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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정청래 다해드림센터장과 전북

‘전북 3중 소외’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다. 전북 도민들이 겪은 ‘소외와 차별’의 서러움을 한 단어로 표현한 용어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2017년 2월 전북기자협회가 주관한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당시 경기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은 “전북은 수도권 집중정책으로 한 번, 소위 군사정권 시절 영호남 차별에서 또 한 번, 호남 중에서도 광주·전남에서 또 소외돼 3중의 피해를 입었던 곳”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전북의 독자 광역권 인정 요구를 ‘호남 내 소지역주의’로 평가절하하던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이 대통령의 ‘전북 홀대’에 대한 판단은 명쾌했다. 해법으로 ‘뒤틀어진 균형을 찾아주는 것’을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북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한 이 대통령은 실현 불가능한 '희망 고문'이 아닌, 시대 상황에 맞는 현실적 새만금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타운홀 미팅에 앞서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 투자협약식’에서는 현대차그룹의 9조 원 규모 투자가 발표됐다. 아직 변화가 체감되지는 않지만 기대는 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별명은 ‘다해드림센터장’이다.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해드리는 센터(민주당)의 센터장’을 자처하고 있다. 다해드림센터에는 ‘영남과 강원 등 민주당 약세지역이 원하는 것’이란 조건이 붙어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 1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후보가 강원 발전을 위해 뛰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뭐든지 다해드림센터 센터장’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일주일 뒤 대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TK(대구·경북) 지역의 신공항 및 행정통합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다해드림센터장’으로서 힘을 싣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대구나 경북에서 원하는 것은 그냥 다 해드리고 싶다. 그냥 ‘다해드림센터 명예센터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다음날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김경수가 원하는 것, 경상남도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더불어민주당이 무엇이든 다 해드림 센터가 되겠다”고 했다. 이날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도 “앞으로 부산과 경남의 민원을 모두 해결해 드리는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반복했다. 지난 1일 열린 이원택 전북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정 대표는 자신과 전북과의 연고를 강조하고, 이 후보를 한껏 칭찬했지만 ‘전북의 다해드림센터장’ 언급은 없었다. “전북의 미래 발전에 미력이나마 전북이 고향인 어머니의 아들로 전북의 아들처럼 열심히 돕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민주당 공천=당선’인 지역에는 ‘다해드림센터’가 필요없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청래표 다해드림센터’가 가동되면 전북은 ‘3중 소외’를 넘어 ‘4중 소외’란 꼬리표를 새로 달게 될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규정한 ‘전북 3중 소외’에서 벗어날 획기적인 해법이 정청래 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약에서 제시될 지 궁금하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5.07 18:11

[사설] 군산조선소 정상화, ‘SOC 구축’ 급하다

전북 산업 재도약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군산조선소가 단순 블록 생산을 넘어 완성선 건조를 담당하는 K-조선의 핵심 기지로 거듭날 기회를 맞았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HJ중공업 최대 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지난달 군산조선소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합의각서(MOA)에 따른 후속 조치로, 민간 차원의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HJ중공업은 올해 안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군산조선소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중심의 대형 선박 생산기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는 군산조선소가 블록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완성선 건조가 가능한 신조(新造) 선박 생산기지로 복귀한다는 의미다. 군산조선소 정상화는 군산은 물론 전북지역 기자재 산업과 서비스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대한 엔진이 될 것이다. 지난 2017년 가동 중단 이후 도민의 염원 속에 어렵게 찾아온 이 기회를 반드시 붙잡아 전북 산업 생태계 복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역사회 염원이었던 군산조선소 완전 재가동이 마침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도민의 관심과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군산조선소 정상화는 전북 산업구조 재편과 지역경제 회복을 가늠할 핵심 변수다. 진정한 정상화는 완성선 건조 역량을 갖춘 글로벌 종합조선소로의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문제는 산업계 내부의 의지만으로는 이러한 전환이 완성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군산조선소가 K-조선의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외부 인프라, 즉 공항·항만·철도 등 핵심 SOC 확충이 필수적이다. 물류와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글로벌 공급망 참여는 구조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조선업은 대규모 자재 이동과 긴밀한 공급망이 핵심인 산업인 만큼, SOC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은 새만금국제공항 조기 완공을 비롯한 조선소 인근 핵심 SOC 확충에 다시 한번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시기가 중요하다. SOC 확충은 조선소가 완전히 안착한 뒤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자칫 적기를 놓치면 어렵게 살려낸 군산조선소 재가동의 효과가 반쪽에 그칠 수도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07 18:10

