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6-13 06:23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내 피가 누군가의 내일이 되길”…39년간 457번 팔 걷은 교정공무원

“피는 몸속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또 사라집니다. 이왕이면 필요한 이들에게 많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렇게 묵묵히 해오다 보니 어느새 40년 가까이 무언가를 꾸준히 해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신기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 중 하나죠.” 헌혈 인구가 갈수록 줄면서 매년 혈액 보유량이 부족해지는 시기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전북의 누적 헌혈자 수는 4만 5439명으로, 제주·충북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적었다. 헌혈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는 지금도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 헌혈의 집에 400회가 넘는 ‘출석 도장’을 찍어온 이가 있다. 전주교도소에서 근무하는 교정공무원 오재율(55) 팀장이다. 오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앞두고 그의 39년 헌혈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 팀장의 첫 헌혈은 39년 전인 1987년 봄,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됐다. “당시엔 지금처럼 헌혈의 집이 없어서, 몇 달에 한 번씩 학교에 오던 헌혈차에서 처음 헌혈을 해봤죠.” 시골에서 올라와 헌혈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그였지만,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며 품어 온 ‘남에게 도움이 되는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운동장 한편 헌혈차 앞에서 싹튼 그 마음은 이후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의 삶을 이끄는 방향이 됐다. “주삿바늘도 별로 안 아프고 5분이면 끝나요”라는 채혈 간호사의 말에 용기를 낸 인생 첫 헌혈. “정말 아프지 않았어요. 피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내 피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대학에 들어가면서 헌혈은 본격적인 습관이 됐다. “그 무렵 대학가에 헌혈의 집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해서 주기적으로 전혈을 했습니다. 교인이라 술·담배도 하지 않았으니, 당시 대학생치고는 꾸준히 한 편이었죠.” 그는 뿌듯한 웃음과 함께 자신의 인생에서 헌혈이 차지해 온 자리를 설명했다. 이후 성분헌혈이 도입되면서 그의 헌혈 횟수는 더 늘었다. 혈장·혈소판·적혈구 등 혈액의 모든 성분을 한 번에 채혈하는 전혈과 달리, 성분헌혈은 특정 성분만 골라 헌혈하기 때문에 2주가량의 짧은 주기로도 헌혈이 가능하다. “혈소판 같은 성분은 보관 기간이 일반 혈액보다 훨씬 짧아서 늘 필요로 하는 환자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성분헌혈이 생긴 뒤로는 혈소판 헌혈을 더 자주 하게 됐습니다.” 꾸준한 헌혈을 위한 철저한 몸 관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평일이면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러닝머신을 뛰고, 주말에는 야외에서 10km 이상을 달린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며 식습관도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로 헌혈하면, 그 피를 받는 사람이 기분 나쁠 거 아니에요.” 헌혈을 받을 사람을 먼저 떠올리며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태도에서는, 단순한 선행을 넘어선 ‘책임감’이 묻어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헌혈의 순간을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100번째 헌혈”을 꼽았다.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헌혈의 집에 갔던 100회째 헌혈이었는데, 직원들이 깜짝 축하를 해줘서 놀랐죠. 아이들도 아빠를 보면서 헌혈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됐고요.” 그는 환한 미소가 가득 담긴 특별한 ‘헌혈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그날을 떠올렸다. 오랜 세월 헌혈을 이어오다 보니 이제는 주변에 헌혈을 권하는 ‘헌혈 전도사’가 됐다. “처음엔 무섭다던 동료들도 막상 해보면 안 아프다고 해요. 한두 번 하다가 몇십 번씩 하게 된 사람들도 있죠.” 습관처럼 이어온 그의 헌혈 횟수는 어느덧 400회를 훌쩍 넘어 457회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헌혈을 계속해 온 이유를 묻자 “이미 내 삶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제 그에게 헌혈은 특별한 결심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오히려 허전한 일상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년이 될 때까지 최대한 많이 헌혈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금은 헌혈 가능 연령 상한이 만 69세인데, 이를 늘리자는 논의가 있다고 들었어요. 정년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더 오래 헌혈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문준혁 인턴기자

