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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지사·교육감 선거운동, 헐뜯기 그만하라

6·3 지방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선거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비방이나 인신공격, 폭로 등 선거전이 진흙탕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카톡이나 문자메시지,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상대 후보 헐뜯기와 가짜뉴스 등이 넘쳐난다. 민선 역사상 처음으로 양자대결 구도가 뚜렷해진 도지사 선거는 물론 매수 의혹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교육감 선거전은 점입가경이다. 이러한 네거티브 공방은 선거에 식상한 도민들에게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선거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치 혐오에 승부를 걸기보다는 지역민의 삶과 지역교육에 밀착된 정책으로 당당히 경쟁했으면 한다. 1995년 민선 자치 이후 전북도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답게 민주당 경선 승리자가 곧바로 도지사로 직행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현직 도지사인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양자 대결을 펼치면서 전국적인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처음으로 선거다운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던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술자리 택시비 제공으로 제명되면서 이번 사태는 비롯되었다. 이 후보의 12·3 내란방조혐의 주장과 특검의 무혐의 결론, 안호영 의원의 선거 불복과 단식, 이 후보의 식사비 대납 사건과의 형평성 논란이 얽히면서 김 지사가 무소속으로 깃발을 든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바라는 정청래 대표의 개입설이 더해지면서 도민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 지도부가 전북에 화력을 집중해 ‘김관영 때리기’에 나서자 도민들은 지지와 반발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중앙당의 내부 투쟁, 또는 대리전 양상을 띤 이번 선거는 전북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이남호 전 전북대 총장과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맞선 교육감 선거는 갈수록 가관이다. 당초 7명의 후보에서 2명으로 구도가 단순해졌으나 표절 논란과 주요 보직 거래설 등이 폭로되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언론인 금품 제공 의혹과 선거사무소 압수수색, 인터넷 언론과의 유착 등 서로 치고받는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적이지 못한 저질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서로 사퇴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존립 근거다. 지금처럼 선거운동이 진행된다면 지역과 교육계가 둘로 쪼개져 반목과 분열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금도(襟度)를 가졌으면 한다. 결국은 같은 지역에서 함께 살아야 할 이웃이 아닌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25 18:50

[사설] 제3금융중심지 지정, 이번에는 반드시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단순한 지역 현안이나 숙원사업의 차원을 넘어선다. 전북의 미래 성장 기반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이자, 국가 균형발전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시험대이다. 전북이 올해에는 반드시 금융중심지 지정을 이뤄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북은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악순환을 겪어왔다. 우수 인재들이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어 왔으며, 기존 산업만으로는 더 이상 지역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결국 전북이 지속가능한 지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북의 금융중심지 추진은 단순히 다른 지역의 기능을 나눠 갖자는 논리가 아니다. 서울이 종합금융 중심지, 부산이 해양금융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면, 전북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기반으로 한 ‘연기금·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라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연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이미 전북혁신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다른 지역이 대체할 수 없는 강점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반드시 적극 활용하고 키워나가야 할 전략적 기반이다. 단순한 지역 발전 논리를 넘어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도권 집중 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인 것이다. 최근 KB, 우리, 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전북에 거점을 마련을 추진하면서 금융 생태계 형성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는 지정 당위성만 강조하던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 금융위원회의 지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전북의 정치권과 지자체, 경제계가 모든 역량을 모아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할 골든타임이다. 물론 지정 이후에도 교통망 확충과 정주 여건 개선, 국제 수준의 업무·생활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그러나 그 모든 논의의 출발점은 결국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게 될 전북도와 전주시는 무엇보다 이 문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다소 느슨해졌던 추진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고, 정부를 설득할 전략과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전북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25 18:50

[오목대] 줄서기와 세 과시, ‘지지 선언’ 경쟁

‘선거판에 끼어들어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바짝 다가오면서 지역사회 각 단체들이 잇따라 선거판에 뛰어들고 있다. 후보 지지 선언을 통해서다. 선거 막바지, 접전을 벌이는 후보에게는 한 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럴 때 뭉치표를 흔들며 애써 조직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단체와 막판 여론몰이가 필요한 후보들의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전북에서도 팽팽한 양자대결을 벌이고 있는 도지사·교육감 선거를 중심으로 지지 선언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학계와 문화예술계, 의료계, 종교계, 여성계, 각종 시민·직능단체까지 앞다퉈 마이크를 잡는다. 어느 단체가 어느 후보 편에 섰는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육 관련 단체뿐 아니라 노동단체, 지역 주민, 대학 동문회,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지역 중소기업까지 경쟁적으로 이름을 내걸고 있다. 선거 때마다 정체성을 내려놓고 아예 ‘정치 조직’으로 변신하는 단체도 있다. 이들의 지지 선언문은 특정 후보를 추켜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대 후보를 겨냥한 비판과 사퇴 요구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지보다 비난과 공격이 앞서는 양상이다. 후보의 입맛에 맞춰 정교하게 설계된 메시지라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단체의 공개 선언이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흐르면서 사실상 후보 측의 조직 동원 경쟁이 되고 있다. 문제는 효과다.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 각 단체의 공개 발언이 순수한 민심의 표현인지, 정치적 이해관계의 산물인지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조직형 공개 선언’에 유권자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해당 단체의 ‘정치적 줄서기’이자 후보 측의 조직력 과시·여론몰이로 읽히기 때문이다. 단체 내부의 문제도 있다.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몇몇이 밀어붙여 성사된 공개 선언이 내부 갈등을 불러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어느 쪽이 먼저 손을 내밀었든 양측 모두 정치적 이해득실을 철저히 따졌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이런 경쟁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보다 오히려 냉소를 키우는 이유다. 여러 단체의 이런 의도된 행동이 선거 이후 해당 지자체 또는 교육청의 불합리한 결정, 이른바 봐주기식 처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줄서기식 지지 선언 경쟁은 선거를 정책 대결이 아닌 조직 동원 경쟁으로 왜곡시킨다. 이는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을 방해하고, 선거를 더 혼탁하게 만들 뿐이다. 지금은 속이 뻔히 보이는 선언이 아니라, 각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냉정하게 검증하고 비교해야 할 때다. 정말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면 각자의 판단으로 조용히 선택하면 될 일이다. 굳이 대중을 향해 조직적인 목소리를 내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영혼 없는 목소리, 계산된 호소에 흔들릴 유권자는 없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5.25 18:50