[사설] 민주당 전략공천, 혁신과 성과로 증명하라

더불어민주당이 6·3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군산·김제·부안 갑·을 선거구에 김의겸 전 새만금개발청장과 박지원 최고위원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전략공천은 통상 선거 승리가 중요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된다. 이번 공천도 단순한 후보 배치를 넘어 전북 정치 지형의 변화와 새만금이라는 핵심 현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중앙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갑 선거구는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재선거인 만큼 민주당에겐 부담이 큰 곳이다. 이에 당은 언론인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과 초대 새만금개발청장을 지낸 김의겸 전 청장을 전면에 배치하며 ‘지역 발전론’에 무게를 실었다. 새만금 사업은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이지만 오랜 정체로 도민의 애를 태워온 것이 사실이다. 도민들은 김 전 청장이 중앙의 풍부한 네트워크와 행정 경험을 살려 지지부진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실질적인 예산 확보라는 결과물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원택 전 의원의 도지사 출마로 자리가 비게 된 을 선거구에 박지원 최고위원을 공천한 점도 눈에 띈다. 115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출된 최초의 평당원 출신 최고위원이라는 상징성은 ‘당원 주권’의 가치를 대변한다. 특히 전북 토박이이자 젊은 법조인이라는 배경은 오랫동안 안정과 경험 위주로 운영해왔던 전북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예고한다. 중앙과 지역을 잇는 ‘허리 역할’을 자임한 그가 지역 정체성을 중앙 정치의 동력으로 어떻게 치환해낼지가 관건이다. 물론 전략공천은 지역 경선 기회 축소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줄이고 선거 준비를 신속히 마쳐 지역 현안 해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실익도 분명하다. 특히 국가예산 확보와 대형 국책사업이 시급한 전북에서는 중앙정치와의 연결성과 정책 추진력이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후보자들의 화려한 이력이 아니라 삶의 질을 바꿀 실천력이다. 새만금은 더 이상 도민에게 ‘희망 고문’이 되어서는 안 되며, 지역 정치는 도민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 전략공천된 두 후보는 자신들이 왜 이 지역의 적임자인지를 구체적인 비전으로 답해야 한다. 유권자 역시 관심을 갖고 이들의 실행력을 냉정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이 전북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래를 여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07 18:10

[청춘예찬]시작이 가장 무거운 이유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우리는 종종 주춤거린다. 설렘보다는 막막함과 버거움이 앞서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다. 나도 다르지 않다. 정해진 일상의 궤도를 벗어나 새로운 역할이나 낯선 책임을 마주해야 할 때면, 눈앞에 놓인 과정이 까마득하게 느껴져 시작부터 지쳐버리거나 슬그머니 포기하고 싶어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우주로 발사하는 로켓을 떠올린다. 로켓이 지구 중력을 이기고 궤도에 오르려면 이륙 중량의 약 90%를 연료와 산화제로 채워야 한다. 구조물과 엔진, 우주로 보내려는 탑재체를 다 합쳐도 중량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짙은 대기권을 가르며 공기 저항이 극심해지는 최대 동압점의 압력을 견뎌내는 동안, 발사체는 거세게 진동하며 탑재된 연료의 대부분을 격렬하게 불태운다. 그러고 나서 궤도에 안착하면 대기 저항이 사라지고, 별다른 추력 없이도 관성에 실려 지구를 유영하게 된다. 우리 삶도 이 로켓을 닮았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 유독 큰 피로를 느끼는 까닭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익숙한 일상의 중력을 이기고 새 환경이라는 짙은 대기권을 돌파하는 비행 중이라서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행위 자체가 본래 가장 큰 에너지를 요구한다. 소소하게는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다시 책상 앞에 앉는 일, 익숙한 업무 방식을 버리고 새 시스템에 적응하는 일, 오랜 침묵 끝에 다시 펜을 드는 일부터 크게는 새로운 진로나 창업에 도전하는 일까지. 모두가 저마다의 대기권을 뚫기 위해 치열하게 연소한다. 결국 시작 앞의 두려움은 흠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비행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수습변호사 시절, 소송 기록을 처음 마주한 날을 기억한다. 혼자 힘으로 사실관계와 법리의 실타래를 풀어야 했던 그 시기의 압박감이 참 컸다. 서면 한 줄을 쓰려고 수십 페이지를 다시 들췄고, 새벽까지 기록에 파묻혀도 진도는 더디기만 했다. 로스쿨에서는 자주 보지 못했던 하급심 판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며 한숨짓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 시간을 가까스로 견딘 뒤에야 사건의 흐름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음에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할지 비로소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새 사건을 맡을 때마다 여전히 그 무게를 다시 마주한다. 다만 이제는 그것이 성장의 일부임을 안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 자기만의 대기권을 거듭 뚫어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떤 일을 시작했다가 며칠 만에 주저앉고 싶어졌다면, 스스로의 나약함을 탓하며 자책하지 말자. 지금 실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을 뿐이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어지는 그 순간이야말로, 역설적으로 두꺼운 대기를 가르며 궤도를 향해 거세게 연소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다. 오늘도 저마다의 팍팍한 대기권을 뚫느라 묵묵히 하루를 견디는 이웃들을 생각한다. 출퇴근길 만원 버스에서, 늦은 밤 책상 앞에서, 새벽 작업장의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당장은 눈에 띄는 변화가 없고 일상의 중력에 끌려 다시 내려앉고 싶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 어느새 각자의 궤도에 올라, 부드럽게 유영하고 있을 것이다. 한결 가벼워질 내일을 상상하며, 벅찬 시작의 무게를 꿋꿋이 감내하는 우리 모두의 고단한 어깨에 조용한 응원을 보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07 18:09