  • 사람들
  • 문준혁
  • 2026.06.13 06:13

[안성덕 시인의 ‘풍경’] 악수

어라, 다시 보아도 오른팔이 안 보입니다. 두꺼운 겨울에는 감쪽같아 몰랐었는데 반소매 여름에 보니 분명합니다. 그런데, 가끔 산책길에 스치던 저이는 어떻게 밥을 먹을까요? 악수는 또 어떻게 할까요? 악수, 쥘 握에 손 手지요. 힘센 오른손 서로 맞잡는 것이지요. 험한 세월 사방에 적뿐인 세상, 혹시 무기를 숨기지는 않았습니까? 나는 당신을 해할 마음이 없습니다. 안심하고 안심시키는 것이지요. 그렇담 왼팔뿐인 저이는 온통 적이고 항상 불안할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손 못 잡아서 눈 맞잡았겠습니다. 마음 맞잡고 살랑살랑 온기 전했겠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길섶 꽃구경을 하는 저이, 그러게요 건성 맞잡은 손 가랑잎처럼 팔랑거린 내 눈엔 만개한 개망초꽃 안 보였던 겁니다. 다순 기운 전하지 못한 마음에 금계국 안 피었던 겁니다. 악수는 손보다 먼저 눈빛을, 마음을 맞잡아야 상대도 나도 꽃 핀다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앞서가는 저이, 오른쪽이 허전할세라 왼쪽이 거듭니다. 모르게 살짝 오른쪽 허공을 받쳐 줍니다. 삼천 노인회에서 가꾸는 꽃밭에 금잔화가 피어납니다. 꺼끄락 있는 곡식의 종자를 뿌린다는 망종(芒種) 아침, 자귀 꽃이 꼭 공작 꼬리 같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6.06.13 06:12

[월드컵] 체코 꺾은 홍명보 감독 "힘든 경기…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개막전에서 '난적' 체코를 꺾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승리의 공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에 성공한 선수들에게 돌렸다. 한국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따냈다.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준 홍명보호는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 골에 이어 후반 35분 오현규(베식타시)의 역전 결승 골이 터지며 기분 좋은 역전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이겨 기쁘다"라며 "힘든 과정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승리한 게 대표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홍 감독은 특히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라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홍 감독은 전반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선수들에게 전해준 말에 대해선 "득점할 수 있으니 우리의 플레이를 하자고 강조했다. 포지션을 지키며 볼을 잃지 말라는 지시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주일 뒤 멕시코와 2차전 각오를 묻자 홍 감독은 "32강 진출에 중요한 경기인 만큼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축구
  • 연합
  • 2026.06.12 15:48

[월드컵] 홍명보호, 체코에 2-1 역전승…32강행 5부능선 넘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 오현규가 후반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후반 연속골로 체코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프턴)에게 먼저 실점했으나 후반 22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도움에 이은 황인범의 동점 골, 후반 35분 오현규의 역전 골로 승점 3을 챙겼다. 황인범은 오현규의 골을 돕기도 해 '멀티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월드컵 무대에서 이강인은 두 번째 도움을, 황인범은 첫 득점을 기록했고, 오현규는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데뷔골을 작성했다. 월드컵 성패의 분수령인 첫판을 승리로 장식한 홍명보호(승점 3)는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물리친 멕시코에 이은 조 2위로 조별리그 경쟁을 시작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한 건 통산 4번째이자 16년 만이다. 통산 12차례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앞서 2002년 한일 대회(폴란드에 2-0), 2006년 독일 대회(토고에 2-1), 2010년 남아공 대회(그리스에 2-0)에서 첫판 승리를 신고했다. 한국은 체코와 역대 전적에서 2승 2무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월드컵 무대에서는 이번에 처음 대결했다. 경기 전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5위로 40위 체코에 15계단 앞선다. 한국은 남아공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이자 통산 3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번 승리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의 5부 능선을 넘었다.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며 조 3위까지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는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2승을 올리면 토너먼트 진출 확률이 100%에 가까워진다. 한국은 이제 토너먼트 진출을 넘어 조 1위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흐름을 잡았다. 한국은 19일 오전 10시 같은 곳에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조별리그 2∼3차전을 이어간다. 1934년 이탈리아 대회와 1962년 칠레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한 체코는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1년간 갈고닦아온 스리백 전술을 가동한 홍명보호의 선봉엔 '캡틴' 손흥민(LAFC)이 섰다. 공격 2선 좌우에는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이 포진했고, 중원은 황인범과 백승호(버밍엄시티)가 구성했다. 좌우 윙백으로는 이태석(빈)과 설영우(즈베즈다)가 나섰고, 스리백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이기혁(강원), 김민재(뮌헨), 이한범(미트윌란)이 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도쿄)가 꼈다. 체코도 홍명보호와 마찬가지로 정예로 나섰다. 레버쿠젠(독일)에서 뛰는 핵심 스트라이커 파트리크 시크가 선봉에 섰고, 스리백 수비라인의 왼쪽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에서 황희찬과 한솥밥을 먹는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배치됐다. 전반전 한국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손흥민을 앞세운 공격진의 창끝이 무뎌 선제골을 뽑진 못했다. 전반 12분 한국 첫 슈팅. 뒤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골 지역 정면의 이재성이 받아 뒤로 내주자 손흥민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수 맞고 굴절됐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문전 헤더로 마무리한 것이 골대 위로 많이 빗나갔다.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손흥민이 전반 38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으로 날린 오른발 중거리 슛과 1분 뒤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왼발 슈팅은 모두 골대 밖으로 향했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또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왼쪽에서 이태석이 내준 컷백을 문전에서 넘어지며 슈팅했으나 이번에도 공은 골대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 한국의 공세는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 4분 황인범의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자 쇄도하던 이재성이 재차 슈팅했으나 이번에도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11분엔 골 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이재성의 킬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이 골키퍼를 맞고 나왔다. 숱한 득점 기회를 놓친 홍명보호는 웅크리던 체코의 세트피스 한 방에 선제 실점을 얻어맞았다. 후반 14분 오른쪽에서 블라디미르 코우팔이 길게 넘긴 스로인을 문전에서 높이 뛴 크레이치코프가 머리로 받아 한국 골대를 갈랐다. 체코의 첫 유효슈팅이었다. 실점에도 공격의 고삐를 풀지 않던 한국은 후반 22분 황인범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강인의 전진 로빙 패스로 공을 잡은 황인범은 골 지역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더니 한 번 접어 수비수 하나와 골키퍼를 벗겨내고서 정교한 오른발 칩슛을 골대 오른쪽에 집어넣었다. 홍 감독은 후반 24분 손흥민과 이태석을 빼고 '스트라이커' 오현규와 엄지성(스완지시티)을 그라운드에 투입했다. 홍 감독의 교체 카드가 통했다. 후반 35분 오현규가 오른쪽에서 황인범이 넘겨준 낮은 크로스를 문전에서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역전 골을 뽑아냈다. 홍 감독은 후반 39분 황인범과 백승호 대신 박진섭(저장), 김진규(전북)를 투입했다. 이후 수비라인을 내리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체코는 세트피스로 잇달아 한국 골문을 겨냥했으나 한국의 끈질긴 수비와 4번째 월드컵 무대에 오른 수문장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승규는 후반 추가시간 미할 사딜레크의 문전 슈팅을 오른쪽으로 몸 날려 막아냈다. 앞서 후반 32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토마시 소우체크의 헤더로 또 한 번 한국 골문을 열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한 조인 한국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을 겨냥한다. 앞서 열린 개최국 멕시코와 남아공의 대회 개막전에서는 멕시코가 2-0으로 승리했다. 멕시코 선수 1명, 남아공 선수 2명이 퇴장당했다. 저녁에 비가 흩뿌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경기장 하늘은 맑았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사임하겠다고 밝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VIP석에서 나란히 앉아 관전했다.