[경제칼럼] 전북 AI 신산업의 미래, 공공조달 혁신이 마중물 되다

올해 초 전북특별자치도에는 AI 신산업과 관련된 반가운 소식이 잇따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월 새만금 부지에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200MW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AI 수소시티 등을 포함한 약 9조 원 규모의 단계적 투자를 발표한 것이다. 이 거대한 민간 투자가 신산업의 펌프를 마련했다면, 조달청은 약 225조 원 규모의 공공구매력이라는 마중물을 부어 이 펌프를 힘차게 가동하고 있다. 대기업의 인프라 구축과 정부의 조달 정책이 전북의 미래 전략이라는 하나의 물줄기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북특별자치도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실증 및 연구개발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센서로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로봇, 자율주행 장치, 제조 설비 등 현실의 장비를 직접 구동하는 고도화된 차세대 AI 시스템이다. 현재 전북의 AI 산업은 정부의 2026년 국비 766억 원 규모의 재정적 지원과 함께 전북자치도가 주도하는 2030년까지 총 1조 원 규모의 실증·인프라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대학교 역시 ‘첨단분야 AI 제품응용기술 전문인력양성사업’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디스플레이, 메카노바이오헬스 중심의 맞춤형 인재 양성으로 인적․연구 기반을 조성하여 정부, 지자체, 지역대학이 단단한 삼위일체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공공조달은 이 인재들과 기술이 시장이라는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첫 번째 통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초기 고객과 이를 검증할 실증 무대라는 실질적인 원동력 없이는 성장의 펌프질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부응하여 2026년 혁신제품 시범구매 예산은 전년 대비 58.6% 증가한 839억 원으로 확대되었으며, 이 중 26%가 AI 제품에 배정됐다. 또한 조달청은 AI 소프트웨어를 다수공급자계약(MAS) 방식으로 전환하는 신규 공고를 통해 스타트업과 공급기업에도 참여 기회를 넓혔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전북의 청년 창업가와 AI 기업들이 공공조달시장에 도전할 길이 넓어진 것이다. 관건은 민간의 펌프와 조달청의 마중물이 만든 기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새만금 AI 인프라 구축, 지자체의 현장 지원, 대학의 인재 확충, 그리고 조달청의 혁신 구매 채널이 긴밀하게 맞물려 끊임없이 수량을 공급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지역 기업들이 실증 단지에서 기술을 검증받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혁신제품 지정을 받거나 MAS 등록을 추진하며, 나아가 새만금 산업 생태계의 핵심 공급기업으로 성장하는 전주기적 물길을 설계해야 한다. 전북은 이미 스마트농업, 자율주행 농기계, 드론, 수소 산업 등 AI 융합 산업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 지역이다. 여기에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미래 투자와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결합된다면, 전북은 대한민국 AI 신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확실히 도약할 것이다. 공공조달은 단순한 구매 행정이 아니다. 지역 산업을 육성하고 AI 혁신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거대한 산업의 물줄기를 만들어내는 정책 핵심 엔진이다. 전북의 AI 기업들이 공공조달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마중물을 적극 활용해, 더 큰 시장이라는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25 18:49

[문화마주보기] 기후 위기의 시대, 예술의 존재방식

기후 위기는 흔히 환경 문제로 이해된다. 그러나 오늘의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날씨나 탄소 배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쟁과 에너지, 자원과 식량, 국경과 이주가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현실이다. 지금 우리는 인간의 활동이 생물의 멸종을 가속화하는 ‘인류세’ 시대, 즉 문제들이 서로 연결되고 증폭되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긴장은 미술계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는 그 대표적 사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가자 전쟁 이후의 갈등 속에서 일부 국제 미술계 인사들은 특정 국가관의 운영과 심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고, 사퇴와 항의가 이어졌다. 작품의 미적 차원을 넘어 예술의 정치적 책임이 논쟁의 중심에 놓인 것이다. 이는 단지 국제정세의 반영만은 아니다. 기후 위기처럼 자원과 영토, 에너지 패권, 이동과 생존의 문제와 깊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아이스 워치(Ice Watch)》는 북극의 빙하를 도시로 옮겨와 기후 위기를 몸으로 체감하게 했다. 관람자는 손끝에서 녹아내리는 얼음을 통해 위기를 데이터가 아닌 감각으로 경험한다. 그러나 이 작업은 빙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로 비판받기도 했다. 기후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또 다른 탄소를 배출하는 역설. 이는 한 작품의 모순을 넘어 인류세 시대 예술이 직면한 딜레마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최근 리움미술관에서 소개된 티노 세갈(Tino Sehgal)의 작업에 주목해보자. 세갈은 설치물이나 영상, 오브제도 없이 사람의 몸과 목소리, 움직임만으로 작품을 구성한다. 소비 가능한 물질 대신 관계와 시간의 경험만이 남는다. 그의 작업은 예술이 반드시 더 많은 생산과 이동을 통해 존재해야 하는가를 되묻는다. 기후 위기의 시대에 미술은 무엇을 더 만들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덜 생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이다. 기후 위기는 또한 이주의 문제로 연결된다. 가뭄과 해수면 상승, 전쟁과 식량 위기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삶의 터전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기후 난민’은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이다. 기후 난민 역시 정치와 생태, 생존의 조건이 교차한 결과이다. 결국 기후 위기는 인간의 삶과 공동체,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까지 뒤흔드는 문제다. 전북의 현실도 이 거대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달라진 계절의 리듬, 불안정한 강우, 농업 환경의 변화는 이미 지역의 삶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익숙한 일상의 배경 정도로 받아들이곤 한다. 기후 위기의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해답은 무엇을 더 생산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덜 만들고 어떻게 그리고 다르게 존재할 것인가에 있을지 모른다. 더 큰 설치와 더 많은 이동, 더 많은 소비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 온 관계와 책임을 감각하게 하는 일 말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을 중심으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전북 도내 공립미술관들이 많은 것을 양산하는 전시 관행을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덜 만들어내면서도 좋은 전시를 만들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댄 적이 있다. 물론 이러한 반성과 실천만으로 예술이 세계를 구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생물이 왜 멸종의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인지, 어떤 삶들이 이미 위기의 한가운데 놓여 있는지를 외면하지 못하게 만들 수는 있다. 그것이 인류세 시대 예술의 윤리이며, 오늘의 미술이 다시 질문해야 할 미술의 존재방식일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25 18:49