[금요칼럼]아름다운 나라, 사라지는 풍경 남겨야 할 것들에 대하여

해마다 내 가족과 친구들 중 누군가는 한국을 찾는다. 나와 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와 자연을 함께 경험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정겨운 손님이 올 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보여줄 장소를 정성껏 고른다. 그리고 내가 왜 이 나라를 삶의 터전으로 선택했는지, 어떻게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서 보내게 되었는지를 다시 이야기하게 된다. 지난주, 인천공항에서 가족을 맞이한 뒤 우리는 전라남도 일대를 중심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여름의 숨막히는 더위와 성가신 모기가 찾아오기 전, 이 계절 특유의 온화하고 싱그러운 봄의 기운 속에서였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나에게도 다시 그 장소들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이미 여러 번 찾았던 곳들이지만, 몇 년 사이를 두고 다시 마주하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산과 사찰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그 변화는 예상보다 크고, 무엇보다 날카롭게 다가왔다.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이 나라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 한국 곳곳을 여행하며 그 경험을 글로 남겨왔다. 지난 20년 넘는 시간 동안 이곳에서 수많은 변화를 지켜보았다. 특히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변화가 얼마나 많은 장소의 고유한 매력을 지워왔는지도 함께 보아왔다. 순천 인근, 주암호 가까이에 자리한 송광사를 떠올려본다.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한국의 삼보사찰로 꼽히는 이곳은 한때 굽이진 길 끝에 있었다. 단풍나무와 오래된 벚나무가 늘어선 느린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의 속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듯한 고요를 만날 수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마주한 풍경은 전혀 달랐다. 거대한 고속도로가 자연을 가르듯 지나가고 있었고, 하늘 높이 솟은 콘크리트 교각들이 그 평온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나는 이 지역을 잘 안다. 이곳에서 도로가 막힌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빠르게 도달해야만 하는 것일까. 과연 외진 사찰까지 거대한 고속도로가 필요할까. 모든 산 정상에 케이블카를 놓아야만 하는 것일까. 다음 날, 나는 가족을 데리고 광주의 산, 무등산으로 향했다. 50년 넘게 보리밥과 막걸리를 내어주던 작은 식당들이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던 곳이다.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시간이 쌓여 만들어낸 풍경이자 사람들의 기억이 머무는 장소였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더 이상 그 모습이 아니었다. 굴착기의 소리가 공간을 채우고, 건물들은 하나씩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 소리는 단순한 공사 소음이 아니라, 무언가가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처럼 들렸다. 나는 그 자리에 잠시 서 있다가, 무슨 일인지 인근의 공원 관리인에게 물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불과 2주 전, 이곳은 모두 폐쇄되었고 앞으로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보리밥 식당은 하나도 남지 않았고 다시 들어설 계획도 없다고 했다. 이런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 개발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건설회사일 수도 있고, 어딘가에서는 이익을 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한국 사람들을 위한 것일까. 한국은 여전히 아름다운 나라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해마다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한때 고요하고 온전했던 공간이 있던 자리에는 엔진 소음으로 뒤덮이거나 획일적인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는 등, 머지않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으로 대체되는 듯하다. 나는 이 땅이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을 각별히 사랑한다. 그래서 때로는 꼭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개발의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어떤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단순한 풍경의 변화가 아니다. 이 나라가 오랜 시간 지켜온 고유한 가치와 그와 조화를 이루어온 풍경이 서서히 해체되는 과정에 가깝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한 번쯤 물어야 한다. 이 개발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이렇게 사라져가는 것들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지키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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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7 18:09

