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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흥갑 명창은 순조 2년(1802년) 전라북도 김제군 주산면에서 출생했다. 그는 가창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났으며 성음이 월등하여 출중했고 12세에 입산하여 10년간 소리공부를 마치고 바로 대성한 명창이었다. 특히 모흥갑은 적벽가에 출중했는데 그 누구도 그의 앞에서는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할 정도로 당대의 독보적이었다. 모흥갑이 10년 공부를 마치고 세상에 나오자 그의 명성은 빠르게 퍼졌다. 헌종 13년(1847년) 헌종의 부름을 받고 상경한 것은 그의 나이 45세 때의 일로 조정 관리가 다 모인 자리인 어전에서 모흥갑은 적벽가 중 ‘적벽대전’을 불렀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모흥갑의 완숙한 기량에 헌종 임금을 위시하여 삼정승 육판 이하 어전에 나열한 대신들은 지위와 체면을 잊어버리고 흥과 탄성을 자아내며 그의 소리에 열광하였다고 전한다. 헌종 또한, 탄복하여 출중한 기량을 가상히 여겨 모흥갑에게 종이품(宗二品) 동지(同知)의 벼슬을 제수하였다. 상민으로서는 왕 앞에 나설 수 없었으므로 비록 명예직 일지언정 임금의 총애를 받고 벼슬까지 제수받은 것은 모흥갑 명창이 최초였다. 모흥갑은 각 양반가의 부름을 받고 소리를 하며 수천 금을 벌었다. 특히 평양감사의 부름을 받고 평양으로 내려갔던 모흥갑은 연광정에서 소리를 할 때 그의 통성이 10리 밖까지 들렸다 하니 그러한 명성과 소리의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모흥갑은 헌종의 윤허를 얻어 전북 김제 주산(현재 완주군 난전면 귀동. 지금의 구이 부근)으로 이사를 한다. 그 당시에는 모흥갑과 더불어 송흥록의 명성도 대단했는데 모흥갑은 송흥록의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자신과 더불어 송흥록의 실력을 비교하고 싶었던 모흥갑은 마침 전라감사 생일 연 때 감영에서 두 명창을 동시에 초청하는 일이 생겨 소리 경쟁을 펼치게 된다. 모흥갑은 적벽가를 불렀고 송흥록은 춘향가를 불렀다. 청중은 모두 두 명창의 소리에 감탄했으나 송흥록의 뛰어난 인물 치레, 격조 높은 창제, 그의 고매한 기예 등에 탄복한 사람이 더 많았다고 전한다. 이후 송흥록의 절륜한 소리에 모흥갑은 머리를 숙였고 그는 각 산청의 대방들을 소집하여 전주 신청에서 송흥록을 가왕(歌王)이라 칭하는 봉대식을 거행하게 된다. 훗날 수백 관중은 두 경합과 상관없이 모흥갑과 송흥록, 두 명창 모두를 뛰어난 국창이라 불렀으며 곧은 인격과 절세의 명창으로 현재까지 그들의 일화는 전해오고 있다.