[데스크창] 신항 개장 무엇이 그렇게 급한가

새만금항 신항(이하 신항)이 올해말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군산해수청은 오는 12월말 개장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 문제점 파악에 나서고 있고 현장에서는 항만 인입 도로와 접안 시설의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준비 상황을 보면 이대로 개장해도 될 지 의문이다. 신항의 관할구역이 결정되지 않은데다 어수룩한 항만시설 조성과 막막한 물동량 확보 상황으로 항만 운영이 개장과 함께 장기간 삐걱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항만 시설 측면을 보면 무엇보다도 외곽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북서풍을 방어하는 방파제와 방파 호안만 건설돼 있을 뿐 강한 남서풍에 대비한 방파 호안은 구축돼 있지 않다. 강한 남서풍이 휘몰아칠 때 항내 정온도를 확보치 못해 안정적인 하역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항만시설과 정박중인 선박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두는 기형적이다. 5만톤급 접안 시설의 야적장 폭이 400~500m여야 하나 200m에 그치고 있는데다 야적장 내에 창고까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돼 도로 등을 제외하면 야적장의 제 역할 기대는 난망이다. 이름뿐인 5만톤급 부두다. 원활한 부두 운영을 지원하는 118만2000㎡(36만평)의 배후 부지는 민자로 계획돼 언제 조성될 지 기약조차 없고 접안시설의 마루 높이도 낮아 기상이변때 야적장내 화물 침수 피해마저 예상된다. 운영 측면은 더욱 가관이다. 항만 운영과 관련된 항만기본계획조차 없다. 항만 경비와 보안을 위한 경비 초소와 항만 출입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조차 확보돼 있지 않다. 신항의 운영 업무 추진을 위해 2026년까지 5명, 2027년까지 9명, 2030년까지 총 13명의 인력이 요청됐지만 올해 단 1명의 증원이 확정된 상태다. 특히 새만금 내부 개발의 부진으로 물동량 창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부두운영회사는 ‘물동량을 어떻게 확보하라는 말이냐‘ 며 울상을 짓고 있다. 개장을 하려면 군산항의 물동량을 억지로 끌어와야 해 가뜩이나 어려운 군산항을 더욱 침체에 빠트리는 상황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아직까지 신항의 관할권 문제는 미해결상태다. 행정적인 인허가 기관이 공중에 붕 떠 있다. 오는 8월 행정안전부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일단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자체간 갈등으로 항만내 건축 등 각종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 의문이다. 특히 부두운영회사인 가칭 새만금 신항(주)는 기업 결합이 미승인 상태인데다 승인후 설립될 SPC사가 창고와 운영동 신축 등 비관리청 항만공사를 진행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 개장 연기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이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올 연말 신항의 개장을 강행하려고 한다. 신항의 개장을 강행하면 항내 안전이 담보되지 않아 불안하고 물동량이 없어 개장과 함께 휴업에 들어가며 군산항과의 갈등만 야기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 뻔하다. 현장을 외면한 전시. 탁상 행정의 표본이라는 강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우려가 높다. 다소 늦더라도 문제점을 최소화한 후 개장해야 한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이 그렇게 급한가. 안봉호기자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6.05.25 18:49

[박벼농사의 법률이야기] 야속했던 안전띠, 기사님이 선물한 안전한 내일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안전띠 착용을 요청하더라고. 과식한 탓에 벨트가 불편할 것 같아 그냥 출발해 달라고 말씀드렸지만, 기사님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실 거면 죄송하지만 내려 달라’며 거절하더라고. 술기운에 기분이 상해서 ‘너무하신 것 아니냐’며 항의했는데, 기사님은 ‘손님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기사인 제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되니 양해해 달라’며 거듭 하차를 요구해서 내렸는데, 지금까지도 기분이 별로네. 이거 승차 거부 아냐?”라며 억울해했습니다. 선배님, 기사님이 그렇게 단호하게 나온 데에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50조에 따라 자동차 운전자는 승객에게 안전띠를 매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특히 2018년부터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동승자(뒷좌석 승객)가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운전자에게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반대로 택시 운송사업 발전을 위한 법률 및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운수종사자의 정당한 지시(안전벨트 착용 등)에 따르지 않는 승객에 대해서는 승차를 거부하거나 하차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즉, 기사님 입장에서는 법을 어기면서까지 운행할 의무가 없는 것입니다. 나아가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승객의 과실 비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사는 승객 안전 관리 소홀로 인해 형사적·행정적 책임을 질 위험이 큽니다. 기사님에게는 생계가 걸린 중요한 문제였을 것입니다. 과식과 술기운 탓에 안전띠가 야속하고 몸을 더 불편하게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법이 불편함보다 안전을 그토록 고집스럽게 우선하는 이유는,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 어떤 불편함도 안전띠 미착용의 면죄부가 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상황은 승차 거부로 신고하더라도 기사님이 처벌받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오히려 도로 위의 수많은 위험 속에서 법을 철저히 준수해 귀중한 생명을 지켜내려 했던 기사님의 고집이었던 셈입니다. 불쾌했던 오해를 거두고, 선배의 안전한 내일을 선물해 준 기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25 18:46

