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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순 교동미술관장, 지역 문화공헌 기여...국무총리 표창 수상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이 지역 문화공헌 및 박물관·미술관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다. 2023년 박물관·미술관인 신년 교례회가 9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이 후원하는 신년 교례회에서는 매년 국내 박물관·미술관 활성화와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대상으로 정부 포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대통령 표창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국무총리 표창은 김완순 교동미술관장, 신동조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지방학예연구사가 받는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올해 사립미술관 중 유일하게 국무총리 포상자로 선정됐다. 김 관장은 전주 한옥마을에 방치된 공장 터를 도지재생의 일환으로 미술관을 개관했다. 15년간 약 100여 회의 기획 전시를 무료로 개방하고 도민과 관광객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공헌을 위해 노력해 왔다는 평이다. 또 여러 사업 추진을 통해 문화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융복합 문화예술 강의의 토대를 마련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매년 '교동미술상' 선정으로 문화예술 인력 창출 및 지역 예술계의 성장과 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사회적 공헌자로서 역할을 수행한 관장으로 평가받았다. 김 관장은 "지역 문화예술계가 더 든든히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3.01.08 16:31

1987년 전주 고교생들이 싹 틔운 바람꽃, 활짝 피어나다

1987년 전주 고교생들이 모여 동아리 '바람꽃'을 피웠다. 청소년 문화가 척박했던 시기에 고교 예술 문화를 형성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동아리 '바람꽃'의 시작을 기념하고 도내 문화예술 청년들의 작업 산실을 마련하기 위해 36년 만에 다시 뭉쳤다. 1987년 당시 동아리 '바람꽃'의 회원들이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다시 모여 오는 10일부터 29일까지 전시회 '바람꽃-향연'을 연다. 동아리 '바람꽃'은 미술, 음악, 문학, 사진 등 문화예술 창작을 하는 전주의 고등학생이 모여 만들었다. 당시 고교생들의 대외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청소년 문화에 새로운 비전 및 이정표를 제시하는 동아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36년이 지나서야 동아리 회원 일부가 다시 모이게 됐다. 고교생으로 시작했던 동아리가 어엿한 중년이 돼서 만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전시는 1987년 결성된 동아리 '바람꽃'을 기념하고 향후 지역 예술 청년을 지원할 방향 및 로드맵을 구성해 해마다 새롭게 피어날 예술 청년 동아리 '바람꽃'의 서식지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에는 강다현, 강용진, 강푸름, 박영철, 박종갑, 이주리, 임창현, 이영란, 임솔빈, 진철, 전수영 등 작가 11명이 참여했다. 수묵화, 유화 작품, 사진, 포스터, 도마, 디지털 드로잉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전시한다. 바람꽃 관계자는 "30년이 훌쩍 지나 여전히 창작 활동을 이어가거나 문화예술계에 몸담은 회원들이 다시 전주에서 모였다. 이번 전시는 또 다른 시작과 시각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독립적이고 주체적이고 창의적이었던 씨앗들이 어떤 형태로 발아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3.01.08 16:26

