격적이고 임팩트 있는 메시지 전달을 통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일각에선 통합 과정이 가장 치열했던 2013년 찬성 단체의 역동적 활동을 거론하며 그 이상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야 함에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표정이 어둡다. 이처럼 상반된 두 단체의 추진 동력을 감안하면 3전 4기의 통합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지난 2013년 세 번째 통합 실패의 교훈을 곱씹어 보면 거기에 해답이 담겨 있다. 당시 주민투표를 한 달 앞두고 전체 여론 조사에서 통합 찬성이 반대 보다 10%나 앞섰다.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 지역도 찬성 비율이 10% 가량 많아 통합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반대 비율이 53.4%로 나타나 통합이 무산됐다. 그때는 완주 군수와 의회 의장이 투톱으로 통합에 앞장선 데다 전주시장도 솔깃한 당근책을 제시하며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그 같은 우호적 환경에서 관망하던 주민들이 투표를 꺼려 하고, 저인망식 맨투맨의 승부수를 던진 완주 정치권의 전략은 통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통합의 승부처인 완주 지역의 찬성 목소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 권력의 중심축인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한결같이 반대 입장을 노골화 하면서 이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과의 오랜 인연과 이해관계도 엮여 드러내놓고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 2013년 당시 통합 찬성에 앞장섰던 인사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전주로 거처를 옮기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찬성 측 내부 사정도 복잡하긴 매한가지다. 초반 분위기를 띄웠던 선도 세력과 자발적인 후원 그룹이 서로 변죽만 울릴 뿐 시너지 효과를 못내고 있다. 이 때문에 참신하고 역동적 이미지의 새로운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번 통합의 성패 여부는 절박함의 차이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3번의 통합 실패가 말해주듯 명분과 실리가 주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합의는커녕 갈등만 부추긴다. 먼저 거칠고 자극적 언사를 쏟아내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반대 단체에 맞서는 찬성 측의 단일 대오가 첫 번째 관문이다. 그럼에도 찬반 표대결에 앞서 2014년 퉁합을 이룬 청주시와 청원군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당시 양측은 통합 전제조건으로 상생발전방안 5개 분야 75개 과제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일종의 약속 이행을 담보하기 안전 장치로 10년이 지난 현재 92% 이행률을 보였다. 이렇게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상생발전방안을 통한 신뢰 확인 절차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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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10.03 16:48

