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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방문기] 53명의 예술인 작품이 한 자리에…코로나19로 아쉬움 가득

전북예술회관 주변 거리에 JAF 2021 전북 나우아트 페스티벌(이하 JAF)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예술인들의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53명의 예술인과 도민들이 함께하는 전북 최대 미술 축제인 JAF는 지난 19일 코로나19로 개막식 없이 막을 올렸다. 기존에 예정되어 있던 작고 작가전이 코로나19로 작품 모으는 것이 어려워 취소됐다. 전북예술회관 1층에서는 위상을 높이고 미술인의 본이 될 수 있는 원로 작가 초대전 15인과 전북미술문화의 초석을 다져갈 젊은 작가 10인, 사랑의 소품 설치 100인 반에반 할인 특별전이 열렸다. 2층에서는 세계의 비전으로 나아갈 중추적 역할을 할 중견 작가 23인,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빛나게 할 공예 이야기전이 펼쳐졌다. 다양한 작품으로 전북도민들에게 희망과 함께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는 전시회로 전 세대를 아우르고 화합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지난 주말 오전에 찾아간 JAF 축제장은 한적했다. 간간이 보이는 관람객 2, 3명이 전시회장을 채웠다. 코로나19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까지 겹쳐 사람이 많지 않았다. QR코드 인증, 발열 검사, 수기명부 작성까지 하고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하얀 벽에 걸린 화려한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53인의 예술인은 저마다 다른 주제와 형태의 작품으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작가마다 하얀 벽으로 나누어져 있는 구역이 보기에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작은 개인 전시회를 보고 있는 듯했다. 전시회장에 작가가 준비해 놓은 작은 체험 활동들이 있어서 기존 JAF 체험 행사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날 관람객들은 작품 바로 옆에 작품 설명이 없어서 아쉽다. 작품 구역마다 책상 위에 팸플릿이나 작가가 올려둔 자료가 있지만 간단하게라도 옆에 쓰여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며 빨리 코로나19가 없어져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로 기존에 했던 체험 행사 등 부대 행사를 축소해 작품 판매와 전시 관람만 가능하다. JAF를 찾는 관람객의 수는 온라인, 오프라인 축제를 병행한 2020년과 비슷하고 기획 프로그램으로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던 2019년 대비 확연하게 줄었다. 김영민 집행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전북 나우아트 페스티벌은 문화 향수의 기회를 부여하는 뜻깊은 행사다며 전라북도민에게 좋은 조형예술의 융합과 소통의 장이 펼쳐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북 나우아트 페스티벌은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며, 전북예술회관에서 53명의 예술인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8.23 17:36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모나리자의 스캔들3

빈센조는 모나리자에게 반할만 한 인물도 못되었다. 다만 그는 희대의 사기꾼인 에드와르도의 머리카락 한 올의 오차도 없는 계획의 가련한 희생물이었을 따름이다. 루브르박물관의 내부를 너무 잘 알고 있던 그는 란제로티 가의 형제인 또 하나의 빈센조와 미케레 등과 함께 자신들이 시뇨레라 부르는 에드와르도에게 약간의 착수금을 받고 토요일 오후 박물관 관람객으로 들어갔다. 빈센조와 일행은 일요일에는 관람객이 너무 많아 화가들의 작업이 허용되지 않고 월요일에는 모든 보수 작업이나 청소를 위한 정기 휴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이 점을 이용해 화가들이 화구를 맡겨두는 창고에 잠입했다. 결국 이들은 월요일까지 기다렸다가 청소부로 가장하여 마침내 모나리자를 빼내는 데 성공한다. 이를 소재로 우리나라에서는 백만 불의 사랑이라 번역된 오드리 헵번, 피터 오를 주연의 영화도 생겨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연락한다던 시뇨레 에드와르도가 빈센조 자신에게는 2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그림을 가지고 이탈리아에 가면 나는 영웅이 될 것이다 나폴레옹이 약탈품의 일부를 조국에 다시 반환하면 나는 기필코 명사가 되리라 끝없이 환상에 빠지면서 이탈리아에 잠입, 화랑에 접근하여 50만 리라까지 흥정을 하였으나 체포되고 끝내 영웅이 되기 위해 단독 범행임을 주장했다. 철저한 희생양 빈센조 페루치아는 결국 무라테 감옥으로 가고, 모나리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양국 간의 영원한 우호와 단결의 징표로서 1913년 12월 31일 본래의 소장국인 프랑스로 돌아가 이듬해 1월 4일 감격어린 의식 속에서 다시 루브르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지금의 모나리자는 특별히 설계된 살롱 대제타의 오래 된 벽에 습도 조절장치를 설치한 두꺼운 유리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한편 에드와르도는 빈센조가 온갖 환상에 사로잡혀 있을 때 이미 6점의 모사품 모나리자를 현재(2010년) 시세로 1,600만~1,800만 달러로 추정되는 거금을 챙겨 북 아프리카와 중동을 돌며 호사스런 생활을 하다가 1931년 사망했다. 빈센조가 계속 단독 범행임을 주장하니 추적을 당할 필요도 없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8.23 17:21