  • 축구
  • 연합
  • 2026.06.12 15:48

홍명보호, 체코에 2-1 역전승…16년 만에 1차전 승전고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후반 연속골로 체코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프턴)에게 먼저 실점했으나 후반 22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도움에 이은 황인범의 동점 골, 후반 35분 오현규의 역전 골로 승점 3을 챙겼다. 황인범은 오현규의 골을 돕기도 해 '멀티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월드컵 성패의 분수령인 첫판을 승리로 장식한 홍명보호(승점 3)는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물리친 멕시코에 이은 조 2위로 조별리그 경쟁을 시작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한 건 통산 4번째이자 16년 만이다. 통산 12차례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앞서 2002년 한일 대회(폴란드에 2-0), 2006년 독일 대회(토고에 2-1), 2010년 남아공 대회(그리스에 2-0)에서 첫판 승리를 신고했다. 한국은 체코와 역대 전적에서 2승 2무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월드컵 무대에서는 이번에 처음 대결했다. 한국은 남아공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이자 통산 3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1934년 이탈리아 대회와 1962년 칠레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한 체코는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한국은 19일 오전 10시 같은 곳에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을 상대로 조별리그 2∼3차전을 이어간다.

  • 축구
  • 연합
  • 2026.06.12 13:03

전북도·전주시, 방산혁신클러스터 최종 선정…첨단 방위산업 거점 도약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2026년 방산혁신클러스터’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전북이 미래 방위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양선화 전북자치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12일 전북자치도청 기자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은 전북이 미래 첨단 방위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탄소소재와 첨단복합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방산혁신클러스터는 지역 특화산업과 방위산업을 연계해 중소·벤처기업의 방산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지역 중심의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국가사업이다. 올해 공모에는 전북을 비롯해 충남, 인천, 전남, 부산, 광주 등 6개 지자체가 참여했으며, 최종적으로 전북과 충남, 인천이 선정됐다. 전북은 올해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490억원(국비 245억원·지방비 245억원)을 투입해 국방 첨단복합소재·부품 분야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이를 통해 탄소복합재 기반의 국방 첨단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고 국내 유일의 소재·부품 중심 방산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주권과 새만금을 연계한 사업 구조가 특징이다. 전주권에서는 탄소섬유와 내열소재 기업들이 고강도 경량·내열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부품에 적용해 신뢰성을 검증한다. 이후 드론과 기동로봇, 무인수상정 등 완성 제품은 새만금 실증테스트베드에서 성능을 확인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탄소복합재를 활용한 내열·경량·특수기능 소재를 방위산업에 접목하고, 지역 기업의 방산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로써 소재·부품·완제품의 기획부터 설계, 연구개발, 시험평가, 조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 첨단 방위산업 공급기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국방 첨단소재·부품 국산화 연구개발, 시험평가 플랫폼 구축 및 실증 지원, 방산기업 맞춤형 사업화 지원, 방산 전문인력 양성, 기업 유치 및 창업 지원, 방산 수출 지원 등이 추진된다. 양 국장은 “최근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궁 등 K-방산의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방 핵심소재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며 “전북은 탄소 기반 첨단복합소재 산업과 새만금 실증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방 첨단소재의 국산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그동안 전방산업 확대에 한계가 있었던 탄소산업의 활용 범위를 방위산업까지 넓힐 수 있게 됐다. 전주 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될 ‘전북전주 방산혁신종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방산 진입을 지원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 탄소융복합소재를 우주항공용 고온·극한 소재 분야에 적용하고, 수소연료전지와 이차전지를 무기체계 전동화 전원체계에 활용하는 등 미래 국방 수요 대응에도 집중한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 투자와 피지컬 AI 전략 사업 등과 연계해 새만금에 모빌리티, 무인로봇, 유·무인 복합체계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방산 산업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는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시작으로 향후 소부장 특화단지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전북형 방산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양 국장은 “방산은 단기간 성과보다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분야”라며 “이번 클러스터 선정이 지역 기업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6.12 10:27