[금요수필] 전주 한벽당에 흐르는 시간

청아한 물소리와 맑은 산바람이 봄잠을 깨운다. 다가산 아래서 송사리를 따라 전주천을 거슬러 올랐다. 여울목에 이르자 백로 한 마리가 물속을 응시하고 있었다. 송사리가 잡아먹히려나 가슴이 철렁했지만, 녀석은 빛의 속도로 여울을 가르며 위기를 벗어났다. 한벽교에 이르니 물에 비친 한벽당 반영이 한 폭 수채화다. 호남의 명승으로 알려져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사로잡았던 정자다. 수양버들 한들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봄바람은 역시 오수를 불러온다. 잠깐 눈을 붙인 나를 보고 송사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머릿속에서는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하는 장면이 스쳤다. 송사리와 경주하는 내 모습이라니, 피식 웃음이 났다. 문득 공자의 말씀이 떠올랐다. ‘근자여사부 불사주야(逝者如斯夫 不舍晝夜)’. 가는 것이 물과 같아 밤낮 쉬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소한 가정(假定)과 추측이 얼마나 사람을 흔드는지 깨닫는 순간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처럼, 부정적 예단의 유혹에 빠지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길을 나섰다. 시냇물 굽이치는 승암산 숲 사이로 한벽당의 절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걸음을 옮길수록 기대감이 차올랐다. 산벚꽃이 진 자리의 잎새는 한층 푸르고, 절벽 위 한벽당 고고한 자태는 더욱 우아했다. 돌계단을 오른 발걸음마저 가볍다. 세월의 풍파를 품은 정자 안에는 한벽당 편액과 기문, 시판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선조들이 얼마나 풍류를 소중히 여겼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한벽당은 조선 개국공신이자 집현전 직제학 문신 ‘최담’이 지은 별장이다. 산과 암벽, 정자, 맑은 물이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 같은 공간이다. 예부터 음유시인들이 이곳을 찾아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겼고, 길손들에게는 쉼터로, 선비들에게는 시(詩)가 오가던 창작의 장이었다. 한벽당은 묵묵히 흐르는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광한루서 온 춘향과 이도령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벽옥한류는 승암산 자락에서 푸른 안개를 피워올린다. 한때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곤 했다. 현재도 한옥마을 둘레길을 따라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한복 차림으로 한벽당을 찾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정겹다. 마루에 오르니 유유히 흐르는 물과 절경을 바라보며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여름이면 최고의 피서지었다. 오모가리탕을 먹고, 버드나무 평상에 앉아 부채질로 더위를 쫓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친구들과 멱을 감던 기억이 떠오르면, 그때의 동무들이 금세라도 웃으며 모여들 것만 같다. 지금의 한벽당도 이처럼 아름다운데, 시인들이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그 옛날에는 얼마나 더 고왔을까? 한벽당은 한벽루(寒碧樓)라고도 한다. 봄날 꽃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소녀들의 웃음소리와 꽃잎을 실어 나르던 전주천 물결이 눈앞에 살아난다. 수난의 역사 속에서도 지켜온 온 고을 정신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Δ 이두현 수필가는 아시아뉴스 전북기자 겸 논설위원이다.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한국미래문화원장 등을 맡고 있다. 시집 <시냇가 모래시계>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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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07 18:09

[세무 상담] 토지수용시 늘어난 감면혜택 및 주의점

전라북도 내 곳곳에서 도로 개설과 공공주택지구 조성 등 공익사업이 추진되면서, 오랫동안 지켜온 토지를 수용당해야 하는 도민들이 많다. 국가를 위한 일이라지만 정든 땅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행히 최근 법 개정을 통해 공익을 위해 희생하는 토지주들을 위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강화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익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율 확대다. 기존에는 보상금을 현금으로 받을 때 양도세의 10%를 깎아주었으나, 개정된 세법에 따라 현재는 15%를 감면받을 수 있다. 채권으로 보상을 받는 경우에도 혜택이 커졌다. 일반 채권 보상은 15%에서 20%로, 만기까지 보유하기로 약정한 특약 채권은 기간에 따라 최대 45%까지 세액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수용인 만큼, 납세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가 강화된 것이다. 세액 감면율만큼 중요한 것이 ‘감면 한도’다. 아무리 감면율이 높아도 한도에 걸리면 혜택을 다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감면 한도가 기존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또한 5개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총한도 역시 기존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되었다. 대규모 토지를 소유해 양도세 부담이 컸던 지주들에게는 이번 한도 상향이 실질적인 절세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농업인들이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이 바로 8년 자경농지 감면이다. 농지 소재지에 거주하며 8년 이상 직접 경작한 농지가 수용될 경우, 위에서 언급한 한도 내에서 양도세가 100% 면제된다. 단, 경작 기간 중 근로소득이나 농업 외 사업소득이 연 3,700만원 이상인 해는 경작 기간에서 제외되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혜택이 커진 만큼 지켜야 할 요건도 엄격하다. 우선, 해당 토지를 사업인정고시일로부터 2년 이전에 취득했어야 감면 대상이 된다. 또한, 보상금을 받는 시점에 따라 당해연도 감면 한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용 시기가 연말이나 연초에 걸쳐 있다면 보상금 수령 시기를 조율해 1년 단위 한도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양도세 신고는 보상금 수령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완료해야 가산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07 18:09