전북, 올 여름 평년보다 덥고 비 많이 내린다

올해 전북의 여름이 평년보다 덥고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전주기상지청이 발표한 6~8월 기후전망에 따르면 오는 6월과 7월은 북인도양‧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한반도 동쪽의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역시 강화된 고기압성 순환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덥겠다. 다만 다른 해역보다 낮은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로 인한 저기압성 순환이 발생할 수 있어 기온의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지청은 6월과 7월에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확률을 60%, 8월은 50%로 예측했다. 또한 올해 여름 총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6월과 7월은 우리나라 동쪽의 고기압성 순환 강화 등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겠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풍은 평년(여름철 평균 2.5개)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기후감시요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전망이 변경될 수 있으니 매월 발표되는 내용을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번 주 도내 아침 최저 기온은 14~21도, 낮 최고 기온은 25~28도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남서쪽에서 다량의 수증기와 저기압이 유입되면서 26~27일 30~80㎜의 비가 내리겠다.

  • 날씨
  • 김문경
  • 2026.05.25 16:53

전주 감성에 ‘푹’⋯야간 관광 대장정 돌입

전주시가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주의 밤을 물들이는 야간 관광 콘텐츠를 본격 추진한다.윤슬마켓·달빛한잔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전주심야극장·야간연회를 선보이는 등 대장정을 이어간다. 앞서 전주시는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주관 야간 관광 특화 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올해까지 국비 12억 원에 도·시비 28억 원 등 총 40억 원을 투입해 운영된다. 그동안 단기적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상설 콘텐츠를 마련해 지속 가능한 야간 관광 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중 핵심 콘텐츠인 윤슬마켓·달빛한잔이 지난 주말 전주천·원도심 문화공간에서 첫선을 보였다. 윤슬마켓은 지역 예술인의 작품과 디자인 소품을 판매하는 야간형 플리마켓이다. 달빛한잔은 전주천 야경·공연을 결합한 스트리트 펍 형태의 야간 프로그램이다. 지난 22일 오후 8시께 찾은 오목교 교량 위와 전주천동로 일원에는 수십 개의 파라솔이 줄지어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부터 가족·연인·친구 단위 관광객까지 옹기종기 모여 간단한 주류와 스낵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안전상 주류 허용 구간을 제한해 오목교 교량 구간은 대부분 가족 단위, 전주천동로 일원은 연인·친구 단위로 모여 있었다. 다만 일부 오목교 교량 위에 자리 잡은 사람들은 조명이 약한 탓에 휴대폰 손전등을 켜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점점 기온이 오르면 벌레나 날씨로 지금처럼 즐기지 못할 것 같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신애(48) 씨는 “오목교 위에 앉아서 야장(야외 장사) 분위기를 느낀다는 게 신선하다”면서도 “날이 더워지면 벌레나 열대야 때문에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첫 주 현장을 보니 벌써 벌레가 있었다. 고민해서 보완해 나가겠다”면서 “8월은 무더위가 우려되는 만큼 한 달간 휴장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하반기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매주 금·토 열리는 윤슬마켓·달빛한잔을 비롯해 <맛있는 전주심야극장>, <하이라이트 전주! 야간연회>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6월 5일부터 운영되는 전주심야극장은 음식과 영화를 결합한 콘텐츠다. 9월 4일부터 완판본문화관 야외마당에서 열리는 야간연회는 전통·해외 음악과 함께 해외 주류·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매력적인 콘텐츠 운영을 통해 전주 야간 관광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 전주
  • 박현우
  • 2026.05.25 16:18

전북 찾은 여야 지도부…민주 “원팀론” vs 국힘 “오만 심판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중앙당 지도부가 잇따라 전북을 찾아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원팀’을 내세우며 안정적인 국정 동력을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독점 정치 심판론’을 앞세워 정권 견제 필요성을 부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25일 정읍을 찾아 전북지역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날 회의에는 이성윤 골목골목 호남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 김의겸 군산김제부안갑 후보, 이학수 정읍시장 후보, 한민수·강준현 대변인 등도 참석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도 민주당, 전북도지사도 민주당, 국회의원도 민주당일 때 전북 발전이 가능하다”며 “새만금 개발과 전북 발전에 절호의 기회가 왔다. 예산과 법은 민주당이 아니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당정청이 원팀이 돼 전북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전북 국가예산 10조 원 시대와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 결정은 민주당 원팀과 이재명 정부 균형발전 정책의 성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 출신 장관들이 주요 부처에 포진한 만큼 전북 현안 해결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도 이원택 후보 집중 유세를 이어갔다. 다만 정청래 대표가 발언을 시작하자 일부 시위대가 ‘정청래 OUT’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하면서 현장은 한때 소란을 빚었다. 정 대표는 이후 “새만금 개발에는 특별법이 필요하고, 그 법은 민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전주 경기전과 한옥마을 일대를 찾아 민주당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장 위원장은 “35년간 도지사와 국회의원, 시장·군수를 민주당에 맡겼지만 전북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면 민주당 책임 아니겠느냐”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공천의 오만함을 동시에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도지사 선거에 무소속 후보까지 나온 것은 호남 공천에 대한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양정무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도 “전북 경제지표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자살률은 전국 평균을 웃돈다”며 “35년 동안 민주당이 전북을 독점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 107명과 함께 예산을 확보해 전북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 선거
  • 이준서
  • 2026.05.25 16:17