2023. 1. 10 ~ 2. 3. 군산대학교 미술관 미 술 가: 이명자 명 제: 삶은 흐르는 강물처럼 재 료: 한지 위에 먹 규 격: 60.5x93.0cm 제작년도: 2022 작품설명: 먹은 한지를 만날 때 제대로 된 맛을 낸다. 먹이 다른 종이를 만나면, 스미고 번지는 오묘한 느낌이 줄어 Black일 뿐. 오랜 시간 서법으로 다진 필력과 먹의 농담을 유려하게 발휘했다. 모든 것을 품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을 그린 담백한 수묵화. 농익은 인생의 아포리즘을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미술가 약력: 이명자는 전북판화30년 다시, 판화전, 전북아트페어, 건지전, 교육의 공감전, 전북회화회, 전북판화가협회, 한국미술협회전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어떤 꽃은 절벽에 저를 세운다/ 내디딜 곳 없어/ 거기가 세상의 중심이 된다/ 어떤 외부도 꽃을 흔들 수 없다”(‘중심의 위치’ 전문) 복효근 시인이 시집 <중심의 위치>(실천)을 새롭게 발간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시집 속에는 ‘중심의 위치’ 등 67편의 시가 차례대로 실렸다. 그의 시에서는 짧으면서도 정서적 울림이 큰 독창성과 형식의 격을 넘나드는 새로움을 모두 갖추고 있다. 복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제2회 시와편견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복 시인은 수상에 대해 “시동인 작은 시(詩)앗 채송화가 중심에서 작은 노력들이 시와편견문학상이 평가해 준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집은 복 시인만의 간결한 언어로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인 특유의 촌철살인 비유와 인식의 지평을 확대해 존재론적 사고로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전화로다가 시님한테 우리 영감 영가등 달아달라고 했는디……/ 그 영가등 어디 있는지 찾아달라기에 찾아 보여드렸다/ 꼬리표에 쓰인 이름 보더니 아니란다/ 김, 갑, 식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어드리자/ ‘참말로’ 그렇게 쓰여 있냐고 재차 물으신다/ 그렇다 하니/ 쭈글한 볼이 살포시 붉어진다” (‘까막눈’ 전문) 해설을 맡은 황정산 시인은 “시의 가장 큰 특징은 함축성이다. 시가 적은 언어로 많은 의미를 함축해 일상어의 폐쇄적이고 상투적인 답답한 의미의 울타리를 넘어 말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고 우리의 굳어진 사고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복효근 시인의 이번 시집의 시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복 시인은 “짧은 시만 묶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우리 시가 느슨해지고 산문화돼 가면서 긴장미가 떨어지고 난삽해지는 경향을 본다”며 “이를 경계해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 속에 서정성을 담아내자는 작은 움직임을 보였다”고 밝혔다. 복 시인은 남원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1년 계간 시전문지 ‘시와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 신석정문학상, 박재삼문학상, 시와편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도 한세상 끝났다/ 계시가 없어졌다/ 하늘은 갈앉고 신은 배반한다/ 세상이여 종교를 규탄한다/ 나를 더 믿으며 신은 굴종한다”(시 ‘신은 살고 죽었다’ 일부) 올해 88세 미수(米壽)를 맞은 송재옥 시인이 시선집 <바람의 흔적>(신아출판사)을 펴냈다. 그동안 출간했던 5권의 시집 중 고르고 골라 112편의 작품을 엮은 것이다. 그의 시선집은 연륜이 담긴 노(老) 시인의 구수한 노래와도 같다. 아울러 역경을 딛고 사람다운 삶을 향한 구도적인 시심이 녹아져있다. 송 시인은 1935년 정읍시 산외면 출신으로 1991년 ‘표현’ 작품상 시 당선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표현문학회, 전주문인협회, 전북불교문학회, 열린시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열린시문학상과 모악문학상, 국제해운문학상, 전북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갓길 달리는 세상>, <흔들려야 안정하는 추>, <시간 구워먹기>, <어리어리 스무남은 해>, <시늉만 그려진 무늬들> 등이 있다.
“우산을 챙겨 연구실을 나섰다. 욱신거렸던 삭신이 평화스러워졌다. 뼈의 울음도 눈물을 닦으며 멎었다. 실금갔던 글밭이 촉촉해지면서”(본문 ‘경전’ 일부) 최재선 한일장신대 교양교육원 교수가 자신의 6번째 수필집 <경전>(수필과비평사)을 새로 선보였다. 2014년 월간 창조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최재선 교수는 8년 동안 6권에 이르는 수필집과 시집 6권, 시조집 1권 등을 펴내며 부지런하게 글을 썼다. 시인이자 수필가로 활동 중인 최 교수는 날마다 보행을 통해 길에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서도 정신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인생을 연마한다. 이렇게 글쓰기와 보행을 통해 깨달은 생명과 사물의 이치를 최 교수는 수필집 <경전>에서 5부에 걸쳐 총 66편을 실어냈다. 최 교수는 “내 삶에서 글쓰기와 보행을 빼면 심장과 혈류의 강이 멈춘 것과 같다”고 담담히 고백한다. 최 교수의 수필집은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의 빗장을 여는 글들이 주옥처럼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평소 최 교수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귀여겨듣는 버릇이 있다. 그것은 모든 생명과 사물, 자연과 우주를 사소하게 보지 않고 눈여겨보기 때문에 가능하리라. 이 수필집에서 낯익지 않은 어휘를 발견하는데 뜻을 생각하면서 되새김질하는 흥미도 있다. 