표절 비판하더니 정책국장 거래?…전북교육감 단일화 ‘감투 야합’ 파문

“천호성한테 간다면 유성동이가 괜찮은 조건으로 가는구나. 최소한 정책국장은 약속받고 가는구나 그렇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유성동 전북교육감 예비후보와 천호성 예비후보의 단일화 선언 직후 ‘정책국장(전북교육청 3급 직위) 자리 거래 의혹’ 녹취가 공개되면서 전북교육감 선거판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녹취가 공개되기 직전 실시한 ‘유성동-천호성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유성동 후보는 (단일화를 전제로)정책국장직을 맡기로 했다는 녹취 내용의 사실을 묻는 질문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7일 유성동 선거캠프에서 전략총괄본부장을 맡았던 J씨는 유성동-천호성 단일화 회견이 끝난 후 본인이 유 후보와 대화했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녹음은 통화를 하면 스스로 저장되는 자동녹음이며, 시기는 지난 5일 오후 5시 42분부터 3분 9초가량의 내용이다. J씨는 이날 자신이 유 후보와 직접 통화했다며 “천호성 쪽으로 가게 된다면 최소 정책국장 자리는 약속받고 가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남호 측이 같은 조건을 제시해도 유 후보는 현장 교사들이 더 선호하는 천호성 쪽으로 가겠다고 말했다”며 “이미 마음은 천호성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유 후보가 ‘형님을 잃고 싶지 않다’며 정책국장 이상 자리를 언급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남호 총장을 만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이미 결론이 난 상태처럼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인사는 중요한 대목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그는 “천호성 캠프가 직접 정책국장 자리를 제안했다는 말을 들은 것은 아니다”라며 “유 후보와 자신의 통화 내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개 발언에서도 그는 “천호성 후보에게 직접 들은 것은 없다”고 인정했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유 후보 측 인사가 주장하는 ‘개인 간 통화 내용’ 수준이며, 천호성 캠프가 실제로 자리를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상당하다. 무엇보다 이번 의혹이 단일화 직후 곧바로 터졌다는 점에서, 유성동 후보가 강조해왔던 ‘도덕성 정치’ 이미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유 후보는 그동안 교육감 후보의 핵심 자질로 도덕성을 반복 강조해왔다. 단일화 기자회견에서도 “도덕성은 교육감의 기본 조건”이라며 “천 후보 곁에서 계속 쓴소리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곧이어 ‘자리 보전성 단일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전략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 내내 “정치보다 교육판이 더 더럽다. 서로 믿지 못하는 구조”라며 강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책국장 거래 여부보다도,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아무 설명 없이 결정한 과정 자체가 섭섭했다”고 말했다. 또 “유 후보는 본래 13일 사퇴 후 숙고 기간을 거쳐 (마음속으로 결정한 후보를) 지지 선언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후 갑작스럽게 천호성 쪽으로 기울었다”며 캠프 내부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남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북교육감 선거가 정책 경쟁이 아닌 자리 나눠먹기와 이해관계를 둘러싼 정치공학적 단일화 야합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대위는 ‘정책국장 거래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선대위는 “녹취록에 등장한 ‘최소한 정책국장은 약속받고 가는구나’라는 발언은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북교육의 미래가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당국은 후보 매수 의혹과 관련한 진상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규명해야 한다”며 △표절 후보와 단일화한 이유에 대한 해명 △정책국장 거래 의혹에 대한 투명한 공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즉각 후보직 사퇴 등을 천호성·유성동 두 후보에게 공개 촉구했다.

  • 선거
  • 이강모
  • 2026.05.07 17:34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역할 앞에선 누구보다 뜨거운 배우”⋯전주서 다시 꺼낸 안성기의 시간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야기를, 끝내 보게 만드는 것이 제 영화입니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의 일환으로 상영된 <부러진 화살> GV가 열린 지난 6일 현장. 늦은 밤까지 객석을 지킨 관객들 앞에서 정지영 감독은 특유의 단호한 어조로 배우 안성기와의 오랜 인연부터 영화가 사회와 맞서는 방식까지 담담히 풀어냈다. 이번 특별전은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안성기 배우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정 감독은 “안성기 배우는 흥행배우이면서도 독립·예술영화를 위해 기꺼이 헌신한 사람이었다”며 “부러진 화살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0년 개봉한 <남부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성기는 시나리오도 없이 원작만 읽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정 감독은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느냐”라며 “안성기는 정치적 입장보다도 평생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말까 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작된 <하얀 전쟁> 역시 안성기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는 베트남전을 다룬 원작 소설을 직접 권했고, 결국 영화화까지 이어졌다. 정 감독은 “안성기는 스스로를 비정치적 인간으로 두려 했지만, 배우로서 욕심나는 역할에는 누구보다 솔직했다”고 말했다. 본인의 13년의 공백 끝에 만든 <부러진 화살>의 제작 비화에 대해 정 감독은 “처음에는 독립영화 수준의 제작비로 찍으려 했다”며 “그렇게 주연 배우를 고민하던 중, 누군가 ‘이 작품은 반드시 안성기가 해야 한다’고 말해 찾아갔고, 안성기가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영화는 약 5억 원대 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34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 감독은 “사법부와 기득권 구조를 정면으로 건드리는 영화라 투자자들이 두려워했다”며 “안성기가 합류한 뒤에야 비로소 영화의 규모가 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안성기의 연기 방식에 대해 “큰 틀만 설명해주면 배우 스스로 캐릭터를 완성했다”며 “박원상, 이경영 등 배우들이 서로 연기 경쟁을 벌이면서도 호흡은 완벽하게 맞았다”고 말했다. GV 말미, 그는 다시 안성기를 떠올렸다. “안성기 배우가 세상을 떠났을 때 한국에 없어서 장례식에 가지 못했다”며 잠시 말을 멈춘 정 감독은 “나중에 수목장을 찾아가 마음속으로 한마디 했다. ‘언젠가 나도 가면 거기서 다시 만나자’”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6.05.07 17:32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남태령은 신화 아닌 태도”⋯김현지 감독이 기록한 연대의 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남태령>은 지난 2024년 12월, 남태령 고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연대와 광장의 감각을 스크린 위로 옮긴 작품이다. 김현지 감독은 전작 <어른 김장하>를 통해 한 인물의 삶을 조명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남태령’이라는 공간과 그곳을 통과한 사람들의 마음을 기록했다. 영화는 2024년 12월 전봉준투쟁단의 상경 투쟁과 이를 지켜본 시민들이 만들어낸 연대의 순간을 따라간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을 하루 앞둔 7일, 전주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김 감독의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독히 다정했다. 감독은 남태령의 밤을 두고 “만화경 같은 무지개 색깔로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색깔이 한데 섞여 검은색이나 흰색으로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빨강·파랑·노랑의 고유한 빛이 각자의 모습을 유지한 채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부딪히고 스치면서 만들어낸 현장의 에너지가 마치 만화경 같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이 깃든 전주에서, 농민들의 상경 투쟁기를 담은 이 영화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리스 신화의 수미상관이 완성되는 듯한 기분이었다”며 “전봉준투쟁단의 이야기를 전주에서 처음 선보인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으로 다가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SNS와 유튜브 라이브, 시민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 등 디지털 아카이브를 적극 활용했다. 기존 다큐멘터리 문법에서 벗어난 방식이다. 김 감독은 “제 목소리만으로는 그 현장을 정리할 수 없었다”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기록한 방식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거대한 정치적 분석보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과 발언, 서로를 돌보는 장면들에 집중한다. 시민들이 핫팩과 음식, 난방버스를 보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순간들은 영화의 중요한 축이 된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2030세대의 응원봉과 농민들의 트랙터가 한 공간에서 만나 만들어낸 낯선 풍경이다. 김 감독은 이를 두고 “사람이 사람의 고독을 알아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투쟁적이고 과격하게만 보였던 농민들의 깊은 외로움과 고독을 젊은 여성들이 먼저 발견하고 곁을 내어주던 순간, 감독은 대면의 힘이 혐오를 녹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조차 익숙하지 않았던 한 노년 농민이 젊은 세대와 밥상을 나누며 편견을 허물어가는 과정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장에서 발생한 연대의 힘은 감독 자신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김 감독은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적과 아군으로 단순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별과 세대, 지역 갈등이라는 표면 아래 존재하는 소외와 계급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결국 남태령의 출발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김 감독은 <남태령>이 일회적인 영웅담이나 신화로 남기보다, 관객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타인과 대면하는 하나의 ‘태도’로 남길 소망했다. 비록 세상은 영화 한 편으로 바뀌지 않을지라도, 남태령을 거쳐 간 이들이 “우리가 어떻게 연대하는지 이미 해봐서 안다”고 말할 수 있는 효능감, 그 연대의 기억이 우리를 조금은 덜 외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다.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를 모아 가장 높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김현지 감독의 카메라는, 오늘도 사람과 공동체의 온기를 향해 흐르고 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6.05.07 17:31