청춘들이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연극 '청춘: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

2021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 청년예술창작지원사업 연극부문에 선정된 연극 <청춘: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이 오는 27일, 28일에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 공연은 정하늘 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홍진희, 부예진 씨가 기획했다. 공연의 주인공은 딸에게 얹혀 사는 잔소리꾼 덕자와 그의 딸 희주로, 덕자는 딸을 보며 젊은 시절을 그리워 하고 희주는 엄마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덕자의 간절한 소원으로 덕자가 이십 대 청춘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연극 <청춘: 내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인스타그램 인간제작 프로필 링크를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일반 예매는 2만 원, 공연 당일 부모님 동반 및 청바지 착용 예정 시 1만 5천 원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현장에서 예매가 불가하며, 예술극장 수용 가능 인원은 80여 명이다. 연출을 맡은 정하늘 씨는 이 청년예술인창작지원 사업이 선정되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셨다. 젊은이들이 이 지역에서 어떻게 하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청춘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준비했다며 청춘에 걸맞게 젊은이들의 시너지가 많이 발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북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의 청년예술인창작지원 사업은 지역 청년 예술인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발굴하고, 사회에 진입한 청년들이 모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꿈꿀 수 있도록 매년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21.08.23 17:16

힘내라! 작은 영화관…무료 영화 상영 관객 모집

도민들에게 다채로운 영화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도내 작은 영화관의 활성화를 위해 영화문화발전위원회가 이달 31일까지 <2021 주민 시네마스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무비토크 힐링 시네마 - 힘내라! 작은 영화관> 무료 영화 상영 관객을 모집한다. 이번 무비토크 힐링 시네마 - 힘내라! 작은 영화관은 내달 3일 도내 진안, 무주, 장수, 순창, 고창, 부안 등 작은 영화관에서 황정민 주연의 영화 <인질>을 무료 상영하며, 영화문화발전위원회 홈페이지에서만 영화 관람 접수가 가능하다. 상영되는 영화관은 진안의 마이골 작은 영화관, 무주의 무주 산골 영화관, 장수의 장수 한누리 극장, 순창의 천재의 공간 영화산책, 고창의 동리 시네마, 부안의 마실 시네마 등이다. 자세한 사항은 영화문화발전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사업담당자에 문의하면 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다양한 영화, 영상 문화 복지 실현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작은 영화관 활용을 통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제 및 도모하고 문화 소외 지역에 대한 삶의 질 향상과 도민 참여형 영화문화사업이라는 점에 의미가 커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1 주민 시네마스쿨>은 전라북도민의 영화, 영상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권리 확장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추진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21.08.23 17:16

한국인 최초 사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행사 개막

한국인 최초의 사제이자 2021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 기념행사가 익산시 망성면 나바위성지 일원에서 막이 올랐다. 21일부터 10월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념행사는 익산시와 천주교 전주교구가 주최하고, 천주교 전주교구 나바위성당, 전주교구 성음악교육원에서 주관한다. 우선, 21일에는 천주교 전주교구 김선태 주교(사도요한)가 집전하는 기념미사를 시작으로 라파엘호 축복식과 기념음악회가 열렸다. 또한, 9월11일에는 새 사제, 김대건이 꿈꾸던 세상 다시 첫 마음으로이란 타이틀로 토크 콘서트가 나바위 성당 앞마당에서 진행되고, 10월12일에는 김대건 신부일행 착지 순례 행사와 기념미사가 개최된다. 전 세계 카톨릭의 중심인 바티칸시국 성베드로 대성전에서도 성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도 봉헌됐다. 김대건 신부는 요한 바오로 2세(1984년)때 시성돼 성인품에 올랐다. 천주교 박혜가 절정에 달하던 당시 깊은 신앙심으로 사목 활동을 하다 관헌에 체포됐고, 1846년 9월 효수됐다. 익산시와 전주교구는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최근 김대건 신부 착지처를 정비했고, 라파엘호 실물 크기 재현전시를 통해 나바위 성지를 찾는 관광객과 성지 순례객들에게 공개하는 등 앞으로 체험공간 및 미사 등의 각종 행사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라파엘호는 1845년 김대건 신부가 중국 상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함께 현 나바위성지(망성면 화산리)로 입국 당시 타고 온 배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번 행사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다며 김대건 신부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나바위성지는 한국 천주교회사 및 우리지역의 역사성에 대한 상징적 역할과 함께 성지순례 명소로도 자리매김 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21.08.22 16:59