[월드컵] 손흥민, 체코전 선발 출격…홍명보호 스리백 가동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판에서 손흥민(LAFC)-이재성(마인츠)-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체코 격파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오전 11시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를 상대로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킥오프 한시간여 앞서 공개된 홍명보호 선발 명단에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의 이름이 포함됐다. 통산 4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손흥민은 이날 득점하면 대회 통산 4호 골을 기록한다. 박지성, 안정환을 넘어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자로 우뚝 선다. 이재성과 이강인이 공격 2선에서 손흥민의 뒤를 받치고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시티)가 중원에 포진할 거로 보인다. 홍 감독은 예상대로 지난해부터 갈고닦아온 스리백 수비 전술을 가동한다. 이태석(빈)과 설영우(즈베즈다)가 좌우 윙백을 맡고, 스리백 수비라인에는 이기혁(강원), 김민재(뮌헨), 이한범(미트윌란)이 선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도쿄)가 낀다. 체코도 정예로 한국전에 나선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스리백 전술을 쓰는 미라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은 레버쿠젠(독일)에서 뛰는 핵심 스트라이커 파트리크 시크를 선봉에 세우고 왼쪽에 파벨 슐츠, 오른쪽에 루카시 프로보트를 세워 공격을 맡겼다. 중원은 알렉산드르 소이카, 토마시 소우체크가 구성하고 좌우 윙백으로는 야로슬라프 젤레니, 블라디미르 코우팔이 나선다. 스리백 수비라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황희찬과 한솥밥을 막는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와 로빈 흐라니치, 슈테판 할로우페크가 구성한다. 선발 골키퍼는 마테이 코바르시다.

  • 축구
  • 연합
  • 2026.06.12 10:20

“새바람이냐 줄서기냐”…제10대 김제시의회 ‘기대반 우려반’

“선거 때마다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굽신거리며 도와달라고 했지만 막상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나 몰라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만은 제발 약속을 지키면 좋겠네요”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결과 김제시 기초의원 당선인 14명 중 절반에 가까운 6명(비례대표 포함)이 정치신인으로 새롭게 시의회에 입성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시민들은 오는 7월 개원하는 제10대 김제시의회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이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갈이’가 이뤄진 차기 김제시의회에 새바람이 불지, 구태의연한 ‘줄서기’가 재현될지 궁금한 것이다. 지난 제9대 김제시의회의 의정활동이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김제시의회 의정활동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9대 김제시의회는 의회의 가장 큰 역할인 입법활동 실적에서 의원 간 편차가 커 ‘일하는 의원과 일 안하는 의원’이 뚜렸했다. 또한, 의원들간 원 구성을 놓고 편가르기 양상을 보이면서, 다선 의원임에도 4년 임기 동안 초선의원도 참여했던 원 구성과 의원정책연구회 활동에서 철저히 배제되는 등 편협된 의정활동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같은 이유로 제10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 원 구성을 놓고 향후 다선의원들이 주도하는 의원들 간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초선의원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초선의원들의 경력 등을 보면 차기 김제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큰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전북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심사과정에서 청년정치신인으로 선정돼 경선 없이 본선에 직행해 김제시의회 역대 최연소 나이로 당선된 장민우 의원(35)의 ‘젊은 열정’과 김제시청 간부출신의 김민완·김진수·최보선 의원의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행정경험이 지역발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발전을 위한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초선의원들 간 연대나 다선 의원들과의 원활한 협력관계 형성이 최대과제로 거론된다.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영향력 있는 다선 의원들에게 ‘줄서기’를 할지, 소신 있는 행보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에 다수 의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지는 오롯이 초선의원들의 선택에 달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4선의 무소속 유진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의 김승일·이정자 의원, 재선에 성공한 문순자·오승경·주상현 의원을 비롯해, 제7·8대 의원을 역임한 김영자 의원과 제8대 의원였던 오상민 의원이 시의회에 재입성하면서, 향후 예상되는 ‘지지세 확보 경쟁’에서 얼마나 초선의원들이 ‘지역일꾼이 되겠다’는 초심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김제
  • 강현규
  • 2026.06.12 10:10