‘인구 62만’ 전주도 일손 빨간불⋯첫 계절근로자 도입

인구 60만 명이 넘는 전주시가 ‘일손 부족’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처음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차질 없이 추진되면 오는 10월부터 입국·근로가 시작될 전망이다. 최근 미나리 등 자본보다 노동력이 많이 드는 노동집약적 작목을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가 이달 중으로 정부에 요청할 근로자 수는 총 200명이다. 이중 최대 60%까지만 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무단 이탈 등의 문제에 대비해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는 결혼 이민자 가족을 초청해 초기 수요를 해소하고, 2단계는 정부 배정 확정 인원 중 1단계 잔여 수요에 대해 업무 협약을 체결한 베트남 손라성 인력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전주시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관리도 행정에서 맡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6월 이후 조직 개편 시 별도의 전담 팀을 구성해 달라고 조직관리팀에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팀 구성이 어려울 경우 인력 충원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도입·추진하는 만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행정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관련 도비 확보 및 시비 편성 등을 통해 재정 기반 마련도 함께 구축할 방침이다. 강세권 전주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올해 본격적인 외국인 계절 근로자 도입을 목표로 실행 기반 구축에 집중하고, 향후 단계적 확대를 통해 농촌 인력난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도입이 늦은 감이 있지만, 잘 준비해서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 전주
  • 박현우
  • 2026.05.07 17:31

‘소 귀표 바꿔치기’ 보험사기 막힌다

도내에서 ‘소 귀표 바꿔치기’를 통한 가축재해보험사기가 잇따라 적발되며 심각성이 커지는 가운데, 범행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찰의 정책 제언과 내부 논의 등을 거쳐 기존 가축재해보험 가입 기준을 사육 가축의 70%에서 10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보험 가입 대상을 농장 내 모든 가축으로 확대해 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보험사기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7일 전북경찰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림부는 오는 2027년 상반기부터 가축재해보험 가입 기준을 100%로 상향할 계획이다. 가축재해보험은 전염병을 제외한 질병과 자연재해, 화재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 가축과 축사 시설 등을 보상하는 정책보험이다. 이번 대책은 전북에서 동일 수법의 보험사기 사건이 잇따라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지난 2024년 소 귀표를 바꿔치기해 보험금을 편취한 축산업자와 축협 지점장 등 25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질병 등으로 폐사한 소에 보험가입이 된 다른 소의 귀표(개체식별표)를 부착해 폐사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았다. 또 올해에도 군산·김제·고창 지역 한우농가 8곳에서 같은 방식의 보험사기를 벌인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폐사한 소와 보험가입소의 귀표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총 4억4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적발된 이들은 폐사한 소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동시에 건강한 소를 정상 판매해 이중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건에는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수의사까지 연루되며 제도 신뢰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농림부가 전북을 방문해 경찰의 제도개선 기관통보 내용 등을 바탕으로 대책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보험 가입 비율 상향은 귀표 바꿔치기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으로 평가된다. 다만 모든 가축에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만큼 농가의 보험료 부담 증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내 한 축산농가 관계자는 "도내 한 축산농가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한 제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가축에 보험을 가입하게 되면 농가 입장에서는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기를 막기 위한 제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선량한 축산농가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험료 지원 확대 정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보험 가입기준 상향과 관련한 내용을 지자체와 축산단체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며 “가입기준이 100%로 상향되면 보험사기를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6.05.07 17:30