군산유스프라임오케스트라의 첫걸음…8월 28일 창단연주회

군산유스프라임오케스트라가 오는 28일 오후 3시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창단연주회를 한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39명의 단원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전주시 어린이 예술단 오케스트라, 군산유스프라임오케스트라 등 지휘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성준홍 지휘자, 목관 앙상블 포레, 드림온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대표를 맡고 있는 조인목 플루티스트와 단원들의 협연이 예정되어 있다. 연주는 차이코프스키의 Romeo and Juliet Overture(로미오와 줄리엣 서곡), 모차르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세레나데 Eine Kleine Nachtmusik K.525(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메르카단테의 Flute Concerto No.2 in E Minor, Op.57(플루트 연주곡 2번 E단조 Op.52), 베토벤의 Symphony No.6 in F Major, Op.68(교향곡 제6번, F장조), 엘가의 Pomp and Circumstances No.1 D Major(위풍당당 행진곡 1번 D장조) 순서로 진행된다. 송남규 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창단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후원인분들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우여곡절 끝에 창단연주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혹시 참석하기 어려우시더라도 우리 군산유스프라임오케스트라에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군산유스프라임오케스트라는 80여 명의 후원자가 내는 월 5천 원~10만 원의 후원금과 단원들이 내는 월 1만 원의 회비로 운영된다. 클래식 악기를 전공하거나 취미로 연주하는 중, 고등학생 및 대학생으로 결성되어 있으며 매주 철저한 방역 속에서 연습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8.22 16:37

가을밤에 소극장에서 만나는 전통예술 공연

전통예술인과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가들이 관객과 함께 공연의 감동을 생생하게 나눌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가는 서학예술극장의 첫 기획 프로그램인 <소극장에서 맛나는 전통예술>이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여름방학 특별기획으로 준비된 여름밤에 맛나는 소극장 공연 타악연희원 아퀴의 ICT타악 퍼포먼스 히트와 넌버벌 퍼포먼스 아미고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 속에 막을 내렸다. 앞으로 색다른 산조를 만나볼 수 있는 이색산조의 밤과 판소리를 바탕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도채비의 삼국지 SSUL _ 판소리 눈대목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10월 29일에 공연되는 가을밤에 맛나는 소극장 전통예술 공연 <이색산조의 밤>은 산조의 정신을 새롭게 계승하기 위해 지금까지 구현되지 않았던 윤용준류 꽹과리 산조와 이시준류 태평소 산조, 최상진류 모둠북 산조, 이순하류 대북 산조 4곡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소극장에서 맛나는 전통예술>은 11월 19일에 소리극단 도채비의 공연 도채비의 삼국지 SSUL_판소리 눈대목 대결로 막을 내린다. 도채비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매우 어렵기로 유명한 적벽가를 경쟁하는 듯한 남창의 멋과 맛깔스러운 연기, 재즈와 판소리가 어우러진 전통 코믹창극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서학예술극장 이여송 대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는 요즘이야말로 문화예술을 통해 마음의 거리를 좁혀야 할 때다. <소극장에서 맛나는 전통예술>의 다양한 공연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마음의 휴식이 되길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8.22 16:37

하나의 가야사…상반된 관점

가야계 무덤으로 알려진 남원 두곡리유락리 고분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지역 사회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남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 무덤을 조성한 정치세력을 명시할 때 사용한 국명 기문 때문이다. <일본서기>등에 나온 이 국명은 유네스코에 제출한 서류에도 명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남원시민사회단체 등은 임나일본부설(왜가 369년 가야를 점령한 뒤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562년까지 통치했다는 설)에 이용되는 <일본서기> 국명이라며, 등재자체를 반대하거나 용어삭제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역사학자들은 임나일본부설이 허구라는 사실이 학계에서 이미 밝혀졌고, 기문이란 국명은 일본서기 외 다른 사료에도 나온다며 기문이란 국명자체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남원시민단체를 비롯한 전국 280여개 단체는 지난 2일 남원시청 앞에서 성명서를 내고 남원가야를 기문국으로 표현하는 근거는 일본서기의 임나일본부설이 기원이라고 지적하면서 관련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의 가야고분군은 한국사에 존재했던 가야지명으로 등재를 신청하는데,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과 합천 옥전 고분군만 일본서기의 임나지명인 기문국과 다라국으로 등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임나일본부설 강화하는 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등재 전면 재검토하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진행된 상태다. 이 청원에는 19일 기준 5602명이 동의했다. 반면 전북에 독자 가야세력이 존재했다고 보는 학자들은 기문이란 용어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임나일본부설이 허구라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서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가야 소국의 하나인 기문이란 용어는 일본서기 뿐 아니라 다른 사료에도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기문이란 용어는 <일본서기>뿐만 아니라 중국사료인 <양직공도>와 <한원>, 국내 사서인 <삼국사기>에도 나와 있다. 곽 교수는 이어 일본서기만 가지고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동북아 정세와 역사 맥락배경 등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라며 일본중국 학자들과 수차례 학술대회를 열어 검증도 했다고 부연했다. 김재홍 국민대 한국역사학과교수도 19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시민강좌-동아시아 속의 가야국가, 기문가야에서 <일본서기>에서 백제와 반파가 기문을 두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기사가 나온다며 사료의 맥락상 백제와 가야의 일원인 반파가 싸우는 것으로 보아 기문은 전북 동부지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이 가야사를 설명할 때 <일본서기>를 활용하는 문제를 두고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경량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는 가야사와 관련된 사료 자체가 적기 때문에 일본서기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굴곡과 왜곡이 있기 때문에 사료비판을 엄밀히 하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민수 동북아역사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연구논문을 통해 <일본서기>에 흐르고 있는 한반도 국가에 대한 인식, 편찬 이념에 따라 윤색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8.19 18:51