김윤덕 국토부 장관 “새만금 투자금액 10조원 이상 가능성”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은 11일 “현대자동차 그룹의 새만금에 대한 투자액이 알려진 것보다 더 클것이고, 제2차 공공기관 전북이전 기관은 전북에 맞는 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전북대학교 업무협약을 위해 전북을 찾은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규모가 9조 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10조 원은 넘을 것이라 본다”면서 “태양광 시설과 수소산업 등을 감안할 때 투자액이 더 늘어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최근 이뤄진 새만금개발청장과 차장 인사를 언급하며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공무원들이다. 국토부와 새만금청이 한 몸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강조했는데, 그만큼 새만금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야한다는 자신의 의지가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는 “집적과 집중을 통한 지방 발전을 꾀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공공기관 이전이 될 것이며 9월중으로 윤곽이 나올 전망”이라고 강조하면서 “전북의 경우 제3금융도시, 특히 자산운용 중심 금융타운 조성과 농업 발전을 위한 농생명산업 후속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역에 몰아주는 식의 이전이나 지원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통합 지역에 대한 인센티브는 주겠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전북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주까지 포함하는 호남권 메가시티와 관련해서는 “장관이나 정치인으로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대통령의 국정 철학은 ‘5극 3특’이다”며 “광주 전남과 전북은 구분해야한다. 광주전남뿐만 충청과도 협력을 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선거
  • 백세종
  • 2026.06.11 18:26

[사설] 국회 상임위, ‘원팀 전략’이 필요하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전북 정치권의 상임위원회 배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핵심은 단순히 누가 어느 상임위에 가느냐가 아니라 전북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느냐에 있다.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는 18개에 달하지만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은 10명에 불과하다. 모든 상임위에 전북 의원을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원들이 지역 현안과 연계된 핵심 상임위에 우선적으로 분산 배치돼 역할을 나누는 전략이 중요하다. 상임위 배정을 개인의 선호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맡겨둘 여유가 없는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북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대승적 자세다. 전북의 주요 현안은 여러 상임위에 걸쳐 있다. 새만금 개발과 철도·공항 등 SOC 확충은 국토교통위원회와 직결돼 있고, RE100 국가산단 조성과 재생에너지·이차전지 산업 육성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기획재정위원회가 핵심이며, 전북특별법 후속 개정과 지방분권 과제는 행정안전위원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AI 산업과 연구개발 사업 역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지금 전북은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기조가 아무리 좋아도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를 잡을 수 없다. 특히 6·3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의겸·박지원 의원이 하루빨리 의정활동에 안착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의원 모두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또한 정동영·김윤덕·한병도 의원 등 중진들은 초·재선 의원과 신진 의원들이 전략 상임위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의석 수가 적을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 한 명의 인적 자원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된다. 의원 모두가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 아래 힘을 모아야 한다. 전북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원팀 전략’과 인적 자원의 총동원만이 전북의 미래를 여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해법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11 18:22

[사설] 개표결과 입력 오류까지, 선관위 제정신인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개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주 완산구에서는 개표 결과가 잘못 입력된 사실까지 드러나 선관위의 역량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선관위가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 제3투표소 개표 결과를 중복 입력하면서 제1투표소 선거인 1104명의 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부실한 선거 관리로 선관위의 신뢰가 이미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이제는 선거 결과의 신뢰성마저 의심받게 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선관위는 오류를 확인하고도 이를 즉시 바로잡지 않았고, 후보 측에 통보하지도 않았다. 중복 입력에 따른 집계 오류가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확인한 공식 개표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선거관리기관의 역할은 정확한 집계뿐 아니라 정확한 정보의 공표에도 있다. 오류를 발견하고도 곧바로 정정하지 않았다면 이는 단순 실수를 넘어 안일한 업무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선관위가 과연 제정신으로 선거를 관리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에 대한 신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온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행사한 소중한 한 표가 정확하게 기록되고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선거관리기관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정확성과 책임감을 요구받는다. 국민의 참정권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기본적인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누가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전산입력 실수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오류가 왜 발생했는지, 검증 절차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결과 공표 과정에 허점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다. 하지만 그 독립성은 특권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을 전제로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선관위는 설 자리가 없다. 투표용지 부족에 이어 개표결과 입력 오류 사태까지 발생한 지금, 선관위는 스스로 조직을 되돌아보고 해체 수준에 이르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6.11 18:21