가다가 넘어져 구르는 모습을 표현한 ‘가동그라지다’, 서로 사이가 좋아 화목한 모습을 나타낸 ‘구순하다’ 등. 마치 책 속에서 낯익지 않은 어휘들이 나올 때면 여행에서 낯선 이와 친구가 되는 듯하다. 최 교수는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히 어휘를 조작하거나 문장을 엮는 것이 아니라 글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며 “글쟁이로서 적당하게 살지 않고 글을 꾀꾀로 쓰지 않으며 치열하게 쓰면서 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준희, 이하 출판진흥원)은 책나눔위원회를 운영하며 <검은 턴테이블 위의 영혼들>(박형주, 나름북스, 2022) 등 7종을 올해 ‘1월의 추천도서’로 발표했다. ‘1월의 추천도서’는 <검은 턴테이블 위의 영혼들>(박형주, 나름북스, 2022), <일상은 얼마나 가볍고 또 무거운가>(조은, 파이돈, 2022),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전영우, 조계종출판사, 2022), <우리말 어원 사전>(조항범, 태학사, 2022), <큰별 작은별>(일곱, 킨더랜드, 2022), <멘토 셰익스피어>(한기정, 그린비, 2022),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강창래, 교유서가, 2022) 등 총 7종이다.
제7기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에 김찬영 전 강원도민일보 부사장이 선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는 11일 제7기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 8명을 위촉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이번에 위촉된 위원의 임기는 3년이며 비상임이다. 위원회는 김찬영 위원장을 비롯해 부위원장에 한관호 전 남해신문 대표이사, 위원은 김진호 전 한국지역언론인클럽 회장, 윤재준 전 경인일보 부사장, 이용성 전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영식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정윤경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일용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이다. 위원들은 문체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국신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학회에서 추천했다. 위원회는 지역신문 발전지원계획 수립에 관한 의견 제시, 지역신문발전기금 조성과 운용에 관한 사항,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선정 등 지역신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주요 업무를 수행한다.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은 “지역신문이 지역민과 지역사회를 단단하게 연결해 지방소멸을 막고 지방시대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해 나갈 수 있도록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진형 시조시인은 <어디까지 희망입니까>(책만드는집)를 통해 은유와 서사가 살아있는 시어를 선보였다. 2016년 ‘시에’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에 당선됐다. 시란 동인, 문학 동인 볼륨 회장과 웹진 시인광장 편집장을 역임했고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등을 활동하고 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앞뒤로 휴가를 냈다. 일찌감치 휴가 계획을 세우면서 ‘부모님도 뵙고, 밀린 책도 눈 따가울 때까지 읽고, 친구들도 만나야지!’ 하고 신이 났다. 얄궂게도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몸살감기에 걸린 거다. 문제는 정말 오랜만에 J와 만나 점심을 먹으려고 집으로 초대한 크리스마스 이틀 뒤였다. 하루 전에 병원에서 받아 온 감기약도 먹었겠다, 좀 나아지려니 했는데 멎지 않는 기침도 괴롭지만, 두통과 현기증 때문에 몸을 가눌 수 없는 거다. 결국, J는 죽을 사다 주고 물을 끓여주고 약을 챙겨주며 꼬박 한나절 동안 병간호를 해주었다. 너무 오랜만에 아플 때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경험했다. 어색하고 미안하고, 그래서 조금 불편한 기분. 좋은 점도 있었다. 자다가 깨어 물을 찾거나 화장실에 가려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을 때 다른 사람의 기척이 지척에서 느껴진다는 건 참 안심되고 다정한 거구나, 새삼 알았다. 제목부터 다정한 김혼비의 <다정소감>은 다정한 시선과 언어유희와 위트가 조화로운 책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책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것’의 첫 문단은 앤서니 호로비치의 소설 <맥파이 살인 사건>에 나오는 문장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몰라도 책으로 인생이 바뀌려면 떨어지는 책에 맞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는 작가는 실제로 “떨어지는 책에 맞은 적이 있다”라는 얘기를 꺼낸다. 책으로 제 발등 찍은 이야기. 그러면서도 짐짓 진지하게 인생을 바꿀 만큼 “새로운 세계를 눈앞에 열어” 준 책들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책에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모두 22편의 산문이 수록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비행기는 괜찮았어’는 코끝을 찡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작가가 외항사(外航社)의 승무원이 되어 첫 비행을 앞뒀을 때의 일. “손으로 하는 거의 모든 것에 놀라울 정도로 재주가 없던” 김혼비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머리부터 화장까지 30분 안에 준비를 끝낼 수 있게 됐을 때도 한 시간이 더 필요했다. 