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다가오는데⋯전북 1263곳 급경사지 위험천만
 “날이 따뜻해지면 산사태가 날까봐 걱정되네요. 어린아이들이 있는 학교도 있는데…” 17일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의 한 주택가. 작은 주택가들을 등지고 있는 작은 산이 보였다. 하지만 이 산의 경사로는 얼핏 보더라도 45도 이상 기울었다. 산 아래 있는 주택들은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흙더미 속에 그대로 파묻힐 것만 같았다. 주택가 바로 앞에는 아이들이 있는 초등학교도 있었다. 혹시라도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아이들이 있는 초등학교까지 이어질 것만 같았다. 마을 주민 김모 씨는 “매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 쯤 되면 산사태가 발생할까 무섭다”면서 “학교도 있는데 산사태를 막을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18일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1가에 위치한 작은 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 가파른 절벽아래 주택들이 들어서있다. 가파른 절벽에는 앙상한 가지만을 내민 크고 작은 나무가 90도 가까이 자라고 있었으며, 중간중간 거대한 돌덩이들이 눈에 보였다. 굴러 떨어질 듯해 보이는 바위는 금방이라도 주택을 덮칠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해빙기가 다가오면서 전북지역 곳곳의 급경사지에 대한 낙석‧붕괴 우려가 높아 신속한 정비가 요구된다. 급경사지는 높이 5m, 경사도 34도, 길이 20m 이상인 인공비탈면과 높이 50m, 경사도 34도 이상인 자연비탈면 등을 일컫는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의 급경사지는 총 1263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장수가 188곳으로 가장 많았고, 순창 170곳, 임실 166곳, 군산 106곳, 남원 92곳, 익산 83곳, 정읍 80곳, 무주 72곳, 진안 68곳, 전주 66곳, 부안 53곳, 고창 42곳, 김제 41곳, 완주 68곳 순으로 급경사지가 존재했다. 도가 1263곳의 급경사지에 대한 재해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위험도가 높은 C‧D‧E 등급을 받은 곳은 447곳이었다. C등급은 369곳, D등급은 75곳, E등급은 3곳이었다. C등급 이하는 재해의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지속적인 점검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이 중 14개 시‧군은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붕괴위험이 높은 붕괴위험지역은 147곳을 지정해 관리에 나섰다. 이에 도는 올해 전주 4곳, 군산 5곳, 익산 4곳, 진안 2곳, 무주 3곳, 정읍‧김제‧완주‧고창 각각 1곳 등 9개 시‧군의 붕괴위험지구 22곳에 대해서 사업비 188억 4600만 원(국비‧도비‧시군비 포함)을 투입 급경사지 정비사업에 나선다. 도 관계자는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지역에 대해 우선적으로 정비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정비를 완료한 곳이라도 붕괴위험은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링을 통해 도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