전주세계소리축제 20일 인터파크 · 나루컬쳐 예매 시작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가 오는 20일 오후 1시 1차 유료 공연 티켓 판매 및 무료 공연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 유료 공연은 인터파크에서, 유무료 공연은 나루컬쳐에서 티켓 구입과 좌석 예약이 가능하다. 소리축제 홈페이지에서 공연 정보를 확인하고 티켓 구매 사이트로 이동할 수도 있다. 1차 티켓 오픈 프로그램은 전통 공연이 중심이다. 무료로 진행되는 △판소리다섯바탕 춘향가(방수미/박애리/정상희) △흥보가 (김준수/유태평양/정보권)는 사전예약을 통해 좌석을 선점할 수 있다. 유료 공연인 △판소리다섯바탕 김세미/수궁가 △윤진철/적벽가 △송재영, 장문희/심청가 △산조의밤지순자,강정숙 은 티켓(1만원)을 구입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유료 무용 공연도 준비돼 있다. 한국인의 한을 전통소리 품바의 선율에 실어 몸짓으로 재해석한 다크니스 품바(안무 김재덕), 젊은 안무가(김보람, 김설진, 이경은)들이 의기투합한 무대 △국립현대무용단 HIP合의 경우, 공연 두 개를 예약하면 티켓 가격의 40퍼센트를 할인 받을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SNAP meets Sori(미스터리 퍼포먼스 스냅), 올해 소리축제의 유일한 해외공연인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도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공연별 티켓 가격 및 정보는 상이하다.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티켓 이벤트도 있다. 예술인을 대상으로는대한민국 예술인을 찾습니다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공연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추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SNS이벤트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연장에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객석의 30퍼센트만 개방한다. 특히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소수의 좌석만 운영할 예정이다. 자세한 공연 정보 및 티켓 안내는 소리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8.19 17:42

(속보) 최시형, 전봉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촉구 국민연대 구성

속보 = 전국에 있는 동학농민혁명 단체가 지난 13일 충남 온양에 있는 천도교 아산교구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촉구 국민연대구성에 합의했다. (관련기사 8월 10일 13면, 8월 9일 2면, 7월 23일 13면, 5월 21일 13면)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립유공자 서훈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가명현 동학실천시민행동 공동대표, 박용규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백선기 동학실천시민행동 상임대표 등 동학관련단체 인사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훈연대 구성, 향후 사업계획 등을 논의했다. 회의는 백선기 상임대표가 주도했다. 그 결과, 서훈연대 명칭은 일제와 싸운 최시형, 전봉준 등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촉구 국민연대(약칭: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서훈국민연대)로 정해졌다. 상임대표, 공동대표, 집행위원장, 집행위원, 자문, 고문 등 조직체계도 마련했다. 상임대표는 박용규 연구위원, 공동대표는 김영진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이사장을 비롯 9명을 선임했다. 집행위원장은 백선기 상임대표, 집행위원은 정해곤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사무총장 등 6명이 맡는다. 자문은 역사학자 및 전문가, 고문은 각계원로에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참여단체는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고창동학농민혁명유족회, 김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김제동학농민혁명유족회,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동학기념관(전주) 등 51개로 정해졌다. 향후 사업계획도 수립했다. 8월까지 서울 및 세종시 등 각 지역별로 1인 시위를 지속하고, 범 정부적 차원의 해결을 위해 청와대 앞 시위도 고려하기로 했다. 또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의 면담도 추진한다. 서훈국민연대 발족 및 대국민 기자회견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열 예정이다. 박용규 상임대표는 취임사에서 침략자 일본군과 싸우다가 희생된 2차 동학농민혁명 순국자 서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참석한 분들과 함께 힘을 합쳐, 올해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안겨 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27년 전 자주 국가를 이룩하려 했던 동학 순국선열들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해드리는 일이 보국안민의 나라를 만드는 주춧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8.19 17:38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진도 씻김굿과 산해진미山海珍味