[오목대] 코끼리 새만금, 흰 코끼리 새만금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된 박지원 의원(군산·김제·부안을)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 첫 등원 인사에서 “새만금은 ‘흰 코끼리’(White Elephant) 같아도 방치해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새만금을 애물단지를 뜻하는 ‘흰 코끼리’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였다. 1991년 착공 이후 35년 동안 전북 도민들을 희망고문해 온 새만금을 지역구로 두게 된 박 의원의 국회 입성 첫 절규였다. 코끼리는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 고대 동남아시아에서 왕권과 지혜의 상징이었다. 전쟁과 왕권, 군주의 위용을 상징하는 군사·권력 도구인 동시에 지혜, 덕, 힘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동물’로 숭배받았다. 코끼리만큼 거대한 생명력, 육체적 위용, 그리고 왕권·군사·국가 상징과 결합된 동물은 없었다. 코끼리 가운데 ‘흰 코끼리’가 신성시 된 것은 마야 부인의 태몽 때문이다. 여섯 개의 상아가 달린 흰 코끼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마야 부인의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꾼 뒤 석가모니를 잉태했다는 설화와 함께 흰 코끼리는 부처의 탄생과 연결돼 희귀성과 상징성이 종교·정치적으로 극대화되었다. 왕의 권력과 국가 번영의 상징이었던 흰 코끼리가 ‘애물단지’가 된 것은 왕권 강화와 유지를 위한 정치적 책략에서 비롯됐다. 왕은 자신의 눈 밖에 난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했고, ‘신성한 흰 코끼리’를 왕의 하사품으로 받은 신하는 매일 엄청난 양의 먹이를 주며 호화롭게 돌보다 결국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 ‘흰 코끼리'를 등장시켜 새만금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사실 새만금은 35년 동안 선거때 마다 정권의 득표 전략으로 활용돼 왔다. 지지부진한 새만금에 대한 기대는 도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으로 다가왔고, 희망고문을 하는 거대한 애물단지가 됐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재명 정부 들어 새만금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열린 제24회 국무회의 겸 제11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새만금을 각별히 챙겼다.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새만금을 앞으로 또 20년, 50년 후를 기약하는 것은 국민과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이다. 이제는 안된다. 실현 가능한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고, 예산과 자원을 집중 투자해 빠르게 실천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조금 기다려보면 의외의 성과들이 꽤 날 것이다. 지금도 가시적인 결과들이 드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새만금에 대한 집중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새만금에는 현대차그룹이 9조 원의 투자를 약속했고, 세계 최고의 AI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30년 동안 탈색돼 흰 코끼리가 된 새만금이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코끼리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전북은 물론 국가 번영의 상징으로 자리잡길 기대해본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6.11 18:21

[청춘예찬] 실패도 청춘의 일부다

우리는 자기 인생을 설계할 때조차 스스로 남의 눈치를 본다. 몇 살에 취업해야 하고, 언제 결혼하며,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정해진 평균 삶의 궤적이 공식처럼 존재한다.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뒤처졌다는 불안감에 끊임없이 자기 위치를 체크하고 스스로 재촉한다. 새로운 시작에 마지노선 나이가 있을까. 내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약대에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이 들은 말은 “결혼은 언제 하고, 학교를 언제 졸업하냐”였다. 사회는 한 번의 진로 선택으로 나를 정의하고 싶어 했다. 무모함 혹은 용기라는 말로 선을 그으며 거리감을 뒀다. 내 청춘의 이면은 사실 수많은 실패로 점철되어 있다. 나 역시 남들이 말하는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치열하게 달렸다. 대학 시절 품었던 공인회계사의 꿈은 연이은 낙방으로 바스러졌고, 7급 공무원 시험도 면접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수많은 오답을 거친 끝에야 검찰청 마약 수사관으로 임용되었고, 비로소 남들이 말하는 안착의 궤도에 들어서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내 삶은 여전히 미완성의 연속이었다. 직장 생활과 병행했던 공인중개사와 경영지도사 시험은 최종 2차 문턱을 넘지 못했고,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 다크웹수사팀 근무 시절 도전했던 방송통신대 컴퓨터과학과 역시 끝내 중도 포기했다. 이 오답 노트는 서른이 넘어 새로 입학한 약대에서도 현재 진행 중이다. 국회 교육위원장 표창과 대구광역시장상, 전주시장상, 전주시장 표창, 연이은 정책·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수상과 청년문학상까지 무려 11개의 상을 탔고, 전주시 청년희망도시 정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학신문사 편집장 직함까지 달며 화려한 1학년을 보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버려진 기획서 더미와 유기화학 F가 남았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무언가라도 해보고 결과를 마주하는 편이 낫다고 믿는다. 한 번의 선택이 전부가 되고, 한 번의 실패가 낙인이 되곤 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이력의 공백은 감점 요인으로 읽히곤 한다. 빨리 증명하고 안착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는 공포가 사회에 만연하다. 그러나 세상의 혁신은 언제나 오답 노트 위에서 피어났다. 세계적인 플랫폼 유튜브는 원래 영상 데이팅 앱으로 시작했고, 협업 툴 슬랙은 망해가는 온라인 게임 회사의 사내 채팅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이들이 실패를 종착지로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혁신과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방향을 찾아내는 유연성, 즉 피벗은 우리네 삶에도 필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아직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다. 시행착오 속에서 배우고 흔들리고 있다면, 그가 바로 청춘이다. 모든 도전 앞에 실패할 권리를 허락해야 한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조심스러워지고, 결국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안전한 선택만을 반복하게 된다. 도전 없는 삶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잃고 바싹 마른 숲과 같다. 나는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다. 틀린 선택을 하고, 끊임없이 방향을 수정하겠지만, 그 실패가 결코 인생의 종착지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새로운 시작에 마지노선 나이 따위는 없다. 꿈을 좇아 기꺼이 흔들릴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과정 속에 있는 청년이다. 시행착오를 인생의 공백이 아닌 가치 있는 경험으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지금 다시 시작하려는 모든 청춘에게 진짜 필요한 예찬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11 18:21