가을이 왔어요

안개가 마을에 가득했어요. 강 건너가 잘 보이지 않았답니다. 천천히 걸어 강을 건너갔어요. 어제 그곳에 가보려구요. 틀림없이 알밤이 길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을 거거든요. 길에는 어제 보았던 민달팽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제 그 달팽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민달팽이는 어찌나 느린지 가는지 마는지 분간을 할 수 없습니다. 민달팽이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내 말은 늘 같습니다. ‘민달팽이에게 도달은 의미가 없다.’ ㅡ 졸시 ‘도중’ 전문-. 억새가 팼습니다. 감도 익어갑니다. 길가에 미국 쑥부쟁이꽃이 피어 있고 고마리, 물 봉선화 꽃이 피었습니다. 거미들이 길가 풀숲 여기저기 집을 지어 놓았습니다. 길목이 좋은 곳에 있는 거미 집에는 날 벌레들이 여러 마리 걸려 있고, 내가 보기에 별 고민도 별생각도 없이 얼기설기 허술하게 지은 듯한 집에는 거미줄이 텅 비어 한산합니다. 거미들도 집을 지을 때 부실 공사를 하는가 봐요. 꾀꼬리, 붉은 머리 오목눈이, 개개비, 박새, 직박구리, 딱따구리, 까치들이 안개 속에서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새들의 아침도 사람들의 아침 출근길 만큼이나 부산합니다. 차가 한 대 내 뒤에 오고 있었습니다. 긴장했어요. 차가 자주 다니지 않은 좁은 길이거든요. 처음 본 차였습니다. 민달팽이 생각이 났습니다. 차는 그 지점을 이미 지나와 버렸습니다. 저기 저 앞길에 알밤들이 떨어져 있을 텐데, 어쩐다지, 어쩐다지 하다가 손을 번쩍 들어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그분은 바쁘다며 그냥 가버렸습니다. 내가 길바닥에 있는 밤을 줍는 1분만 늦추면 안 되겠냐고 했거든요. 알밤이 있는 길을 지나자, 생 밤이 차 바퀴에 갈려 툭툭 터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삐 걸어가 보았습니다. 여기저기 속살이 하얗게 터진 알밤들이 보였습니다. 용케 ‘로드 킬’을 피한 알밤을 주웠습니다. 길바닥에 있는 알밤 만 주워도 두 손이 가득 차서 왼쪽 호주머니에 넣고 풀 섶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여기저기 알밤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알밤나무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알밤 송이들이 벌겋게 벌었습니다. 알밤나무를 발로 차면 알 밤들이 후두두 이슬 밭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알밤이 하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알밤 밭 같습니다. 정신없이 알밤을 주울 때, 여기도 툭 저기도 툭 내 코앞에도 툭 떨어지네요. 금방 땅에 떨어진 알밤은 정말 탱글탱글 예쁩니다. 어쩌면 저렇게 밤이 저절로 익어 벌어지며 땅으로 툭툭 떨어지는지 정말 신비롭습니다. 금새 왼쪽 호주머니가 가득 찼습니다. 어찌나 알밤이 많은지 금방 오른쪽 주머니도 가득 찼습니다. 나도 놀랐습니다. 바지 양쪽 주머니가 터질 정도로 가득 찼어도 땅에 떨어진 알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습니다. 아깝지만 더는 어쩔 수 없습니다. 주머니에 더는 들어가지 않아 양손에 알밤을 들고 집으로 갑니다. 주머니 가득한 알밤의 무게로 바지가 자꾸 내려가 걷기가 불편해집니다. 아까 그 차는 아직 돌아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 길은 차가 더 갈 수 없는 막다른 소로 길이거든요. 민달팽이가 있던 곳을 지나갔습니다. 민달팽이 맨몸이 사라진 흔적이 길바닥에 뚜렷했습니다. 민달팽이는 죽으면 물이 되어 버립니다. 뼈와 살이 없어요. 안개가 사라진 말끔한 아침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산이 정갈합니다. 낮달이 가고 있네요. 달도 민달팽이처럼 가기는 가는데, 지구의 움직임처럼 체감하지는 못합니다. 노란 꾀꼬리가 강을 건너 하늘 높이 날아갑니다. 어젠지, 그젠지 문득 우리 살갗에 와 닿던 그 선선하던 바람이 새삼스러웠었습니다. 그 바람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고 온 바람이기에 어제와는 다른 바람이었는지, 그 바람은 잊어서는 안 될 바람이었습니다. 우리 입에서도 어제와는 다른 오늘의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날이 달라졌다고, 이제 좀 살겠다고, 바람이 하는 말을 알아들은 것입니다. 내 생각이 달라지다니, 내 말이 달라지다니, 자연이 하는 말을 내가 알아듣고 다른 말을 하다니, 우리가 놀랍지 않아요?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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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3 15:50

사회복무요원 복무중입니다. 현역병으로 복무를 희망하고 있는데 가능한가요?

사회복무요원이 현역(또는 상근) 복무를 희망하는 경우 질병치유 없이 현역으로 병역처분변경 신청이 가능합니다. 현역복무 신청 가능 대상은 사회복무요원 소집대기자와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이며 신체검사 없이 보충역에서 현역으로 역종만 변경되며 기존의 신체등급은 유지됩니다. 참고로 수형사유 보충역이나 현역복무부적합 사유 보충역은 현역복무 희망신청 비대상입니다. 그리고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 중 향후 현역복무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도 현역복무 신청이 제한됩니다. 현역복무 신청 방법은 병무청 누리집에서 '병무민원 – 병역판정검사 – 사회복무요원 현역복무희망 병역처분변경 신청 - 사회복무현역희망'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상근예비역 선발을 희망할 경우에는 상근예비역 복무에 체크하여 신청하셔야 합니다. 이때 상근예비역 복무 희망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현역복무 선택자 중 사회복무요원소집 대상자만 신청할 수 있으며,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은 상근예비역 복무 희망 신청이 제한되며 현역복무 신청만 가능합니다. 상근예비역 복무를 희망하였더라도 해당 주소지에 상근예비역 소요가 없거나 소요에 비해 신청 인원이 많을 경우 상근예비역으로 선발되지 않을 수 있으며, 선발되지 않은 사람은 일반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됩니다. 현역병입영 대상자로 변경된 사람은 신청을 취소할 수 없으나 이후 질병악화 등으로 현역복무가 곤란한 사람은 병역법 제65조 제1항에 따라 다시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할 수 있으며 그 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병역처분이 변경(또는 유지)됩니다. 다만 신장체중(BMI) 사유로는 재신체검사가 불가하오니 신청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상근예비역 복무를 희망하였으나 연말(12월)에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로 선발되기 전에 현역병 입영을 원할 경우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및 각 군 모집병 지원을 통해 일반 현역병으로 입영도 가능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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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3 15:50