필자는 우리나라 전통의 굿이 좋아 공부하며 우리 굿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인 남해안별신굿의 이수자이다. 굿을 좋아하는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그냥 굿이 좋았다. 어릴 적 동네 앞산 굿당에서 굿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옛 속담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처럼 굿을 보며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풍성하게 차려진 떡과 과일 등 맛난 음식을 얻어먹었다. 운이 좋으면 맛난 돼지고기 수육 그리고 당시 무녀, 악사들이 좋아하여 굿 틈틈이 마시던 모 제약회사의 박*스도 손쉽게 얻어먹었다. 필자의 어릴 적 굿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굿은 좋은 기운을 빌고 마음에 편한 말을 해준다. 특히 그 시절 더욱이 좋았던 것은 굿이라는 멋진 볼거리에 먹을거리가 풍성했던 것이다. 어찌 이보다 좋은 볼거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하지만 지금은 안타깝지만 그러한 굿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10여 년 전 전라남도하고도 진도에서의 추억 여행을 떠나보자. 달빛이 밝은 어느 날 나지막이 들려오는 은은한 징 소리에 순간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고, 도착한 그곳에는 병풍에 다소곳이 입혀진 지화와 흐드러진 지전이 마치 산수화를 보듯 단아하게 펼쳐져 있었다. 또한 황제의 백 첩 반상 부럽지 않은 제수 음식들이 오색 빛깔을 품으며 한 상, 두 상, 서너 상에 자태를 뽐내고 빛을 발하고 있었으니 이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귀한 먹을거리요. 무녀 양손에 움켜진 신칼과 정주의 영롱한 울림은 이름 모를 망자의 해원을 위한 영험한 소리였으니, 그것은 세습되어 내려온 진도 씻김굿의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굿에는 참으로 많은 종류의 굿이 있다. 드넓은 바다와 바다로 나간 이들을 위한 별신굿, 지역의 수호신을 모시고 마을의 평안과 생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대동굿 그리고 돌아가신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씻겨주는 씻김굿. 모두 각각의 특성과 예술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음악과 행위가 보존하고 있다. 진도의 씻김굿은 특히 돌아가신 분을 위한 굿이다. 씻김굿에는 살아계신 분을 위한 굿도 물론 있지만 돌아가신 분의 액을 풀어주고 축원을 담은 해원의 주술적인 의식이 강한 한국인의 마음, 바로 정(情)의 굿이었다. 씻김굿의 먹을거리에는 항상 다양한 향토음식이 존재한다. 여느 지역의 굿 상차림처럼 다양하고 풍성하다. 진도에도 특별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뜸북국이었다. 뜸북국은 뜸부기 또는 듬부기라는 진도 조도 일대에 자라는 해초를 잘 건조하여 끓인 국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푹 고아서 나온 육수에 이 뜸부기를 넣고 갖은양념으로 더욱 감칠맛이 나게 그 국의 진미를 더 했다. 진도의 뜸북국은 밤을 새워가며 진행되는 굿 의식 중에 요깃거리로 먹는 영양 만점의 향토음식이었던 것이다. 일반 톳처럼 생겼지만, 그리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입천장에 부드럽게 닿는 감칠맛이 그만이다. 뜸부기 밑에 살포시 내려앉아 있는 소고기는 뜸부기를 비웃듯 진한 고소함과 넉넉함으로 화답한다. 춘향가의 이몽룡과 성춘향만이 합이 되란 법이 어디 있던가? 전통예술과 산해진미山海珍味는 이렇듯 빼놓을 수 없는 궁합인 듯하다. 오늘 우리 모두 지역의 맛난 향토음식을 찾아 먹어보자.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게 전라북도의 판소리를 들으며 말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8.19 17:38

도내 신예 작가들의 힘찬 발돋움…청목신예작가초대전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 9월 10일까지 기획초대전 청목신예작가초대전을 연다. 전북대학교원광대학교군산대학교예원예술대학교 교수들이 추천한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있는 작가 21명이 참여한다. 회화, 조각, 도예, 설치, 한지 조형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박선희소진영김선남임성목 작가는 자연(세계)을 탐구하고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성창현왕혜경안미정윤예리, 한강 작가는 동시대의 삶(청춘)에 대한 통찰을 드러내며 기쁨, 설렘, 불안, 고난, 욕망과 관계 사이를 조망한다. 심다이박경덕김원정 작가는 조형적 요소, 시공간, 운동, 이동, 감각 등의 경계를 확장해 새로운 각성의 길을 제안한다. 김솔조경주지정민 작가는 매체 탐구와 실험 작업을 현대성과 접목한다. 윤예리이선김유라 작가는 인간의 감성적 인식, 감정에 집중해 자아를 대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유리고지은송수연 작가는 작품에 유한한 현실이 주는 제약을 벗어나기 위한 바람을 담았다. 이들은 휴식, 쉼, 위안, 공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무한 세상을 꿈꾸고 소망하는 인간의 본질적 모습을 환기한다. 청목미술관은 유연하고 도전적인 자세로 창의적인 실험과 변혁의 길을 가게 될 신예 작가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며 이번 신예 작가 초대전에서 선보이는 작가들의 힘 있는 발돋움이 국내는 물론 세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8.19 16:48