[기고] 기회는 왔고, 이제는 책임의 시간

6·3 지방선거를 통해 전북은 지자체장과 의회 구성원 등 리더십의 대대적인 교체를 맞이했다. 도민의 엄중한 선택은 변화의 열망이자 더 나은 전북을 바라는 기대이다. 이제 선거의 시간은 끝났고, 책임의 시간이 시작된다. 도민의 선택이 바람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의회 모두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 지금 전북의 앞에는 역사적인 기회가 놓여있다. 최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을 만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새만금을 ‘AI 밸리’로 명명하며 새만금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월, 9조 원이라는 역대 유례없는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 협약 이후 본궤도에 오른 새만금 개발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엔비디아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피지컬AI 구축을 위한 강력한 동맹은 눈앞에 펼쳐질 새만금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새만금은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활용이 용이하다. 여기에 항만과 철도 등 물류 인프라 확충도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AI데이터센터, 수소 산업, 로봇산업과 같은 미래산업이 요구하는 핵심요소이다. 여기에 비교적 유연한 제도적 환경까지 더해져 미래 산업의 성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의사는 새만금이 단순히 개발 부지를 넘어 인공지능, 로봇, 에너지 산업이 결합된 첨단 산업 집적지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연관 산업이 연계·확산될 경우 전북 산업구조 전반에 걸친 변화의 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회는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다. 제12대 도의회는 지난 35년간 정체되었던 새만금의 숙제를 풀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기업들이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낡은 규제를 혁파하고, 투자 유치 지원 조례를 제정하며 제도적 기틀을 닦았다. 현장을 발로 뛰며 기업의 고충을 듣고, 정부를 설득해 인프라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비록 리더십은 바뀌지만, 이러한 정책의 연속성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행정 환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신뢰할 수 있도록 각종 인허가는 신속히 처리되어야 하며, 전력과 교통 등 핵심 인프라 역시 적기에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산업 기반 조성에 맞춰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개선을 병행하는 것 또한 놓쳐서는 안될 과제이다. 생활 인프라가 든든든하게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인구 유입과 정착이 가능해지며, 이는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 첨단 산업과 에너지 분야 등의 특례를 담은 전북특별법 개정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어렵게 일궈낸 투자 환경과 협력 관계가 정치적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일관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민들은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과 약속이 어떻게 실천되는지, 전북의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현실로 만드는지 지켜보고 있다. 제13대 의회와 새로운 지자체 수장들이 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전북 발전’이라는 이름의 원팀이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AI 밸리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의 위대한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전북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제12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하반기 문승우 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11 18:20

[금요칼럼] 레밍 효과와 이차적 사고

1970년대 디즈니 다큐멘터리 한 편이 세상에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수천 마리의 레밍이 무리를 지어 절벽을 향해 돌진하며 바다로 떨어져 죽고 마는 장면이었다. 훗날 이 장면은 제작진이 레밍을 직접 절벽으로 밀어붙인 조작이었음이 밝혀졌지만 역설적으로 그 조작된 이미지가 더욱 강력한 진실을 담게 됐다. 그렇다, 군중 심리에 이끌려 나락으로 달려가는 존재는 레밍이 아니라 인간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심리가 군중을 따르는 것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생존 본능이다. 수십 만년의 진화 과정에서 인간은 고립되는 것보다 다수를 따르는 편이 생존 확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학습했다. 맹수가 출몰했을 때 나홀로 딴 길로 도망치는 것보다 무리 속에 묻혀 함께 달아나는 개체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뇌과학도 이를 확인한다. 타인의 행동을 모방할 때는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나 군중과 다른 판단을 내릴 때는 공포와 유사한 신호가 발생한다. 나만의 길로 가는 것은 신체적으로도 불안하다. 이것이 레밍의 본능이 인간의 심리 속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이 동물적 본능이 21세기 금융 시장이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데 있다. 가격이 비쌀수록 투자자들은 더 몰려든다. 뉴스가 뜨거울수록 매수 욕구는 한층 강렬해진다. “모두가 산다”는 사실 자체가 안도감의 근거가 된다. 1999년 닷컴 버블 정점에서 인터넷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 2021년 가상자산 광풍 속 코인을 매수한 군중,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가장 화려한 AI 스토리를 가장 비싼 가격에 사려는 사람들, 모두 같은 본능을 따른다. 다수의 군중 속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 군중의 쏠림은 오아시스가 아닌 가파른 절벽을 가리키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국면이 꼭 그렇다. 맹주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공급사로 직접 호명했다. AI 반도체 수혜의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스페이스X, OpenAI, Anthropic의 기업공개가 목전이다. 수천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공모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고 넘치는 유동성이 끝을 향해 돌진하는 레밍처럼 그들에게 달려갈 태세다. 가장 화려한 스토리들이 거의 동시에 신데렐라처럼 시장에 등장하는 순간, 레밍의 본능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군중이 제시하는 새로운 장미빛 내러티브로 갈아타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밀려온다. 다수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가지 않으면 무리에서 탈락할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한다. 바로 이 순간이 소수의 현명한 투자자와 다수의 레밍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공산이 크다. 현명한 투자자는 군중의 움직임을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이용한다. 군중이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준 자산을 팔고 새로운 이야기로 달려갈 때, 매도 압력이 만들어내는 안전마진을 조용히 확대하며 매수의 기회로 삼는다. 이 결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군중과 반대로 선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틀렸을 때의 두려움, 홀로 남겨지는 불안, 뒤처진다는 조급함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나만의 고뇌에 찬 의사결정만이 탁월한 결과를 창출한다. 분석하고, 의심하고, 다시 확인하는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딘 사람만이 군중이 만들어 준 기회를 손에 쥘 수 있다. 맹자는 말했다.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을 견지할 수 있다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기반 위에 선 사람만이 시장의 소음 속에서 중심을 지킬 수 있다. 군중을 따르는 것은 안전처럼 느껴지지만, 진짜 안전은 자신의 분석과 원칙에서 나온다. 레밍은 함께 달려야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투자자는 혼자 멈출 수 있어야 비로소 안전하다. 절벽 앞에서 군중이 달릴 때, 발을 멈추고 홀로 고뇌하는 것. 그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첫 번째 조건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6.11 18:20