[기획] 전북도지사 후보 공약 질의-어떻게 진행했나

전북일보의 이번 공통 공약 질의는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같은 기준의 질문을 던져, 정책의 우선순위와 실행 의지를 비교·검증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모든 후보에게 19일 같은 시각에 질의서를 전달하고, 22일 자정까지 답변해 달라는 시한을 함께 제시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질문은 총 5개 분야로 구성됐으며, 각 후보는 분야별로 600자 안팎의 답변을 통해 핵심 공약과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질의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전북의 핵심 현안을 축으로 후보들의 정책 역량을 살펴보는 방식을 취했다. 첫째는 새만금·산업 분야로, 개발 속도와 산업 유치 전략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둘째는 광역교통 분야로, 도내 이동 여건과 대외 접근성을 어떻게 개선할지. 셋째는 에너지전환 분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화 전략이 함께 제시되는지 봤다. 넷째는 농생명·식품 분야로. 전북의 대표 산업 기반을 단순 보존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할 구상이 있는지 점검하는 대목이었다. 다섯째는 인구·의료·정주 분야로, 인구 감소 대응과 지역 의료, 생활환경 개선을 어떤 정책 패키지로 풀어낼지 묻는다. 이번 질의는 전북의 성장축, 생활축, 미래축을 한꺼번에 점검하는 구조로 짰다. 독자들은 후보들이 추상적 비전보다 실행계획을 중심으로 답했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어떤 사업을 우선할 것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도민이 체감할 변화는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따라서 이번 공통 질의는 각 후보의 지역 인식과 정책 설계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교형 검증 장치이다.

  • 선거
  • 백세종
  • 2026.05.25 16:16

정책 선거 한다더니…전북도지사 선거판 '네거티브 3종' 공방

김관영·이원택 후보 등 전북도지사 주요 후보들이 지난 21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앞두고 “네거티브보다 정책 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선거판은 여전히 정치적 공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금살포 의혹과 허위사실 논란, 토론회 자료 공유 의혹까지 겹치면서 새만금과 경제,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과 이원택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연이어 김관영 무소속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쏟아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과 무소속 출마를 사전 교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청와대 확인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며 “대통령 이름을 끌어들인 정치 술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금 살포로 민주당 후보 자격을 상실한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당청 갈등 프레임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민수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김 후보가 대통령을 선거판에 끌어들이는 정치적 교란 행위를 하고 있다”며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계산된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원택 후보 선대위 역시 25일 논평을 내고 “김 후보는 현금살포와 증거 은폐 시도, 허위사실 유포 등 범죄 의혹 3종 세트 논란의 중심에 있다”며 “무소속 출마 강행으로 전북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당국과 선관위가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 후보 측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동시에 겨냥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김 후보 선대위는 최근 TV토론회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가 제목과 색상, 배열까지 유사한 도정 평가 패널을 사용한 점을 문제 삼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간 원팀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캠프 단체대화방에서 공유된 시안이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라고 해명했고, 양 후보 측은 “공개 통계를 활용한 자료라 유사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도 여전히 전북 미래 비전이나 지역 현안 해법보다는 각종 의혹과 정치 공세가 선거판을 뒤덮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비전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공식 토론회 자리에서조차 현안에 대한 각자의 견해보다는 여전히 정치적 공세만이 난무했다”며 “지방선거는 일 잘하는 일꾼을 뽑는 선거지 정치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란 점을 전북 정치권이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 선거
  • 이준서
  • 2026.05.25 16:15

전북도지사 후보 TV토론 격돌…새만금·내란 의혹·사법리스크 공방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가 새만금 기업 유치와 지역 발전 전략, 내란 방조 의혹, 사법 리스크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북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2일 KBS전주총국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사실상 투표 전 마지막 방송 토론으로 진행됐다. 초반부터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새만금 기업 유치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이 후보는 “새만금청이 기업 유치 가능성을 분석하고 협상을 이끌어내는 구조”라며 “전북도는 배석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는 “기업 유치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외부 자본과 대기업 유치는 불가피하다”고 맞받았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내발적 발전 전략’을 겨냥해 “지역 기업 육성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지역 내부 역량만으로 성장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2019년 내발전 전략 추진 이후 전북 경쟁력 지수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미 실패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는 “지역 경제 생태계 지원이 소홀했던 만큼 지역 기업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미래산업과 투자 유치를 병행하되 내발적 발전 전략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토론 후반부에는 내란 방조 의혹과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공세가 이어졌다. 이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12·3 계엄 당시 왜 정부의 청사 폐쇄 지시를 따랐느냐”며 “행정안전부 출입 통제 조치를 이행했다는 문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2차 종합특검에서 혐의 없음 결과가 나왔다”며 “사실이 아니면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던 발언의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반격했다. 이 후보는 “불법 계엄에 순응한 태도를 지적한 것”이라며 “특검 결과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맞섰다. 이날 양 후보는 두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양 후보는 “도민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한데 오늘도 서로 기싸움만 하고 있다”며 “당선 이후 재선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도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리기사비 현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청년들에게 지급된 부분은 즉시 회수 조치했다”며 “법원과 검찰에서 상식을 벗어난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선거
  • 이준서
  • 2026.05.25 16:14