한국의 옛이야기 속 귀신·도깨비, 캐릭터로 다시 태어나다

장난을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한국 요정들이 나타났다. 바로 올랑즈. 올랑즈는 깜짝 놀라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모양새를 나타내는 순우리말 '올랑올랑'에서 따온 말로, 한국 옛이야기 속 귀신과 도깨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이다. 한국문화콘텐츠 스타트업 올디가 옛이야기 속 귀신, 도깨비를 캐릭터화했다. 한국의 옛이야기를 현대인들이 공감할만한 콘텐츠로 재해석하기 위해 캐릭터 하나하나에 옛이야기를 붙이고 의미를 부여했다. 옛이야기로는 사람이 사는 집에 몰래 내려와 신발을 훔쳐가는 귀신 야광귀, 어둠에 대한 공포를 의미하는 귀신 어둑서니, 둘이 같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쌍둥이 도깨비 이야기 등을 활용했다. 올랑즈는 전체적으로 짓궃은 장난꾸러기 같은 이미지를 하고 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귀여운 요정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귀신이라고 하면 으스스하고 무서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올랑즈를 통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기획했다. 올디는 한국의 옛이야기를 보다 재미있고 실감 나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올랑즈를 통해 사람들이 모르는 이야기,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이야기 등을 세상 밖으로 꺼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최지승 올디 문화기획자는 "앞으로 올랑즈를 온라인 스토어, 교육·애니메이션 콘텐츠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옛이야기 속 귀신과 도깨비 이야기, 한마디로 한국의 이야기를 홍보화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 역할을 올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디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올랑즈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올랑즈와 관련된 굿즈(물품)인 달력, 텀블러, 스티커, 메모지 등을 판매 중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3.01.05 17:17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국립국악원 분원의 역할

새해가 밝았다. 계묘년 첫 주 전통예술계의 뜻깊은 소식을 전하니 그것은 지난 28일 강릉시가 추진한 '국립국악원 강원분원 건립 연구용역비' 예산 2억 원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어 올해 정부 예산이 되었다는 보도이다. 국립국악원은 1951년 부산 용두산에서 개원하여 현재 서울을 포함 전라북도에 두 곳, 전라남도 한 곳, 부산광역시 한 곳 등 네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소속된 분원들은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로 전승과 보급, 연구, 발굴에 매진하고 있으며, 지역의 다양한 거점을 확보하여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온전한 지역 전통문화의 균등한 거점을 두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강릉시는 이러한 지역문화 발전의 초석 마련을 위해 국립국악원 강릉분원 유치 목적을 두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국악원 강릉분원의 설립은 수도권과 더불어 지역 균등의 국가발전 주춧돌이 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 회복,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균형발전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자생력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전통문화의 중심을 음악에 두고 예악 사상과 연결하여 인격 수양의 방편으로 삼았으며 민족의 심성과 정서를 그대로 투영하여 존재가치를 잇는 중요한 정책의 주체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중심에는 국가예술기관인 국립국악원이 있으며, 전통예술의 연구, 보급, 진흥 그리고 공연이라는 큰 역할과 기능을 두고 문화 국가발전 전략으로 매진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그러한 국가발전 전략을 기반으로 분원을 설치하여 지역의 전통예술 진흥에 힘쓰고 있으며, 설립된 각 분원은 지역의 특화된 전통예술 기반을 바탕으로 많은 공연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1992년 전라북도 남원을 근거로 처음으로 국립민속국악원이 개원되었으며 이후 2004년 전라남도 진도에 국립남도국악원, 2008년 부산광역시에 국립부산국악원이 개원되었다. 강릉시에서는 미래세대를 겨냥한 ‘미래 교육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미래형 국악원을 목표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통일 한국 및 전 세계 한민족의 문화동행을 위한 ‘한민족예술종합자료관’ 운영, 국악의 현대화, 세계화를 위한 ‘국악 3.0시대의 플랫폼’ 운영 등 타 분원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건립할 예정이다. 특히 분원 건립은 강릉단오제, 강릉농악 등 지역 국악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며 2026 ITS 세계총회 등 강릉시에서 유치하는 각종 국제행사에서 국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등 지역 전통문화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대의 전통공연예술은 각각의 특색을 지닌 지역성과 정체성이 존재하는 전통 콘텐츠에 의해 재창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 강원도 강릉시는 다양한 국가 문화예술 운영기관의 거점 지역으로, 또한 전통공연예술의 허브로 그 전통과 맥을 이어 나가고자 하는 시작점에 서 있다. 지역의 특수성은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 요건이 되며, 고유한 우리 문화유산의 예술적 가치와 더불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핵심이 될 것이다. #국립국악원 #강릉시 #강릉분원 #국가 품격