전북도민에게 선보이는 도립미술관 컬렉션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10월 17일까지 완주군 구이면 도립미술관 234 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시 추상기행-추상미술 율동과 언어를 연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가 20명의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우선 한국을 대표하는 고(故) 이응노고 임상진고 손아유 작가의 다양한 기법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고 송수남고 문복철이철량이남석이재승정명희 작가의 한국화 작품과 고 이춘기박계성선기현홍현철황영성유희영의 회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정무 작가의 조각과 박성애 작가의 미디어 작품도 전시된다. 국외 작가인 나시룬, 디타 감비로, 에이즈 옹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고 손아유 작가의 작품 색의 간격은 점과 선, 색채로 따뜻한 일면과 무게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고 이춘기 작가는 절대자에 대한 갈망을 동양적인 감성으로 작품 무제에 그려냈다. 고 임상진 작가의 생명의 노래는 예술의 순수성과 독자성을 표방하면서 작가만의 추상 정신을 담았다. 1978년에 제작된 고 이응노 작가의 <문자추상>은 한자뿐만 아니라 한글에서도 추상적 성격을 찾아 다양하게 조합하고 변형시켰다. 필획이 굵어지거나 대담해지고, 구성상으로 단순화된 형태를 엿볼 수 있다. 김은영 관장은 추상미술은 작가의 주관을 통해 사물의 형태를 재구성한다며 관람객 입장에선 구상미술과 달리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기존의 인식과 다른 새로운 형태를 느끼면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기행을 떠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08.19 16:4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 김승옥 소설 ‘무진기행’

「무진기행」은 <무진으로 가는 버스>, <밤에 만난 사람들>, <바다로 뻗은 긴 방죽>,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와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햇볕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았던 엉뚱한 생각을, 나는 무진에서는 아무런 부끄럼없이, 거침없이 해내곤 했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제 점점 수군거림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들어가고 있으리라. 자기 자신조차 잊어버리면서, 나중에 그 소용돌이 밖으로 내던져졌을 때 자기들이 느낄 공허감도 모른다는 듯이 수군거리고 또 수군거리고 있으리라. 「무진기행」의 나에게 무진은 애써 지우고 싶은 자기이며 잊고 있었던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곳이다. 무진은 어둡던 청년시절과 자신을 닮은 이들이 여전히 그들만의 삶을 영위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승옥의 인물들에게 생활이란 남들이 별 생각 없이 예사로 사는 그런 생활이며, 「무진기행」은 생활과 자기 세계 사이의 갈등이 대립되는 세계를 보여준다. 바다는 상상도 되지 않는 먼지 낀 도시에서, 바쁜 일과 중에, 무표정한 우편배달부가 던져주고 간 나의 편지 속에서 쓸쓸하다라는 말을 보았을 때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이 과연 무엇을 느끼거나 상상할 수 있었을까? (중략) 내가 그 바닷가에서 그 단어에 걸어보던 모든 것에 만족할 만큼 도시의 내가 바닷가의 나의 심경에 공명할 수 있었을 것인가? 아니 그것이 필요하기나 했었을까? (중략) 그 대답을 아니다로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무진은 근대적 가치와 전통적인 가치가 혼재된 공간이며, 바빠도 서툴게 바쁜 곳일 뿐 완전한 도시적 성향을 갖추지 못한 곳이다. 윤희중은 무진에서 만난 조, 박, 하인숙에게서 과거와 현실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게 되고, 실패와 환멸의 기억을 되새긴다. 무진을 떠나며 느끼는 부끄러움은 자신이 진정 원하던 세계를 선택하지 못하고 생활로 귀환하는, 환멸의 순환 고리를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인 것이다.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서울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소식 드리면 당신은 무진을 떠나서 제게 와주십시오. 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희중이 아내인 영의 전보를 받고 갑자기 무진을 떠나게 되면서 하인숙에게 편지를 쓰지만, 이내 찢어버리는 행위는 독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독자는 윤희중이 결국 부끄러움을 느끼며 무진을 떠나는 결말에 이르러서야 작가가 텍스트 안에 감춰둔 장치를 재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광주 역구내를 빠져나오며 본 미친 여자의 비명을 들으며, 어머니에 의해 골방에 격리되어 의용군 징발과 국군의 징병 모두를 기피한 후 스스로를 모멸하고 오욕(汚辱)을 견디던, 무진의 골방에서 쓴 일기에 제가 지금 미친다면이라 쓴 문구를 떠올렸던 것과 하인숙이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소리에 시체가 썩어가는 듯한 냄새를 떠올리는 태도는 윤희중이 무진에서 만난 하인숙을 청년시절의 자신과 동일시하는 관계였음을 들추게 한다. 저자가 텍스트 읽기를 유도하고 독자가 몰입하게 되는 지점은 의미생산의 순환이 무한하다. 작가 김승옥은 419, 516 직후의 한국문학에서 반짝이는 별이었다. 감수성의 일대 혁신이었고 문장의 일대 파격이었다. 전후 1960년대 초반, 생존만이 절대가치였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도덕적 가치도 양보해야 하는 사람들로 들끓었던 전후 현실에서는 인간다운 삶의 형식을 위한 문제의식이 필요했다. 그의 소설은 생존을 위한 윤리적 물음에 왜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너무나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말한다. 1964년 발표이후 60여 년이 지나는 지금도 「무진기행」이 현재형으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80년 518 민중항쟁 이후 절필을 하고, 이후 뇌졸중으로 잃은 말 대신 필담을 나누는 소설가 김승옥을 고라니가 뛰어노는 순천만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순천문학관의 집필실과 서울 본가를 오가며 무진을 새롭게 만나게 될 우리를 기다린다. 무진에서의 그의 세계는 지금도 여전하지 않을까. 419, 516은 저에게 역사는 집단적 폭력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실증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저에게서는 절대가치에 대한 믿음을 뒤흔들어 버렸습니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상대적인 세계라면 행위의 결정권자는 나의 욕망 또는 나의 이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승옥, 『싫을 때는 싫다고 하라』 /정숙인 소설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1.08.18 19:09