[딱따구리] ‘우리 동네’ 싸움에 막힌 학교 통합…이제 달라져야 한다

올해 남원시 초등학교 신입생은 326명. 금지초와 산동초는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다. 지역 소멸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예고된 위기였지만, 대응은 제자리였다. 금지·송동·수지중학교를 묶는 남원 서부권 중학교 통합 논의는 결국 무산됐다. 부지 선정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각 지역은 접근성과 균형 발전을 내세웠지만, 논의는 ‘우리 지역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갇혔다. 그 사이 정작 중심에 있어야 할 학생들은 주변으로 밀려났다. 교육 여건 개선이라는 출발점은 흐려졌고, 갈등만 남았다. 물론 학교 통폐합은 민감한 문제다. 학생 통학 문제, 지역 공동체 붕괴 우려 등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는 필수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학교는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니다. 마을의 상징이자 지켜야 할 공공 인프라다.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세대 유입은 더 어려워지고, 지역 소멸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현상 유지는 해법이 될 수 없다.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교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교육의 질과 재정 효율성 모두를 포기하는 선택이다. 시골 학교의 현실은 냉정하다. 교사는 여러 학교를 넘나들며 수업을 해야 하고, 학생들은 진로나 특기·적성은 차치하고 교과 다양성조차 누리기 어렵다. 전교생이 5명인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 또래 관계, 경쟁과 협력의 경험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온전한 교육 공동체로 기능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남원의 동부 지역인 지리산권역에서도 통합 중학교 논의가 일고 있다.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부지 논쟁에 머무는 한 해법은 없다. 학교를 지키려는 싸움이 교육의 본질을 지워선 안 된다.

  • 오피니언
  • 최동재
  • 2026.06.11 18:19

전주시 재정 구조 손질⋯인수위 본격 가동

민선 9기 전주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전주시의 재정 문제를 혁신하기 위한 로드맵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인수위는 11일 전주시 기획예산과로부터 재정 현황을 보고 받고 재정 현황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자문위원회 성격의 ‘재정혁신 도시 전주 특별위원회’에서 맡는다. 이날 인수위가 발표한 전주시 2026년 제3회 추경 편성 계획안에 따르면 필요 예산은 4664억 원이다. 이중 시급한 현안 해결을 위한 최소 예산은 1463억 원이다. 반면 세입(안)은 376억 원에 그쳤다. 전주시는 재원 대책으로 공무원 시간외수당·연가 보상비 등 복지 경비 축소(70억 원)를 비롯해 세출 구조·세외수입 조정(214억 원), 시비·원리금 차환 등 지방채 전환(78~139억 원), 사무관리비 삭감·인건비 등 제경비 유예(196억 원) 등을 제시했다. 이외 삭감·유예를 통해 280억 원 정도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민선 8기 재정 흐름과 부채 규모 등 추가 자료를 요청해 전체적인 예산 현황 파악에 역량을 집중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예산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해 해결 방안 등을 도출해 나갈 계획이다. 김갑룡 재정혁신 도시 전주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전주시로부터 보고받은 현 재정 여건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공무원의 복지 수당까지 축소한다는 게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물론 전주시 전반의 예산을 면밀히 살펴 문제점을 진단하고, 전주시 재정 구조를 혁신적으로 전환해 나갈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내겠다”고 강조했다.

  • 전주
  • 박현우
  • 2026.06.11 18:00