  • 문화일반
  • 기고
  • 2023.01.05 17:03

옹이 박힌 손으로 써 내려간 사람 사는 이야기...김계식, 시집-시선집 연달아 출간

옛 어른들의 손가락 끝마디에는 옹이가 박혀 있었다. 김계식 시인의 오른쪽 한가운데 손가락 끝마디에도 옹이가 하나 박혀 있다. 바로 '글씨 옹이'. 김 시인은 "오늘도 글씨 옹이가 더 커질 만큼 많은 것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지치지 않는 창작열과 부지런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계식 시인이 서른 번째 시집 <아름다운 체념>(인간과문학사)과 시선집 <서른, 그 푸르른 별밭>(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시집 <아름다운 체념>에는 최근 1, 2년 동안 쓴 작품 중 80편을 골라 시집에 담았다. 이는 빛 밝히는 별, 동행의 꿈길, 빗돌에 새긴 글발, 우리로 이룬 열매, 기쁨 갈무리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일기처럼 시를 써온 김 시인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시선집 <서른, 그 푸르른 별밭>에는 지난 2002년에 출간한 첫 시집 <사랑이 강물 되어>부터 최근 발표한 시집 <아름다운 체념>까지 서른 권에 달하는 시집을 한 권으로 묶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의 깊이가 조금씩 더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김 시인이 당시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는지, 어떤 것에 관심 있었는지 등에 대해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김 시인은 "시선집에 1권에서 30권까지의 시집 표제를 빠짐없이 연결했다. 지금까지 시집을 출간한 제 마음과 족적을 담아 서른한 번째 시집, 시선집인 <서른, 그 푸르른 별밭>을 상재하게 됐다. 처음을 알고 뒤를 모르는 독자들은 뒤를, 처음을 모르고 뒤를 아는 독자는 앞을 짚어보는 하나의 길잡이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한국미래문화연구회, 전북PEN클럽, 한국창조문학가협회, 두리문학, 표현문학, 교원문학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황조근정훈장, 한국창조문학 대상, 한국예술총연합회장상, 전북PEN작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3.01.04 17:39

"카메라는 창작의 도구" 허성철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60이 되면 카메라로 그 인연에 감사를 전하자. 덕분에, 60년. 이렇게 잘 살아왔습니다." 카메라를 사랑하는 허성철 사진작가가 사진집 <칠실파려안: 그 안에서 놀다>를 출간했다. 책은 '전주를 기록하다 Ⅲ', '나를 펼쳐 보이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다' 등 총 3권으로 구성돼 있다. 허 작가는 이를 통해 그동안 달려온 사진 이야기를 정리했다. 사진과 함께 글을 엮어 삶의 기록해 보는 재미에 읽는 재미까지 더했다. 그는 카메라를 기록(재현)의 도구로 활용해 전주의 도시성장과정을 기록하고, 창작의 도구로 활용해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각화하기도 했다. 전주를 기록하다, 나를 펼쳐 보이다에서는 글보다 사진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거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특히 전주를 기록하다에서는 전주의 변화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글보다는 사실에만 입각해 표현한 허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면 사진으로 이야기하다에서는 글과 사진의 비중이 큰 차이가 없다. 사진 일기처럼 순간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사진에 맞는 글을 담았다. 거창한 것을 카메라에 담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담았다. 이밖에 그동안 동아리전, 개인전을 통해 선보였던 작품도 모두 담았다. 남원 출신인 허 작가는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전공했다. 예원예술대, 건양대, 전북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전북일보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3.01.04 17:39