[신간] 양송희 씨의 첫 에세이 '저질러야 시작되니까'

양송희 씨 /사진 제공 = 이연수 나이 서른에 멀쩡한 직장을 박차고 나왔던 나의 용기는 대단한 믿는 구석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순히 나의 꿈을 위해 저질렀고, 그것으로 인해 꿈이 시작됐다. 또 그 시작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저질러야 시작되니까 프롤로그 중 일부) 축구라면 죽고 못 살던 한 청춘이 가슴 뛰는 일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고 부딪히는 뜨거운 분투기를 담은 양송희 씨의 첫 에세이 저질러야 시작되니까(시크릿 출판사)가 출간됐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에세이는 교복 차림의 소녀가 축구에 열광할 때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장별로 펼쳐진다. 나는 축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렇게 또 한 번 축구가 나에게로 왔다. 1장 사커 키드의 탄생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 중학생 소녀의 운명을 바꾼 이야기다. 축구에 관심도 없던 소녀는 월드컵에서 시작된 축구 사랑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달린다. 2장, 무엇에 끌려 이곳에 왔나? 그건 바로 내 운명은 K리그 팀 인천유나이티드에 입사해 경기장 관리팀 신입사원 양송희의 나이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뀔 때까지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3장, 토트넘에선 한국어도 스펙이었죠는 막연하게 꿈꿔왔던 다른 나라 구단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영국 런던으로 떠나 토트넘 홋스퍼 리테일 스토어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으로 근무했던 이야기다. 마지막 4장, 사는 데 축구가 전부는 아니지만은 영국 런던에서 돌아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채에 세 번째 도전해 성공한 지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양송희 씨는 어느새 축구를 좋아한 지 20년, 축구 산업에서 일한 지는 9년 차가 됐다. 저자는 인천유나이티드 프런트, 토트넘 홋스퍼 한국인 스태프를 거쳐 지금의 K리그까지 오면서 겪은 경험담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는 영국 런던에 있을 때 지하철에서 노트 한 권에 감정과 경험을 기록했다. 기록하는 습관은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저자에게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생겼고, 그 꿈이 이뤄졌다. 울산현대 오세훈 선수는 축구에 대한 저자의 간절함과 열정과 사랑, 그리고 축구를 위해 열정을 쏟아내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축구 선수로서 무척 감동받았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저자 양송희 씨는 그 언제보다 나에게 집중했고, 자연스레 나에 대해 배웠고, 그러다 보니 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그의 끝없는 도전이 기대된다. 그는 전주 솔내고등학교,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18 17:56

[신간] “허공에 깃든 존재의 빛, 신념의 감각“

해가 지면 남자는 달을 줍는다/오래전부터 혼자 사는 남자는/사진 박는 것이 직업이다/가로등 아래 골판지 달 맥주병 달/자전거에 싣고 온 달들을 둘둘 말아/마루에서 안방까지 차곡차곡 쌓았다/월식의 밤, 열일곱 살 딸이 집을 나가자/달 칼라 현상소 간판 붙이고 사진관을 열었다(달 칼라 현상소일부) 진창윤 시인이 시집 <달 칼라 현상소>(여우난골)를 출간했다. 화가이기도 한 진 시인은 붓으로 백지에 이미지를 그려내듯 시적 심상을 언어로 빚어내서 독자에게 보여준다. 이렇듯 시인에게 종이는 세상을 담아내는 화폭이다. 표제작인 달 칼라현상소는 이런 시인의 성향을 오롯이 드러낸다. 이 시는 열일곱 딸이 집을 나간 이후 사진을 박는 것이 직업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그려진다. 남자는 자신이 본대로 달을 찍으려 하지만, 사진을 말릴 때마다 모습이 변해 본래 의도를 계속 벗어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붙들고 남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김지윤 문학평론가는 화가로 활동하다 오랜 습작기를 거쳐 등단한 진 시인은 사라지는 찰나의 시간을 잡아두려 하는 그림과 문학의 공통된 욕망이 만나는 자리를 알고 있는 듯하다며 그 자리에는 슬픔이 있지만, 상실에 대한 절망이나 무기력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끝에 저항하는 슬픔이라고 평가했다. 진창윤 시인 1964년 군산에서 태어났다.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2017년 <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8 17:49