[기획] 전북도지사 후보 공약 탐구(1)-후보별 산업 청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본지는 후보들의 핵심 정책과 공약을 분야별로 검증·비교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 순서는 전북의 미래 성장축으로 꼽히는 ‘새만금·산업’ 공약이다. 각 후보가 제시한 산업 유치 전략과 전력·물류·행정 인프라 구상, 지역경제 연계 효과 등을 중심으로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차별성을 분석했다.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산업 구조 개편 방식과 개발 철학, 재원 조달 방식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장 구체적인 ‘산업 생태계형’ 공약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는 현대자동차의 새만금 9조 원 투자를 기반으로 새만금 산업단지 5·6공구를 국내 최초의 ‘RE100 선도 산단’과 ‘피지컬 AI 대혁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로봇 제조공장, 소부장 공급망, 대학 연계 청년 채용까지 포함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특히 태양광·해상풍력 전력을 산업단지에 직접 공급하는 PPA(전력직접거래) 체계를 언급하며 전력 문제 해결 방안까지 제시한 점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다만 대규모 재생에너지 연계망 구축과 AI·반도체 기업 유치가 실제 임기 내 착공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검증 과제로 남는다.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는 물류와 항만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비응항을 국제 물류·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대형 화물선이 접안 가능한 국제 물류항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에너지·바이오 기업 유치도 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핵심 전략은 새만금을 글로벌 수출입 거점으로 재편하는 데 있다. 양 후보의 강점은 산업단지와 항만, 냉동·가공시설을 연계한 해양복합도시 구상이다. 반면 산업 입지나 RE100 전력 공급 같은 구체적 실행 계획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승재 진보당 후보는 ‘호남 초광역 경제권’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새만금을 바라본다. 새만금을 RE100 첨단산업 수도로 육성하고, 용인 반도체 단지 일부의 전북 이전까지 추진하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백 후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기준을 전북의 최대 경쟁력으로 해석한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반도체·이차전지 기업을 유치하고, 완주·군산·익산·전주를 연결하는 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해수 유통과 갯벌 복원을 병행하겠다고 밝히며 환경과 산업의 공존을 강조했다. 다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은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이 필요한 만큼 현실성 논란도 예상된다. 김성수 무소속 후보는 가장 독특한 접근법을 제시한다. 그는 기존 정치권의 국비 의존 개발 모델을 “천수답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새만금을 ‘자산 주권형 첨단산업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STO(토큰증권)와 RWA(실물자산 기반 투자) 같은 금융기법을 활용해 인프라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점은 다른 후보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새만금 부지 사용수익권 확보와 전북개발청 설립, 독립 전력망 구축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첨단 금융기법을 실제 공공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민선8기 동안 확보한 27조 원 규모 투자 유치 성과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대차 투자 유치 경험을 기반으로 새만금을 피지컬AI·이차전지·방산·미래모빌리티 산업이 결합된 첨단산업 특별도시로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국제공항·신항만·인입철도를 연결하는 ‘트라이포트’ 구축과 AI 메가캠퍼스 조성 등을 약속했다. 기존 사업의 연속성과 실행 경험은 장점으로 평가되지만, 반대로 새로운 비전이나 차별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전북지사 선거의 산업 공약 경쟁은 ‘누가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느냐’보다 ‘누가 실제 작동 가능한 산업도시 모델을 제시하느냐’의 문제로 압축된다. 새만금이 더 이상 장기 개발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산·고용·정주 기능을 갖춘 산업 생태계로 전환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의 판단이 주목된다.

  • 선거
  • 김영호
  • 2026.05.25 16:13

달빛 아래 펼쳐진 완판본의 노래, ‘별향단젼이라’ 첫선

전주의 밤이 오래된 활자의 숨결로 다시 살아났다.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 전주문화재단의 전주브랜드공연 마당창극 15번째 시즌 작품‘별향단젼이라’가 한벽문화관 야외공연장에서 첫 막을 올렸다. 올해 작품은 전주가 품고 있는 문화유산 ‘완판본’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름 없는 백성들의 삶과 감정을 목판 위에 새겨 넣던 각수(刻手)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록의 가치와 민중의 목소리를 마당창극 특유의 해학과 소리로 풀어냈다. 무대는 시작부터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붙잡았다. 객석의 등받이에 기대 있던 몸들이 자연스레 앞으로 기울 만큼 흡인력이 강했다. 풍남문과 남부시장, 전주 한지와 판소리 오바탕 등 전주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무대 곳곳에 녹아들며 작품의 지역성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정령’의 존재였다. 완판본과 경판본의 세평을 전하고 극의 흐름을 이끄는 이들은 단순한 조연을 넘어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매개처럼 기능했다. 과거 활자문화의 전성기를 설명하면서도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기록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환기했다. 작품 곳곳에 삽입된 판소리 대목도 반가움을 더했다. 춘향가의 사랑가와 심청가의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은 익숙한 소리의 힘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지난해 14번째 시리즈 ‘오! 난 토끼 아니오’가 수궁가의 전통적 면모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100% 창작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택했다. 자칫 낯설 수 있는 소재였지만 전주의 공간성과 익숙한 정서를 적극 활용하며 대중성과 메시지를 동시에 확보했다. 야외공연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도 극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달빛 아래 들려오는 전주천 물소리와 배우들의 소리가 한데 어우러졌고, 한벽문화관을 지나던 시민들마저 발걸음을 멈춘 채 난간 너머로 공연을 지켜봤다. 공연 중간중간 객석 곳곳에서 터져 나온 추임새와 웃음은 ‘함께 노는 판’이라는 마당창극 본연의 매력을 되살렸다. 관객들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장단에 맞춰 호응하는 풍경은 실내극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생생한 현장이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5.25 15:28

외도 의심, 설날에 아내 살해한 80대 ‘징역 12년’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80대 남편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영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80)씨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설날인 지난 2월 17일 오전 9시께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내 B(68)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가격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평소 A씨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고 의심해 술을 마실 때마다 피해자를 폭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일 역시 A씨는 술을 마시다가 B씨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고, 이로 인해 다투던 피해자를 때리고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후 A씨는 아들에게 전화해 범행 사실을 말했고,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48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배우자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은 평소 혼인 생활 중에도 술을 마시면 의처증 증세를 보이며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위협적인 언동을 자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자녀들은 한순간에 모친을 잃는 크나큰 슬픔을 겪고, 회복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80세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법원·검찰
  • 김문경
  • 2026.05.25 15:27