정읍학연구회 창립 10주년 맞아 기념호 '정읍학' 9호 발간

창립 10주년을 맞은 정읍학연구회가 창립 10주년 기념호 <정읍학> 9호를 발간했다. 이번 책은 정읍 출신 민족서도가 창암 이삼만을 다시 생각한다는 주제로 구성했다. 창암 이삼만 특집 논문 4편과 정읍 지역에 관한 논문(역사·문화) 논문 3편 등 총 7편의 지역학 논문을 실었다. 창암 이삼만 특집에서는 창암 이삼만 선생의 서예 연구 및 창암 선양 사업의 현황과 최근 동향을 다뤘다. 논문으로는 '창암 이삼만 서예 연구의 동향과 서예 연구의 현주소(배옥영)', 창암의 여러 출생설 중 정읍 출생설을 확증하고자 하는 '각종 관련 자료들의 종합적 분석을 통해 본 창암 이삼만 성생의 정읍 출생설 논증(김익두)', '창암 이삼만 서예의 서예사적 위상과 그 가치(조민환), '창암 이삼만 선생 선양 사업의 방향과 실천에 관한 문화·관광학적 모색(허정주)' 등을 담았다. 또 정읍 지역에 관한 논문으로는 '갑오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손화중 피체지 재고(안후상)', '태인 피향정의 역사적 변천과 태인 지역의 역사-문화사 전개(오원근)', '정읍이란 지명에 관한 동양철학적 입장에서의 새로운 해석(이동희)'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익두 회장은 "내년에는 <정읍학> 창간 10주년을 맞아 정읍 지역 연구의 토대를 더욱더 공고히 하고 정읍 문화의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찾아 모색하는 전국 규모의 학술대회 개최, 정읍학 총서 발간 등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읍학연구회는 2013년 정읍 지역문화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학술 단체로 창립됐다. 해마다 정읍 지역 문화연구 전문 학술지 '정읍학'을 1권씩 발간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3.01.04 17:3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작가 - 박윤근 '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

<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를 읽다가 각에 꽂혔습니다. 각! 좋습니다. 잘 다린 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소리가 나거든요. 그 소리는 바빠서 만지면 둥글둥글한 느낌이 듭니다. ​면과 면이 만나야 각이 생깁니다. 면은 혼자지만, 각은 상대가 있습니다. 칼 같은 각도 두 면이 힘을 모아야 생겨납니다. 너와 내가 예각으로 만나면 펜이 됩니다. 둔각으로 만나면 팔작지붕이 되고요. 안중근의 집게손가락과 방아쇠가 직각으로 만나 적막해지면, 이토가 쓰러집니다. “가령, 책상 위 저 종이를/ 가로와 세로 반 대각선으로 수만 번 곱접으면/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나 물방울을 볼 수 있다/ 동화를 들려주는 별들과/ 풀잎 끝 풍경을 모을 수도, 지을 수도 있다// ​……/ 지구를 스쳐 지나는 저 유성도/ 실은 우주의 뭇별들과 각을 이루기 위해/ 지상 끝 저 모서리로 내리는 것이다” (‘각’ 중). 펄프의 각들을 헤아리다 밤을 새웁니다. 나무의 둥근 각을 세려면 360일(도)에 5일은 더 필요합니다. 만나지 못했던 각들을 만나려 종이를 접습니다. 저녁노을, 물방울, 별, 그리고 풍경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합니다. 접는 법을 몰라 늘 구겨졌던 마음을 펴보니 각들이 까칠합니다. 지상의 모서리로 갑니다. 뭇별들과 각을 이루기 위해 별똥별이 내려옵니다. “늦은 밤, 고양이 한 마리/ 빗물 속 달빛을 핥고 있네/ 저 몸짓은 둥근 털실을 잃어버린 고양이가/ 아침을 부르는 의식,/ ……// 이제는 둥근 자동차 불빛에 뛰어들거나/ 달빛을 감으며/ 북~ 찢긴 비릿한 밤의 다른 표정을 감아올리지// ……// 저 먼 달 속으로 순한 눈빛들/ 하나둘씩 가로등처럼 켜져 가네” (‘달빛 감는 고양이’ 중). 고양이는 달빛을 감아 눈 속에 넣었을까요, 털로 바꿔 놓았을까요? 빗물과 고양이 혀의 각도를 따라가면 아침이 아침밥을 차려줄 것 같습니다. 비릿한 냄새와 자동차 불빛은 삶과 죽음의 각을 발라줄 것 같고요. 순한 눈빛이 달에 켜는 각은 재기 어려울 듯합니다. “발끝에서 당신의 표정이 달라지는 건/ 밤새 안녕한 당신의 얼굴이 물속 잽싼 가마우지 주둥이처럼/ 맨발 안으로 오버랩 되기 때문// 그 표정은 마치 촘촘히 가죽을 잇댄 북소리처럼 둥글고 깊다// ……// 조금 늦은, 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 단단히 묶었던 신발 끈을 푼 맨발의 표정이/ 발끝을 깨문 듯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때가 있다” (‘스텝’ 중). 우리는 매일 스텝을 밟아 무엇을 만나러 가는 걸까요? 얼굴은 어떻게 내려와 발끝의 각을 달라지게 할까요? 북소리처럼 둥근 각은 왜 피어날까요? 그나저나 너무 늦지 않게 해방된 맨발의 각이 짜르르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총각(總角)은 모두 각입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세상과 각을 세우고 삽니다. 둥글둥글 산다는 것은 젊음에 대한 모욕이지요. 각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둥글어져야 한다는 믿음이 있거든요. 일렬종대 사관입니다. 각과 둥근 것들이 가로로 길게 줄을 지어 오기도 합니다. 엣지 있게 횡대로 옵니다. 이러니 각을 세울 때와 둥그렇게 행동해야 할 때를 아는 게 중요해집니다. 하늘을 예리한 각으로 찔러야 할 가지가 둥치를 흉내 내면 어찌 되겠어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2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됐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1.04 17:38