난 웹툰작가이다 2

나와 형은 지원사업을 통해 전시회와 함께 웹툰 원고 작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웹툰 플랫폼에서 공모전이 있었다. 광복 70주년 주제로 제작하고 있는 원고였지만, 상업성과 대중성을 고려해서 동양판타지 장르로 만들고 있던 중이어서 공모전에 출품하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공모전 성격에 더 맞게 탈고를 한 뒤에 작품을 공모전에 출품을 했다. 기다렸던 결과는...되지 않았다. 같이 일하고 있는 형과 씁쓸한 위로주를 하며 멘탈을 다듬고 다음 날, 다시 원고 작업을 하던 중에 메일이 하나 왔다. 공모전을 열었던 웹툰 플랫폼에서 온 메일이었고 내용은 수상은 못했지만 작품의 가능성을 보고 미팅을 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형과 나는 기뻐서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있다. 담당자님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미팅할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두근거리는 마음과 함께 만나게 됐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설레는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당황스러움만 남았었다. 그분이 말씀하시길, 아직 등단하지 않은 작가들이기에 연재의 신뢰를 할 수 없고, 작품도 가능성은 있지만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큐베이팅'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몇 화 분량의 원고를 만들고 연재를 결정하자는 거였다. 내용으로만 생각해보면 괜찮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설득도 되었다. 아직 등단하지 못한 예비 작가들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회당 고료는 20만 원, 또 원고를 만드는 동안 작품에 담당자의 많은 관섭이 있을 거라는 것. 당황스러웠다. 20만 원이면 한 달 꼬박 해도 8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돈으로 형과 함께 생활해야 했다. 또 분명 우리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작품을 말 그대로 담당자 마음대로 수정을 쥐락펴락하겠다는 말이 굉장히 불편하고 거북했다. 물론, 대화 중에 느껴지는 담당자의 무시가 깔려 있는 태도도 한몫을 했었다. 생각을 해보기로 하고 형과 작업실로 돌아와서는 한동안은 둘 다 조용히 생각에만 잠겨 있었다. 생각 끝에 형과 나눈 대화의 끝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인큐베이팅동안 이 작품에만 전념하라는 조건이 있는데 그 고료로는 도저히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작품을 우리는 아직 미숙하니 의도와 생각을 갖지 말고 시키는 대로 만들어라는 작업 형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조심스럽고 예의 있게 거절의 메일을 담당자님한테 보내드렸다. 다음 날, 읽음이라고 써 있는 거 보니 메일을 확인은 했는데 우리에게 답장조차 안 해줬다. 시간이 지나고 웹툰 작가로 경험이 쌓였을 때 이때를 생각해보면 불공정 계약의 하나였다. 그 당시에는 웹툰 시장이 이제 막 커지고 있을 때라 예비 작가들이 많아질 때였다. 이 틈을 노려 실력은 있지만, 정당한 계약 내용이라든지, 최소한의 고료가 얼마인지 저작권의 이해가 없는 예비 작가들의 등단하고 싶은 마음만 건드려서 불공정 계약으로 웹툰을 만들어 팔던 게 흔할 때였었다. 그 담당자도 그중 하나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이런 피해들이 속출하다 보니,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누구든 사용할 수 있게 공유하고 적극 활용을 위해 많은 홍보도 하고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어진 문제지만, 그때 나와 형이 그 담당자의 손을 잡았다면 지금의 나는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관련된 일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문체부에서 고시한 표준계약서를 꼭 참고하시길. /홍인근 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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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3 15:49