[줌] 소정미 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장 “여성기업 성장·회복·연대의 장 만들 것”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가 여성기업인의 성장과 연대를 앞세워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제10대 소정미 전북지회장은 “여성기업이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며 교육과 정책, 현장 소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는 지난 20일 전주 추탄1438에서 회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리더십스쿨 및 2026년 5월 월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장상만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과 노군자·배종순·송기순 고문 등이 참석했다. 이번 리더십스쿨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여성기업인의 역량을 높이고, 회원 간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변화의 시대 속 여성기업인의 역할과 리더십’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나눔과 상생, 사람 중심 경영의 가치를 전한 강연은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주여성인력센터의 지원사업 소개와 스트레스 관리 특강도 진행됐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을 관리하고, 조직 안에 긍정적 에너지를 만드는 방법이 공유됐다. 교육 이후에는 회원들이 현장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나누는 교류 시간도 이어졌다. 전북지회는 현재 262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17개 지회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전국적으로는 3600여 명의 여성경제인이 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북은 전주를 중심으로 익산, 군산 등 14개 시군에 회원사가 분포해 있다. 소 회장은 취임 첫해부터 지역별 순회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각 시군 여성기업인이 지자체와 행정기관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3년 임기 동안에는 교육 프로그램 확대에도 무게를 두고 기존 세무, 노무, 안전 교육에 더해 인공지능 관련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이 기업 생존의 조건이 된 만큼, 여성기업도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소 회장은 여성기업이 겪는 구조적 한계도 짚었다. 그는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성별에 따른 차별과 네트워크의 벽이 존재한다”며 “제도적 지원이 실제 기업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여성기업은 소기업과 소상공인 비중이 높다.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에 1조 원대 매출 제조업체가 있는 것과 달리, 전북은 건설·유통업 중심의 소규모 기업이 많다는 설명이다. 소 회장은 “여성기업 제품 구매 비율 등 관련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돼야 한다”며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로 신뢰를 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책임감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지 못할 때가 많다”며 “리더십스쿨이 여성기업인들에게 다시 도전할 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과 정책, 연결의 장을 꾸준히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6.05.25 15:25

홈플러스 매각 절차 돌입···도내 대형마트 판도 바뀌나

회생절차를 진행하던 홈플러스가 결국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 도내에 남아 있는 홈플러스는 총 4곳으로 매각이 진행될 경우 대형마트 산업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5일 홈플러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슈퍼 사업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제외한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인가전 M&A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는 지난 익스프레스 매각 때와 동일한 삼일회계법인이다. 홈플러스는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공식 티저를 발송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홈플러스의 잔존 사업부문은 본사를 포함해 온라인과 대형마트로 구성돼 있다. 이번 인가전 M&A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서울회생법원의 승인을 조건으로 진행된다. 앞서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사인 메리츠금융에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등을 담보로 약 한 달 동안 필요한 운영자금을 브릿지론으로 대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메리츠 측은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의 연대보증 조건 등을 고수하며, 추가 대출에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견해이다. 또한 메리츠 측은 회생 초기 당시 4조원대 가치로 평가받았던 홈플러스 부동산의 현재 가치가 1조 5000~1조 6000억 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의 총 부채는 지난해 기준 약 2조 9000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5개월 가량의 시간이 지난 현재 부채액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내 대형마트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전주완산점 폐점 이후 전주점과 전주효자점, 익산점, 김제점 4곳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익산점과 김제점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주요 대형마트는 홈플러스 4곳, 이마트 4곳, 롯데마트 5곳, 롯데마트 맥스 1곳 등 모두 14곳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 점포를 인수하는 기업이 나올 경우 도내 주요 대형마트의 약 30%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 측은 전체 사업부를 한 번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인수 후보가 없어 실패했다.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만 매각됐는데, 알짜 사업부였던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매각은 더욱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홈플러스의 매각금액은 최소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대형마트 규제와 온라인 유통 증가 등 산업의 역동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매각에 나설 기업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내 한 유통업 전문가는 “무엇보다 자산가치평가액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인다“며 ”홈플러스에는 1만명이 넘는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고, 국내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매각이 된다고 해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현재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3의 기업이 인수할 경우 인수 즉시 국내 대형마트 업계 3위로 부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서비스·쇼핑
  • 김경수
  • 2026.05.25 15:24

[팔도건축기행] 공주 중동 언덕 위 붉은 벽돌 건축의 재발견 ‘충남역사박물관’