[줌] “홍범도 유해 봉환 주역”…김대식, 해외건설협회 부회장

“국내 건설사 해외 진출에 실질적 도움 줄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북 출신 직업 외교관인 김대식 전 전북국제협력진흥원장이 해외건설협회 부회장에 임명됐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협상을 이끈 외교 전문가가 이제는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진출 지원에 나서는 셈이다. 김 전 원장은 지난 6일 해외건설협회 부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해외건설협회는 국내 건설 분야 640여 개 대·중소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대표적 해외건설 지원기관이다. 김 전 원장은 “35년간의 외교 경험을 건설업계의 해외 진출 지원에 활용하라는 정부의 뜻이 담긴 것으로 생각한다”며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건설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1960년 진안에서 태어난 김 전 원장은 전주고와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했다. 이후 198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입부하며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그는 외교 현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특히 주카자흐스탄 대사 재직 시절에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 공로로 지난해 외교 분야 최고 권위 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영산외교인상’을 수상했다. 주오만대사 시절에는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한 청해부대 지원에도 힘을 보탰다. 해적 위협 속에서 대한민국 선박 안전 확보와 군 활동 지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원장은 외교부 유럽국 심의관과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 등 외교·안보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또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국제화지원국장과 전북국제협력진흥원장을 맡으며 지방외교와 국제협력 분야에서도 활동 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해 외교 정책 분야를 담당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와 경제계에서는 김 전 원장의 해외 네트워크와 외교 경험이 중동·중앙아시아 등 신흥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건설시장 위축 속에서 해외 수주 확대가 건설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현장 경험을 갖춘 외교 전문가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 사람들
  • 이종호
  • 2026.05.07 17:30

이원택 vs 김관영, 전북도지사 공약 대결 본격화…도정 ‘교체’냐 ‘연속성’이냐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예비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예비후보 간 경쟁 구도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양측 모두 ‘전북 발전’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도정 운영 방식과 정책 방향은 차이를 보인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새로운 도정 체제 구축’과 ‘기존 도정 성과 완성’ 가운데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에 도민들의 표심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27일 “전북의 내발적 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겠다”며 도지사 직속 ‘내발적 발전위원회’ 신설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의 연계성을 강점으로 철도망 확충과 광역 교통 인프라 개선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전라선 수서행 KTX 신설을 비롯해 전주역 주차난 해소, 정읍역 추가 정차, 익산역 광역환승센터 건립 등을 통해 이동 편의성과 수도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구상이다. 이 예비후보는 “저비용 공공주거 정책을 통해 ‘1000원 주택’ 등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낮추고 결혼·정착·복지 정책을 연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훈수당 인상과 보훈 힐링공원 조성, 여성·소상공인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생활 밀착형 정책도 강화한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20조원 규모 메가펀드 조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전북미래성장펀드와 국민성장펀드를 결합해 지역 산업과 기업 투자 기반을 확대하고 자본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김 예비후보는 민선8기 도정의 연속성과 안정적인 운영을 핵심 기치로 내걸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6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전북 대도약의 기반을 완성하겠다”며 재선 도전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는 현직 도지사로서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사업의 성과를 이어가 정책 단절 없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는 RE100 산업단지 조성, AI 데이터센터 구축, 방산 혁신클러스터 확대, 피지컬AI 산업 육성,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금융중심지 지정 등을 제시했다. 특히 새만금 개발과 기업 유치, 산업 구조 다변화 등을 통해 지역 경제 체질 개선과 미래 산업 기반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재정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맞춤형 복지 지원과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하며 기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이번 도지사 선거는 집권여당과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택할 것인지, 기존 도정의 흐름을 유지하며 성과 완성에 집중할 것인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운동 과정에 공약 실현 가능성과 행정 역량, 추진력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선거
  • 김영호
  • 2026.05.07 16:36

유성동-천호성 단일화…“현장성·전북교육 안정성 고려한 결정”