[기고]달라진 전북교육에 바란다

정책은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교육 정책의 무게는 더욱 무겁다. 지난 십여 년간 ‘아이들이 시험 걱정 없이 행복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평가를 등한시한 결과 전북의 교육 경쟁력은 전국 최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전북의 서울대 진학자 수가 80명인 반면 대구는 190명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대학 입시 결과가 교육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사회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학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의 기본적인 책무는 학생의 학력을 키우는 것이다.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전북에서 초등 총괄평가가 시행됐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평가가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이들이 배운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성취 기준에 도달해 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 있어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변화할 수 있다. 최고의 장인이 만드는 제품도 검수 과정을 통해 완성도 높은 명품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다. 평가의 척도에 다다르기 위한 노력의 과정 또한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다. 학력신장을 위한 정책 변화 뿐 아니라 전북교육은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학부모로서 다양한 의견을 가진 분들이 존재하지만,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로선 이런 전북 교육의 몇 가지 정책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특히 진로·진학 컨설팅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서울‧수도권과 비교해 입시전문가를 찾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하는 진로·진학 콘서트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러한 지원은 단순히 진학률을 높이는 것을 넘어, 아이들의 자아실현과 미래 설계를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물론 사교육에서 이뤄지는 소위 일타강사들의 비싼 컨설팅과 견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 시절 학력 신장이나 진학지도에 소홀했던 만큼 진학전문가를 양성하고 학교 현장의 전반적인 입시지도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청이 관심을 갖는 만큼 우리 학생과 학부모들의 눈높이를 헤아려 빠르게 학생 맞춤형 진학지도를 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학무모 입장에서 교육비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에게 부담이 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전북에듀페이’는 이러한 부담을 덜어 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도 교육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박수를 주고 싶다. 지난 6월 부터는 서점, 독서실 뿐 아니라 안경점, 교복점, 대학 원서 접수비 등 사용처를 확대해 학생 교육활동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고, 학부모들도 경제적 부담을 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마지막은 학생 해외 연수다. 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은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를 경험하고 글로벌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교류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글로벌 사회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을 키우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앞으로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길 기대한다. 특히 지난 2년 간 전북 교육 경쟁력에 힘을 쏟은 만큼, 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더욱 강화돼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발전을 위한 교육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지난 2년 간 전북 교육 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 십여 년간 정체되고 뒤쳐진 전북 교육을 정상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제라도 변해야 한다. 혁신적인 도전에는 항상 반대와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전북 학생들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그런 진통은 이겨내 주길 바란다. 학부모는 ‘내 편 네 편’으로 나뉜 교단의 갈등과 분열을 원치 않을 것이다. 편향된 이념을 넘어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가 최우선으로 고려되기를 바란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난 2년간의 변화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정책이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변화와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학부모로서 이러한 변화에 참여하고, 건설적인 비판과 제안을 통한 참여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정유미 전북학부모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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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3 14:04

중단 잦은 군산∼제주 이스타 슬롯, 반납해야

군산∼제주 노선을 운항 중인 이스타 항공이 잦은 운항 중단으로, 도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높다. 슬롯(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하기 위해 배분된 시간)을 반납받고 노선 운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항공사에 이를 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을 탯자리로 출범했던 이스타 항공의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가면서 일어난 현상이어서 안타깝다. 군산공항의 노선 정상화와 도민들의 편익 증진을 위해서는 수익만을 추구하는 이스타항공과 선을 그었으면 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7월 동절기 잦은 결항과 여객수요 감소,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다음 달 27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군산~제주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하고 국제선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에는 운항 휴지 신청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최근에는 전북자치도와 군산시에 실무 협약서 기간(2023년 9월~2028년 12월)이 남았음에도 이를 파기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동절기에 상대적으로 여객 수요가 많은 동남아 노선을 운항한 뒤 제주 관광이 시작되는 4월부터 군산~제주 노선을 재운항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군산∼제주 노선은 1일 이스타항공 2회, 진에어 1회 등 3회(왕복 6편)가 운항되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에는 이스타항공이 빠지고 진에어가 기존 1일 1회에서 2회로 늘려 운항키로 했다. 전북 출신인 이상직 전 의원이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누적 탑승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대표 LCC(저비용 항공사) 업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9년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 위기에 부닥쳤다. 여기에 횡령·배임 문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경영난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골프장 관리업체 ㈜성정을 거쳐 2023년 1월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넘어갔다. 그동안 전북자치도 등은 이스타항공의 안정적인 운항을 위해 착륙지원금과 손실보전금을 지원했으나 운항 재개 1년 만에 다시 중단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 진에어와 같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장기적 안목에서 우호적으로 대처하는 항공사에 슬롯을 배정하는 문제를 냉정히 검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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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10.01 17:41

난공불락의 최고 요새, 남원 운봉! 이제는 제2중앙경찰학교로!