첫 비행 전날 밤, 늦게까지 비행 전 브리핑을 준비하느라 그만 늦잠을 자버렸다. 원래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그만 1시간이나 늦어버린 것이다. 울 것 같은 기분으로 씻고, 화장하는데 잘될 리가 있나.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발을 동동 구를 때 거짓말처럼 초인종이 울린다. 문 앞에 여자 동기 네 명이 서 있다. 다들 침대에서 바로 몸만 빠져나온 듯 파자마 위에 점퍼를 걸친 차림으로, 얼굴에는 졸음을 조롱조롱 붙이고 집에 들어와서는 A는 빗, B는 헤어드라이어, C는 핀과 스프레이, D는 브러시를 들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화장도 머리 손질도 서툰 동기가 걱정돼서 새벽바람 맞으며 달려온 사람들. 늦지 않게 준비를 마친 그녀는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무사히 첫 비행을 떠난다. 작가는 “망했다는 생각에 손마저 얼어붙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는 손들 같은 것. 그 손들이 누군가를 필요한 형태로 만들어가는 과정 같은 것. 등 뒤로 따뜻한 눈빛들을 가득 품고 살짝 펴보는 어깨 같은 것”이 연대이고, 다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왜 아니겠는가.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더는 못 하겠다.’ 싶은 순간에 어디선가 손들이 나타났다. 그 손들이 주저앉은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 물을 떠다 주고, 어깨에 묻은 검불을 털어주고, 부드럽게 등을 밀어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다시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힘. 그 다정의 감각을 나는 몸으로 익혔다. 용감하고 다정한 J와 친구들에게서. 서로에게 다정하게 기대, 서로의 다정함에 기대, 올해는 당신도 나도 조금 더 멀리까지 갈 수 있기를. 씩씩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국립익산박물관이 지난 2020년에 개관한 이후 누적 관람객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인데 향후 익산 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과 밀착된 현장 박물관 구현이 과제로 놓여있다. 10일 국립익산박물관에 따르면 개관 첫해인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에는 관람객 수 41만 7527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관람객 수는 22만 4321명으로 이전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에는 관람객 수가 41만 2670명으로 개관 첫해 관람객 수 40만명 대를 겨우 회복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지난해 어린이박물관을 개관했으며 교육시설인 강당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여건을 조성했다. 또한 상설전시실 고도화 추진으로 미륵사지실 사리장엄구 전시 개선, 디지털 콘텐츠 확충 등 전시콘텐츠를 강화하고 보존과학동 구축으로 소장품의 보존과학 장비 및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관리체계도 마련했다. 문제는 그동안 국립익산박물관은 전시관, 어린이박물관 등을 구축했으나 신생 박물관이다보니 아카이브 공간 활용이 다른 박물관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미륵사지 유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박물관’을 표방했지만 지하 2층, 지상 1층의 낮고 평평한 건물로 지어져 일부 관람객들은 박물관 입구를 찾기 어렵다는 불편사항을 온라인상에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국립익산박물관은 올해 첫 전시로 10일부터 5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전북의 고대 성곽’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1960년대부터 연구된 180여기의 전북지역 고대 성곽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현재까지 25개의 성곽에서 발굴된 유물 등 290건 380점의 전시품을 한자리에 모아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올해 ‘고군산군도(가제)’를 주제로 특별전을 기획하고 있으며 미륵사지 유적을 3D 영상으로 복원 제작한 신기술융합콘텐츠 ‘미륵사 거닐다(가제)’도 제작 선보이게 된다. 최흥선 국립익산박물관 관장은 “지난 2년 동안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관람객 중심의 전시를 추진하겠다”며 “관람 환경을 개선하고 특성화 콘텐츠를 강화하는데도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 전라일보 논설고문이 10일 계간 문예연구에서 제81회 신인문학작품상(소설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번에 ‘적벽강’이란 작품으로 수상을 차지한 그는 “문학 작품은 사람들 간의 소통 수단이자 거기서 얻는 감동으로 모두의 삶을 고양시킨다”며 “격려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나름 최선을 다할 각오이다”면서 수상소감을 밝혔다. ‘적벽강’은 가진 것 없는 주인공이 자본의 압력과 회유에 소신으로 맞서며 삶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 탄탄한 구성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작품 ‘적벽강’을 통해 오랜 습작의 시간을 성실히 감당해왔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했다. 