파도가 넘실거리는 서학동사진미술관 골목...벽화로 활기 찾아

골목은 주민들의 발걸음으로 다져지고 같은 숨결로 이어진다. 골목이 골목답게 살아 있어야 아름다운 도시가 되고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 되는 법이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삭막해진 서학동 예술마을의 서학동사진미술관 골목이 개성 있는 골목으로 다시 태어났다. 도내 미술인 김지연·박민수·이일순·이적요·최은혜·한숙 등 6명과 골목 주민들이 서학동사진미술관 골목의 썰렁한 벽을 스케치북 삼아 벽화 작업에 나섰다. 그동안 미술관 골목은 화분 텃밭, 벽걸이 식물 등으로 정겨운 분위기였다. 지난 2021년부터 도시재생사업으로 골목이 획일화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예전 골목이 따뜻하고 정겨워서 좋았다"는 의견과 "오히려 아무것도 없으니 골목이 깔끔해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밖에 서학동 예술마을 특성상 수많은 문화예술인과 관광객이 드나들기 때문에 옛 골목길 정취를 다시 느낄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골목, 마을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다수였다. 이에 김지연 미술관장을 필두로 도내 미술인과 골목 주민들이 똘똘 뭉쳐 일명 '서학동사진미술관 골목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내용은 벽화 꾸미기. 김 미술관장은 골목이 삭막하고 답답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바다를 그려 넣고, 바다만 있으면 쓸쓸하고 춥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는 생각에 자연을 더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골목 입구는 타일로 나무와 꽃, 풀잎 등 자연을 표현하고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시원한 바다 풍경의 회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골목 살리기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한 골목 프로젝트는 평소 만나지 못했던 이웃들과 만나 벽화를 통해 소통하게 만들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았다. 다른 골목 주민들도 미술관 골목을 보며 서로 골목도 해 주면 안 되느냐는 의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목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일순 작가는 "서학동예술마을현장지원센터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주민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벽화로 인해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친해지기도 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벽화 때문에 골목 안까지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3.01.03 17:40

전주문화재단, 전국 단위 굵직한 표창 수상 '쾌거'