최근 남원시가 경찰청이 추진 중인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과 관련하여 전국 47개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 끝에, 충남 아산시, 예산군과 함께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최종 선정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원(南原)은 예로부터 비옥한 땅이 펼쳐져 있어 하늘이 고을을 정해준 땅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로 불리우던 곳으로 지명 그대로 남쪽의 근원이자 중심으로 통일신라시대 5소경 중 하나였고, 조선시대에는 남원도호부로 1군 18현을 관할 할 정도로 규모가 큰 도시였다. 특히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로 선정된 운봉은 풍수지리적으로는 조선시대에 저술된 정감록에 전쟁, 재해, 질병 발생으로부터 안전한 명당으로 꼽히는 십승지로 기록될 만큼 치안과 거주환경이 뛰어난 곳이다. 게다가 운봉은 역사적으로 삼국시대 이래 난공불락의 최고 요새로 특히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고려 말 왜장 아지발도를 맞아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 황산대첩의 전승지로 나라를 지킨 곳이다. 또한 6.25전쟁 빨치산 격전지로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의 인성과 소양을 습득하는 경찰학교로서는 최적지이다. 이와 더불어 백두대간과 지리산의 고봉으로 둘러싸인 운봉고원은 백두대간의 동쪽 고원지대로서 백제와 가야 및 신라가 교류하는 중요한 길목으로 1500년 전 동서 교류의 현장을 오늘날 영호남을 잇는 길로 광주대구고속도로가 지나가고 달빛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자못 의미심장하다. 이처럼 운봉은 지리산 천혜의 자연환경과 영호남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통로로 풍요와 희망의 공간이자 수천 년을 이어온 천혜의 요새로서 왜 남원이 제2중앙경찰학교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진다. 현재 경찰학교가 중부권인 충주에 위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제2경찰학교는 지역 균형 발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다른 후보지인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은 같은 충청권에 속해 있어, 이 지역이 제2경찰학교의 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지역 균형 발전의 취지에 역행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이번에 후보지로 꼽힌 남원 부지는 기재부 소관 100% 유휴 국공유지로 토지매입 부담이 없어 정부의 긴축재정기조와도 부합하는 데다 영호남 교통 중심지인 남원은 고속도로(광주대구, 순천완주)·고속철도(KTX·SRT)·2030년 달빛철도 개통 등으로 경찰학교 유치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영호남 남부권 경찰관 교육생들의 접근성과 국토 균형 발전, 그리고 설립 예정 부가 국유지로서 가진 용이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남원의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져 남원 운봉 지역이 제2경찰학교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경찰청에서는 2차 평가를 거쳐 연내 대상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으로 제2중앙경찰학교가 설립될 경우 신임경찰 연 5천명이 입교해 1년 가까이 머물며 교육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한 해 300억원 정도의 경제효과와 상주인력 300여명의 인구유입 등 지역에 많은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줘 남원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정부의 현명한 결정으로 지난해 폐교 서남대가 글로컬대학 30선정으로 소생됐듯,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로 남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권덕철 남원발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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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16:06