전북대를 졸업한 유 고문은 한국일보, 전북일보 기자와 전라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전라일보 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라일보 논설고문으로 재임 중이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다음 달 6일까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지프 지기(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한국 영화팀, 해외영화팀, 홍보미디어팀, 콘텐츠사업실 등 12개 부문에 속한 23개 파트로, 모집인원은 총 430여 명이다. 모집 대상은 국내 거주 성인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신청은 전주국제영화제 지프 지기 홈페이지(https://volunteer.jeonjufest.kr)를 통해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이밖에 자세한 사항은 전주국제영화제 기획팀(063-280-7902)에 문의가 가능하다.
전북도립국악원이 2023년 도립국악원에서 근무할 관현악단장·상임 단원을 공개 모집한다고 10일 전했다. 모집인원은 총 6명으로 관현악단장, 공연기획실, 무용단, 관현악단 각 1명과, 창극단 2명이다. 원서 접수는 오는 16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응시 자격 및 세부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도립국악원 홈페이지나 전북도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5기 입주작가 7인이 지난 10개월간의 창작활동 결과물을 선보인다. 다음 달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우연의 시차’로 권다예, 김영봉, 김희선, 문채원, 윤미류, 장영애, 정희정 등 입주작가 7인이 참여한다. 김영봉 작가는 지역의 환경과 생태를 중심으로 쓰임이 다한 소재들을 수집 가공해 작업했다. 여기에 몸의 노동과 중간 기술을 활용한 작업 태도는 상실감이 난무한 사회에 작은 온기를 불어넣으며 다양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윤미류 작가는 또 다른 작가 K를 퍼포먼스 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소품과 배경 등을 활용해 평면에 재구성했다. 편지로 K와 서로 응답하기도 하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 준다. 전주문화재단 창작기획팀 김진 차장은 “통제되지 않은 각자의 삶 안에서 생성된 우연과 지나쳐온 시간이 만나 생긴 시차를 통해 그 속에서 그대로 머무를 수도, 때론 지나쳐 갈지도 모를 우연의 시차를 그 자체로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올해 ‘아르코 공공예술사업’에 전국 문화재단으로 유일하게 선정돼 국비 2억 2000만원을 확보했다. 이번 공모에 선정된 ‘예술로 그린(GREEN) 전주’ 사업은 기후 위기를 고민하는 예술가와 기획자 그리고 환경단체들과 함께 지역의 환경 문제에 대한 전시, 포럼, 예술교육, 생활예술을 진행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을 끌어내고자 기획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기후위기에 대한 공공의 인식을 높이고자 기획된 예술 프로젝트로 과거 사업 준비 기간을 통한 안정적 사업계획과 예술가, 기획자, 환경단체가 함께하는 안정적 거버넌스 사업 수행구조가 돋보였다"며 사업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작품 제작, 교육, 포럼, 워크숍 등 다양한 세부 사업을 통한 지역 내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공론화 기능 부분에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전주문화재단 백옥선 대표이사는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환경파괴와 기후위기에 대한 예술적 담론형성과과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공생에 대한 사색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고 시민에게 깊은 울림과 실천적인 삶의 동력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주시 청년 예술인 그룹 ‘THE 젊은’이 오는 29일까지 뜻밖의 미술관에서 제1회 'THE 젊은 아트페스타'를 개최한다. ‘THE 젊은’은 청년 작가들로 구성된 청년 예술인 그룹으로 창단한 지 6년의 세월 동안 10여 회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소속 청년 작가들의 성장 발판이 됐다. 이들은 이번 아트페스타에서 'THE 젊은' 소속 지역작가 8명(김하윤, 김승주, 문민, 박마리아, 이루리, 이가립, 이진, 이창훈)과 전국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22명을 초대해 총 30명의 작가들이 2023년 전주시 시각예술의 폭을 넓히는 미술 축제를 열 예정이다. 또 이번 프로젝트는 전국 각지의 작가를 초대해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저렴한 판매가로 시민들에게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예술인들이 펼치는 축제의 장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신진작가 발굴 및 타 도시 작가들과의 교류, 나아가 전주시 문화예술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 향후 2년 주기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뜻밖의 미술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전국 공예 작가를 대상으로 전주공예품전시관 대관 신청자를 상시 모집한다. 대관은 다온관(전시 1관)과 라온관(전시 2관) 등 총 2개의 전시관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기간은 오는 2월 21일부터 12월 24일까지 1주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공예품전시관 공예문화산업팀 (063-281-1610)에 문의가 가능하다.