[신간] 코리아 강대국 모드로 전환하라

역사적 접근을 바탕으로 한국의 강대국 DNA 전략을 제시한 책이 출간됐다. 황태규 우석대 호텔관광학과 교수와 박수진 우석대 관광경영학과 객원교수가 공동 저술한 <코리아, 강대국 모드로 전환하라>(굿플러스북)이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아시아에서 어떤 책임을 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 국가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1부 신 강대국의 등장에 나온다. 바로 한반도 책임론이다. 한반도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강대국 한국의 시작이다. 대륙과 해양국가 사이에서 이민족의 침략에 시달렸던 역사만 배우고 기억하는 기성세대에게는 낯선 해석이다. 그러나 문명발전의 순환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예컨대 고려는 아시아 문명의 순환축이었다. 현대산업의 첨단분야라고 할 수 있는 정보IT(고려금속활자), 바이오BT(고려인삼), 문화CT(고려청자)를 발전시킨 뒤 관련 기술과 완제품을 세계로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주변 강대국의 이질적 문화와 문명을 포용하는 방법으로 주체성을 발휘하고, 아시아 문명의 총화를 이뤘다. 개방성과 포용성을 포기한 조선과는 다르다. 한마디로 한국 강대국론은 고려성의 회복이다. 제2부 강대국 시민의 탄생에서는 강대국으로 가는 과업을 수행할 적임자로 청년세대를 지목한다. 후진국 산업전선에서 열심이 살았지만 장유유서(長幼有序)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점철된 조선인의 허물을 벗어 던지지 못한 기성세대와 달리, 선진국형 교육을 받은 최초의 세대여서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은 균형잡힌 사고와 공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첫 번째 세대다. 이에 정치경제학습기회를 보장하고, 국방 의무에 대한 보상으로 국방학점제를 줘야 한다. 제3부 강대국의 전략에서는 새로운 강대국 코리아를 건설하기 위한 기반인 새로운 국가제도를 제시했다. 바로3대 新문화유산이다. 첫째는 민주문화유산 구축, 둘째는 한국의 산업사에 합당한 제도마련, 셋째는 한국의 안정과 성장에 도움을 준 외국인을 위한국립외국인묘지조성이다. 선진국이 되려면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강대국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국가제도로5대 新국가전략과제를 제안한다. 첫째는 글로벌 교류 기반 조성에 필요한 교통관광산업부, 둘째는 청년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투자관리를 담당하는 해외투자청, 셋째는 식량안보와 세계식품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해외농업개발청, 넷째는 750만 해외동포를 활용해 세계경영을 완성할 수 있는 최초 세계의회인 글로컬상원, 다섯째는해외주둔군 사령부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균형발전 비서관을 역임한 황태규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적기업학회(회장), 유럽아시아미래학회, 한국지역경제학회, 등 학술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국토연구원교통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연구기획평가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는 <브랜드 코리아>,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등이 있다. 박수진 교수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자문단, 해양수산부 국가중요어업유산 심의위원 등 다양한 자문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역미래관광연구원 원장, 전주미식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는 <임실치즈 50년사(지정환신부편)>, <농가 70% 중산층, 장수군의 비밀>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8 17:05

[신간] 김명국 시인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왼쪽)김명국 시인, (오른쪽) 책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사진 = 시인동네 홈페이지 한뎃식구들과 낮밥을 먹으면서도/허공에다 자꾸 무언가를 쓰고 있는/논두렁에 풀 벨 낫이나 앉아 갈고 자빠져 있는/의심 많고 조심성 많은 수컷 고라니 같은,/아직 총각이라고 박박 우기는 이웃사촌/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일부) 농촌을 지키며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김명국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시인동네)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오늘날 농촌이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과 부조리함을 담은 53편의 시가 담겨 있다. 지금의 농촌 현실을 반영해 독자의 성찰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비판적 성찰이 돋보인다.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고 해서/할머니께서는 못내 말리셨지만/눈을 단단하게 뭉쳐/벽돌집 담벼락에다 힘껏 던져보던 아이들은/싫증이 나서/검투사처럼 고드름을 땄다(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진순애 문학평론가는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는 금기와 함께했던 시절의 인간사가 신화적 자태로 승화된다. 자연에 대한 숭배의식이 만들어낸 금기다며 자연을 숭배하던 시절을 은유한 것으로, 겸손한 자연이 있어서 겸손한 인간 또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시인은 겸손하게 자연을 대하면서도 자연은 넉넉한 품이라고 생각해 자연과 인간과의 경계를 말끔히 없애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켜 독자들을 시인만의 치유의 세계로 이끈다. 그는 고창에서 태어나 1998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베트남 처갓집 방문>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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