미술관과 도서관

전주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특색 있고 재미있는 도서관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학산숲속시집 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 연화정도서관 등 기존의 도서관과는 다른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과 함께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도서관은 여러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그 결과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또한 전주에서는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전주도서관여행 등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어 언젠가부터 전주는 책의 도시가 되었다. 그런데 미술관은 어떠한가. 책과 미술 작품은 대중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영역 중 하나일 만큼 문화생활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분야이다. 그리고 미술관과 도서관은 공공에게 문화의 기회를 공적으로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 지역에는 전북도립미술관을 비롯하여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러 사립 미술관이 있다. 하지만 수도권과 비교해 보았을 때 다양한 전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여 문화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지역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색 있는 다양한 전시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만큼 미술관 입장에서도 운영 자체가 쉽지만은 않다. 전주 한옥마을 근처에는 서학동 예술마을이 있다. 1980~1990년대 옛 골목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에는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공방들이 많이 모여 있다. 서학동사진미술관, 구석집, 적요쉼쉬다, 서학아트스페이스 등 여러 전시 공간들이 있고 작가들도 자신의 작업실과 공방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에 오면 한옥마을은 누구나 다 찾고 있지만 서학동 예술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 구석구석 볼거리가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한옥마을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전주시에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도서관과 함께 미술관을 운영하는 등 미술관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서학동 예술마을에 위치한 서학예술마을도서관에는 담쟁이갤러리라는 전시 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미술 작품 감상의 기회를 함께 제공한다면 풍부한 문화의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미술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소규모 미술관에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도립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 등 규모가 큰 미술관만이 미술관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동네의 작은 미술관이 때로는 독특하고 특색 있는 전시로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음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미술관 입장에서도 지원을 받게 된다면 좀 더 책임감을 느끼며 품격있는 전시를 마련하고자 고심할 것이다. 셋째, 아파트 재개발, 재건축시 커뮤니티센터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조례를 제정했으면 한다.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 미술 작품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예술과 문화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가 도서관에 심혈을 기울여 책의 도시가 된 것처럼 미술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게 된다면 더 생기있고 품위 있는 멋진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와 성장이 더디고 인구도 줄어 경제적으로 위축된 작은 도시이지만 정서적으로 예술적으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도시, 전주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가림 유휴열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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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16:06

“제발 엄벌해 주세요”⋯ ‘모범시민’의 나라를 위해

#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렇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영화는 처음이다. 올 추석 가장 뜨거웠던 한국영화 ‘베테랑2’ 얘기다. 영화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악인을 직접 응징하는 ‘사적제재(私的制裁)’ 실행자와 동조자를 최종 빌런으로 설정하고, 뻔한 ‘정의구현’으로 끝을 맺는다. 10여년 전 강렬한 기억을 남긴 미국 영화 ‘모범시민(Law Abiding Citizen)’이 떠오른다. 불합리한 사법시스템에 분노한 남자의 치밀한 복수극을 담은 액션 스릴러다. 주인공은 범죄자를 무자비하게 처단하고, 연루된 판사와 검사‧변호사를 조롱하면서 사법체계의 결함과 모순을 꼬집는다. 세상을 향한 통쾌한 복수극으로 치닫던 영화는 예상치 못한 불편한 결말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절차적 정의’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반면 ‘베테랑2’는 결말이 명료하다. 얼핏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해놓은 답에 ‘진지한 고민’이 없다. 그래서 불편했다. # “딸이 돌아올 수만 있다면 지옥에라도 뛰어들 수 있습니다. 부디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세요.” 고가 외제차 운전자의 159km 음주‧과속 사고로 열아홉 살 딸을 떠나보낸 유족들이 지난 8월 말 전주지법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울음을 쏟아냈다. 사고 직후 가해자는 법망의 빈틈을 노렸다. 음주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사용했고, 검찰은 범죄자의 음주 수치를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의 최저치로 낮춰야 했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노련한 범죄자들이 악용하고 있다. ‘초범이라는 이유로,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이유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심지어 신혼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는 범죄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 물론 일면만 들춰내 자의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대다수 선량한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렇다. 정말 온갖 사정을 다 챙겨주며 선처와 감형을 아끼지 않는다. 사형제도도 사실상 폐지했다. 관대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법부의 판단이 끝나도, 행정부가 남발해온 면죄부, 사면·복권 제도가 남아있다. 속이 터진다.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억울한 피해자들이 자신을 해한 범죄자의 출소 후 보복을 두려워하며 발을 뻗지 못한다. 저지른 범죄에 비해 너무나 일찍 출소한 흉악범·성폭행범들로 인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인권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범죄자 인권보호에 부족함이 없는 나라다. 상식 밖의 판결을 받아들고 가슴을 치며 세상을 원망하는 피해자, 유족들이 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사적제재(私的制裁)’를 소재로 한 TV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져 나오더니, 정의구현을 표방하며 이를 현실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유튜버들이 늘어 논란이 됐다. 사법기관은 기다렸다는 듯이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댔다. ‘사법 불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잔뜩 벼르고 있었을 것이다. 공권력과 사법체계를 무시하는 사적제재는 엄연한 불법이다. 정당화하거나 영웅시할 일이 절대 아니다. 그런데도 대중이 이런 불법행위에 열광하는 이유를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범죄자에 대한 사법기관의 처벌 수위가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져 있다. 국민의 울분이 터져나와도 응답은 없다. 우리 국민 모두는 너무 쉽게 사회로 돌아온 범죄자들의 누범으로 인한 제2, 제3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선 대법원 양형기준부터 국민 법감정에 맞춰 대폭 손질해야 한다. 천인공노할 범죄자들이 고개를 치켜들고, 그 뒤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이 피울음을 삼키는 모습을 보며 이 땅을 떠나고 싶은 모범시민이 더 늘어나기 전에 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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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10.01 13:45