채소밭 작가 개인전‘Kings never die’가 오는 20일까지 전북도청 1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는 BTS, 블랙핑크, 아델, 레이디 가가, 에미넴 등 세계적인 팝스타를 그린 28개의 작품, 라라랜드 남녀 주인공의 춤추는 모습 등 다채로운 인물화 13점이 선보인다. 또한 오로라가 흐르는 밤하늘에 별빛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각각의 컬러의 길고 짧은 막대기 등으로 표현한 7개의 작품 등 총 48점을 쉐잎아트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도 만날 수 있다. 그는 지난 2020년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퇴근 후 여가시간에 독학으로 수천 장의 그림을 그리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채소밭 작가는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인 쉽게 아이디어를 내고 칼로 파내어 어떠한 형태나 틀을 구현하는 쉐잎아트 기법으로 캔버스를 채웠다. 그의 작품은 주제마다 느낌이 달라 진한 선만으로, 수백 송이 장미로, 글자로, 밤하늘에 흘러내리는 별빛을 닮은 긴 막대기 등으로 작품을 표현하고 있다. 채소밭 작가가 새롭게 걸어가는 길이 아직 진행형이지만 그는 본인이 평범한 직장인에서 ‘미술작가’가 되는 과정을 통해 누구든지 무엇인가를 해보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근무했던 전북도청의 직원이 아닌 작가로서, 작품으로서 그가 알고 지냈던 동료들을 만나는 것에 깊은 소회의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늘은 유승옥 전시를 보러 길을 나서려 아침 일찍 장애인 택시를 예약하고 전주의 청목미술 관에 도착하였더니 1층에서는 재불 작가 손석의 전시 준비가 한창이었다. 글로벌한 작가답게 흥미로운 것이 많아 글로 만들어져도 좋을 그림들이었으나 관심 있게만 둘러보고, 내 원래의 취지가 이 지역의 작가만 다루자는 것에 충실하기 위하여 유승옥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의 추상회화이다. 사진을 찍으며 진지하게 한 바퀴를 돌았으나 아직 감이 안 잡힌다. 이 작가에 대해서는 사전 정보가 전무하니 더욱 작가의 의중을 짐작하기 어려워 또 한 번 둘러본다. 우선 원의 형태가 눈에 많이 띈다. 그러다가 2018년 10월에 있었던 전시의 팸플릿을 보고 그 원들이 달항아리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다른 의미도 있겠으나 모름지기 내 편의를 위해서 그렇게 짐작을 하고 추리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달항아리를 소재로 삼으면 그 주제를 위해서 질감을 묘사하는 흔적이 있어야 하고 명암과 음영률을 따지는 일루젼의 효과에 신경을 몰두하는 것이 달항아리 작가들의 일반적 시각인데 그런 객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것을 차용하여 자기의 주관만을 표출하고자 했음이 여실히 눈에 띈다. 말하자면 달항아리가 주체가 아니라 달항아리는 단지 작가의 주관을 표현하기 위하여 차용되어진 것이라고 보였다.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것들은 달항아리의 실체보다 차원이 높고 깊은 불성이었고, 만다라였으며, 거기에 연유한 인간애였다. 자기의 변을 강하게 어필하려다 보니 어쩌다 하모니즘 경향의 작품도 더러 보인다. 이런 마음은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들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해야 할 말은 많은데 한정된 공간에서의 욕심이었다. 여기에 지역의 선배로서 한 마디만 조언하겠다. 장욱진 선생이 하늘나라로 가셨을 때 이름 잊은 서울공대 교수가 무슨 신문인가에 산업만 찾고 고위 공직자나 정치가, 연예인들에게만 쏟아지는 이 나라의 분위기를 질타하는 긴 글을 본 적이 있다. 위대한 화가의 별세 소식에 인색한 미디어에 대하여 이 나라의 고급문화는 죽었다고, 그것도 공대 교수가 쓴 분통 터지는 글을 본 적이 있는 만큼 위대한 철학자이고 예술가인 장욱진 선생. 내 젊은 날, 선생이 일찍이 발표한 "강가의 아뜨리 에"라는 책을 읽으며 "이 글은 잉크를 찍어 쓴 게 아니고 넘쳐서 나오는 잉크로 썼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너무나 자연스럽게, 쉽게, 그러면서도 있는 감동을 모두 느끼게 쓰여졌던 책, 위대한 사상가였던 선생은 내가 아직도 말뿐이지 가끔 놓치고 있는 한 마디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그림에 있어서도 보태기보다 빼는 것이 더 힘들다"는 말씀, 같이 기억하자.