독자노선을 걸어온 유성동 전북교육감 예비후보가 천호성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선거 완주를 수차례 공언해왔던 유성동 후보가 천호성 후보 지지를 공식화하면서, 이번 선거 구도는 사실상 ‘천호성 대 이남호’ 진영 대결로 재편됐다. 유 후보와 천 후보는 7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두 후보는 ‘현장성’과 ‘전북교육 위기’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공동 행보를 약속했다. 천호성 후보는 먼저 2018년 자신의 첫 교육감 선거 출마를 떠올리며 유 후보에게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는 “젊었을 때의 결기와 자신감,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당시의 제 모습이 떠올랐다”며 “지금 전북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천 후보는 유 후보의 ‘현장성’을 높게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요청해왔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토론회와 정책 과정을 지켜보며 유 후보가 현장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교육감은 결국 한 사람이 해야 하는 만큼 현장을 아는 분과 함께하면 전북교육이 훨씬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유 후보의 자존감에 상처를 드리지 않기 위해 정중하게 여러 차례 함께하자고 요청했다”며 “이번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먼저 “교육감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자신의 핵심 가치였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유 후보는 “도덕성은 교육감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천 후보 곁에서 이에 대한 쓴소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TV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도덕성 관련 문제를 단순히 네거티브로 치부하지 말고 도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라고 계속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왜 교육감 선거에 도전했는지를 돌아봤다고 털어놨다. “2023년 겨울 교실에서 사직서를 쓰던 순간, 전북에도 ‘교사 교육감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기대와 희망이 있었다”며 “지금도 그 적임자는 저 자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도 솔직히 인정했다. 유 후보는 “사람과 조직, 자금 등 모든 면에서 역부족이었다”며 “현장의 안정성과 전북교육의 미래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결심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정책과 공약 비교를 들었다. 그는 “두 후보의 공약을 천천히 살펴보며 어느 쪽에 현장의 언어가 더 담겨 있는지 고민했다”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긴 안목으로 이번 선택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선거
  • 이강모
  • 2026.05.07 16:06

참여자치전북 “김관영 출마·민주당 전횡 모두 책임”…도지사 선거 양측 모두 비판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정책 경쟁 대신 현직 도지사의 무소속 출마라는 결과까지 이어지면서 전북시민사회단체가 김관영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동시에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7일 논평을 내고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출마와 민주당 지도부의 공천·징계 과정을 함께 비판하며 “이번 선거는 개인의 책임 회피와 정당 권력의 전횡이 결합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먼저 선거 전반에 대해 “전북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선거임에도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흑색선전과 상대 비방이 중심이 되고 있다”며 “도민들에게 희망이 아닌 깊은 실망과 허탈감을 안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지사의 출마와 관련해서는 법적·도덕적 책임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연대는 “선출직 공직자의 금품 제공은 명백히 금지된 위법 행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은 책임 있는 공직자의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재도전이 아니라 백의종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김 지사 개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 역시 공정성과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이다. 단체는 “김 지사에 대해서는 신속한 제명 조치를 취하면서,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 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라며 “정청래 대표 체제의 오만과 전횡이 전북 선거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당 중심의 공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연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와 민심이 철저히 배제됐다”며 “전북을 정치적 ‘안전지대’로 인식한 채 이루어진 결정은 지역 자치의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맞물리며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는 정책과 비전 경쟁이 실종된 채, 정치적 책임 공방만 부각되는 양상이다. 시민사회에서는 “누가 더 잘못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왜 이런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는가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대는 “현재의 선거는 이중, 삼중의 소외 속에 있는 도민들에게 또 다른 정치적 피로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김관영 지사와 민주당 지도부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이 책임 있는 태도로 선거를 정상화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결국 도민의 냉정한 선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선거
  • 백세종
  • 2026.05.07 14:43

민주당 전북도당 “김 지사 무소속 출마, 명분도 정당성도 없어”

김관영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7일 논평을 내 “정치적 책임을 외면한 결정이자 도민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북자치도당은 이날 윤준병 도당위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김 예비후보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도민의 선택을 받았다”며 “이는 개인의 역량만이 아닌 정당의 가치와 조직, 당원과 지지층의 결집이 만들어낸 결과”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북도당은 “이 같은 정치적 기반 위에서 당선된 인물이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외면한 것”이라며 “정당을 필요에 따라 이용하고 버리는 행태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예비후보가 제명 과정에 대해 억울함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도당은 “본인의 문제로 촉발된 사안에 대해 공당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정치적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도민에 대한 또 다른 기만”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도당은 “전북이 직면한 주요 현안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안들”이라며 대규모 투자 유치, 국가예산 확보, 공공기관 2차 이전, 새만금 사업 정상화, RE100 기반 구축 등을 주요 사안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제들은 중앙정부와 국회, 정당 간 협력 구조 속에서만 실현 가능하다”며 “정치적 기반 없는 무소속 도정은 협상력과 추진력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무소속 출마 강행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판단”이라며 “정치는 특정 개인의 영역이 아니라 공동체의 책임 위에서 작동하는 공적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도당은 “전북은 더 이상 실험을 반복할 여유가 없다”며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 예산 확보, 정책 추진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북 발전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책임정치로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전북학술연구포럼(대표 홍성출 전북대교수)역시 호소문을 내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 지사의 행위에 안타까움을 넘어 비통함을 금할수 없다”며 “전북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 이원택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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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세종
  • 2026.05.07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