춤꾼 최선 선생의 무대

그가 무대에 섰다. 짙은 무대화장을 하고 멋진 초립을 쓴 남자 춤꾼. 눈빛은 빛났으나 살짝 들어 올린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올해 여든아홉 살, 최선 선생이다. 지난달 전주한옥마을의 전주대사습청에서 열린 전주시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발표 무대에 선생이 섰다. 허리를 다쳐 짧게 무대에 섰던 지난해와 달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호남살풀이 동초수건춤을 시작부터 끝까지 마무리한 선생의 춤은 감동적이었다. 그의 춤사위는 이제 절정에 이르러서도 격정적이거나 동적이지 않다. 몸에 스며들어 그 자체로 춤이 된 몸짓 손짓 발짓이 마음 가는 대로 이어질 뿐이다. 객석에선 누군가가 ‘서 있기만 해도 춤’이라며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는 그의 몸짓에 환호했다. 선생은 1935년생이다. 그의 어머니는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던 그를 최승희의 제자였던 김미화 무용연구소에 데려갔다. 여덟 살 무렵이었다. 그러나 스승은 6.25가 발발하자 전주를 떠났다. 배울 곳이 없어지자 전주국악원에서 우리 춤을 가르치던 기생을 찾아가 수건춤, 산조춤 법고춤, 승무를 배웠다. 남자가 춤을 춘다고 손가락질했던 시절이었지만 춤을 자신의 길로 삼았다. 어느 사이 춤꾼 최선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지만, 다시 정인방 선생을 스승으로 모셔 학춤 무당춤 등 정통 춤사위를 물려받았다. 그 뒤 선생은 지역에서 이어져 온 춤의 뿌리를 찾는 일에 매달렸다. 오늘에 이어진 <호남살풀이춤>이 그 결실이다. 살풀이장단에 정중동의 아름다움을 실어내는 호남살풀이춤은 맺고 풀고 어르는 묘미와 고도의 절제미, 섬세한 발 디딤이 조화를 이룬다. 선생은 이 춤을 바탕으로 전라도 지역 권번과 기방에서 동기(어린 기녀)나 초립동(초립을 쓴 어린 남자)이 추었던 수건춤을 다시 정리한 <동초수건춤>을 내놓았다. 동초수건춤은 장구와 징, 구음으로 이루어진 장단에 맞춰 손에 작은 부채나 하얀 손수건을 들고 춤을 춘다.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사위가 섬세하고 고운 이 춤은 지난 1996년 도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가장 튼실하게(?)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춤이기도 하다. 딸 지원씨가 뒤를 잇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 춤을 더 널리 알리려는 선생의 열정으로 대중들과 만나는 기회를 넓혀온 결과다. 선생은 어느 무대건 자신이 서는 무대에 심혈을 쏟는다. 해마다 열리는 이 합동무대에도 예외는 없다. 꼼꼼한 리허설로 오히려 스텝들을 긴장시키고, 사전에 무대 점검을 위해 공연장을 찾는 이도 선생이 유일하다. 문득 90세에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춤꾼이 또 있었든가 궁금해진다. 선생이 한평생 지켜온 치열함이 그 힘 일터다. 들여다보니 ‘무대에 대한 예의’가 거기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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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10.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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