충남 공주시 중동 구도심의 가파른 언덕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거대한 건축물 하나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계절마다 벚꽃과 단풍이 번갈아 물드는 언덕 위에 자리한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붉은 벽돌 외벽과 육중한 기둥은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반세기 넘는 시간을 견뎌온 이 건물은 최근 충남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며 지역 근대건축의 상징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수건축자산은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건축물의 역사성과 예술성, 지역 경관과의 조화, 사회·문화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충남도는 올해 처음으로 충남역사박물관과 아산 구정아트센터·온양민속박물관 본관, 당진 합덕 문화공감플랫폼 등 4곳을 우수건축자산으로 선정했다. 충남역사박물관은 상징적인 ‘제1호’ 자리를 차지했다. 반세기 넘게 공주 원도심을 지켜온 시간이 건축문화적 가치로 공식 인정받은 셈이다. ◇무령왕릉 발굴과 박물관의 탄생 충남역사박물관의 시작은 백제사 연구의 흐름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에서 출발한다. 1971년 공주 송산리고분군 6호분의 배수로 공사 과정에서 백제 제25대 무령왕과 왕비의 합장릉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한국 고고학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안긴 사건이었다. 무령왕릉 발굴은 백제사 연구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문헌 중심으로 이뤄졌던 백제 연구가 실물 유물을 바탕으로 본격화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발굴 현장에서는 금제관식과 지석, 청동거울 등 수많은 국보급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정부는 갑작스럽게 출토된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할 공간이 필요해 새로운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 그렇게 1973년 공주시 중동 언덕에 국립중앙박물관 공주분관이 문을 열었고, 1975년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승격됐다. 무령왕릉 발굴 이후 백제 문화에 대한 관심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공주는 지방 도시를 넘어 백제 역사문화의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역사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구축해 나갔다. 당시 박물관 건립에는 백제 문화 복원과 국가 정체성 재정립이라는 시대적 흐름도 함께 반영돼 있었다. 충남역사박물관의 뿌리 역시 이러한 역사문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후 2004년 국립공주박물관이 웅진동으로 신축 이전하면서 옛 건물은 역할을 마치는 듯했지만, 개보수를 거쳐 2006년 충남역사박물관으로 다시 문을 열며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됐다. 건물의 기능은 달라졌지만 공주 역사문화의 중심 공간이라는 역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의 미학, 건축물 자체의 가치 충남역사박물관을 설계한 이는 대한민국 1세대 건축가로 평가받는 고(故) 이희태 선생이다. 그는 혜화동성당과 절두산 순교성당, 남산 국립극장, 국립경주박물관, 부산시립박물관 등을 설계하며 한국 현대 공공건축의 흐름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이희태는 당대 건축계 주류와는 다소 다른 길을 걸었다. 화려한 해외 유학 경력보다 스스로 현대건축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건축 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한국 전통건축을 현대 건축 언어 속에서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갔다. 그가 주목했던 건축물은 경복궁 경회루였다. 공주박물관 하부를 떠받치는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 역시 경회루 석주를 현대적으로 변형한 형태다. 건물을 떠받치는 거대한 기둥 구조는 당시 공공건축 특유의 웅장함을 드러낸다. 건축물 곳곳에는 무령왕릉의 흔적도 녹아 있다. 건물 외벽을 감싸는 붉은 벽돌은 왕릉의 내부 구조에서 착안한 디자인 요소다.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아치형 창틀 역시 왕릉 입구 형상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관의 비례감도 인상적이다. 화려한 장식을 내세우기보다 절제된 선과 균형감을 강조한 건물은 1970년대 공공건축이 지녔던 시대적 미학을 보여준다. 정교하게 쌓아 올린 벽돌 외벽과 화강석 기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은 색감과 무게감을 만들어낸다. 박물관 내부에는 1970년대 공공건축 특유의 구조와 분위기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다. 붉은 벽돌과 화강석이 어우러진 내부 공간에서는 당시 건축 양식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이 건축물이 지닌 가장 큰 가치 가운데 하나는 ‘원형의 보존’이다. 여러 차례 보수와 리모델링을 거쳤음에도 건축물의 핵심적인 특징과 역사적 분위기를 비교적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건축물 자체도 충남 근대건축의 흐름과 지역의 시간을 보여주는 역사적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공주 원도심 한가운데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벽돌 외관의 건물은 도시의 풍경과 함께 세월의 흔적을 쌓아왔다. ◇충남 선비정신의 뿌리 박물관 내부로 발길을 옮기면 충남을 지탱해온 유교문화와 선비정신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충남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충청도를 대표했던 유교 문화 유물들의 보고이기도 하다. 전시실에는 충남 지역 명문가들이 대대로 간직해온 고서와 서화, 생활유물 등이 다수 전시돼 있다. 화려한 연출보다 기록과 삶 자체에 집중한 전시가 특징이다. 묵향 짙은 선비들의 삶을 정갈하게 보여주는 공간에 가깝다. 충절과 예학을 중시했던 충남 선비문화의 특징은 유물 곳곳에 남아 있다. 선비들이 사용했던 붓과 벼루, 가족에게 보낸 편지글 등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고민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읽힌다. 오래된 문집과 생활유물에는 당시 지역 사회의 문화와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역 명문가들이 남긴 기록물은 충남 지역 유교문화의 흐름과 선비정신의 전통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나눔과 정직을 중시했던 충남 선비들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의미를 남긴다. 외부의 붉은 벽돌 건물이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왔듯, 내부의 유물들도 시간을 건너 현재까지 지역의 정신문화와 삶의 흔적을 전하고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 충남역사박물관의 매력은 건물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박물관을 둘러싼 야외 공간과 산책로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이 공간의 풍경이 완성된다. 박물관 주변 산책길은 인근 중동성당과 3·1중앙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오래된 성당과 붉은 벽돌 박물관, 공원의 나무들이 어우러지며 공주 원도심만의 독특한 역사문화 경관을 만들어낸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언덕길을 물들인다. 시민들은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며 역사를 일상 속 풍경처럼 마주한다. 아이들은 야외 마당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관광객들은 오래된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의 시간을 느낀다. 최근에는 야외 공연과 문화행사,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은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의 삶과 호흡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충남도는 이번 우수건축자산 지정을 계기로 보존과 활용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된 건축물은 원형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일부 규제 완화 적용을 받을 수 있어 보다 유연한 유지·관리가 가능해진다. ◇시간을 품은 붉은 벽돌 건축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50여 년 전 공주 중동 언덕 위에 세워진 붉은 벽돌 건물은 이제 충남 전체의 건축적·문화적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다. 무령왕릉 발굴의 기억과 백제 문화의 흔적,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의 시간이 그 공간 안에 켜켜이 쌓여 있다. 공주 원도심의 풍경 속에 자리한 충남역사박물관은 오늘도 자리를 지키며 지역의 역사와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대전일보=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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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25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