“예술은 삶과 아름다움을 사랑하도록 돕는다. 자신은 아름다움을 표현할 특권을 받았다”고 신께 감사하는 앙드레 브라질리에 ‘멈추어라, 순간이여! (Eternal Moment)’전시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9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예술 황금기의 마지막 전설로 불리는 앙드레 브라질리에(Andre Brasilier, 1929~)가 직접 고른 회화 120여 점, 특히 6m가 넘는 대형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다. 1929년 프랑스 소뮈르에서 출생한 브라질리에는 화가 알폰스 무하의 제자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20세에 프랑스 최고 예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서 그림 공부를 했고,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로마대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 거장의 영적인 탐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라고 CNN이 표현한 문구처럼 브라질리에 작품은 영적이고 마음을 힐링하는 색으로 그린 서정시(抒情詩)와 같다. 그는 블라맹크, 샤갈과 예술적인 교류를 했고 고갱, 마티스 등 거장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만의 독특한 색채와 간결하고 부드러운 형태로, 상징성이 돋보이는 시적인 풍경과 자연을 선보인다. ‘새로운 장르의 낭만주의’를 창조한 것이다. 전시는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처음은 ‘축제로의 초대’, 두 번째는 ‘풍경이 말을 걸었다’, 세 번째는 ‘그녀’, 마지막은 ‘삶의 찬가’이다. 그의 작품의 주제가 말(馬), 자연, 음악, 여성으로, 특별히 그의 부인이자 뮤즈인 ‘상탈(Chantal)’을 화폭에 많이 담았다. 영원한 뮤즈! 그의 행운이자 여신이다. 그에게 말과 여인은 언제나 영감의 원천이고, 음악회에 갔을 때는 ‘순수한 영감의 순간에 참석’하는 기쁨을 누렸다고 한다. ‘축제로의 초대’는 그가 서커스, 음악회, 무도회에 갔을 때 느꼈던 경탄과 존경, 놀라움과 기쁨을 회화로 옮겼다. ‘풍경이 말을 걸었다’의 풍경은 그의 회화가 갖는 색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드러낸다. 자연의 광대함과 진동은 모두 색의 변주로 리듬감이 뛰어나다. 그는 인물이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회화의 소재이자 주제라고 믿으며 ‘그녀’를 1958년 결혼 이후 수없이 그렸다. ‘삶의 찬가’는 그가 회화가 좋은 취향의 언어로 세계와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려냈다. 그는 찰나의 시상(詩想)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신비스러운 푸른색과 흰색으로 찬란한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거장이 멈춰 세운 아름다운 찰나가 영원이 되는 순간이다. 그는“강렬한 감정을 표현하려면 미친 듯이 사랑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예술이 마술이 되는 경험을 하게 하는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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