전주문화재단이 전국지역문화재단 대상 연말 유공자 표창에서 김진·선지영 차장이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장상을 각각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표창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에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공로가 있는 전국 기초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하는 시상이다. 전국지역문화재단 사업 중 가장 성과가 뛰어난 사업과 공적이 탁월한 직원을 선정해 표창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창작기획팀 김진 차장은 지역 예술가의 실험적 작품 개발 지원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지역 특화사업 발굴, 예술가의 새로운 매체에 대한 영감을 전하는 전시를 기획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예술가들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을 넘어 해외까지 확장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판로를 개척한 공이 크다.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장상을 수상한 경영지원팀 선지영 차장은 지역 내 대학 및 산학협력단, 환경단체, 시민단체 등과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며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등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을 실현하는 데 적극 기여했다. 조직의 안정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직원 역량강화 교육을 추진하고 업무 과정 개선 등 운영상 미비점을 선제적으로 보완해 왔다는 평이다. 백옥선 대표이사는 "직원들이 그동안 지역문화진흥 및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더 나아가 국가 문화 발전에 기여한 결과를 일정 부분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3.01.03 17:39

서예로 다지는 새해 새 각오 - 청소를 잘 하자

“청소를 잘 하자. 주변이 잡다하면 고를 게 많아져서 인생을 낭비한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송웅정씨의 말을 재구성하여 써본 나의 새해 각오이다. 청소(淸掃)의 뜻은 ‘(빗자루로)깨끗하게 쓴다.’이다. 그런데, 누구라도 쓸고 닦기 전에 먼저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청소라는 말에는 ‘정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주변에 물건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고 잡다하게 널브러져 있으면 필요한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또 적당한 것을 고르느라 헛된 시간을 보낸다. ‘불과 몇 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라며 간과하다보면 평생 동안 그렇게 낭비하는 시간이 일생의 1/10, 2/10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정리를 포함한 의미의 청소를 잘해야 하는 이유이다. 주변의 환경을 정리하는 청소도 잘 해야겠지만 그런 청소보다 더 중요한 청소는 마음의 청소이다. 마음 청소를 못하여 오래된 원망과 미움을 가슴에 안고 산다든가, 쓸데없는 물욕, 권력욕, 과시욕에 사로잡혀 늘 허덕이며 산다면 삶을 그만큼 낭비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청소하지 못하여 이것저것 손 안대는 것이 없이 서둘다 보면 결국 이루는 일은 하나도 없고 그저 ‘공자망(空自忙:헛되이 스스로 바쁨)’의 안타까운 삶을 살게 된다. 고를 옷이 많아서 매일 아침 옷을 골라 입는 데에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쓴다면 그 또한 인생의 낭비이다. 마음 청소를 잘하여 마음으로부터 쓸데없는 것들을 내 보내면 삶이 그만큼 가볍고, 가벼운 만큼 알찬 내실로 내 안을 다질 수 있다. 주변 청소, 마음 청소가 나를 알차게 하는 지름길이다. 유가(儒家)들이 사용한 어린이 교육 교재였던 「소학(小學)」 의 첫머리에서도 어린이가 먼저 몸에 익혀야 할 일로 “쇄소(灑掃)”를 들고 있다. “먼지가 일지 않도록 물을 뿌리고 비로 쓴다.”는 뜻이다. 어릴 적부터 주변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부터 몸에 배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물건에 치이거나 잡다한 생각에 얽혀 들어서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가르친 것이다. 필자가 40여 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지켜본 바에 의하면 청소를 잘 하는 학생이 대부분 공부도 잘한다. 주변을 정리하는 능력이 학습내용을 정리하는 능력으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것이다. 청소는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어린이 교육의 항목이다. 어린이에게 공부할 시간을 많이 주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부모나 교사, 혹은 미화원이 청소를 대신해 주는 것은 오히려 어린이를 공부는 물론 제 앞가림도 못하게 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젊은이든 노인이든 새로 한 해를 맞을 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성을 실감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한한 삶을 보다 더 알차고 뜻깊게 사는 길은 주변청소와 마음청소를 잘 하는 데에 있다. 새해 아침에 붓을 들어 한번 써 보도록 하자. “청소를 잘 하자. 주변이 잡다하면 고를 게 많아져서 인생을 낭비한다.”라고.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서예가·서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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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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